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설이 민주당 발화, 청와대 진화, 김종필 침묵속에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한나라당 민주계(김덕룡), 한국신당(김용환), 민국당(김윤환) 등을 포함한 신당 창당설과 개헌설이 나오는 판이다. 심지어는 3김연합설에 김대중명예총재, 김종필총재체제의 신당구도까지 흘러나온다. 김대중대통령의 다수당 염원은 오랜 터여서 전혀 근거가 없다고는 믿지 않는다. 다만 방법과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또 김종필씨 역시 합당 조건만 맞으면 당내 반대세력에도 불구하고 자민련 간판을 내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 또한 값올리기 눈치만 살피고 있다. 민주당이 자민련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국회법개정에 야당을 빙자해 소극적이었던 것도 합당쪽으로 유도하기 위한 저의가 깔린 것으로 보아져와 여당의 합당 또는 신당창당설은 인정할만한 충분한 배경이 있다. 김대중대통령의 이같은 구상은 집권후반기를 다수여당으로 이끌어 국정에 안정을 기한다는 것이 명분일 것으로 안다. 그러나 정권편의에 의한 인위적 정계개편은 국민의 눈엔 순전히 정상배적 정략으로 비쳐 심히 거부감을 갖게 한다. 지난 4·13 총선 민의에 배치되고 인위적 정계개편을 하지 않기로 다짐한 여·야 총재회담 합의사항 파기이기도 하다. 민주당 정권이 소수여당의 한계를 의석 숫자 놀음으로만 극복하려한 것이 크게 보면 오늘의 국정난맥과 경제위기를 불러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호 정략적 이합집산의 합당이나 신당창당을 한다하여도 역리로 만든 다수여당은 결코 순탄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객관적 판단이다. 차라리 지금의 민주당보다 못할 공산이 다분하다. 김대중대통령은 재야시절에도 숱한 당을 깨고 만들곤 하였다. 집권한 뒤에도 국민회의를 해체하고 민주당을 만들었으면서 또 민주당을 깨고 신당을 만든다면 창당꾼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국민에게 주기 십상이다. 소수 여당이어서 일을 못한다는 것은 독선을 합리화 하려드는 어거지밖에 안된다. 소수 여당 일수록이 정도로 가는 것이 순리다. 그래야 국민의 지지를 받고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다수 야당을 설복시켜 협조를 얻을 수가 있다. 김대중정권이 과연 이같은 순리에 충실했는지 겸허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오늘의 경제위기타개, 집권후반의 안정 또한 여기에 있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는 것이다.
다중의 힘으로 목적을 관철하려는 집단시위·집단민원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민주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더욱이 일부 민원인들이 최근 기업의 구조조정과 경제불황으로 야기된 사회적 혼란분위기에 편승 ‘민원시위’를 사회적 불만해소의 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우려를 금치 못할 일이다. 지난 한해동안 경기도 본청에 제기됐던 민원을 보더라도 20인 이상 집단민원이 127건에서 올해는 181건으로 늘었고, 일선 시군의 민원도 작년 1천972건에서 올해는 2천100건으로 늘었다. 돌이켜 보건대 지난 87년 소위 6·29선언 이후 각계 각층에서 억눌렸던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하면서 날마다 시위와 농성이 끊이지 않고 소요가 계속 돼 왔지만 우리는 이를 암울했던 독재와 권위주의통치 아래서 쌓였던 민주화욕구가 각계에서 표출할 수 밖에 없는 전환기의 한 과정으로 보고 이해해왔다. 그러나 십수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여전히 강도높은 시위와 농성이 계속돼 사회가 시끄럽고 뒤숭숭하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민주사회에선 누구나 그들의 주장을 개진하고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진다. 하지만 그 주장과 의사표시는 어디까지나 합법적이어야 하고 이성적이어야 하며 비폭력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 주변에서 빚어지고 있는 각종 집단행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민주시민이 갖추어야 할 합리성과 합법성을 도외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는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행동은 비민주적인 과격한 방법으로 나오고, 자신들의 권리는 크게 주장하면서도 상대방의 권리는 밥먹듯 짓밟는 일이 허다하다. 집단행동의 고질화는 무엇보다 국가와 사회의 기강이 서있지 않은데서 비롯된다. 느슨한 국가경영과 균형감각을 잃은 법집행은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무엇이건 얻어낼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기 십상이다. 수없이 진정·건의해도 반응을 보이지 않던 행정기관들도 주민들이 집단행동을 하면 거의 해결해주는 기민성을 보인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위만능’을 일방적으로 탓할 수만은 없는 것이 오늘의 딱한 현실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이 사회의 갈등구조를 시정하고 억울한 사람은 누구나 적절하게 보상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있다. 그러나 이 목표의 달성은 다중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국가와 그 구성원의 이성적인 판단과 합법적인 합의에 의한 것이어야 하는 것이다.
전국 20여개 시민단체가 지방예산 ‘심의단계’에서부터 낭비성 거품예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직적인 압박·감시활동에 나섰다. 기초단체 예산안의 지방의회 통과시한(21일)을 맞아 각 지역 시민단체들이 잇따라 내년 지방예산 평가·분석자료를 발표하고 지방의회에 대한 예산 삭감 압박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수원경실련·안양군포희망21 등 전국 20개 지역 시민단체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 예산 가운데 행정자치부의 경상비·판공비 10% 감축 지침에도 불구하고 군포시는 업무추진비의 경우 올해대비 1.67%, 안양시는 올해보다 3.4% 많은 41억1천만원, 평택시도 각각 2억원을 증액했다. 안산시와 안양시는 지방의원 해외연수 1인당 한도액을 13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행자부 지침을 3배이상 초과한 1인당 450만원을 책정하는 등 지방의회와 관련된 낭비성 경비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축제 및 행사경비의 경우 안산예산감시네트에 따르면 성호문화제·별망성예술제·대부도축제 등 지역축제 관련예산이 각각 100∼263%씩 대폭 증액됐다고 하니 놀라웁다. 이와같은 시민단체의 예산편성 감시운동은 지방행정의 참주인으로서 납부한 세금이 타당한 곳에 사용되는가를 분석하고 그 시정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납세자로서 ‘납부의 의미’만을 요구받았던 주민들의 ‘권리회복운동’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의 예산감시운동에는 물론 적지 않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자치단체예산편성 단계에서부터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부담을 자치단체와 지방의회에 주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효과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 시민단체들의 예산감시운동이 타당한 것은 내년예산안에 대하여 무조건 삭감할 것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안양·군포희망21의 경우 시민의 충치예방을 위한 수돗물 불소화 사업의 필요성을 지적, 조속한 사업시행을 요구했으며 다른 시민단체에서도 노인과 장애인 관련 복지예산 증액등을 요구한 것이다. 경제불황으로 인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도 파산할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한 이때 펼쳐지는 시민단체들의 지방자치단체 예산감시운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하여 마지 않는다.
교육시책이 일선 학교에서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겉돌고 있다. 교육당국의 금지조치에도 불구하고 방학 중 고교에서의 보충수업 및 자율학습이 여전히 강행되고 있는 것이다. 겨울방학에 들어간 도내 고교의 경우 대부분의 학교들이 경쟁적으로 보충수업을 실시, 고교생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9시에 등교해 특기·적성교육을 명분으로 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한뒤 오후 6시에 귀가하고 있다. 1·2학년 담임교사들이 나서 반강제적으로 종용 실시하고 있는 교육내용들도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시책과는 달리 국어 영어 수학의 이른바 도구과목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방학중 고교교실이 대입준비를 위한 주입식 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는 느낌이다. 교육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같은 현상들은 대입제도 개선을 통해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꾀하려는 정부 시책과 전혀 상반되는 것들이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더욱이 도 교육청 당국이 방학중 일선 고교에서의 이같은 보충수업 등을 예상하고 이를 금지하는 지침을 내렸지만 개선되지 않아 재차 경고했음에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행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고서야 어떻게 정부의 영(令)이 설 것이며, 당국의 교육시책이 제대로 일선 학교에 침투해 시행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물론 입시과열로 인해 우리의 중등교육이 입시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적 고민을 이해못할 바 아니지만, 그러나 교육당국이 지속적으로 대입제도를 개선하려는 취지가 고교교육의 정상화에 있으므로 이에 배치되는 방학중 보충수업 등은 금지하는 것이 옳다. 지금 우리는 시험의 노예가 돼 버린 고교생과 주입식 학원으로 전락한 고교교실을 그대로 두고서는 국가 사회의 발전을 기할 수 없는 교육위기 상황에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당국의 새 입시제도가 내신성적의 비중을 크게 높여가려는 까닭도 바로 학원식 수업을 지양하고 전인교육의 활력을 불어넣자는 데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학교당국은 방학중에도 학생들을 등교하도록 붙들어 놓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학을 유익하게 보내도록 교외지도에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학교수업에 쫓겨 소홀히 했던 교양서적을 읽게 하던가,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게 하고, 남을 돕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실감케 하는 사회봉사참여 등 교내에선 겪지 못하는 다양한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전인교육에도 도움되는 길임을 유념해야 한다.
파주 5대 명산의 하나인 심학산이 대수난을 겪고 있다. 본보 기획보도에 따르면 최근 4년전부터 전원주택단지 개발 등으로 심학산 산허리 곳곳의 산림이 흉물스럽게 훼손돼 초토화 되고 있다. 특히 자연경관과 전망이 좋고 양지바른 교하면 산남·동패·서패리 일대 능선은 보존임지 경계지점인 해발 155m까지 산림이 까뭉개진 채 전원주택들로 뒤덮여 풍치를 해치고 있다. 이처럼 무분별한 난개발로 훼손된 산림이 지난 96년 이후 4년간 111건에 45만3천㎡에 이르고 있으니 놀랍기만 하다. 이중 15만여평은 공사지연 및 중단으로 울창한 산림이 잘려나가 황토를 드러낸 채 방치되고 있다. 도시의 허파기능을 하는 산림들이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훼손돼 병들어가고 있는 산하를 보고 있노라면 공분을 금할 수 없다. 더군다나 심학산은 국내외 관광객 왕래가 잦은 자유로에 인접해 있고 오두산 전망대와 함께 서부전선의 주요 군사요충지로 함부로 개발할 수 없는 지역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군사시설보호구역인 심학산의 산림훼손과 건축행위에 대해 군당국이 어떻게 ‘조건부 동의’를 남발하게 됐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군당국이 군사작전 측면의 고려보다 전원주택 건축주들의 입장을 우선 배려한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해못할 것은 산림청도 마찬가지다. 파주시가 심학산 산림훼손 예방을 위한 내부지침을 만들었으나 산림보전에 힘써야 할 산림청의 반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폐기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일이다. 파주시가 마련한 ‘주택건설을 위한 산림형질변경 사무지침’은 무분별한 산림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음에도 산림청이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시책에 역행한다며 폐지명령을 내린 것은 공직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경직성의 소치이다. 참으로 답답하고 한심한 일이다. 산림이 목재를 생산하는 경제적 가치외에 대기를 정화하고 풍수해를 방지하며, 야생조수와 생태계를 보호하고 휴식공간 제공과 정서를 순화하는 등 공익적 효용도 지니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가져다 주고 아름다운 경관으로 우리의 마음을 편히 쉬게 하는 것은 경제이상의 가치인 것이다. 그런데도 지난 수십년간 정부의 녹화사업시책에 순응하며 심고 가꾸어온 산림을 분별없이 자르고 산야를 파헤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더욱이 심학산엔 선사시대 지석묘가 산재해 있고 조선 도학의 거봉인 구봉 송익필선생의 유허비도 있어 보존가치 큰 산이다. 더 이상 훼손을 방치해선 안된다. 관계당국은 심학산을 자연공원으로 꾸며 주민에게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행자부가 지방의회 의원의 유급제를 포함,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거구제로의 변경, 정당 공천 배제 등을 골격으로 하는 지방의회제도의 개선책을 발표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발표된 내용은 오는 27일 개최될 지방자치제에 대한 토론회를 앞둔 시점에서 제기된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의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예정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에 지방자치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동안 지방의회제도 개선을 비롯한 지방자치 개선책에 대한 의견은 상당히 개진되었다. 특히 지방의회 의원들의 각종 비리가 발생하여 여하한 형태로든 지방의회 제도에 대한 개선 필요성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대부분의 지방의원들이 지역의 토호, 또는 특정기업의 대표자이기 때문에 업체의 보호를 위하여 또는 개인적 이해에 급급하는 예가 많아 현재의 지방의회 제도는 개선되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또한 현재지방의원들이 받는 회의 수당 등 각종 명목으로 받는 돈을 가지고는 효과적인 의정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것도 유급제 도입의 이유이다. 지방의원 유급제는 여·야정당에서 이미 제기된 문제이긴하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최고위원과 부총재 경선 공약에서 강하게 제기되었으며, 지난 9월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이를 공식적으로 제기하였다. 즉 민주당은 9월 대변인 성명을 통하여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역뿐아니라 기초의회 의원도 유급화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으며, 한나라당의 정책위의장도 이에 대한 찬성의견을 밝힌바가 있다. 그러나 자치비의 주민부담이 가중되는 유급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의원 정수의 축소와 선거구제의 변경을 추진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실효성을 보장한다고 보기엔 역시 의문이다. 의원의 질 향상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선 유급제보다 전문인력을 더 보강하여 집행부와 정책 대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점진적 향상을 기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의원들 자신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밖에 의회가 집행부에 예속되지 않고 독자적 인사권을 행사, 능력있는 전문인사를 영입, 전문성을 높이는 것은 새로운 방안이라 할수있다. 지방의원의 정당 공천배제는 고려할 여지가 있다. 지방자치는 주민자치의 풀뿌리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제도다. 현실적으로 정당공천은 별 실효가 없음에도 투표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정당선택과 인물선택을 두고 공연한 혼란만 일으킨점이 많았다. 지방자치는 지방행정이지 지방정치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 주민위주의 지방자치 발전이라는 원칙에 입각한 폭넓은 검토가 있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휴대전화 업체가 소비자들의 민원을 경시하고 있다는 보도는 심히 유감스럽다. 단말기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고 경제불황이 계속됨에 따라 휴대전화 수리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으나 휴대전화 업체가 소비자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무성의한 자세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보조금제도가 폐지된 이후 단말기 가격이 수십만원대에 이르자 소비자들은 휴대전화 고장시 새로 구입하기보다는 애프터서비스를 문의한다. 그러나 업체측이 품질보증기간을 무시한채 소비자들에게 과실책임을 떠넘겨 과다한 수리비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얼마전 소비자보호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단말기품질과 관련한 상담문의 1천32건 중 피해신고사례는 447건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던 1∼5월까지 147건과 비교할 때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누구나 경험하는 경우이지만 휴대전화 고장은 돌발적이다. 배터리가 충전된 상태에서도 갑자기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등 휴대전화가 작동하지 않아 관련사에 애프터서비스(A/S)를 요구한다. 하지만 업체측은 거의가 제품을 떨어뜨린 충격으로 부품에 고장이 난 것이라며 수리비 10만원을 요구한다. 조사결과 품질보증기간일 뿐만 아니라 외형상 파손흔적이 없는데도 업체측에서는 고장 원인을 일방적으로 소비자의 잘못 사용으로 전가한다. 또 다른 사례들도 많다. 휴대전화를 구입한지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전원이 꺼져 무상수리를 받았지만 한달만에 또 같은 문제가 발생하여 사용자가 또 다시 수리를 의뢰하면 업체측은 사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파손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피해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도 규제조항이 마땅하지 않아 큰 문제점이 되고 있다. 해결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일선 대리점에서는 비숙련자가 휴대전화 수리를 하지 말아야 한다. 또 맡긴 기기가 분실되는 사례까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본사에서 직접 애프터서비스를 실시해야 한다. 특히 유상수리시에는 소비자가 직접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서비스를 해야 한다. 휴대전화 업체가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과실책임을 넘기고 수리비를 과다하게 요구하는 등 휴대전화 업체의 애프터서비스가 더 이상 무성의해서는 안된다. 사용자를 최우선으로 대우하는 휴대전화 업체의 운영 개선을 촉구해마지 않는다.
우리 경제가 또다시 위기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가계심리는 꽁꽁 얼어붙고 기업들은 심각한 자금난을 겪으며 부도율이 높아지고 중소제조업의 가동률이 계속 떨어지는 등 각종 지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가계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가 68.8을 기록했다. 소비자 평가지수가 100 미만이면 6개월 전에 비해 소비를 줄인 가구가 더 많다는 것을 뜻하는 11월의 이같은 수치는 소비자 평가지수조사를 시작한 98년 11월(65.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현재의 경기상황에 대한 평가는 전달 70.6에서 56.6으로 급락 98년 11월 이후 경기가 가장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 6개월후의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도 89.8에서 84.2로 5개월 연속 떨어졌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11월중 전국의 어음부도율이 0.63%로 전달의 0.22%에 비해 크게 증가했고 중소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이 넉달째 하락 10월중엔 75.3%에 그쳤다. 이같이 경제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보이기 시작한 위기의 징조가 각종 지표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나같이 우울하고 비관적인 지표와 분석들이다. 무엇 때문에 이런 위기상황이 닥친 것일까. 원인은 분명하다. 고유가와 반도체가격 급락, 그리고 환율불안 등 대외여건 악화에다 대우차 부도 금융경색 공기업·금융구조조정 지연 정부정책 불신등 대내 불안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경제 전반에 퍼지고 있는 지나친 위기의식과 과도한 불안감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기업의 투자를 얼어붙게 해 오히려 경기하강을 앞당기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시급한 것은 정부의 정확한 현실 인식과 비상한 대책이다. 우선 현 상황을 경제난국만이 아닌 총체적 난국으로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각 부문의 구조조정을 빨리 매듭지어 불확실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경제문제는 경제논리로 풀되 확고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확실히 실행함으로써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기업활력을 되살려 주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경제성장에 걸맞는 적절하고 건전한 소비를 할 수 있게 유도하고,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여 생산과 수출이 순조로워야 국민생활의 질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환경사범 단속권을 놓고 업무이양이냐, 업무위임이냐의 해석이 엇갈리는 것 같다. 환경부는 대통령 직속기구인 ‘지방이양실무추진위원회’의 환경업무지방 전이결정을 위임으로 보는 반면에 경기도는 이양으로 해석, 맞서고 있다. 이는 비단 경기도 뿐만이 아니고 모든 광역자치단체가 다 해당하는 사항인 점에서 주목된다. 위임과 이양은 근원적으로 달라 이의 해석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위임은 위임사항에 국한, 자결권이 있을 수 없는 반면에 이양은 효율적인 자결권을 갖기 때문이다. 우리는 환경부와 경기도가 각기 다른 해석을 둔 환경업무의 접근이 어떤 의식에 의한 것인가를 먼저 알고 싶다. 왜냐하면 권리행사 측면으로 보고 고집한다면 환경업무 집행의 정상화가 곤란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환경업무관장을 공권력의 의무측면으로 보고 업무집행 주체의 타당성을 밝히고자 한다. 한마디로 환경사범 단속권은 광역자치단체인 지방에 이양돼야 한다. 정부부처인 환경부는 기본적 환경정책만 수립, 제시하면 된다. 중앙부처가 지방의 환경사범을 일일이 단속한다는 것 자체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이와관한 공권력이 이원화 아닌 이원화의 기형적 구조가 되어 환경사범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환경폐해의 현실이 이를 여실히 말해준다. 막상 단속권을 가진 환경부는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반면에 막강한 행정력을 지닌 지방은 정작 단속권에 제약을 면치 못하여 사각지대로 겉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방이양실무추진위원회’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또한 불만을 제기한다. 환경사범 단속의 지방전이를 결정해 놓고 환경부가 이의를 제기하자 단서를 붙여 위임도 이양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책임있는 대통령의 직속기구라 할수 없다. 환경사범 단속은 국토의 청정화작업이며, 환경공해는 더 미룰수 없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 마당에 단속권의 지방이양에 인색하려 드는 환경부의 자세는 부처탈거주의의 통폐라 아니 할수 없다. 중앙권력의 지방분산을 수반하는 지방자치 취의에도 어긋난다. 우리는 환경사범 단속권을 지방에 이양, 환경보전에 대한 책임을 지우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한다. 아울러 이를 위한 법령 및 시행규칙의 과감한 개정을 촉구한다.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컴퓨터는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었으며, 최근에는 대부분의 가정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홈뱅킹, 홈쇼핑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렇게 발전된 정보화 수준이 긍정적으로 유용하게 이용되기보다는 음란사이트와 같은 불량한 내용이 인터넷을 통하여 파급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요망되고 있다. 현재 음란사이트는 무려 11만여개에 달할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니 놀라운 현상이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많은 청소년들이 음란사이트에 접속하고 있어 교육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건전한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시급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된다. 이번주 부터는 학교들이 겨울방학을 맞이하게 되어 청소년들이 음란사이트를 접속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많이 가질 수 있어 그대로 방치하게 된다면 더욱 심각한 청소년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최근 한국성과학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중3 이상 고3 학생들의 77%가 인터넷 음란사이트를 접속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번져 있다. 이들은 음란사이트를 통하여 성적 자극을 충동받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원조교제, 매춘 등 비행의 길로 접어들어 성범죄와 연결되는 사례도 있다. 또한 이런 음란사이트에 재미를 붙인 청소년들은 컴퓨터에만 매달려 있어 가족과의 대화가 단절되는 등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정부당국이 관련 법규의 제정, 개정 등을 통하여 인터넷 정보의 자율적 등급제 도입 등을 실시해야 되며, 동시에 음란사이트의 제작, 유통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된다. 특히 검찰은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법을 위반한 경우, 엄격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며 게시판 대여업자들의 음란사이트 유통구조도 강력하게 규제, 단속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음란사이트 접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가정에서는 부모들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가급적 자녀들과 시간을 많이 갖고 컴퓨터 사용 규칙 등을 정해 음란사이트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최소화해야 된다. 추운 겨울 방학동안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이 음란사이트에 물들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사회적 관심이 요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