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사원 황모씨(24·여)는 입사한 이후 남 모를 고통이 생겼다. 하루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보던 대변습관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변의를 느껴 화장실에 가면 힘을 과도하게 줘도 변이 단단해 나오지 않고 항문이 좁아진 느낌에 변을 본 후에도 시원치 않고 매끄럽던 얼굴 피부도 상한 것 같다. 아침에는 출근에 쫓겨 여유롭게 화장실에서 시간을 보낼 수 없는데다 새내기로 늘 긴장상태로 일과를 보내기 때문에 변비에 걸리게 된 것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변비증상을 호소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원인은 여성들의 무리한 다이어트, 꽉 조이는 속옷, 약한 복근 등이다. 생활습관이 좋지 않은 분들에게 변비가 많이 생긴다. 아침식사를 거른다든지 부드러운 음식만 찾는 경우, 평소에 운동량이 적은 경우, 과중한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경우 변비 화살을 피할 수 없다. 치질, 과음, 과식, 출산이나 병후로 피나 땀을 많이 흘리고 났을 때, 소변이나 설사를 과다하게 한 후 수분 부족으로도 변비가 유발된다. 변비의 종류는 기질성과 기능성 등 두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이를 도로가 막힐 때를 비유해 도로 자체에 이상이 있어 차가 통행되지 않는 경우, 즉 대장암이라든지 직장암 장폐색, 탈장 등으로 대장에 기질적인 문제가 있는 게 기질성 변비이고 도로는 정상적인데 차가 고장났거나 통행량이 많아 운행되지 않는 경우, 다시 말해 변을 만들어 내거나 변을 밀어내는 연동운동 등에 문제가 생긴 게 기능성 변비다. 기능성 변비는 다시 이완성, 경련성, 직장형 등으로 세분된다. 장이 무력해 생기는 게 이완성, 극심한 통증과 함께 찾아오는 게 경련성, 변을 참아 직장 괄약근에 문제가 생긴 게 직장형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변비약은 모두 이완성 변비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만큼 종류를 정확하게 구분해 변비약 오남용으로 인한 장폐색이나 장무력증을 유발해 심각한 질병이 야기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한방에선 원인에 따른 한약 치료와 함께 장세척을 통한 숙변 제거, 오장육부기능을 조절하는 침치료, 마사지, 광선요법 등의 물리요법들을 시행하면서 근본적인 치료를 위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하게 되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마사지 요법으로는 복부전체를 마사지하되 우하복부에서 시계방향으로 하고 배꼽 바깥쪽으로 유두 아래로 그은 선과 만나는 지점인 대횡혈을 지압한다. 손등과 발등 엄지와 검지가 만나는 오목한 부위인 사관(태충혈 합곡혈)을 자극하는 방법도 있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생활요법으로는 식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에 매실, 양배추, 꿀, 샐러리, 현미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으로 시간을 맞춰 식사하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아침 공복에 찬물 1~2컵이나 우유, 녹즙, 벌꿀에 참기름을 섞은 것 등을 마시면 좋다. 초결명을 볶아 하루일 3회 4g씩 식후 30분 냉수로 복용하는 것도 권할만하다. 최근에는 청국장이나 된장가루 등도 여성들에게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지 말고, 용변 후에는 좌욕을 해 치질을 예방하는 게 좋다. 무분별한 변비약 사용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변비에 걸렸을 때 일단 의사와 상담하고 제자리 뜀뛰기나 줄넘기, 빠르게 걷기 등 적당한 운동과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갖는 것도 변비를 예방해준다. /안대종 안양 중화한방병원장·한의학박사
문화
경기일보
2006-04-2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