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정치는 소통인가, 불통인가? 소통이 되었다면 현 정치를 신뢰하고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불통이었다면 불신하고 반박하며, 바꾸어보자, 개혁하자 할 것이다. 소통은 왜 필요한가? 소통은 어느 단체나 조직 모두에 필요하고, 특히 국가적으로 정치인과 국민 간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것은 인체의 혈관 내의 피의 흐름과 비교해 보면 명확하다. 피의 흐름이 원활하고 소통이 잘되면 사람은 건강하겠지만, 불통이 되면 그쪽으로는 피가 공급되지 않아 마비되든지 조직이 괴사하여 병자가 되듯이, 국가적으로도 정치와 국민이 불통하게 되면 빈부격차, 청년실업 등의 소외계층 등을 낳게 되고, 극렬한 노동투쟁과 같은 사회갈등과 정치 불신을 유발하게 된다. 그래서 소통은 정치에 매우 중요하고 소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정치인도 대선 후보도 없는 듯하다. 진정한 참 소통이 무엇인가? 가톨릭문화의 세족례라는 전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스승 예수가 최후의 만찬 전에 제자의 발을 씻어준 것에서 유래하는 행사이다. 스승이 제자의 발을 씻어 주는 것이 뭐가 대단한가 생각해 보자! 기독교계는 이 전례에서 제자에 대한 스승의 지극한 사랑을 스승 상으로 삼고, 섬김의 지도자, 섬김의 리더십이라고 한다.
현실정치 불통 만든 정치꾼들 혹 스승이 제자와 진정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신체 중에서도 가장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곳이 발이다. 그럼에도, 스승은 걸어다니느라 구덕살 박힌 제자의 발을 잡고 깨끗이 씻어 주는 행위는 목적하는 곳, 상대방에게 한 발짝 다가가서 상처와 구덕살 어루만지며 먼저 마음을 열게 하고, 무릎 꿇고 눈높이를 낮추는 자세는 이제 우리 말해보자, 내가 너의 말을 경청하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제자는 이 순간 가슴 벅찬 확 뚫린 기쁨을 느끼고, 가슴으로 소통을 체험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소통이 진정한 참 소통이고, 화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깊이 든다. 그러면 현 대통령 후보 중에 참 소통을 하고자 하는 정치인은 있는가? 그가 누구인지 지켜보고 찾아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만약 대통령 당선자가 정치꾼이 되면 우리는 싫더라도 그분이 펼쳐가는 세상에 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누가 당선되느냐보다 어떤 정치인이 당선자가 되느냐는 민감한 사안이다. 정치인에는 두 부류가 있다. 그 하나는 정치가이고 법으로 할 수 없는 일을 공익을 목적으로 청치 철학과 소신을 바탕으로 청치를 하는 자이다. 또 하나는 정치꾼이고 법이나 법 밖의 일을 개인의 욕망과 사익을 위하여 정치하는 자이다. 정치꾼들이 득세하게 된다면 청년실업, 소득불평등, 사회복지 등 갈등요인이 산재하고 있으므로, 갈등관리시스템의 최고봉에서 지휘권을 맞고 있는 대통령이 어떤 소통의 능력을 구비하고 있는가에 따라 국정운영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9년도에 한국은 OECD 27개국 중 4번째로 사회갈등이 심한 나라이고, 중간 정도의 수준으로 갈등을 해소하는데 1인당 GDP의 27%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 엄청난 비용이 소통 부재로 갈등 해소에 쓰인다고 해보라!
더이상 용납해선 안돼 그래서 국민은 지금까지 고통을 참으며 소통을 기대하고 기다렸다. 그런데도 그들은 아직도 불안감만 보여주고 있다. 이 갈등의 중심에 정치인이 있고, 조장의 당사자가 정치꾼 자신들임을 자각할 시점이다. 국민은 걸림이 없는 소통, 화통을 원한다. 이제 더는 사회를 갈등구도로 묶고 가는 정치꾼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다윈 진화론의 자연선택설에서 보면 국민의 여망이 대통령을 뽑는 자연환경이고 선택이 민주주의의 성숙도이다. 결국,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는 우리 자신의 성숙도를 가름하는 것임을 아는 것이다. 오환섭 경희대 기계공학과 교수
오피니언
오환섭
2012-10-09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