라디오의 변신은 무죄…컴퓨터로 라디오 듣는 시대 열렸다

라디오가 변신하고 있다. 이제는 컴퓨터로 라디오를 듣는 시대다. 인터넷 라디오 KBS ‘콩’과 MBC ‘미니 MBC’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KBS 라디오는 지난 4월 24일 보유하고 있던 여섯 개 채널을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들을 수 있는 라디오 플레이어 ‘콩 KONG(KBS On-Air No Gravity)’을 출시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 지 4주만에 접속자수 100만명을 돌파했고,22만명이 다운로드 받았다. 3월2일 서비스를 시작한 ‘미니 MBC’ 역시 하루 평균 이용 건수가 161만6199건에 달할 정도로 좋은 반응. 이들 인터넷 라디오는 입소문을 타면서 다운로드 수가 갈수록 늘고 있어 임시 서버를 동원해 접속자 폭주에 비상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라디오는 무엇이 좋을까. 인터넷만 이용할 수 있으면 바탕 화면에서 클릭 한 번으로 잡음 없이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무료로 문자를 보내고 선곡표 등 제작정보와 MC의 깜짝 메시지까지 볼 수 있다. 이들 서비스에 대해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잡음 때문에 라디오 듣기가 짜증스럽던 난청 지역과 해외의 청취자들. KBS 홈페이지에는 ‘콩을 너무 오래 기다렸습니다. 이제 난청지역에서도 1FM을 원없이 들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홍기성) ‘외국에서도 한국의 라디오를 들을 수 있게 해주다니 너무 좋아요’(김영진) 등 소감이 올라와 있다. KBS의 경우 음질이 생명인 1FM(고전 음악)은 고음질에 대한 찬사가,수도권에서만 들을 수 있는 2FM(대중음악)채널은 지방 청취자들로부터의 환호가 눈에 띈다. 특히 AM채널의 한계로 실내 수신이 어려웠던 장애인 전문 채널 3R도 콩을 통해서는 전국 어디서나 좋은 음질로 들을 수 있다. 가장 먼저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를 시작한 MBC는 “특히 요즘 젊은 층에게 인기인 문자 메시지 전송이 무료여서 반응이 좋다”면서 “단순히 방송을 듣기만 하는 수동적 청취가 아니라 직접 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적극적 청취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월드컵 매년하면 전국민 축구해설하겠네’…월드컵 예습 프로그램 봇물

월드컵 대회가 다가오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은 자연히 축구 관련 프로그램에 쏠리고 있다. 특히 2002년 월드컵 당시의 한국 대표팀 경기들은 지난 4년간 꾸준히 재방송됐고 요즘 들어 더욱 자주 방송되는데도 여전히 인기다. 그러나 이제 지난 경기들을 뒤로하고 관심을 축구 전반으로 넓혀보는 것은 어떨까. 시청자들의 다양한 구미에 맞춘 축구 프로그램들이 속속 마련되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이 6월5∼9일 밤 10시에 연속 방영하는 5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카운트다운 독일 월드컵’은 이번 기회에 축구와 월드컵에 대한 지식을 넓히려는 사람들에게 걸맞은 프로. 첫회 ‘축구:역사와 스타들’은 축구의 기원,현재의 경기 형태가 갖춰진 계기 등을 설명하는 한편 웨인 루니,호나우딩요,베컴,펠레 등 유명 선수들로부터 축구에 대한 진솔한 생각과 그들이 뽑는 역사상 최고의 선수 및 구단 등을 들어본다. 6일부터는 이탈리아 명문구단 FC 바르셀로나를 조명한 ‘FC 바르셀로나와 호나우딩요’,축구를 생리학 영양학 심리학 등 학문을 통해 바라본 ‘축구는 과학이다’,브라질의 최대 아마추어 축구 토너먼트를 소개하는 ‘펠라다오:축구와 미녀들’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9일 전파를 탈 ‘독일 월드컵 스타디움’은 월드컵이 개최되는 독일 12개 도시를 돌아보고 경기가 펼쳐질 각 스타디움의 특징,설계,역사 등을 살펴보는 내용이다. ‘축구에 관심은 가지만 드라마가 더 좋다’는 시청자라면 XTM 채널이 오는 31일부터 수·목요일 저녁 8시30분에 방송할 32부작 영국 드라마 ‘드림팀’를 눈여겨볼만 하다. 영국에서 10년째 방송중인 이 드라마는 영국의 명문 축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모델로 한 ‘하체스터 유나이티드’ 라는 가상의 축구팀을 소재로 삼고 있다. 중심 내용은 프로 축구선수가 되려는 젊은 후보 선수들의 성공과 좌절,그리고 사랑을 그리고 있지만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경기 장면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극중 선수들의 축구 동작과 기술을 분석·해설하는 구성은 축구 팬들까지 만족시킬만 한 수준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과 영화배우 겸 가수 제니퍼 로페즈 등이 카메오로 출연하는 것도 볼거리다.

음악업계, 이통사에 6월7일 최후통첩

“음악업계의 생존권을 찾겠다. 이동통신회사와 음원 수익 분배 재조정이 안되면 6월7일 GM엔터테인먼트 음원부터 순차적으로 공급을 중단하겠다.” 음악업계가 이통사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비,SG워너비,에픽하이,SS501 등 30여 명의 가수와 음반제작자들은 27일 오후 7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콘서트’ 1부가 진행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음원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이들은 45%정도의 수익 배분을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 현재 300여개 음반제작사가 속한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이통사와 음원 수익 분배 재조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먼데이키즈 장혜진 등이 소속된 캔엔터테인먼트 강승호 대표는 “현재 음악업계의 행동은 담합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권을 찾겠다는 것”이라며 “30일 이통사와 한차례 협상을 더 가진 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6월7일부터 순차적으로 원음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업계가 원하는 음원 수익률에 대해 비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는 “현재 이통사가 평균 33%,CP업체(contents provider:콘텐츠 판매자)가 평균 19%,음반제작사가 평균 25%의 수익을 갖고 간다”며 “음반제작사에게 45%는 수익이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SG워너비,씨야 등이 소속된 GM엔터테인먼트 김광수 대표는 “이통사는 음악업계의 동반자이지만 불합리한 수익 분배와 횡포로 더 이상 음반 제작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통사가 우리의 어려운 현실을 이해하고 해결해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차인표 “나는 못했지만 너는 영화로 성공해라”…‘아이스케키’ 곡성 현장공개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서 차인표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신애라. 결혼하고 아이 엄마가 돼도 시청자들의 뇌리 속에 박혀있던 그 청순하고 도시적인 이미지가 깨진 것은 드라마 ‘불량주부’에서 였다. ‘불량주부’에서 ‘억척 싱글맘’으로 업그레이드 ‘불량주부‘에서 보여줬던 리얼한 아줌마의 모습에서 배우 신애라는 한 발 더 내디뎠다. 1969년, 그 보수적인 시대에 서울 갔다가 정분 난 대학생에게서 낳은 아들 하나를 키우기 위해 ‘구리무’ 장사를 하며 억척스럽게 세상을 살아가는 ‘싱글맘’이 그녀의 새로운 과제. 더욱이 17년 연기 생활에서 처음으로 스크린에 진출했다는 것은 크나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26일 오후 5시 전남 곡성 세트장에서 만난 신애라는 아들에 대한 깊은 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홀로 세상을 살아오느라 억척스러워진 엄마의 모습이었다. 사투리 지도 선생까지 동원해 배운 능숙한 사투리는 그녀가 1960년대말 전남 여수 항구에서 밀수화장품 장사를 하는 방문판매원으로 변신하는데 한몫했다. 쌀쌀한 날씨 속 한여름 연기 서울에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영래(박지빈 분)가 아버지에게 갈 여비를 벌기 위해 아이스케키 장사를 하다가 엄마(신애라 분)에게 들킬 뻔하는 장면과 결국 발각돼 엄마에게 맞는 장면의 현장공개가 2시간여 진행됐다. 날이 저물자 곡성의 날씨는 쌀쌀해졌고, 극중 배경이 여름인지라 얇은 옷차림을 한 배우들은 촬영이 중단될 때마다 겨울 외투를 걸치고 추위를 달랬다. 하지만 슛 사인이 들어가면 한여름인양 반팔 차림으로 연기하기를 반복했다. 신애라는 박지빈이나 스태프들과 함박웃음을 지으며 웃다가도 촬영이 시작될 즈음엔 먼저 감정선을 잡고 마냥 즐거운 박지빈까지 긴장시켰다. 때리는 장면에서는 감정에 몰입하면서도 맞는 박지빈이 아플까 걱정하는 엄마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차인표 “나는 못했지만 너는 영화로 성공해라” 오후 7시30분 고증을 통해 1960년대말을 재현한 세트장 거리에서 기자간담회가 시작됐다. 신애라는 스크린 데뷔작으로 ‘아이스케키’를 택한 것에 대해 “가족 영화라서 기쁜 마음으로 출연하게 됐다. 실제로 가족영화가 많지 않다. 내 아이들 부모님을 모시고 보러 갈 만한 영화가 드물다. ‘안녕, 형아’를 시작으로 3대가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가 계속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답했다. 영화 데뷔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을 묻자 “남편 차인표씨도 기뻐했다. ‘비록 나는 영화로 성공을 못했지만 너는 성공해라’라며 유쾌하게 받아들였다. 아이들도 ‘너희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엄마가 찍고 있다’고 했더니 기뻐하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이미지와 달라 욕심 났다” 신애라는 또 억척 캐릭터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왜 다른 배우가 아닌 나를 억척스런 캐릭터에 캐스팅을 했을까 의아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의 도회적인 이미지와 다른 이미지였기 때문에 오히려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인광 감독은 “신애라씨가 실제로 엄마이고 아줌마다 보니 연기가 이닌 ‘진실’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 드라마 ‘불량주부’에서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것도 캐스팅 이유다. 불량주부보다 한술 더 떠 억척스럽게 연기해 줄 것을 주문했는데 밀수화장품 판매원을 하는 홀어머니 역을 너무나 잘 연기해 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이스케키 한창이던 한여름 개봉 영화 ‘아이스케키’는 MK픽처스 본격적인 가족영화 만들기를 선언한 후 ‘안녕,형아’에 이어 두번째로 내놓은 작품으로과거 아이스케키가 한창이던 한여름에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한편 ‘태극기 휘날리며’의 세트가 지어졌던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을 끼고 2000여평 규모에 지어진 ‘아이스케키’ 세트는 곡성군의 전폭적 지원으로 세워졌으며, 촬영이 끝난 후 곡성의 관광특구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직도 성유리로 보여?”…‘어느 멋진 날’ 제작보고회

‘하늘에겐 만날 수 있다는 믿음’, ‘건에겐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 ‘효주에겐 꿋꿋이 바라보는 인내’, ‘동하에겐 상처를 치유하는 처방’. 6월의 문을 여는 드라마 ‘어느 멋진 날’에서 말하는 ‘사랑’이다.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행가 가사보다도 닳고 닳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한 번 더 드라마로 만드는 이유에 대해 제작진은 “사랑은 여전히 흥미로운 이야기이고, 생각해 보면 제대로 된 사랑 이야기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직도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기대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로즈룸에서 25일 열린 제작보고회의 스포트라이트는 성유리에게 집중됐다. 특히 차태현과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의 신통치 않은 반응, ‘봄의 왈츠’의 낙마 이후 공백을 접고 다시 드라마로 돌아온 이유, 이전 드라마들에서 제기됐던 연기논란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먼저 ‘어느 멋진 날’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성유리는 “1,2부 대본을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 같이 공연하는 배우들에 대한 좋은 느낌도 한몫 했다”고 답했다. 전작들에서 제기됐던 연기력 논란에 대해서는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부담감도 컸고 갈등도 심했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고 나니 편하고 즐거운 마음이다. ‘연기력 인정받겠다’는 마음보다는 상황이나 캐릭터에 빠져 연기를 하다 보면 사람들의 연기력 지적도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면서 “그동안 가졌던 부담감이 오히려 연기하는데 방해 요소가 됐던 것 같다. 이번에는 좀더 여유를 가지고 임하겠다”고 답했다. 그녀는 이어 “‘드라마에 출연했을 때 핑클의 성유리로 보이기 때문에 연기력 논란이 있는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되도록이면 성유리답지 않고 서하늘답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유리는 연기에 대해 욕심을 내는 이유를 묻자 “가수 생활은 올해 8주년을 맞이한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나름대로 가수로서의 매력을 충분히 느껴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기는 한 지 얼마 안돼 매력에 빠져 드는 것 같다. 그 매력이 뭐냐고 묻는다면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내가 아닌 캐릭터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야무지게 말했다. 연출은 맡은 신현창 PD는 “아쿠아리움에서 촬영된 ‘상어쇼’에 직접 출연하는 등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연약하면서도 강인한 하늘이 캐릭터를 잘 소화해 주고 있다”고 평했다. 1년6개월에 걸친 사전 제작, 호주 로케, 성유리 공유 남궁민 이연희 정동환 선우은숙 강성진 안연홍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어느 멋진 날’은 6월1일 밤9시55분 첫 방송된다.

김정은 이름 딴 몽골 병원이 ‘한정은 병원’ 된 사연

영화배우 김정은의 이름을 딴 병원이 몽골에 세워졌다. 지난 20일 몽골 동부지방인 도르노트에서는 김정은이 평화의료재단과 함께 몽골 동부지방 도르노트에 건립한 제7의료센타 개원식이 열렸다. 이 병원의 이름은 도르노트-한정은 병원(Dornod-Jungeun-Han Medical center). 도르노트야 지역 이름이라 그렇다치고 김정은의 이름이 왜 한정은이 됐을까. 병원측은 김정은의 ‘정은’과 한민족을 뜻하는 ‘한’을 합해 지은 이름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은 주정부가 주립병원으로 관리하게 된다. 김정은은 드라마 ‘파리의 연인’과 영화 ‘가문의 영광’ ‘내 남자의 로맨스’ 등이 몽골에 소개되며 현지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개원식 참석을 위해 몽골을 방문한 김정은을 위한 환영행사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병원 설립을 위해 많은 돈을 기부한 김정은은 평화의료재단 홍보대사로서 병원 개원식에 참석했다. 김정은이 참석한 개원식은 김정은을 보기 위해 몰려든 1000여명의 몽골 시민으로 성황을 이뤄 김정은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개원식에 참석한 김정은은 이 병원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몽골외 저개발지역의 자선 의료사업 또한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몽골 도르노트 청소년 500명은 감사의 표시로 환영 행사를 마련하고 직접 그린 그림과 목공예작품을 선물로 전했다. 김정은은 "시민들이 병원 개원을 너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 사명감과 애뜻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일부 극장들은 김정은의 방문을 기념해 ‘내 남자의 로맨스’를 재상영하기도 했다.

“이 몽타주에 뭘” 이문식 첫 멜로드라마 도전…‘101번째 프러포즈’

이문식(39). 촐싹거리고 거드름을 피워도 왠지 밉지 않은 배우. 그는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연기자 중 하나다. 지난해 첫 주연을 맡은 영화 ‘마파도’의 성공 이후 상영중인 ‘공필두’에 이어 ‘구타 유발자들’ ‘플라이 대디’가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극과 영화만으로는 성이 안차 이번엔 가장 대중적인 매체인 TV로 시청자를 만난다. ‘다모’와 ‘죽도록 사랑해’에 조연으로 출연한 적은 있지만 드라마 주연은 이번이 처음. 그것도 연애와 사랑을 다룬 멜로 드라마 주인공이다. ‘연애시대’ 후속으로 방영되는 SBS ‘101번째 프러포즈’(윤영미 극본·장태유 연출)에서 그가 맡은 역은 외모 학벌 집안 뭐 하나 내세울 것이 없고,심지어 나이도 많은 노총각 박달재. 그런 그가 여러모로 완벽해보이는 아나운서 한수정(박선영 분)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23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만난 그는 연신 “시골출신이라서…. 이 몽타주(얼굴)에 뭘”하며 몸을 낮췄다. “멜로는 처음이라 엄청 떨려요. 성격이 소심하고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서 제대로 프러포즈 해본 적도 없어요. 그냥 술마시고 “내가 남자로서 매력이 안 느껴지냐”고 슬쩍 물었다가 반응없으면 말고 그런 식이었지요. 지금도 방송국에서 예쁜 연기자 보면 가슴이 떨려 오랫동안 눈 마주치기도 힘들어요. 제가 시골에서 자라서. 어쨌든….” 그는 자신에게 멜로가 들어와서 깜짝 놀랐단다. “혹시 나한테 멜로가 들어와도 ‘노틀담의 꼽추’식의 비뚤어진 캐릭터려니 했어요. 이 몽타주에 이런 역할은 앞으로도 없을거고,그러니 해야겠다 싶었지요.” 무슨 얘기를 하든지 쑥쓰러워 죽겠다는 식으로 몸둘 바를 모른다. 서른여덟이 되도록 노총각인 극중 박달재의 모습이 그의 실제와도 많이 닮았단다. 인간 이문식 역시 서른 일곱이던 2003년에야 결혼했다. 지금이야 “이번 작품 하고 쉬지 않으면 이혼하겠다”고 벼르는 아내와 아빠가 놀아주기만을 기다리는 두 아들이 있지만,그에게도 외롭고 고단했던 시절은 상당히 길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후미진 시골(전북 순창)에서 나서 1985년 처음 서울에 올라온 얘기,우여곡절 끝에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사연,1987년 시국이 어수선할때 시위대열에 동참해 삭발하고 혈서쓰던 얘기,군대 첫휴가때 7년사귄 애인에게 차여 죽네 사네 했던 소동,극단 한양레퍼토리에 들어가 연극하던 시절 연봉 1000만원만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얘기 등을 주루룩 털어 놓았다. 예의 사람 좋은 웃음속에 밀항까지 상상하던 어려운 시절이 묻어났다. “연극하던 시절엔 돈이 없어 1500원짜리 라면 먹으러 갔다가 2000원이면 못 먹고 올 정도였지만,지금은 얼마든지 먹어요. 예전엔 술 마시면 돈은 누가 내나 고민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고민 안해요. 하지만 연기나 열정이 그때보다 나아졌는지는 단언 못해요. 그때는 연극자체가 목적이었는데 지금은 가정도 생각하고 개런티도 신경써야하고요.” 이제는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본다. “그게 굉장한 힘이자 부담이죠. 전성기요? 아니요. 이제 시작이죠. 5부 능선 정도 왔을까요. 하면 할수록 두렵네요.” 그러면서 얼마전 ‘다모폐인’들에게서 선물로 받은 열쇠고리 얘기를 꺼낸다. “거기에 ‘초심’이라고 적혀있었어요. 그거 보고 뜨끔했지요. 나이들수록 타협하고 그러다가 그냥 그렇고 그런 배우로 남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제 시작이라 말하는 이 나이든 배우는 타성에 젖거나 겉 멋이 드는 순간 바로 추락할 수도 있는 이 동네 생리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드라마에서 보여줄 그의 연기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