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급변하는 기업환경, 교육 통해 돌파구 찾자

최근 정부는 침체된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다방면에서 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기업 환경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인 누구를 가리지 않고 기업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말을 습관처럼 되뇌고 있다. 내부 사정이야 잘 알 수 없지만, 기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악화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해 잘 나가는 기업이 일부 있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은 하루하루를 살얼음 걷듯이 지내고 있다. 이제 기업 경영에서 기업 내부만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 기업은 내외부 환경의 변화를 정확히 읽고, 준비하고, 대응해야만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다. CEO뿐만 아니라 중간 관리자, 현장 직원 등 기업 구성원 모두가 시대의 흐름을 읽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만이 기업은 생존할 수 있다. 순발력이 뛰어난 일부 기업의 경우, 환경 변화를 읽고 신속하게 변화에 적응하여 세계 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기업들은 환경에 적응하기보다는 환경에 끌려가는 것이 현실이다. 환경 변화에 기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환경 변화에 관련한 정보를 즉시 입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 조직을 생기 있고 유연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교육은 기업에게 환경 변화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혜안을 주고, 환경과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의 시스템 구축 요령을 가르쳐 준다. 구성원 모두가 교육을 통하여 환경의 변화에 익숙해져야만이 조직은 생존할 수 있다. 특히 교육은 무엇보다 CEO들에게 중요하다. CEO의 판단에 따라 기업의 존망이 결정될 수 있다. CEO에게는 시대를 읽는 혜안과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러한 혜안과 리더십은 타고날 수도 있지만, 교육을 통하여 몸과 머리로 체득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은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한 가운데 재직자 직업능력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고 이에 따라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며 그 성과도 상당한 것으로 보이나, 중소기업은 재직자 교육훈련을 부담으로 인식하는 경향조차 있다. 중소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강한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기술 및 혁신 역량, 열정을 보유한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의 교육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실례로 인천의 한 중소기업은 종업원들에게 신입교육, 보수교육, 승진교육, 특별교육 등 엄청난 교육을 강행하며 한때는 종업원들의 비호응과 고비용, 비가시적인 효과로 애로가 있었지만 결국에는 그 교육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경우가 있었다. 종업원들의 구태의연한 근무자세가 도전, 창조, 솔선수범의 자세로 바뀌어져 기업의 매출과 이익효과는 물론 기업의 기력(企力)이 크게 좋아졌다. 이렇듯 교육의 효과는 이슬비에 옷 젖듯이 몰래 스며든다. 현재 인천지역에는 인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각종 기관, 단체, 대학교 등에 CEO들과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안타까운 것은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CEO는 물론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인력이 부족하여 교육에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기업의 미래와 성장, 나아가 지역과 국가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 구성원들이 시간을 쪼개어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도 경제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인 기업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여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 임직원에 대한 교육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인천시론] 모두 함께하는 ‘세계 책의 수도 인천’

책은 닫혀 있을 땐 남이지만, 열리는 순간 곧 내가 된다. 얼마 전 지인이 김영하의 검은꽃을 추천해줬다. 1905년 제물포항을 출발한 멕시코 이민 1세대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다. 몇 번이고 책을 읽으며 눈을 감았다. 110년 전 참혹했던 대한제국 말기의 사정과 세계 제국의 각축장이 된 제물포항의 풍경, 당시 삶의 피폐함까지. 아직 그 책은 내 손에 놓여 있다. 마지막장을 닫으며 내겐 또 어떤 삶의 지혜가 쌓이게 될지 잠시 상상해본다. 2015 세계 책의 수도 인천이 오는 23일 출범한다. 읽어요 그럼 보여요란 슬로건 속에서 300만 인천시민이 책으로 하나가 된다. 그러고 보면 인천은 책과 많은 인연이 있다. 미추홀 2000년 역사 속 인천은 동북아 문화의 창(窓)이었다. 1200년대 대몽고전을 벌이며 강화도에서 8만 대장경이 만들어진 사실은 우리 민족에겐 큰 자긍심이자 세계 출판 인쇄 문화의 백미였고, 조선왕조실록이 보관됐고, 외규장각이 강화도에 있었던 사실 역시 인천이 준비된 세계 책의 수도란 점을 다시금 일깨우게 한다. 세 번의 고배 끝에 어렵게 따낸 세계 책의 수도는, 인천이 곧 문화 르네상스를 이끄는 선두주자란 점을 세계에 알린 쾌거였다. 1, 2차 산업의 중심지였던 인천이 3차 산업과 창조경제를 통한 문화융성의 한 축으로 자리했다. 인천시의회도 세계 책의 수도 인천에 팔을 걷었다. 해당 상임위원회인 문화복지위원회는 독서 토론회를 시작했다. 인천과 문화의 접목을 큰 틀로 삼고 있는 문복위는 세계 책의 수도 인천을 통해 인천의 문화 르네상스를 일구겠단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여기에 시의원 다수가 동참하며 시의회에 독서 붐이 불고 있다. 아울러, 의회 대표 소식지인 인천의회저널에는 세계 책의 수도 인천을 맞아 책으로 만나는 인천 코너가 신설된다. 책 속에 나오는 인천 이야기를 큰 틀로 아름다운 명소들을 함께 만나보는 기회를 통해 독서의 생활화와 세계 책의 수도, 인천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고 있는 의회자료실은 다양한 양서를 제공하며, 마음의 양식을 채워주고 있다. 한편, 인천시는 공직자가 솔선해 책 읽는 문화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직원 독서문화 활성화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실행에 나섰다. 우선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에서 착안한 북 리딩 챌린지(Book Reading Challenge, 책 읽기 릴레이)를 시작한다. 이밖에도 시의 각 부서를 중심으로 직원 책 읽기 운동과 즐거운 책 선물하기 캠페인 등도 진행된다.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는 세계 책의 수도 개막 기념행사가 열린다. 평소 만나기 쉽지 않은 작가 이문열과 김정운 전 교수, 코미디언 이윤석 등을 통해 삶과 문학에 빠지는 것은 어떨까. 또 세계 책의 수도 기간인 올 4월부터 2016년 4월까지는 책 읽는 마을(아파트), 찾아가는 북 콘서트, 어린이 그림책 읽어주기, 북스타트 사업,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 등 각 도서관을 주축으로 다양한 행사도 마련돼 있다. 세계 최고 기부왕인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는 말을 했다. 인천이 곧 문학이자 책이요, 그 속에서 세계 책의 수도 인천을 모두 함께 만끽해보자. 노경수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인천시론] 건강한 조직문화가 필요한 이유

필자가 연구원으로 대기업에 속해있을 때, 사업기획을 하는 부서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전혀 정보가 없었던 인사이동이라 적잖이 당황을 했다. 회사의 신사업을 찾아서 발굴해야 하는 부서였기에 어떻게 그룹을 이끌고 가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퇴근 후 사업기획을 어떻게 하는지 책을 찾아볼 생각이 들어 서점에 갔는데, 한 책이 눈에 띄어 구매를 했다. 눈에 들어온 책은 1인당 책값 100만 원, 1인당 연간 매출 10억 원의 신화를 쌓은 Imation Korea의 스토리인 독서가 행복한 회사였다. 현재도 이 회사는 20~30명의 인원이 연간 약 3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다. 회사를 설립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IMF로 어려움에 처하지만, 책 속에서 찾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이를 극복하고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다지게 된 스토리이다. 이 책 속에서 필자의 마음을 끈 것은 직원들을 위기경영으로 다잡은 것이 아니라, 자율을 더 많이 허용해주며 해결의 실마리를 그들이 직접 책 속에서 찾은 아이디어로 실현해보도록 격려하고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직원들의 마음이 서로 소통되며 공감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시사점이다. Imation Korea가 첫 변화를 시도하려고 선택한 책은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이란 책이다. 시애틀 변두리 어시장에서 일어난 실화를 배경으로 하는데, 남편 없이 혼자 가정을 꾸리는 한 여성이 새로이 얻은 직장에서 무기력에 빠진 구성원의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어시장에 들르게 되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활기찬 표정에 의문을 품게 되고, 이러한 변화를 주도했던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은 것을 자신의 조직에 적용해보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그 회사도 변신에 성공했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통해 필자는 부서 운영비로 매주 책을 구매하여 본인이 원하는 책을 선택하여 보도록 하고, 매일 출근해서 한 시간 동안은 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그룹원들이 정말 책을 보아도 되는지 의아해했고, 업무에 쫓겨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시행오차를 지나 책을 통해 다양하게 습득한 방법들을 본인들의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업무의 진척도는 크게 향상되었고 만족도 또한 높아졌다. 필자 또한, 이 시간을 통해 구성원들과 어떻게 일해야 할지를 함께 배워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무엇보다 그룹원과의 공감을 통해 일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낮과 밤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사람들에게 일터의 행복은 중요하다. 경쟁력의 근본은 구성원인 인간이다. 그 구성원을 긍정적이고 쾌활한 사고를 가지도록 환경을 바꾸어주어야 회사 또한 생명력이 있는 것이다. 시대마다 환경은 변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구성원이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감이 있어야 어려움이 와도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기에 조직의 수명 또한 길다는 것이다. 새로운 위기는 끊임없이 다가올 수밖에 없고, 그 주기 또한 가속도를 더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기업의 유지지속성이 더 큰 화두가 되는 현재시대에 우리가 처한 조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건강한 조직문화가 더 절실한 이유이다. 이를 위해 리더는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재성 인하공업전문대학 화공환경과

[인천시론] 알묘조장(揠苗助長)과 무용지용(無用之用)

우리나라 아동의 학업 스트레스는 세계 최고에 학교생활 만족도는 30개국 가운데 평균(26.7%)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18.5%의 아주 낮은 수준(26위)이라고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우리나라 아동 종합실태와 유니세프(UNICEF)의 자료를 비교 분석해 보도하고 있다. 아동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정치권이나 교육계는 지난해에 몇 가지 교육관련 입법을 추진했다. 지난해 3월 제정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나 12월 제정된 인성교육 진흥법 등은 전체적으로 학교교육 정상화나 교육의 본질 회복을 바라는 정치인들의 대표적인 입법 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아동의 행복한 학교생활과 인성교육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정치권의 법률 제정이나 개정과 함께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시민과 기성세대의 인간과 교육에 대한 의식 전환이다. 우리 사회의 아동 성장과 발달 및 교육에 관한 일반 의식은 알묘조장(苗助長)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맹자(孟子)는 전국(戰國)시대 송(宋) 나라 농부의 행동을 예로 들면서 사람을 키우는 교육에 대해 인간의 성급함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벼농사를 잘 지어보려는 농부가 모(苗)를 심은 후 며칠 동안 매일 논에 나가 보니, 자기가 심은 모가 자라는 것을 볼 수 없게 되자, 하루 종일 자기가 심은 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조금씩 뿌리를 뽑아 올려놓고서는 집으로 돌아와 자기 아들에게 모가 잘 자라도록 했다고 자랑했다. 이에 아들이 놀라서 논에 나가 보니, 이미 모들이 모두 말라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맹자는 이 우화를 통해 어떤 일을 하면서 반드시 성과가 금방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조급함이 인간으로 하여금 생명의 본성을 일그러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교육은 인간의 유용한 재능을 키우는데(有用之用) 필요할 뿐만 아니라, 지금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의 다양한 힘을 미래에 쓸모 있도록 도와주고 키워주는 일(無用之用)도 포함한다. 만약 우리 교육이 유용한 것의 쓰임새에만 집착한다면 우리 교육은 재목(材木)을 키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거목(巨木)을 자라게 할 수가 없다. 우리네 명산(名山)과 고향 동네 곳곳에 그곳의 역사를 말없이 전해주며 우뚝 서있는 거목을 보라. 하나같이 비틀어져 있고, 줄기에는 구멍이 난 채 서있는 나무,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쓸모없는 나무(散木)다. 아무 소용이 없는 것처럼 보이니 재목이 되지 못하는 나무, 재목이 되었다면 이미 오랜 옛날에 누군가에 의해 베어져서 어느 집 기둥이나, 그릇이 되어서 유용하게 쓰이고 사라져 버렸을 텐데 쓸모없었기 때문에 인간의 도끼질을 피하였고, 그럼으로써 나무의 본성을 잘 지켜 산과 동네를 지키게 된 나무, 누가 이 나무의 쓰임새를 알기나 했을까? 거목이 되었을 때, 이 나무는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둥지가 되고, 무더운 여름이면 아이들과 동물들의 휴식처가 되고, 추운 겨울에는 매서운 추위와 바람을 막아준다. 그 무용(無用)함 때문에 인간의 지나친 간섭과 성급함, 당장에 쓰여야 하는 현실의 효용성에 대한 부담을 슬기롭게 이겨내었고, 하늘과 땅을 스승으로, 자연을 벗으로 하여 오히려 무용(無用)으로서 큰 유용함을 베푸는 거목을 키우듯 우리 사회는 그렇게 사람을 가르칠 수 없을까? 고대혁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인천시론] 지역경제 발전의 버팀목, 상공회의소

세계 최초의 상공회의소는 1599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창설했다. 가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폐쇄적이었던 중세시대 상공업조직 길드에 대항하고자 근대 기업가들이 자유개방을 목적으로 자생적으로 만든 조직이 상공회의소이다. 우리나라에서 상공회의소가 전래된 것은 1884년 고종 21년의 화성상업회의소가 효시이다. 이후 1905년 경성상업회의소를 거쳐 1946년 창립된 조선상공회의소 및 경성상공회의소가 1948년 대한상공회의소와 서울상공회의소로 정식 명칭을 변경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우리 인천은 1880년대 외세의 압력에 의해 개항된 이후, 조선에 진출한 일본을 비롯한 외국상인들에 대항해 민족상인들이 민족 상권을 옹호하고자 1885년 인천객주회란 상인단체를 설립하였고, 이것이 인천상공회의소의 모태이다. 일제 침탈 이후 상공회의소는 일본인 상공회의소와 강제 통합 당하는 아픔도 겪지만, 광복 이후 재건되어, 1952년 상공회의소법(법률 274호)이 제정되면서 공법인으로서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런 역사적 전통을 가진 상공회의소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상공회의소의 설립 기반과 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철저하게 지역경제의 관점에서 국가경제와 세계경제를 바라보고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 전국 71개 도시에 상공회의소가 설립되어 운영되는 것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상공회의소 사업은 광범위하다. 지역경제나 기업경영에 관한 모든 사안이 상공회의소 사업이다. 사업상 사소한 애로에서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기업규제 해소까지 상공회의소는 기업과 관련 있는 모든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단일기업이 결코 할 수 없는 사업이라도 상공회의소는 지역 전체 기업을 대신하여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천상공회의소는 구한말 민족 상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펼친 활동을 시작으로, 경제개발기의 수많은 지역경제 정책들에 일임을 담당해 왔다. 인천 내항 건설, 경인선 전철화, 부평주안남동공단 조성, 경인고속도로 개통 등에 인천시 및 정부와 협력하여 원활한 여건 조성에 힘써 실현을 앞당기는 데 기여했다. 최근에는 지역에 공장부지 부족으로 인천을 떠나는 기업 방지와 지역 제조업 부활을 위해 강화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데에서 보듯이 상공회의소는 개별기업의 이익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감수하고 있다. 다른 경제 관련 협회 단체와는 다르게 상공회의소는 대중소기업, 업종 등에 관계없이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기업 모두를 회원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어떤 이해의 치우침 없이 가장 객관적인 입장에서 기업현장의 목소리를 솔직하게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일방의 편향적인 발전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균형적인 발전, 상공인, 시민 모두가 공생하고 함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상공회의소의 궁극적인 역할이다. 상공회의소는 13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통해 지역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였다. 앞으로도 혁신적 사고와 불굴의 정신으로 지역경제 발전에 헌신할 것이다. 상공회의소 발전이 곧 지역경제의 발전이다. 시민들과 지역경제인들 모두가 상공회의소 사업과 활동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인천시론] 수도권 규제 완화와 인천 발전

최근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찬반 논란이 뜨겁다. 수도권 규제는 서울과 그 인근 수도권에 인구와 경제력이 더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각종 행정조치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수도권에만 적용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에 의한 권역별 규제가 있다. 1982년 12월 제정된 이 수정법에 따라 수도권은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 등 3개 권역으로 구분해 대기업 공장 신증설 금지, 대학 신증설 금지, 공장총량 등 공업입지 제한 등의 규제가 가해진다. 인천은 그 중에서도 과밀억제권역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인구집중유발시설인 공장, 대학에 대해 신설증설하는 것에 총 허용량을 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 공장을 새로 짓기는커녕 시설하나 제대로 증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강화옹진군은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있지만 군사시설보호법에 따른 군사시설보호구역 규제로 이중적으로 고통 받고 있다. 심지어 인천국제공항 일대는 자유무역지대로 지정돼 각종 항공 개발, 정비 등 첨단산업 공장 지대로 개발돼야 하는 게 상식이지만 수도권 규제로 묶여 있다. 인천항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세계로 뻗어 나가야 할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수도권 규제로 침체기를 겪으면서 세계 대도시 경쟁력에서 뒤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수도권 규제 완화 연내 해결의 뜻을 밝혔다. 정부가 장기 침체기에 빠져들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방법으로 규제 완화를 꼽은 것이다. 지난해 말 정부와 기업체, 국민이 참여하는 규제 완화 민관합동회의를 통해 114개의 대표적 규제 완화안이 마련됐다. 이중 인천시에 적용 가능한 건수가 74개에 이른다니 인천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도 당연 가장 앞자리에 놓여 있다. 그러나 비수도권 지역에선 이를 막겠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경제 발전이 안 되는 건 수도권 규제 때문이 아닌 세계적 불황 때문이란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해결하겠단 전략보다는 안되기 때문에 안된다는 논리가 전부이다. 지난 2월 25일 열린 전국 시도지사 운영위원장협의회에서도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 중단 촉구 결의안 채택의 건을 논의하려 했다. 우리 인천시의회와 수도권의 반대로 일단은 저지했지만, 언제든 재상정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30여 년 전 만들어진 제도다. 수도권 규제로 수도권에 공장 설립이 어려워지자 많은 기업들은 지방이 아닌 중국, 베트남 등 외국으로 나갔다. 텅 비어 있는 수많은 지방 산업단지가 이를 증명한다. 이제 자유무역시대에 따른 세계 대도시간 경쟁이 중요한 시점에서 시대와 현실에 맞는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차별이나 역차별의 개념으로 수도권 규제를 인식할 때는 지났다. 규제 완화에 따른 국가경쟁력 강화는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수도권이 이익을 보면 비수도권은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이 발전해야 지방의 성장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도권 규제 완화는 국가 발전은 물론 수도권과 지방 상생,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앞으로 인천시와 인천시의회, 지역 정치인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규제 완화를 위한 정부 방침에 지원건의할 부분을 적극적으로 찾고, 지역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각종 정책을 발굴해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를 실현해야 한다. 노경수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인천시론] 인성교육 진흥법의 함정

지난해 12월 29일 여야 의원 100여명이 공동 발의한 인성교육진흥법이 국회 본 회의를 통과하여 2015년 1월 20일에 제정 공포되었다.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먼저, 올 7월부터 전국의 초중고에서 인간다운 품성과 역량을 기르는 인성교육과정이 의무적으로 편성 운영되어야 하고, 교원양성대학들은 관련 과목을 필수로 개설 운영해야 하며, 현직 교사들은 일정 시간 이상 인성교육 연수를 이수해야 한다. 또한, 인성교육진흥위원회가 교육부장관 소속으로 설치되고, 국가와 지자체는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평가해야 하며, 인성교육 관련 예산을 편성, 지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부는 인성교육 진흥을 위하여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거나 교육과정을 개설 운영하는 자에 대하여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과정 인증 제도를 운영할 수 있다. 국회의장은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위해 교육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고, 학교 현장에서도 청소년들이 협동심과 배려심 등을 키울 수 있도록, 입시위주지식위주의 교육을 탈피해 다양한 인성교육이 실시되길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필자는 모처럼 여야 의원이 일치단결해서 발의하고 통과시킨 이 법안이 공교육에서 인성교육 관련 노력과 논의들이 교과 이기주의나 활동 중심 프로그램으로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상급학교 진학이나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 도구화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이 법안이 안고 있는 몇 가지 함정을 살펴보자. 먼저 인성교육에서 인성에 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다. 인성을 이해하는 방식은 학교 현장에서도 인간의 고결한 품성과 인격의 측면에서 정의되고, 상담과 생활지도의 장에서 제기되는 아동과 청소년의 부적응 행동이나 폭력적 일탈 행위와 관련하여 이해되기도 하고, 또는 봉사활동의 실천적 체험 활동 등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법안이 핵심가치와 덕목을 중심으로 인성을 정의하려고 하지만 이러한 이해는 기존 학교교육과정에서 도덕 교육의 관심사와 일치하고 있다. 도덕교육이 인성교육의 내포(內包)가 된다면 학교교육에서 도덕교육의 강화를 통하여 인성교육이 실천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인성교육을 핑계로 다른 교과 시간이 강화되거나 교과활동과 성격이 전혀 다른 창의 체험활동으로 인성교육이 대체되는 것이 학교의 현실이다. 다음으로 인성교육 예산을 편성 지원해야 한다는 부분은 우리가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듯이 예산에서 인성교육 예산이 독립적으로 편성되지 않는다면 결국 교육 예산 편성, 배정의 풍선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정치적 선전 효과가 큰 교육정책(예; 무상급식 등)으로 인해 학교의 다른 중요한 교육활동이 축소되거나 아예 없어졌던 예는 최근 몇 년간 우리가 겪어온 정부 예산 편성, 운용의 경험이다. 인성교육 때문에 학교의 다른 교육활동이 정상화되지 못한다면 이 또한 비교육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독립 예산으로 편성된다 하더라도 인성교육과 전혀 관계없는 단체나 사람들이 이윤추구를 위해 인성교육의 활동가들로 자처하며 국가 예산을 눈먼 돈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이를 감시, 감독하는 방법이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성 교육 프로그램 인증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교육 프로그램의 객관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이지만 이 인증제도는 자칫하면 관련 분야 사교육(私敎育) 산업의 주요 아이템으로 이용될 위험성이 있다. 오히려 교원양성대학이나 교육대학원 관련 전공을 중심으로 자격 인증 과정을 개설하여 공식적인 학교제도 안에서 인증 문제가 다루어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고대혁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인천시론] 인천시의회의 소통과 공감

지방자치제도는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시민의 손으로 직접 지역 일꾼을 뽑고, 이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이중 장치로 지방의원을 선출한다. 중앙집권의 통치가 아닌 지방자치의 협치인 것이다. 올해 지방의회는 부활 25주년을 맞는다. 유년기를 지나 모든 행동에 책임이 따르는 성년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1대부터 6대까지 300만 인천시민들이 애정 어린 눈으로 시의회에 관심을 보였다면, 앞으로 시민들은 성인이 된 시의회를 향해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을 기대할 것이다. 필자는 1998년 3대 기초의회를 시작으로 4대, 5대 시의회를 거쳐 이번 제7대 의회까지 4번의 지방의원을 역임했다. 지난 10여 년간 인천 시민을 대변하는 지방의원으로 봉사해 보니 무엇보다 소통과 대화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소통(疏通)은 사전적으로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다는 의미이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만큼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그 뜻을 이해하고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대화를 통한 공감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광역단위의 시의원에게는 시민과의 소통은 물론 시 집행부, 그리고 의원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 먼저 가장 중요한 시민과의 소통이다. 300만 시민들이 시의원에게 준 권한은 상대적이다. 활발한 의정활동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어야만 시민들로부터 시의원으로서의 권한을 부여받는다. 소통을 기반으로 아주 작은 지역의 문제는 물론, 주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돌봐야 하는 것은 우리 지방의원들의 몫이다. 인천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행정수요는 폭증하고 있으며, 질적으로도 복잡 다양해지고 있다. 이를 시원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항상 시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시민의 불편함을 바로잡고, 시민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제정 등 민의를 반영한 의정활동에 노력하면 시민들의 신뢰는 더욱 커질 것이다. 다음으로 시 집행부와의 소통이다. 시의회는 집행부가 적법하고 합리적인 행정을 수행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기관임을 명심하고, 의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시 집행부의 잘못된 행정은 따끔한 질책과 시정을 요구하고, 잘한 부분에 대해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등 합리적인 견제와 협력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 과거 호통만 치던 의회가 아니라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정책 분석과 소통으로 시 집행부와 함께 인천 미래의 밑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의원 간의 소통이다. 인천시의회는 10개 군구를 대표하는 31명의 시의원과 각 정당의 지지를 받은 4명의 비례대표를 포함하여 모두 35명의 시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정당과 출신 배경이 다르지만 시의원 35명이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의회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므로 시민을 위해 의정 활동을 하는 데 여야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보수와 진보로 편을 가르는 것은 더욱 맞지 않다. 지방의회는 국회와 달리 생활정치를 펼치는 곳이다. 시민의 힘들고 어려운 부분을 해결할 방법을 찾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 생활정치를 하는 지방의회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순 없다. 서로 소통하고, 대화를 나눠 문제를 해결해 가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다수당 소속 시의원들과, 소수 정당 소속 시의원들이 허심탄회하게 의정을 토론하고,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 의정활동을 펼친다면 앞으로 7대 인천시의회는 바람직한 의정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노경수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인천시론] 독일에서 배우는 일자리 미스매칭 해법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 고용난은 비단 어제오늘 문제는 아니다. 최근까지도 일자리 미스매칭에 대하여 구직난과 인력난의 동시 발생 원인을 분석하는 기사와 연구결과는 많았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일자리가 삶의 기초적 조건이란 명제는 부정할 수 없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일자리 미스매칭에 대한 해결방안을 정확한 일자리 수요예측과 직업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찾아가는 것을 고민해 봐야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청년실업 해결과 실무형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한 직업교육혁신을 위해 독일 정부와 교류를 시작했다. 독일에서 잘 정착되어 운영하고 있는 일학습 병행제를 한국 실정에 맞게 벤치마킹하고자 한 기획이다. 독일의 직업훈련과 고졸고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는 대졸자 고용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독일의 기업들은 근로자의 임금을 낮추지 않고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자국 청년들을 뛰어난 기술인력으로 키워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일학습 병행제로 보통 15~18세 정도면 학교에 다니며 회사에서 기술 교육을 받는 것을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진학률을 보이는 반면, 그 대졸 인재들을 소화할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고 청년인력의 기술력과 전문화도 떨어진다. 정확한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국가 인력운영 정책을 구축하지 못한 데에 기인한다. 인력양성과 교육, 일자리 정책이 지역과 산업이 요구하는 실질적인 수요와 결합되지 않고 일방적인 양산 교육, 대학교육으로의 쏠림현상이 지금 인력의 미스매칭의 결과 중 하나이다. 독일의 경우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긴밀히 협력하여 직업교육 정책이 잘 운영되니 학생들이 어렸을 적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산업계에 몸담을 수 있다. 본인의 전문성과 기술력은 향후 다양한 교육을 통해 성장할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정부의 청년고용률 확대 노력으로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직업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실효성 있는 일자리 수요조사와 교육 제공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지난해 10월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는 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서 인천지역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한 결과, 공급훈련의 70%가 서비스분야에 집중되어 있었고 제조업 분야 기술훈련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현시점에도 인력양성훈련이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예산을 배정하여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을 하여 구직자와 기업 간의 간극을 해소해야 한다. 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서는 지역산업계에 필요한 인재를 수요조사하고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공급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을 관계기관에 배정운영하고 있다. 또한 독일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된 일ㆍ학습 병행제를 지역과 기업 여건에 맞게 운영할 계획에 있다. 이 제도가 잘 운영될 경우, 실질적인 사람에 대한 투자가 될 것이며 추후 현장 중심 직업훈련제도를 통해 우수한 기능인력이 산업계에서 선순환될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존 근로자들의 직무 능력 향상,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문화, 정확한 산업인력 수요를 예측해서 교육하는 제도가 마련되도록 관계기관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인천시론] 혁신은 정의(Definition)에서 시작한다

필자가 박사학위과정을 위해 첫 대학원수업에 참여했을 때 수업시간을 통해 경험한 것이 있다. 우리가 증명이 불가능은 하지만 확실히 알 수 있는 몇 가지의 연산규칙을 통해 1+2=2+1과 같은지, 2x(3+4)=6+8인지와 같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지내던 것을 연산규칙을 정의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었다. 마치 아이가 언어를 처음 배우듯이. 그러나 이것의 중요성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학사와 석사과정의 수업시간을 통해 너무나 당연하게 넘어간 이론들의 바닥에서 다시 그 이론들이 왜 이렇게 형성됐는지를 확인하며 알아가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길이의 변화를 어떻게 나타낼 수 있는지, 면적과 부피의 변화가 일어나면 어떻게 변화를 묘사할 수 있는지 등 가장 기본적인 정의를 내리면서 그 바탕 위에 새로운 정의들을 쌓아가는 것이 학문이었다. 맨 처음이나 중간에 내린 정의가 흔들린다면 그 이론을 얼마나 높이 쌓았던지 상관없이 와르르 무너지게 되며, 그 이론은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것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기본으로 삼고 있는 정의가 튼실한가에 달려 있다. 또한 이 정의는 검증을 받아야 한다. 혼자만 맞다고 주장하고 검증이 안 된다면 가설일 뿐이다. 시간은 상대적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이론 또한 다른 과학자의 검증을 통해 확인됐기에 받아들일 수가 있었다. 과거의 인천시와 현재의 인천시의 모습은 다르다. 과거를 무시한 현재는 존재할 수 없지만, 미래를 위한 인천시의 모습은 현재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이것은 새로운 인천시의 미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있다. 중간의 수많은 논의는 있겠으나 바라는 바는 단순했으면 한다. 그리고 인천시민이 동의할 수 있는 가치였으면 좋겠다. 마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수많은 수식의 중간과정은 들어가나 마지막은 E=mc2으로 귀결됐고 그 결과를 다른 과학자들이 증명하며 그 이론에 동의한 것과 같다. 이제는 지자체의 시대이다. 지자체가 어떤 정의를 내리느냐에 따라 새로이 인천시민이 되는 사람도 떠나는 사람도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렇게 정의내린 모습이 널리 알려져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러한 전개과정은 기업이나 다른 조직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된다.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공감대의 상실이 혁신할 때를 자각하는 것이라면, 조직이 나가야 할 바를 명확히 정의를 새로이 내리는 것이 혁신의 출발점이라 하겠다. 그 정의가 구성원의 공감을 얻을 때 그 조직은 생명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는 지속성(sustanability)이 중요한 시대이다. 조직 구성원의 합심이 없이는 지속성은 유지할 수 없다. 명량의 이순신장군이 끝까지 홀로 싸우면서 얻고자 한 것이 구성원의 싸우고자 하는 공감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공감으로 명량은 해전사에 빛나는 새로운 해전을 정의하게 된 것이다. 혁신은 정의(definition)를 새로 내리면서 시작한다. 이재성 인하공업전문대학 화공환경과 교수

[인천시론] 가족의 힘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위험과 재난에 직면한다. 이러한 위기상황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살아남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이 위험과 재난에 희생당하기도 한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누가 더 생존할 가능성이 높을까? 1973년 8월 어느 날,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있는 맨섬(Isle of Man)의 유명한 휴양지 서머랜드에서 가족 단위로 휴가를 온 사람들, 지인이나 친구와 함께 휴가를 온 사람들 등 약 3천여 명의 휴가객들이 야외 정원이나 수영장 등에서 저녁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오후 7시 40분쯤 호텔 내의 한 매점이 불길에 휩싸였고, 소방대가 도착한 8시 20분경에는 거대한 불길이 이미 호텔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화재가 발생하자 가족 단위의 휴가객들은 서로를 잃지 않고 함께 탈출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가족들은 혼란의 와중에서도 필사적으로 서로를 찾았고, 심지어 고립된 가족을 찾기 위해 출구의 반대편으로 들어가기도 하였다. 화재 당시 대형 야외정원에 있었던 가족 중 절반이 자신의 가족을 찾아 헤맸고, 실제로 가족을 찾았으며 전원 무사히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지인이나 친구의 경우는 달랐다. 화재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족보다 더 중요한 관계라고 여겼던 친구들마저도 화재가 발생하자 19팀 중 탈출하기 전 서로를 찾아 헤맨 경우는 단 한 팀도 없었다. 이 비극적인 사건 속에서 살아남은 가족들은 비록 충격은 받았지만 자신이 버림받지 않았다는 사실에 스스로 감격해하였다. 51명이 사망하고 400여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던 서머랜드 화재 사고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 타워링(The Towerring Inferno)의 실제 모델이 되기도 하였다. 어떤 심리학자는 가족 안에는 태초부터 내려오는 신뢰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상황에서 가족이 발휘하는 힘은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혼자일 때보다 가족의 일원으로써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거뜬히 해낼 수 있으며, 좌절과 공포 상황에서도 그것을 견딜 수 있게 해주며, 구성원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준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경구(警句)나 기쁨을 같이 하면 그 기쁨이 두 배가 되고, 슬픔을 함께하면 그 슬픔이 반으로 줄어든다.는 말이 가장 잘 통하는 공동체가 가족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가족 관련 끔찍한 사건들을 보면 신뢰의 공동체, 안전지대로서 가정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찰 통계에 따른다면 지난 7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가족 살해 사건은 611건으로 전체 살인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7% 정도가 된다. 이는 세계 법의학계에 통계가 보고된 국가 가운데 프랑스 2.8%, 미국 2%, 영국 1.5%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이며, 존속 살인을 제외하고 부모가 자식을 살해한 경우 역시 230건으로 가장 높다. 가족 살해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패자 부활의 기회가 박탈되고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불안 사회, 피로사회에서 만약 우리의 가정이 심각한 상대적 빈곤감이나 심리적 위기 상황에 처할 때, 가족 구성원들은 불확실한 미래와 불안정한 삶에 대한 공포와 불안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자신의 의사에 관계없이 그 희생양이 되기가 쉽다. 사회 발전과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라 가족이나 가정의 형태도 다양화되고, 이에 따른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강화된다 하더라도 가족 관련 문제는 국가의 복지 정책이 대신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어떤 재난과 곤경도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가득한 가족의 힘을 회복할 수 있는 시민 교육과 사회적 각성이 다시 한 번 필요한 시점이다. 고대혁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인천시론] 경제영토 확대, FTA 활용이 바로 블루오션

블루오션전략(Blue Ocean Strategy)은 많은 경쟁자가 비슷한 전략과 상품으로 경쟁하는 시장인 레드오션(Red Ocean)과 달리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인 블루오션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이다. 지난해 12월10일 부산에서 한-베트남FTA가 타결됐다. 한-아세안 CEO Summit 개최기간 중 이룩한 성과로 한국과 아세안 국가간의 새로운 경제교류와 혁신에 대한 논의가 역동적으로 이뤄졌다. 베트남은 이미 한국이 아세안과 맺은 FTA에서 추가로 개방률을 확대하게 되었는데, 한-아세안FTA에서 제한적이었던 승용차, 자동차부품, 화장품, 생활가전 부문이 추가 개방하기로 하여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많은 인천엔 호재로 예상하고 있다. 아세안지역 인구는 6억1천만명으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고, 그 중 베트남은 약9천400만명으로 구매력이 높은 내수시장이 확보되기 때문에 지역 수출경쟁력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우리에게 블루오션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을 의미한다. 2014년 경제계 최대 이슈 중 하나인 한-중FTA 타결과 더불어, 지난해만도 우리나라는 중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베트남과 FTA를 체결했다. 미국, EU와의 FTA에 더불어 이제 우리나라 FTA 체결은 무역영토 확장, 관세혜택을 통한 수출경쟁력 강화를 국가의 통상전략으로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천의 중소기업들은 열악한 인력지원과 인식 부족으로 애로가 많다. 그러나 FTA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많은 인천 기업이 수출액 증가와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내수시장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판매하던 인천기업이 한-아세안 FTA를 활용하면 30%에 달하는 관세가 무관세로 적용되는 것을 알게 되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통해 매출이 늘고 신규거래처 확보를 달성한 사례가 있다. 또한, EU국 수출을 진행하던 제조업체도 처음엔 FTA협정국 바이어의 요청으로 관련 서류를 준비하며 시작하였으나, 6.5%에 달하는 관세절감 효과를 통해 2배 이상의 매출 상승을 이룬 이후, 향후에도 한-중FTA에 적극 대비하여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인 경우도 있다. 이렇듯 FTA제도에 발 빠르게 대응한 기업들은 관세혜택이란 이점을 이용하여 마치 블루오션에 진입하는 효과를 얻는 사례가 최근 다수 발굴되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는 이러한 FTA 시대에 발맞춰 지난 2010년 인천FTA활용지원센터를 운영해, 지역 중소기업의 FTA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인천지역 많은 기업의 무역 실무자가 현업을 하면서 FTA활용 및 인증, 원산지증명 및 교육 등에 애로점이 많은 것에 착안하여 관련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기업 현장에서 전문 컨설턴트와 관세사의 상담을 통해 바이어 발굴, 해외시장 조사 등을 도와주어 그동안 파악하지 못했던 블루오션을 개척한 것이다. 올해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로 제시되는 한-중FTA 체결은 지역의 교역량 증가는 물론 상품의 고부가가치화, 중국소비재 시장공략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무역전략이 FTA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가운데, 복잡해지는 통상환경 속에서 FTA를 활용하는 기업은 경쟁에서 자유로운 무역영토를 확장하는 효과를 얻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되레 중국과 신흥국 공산품의 저가공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우려된다. 결국, FTA 혜택은 기업의 활용 여부에 달렸다. 지금부터라도 FTA에 대해 무지했던 지역 기업들이 인천FTA활용센터를 통해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하길 희망한다. 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인천시론] 인천시의회 새해 각오

인천시의회는 300만 인천시민을 위해 존재한다. 지난 1991년 의회가 부활할 때부터 2015년 신년을 맞은 지금도 35명의 시의원들은 오직 시민을 위해서만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7대 인천시의회는 어려운 길 앞에서 출범했다. 인천시 재정난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힘들지만 모두 고르게 지원될 수 있도록 혜안을 마련했다. 그렇게 2015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고, 그 결과로 민선 6기 인천시 집행부가 한 해의 살림을 꾸리게 됐다. 힘들게 35명이 머리를 맞댔어도 가려운 곳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놓치지 않으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최근 인천시의회가 시끄럽다 지적을 받는다. 국회처럼 여야 간 대립으로 민생 행보에 소홀하단 시민의 말씀도 듣고 있다. 2015년 시 예산안 심의의결 과정에서 보인 상황 때문에 시민들의 걱정이 들린다. 모두 귀담아 들으며, 마음 깊숙이 시민의 충고를 되새기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앞서 언급했듯 시민만을 위해 존재한다. 300만 인천 시민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바라는지 항상 되물으며 의정활동을 준비했다. 그렇게 7대 인천시의회의 첫 발을 내딛었고, 신년을 맞은 지금, 그 마음은 더 깊어졌다. 지난 2015년 인천시 예산안 처리 문제도 시민을 위한 방식을 놓고 35명 시의원이 고민을 하다 일어났다. 인천시의회에는 여야 구분이 없다.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이 다수인 까닭에 더욱더 일방적인 의사 진행은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시의원이 적다는 이유로 그들의 목소리가 의정 활동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걱정은 기우다. 지방의회는 국회와 다르다. 국회가 5천만 국민을 위한 다수 정치를 한다면, 인천시의회는 300만 시민만을 위해 존재한다. 시민을 위해 의정 활동을 하는 데 여야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보수와 진보로 편을 가르는 것은 맞지 않다. 인천시가 품고 있는 300만 시민만이 오직 편을 가를 수 있다. 35명 시의원들은 소속 정당이 있어도 모두가 인천당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2015년은 인천에겐 위기이자 기회의 시간이다. 13조원이 넘는 빚이 인천을 억누르고 있다. 수년간 쌓인 빚을 놓고 과거를 원망할 수도 없다. 이 순간에도 수억 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우린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와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장애인전국체육대회를 성공리에 마쳤다. 세계가 주목했고, 아시아가 인천을 기억했다. 그 중 인천 시민이 보여준 봉사 정신과 질서 의식, 배려하는 마음은 40억 아시아인을 감동시켰다. 거리마다 손을 흔들며 선수단을 맞이한 시민들의 웃음은 지금도 생생하다. 300만 인천 시민만큼 인천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을미년 새해, 인천시의회는 그 마음을 품고 달릴 것이다. 시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35명 의원 모두가 시민의 봉사자로서 혼연일체가 되어 인천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성숙한 의정활동을 약속한다. 노경수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인천시론] 혁신은 언제 필요한 것인가?

혁신 또는 개혁이란 단어가 오랫동안 회자되면서 이에 대한 피로가 많이 쌓여져 있다. 직장인에게 이 단어는 상사들에게 단골메뉴로 받는 스트레스의 주된 요인이 되어져 버렸다. 회사 경영상태가 어려워지면 구조조정이란 단어와 함께 회자되는 공포인지도 모른다. 역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자그룹에게도 주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혁신을 위한 구성원의 피로도는 엄청 높이 쌓여져 있음을 앎에도 불구하고, 정작 무엇을 혁신해야하는지와 혁신의 결과가 만족스러운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또 다른 혁신을 찾아 헤매게 된다. 예전의 삶은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면 됐다. 아니, 그렇게만 하더라도 주위의 변화가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그래서, 어제와 오늘한 동일한 일은 결과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 민감도가 높아져 있다. 지구 반대편 미국의 환율과 금리가 요동침에 따라 국내의 환율과 금리는 더 크게 요동을 친다. 어제와 오늘 동일한 하루를 보내었는데 회사의 성과는 그것은 기본으로 하고 외부의 변수에 의해 크게 출렁거린다. 유가가 큰 폭으로 변화할 때 정작 정유회사들은 유가결제 시스템에 따라 한 해 결산의 부호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외국으로의 수출계약을 맺어 환호성을 올렸으나 환율의 변동으로 오히려 수출을 하면할수록 손해를 입는 기업도 있다. 대학에서의 교육시스템은 진보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나 한해를 기본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은 입학정원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대학특성화란 이름의 구조조정을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회피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에 보다 분명히 우리는 우리의 환경에 직면해서 맞서야 한다. 혁신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면, 어디서부터 언제 시작해야 할까? 곤충학자 파브르가 좋아한 쐐기벌레란 곤충이 있다. 쐐기벌레는 맨 앞의 리더가 실같은 자국을 남기면 다른 쐐기벌레들이 일렬로 그 뒤를 따라간다고 한다. 파브르의 유명한 실험은 원형으로 쐐기벌레들을 놓아 관찰한 것이다. 쐐기벌레는 무려 6일 동안 원형을 유지한 채 뱅뱅 돌다가 대다수가 지쳐 죽고 한두마리만이 대형을 깨고 먹이쪽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추측컨대, 앞선 쐐기벌레가 움직이지 않으니 그제서야 다른 길을 찾았을 것이다. 그 미세한 다리로 6일을 꾸준히 움직이는 성실성을 오히려 존경해야할지도 모른다. 이 쐐기벌레들에게 혁신은 언제 어디서 시작해야 했을까? 필자는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공감대의 상실이 그 출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쐐기벌레들도 그들만의 대화를 했을 것이다. 언제까지 가야하는지, 맞게 가고 있는 것인지, 똑같은 길을 가고 있다든지 등등. 그러나, 누군가의 문제제기에 전체는 둔감했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의 관성과 시간제약은 이것이 맞게 가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잠재워버렸다. 또한, 생각은 들었으나 그것을 말할 수 있는 대화의 분위기를 없애버려 구성원들의 의욕을 꺽어 버렸을 것이다. 바로 그런 상황이 혁신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혁신은 리더부터 해야한다. 리더의 민감성이 조직의 생존과 직결된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은 불량 삼성휴대폰을 공개적으로 불사르는 처절한 반성으로부터 시작됐고, 온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소통을 이루워 냈다. 리더는 조직이 소통의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구성원이 소통과 의견개진의 의욕이 사라지면 모두 함께 의미없는 움직임으로 절망까지 힘겹게 가면서 죽는 것이다. 구성원들 사이에서 서로의 대화가 힘들게 느껴진다면 혁신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이재성 인하공업전문대학 화공환경과 교수

[인천시론]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되리니…

올해 우리는 정말 많은 일을 겪었다. 감정을 추스를 만하면 연이어 터졌던 다양한 재난과 사건사고는 우리의 자존심과 공동체 안전망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어 놓았다. 이러한 사건사고의 이면에는 관피아, 철피아, 해피아, 군피아 등으로 불리는 공직사회의 얽히고 설킨 공생관계가 영향을 끼쳐온 것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는 일부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나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힌 경솔한 처신은 우리의 앞날을 암울하게 한다. 우리나라가 근대화에 성공한 신흥 산업국가에서 명실상부하게 정치, 경제, 문화를 선도하는 선진국가로 진입하고자 한다면 다른 어떤 때보다 사회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사회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서는 공직자들의 엄격한 청렴의식과 사회 전반의 과감한 부패 척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 반부패운동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는 매년 각 나라의 공직사회와 정치권 등 공공부문에 부패가 얼마나 존재하는지에 대한 인식 정도를 평가하여 발표한다. 2014년 각국의 공공부문 청렴도를 평가하는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덴마크가 92점, 뉴질랜드가 91점으로 세계에서 청렴한 국가 1, 2위에 올랐으며, 같은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가 84점으로 7위, 일본이 76점으로 15위였으며, 작년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대만이 61점으로 35위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는 100점 만점에 55점인데 이는 175개국 가운데 43위로 6년 연속 정체 또는 하락해왔다. 이 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7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국제 투명성 기구가 제시하는 부패인식지수에서 70점대는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 50점대는 절대부패에서 벗어난 정도로 해석되니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부문이 투명한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요원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UN이 지정한 세계 반부패의 날(12월 9일)을 전후하여 전국 640개 공공기관의 종합 청렴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인천광역시는 전체 15등급 가운데 4등급을 받아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5위, 인천광역시 교육청 역시 지난해에 이어 4등급을 받아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4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하여 우리 인천의 상당수 공공기관 청렴도가 전체적으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의 청렴도는 곧 사회의 투명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국가와 지자체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의미 있는 지표가 되며, 국가와 지자체 발전과 번영의 중요한 토대가 된다. 만에 하나 국가와 지자체의 공직자들이나 관련 공직사회가 구태의연하게 관행에 충실하고, 학연, 혈연, 지연 등에 얽혀 공사(公私)를 구분하지 못하는 비상식적 업무처리 방식을 근절하지 못한다면 우리 지역의 미래, 우리 국가의 국제 경쟁력 강화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공직사회의 단호한 부패척결 의지와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지도층의 각성이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다. 우리 사회의 공직자들이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기 전에 좀 더 신중한 자세로 처신하고, 부정과 부패의 원인을 시작부터 과감하게 싹을 잘라버리는 문화가 을미(乙未)년 새해에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되지 않기를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기대해본다. 고대혁 경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인천시론] 각주구검(刻舟求劍)의 교훈과 한중 FTA

중국 초나라의 어떤 사람이 칼을 가지고 강을 건너다 무심결에 칼을 빠트린 후, 칼 떨어트린 부분의 뱃전에 표시를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고사성어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일화이다. 어릴적 배웠던 쉬운 고사성어를 요즘 들어 다시 곱씹게 되었다. 최근 급변하는 대외환경, 특히 중국의 정치, 경제, 외교적 환경을 바라보며, 빠르게 흐르는 강물을 변화를 주시하지 않고 섣불리 중국의 정세를 판단했다가는 잃어버린 칼을 되찾지 못하는 것은 물론 망신을 당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난 11월 10일, 우리나라는 국제무대에서 G2로 분류되는 중국과 FTA를 맺었다. 외환보유액 4조 달러, 미국의 70% 수준의 GDP, 14억 인구라는 커다란 내수시장이자 노동력을 자랑하는 중국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섰다. 중국은 우리나라 제1위 교역 및 수출입 상대국이고, 인천의 경우에도 지난해 교역액이 98억 달러에 육박하여, 후순위인 미국(58억 달러)과 일본(54억 달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규모의 무역이 이뤄지고 있다. 불과 4~5년 전, 중국으로 각종 기업의 원천기술, 지식재산권의 유출이 잦아 주의해야 한다고 산업계에 위기의식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문제는 최근 한국과 중국 모두 경제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한국은 내수시장이 장기적인 침체국면이나 엔저현상으로 인한 수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국 역시 무리한 건설투자로 인한 부동산 침체와 그림자 금융에서 비롯된 리스크로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결국 한-중 FTA 체결은 양국이 갖고 있는 위기 상황을, 손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선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중 FTA 체결 이후 부분적으로 세부내용이 발표되면서 다른 FTA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체결된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이나 대만보다 먼저 중국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면에서 다양한 기회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인천의 경우, 한-중 FTA에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었던 자동차의 경우 양국 모두 양허 대상에서 제외되었지만, 기계산업 등에서 관세 인하를 통한 양국간 교역 활성화가 기대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2월 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패션, 의료바이오, 음식료, 금속철강 산업 순으로 혜택을 많이 볼 것으로 기업인들의 기대감이 조사되었다. 인천 기업들 역시 상품의 고부가가치화, 중국소비재 시장공략 등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우리 인천상공회의소 인천FTA활용지원센터는 추후 협상내용이 추가로 공개됨에 발맞춰 지역 기업들의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교육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게다가 서비스업종이나 물류 분야에서도 지리적인 이점을 이용하여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을 대중국 교역의 교두보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국제무역에 있어 중국이란 커다란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한-중 FTA 체결을 통해 일본과 생존경쟁에서 조금 유리한 위치에 오른 셈이다. 물론 이 또한 얼마나 지속될 대외환경이 될지는 예단할 수 없다. 지난 11월 한-중 정상이 손을 맞잡으며 활짝 웃던 표정 뒤에 숨겨진, 실리적 계산과 팽팽한 긴장감을 많은 기업인들과 무역 관계자들, 관료들이 부단히 분석해야 할 시간이다. 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인천시론] 시민 행복 위한 새해 예산

지난 7월 1일, 제7대 인천시의회가 개원한지 벌써 5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는 인천시 출범 이후 가장 큰 국제행사인 인천아시안게임과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전국 장애인 체전을 무사히 치러냈다. 300만 인천 시민의 저력을 세계에 알린 기회였고, 동북아 대표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그리고 지금, 개원 후 첫 행정사무감사와 2015년 새해 예산심사로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지난 2주간 각 부서별 행정사무감사를 펼쳤다. 예산은 편성 목적대로 쓰였는지, 사업시행과정에서 위법부당한 사항은 없었는지, 시민을 위한 행정이 잘 펼쳐졌는지 등 지난 1년간의 정책 상황을 꼼꼼히 살폈다. 또 의회와 집행부가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인천과 시민을 위한 협력자 관계임을 명심하고, 과거 호통만 치던 감사에서 벗어나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감사를 지향했다. 첫 감사인 만큼 의원들의 공부 열의도 높았다. 미심쩍은 부분은 직접 현장을 찾아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관계 담당자들과 미팅하는 등 분석적이고, 책임감 있는 감사를 추진했다. 이번주부터는 상임위원회별로 2015년 예산심사에 돌입한다. 대내외적으로 발표되는 경제 동향과 여러 상황을 보면 앞으로도 시 재정상황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슬기롭게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하는 만큼 시민이 뽑은 35명 시의원은 저마다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천시가 제출한 2015년 예산규모는 7조 7천648억원으로 2014년 예산 대비 0.9% 감소했다. 내년 예산에는 관행적인 중복사업과 재정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 예산은 감축했고, 업무추진비, 포상금 등 공무원 관련 경비 108억원을 우선하여 절감했다. 반면, 안전, 보육, 가족, 여성, 노인 등 민생복지 예산은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채무감축 등 재정건전성 조기 회복을 위해 당분간 긴축재정운영이 불가피하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업이 없기에 의원들의 예산심사가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 시의회는 인천시가 제출한 2015년 예산과 관련해 서민생활 안정과 복리증진, 일자리 창출, 도시의 지속적인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기본 방향으로 전시성 행사 경비와 불요불급한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하고, 한정된 재원의 합리적 배분과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내실 있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예산이 되도록 심사숙고하고 있다. 7대 시의회도 재정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2015년부터 18년까지 4년간 의정비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의정비는 의원들의 의정 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이다. 제7대 의원들은 어려운 인천시의 재정여건을 감안해 솔선수범하기 위한 결정이다. 또 지방세수 확대를 위해 인천을 중심으로 전국 시도의회가 노력하고 있다. 지난 9월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지방세제 개편안이 그것이다. 우리 인천에서는 이번 지방세제 개편으로 주민의 복지, 안전 등 시급한 지방재정 수요에 우선적으로 투입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필자를 포함해 전국 시도의회 의장단 임원이 국회와 행정자치부를 찾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담배세의 합리적 재원 배분과 관련해 국세와 지방세의 배분비율(37.9 : 62.1)을 현행과 같이 유지하는 것과 담뱃세 인상분 중 일부를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소방안전세 등의 특정목적세로 활용하도록 요청했다. 앞으로도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근본대책 수립을 위해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인천의 살림이 오로지 시민의 행복과 직결 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예산 심사를 시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노경수인천광역시의회 의장

[인천시론] ‘인천’ 대한민국 기준도시

북위 41˚01, 동경 128˚05에 있으며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 무엇일까요?라고 묻는다면, 그 정확한 위치는 몰라도 누구나 백두산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그 높이는 얼마일까요?라고 묻는다면 다른 답이 나올 수가 있다. 북동에서 서남서 방향으로 뻗은 백두산맥(白頭山脈)의 주봉으로 최고봉은 장군봉인데, 이 높이를 각 나라에서 각각 다르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장군봉의 높이를 중국은 2천749.2m, 북한은 2천750m, 남한은 2천744m로 각기 다르게 표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해수면(海水面)을 0m로 보고 높이(해발고도)를 측정하는 기준점인 수준원점(水準原點)이 각 나라의 특정한 바다를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백두산의 높이도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수준원점은 인천 바다를 기준으로 하고 인천에 위치한 인하공업전문대학 안에 설치되어 있다. 북한은 수준원점이 원산 앞바다로 정해져 있으며 그 일대 해수면 높이가 인천 앞바다보다 6m낮기 때문에 백두산의 높이는 6m 높게 2천750m로 표기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수준원점을 북한보다 0.8m 높은 천진 앞바다로 정하고 있어 중국에서 측정한 백두산 높이는 2천749.2m가 되는 것이다. 인천이 기억해야 할 중요한 문화유산은 우리나라 국토 높이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문화재청에서 1963년에 설치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47호 대한민국 수준원점이다. 수준원점이란 우리나라의 국토 높이를 측정하는 기준점으로, 평균 해수면과의 차이를 측량하여 육지에 설치해 놓은 시설물이다. 1914년부터 약 3년간 인천 앞바다의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를 평균한 관측값을 기준으로 이 평균해수면 값을 0.0m로 하여 1963년에 육지의 고정점에 연결 설치한 것을 대한민국수준원점(인하공업전문대학내 소재)이라고 하며 원점진고 26.6871m로 결정하였다. 둥근 받침돌 위에 화강석으로 된 육면체의 설치대를 얹고 그 위에 자수정으로 수준원점을 표시하였으며, 아담한 원형 벽돌 건축물이 수준원점을 보호하고 있다. 이 수준원점에서부터 전국의 국도변 및 주요지방의 관공서 등에 높이 값을 산출하여 설치해 놓은 표석을 수준점이라고 하며 우리 모두가 보호해야할 국가중요시설물이다. 1883년 인천이 개항을 시작한 이래 인천은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도시까지 대한민국의 기준도시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끊임없이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이 있다. 인구 3백만명 인천의 미래는 대한민국의 어떤 부분에서 기준이 되어야 하는가? 인천은 어떤 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 가야 하는가? 급변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천의 고민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역사 속에서 근거를 찾고, 인천이 더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승부하는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한 때이다. 이재성 인하공전 교수

[인천시론] 아동과 청소년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

지난 11월 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3년 한국 아동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18세 미만)들이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1.5점으로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수치를 본다면 우리나라는 아동과 청소년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이다. 청소년들의 삶의 만족도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라고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마친 후 다시 방과 후 학습 활동에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여가 활동, 곧 친구들과 어울리기, 운동과 취미 활동 등에 보내는 시간이 다른 나라 청소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여기에 더하여 초중고 학생 77.4%가 입시를 위한 교과목 보충학습에 사교육 기관을 활용하고 있다고 이 실태조사는 밝히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사는 이 또래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교육과 문화를 담당하고 있는 기성세대들에게 이제까지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해주는 수단으로써 당연시하던 공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먼저, 이 조사는 학부모들이나 기성세대로 하여금 아동과 청소년들이 왜 공부해야하는지,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되묻게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교육은 공부를 통하여 아동과 청소년들이 선한 사람이 되고, 영리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이 두 목적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는남에게 보이고 과시하기 하기 위한 공부보다 청소년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공부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바람직한 교육 환경을 제대로 제공해주고 있는지 반성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어서, 우리는 공부하는 것을 시험 성적과 동일시하고 있지 않았는지 스스로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다. 일부 학부모와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이 학교와 학원에서 시험을 자주 본다는 것을 공부에 매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성적을 잘 얻는 것을 성공한 교육으로 인정해 왔다. 지난 10월 20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고위 교육 관리들이 시험위주의 교육문화를 개선하기 위하여 미국의 초중고에서 시험 횟수를 줄이겠다는 발표를 전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주(州)에 따라 유치원에서 12학년까지 미국의 초중고생들은 평균 113회 정도의 시험을 치르는데 일부 교육자들은 시험 때문에 엄청난 양의 교육시간이 없어진다.고 하면서 시험 없이도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가 교사라는 믿음을 사람들이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청소년들이 유치원에서 초중고까지 보는 시험횟수는 아마 미국의 그것에 비해 훨씬 더 많고 다양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시험을 줄이자는 논의나 제안은 일부 사람들에게 교육자들이 교육을 게을리 하거나 포기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도한 시험, 지나친 성적 위주의 학교 교육은 아동과 청소년들의 건강한 미래를 담보하기보다는 그들로 하여금 불안감이나 생활 속에서 패배의식을 더욱 더 심화시킬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청소년 가운데 대학에 입학한 많은 학생들이 대학 진학 후, 자신의 미래에 대해 다시 방황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은 초중고까지 우리의 교육이 오로지 시험 성적의 향상과 대학 합격을 목표로 했을 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이 어떤 삶인지에 대한 실존적 물음을 공부하는 시기에 외면해 왔기 때문이다. 여전히 기성세대가 공부가 곧 시험이고, 교육의 성패는 입시를 통해 좌우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이 자기 시대의 학문과 교육의 경향을 비판하면서 지금 천하의 총명하고 슬기로운 재능이 있는 이들을 모아 일률적으로 모두 과거(科擧)라고 하는 격식에 집어넣고는 본인의 개성은 아랑곳없이 마구 짓이기고 있으니, 어찌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있겠는가라고 하는 탄식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른들은 현재 아동과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를 단지 그들이 알아서 극복하고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성장통(成長痛) 정도로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청소년은 인구의 20%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곧 우리나라의 장래를 이끌어갈 미래 세대의 주역이라는 점을 기성세대는 명심해야할 것이다. 고대혁 경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인천시론] 한·캐나다 FTA, 준비된 기업에게 열린 기회

지난 9월말 박근혜 대통령은 캐나다를 국빈 방문했다. 대통령은 재외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 자리에서 일제강점기에 항일운동을 함께한 프랭크 스코필드 교수 이야기, 625 전쟁 파병 등 양국의 역사적인 인연을 언급하고, 향후 발전적인 우호관계를 준비하자고 말했다. 특히 공식 서명된 한-캐나다 FTA에 대하여,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보다 포괄적 파트너십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우리나라와 매우 특별한 인연을 가진 나라다. 일제시대 때 한국인 최초의 의사를 키워낸 인물이 캐나다인 에비슨 박사였고, 국내 최초의 중수로 원전인 월성원전 건설에 전폭적인 기술 지원을 한 것도 캐나다였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의료원전 기술을 갖게 된 배경에 캐나다의 도움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캐나다와 한국의 교역규모는 지난해 기준 99억 달러 수준으로, 양국의 경제규모와 협력관계를 고려하면 다소 작은 편에 속한다. 우리나라가 미국시장이란 커다란 산맥에 도전하느라, 그에 상응하는 매력적인 내수시장을 가진 캐나다를 소홀히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 캐나다는 한국의 5번째로 큰 자동차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캐나다 수출 중 자동차 분야가 42.8%(22억3천만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게다가 이번 한-캐나다 FTA체결을 통해 캐나다는 현재 6.1%인 승용차 수입관세를 발효 시점부터 1년마다 1/3씩 낮춰 사실상 발효 후 2년 뒤에는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우리나라 무역지도는 FTA체결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경제영토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만 해도 호주, 캐나다와의 FTA 체결로 관세혜택은 물론 시장 개척을 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우리 인천상공회의소는 인천FTA활용지원센터를 통해, FTA라는 큰 물결 속에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에 지역 기업들이 적응하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사무교육은 물론, 비즈니스 포럼, 마케팅과 컨설팅을 진행하며 원산지 관리, 각종 무역 서류 작성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지원하고 있다. 이미 시대의 흐름을 파악한 많은 지역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를 받고 수혜를 입고 있지만, 당장 눈앞의 생산라인과 영업실적에 허덕이며 FTA 관련 지원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많은 업체를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 상공회의소도 보다 많은 지역 기업들이 FTA를 통해 재도약하는 기회를 얻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활동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지난 2010년 2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인 소녀 김연아는 오랜 기간 철저한 준비와 목표의식을 바탕으로 피겨 역사상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드높은 비상을 했다. 우리 인천 기업들도 한-캐나다 FTA 체결이라는 큰 호재를 기회로 활용하여 캐나다 시장을 매료시키며 최고의 성과를 얻길 기대해본다. 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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