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주연 ‘태왕사신기’ 28일 제주 첫 촬영

역사드라마 ‘태왕사신기’가 오는 28일 첫 촬영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벌써부터 일본 여성 팬들의 발길이 제주를 향하는 등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한류스타 배용준(욘사마)이 출연한다는 하나만으로 드라마 촬영이 이뤄질 묘산봉지구를 찾는 일본 여성 팬들의 발길이 늘고 있는가 하면 일본 여성 100여명은 최근 제작사 측에 무료 엑스트라 출연을 제안하는 등 일본에서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다룬 대하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광개토대왕 역을 맡은 배용준은 ‘한류열풍의 핵’. 여기에 당대 최고의 여배우 문소리와 최민수, 정진영, 박상원 등이 가세하면서 제주발 한류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첫 촬영은 2월의 끝자락인 28일 예정되어 있다. 광개토대왕의 어린 시절(담덕) 말을 타고 달리면서 공놀이를 하는 장면으로, 묘산봉지구가 아닌 모처에서 촬영된다. 촬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다음달에는 일본에서 1000여명이 전세기로 제주를 찾겠다고 ‘예약’되어 있는 등 드라마 제작과정에서부터 제주발 한류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여성잡지에 ‘욘사마 촬영장 현지급파 르포’기사가 특집으로 다뤄지는가 하면 특별취재팀을 구성, 제주를 찾는 일본 언론사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촬영도 시작하기 전에 일본 여성팬들이 대거 배용준이 출연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제주를 찾고 있다”면서 “태왕사신기 촬영 이후에는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을 건립하는 등 ‘한류열풍’의 명소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MOVIE/손님은 왕이다.구세주.흡혈형사 나도열

조연에서 주연으로… 한국영화 3選 ● 손님은 왕이다 협박은 치밀하게…유혹은 은밀하게… 변두리에서 3대째 이발관을 운영하고 있는 소심한 이발사(성지루 분). 비록 남이 보기에는 3류 이발사이지만 그는 이발사를 천직으로 알고 스스로를 ‘명 이발사’라 칭한다. 그의 평화로운 일상에 어느날 돌이 던져진다. “너의 더럽고 추악한 비밀을 알고있다”는 말과 함께 왠 정체불명의 협박자(명계남 분)가 나타난 것. 이 협박자는 이발사의 약점을 잡고는 방문할 때마다 정확히 두배 돈을 뜯어내 간다. 게다가 이발사의 아리따운 아내(성현아)에게 흑심을 품고 수작을 걸기도 한다. 참다 못한 이발사는 해결사(이선균 분)를 찾아가 협박자의 정체를 파헤쳐 달라고 의뢰한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며 다가오는 공포의 협박자 앞에서 떳떳할 수 있는 자가 얼마나 있을까.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고 버티다가도 은근히 고민하게 될 것이다. 뭔가는 잘못한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인간이 어디 있나. 영화는 이 점에서 썩 흥미롭게 출발한다. 일본 니시무라 교타로의 단편소설 ‘친절한 협박자’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약점 잡힌 인간이 무기력하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을 호기심 어린 눈길로 지켜보게 한다. 미장센도 인상적이다. 검정과 흰색이 교차되는 체스 무늬 바닥에 정신병원처럼 온통 하얗게 칠해진 이발소의 인테리어는 대단히 그로테스크하게 보인다. 여기에 차가운 금속성 가위와 칼이 소품으로 놓여 있으니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심리극으로선 괜찮은 배경이다. 그러다가도 문을 열고 나오면 평범한 변두리의 광경이 펼쳐진다는 것 역시 재미있다. 이는 협박이 이발소 내에서만 유효하며 어쩌면 현실과 동떨어진 그 무엇임을 귀띔하고 있다. 성지루·명계남·성현아는 맡은 바 캐릭터를 충실히 소화해내며 비교적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문제는 후반부. 흥미로운 전반부에서 180도 좌표를 틀어버린 후반부는 황당하다. 협박범의 원래 직업이 단역 배우이고 그가 이발사 못지않게 스스로를 명 배우라고 여기는 것까지는 좋다. 3류 인생에 대한 찬가에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그런데 영화는 갑자기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온다. 협박범을 연기한 명계남의 실제 캐릭터와 인생이 극중 캐릭터와 혼합이 되면서부터다. 그가 실제 출연한 ‘초록물고기’ 등의 영화가 거론되고 그들 작품에서 그가 연기했던 모습이 비중 있게 다뤄지면서 신선한 협박 느와르는 갑자기 신파조의 인생극장으로 돌변한다. 이때문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상황마저도 퇴색되버리고 만다. 잘 나가다 방향성을 잃고 사족을 붙인 격이다. 용두사미다. 23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 구세주 백만장자 내남자로 만드는 법 시사회 직전 제작사 대표가 등장해 “우리 영화 쌈마이(일본어로 삼류라는 뜻의 영화계 속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선입견이 못내 우려됐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는 그의 주장대로 쌈마이는 아니다. 신이와 최성국, 두 조연 배우를 당당히 주연으로 내세운 ‘구세주’(감독 김정우 제작 익영영화)는 두 배우의 이미지와 연기력을 결합하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 영화다. ‘색즉시공’을 통해 코믹 배우로 확실하게 자리를 매김한 두 배우는 열과 성을 다해 자신들의 첫 주연작을 만들어냈다. 최성국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느끼하기 이를 데 없는 이미지를 최고조로 끌어올렸고, 신이는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 위해 눈물겨운 투혼을 보였다. 특히 신이는 못생기고 가진 것 없으나 순정 하나만은 순도 100%인 여검사로 등장해 코믹과 액션, 멜로 등까지 소화해냈다. 그러나 마음을 활짝 연 관객이라면 몰라도 임팩트(Impact)의 결여는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코믹적인 상황에 드라마까지 가미하려 했으나 몇몇 장면에서 억지웃음이란 잔상이 고개를 든다. 무엇보다 신이와 최성국의 개인기는 출중하나 두 배우가 자신들의 연기에만 급급한 채 한데 어울리지 못하고 겉돈다는 인상은 큰 결함으로 보인다. 엄청난 부잣집 외아들 임정환(최성국 분). 굳이 사회에 나갈 이유를 찾지 못하고 연극학과 대학생활을 무려 10년째 이어가고 있다. 혼자 놀기 심심해 친구의 등록금까지 대주면서 말이다. 남들 버스 타고 가는 MT장소에 혼자 뚜껑 열린 외제차를 타고 도착한 정환은 얼떨결에 폭탄 고은주(신이 분)를 구하게 된다. 고은주는 자신의 구세주로 정환을 점찍는다. 은주는 입대한 정환을 갖은 방법으로 유혹해 마침내 겁탈당하는데 성공한다. 2년 후 여전히 날라리 대학생을 면치 않고 있는 정환 앞에 검사가 된 은주가 등장한다. 검사답게 친자 확인서류까지 준비하고 쌍둥이를 앞세운다. 얼떨결에 결혼하게 된 정환이 은주에게서 벗어나려 하지만 결국 가족애를 깨닫는다는 게 주요 내용. 사이사이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참. 김수미의 존재는 눈부시다. 단 5분 정도 나오는데도 그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하 나가 인상적이다. ● 흡혈형사 나도열 미국에 배트맨… 한국엔 ‘나도열’ 있다 배우 김수로의 코믹 연기를 믿는가. TV 오락 프로그램에 나왔다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그의 입심에 지지를 보낸다면 ‘흡혈형사 나도열’(감독 이시명 제작 SM필름·청어람)이 선사하는 웃음의 코드 역시 정겹게 다가올 것이다. 다만 기대 심리는 좀 줄일 필요가 있다. 특히 그를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나오는 증상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김수로와 이시명 감독은 코믹 영화를 만들면서 자존심을 지켰기 때문이다. 화장실 유머나 슬랩스틱 액션은 배제하는 대신 드라마를 강조한 것. “코믹 영화에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한없이 경박함으로 흘러 결국 뒷맛이 찜찜한 다른 코믹영화와 차별화를 꾀한 건 분명하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코믹 영화 기자 시사회에서 그처럼 유쾌한 웃음이 흘러나온 건 꽤나 오랜만이다. 일단 데뷔 후 첫 단독 주연을 맡은 김수로는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 성심성의껏 연기를 펼쳤다. 멍석이 제대로 깔린 덕분에 그의 풍부한 표정 연기는 더욱 생명력을 얻고 관객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능력은 이제 어떤 경지에 올라선듯 하다. 얄팍한 상황에 기댄 웃음이 아니라 꽉 찬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코미디인 까닭에 웃음은 부담없고 깨끗하다. 김수로의 연기와 보조를 맞추는 영화의 콘셉트도 인상적이다. 성적으로 흥분하면 흡혈귀로 변하는 형사 캐릭터는 학교로 간 조폭못지 않은 활력을 얻는다. 그에 대한 제작진의 자신감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반영된다. 기획단계에서 3편 제작을 못박았던 대로 아예 속편을 노골적으로 염두에 둔 것. 적당히 비리를 저지르며 사는 형사 나도열은 어느날 흡혈 모기에 물린 후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다. 성적으로 흥분하면 송곳니가 돋아나고 노란 고양이 눈이 되며 피를 빨고 싶어진다. 그런데 이런 변화에 적응할 새도 없이 더 기막힌 일이 발생한다. 형으로 믿고 따르던 선배 강형사가 나도열이 평소 뒤를 봐주던 조폭에게 당하고만 것. 비리는 저지르지만 기본적으로 순진하고 양심이 있는 나도열은 이에 격분, 강형사의 복수에 나선다. ‘2009로스트 메모리즈’에서 재능을 선보였던 이시명 감독은 전작과 전혀 다른 코믹영화를 자신만의 색깔로 칠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피가 흥건하지만 조폭코미디가 아니고 성적 코드를 이용했지만 거북스럽지 않다.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는 대신 확실한 캐릭터를 믿고 소신대로 드라마를 붙여나간 덕분이다. 나도열이 애인을 생각하며 슬퍼하는 설정이 닭살스럽지 않고 갑자기 깨달은 자신의 괴력에 철없이 취해버리는 모습 역시 밉지 않다. 한마디로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 이로 인해 김수로를 보며 원없이 웃고 싶었던 관객들은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간 큰 가족’이 그랬듯, 흥미로운 소재와 결합한 알맹이 있는 코미디는 적어도 몸에 해롭지는 않다. 최소한 바보 흉내를 내지 않고도 웃길 수 있다는 것이 어딘가. 그 점을 높이 산다. 15세 관람가. {img5,r,000}● 전화번호에 얽힌 3인3색 러브스토리 전화번호에 얽힌 3가지 사랑이야기를 그린 단편영화 3편이 오는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시사회와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개봉된다. ‘3인 3색 러브 스토리:사랑즐감’이란 제목의 이 영화는 KT가 제작하고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늑대의 유혹’의 김태균 감독 등 국내 유명 감독들이 참여했다. 영화는 전화번호가 사랑의 매개체가 된다는 공통 주제로 ‘기억이 들린다’, ‘I’m O.K.’, ‘폭풍의 언덕’ 등 단편영화 3편으로 구성됐다.

드라마 초치기 제작 관행,대안은 없나?

"'내 인생의 스페셜'은 왜 지난 여름에 촬영하고도 이제야 방영되는 거죠?" "촬영도 덜 된 '늑대'를 방송한 게 이해되지 않네요." 촬영 중 문정혁(에릭)의 부상으로 방송이 중단된 MBC 월화 드라마 '늑대' 대신 지난 6일부터 '내 인생의 스페셜'이 방영되자 시청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줄거리가 탄탄하다' '배우들의 연기가 출중하다'는 칭찬과 함께 '사전에 잘 만들어 놓은 드라마가 있는데 굳이 촬영이 덜 된 드라마를 급하게 제작해 방송하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사전에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사전 제작된 드라마는 현재 1∼2편에 불과하다. 방송 한 달 전 촬영이 시작되면 그나마 다행이고 대부분 1∼2주 전 촬영에 들어가기 일쑤다. 두 세달 전 넉넉히 촬영에 들어가더라도 7∼8부를 넘기면 초치기 제작 관행을 면치 못한다. 방송사 등에서 드라마 사전제작은 '영원한 숙제'로 통할 정도. 사전 제작이 어려운 원인은 무엇이며 대안은 없는걸까. ◇대본이 없다=드라마 관계자들은 '대본이 나오지 않는데 어떻게 촬영에 들어가느냐'고 하소연한다. 6개월부터 1년 전에 세운 드라마 기획에 맞춰 연출자·작가를 결정하고,배우 캐스팅을 일치감치 끝내도 실제 대본은 방송이 임박해서야 나올 때가 많다. 그나마 시청자 반응에 따라 수시로 수정돼 촬영 당일 연기자들에게 건네진다. 바로 '쪽대본'이다. 한 방송사 PD는 "사전 제작의 선결요건은 사전 대본이겠지만 작가에게 재촉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드라마 작가는 "김수현씨처럼 대작가가 아닌 이상 시청자 반응을 무시하고 미리 써놓는 작가가 어디있겠느냐"면서 "시청자 구미에 맞게 대본 수정을 요구하는 일부 연출자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작가의식 없이 시류에 편승해 (쪽)대본을 만들어온 대다수 작가들에게도 문제는 있다"고 덧붙였다. ◇캐스팅이 어렵다=대본이 늦게 나오더라도 드라마 전반의 줄거리는 잡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캐스팅이 자주 번복되면서 주연 배우가 바뀔 때마다 대본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심지어 일부 스타급 배우는 상대 역부터 조연까지 결정하며 '권력'을 휘두른다. '달콤한 스파이'(MBC)는 주인공이 갑자기 바뀌면서 줄거리가 대폭 수정됐고,'불멸의 이순신' 후속작 '서울1945'(KBS1)는 KBS가 중국 드라마 '칭기즈칸'을 방영하는 바람에 제작시간을 벌었지만 캐스팅 문제로 촬영 기간을 까먹었다. 한 방송사 책임PD는 "몇 개월이라도 일찍 촬영에 들어가고 싶지만 배우들이 그 기간에 해당하는 돈을 출연료와 별도로 요구해와 제작비 추가 문제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드라마가 넘친다=방송3사 드라마 관계자들은 "대본 및 캐스팅 문제가 선결되면 일부 사전 제작은 가능하다"면서도 완벽한 사전 제작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아침·주말 드라마,미니시리즈 등 일주일에 방송되는 드라마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역량있는 작가와 일정 시청률을 담보하는 스타급 배우는 부족하게 마련이다. 이들 관계자는 "초치기 제작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결국 드라마 수를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방송사의 드라마 고위 간부는 "현 70분 드라마를 단 10분 만이라도 줄이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드라마 제작의 또다른 주체인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편성권을 쥐고있는 방송사도 외주제작사의 사전 제작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의 '선편성·후제작' 관행도 '선제작·후편성'으로 점차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와 영화에나 존재하는 백마 탄 왕자님…사랑의 환상 ‘백만장자의 첫사랑’

‘백마 탄 왕자님’은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온다는 사실,이젠 다들 안다. 대신 ‘왕자님’은 TV 드라마에 있고 하이틴 로맨스와 영화 속에서나 존재한다. 아마도 10대에서 20대초반,혹은 아직 사랑의 환상을 갖고 있는 30대 중반의 여성까지도 커버할 수 있을 것같은 유치찬란하고 뽀샤시한 영화 한 편이 나왔다. ‘백만장자의 첫사랑’이 바로 그것. 지난해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식이 현빈이 백만장자 왕자님으로 나온다.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속마음 얘기 못하고 오히려 거들먹거리지만 결국은 순정을 보여주는 삼식이와 비슷한 캐릭터다. 드라마에 이어 이번에도 호텔 상속자인 것은 우연일까? 주민등록증만 나오면 천억원대 유산을 상속받기로 되어 있는 강재경(현빈). 아쉬운 것없이 자라온 까닭에 성질은 못 됐고,심심하면 패싸움에 고등학교는 자퇴. 드디어 유산이 집행되는 날 할아버지의 유언장엔 뜻밖에도 강원도의 한 시골고교를 졸업해야만 상속받을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결국 시골로 전학을 가게 되는데,이곳은 ‘선생 김봉두’에서 봤던 그런 마을이다. ‘웰컴 투 동막골’처럼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동네 주민들에게 뇌물이나 협박은 안 통한다. 재경의 눈엔 1만원짜리 한 두장에 모두가 행복해지는 동네다. 그리고 마지못해 다니는 이 학교에서 자꾸만 한 아이가 눈에 들어 온다. 최은환(이연희). 돈 많은 자신에게 기죽지 않고 오히려 가르치려드는 은환에게 마음이 간다. 이쯤되면 그 이후의 일은 상상가능. ‘가을동화’ ‘내 이름은 김삼순’ 등 트렌디 드라마 좀 봤다는 시청자들의 상상을 뛰어 넘지 못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재경은 돈은 많지만 누구보다 외롭고 어린시절 뭔가 아픈 기억이 있어 비뚤게 커왔을 것이다. 할아버지에게서 유산을 받는다는 설정은 어릴적 부모를 잃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여주인공은 또 어떤가. 가난하지만 착하고 예쁜 여주인공은 불치병에 걸릴 것이며,이 사실을 숨기다가 어느 순간 남자가 알게 되고,이제 막 좋아하게 된 두 남녀는 가슴아프게 이별을 준비할 것이다. 여기에 아름다운 화면은 기본일테고. 역시나. ‘늑대의 유혹’에서 강동원의 한줄기 흐르는 눈물조차 아름답게 잡아냈던 김태균 감독은 이 영화에서 백만장자의 호사스러움과 첫사랑의 아련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잡아내는데 공을 들였다. 현빈은 초반 거침없는 반항아에서 점점 한 여자를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넓은 창마다 노을이 지는 집에서 살고 싶은 은환 역의 이연희는 신인 답지 않는 눈물연기를 펼친다. 현빈을 보고 극장을 찾았다가 이연희를 발견하고 나오는 기분이다. 그러니 이 영화에 100% 빠져들려면 왜 아름다운 사랑은 마지막 순간에만 오는 것이며,왕자님은 해줄 것 다해주고서도 “아무 것도 못해줘 미안하다”고 말하는지 묻지말 것. 그저 현빈의 수려한 외모와 이연희의 예쁜 얼굴에 취해 첫사랑의 판타지를 느껴보길. 단 평소 이런 감상적인 이야기를 한심하다고 생각해왔거나 하품만 하던 관객이라면 바로 수면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

김용만 “신동엽,여자보는 눈 있네”…‘바른생활맨’ 유재석·박수홍 안타까워

“동엽이가 선혜윤PD랑 사귄다는 말을 듣고 ‘너 괜찮은 남자다’라고 해줬습니다.” 7일 200회를 맞은 MBC ‘신기한 TV 서프라이즈’ 녹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MC 김용만은 절친한 선후배지간이자 자신의 소속사 ‘DY 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이기도 한 신동엽과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선혜윤 PD의 핑크빛 소식에 반가운 마음을 표했다. 김용만은 “1년 전쯤부터 둘 사이를 알고 있었다”면서 “처음 알게 됐을 때는 ‘진짜야?진짜야?’라고 선뜻 믿지 못했지만 정말 진지한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동엽이에게 ‘네가 다르게 보인다,보는 눈이 있구나’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선 PD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오가며 볼 때 남의 사람 같지가 않고 제수씨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또 주변에 미혼으로 남아있는 유재석,박수홍에 대해서는 “너무 ‘바른생활맨’이어서 여자가 없는 듯 하다”고 애정어린 비판을 가하면서 특히 유재석에 대해 “부모님이 걱정 많이 하시는데 말로만 ‘올해 만나서 내년에 간다’고 하지 말고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편 김용만은 ‘…서프라이즈’를 비롯해 ‘섹션TV연예통신’,일밤의 ‘전원정답!참 잘했어요’ 등에서 여러 여성 파트너들과 진행을 해본 데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서프라이즈’에서 함께한 김원희,한지혜,정려원,윤은혜 등이 모두 지금 드라마 여주인공들이 되는 등 이 프로를 거친 사람들은 다 잘됐다”면서 “이제 (가수) 심태윤만 뜨면 된다”고 익살스럽게 덧붙였다. 또 “시청자 게시판에서 파트너인 여자 MC들에 대한 비판이 심할 때면 내가 더 부담을 느낀다”면서 “주로 신인들인 만큼 내가 곁에서 개성을 입혀주는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 비판이 심해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 특히 ‘섹션…’에서 정려원에 이어 MC를 맡게 된 현영에 대해 발음 등에 대한 시청자 비판이 있는 데 대해 “요즘 MC는 캐릭터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흡입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현영은 좋은 선택이다”면서 “2000년쯤 코미디TV 프로를 진행할 때 처음 본 이래 지켜봐온 현영은 방송 경험도 다양하고 재치로 무장돼있는 친구다”고 평했다. 김용만은 데뷔 후 쉬지 않고 방송을 계속해오고 있는 데 대해 “솔직히 가수들처럼 쉬었다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그러나 요즘은 (방송이)1∼3개월 단위로 젊은 사람들로 바뀌기 때문에 자칫 흐름을 놓칠 수 있어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앞으로 맡고 싶은 프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좋아해 ‘다큐 코미디’식 프로를 해보고 싶다”면서 “특히 드라마 뿐 아니라 예능프로도 긴 호흡으로 시간과 인력을 투자해 사전제작 프로를 만들어야 하고 곧 그런 프로들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에릭,허리디스크 후유증 심각…재검 결과 8주 진단

드라마 ‘늑대’ 촬영 중 스턴트 차량에 치여 입원 중인 에릭(문정혁)의 허리디스크 후유증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3주째 입원 치료 중인 에릭은 6일 재검진을 받은 결과, 기존 진단에 4주가 더해진 총 8주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에릭의 소속사인 굿이엠지는 “허리 3,4,5번 요추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아 회복을 위해 최대한 안정을 취하고 있었으나 통증이 계속되어 재검을 받았다”며 “그 결과 상태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도 여전히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증상의 완화가 없어 추가로 4주간의 치료와 안정이 요구된다는 것이 의료진의 판단이다”고 전했다. 또한 “후유증으로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목과 어깨에 대해서도 MRI촬영을 시행했고 다음 주 초 검사결과에 따라 치료방법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에릭은 오른 발목의 인대손상 및 선상 골절로 앞으로 일주일은 더 깁스를 해야 하며, 이후 2∼3주 동안 재활 치료를 한 뒤 수술 혹은 추가 치료 여부를 다시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굿이엠지는 “아직은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있지만 치료와 회복을 최우선으로 두고 노력 중이다”며 “‘늑대’의 향후 촬영 일정에 대해서도 제작진과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맨해튼을 적신 비’에 美현지 음악계 관심…“90년대 음악같다”질책도

‘맨해튼을 적신 레인’ 가수 비(24)의 행보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 시어터에서 가진 비의 무대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아시아계 여성 팬들이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미국 현지 언론과 대중음악계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만은 분명했다. 비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5일 “소니뮤직,유니버설 레코드,워너브라더스 뮤직 등 미국 유력 음반사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공연 후 대대적인 투자 제의도 들어왔다”고 밝혔다. 뉴욕의 언론들도 비의 공연 소식을 다루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4일 “호리호리하면서도 강한 ‘레인’은 한국에서 ‘비’(Bi)로 알려져 있으며 드라마 연기자로도 활동한다” “프로듀서인 박진영에 의해 키워졌으며 2002년 이래 세 장의 음반을 발매했다” “목소리는 마이클 잭슨보다 더 낮고 허스키하다” 등 내용으로 비를 소개했다. 뉴욕의 타블로이드판 일간지 뉴욕데일리뉴스 인터넷판에서 3일 ‘정원에 비가 내렸다(Rain drops on Garden)’는 제목 하에 수석 팝음악 비평가 짐 파버의 공연평을 게재했다. 이들 언론은 비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가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멋있는 청년이지만 잭슨의 카리스마,어셔의 편안한 섹스 어필,(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빠른 팝은 없었다”고 평했다. 뉴욕데일리뉴스도 “비는 종종 어셔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에 비교되지만 비의 음악은 이들의 현재 음악만 못하며 이들의 1990년대 음악과 같다”고 비평했다. 이어 스타일을 더 강인하게 만들 것과 스콧 스토치나 더 넵튠스 같은 유명 힙합 프로듀서를 고용해 음악성을 보완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미국에서 한 장의 앨범도 내지 않았지만 이번 공연에서 10대 후반∼20대 초반 아시아계 미국 여성을 고정 팬으로 가졌음을 입증했다”고 인정하며 “김치 이래 한국산 중 가장 인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연을 마친 비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진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면서 “내년 말까지 미국 활동을 위한 기획을 모두 마쳐 여러분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비는 오는 9∼10월 정규 4집 앨범과 영어로 부른 ‘인터내셔널 버전’을 동시에 발매하면서 본격적인 미국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MOVIE/무 극.백만장자의 첫사랑.프랑수아 오종의 ‘타임 투 리브’

● 무 극 장동건 무극’봄바람 탈까 천카이거 감독. 영화 팬들이라면 그의 작품을 한 편이라도 보지 않은 이 없고, 영화 배우라면 한 번쯤 그와 같이 작업하고 싶을 정도로 세계 영화계에 명성이 자자한 스타 감독이다. 장동건. 누가 뭐래도 어느덧 한국 영화계의 대표 주자가 돼 있다. 그는 한국 배우를 넘어 아시아 배우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런 둘이 만났다. 더구나 일본의 대표 선수인 사나다 히로유키와 세계로 활동영역을 넓혀가는 여배우 장바이즈까지 가세했으니 더 이상 화려할 수 없을 정도의 진용이다. 그러나 고개가 갸웃해진다. 운명의 판타지는 컴퓨터 그래픽이 눈에 잡힐 정도인 화면 속에서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드라마는 깊숙한 갈등을 유발하지 못한 채 눈에 보이는 연결 고리로만 힘겹게 엮인다. 한국 관객과 중국 관객 취향이 확연히 다르다는 게 이 영화를 통해 새삼 확인된다. 한국 관객은 중국이나 일본 등과 달리 탄탄한 드라마 구조를 원한다. 중국에선 개봉 첫날 ‘타이타닉’을 제치고 최고 흥행 기록을 다시 썼지만 한국에선 얼마나 먹힐지 모를 일이다. 헐벗고 굶주린 꼬마 칭청(장바이즈 분)은 빵을 얻기 위해 시체를 뒤진다. 운명의 여신은 칭청에게 천상의 아름다움과 함께 천하의 권력과 금은보화를 주지만 사랑은 얻지 못하게 한다. 쿤룬(장동건 분)은 자신이 언제부터 노예였는지도 모른다. 그저 빛보다 빠른 발로 무작정 뛰며 전쟁터에서 주인을 구할 뿐이다. 그가 모시게 된 새 주인은 그의 빠른 발을 눈여겨본 대장군 쿠앙민(사나다 히로유키 분). 쿠앙민은 자신만큼이나 끝없는 야심을 가진 북공작(셰팅펑 분)의 위협으로부터 왕을 구하기 위해 성을 향해 가다 예기치 않은 습격을 받는다. 자신의 운명과도 같은 붉은 갑옷을 쿤룬에게 입힌 채 왕을 구하라는 명령을 내리지만 대장군 옷을 입은 쿤룬은 칭청을 구하기 위해 왕을 죽인다. 칭청은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폭포까지 뛰어든 대장군에게 사랑을 느낀다. 북공작을 호위하는 자객에게서 자신이 설국 출신임을 알게 된 쿤룬은 자신의 운명과 맞서 칭청의 사랑을 얻으려 한다. 그리 복잡한 설정이 아니라 중국에 비해 30분 짧게 소개되는 한국에서도 영화가 주고자 하는 뜻은 충분히 짐작된다. 그러나 영화 초반 장동건 스스로 “한국 관객은 충격적일 것”이라고 표현했던 쿤룬의 달리는 모습이 생경하듯, 단순한 주제가 시종 운명이란 무거운 주제로 표현되는 ‘무극’의 영화 기법 역시 생경하긴 마찬가지다. 12세 이상 관람가. ● 백만장자의 첫사랑 유치찬란해도 현빈 있기에… 주의사항. 소녀적 판타지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사람은 이 영화를 보는 2시간 내내 수면시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영화가 타깃으로 삼은 10대 관객은 눈에 하트를 그리며 볼 가능성이 농후하다. 10대가 꿈꾸는 유치찬란하면서도 동화처럼 예쁜 사랑이 딱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인공이 순정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꽃미남이나 꽃미녀이니 구색은 제대로 갖췄다. 신예 이연희는 포스터나 예고편에선 현빈에 가려져 있지만 화면에선 마치 감춰진 진주가 드러나듯 어여쁨을 뽐낸다. 자고로 10대는 땅에 발을 붙이고 다니지 못하는 나이. 몇㎝ 정도 허공에 떠 있는 상태에서 지구가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이들(특히 소년보다는 소녀)에게 이 영화는 맞춤 옷같은 즐거움을 줄듯하다. 일단 설정이 황당하다. 고3 재경(현빈 분)은 할아버지의 유산 상속으로 통장에 12자리 숫자의 돈(천억대)이 들어 있는 백만장자다.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게 없어 제멋대로 살아가는 대책 없이 건방진 캐릭터. 그런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기니, 할아버지가 지정한 시골 고교에서 졸업장을 따야만 유산이 상속된다는 것이다. 졸업 때까지 대충 버티자는 생각으로 시골로 내려온 재경은 적응할 생각은 커녕 여전히 멋대로다. 그런데 이게 웬일. 어느 순간부터 똘똘하고 생활력 강한 동급생 은환(이연희 분)이 마음 속에 들어와 앉는다. 재경을 유일하게 제동거는 인물로 고아지만 씩씩하고 밝다. ‘파리의 연인’ 김은숙 작가, ‘늑대의 유혹’에서 우산 아래 드러나는 강동원 얼굴에서 광채를 뽑아낸 김태균 감독은 이번에도 현빈과 이연희를 포토샵처리한듯 대단히 뽀얗게 그렸다. 여기서 멜로영화 법칙 하나. 남녀 주인공이 예쁘면 감정의 비약과 상황의 어설픔은 상당 부분 가려진다. ‘투사부일체’가 웃고 싶은 관객들을 끌어모았듯, ‘백만장자의 첫사랑’이 순정만화에 풍덩 빠지고 싶은 관객들을 유혹할지 주목된다. 오는 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 프랑수아 오종의 ‘타임 투 리브’ 인생의 종착역 에서 무엇을 남기고 싶나 세상이 자기 없이도 돌아감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해야 하는 것.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가장 아쉬운 점이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선 하나 더 있다. 종족 보존 본능이다. 나 대신 세상을 살아갈 분신을 남겨놓고 싶은 마음이다. 자식과의 이별도 슬프지만 그럴 자식이 없다는 것 역시 만만찮은 슬픔이다. 영화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 젊고 잘생긴 유능한 패션 사진작가 로맹(멜빌 푸포 분)은 어느날 말기 암 진단을 받는다. 부족할 것 없고 아쉬울 것 없는 그이지만 시간 앞에선 무력해진다. 남은 시간은 불과 2~3개월. 그는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 가족과 애인에게도 죽음을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떠날 준비를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영화는 조용히 흐르는 시냇물과 같다. 죽음을 부정하고 슬퍼하다 결국은 조용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한편의 서정시처럼 펼쳐진다. 그러나 ‘8명의 여인들’이나 ‘스위밍 풀’의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럼으로써 시냇물이 아니라 얼음 밑에서 콸콸 흐르는 강물을 화면에 펼쳐놓았다. 로맹은 게이다. 남자 애인과 격렬한 섹스를 즐기지만 자손을 남길 순 없다. 암 선고를 받은 후 애인을 떠나보낸 로맹은 “꿈에서 무차별적 섹스를 즐긴다”고 의사에게 고백한다. 왜일까. 그런 그에게 카페의 여급이 기막힌 제안을 한다. 남편이 불임이라 로맹에게서 씨를 받고 싶다는 것. “아이가 싫다”고 거절했던 로맹은 그러나 결국 그 여자를 찾아간다. 여기서 오종은 섹스의 근원적 목적이 종족 보존임을 강조하며 그 행위에 내포된 비장함을 표현하려 했다. 이처럼 강렬한 장치는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러나 로맹의 남은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그의 부모가 불화를 겪고 있는 것인지 등의 문제에 대해 호기심만 자극하고 답을 주진 않았다. 그래서 황당하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애잔하나 지나치게 이기적으로 보이는 것. 그저 석양을 배경으로 해변에 누워 한줄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고 해도 말이다. 오는 9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img5,l,000}● 작지만 큰 영화… 다르덴 형제의 ‘더 차일드’ 10대 커플 브뤼노와 소니아는 불장난 끝에 아기 지미를 낳는다. 그러나 둘은 육아와 미래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다. 소매치기로 연명하는 브뤼노는 급기야 지미를 팔아버리고 하는말 “또 낳으면 되잖아”다. ‘더 차일드’는 ‘로제타’(1999년)에 이어 벨기에 다르덴 형제 감독에게 두 번째로 칸의 황금종려상을 안긴 작품이다.

에릭 “‘늑대’ 시청자들에게 죄송하다”

드라마 촬영 중 교통사고로 입원 중인 에릭(문정혁)이 늑대 방송 중단 및 새 드라마 대체와 관련,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문정혁은 병상에서 “사고로 인하여 저를 아껴주시는 팬 여러분과 '늑대'를 관심있게 봐 주신 시청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하다”며 “어려운 상황을 겪고 계실 제작사와 방송사 관계자, 동료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아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속사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연기 및 발목부상 및 허리 디스크에 대한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는 에릭은 빠른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리 통증이 등과 목까지 확산되는 등 부상 후유증 증세로 거동에 무리가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주치의는 “에릭의 발목은 4주 동안 부목을 착용해야 하며 이후 3주 간의 재활치료를 한 후 수술 혹은 추가치료 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허리 디스크 역시 거동이 어려운 상태인 만큼 최소 4주 이상은 외부활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진단을 내리고 경과를 지켜보며 치료에 전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아직은 거동이 불편한 상황이라 건강회복이 우선인 만큼 치료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있다. MBC 및 제작사와 협의를 거쳐 추후 방향을 논의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늑대’의 촬영 재개를 논의하던 제작사와 방송국은 6일부터 4주간 8부작 드라마 ‘내 인생의 스페셜’을 대체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김주하 “황우석 교수 관련 소식 전할 때 앵커로서 가장 괴로웠다”

“황우석 교수 관련 소식을 전했을 때 앵커로서 가장 괴로웠다.” MBC 김주하 앵커가 2일 오후 3시 MBC 본관 D공개홀에서 진행된 ‘앵커와의 만남’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주하 앵커는 방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실수에 관한 질문에 “요즘엔 화면에서 앵커가 당황하거나 놀라면 시청자들이 다 안다. 실제로 당황하지 않고 다시 전해주는 것이 앵커의 큰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앵커의 가장 큰 실수는 진실이 아닌 일을 전달한 때다. 황우석 교수 관련 뉴스를 전했을 때 앵커로서 고민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실이 아닌 것을 뉴스로 내보낸 일은 주워담을 수 없는 두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녀는 지난 5년간 가장 보람있었던 일로 ‘2002년 월드컵’을 꼽았다. “월드컵 때 책상을 두드리면서 일할 정도로 신이 났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일거리가 몇 배 많았어도 힘이 나고 기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반면, 앵커로서 가장 우울했을 때는 “독도망언이 있던 지난해 독도에서 뉴스를 진행할 때였다. 민간인 출입이 안되는 지역이어서 통통배를 빌려 5시간을 들어가 뉴스를 진행했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만남에서 그녀는 ‘앵커’와 관련된 선입견 혹은 편견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피력했다. “앵커는 일반인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앵커 스스로도 그런 자세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며 “가장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뉴스는 우리가 겪어야 할 실생활인 만큼 앵커는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다. 걸러지는 것이 아니라 스며들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앵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주하 앵커는 “결혼하기 전에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니 세상이 조금 바뀌어보이더라”며 “가정을 제대로 세우고 화목하다면 사회가 행복하고 뉴스도 행복한 뉴스로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이다”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