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비디아 'H20 칩 중국 수출' 제한 통보…압박 강화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 H20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제품에 145%의 관세를 매긴 데 이어 한 차례 압박을 더한 것으로 평가된다. 15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지난 9일 미 정부로부터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고, 14일에는 이 규제가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고 전달 받았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이러한 규제에 대해 H20 칩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H20은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를 비롯해 슈퍼 컴퓨터 등에 쓰이는 최고급 핵심 부품이다. 연산 능력은 낮지만 고속 메모리 및 기타 칩과의 연결성이 뛰어나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데 유용한 AI 칩이다. 미국이 안보 때문에 최첨단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규제해왔지만 H20 칩만큼은 그동안 중국에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 엔비디아는 이로 인해 수조 원의 타격을 입게 됐다. 이번의 수출 제한 조치로 재고, 구매 약정, 관련 충당금 등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55억 달러(7조8천567억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또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1.3% 상승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3% 하락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IT 대기업 여러 곳이 지난 1∼3월 160억 달러(한화 22조8천900억원)어치 이상의 H20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2022년 10월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칩 제조업체들의 중국 수출을 처음 제한한 데 이어 그 대상과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매출 74% 증발’ 영풍전자…애플 퇴출 직격탄에 그룹 전체 흔들

영풍그룹의 전자 계열사들이 줄줄이 실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핵심 자회사인 영풍전자가 지난해 60% 넘는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적자·당기순손실을 동시에 기록하며 충격을 안겼다. 2021년 이후 3년 만의 적자 전환으로, 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 역량에 대한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1천843억원으로, 2023년(4천672억원) 대비 60.5%(2천829억원) 감소했다. 이는 2022년 7천202억원 대비로는 무려 74.4% 줄어든 수치다. 2021년부터 유지하던 흑자 기조도 무너졌다. 지난해 411억원의 영업손실과 1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은 뚜렷한 내리막을 보였다. 영풍전자의 실적 추락에는 애플과의 거래 종료가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애플의 협력사로서 아이폰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납품해왔지만, 2022년 공급한 부품에서 칩 탈락 등의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서 애플이 공급망에서 영풍전자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3년 일부 기종에 한정된 납품 외엔 사실상 거래가 끊기며 지난해엔 애플향 매출이 거의 사라졌다. 업계에선 애플 공급망 퇴출과 동시에 영풍전자의 주력 인력들이 대거 경쟁사로 이탈한 점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FPCB 제조 경쟁사인 SI플렉스로 핵심 엔지니어와 생산직 등이 대거 옮겨간 것으로 전해지며, 해당 업체는 현재 애플의 신규 협력사로 지정된 상황이다. 사업 핵심축을 동시에 잃은 셈이다. 영풍전자는 장형진 영풍 고문이 반도체 부품 사업 진출을 위해 1995년 인수한 회사로, 사명은 2000년 유원전자에서 현재 이름으로 변경됐다. 오너 2세인 장세준 부회장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대표이사직을 맡기도 했다. 이번 실적 부진은 영풍전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영풍그룹 전체가 어닝쇼크에 휘청이고 있다. 지주사인 영풍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천607억원, 당기순손실 3천278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냈다. 특히 자회사인 석포제련소는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58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데 이어, 황산가스 감지기를 꺼놓고 생산한 사실까지 적발돼 추가 정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제련소 폐쇄를 촉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전자 계열사 전반의 부진도 심각하다.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업체 코리아써키트는 2023년과 2024년 각각 -321억원, -3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은 283억원에서 1천290억원으로 4배 넘게 늘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시그네틱스는 지난해 매출 1천181억원으로, 2022년(2천876억원) 대비 58.9% 감소했다. 재계에선 영풍그룹 전체의 위기를 단순한 실적 부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풍전자의 어닝쇼크는 예견된 결과였다”며 “애플 벤더 퇴출 이후에도 대체 사업이나 비전 마련 없이 시간만 흘려보낸 오너 일가의 무능이 결국 그룹 전체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기후에 냉해 피해”… 경기농협, 관내 농가 긴급현장 점검 실시

‘4월 이상기후’로 농업계 피해가 속출(경기일보 15일자 8면)하자, 경기농협이 관내 냉해 피해 농가 긴급 현장 점검에 나섰다. 농협중앙회 경기본부(총괄본부장 엄범식)는 지난 주말 사이 기온 저하로 냉해 피해를 입은 안성시 관내 배 재배 농가를 찾아 긴급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현장점검은 엄범식 농협중앙회 경기본부 총괄본부장, 윤국한 서안성농협 조합장, 김형수 안성시지부장 등 관계자들이 참여해 과수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피해농가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안성지역 배 농가들은 이번 기온저하 현상이 배꽃 개화 시기와 겹치며 꽃눈 고사, 수분 장애 등 심각한 생육 피해를 입었다. 서안성농협 관내 59개 배 재배 농가 중 57개 농가에서 피해가 접수됐고 경기농협은 농가의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 이상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농업재해 예방 체계 구축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엄범식 농협중앙회 총괄본부장은 “신속한 복구 지원으로 농가가 하루빨리 영농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향후 기상 재해에 대비한 선제 대응 체계 구축에도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관련기사 : 봄꽃 위로 봄눈…이상기후에 상인·농민 ‘혼란’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414580331

여성 오너 배당금 1위 이부진…삼성가 세 모녀 배당금 줄어

지난해 배당금을 가장 많이 받은 여성 오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발표한 2024년 기준 20개 그룹 오너일가 여성 배당 현황에 따르면 총 101명이 5천779억4천2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전년대비 7.1% 감소한 것으로 삼성가 세 모녀의 배당금이 487억원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가 세 모녀는 개인 순위에서 1~3위를 차지했다.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1천482억8천500만원을 수령해 1위를 차지했고 모친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1천466억8천800만원,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1천144억4천700만원을 받았다. 여성 배당금 2위 그룹은 LG가로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이 총 382억800만원을 배당받았다. 그중 김 여사가 절반 이상인 204억9천700만원,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는 142억1천500만원(37.1%), 나머지는 구연수씨가 수령했다. 3위는 SK그룹으로 배당금의 대부분은 최기운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수령했다. 지난해 대비 40% 이상 증가한 337억4천만원을 받았다. 4위는 DB그룹으로 김주원 부회장(153억7천600만원)을 비롯해 3명이 총154억원을 수령했다. 이는 전년도(119억7천만원)보다 28.8% 늘어난 수치다. 5위는 신세계그룹으로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과 모친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각각 103억8천600만원, 44억3천만원을 받아 총1천481억6천만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주가 하락 영향으로 전년보다 25.3% 줄었다. 이밖에 GS 121억5천100만원(10명), 한국타이어 108억100만원(4명), 현대자동차 83억6천100만원(2명), LS 55억3천500만원(8명), BGF 50억9천500만원(2명), 롯데 47억200만원(6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 추경 12조원 편성… AI·재해 대응·소상공인에 집중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2조원을 증액한 총 12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재해·재난 대응,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원에 중점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회와 언론의 의견을 반영해 추경 규모를 10조원에서 약 12조원대로 확대한다”며 “필수 분야에 재정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재해·재난 대응을 위해 3조원 이상이 배정된다. 기존 5천억원 수준이던 재해대책비를 2배 이상 증액하고, 산림헬기·AI 감시카메라·드론 등 첨단장비 도입에 약 2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통상과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에는 4조원이 편성된다. 정책자금 25조원을 신규 공급하고, 수출바우처 대상 기업도 대폭 확대한다. 특히 AI 분야에 1조8천억원을 별도로 투자해 GPU 1만장을 확보하고, AI 스타트업을 위한 혁신펀드도 2천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원에도 4조원이 투입된다. 소상공인에겐 연간 50만원의 ‘부담경감 크레딧’을 신설하고, 카드소비 증가액을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상생페이백 사업’을 새로 추진한다. 저소득층 청년 및 최저신용자를 위한 생활안정 자금도 2천억원 증액된다. 또한 예비타당성 조사는 간소화하고, 재정사업평가위원회는 분기에서 월 단위로 확대해 사업 집행의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추경안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최 부총리는 “추경의 핵심은 속도”라며 신속한 국회 처리를 당부했다.

봄꽃 위로 봄눈…이상기후에 상인·농민 ‘혼란’

벚꽃 위로 눈발이 흩날리는 ‘4월 이상기후’에 산업부터 농업까지, 경기지역 생활·소비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14일 오전 11시께 찾은 AK플라자 수원의 한 의류 행사장에는 다양한 계절의 티셔츠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품을 진열하는 점원들의 옷차림은 반팔 의류, 롱패딩 등 가지각색이었다. 봄을 넘어 여름 상품이 유통가를 채웠지만 주말 사이 경기도를 덮은 이상기후 영향으로 소비 현장에선 ‘겨울 복장’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계절 특수를 기대하던 세탁업계도 감 잡을 수 없는 날씨 상황 탓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화성시 기안동에서 3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 중인 김규만씨(62)는 “보통 이맘때면 겨울 코트나 패딩을 맡기는 손님이 몰려야 하는데 올해는 예년의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며칠 새 다시 추워지자 겨울옷을 맡겼던 손님이 옷을 되찾아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큰 외투들이 자리를 차지하니 빨리 처리하고 공간을 비워야 하는데, 올해는 그냥 놔둬도 될 것 같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농촌도 변덕스러운 날씨에 곤혹스럽다. 이날 평택시 서탄면에서 만난 농민들은 “인근 농가마다 토마토, 오이, 애호박 등을 재배하고 있는데 요즘처럼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작물 생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온도를 맞추는 데 애를 먹는다”고 입을 모았다. 애호박 농가를 운영하는 유형섭씨(67)는 “지난해보다 10만원 넘게 난방비를 더 쓰고 있지만 낮은 기온에 생장이 지연되며 수확량은 오히려 10~20% 줄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계절에 따라 움직이던 유통·소비·생산 사이클이 이제는 ‘기후의 눈치’를 보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의 신호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이상기후가 의식주 전반의 소비 패턴을 바꾸면서 계절 마케팅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며 “산업 전반에서 기후 민감도를 높이고, 소비 흐름의 변화를 정교하게 읽어내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산업 구조는 기후 리스크 대응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며,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기술 개발뿐 아니라 관련 보험이나 금융 상품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MBK 조단위 대출… 밀월관계 의혹 ‘도마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오랜 거래 관계를 맺어온 NH투자증권이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도마에 올랐다. MBK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가운데, 수년간 반복된 인수금융 지원이 ‘밀월 관계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2015년 MBK의 홈플러스 인수 당시 전체 거래금액 7조2천억원 가운데 약 60%에 해당하는 4조3천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제공한 금융기관 중 하나였으며 이후에도 MBK가 주도한 대형 M&A마다 NH투자증권이 주요 자금 공급처로 등장했다. 오스템임플란트(1조원), 고려아연(1조1천775억원), 메디트(296억원), 다이닝브랜즈 지주사(369억원) 등 굵직한 거래마다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반복적 협업을 두고 “MBK가 NH투자증권의 주요 수익처가 된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우량 고객을 중심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일반적인 IB(투자은행) 관행”이라는 반론이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인수금융 주관 실적 2조원을 넘기며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급성장 배경에 ‘MBK 효과’가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처럼 두 기관의 긴밀한 관계가 재조명되는 가운데, 홈플러스 사태 이후 NH투자증권의 대응을 둘러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가 카드매출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TB)과 관련해, 일부 증권사들이 홈플러스 경영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NH투자증권은 고소에 참여하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은 하나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ABSTB 물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아 의문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이 홈플러스 사태의 실질적인 피해 당사자임에도 MBK와의 관계를 의식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시선도 제기된 바 있다. 홈플러스의 정산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납품업체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농협경제지주와 서울우유, 유가공 조합 등 농축산 단체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사태의 원인과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납품대금 미지급으로 인해 일부 조합은 출하를 중단한 상태”라며 “정부는 피해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가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유가공 업체는 40억~100억 원대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채 납품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업계는 전체 피해 규모가 수천억 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의 이름도 함께 오르내리게 됐다. NH투자증권은 MBK의 홈플러스 인수 당시 4조3천억원 규모의 대출 중 일부분을 차지한 핵심 금융기관이자, 이후에도 MBK가 추진한 주요 인수 거래마다 반복적으로 자금을 댄 곳이다. 농민 자금을 기반으로 설립된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라는 점에서, ‘농축산업계의 피해를 방관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 것. 더불어민주당 민병덕·박희승·정진욱 의원은 “농민 자금을 바탕으로 한 NH투자증권이 사모펀드의 차입매수를 반복 지원해온 것은 부적절하다”며 “공익성과 책임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기관이 사모펀드의 수익 구조에 지나치게 편승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은 “MBK와의 관계 때문이 아니라, 피해 규모가 크지 않고 판매 순위도 7개사 중 네 번째에 불과해 고소에 나서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고소에 참여한 증권사는 3곳뿐이며, 대부분은 법적 판단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 여부를 결정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 제기된 개인투자자 피해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자산유동화증권(ABSTB)은 전량 법인 고객에게 판매됐다”며 “다수 개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MBK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밀월이라는 표현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MBK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우량 고객이며, 인수금융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수익성이 높은 업무 중 하나”라며 “양사 간 거래는 신뢰에 기반한 정당한 영업활동이었을 뿐,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준 적은 없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사태와의 직접적 연관성에 대해서는 “MBK 요청에 따라 인수금융을 제공했을 뿐, 현재 기준으로는 홈플러스 관련 대출 잔고가 남아있지 않다”며 “자금을 공급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6월 만기가 도래하는 MBK의 고려아연 인수금융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시장 여건과 계약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美 관세 여파…피해 중소기업 돕기 위해 경기도내 정책금융기관 모였다

미국의 관세 강화 조치로 경기도 중소기업들이 경쟁력 약화·단가 압박 등 풍전등화 상황(경기보 14일자 8면)에 놓인 가운데 지역 내 정책금융기관들이 해결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모았다. 자동차·알루미늄·철강 제품 등 관세가 25%로 유지된 상황에서 경영애로가 발생한 중소기업의 정상화를 위한 지원책을 논의하자는 취지다. 14일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도내 5개 정책금융기관과 '제2차 정책금융기관 협의회'를 개최했다. 참여 기관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기남부지역본부 ▲기술보증기금 경기지역본부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기금 경기영업본부 등이다. 이들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고자 신속한 정책자금 지원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후 경기중기청이 지난 2월18일부터 가동한 ‘관세애로 신고센터’에 접수된 경영애로 중소기업 A사를 패스트트랙 지원 검토 대상으로 추천했다. A사는 미국 현지 기업과 500만 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을 진행하던 중 미국 정부의 관세부과 조치로 수출 협상이 지연, 자금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아 공장 증설투자 자금 등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곳이다. 이처럼 지방중기청이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대해 추천하면 센터는 정책우선도 평가 면제 조치와 패스트트랙 등을 결정하게 된다. 조희수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은 “중소기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필요한 자금 공급과 지원이 적시에 이루어져 피해기업들이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美 상호관세 90일 유예에도…경기도 중소기업계 '풍전등화'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413580140

오늘부터 배민 '포장'도 수수료…쿠팡이츠는 무료정책 연장

배달의민족이 포장 주문 서비스를 전면 유료화했다. 고객이 직접 식당에서 음식을 찾아오는 포장 주문을 배민 앱(애플리케이션)으로 할 경우 점주가 중개 수수료를 내야 한단 얘기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배달의민족은 포장주문에 대해 1건당 중개이용료 6.8%를 업주에게 과금 한다. 배민 측은 포장 주문이 늘어날 경우 배달비 부담은 줄어 업주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마케팅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취지다. 배민은 지난해 7월 배달 중개 수수료를 6.8%에서 9.8%로 전격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포장 주문 서비스도 유료화했다. 다만 올해 3월까지 신규 업주의 포장 중개 수수료를 50% 깎아주고 기존 업주에게는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매장에 직접 손님이 찾아오는 포장 서비스에도 이용료를 과금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배민 포장 주문 유료화에 반발해 일부 업주는 포장 서비스를 해지했다. 자영업자 인터넷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안그래도 매출 줄어서 걱정인데, 포장 서비스까지 수수료를 내게 하냐. 포장 서비스를 해지했다" “손님들에게 배민 포장 서비스 중지를 안내하고있다" "서비스 해지하고, 매장 전화로 포장 주문을 받기로 했는데 걱정이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배민은 기존 업주에게까지 포장 주문 중개료를 받는 대신 마케팅 프로모션에 연간 약 300억 원을 투자해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업주를 지원하기로 했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포장 주문은 배달비가 안 드니 점주 입장에서는 배달 주문보다 수익성이 훨씬 높아 포장 비중을 늘리는 것이 이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배민과 함께 포장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연장한 쿠팡이츠는 올해 이를 더 연장키로 했다.

中 희토류 수출 제한..."상징적인 관세 맞불"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반도체, 국방장비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중국이 이 자원을 "무기화"할 경우 세계 산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상징적 의미에 그칠 가능성이 크며, 미국 산업 전반에 미치는 실질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中 상무부, '군사 전용 우려 기업'에 수출 금지 중국 상무부는 최근 성명을 통해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 희토류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삼았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기술 봉쇄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과거 2010년에도 일본과의 센카쿠열도 분쟁 이후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전례가 있다. 희토류(rare earth elements)는 스칸듐, 이트륨, 란탄족 15개 원소 등 총 17종으로 구성된다. 이들 원소는 극소량만으로도 전자기적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어 '지구의 비타민'이라 불린다. 주요 용처는 스마트폰, 하이브리드차, 풍력터빈, 미사일 유도장치, 반도체 노광장비, 통신장비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있다. 美, 채굴은 있어도 정제는 중국 의존 미국은 희토류 수입의 약 74%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정제 및 분리 기술은 거의 전적으로 중국이 독점하고 있어, 미국 내에서 채굴한 희토류도 중국에서 정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 패스 광산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고순도 정제는 불가능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출 제한이 미국 산업에 일부 긴장을 줄 수 있으나, 당장 산업 생태계를 마비시킬 수준은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자원정책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명백한 정치적 메시지이며, 실제로는 미국이 이미 상당 수준의 희토류 재고를 확보하고 있고,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입 경로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재고·우회 수입·기술 투자로 충격 흡수 중 실제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 희토류 리스크를 의식해 다변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마운틴 패스 광산을 재가동하고, 호주, 베트남, 캐나다 등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희토류 재활용 기술에도 투자를 늘려왔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1억 달러 이상을 희토류 분리 및 재활용 기술 개발에 투입했다. 미국 산업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분야는 방위산업이다. F-35 스텔스 전투기, 스마트 유도미사일, 레이더 시스템 등 핵심 무기 체계에 희토류가 대량 사용된다. 또한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전기차 모터에 쓰이는 네오디뮴 자석은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소재다. 한국도 공급망 다변화 시급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이정훈 교수는 "희토류는 친환경 에너지와 국방기술 양쪽 모두에 걸쳐 있는 소재인 만큼,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반드시 이를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도 희토류 수입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소재 국산화 및 공급망 다변화에 더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주요 국방·전기차 기업들의 주가는 발표 직후 일시적 상승을 보였으나 곧 안정세를 되찾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수출 제한이 실제로는 제3국을 통한 간접 수출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고, 미국이 이미 대체 경로 확보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일회성 외교 카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토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번 조치는 희토류라는 전략 자원을 둘러싼 경쟁 구도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하지만 산업계가 마비되거나 패닉에 빠질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자원은 무기화될 수 있으나 그 무기가 실효적일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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