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하의 냠냠독서] 독서 통한 간접경험이 진로결정에 도움

중고등학생 시절은 그동안 막연히 꾸워왔던 꿈을 결정하는 결정적 시기이다.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으로 방황하기 일쑤다. 진로 결정이 어렵다면 다양한 독서를 통한 간접경험을 시도해 보자. 이번에 권할 책은 디자인 관련 일들을 해보고 싶은 미술학도나 지구촌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한 삶을 살고 싶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성공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은 대중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화려한 명품과 고급스런 대 저택을 꿈꾸며, 성공을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막상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10%의 상류층을 위해 90%의 디자이너들이 일을 한다. 그런데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이라는 책에서는 90%를 위한 10%의 디자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스미소니언 연구소에서 공동집필하고, 허성용허영란 외 1명이 번역해 에딧더월드에서 출간한 책은 오염된 물을 먹고 질병에 걸리는 계층을 위해 설계된 Life Straw(빨대 형식의 휴대용 정수기)를 소개하거나 3달러 짜리 관개시설, 물을 끌어 올리는 장치인 대나무 페달펌프, 죽을 쑤어 사탕수수 재와 섞어 만든 연료인 사탕수수 숯, 적은 비용으로 한사람이 독립할 수 있도록 만든 100달러로 지은 집 등이 소개된다.먹을 것, 입을 것이 풍족한 요즘 세대들은 지구 맞은편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잘 알지 못한다. 책은 어려운 이웃을 알고 그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재능 중에서 적은 비용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하고 꼭 필요한 일은 뭐가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한다.꿈을 이루려면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물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주최는 바로 자신이다.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가방 들고 학원을 서너 개 도는 것 보다 한권의 책을 통해 감명을 받고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 모두를 이롭게 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 밤을 새워도 행복한 일이 될 것이다. 아이들과 진지한 대화의 창을 열고 바뀐 시대, 새로운 트랜드로 부각되는 직업에 대한 학부모의 시야도 넓게 해 줄 수 있으면서 사진이 전달해 주는 호소력도 매우 뛰어난 책이다. 문의(031)257-5067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봄기운 꿈틀 … 책장을 펼치면 어느새 숲을 걷는듯

꽃과 나무가 빛을 찾아가고, 주변 곳곳에서 생명이 살아 숨 쉼을 일깨우는 계절, 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숲과 들, 심지어는 베란다에서조차 피어나는 생명. 그 미세한 꿈틀거림을 생생하게 담아낸 책을 펼치면, 또 다른 봄이 책장마다 숨어 있다. ■곤충 마음 야생화 마음(정부희著/상상의숲刊)길섶에서 만난 야생화와 곤충의 생존과 번식을 살펴본다.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곤충에게 옮아가면서 곤충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저자가 꽃과 곤충의 관계를 면밀히 분석한 20년간의 기록을 실었다. 괭이밥과 남방부전나비, 원추리와 파잎벌레, 물봉선과 홍허리잎벌 등 이름조차 생소한 꽃과 그 꽃의 수분(受粉)을 돕는 곤충을 일대일로 짝을 지은 점이 흥미롭다. 식물과 곤충의 생존전략을 종별로 구분해 보여주는 책으로는 국내 최초다. 아울러 한국의 토종 야생화와 곤충만을 대상으로 해 한국의 충화(蟲花)도감역할을 톡톡히 한다. 화려한 꽃과 그 위에 앉아 수분하는 곤충의 올컬러 사진이 흥미를 북돋운다. 성인은 물론 꼬마 파브르를 위한 선물로도 좋을 법한 책이다. 값 4만5천원 ■한국의 나무(김진석, 김태영著/돌베개刊)생애 대부분을 국내외 숲과 산을 순례하며 산 저자가 이 땅에 사는 나무를 정확하고 방대한 자료로 다룬 나무도감이다. 자생지에서 직접 촬영한 5천여 장의 컬러도판을 통해 자생수목의 정확한 형태를 싣고, 나무마다 특징을 상세히 기록했다. 한그루 한그루를 저자가 직접 살펴보고, 눈으로 실체를 확인한 것으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나무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총망라했다. 특히 문헌정보와 식물표본 검색에 그치지 않고, 답사현장을 조사해 사진 촬영해 실으면서 말 그대로 살아숨쉬는 정보를 느낄 수 있다. 자연생태에 관심 있는 일반인은 물론, 대학생과 전문가의 기초연구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값 4만원 ■베란다 채소농장(오렌지페이지著/팜파스刊)일본의 정보매거진 오렌지페이지에서 엮어낸 베란다 채소재배를 책으로 묶어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채소 재배과정을 사진자료를 통해 눈으로 보듯 생생하게 안내하고, 원예지식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초보자도 쉽게 채소를 길러볼 수 있도록 했다.또 베란다에서 채소를 기르는 사람들에게는 특수 채소에 대한 내용을 통해 나만의 특별한 채소를 키우는 방법을 설명한다. 베란다 구조에 맞게 효과적으로 농장을 꾸미는 방법을 안내해 집의 구조와 특징에 맞게 아파트 농장을 경영할 수 있도록 했다.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채소를 재배하는 것뿐 아니라 채소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담으면서 채소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다. 값 1만5천원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새로 나온 책]'다큐멘터리란 무엇인가' 외

■다큐멘터리란 무엇인가(프랑수와 니네著/예림기획刊)책은 아마존의 눈물 등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국내 다큐멘터리 장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가운데 다큐멘터리와 그 아류에 대해 알아본다. 다큐멘터리 이론의 권위자인 저자가 풍부한 현장경험과 영화학교 강의 경험에서 비롯된 다양하고 실제적인 지식을 담아냈다. 50개 질문형식으로 이뤄져 다큐멘터리의 정의에서 시작해, 여러 유사형태를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진실과 거짓의 문제까지 다룬다. 값 1만8천원 ■종횡무진 한국경제(김상조著/오마이북干)경기부양책은 계속 발표되는데 주머니 사정은 왜 더 나빠질까, 수출 대기업은 승승장구하는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왜 생존조차 어려울까. 이 책은 거대담론부터 미시정책까지 한국경제를 종적으로 분석하며 지난 50여 년 동안의 경제변화를 되돌아본다. 또, 재벌, 금융, 노동 등 한국경제의 여러 부문을 횡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우리 경제의 문제와 원인을 명쾌하게 짚고, 그 부문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와 방향을 제시한다. 값 1만5천원 ■영문학 속 여성 읽기(원유경著/새움刊)영문학 속에 녹아있는 여성의 삶과 목소리를 다룬 책이다. 최초의 영국소설 오루노코와 샬럿 레녹스의 여러 작품을 비롯해 프랑켄슈타인, 폭풍의 언덕, 주홍글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 속의 여성을 읽어낸다. 이를 통해 최초의 여성 전업작가의 불안한 삶, 여성 작가가 말하는 결혼 이데올로기와 운명, 로맨스를 대하는 여성과 사회의 상반된 태도에 대해 분석한다. 아울러 남성 작가가 쓴 남성 화자에서 드러나는 신여성에 대한 위기감과 현대 아시아계 여성 작가들의 새로운 여성상 등 여성의 정체성을 두루 다뤘다. 값 1만8천원 ■타임캡슐(김해심著/에이제이刊)여성으로서의 삶과 운명, 어렵고 고된 시간을 견디는 힘을 타임캡슐에 담아낸 시집이다. 책 제목과 같은 제목의 수록작 타임캡슐에서 시인은 단테의 연인 베아트리체를 통해 자신의 열망을 드러낸다.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난 것은 몇 분밖에 되지 않지만, 그가 베아트리체를 생각하며 신곡을 완성한 시간은 30년이다. 시인은 긴 세월을 거치면서도 베아트리체를 향한 단테의 열정을 함께하고자 한다. 열정적 기운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 총 4부로 이뤄진 시집은 100여 편의 시를 충실히 담았다. 값 1만원

[문학나들이] 시각장애 선생님과 안내견의 이야기

동화 꺼벙이 억수시리즈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온 동화작가 윤수천이 시각장애인 안내견 사용자로는 처음으로 일반학교 영어교사가 된 김경민씨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을 펴냈다.동화책 제목은 경민이의 아주 특별한 친구.(북스토리아이 刊) 숙명여대를 7학기 만에 수석으로 조기 졸업하고, 서울시 영어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김씨의 실화를 담았다. 김씨는 현재 인왕중 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인 김씨와 그를 도와준 안내견 미담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김씨는 선천성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난 지 한 달도 안돼 병원에서 녹내장 수술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무려 26번에 이르는 눈수술을 받았지만 13살 때 시각을 완전히 잃었다.초중고를 모두 맹학교에서 다닌 김씨는 시각장애를 딛고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했고, 그 때 안내견 미담과 만났다.안내견 미담은 삼성화재안내견학교가 2007년 분양했으며, 그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선생님이 된 뒤에도 지금까지 김씨를 돕고 있다.윤수천 작가는 책 머리말에서 앞을 못 보게 된 어린이가 그 절망을 딛고 일어나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쓰면서 여러 번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 느꼈다며 이 책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안고 열심히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이 책의 저작권 수익금을 이야기의 주인공인 김씨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그림 원유미. 값 9천원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문학나들이] 박청자 시인, 시집·수필집 동시 발간

풍성한 시력(詩歷)을 자랑하는 박청자 시인이 시집 꽃은 웃고 새는 우네와 수필집 추억의 원두막(세창문화사 刊)을 동시에 출간했다.용인시 처인구 역북동에서 거주하며 창작활동에 전념해온 시인은 여덟번째 시집 꽃은 웃고 새는 우네를 통해 여류시인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으로 일상의 소소함과 자연의 섭리를 담백하게 풀어내고 있다.무엇보다 어려운 시어를 배제하고 이야기하듯 풀어가는 시인의 시풍이 편안하게 다가와 시를 다소 어렵게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일상의 잔잔함을 엿보기에 충분한 시집이다. 또 나이가 들어가 머리에는 서리가 왔어도 마음은 청춘이라는 박청자 시인은 열번째 수필집추억의 원두막에서는 소나무같은 마음과 난초같은 성품(송심난성松心蘭性)으로 베풀며 살자는 시인의 꾸임없는 다짐이 녹아든 61편의 일상이야기가 재미있게 담겨 있다. 그동안 다작을 해온 시인은 글을 쓰는 것은 꽃을 심어 가꾸고 피우는 일이라면서 그렇기에 글을 쓴다는 것은 보람있는 일이고 아름다운 인연으로 인생의 행복한 삶에 진수를 느끼는 것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락(樂)이다라며 글쓰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낸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경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시인은 수필집 아버님 우리아버님, 합죽선을 들고 다니며, 차호의 담은 정 등과 시집 빛바랜 그림처럼, 어머니의 다듬이 소리, 한겨울 은빛 斷想 등을 냈다. 한국수필문학상(27회), 방촌문학상, 경기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값 각 권 1만원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새로 나온 책] '돈, 섹스, 전쟁 그리고 카르마' 외

■ 돈, 섹스, 전쟁 그리고 카르마(데이비드 로이 著 / 불광 刊)동양철학을 전공하고 선(禪) 수행에 매진한 미국인 불교학자가 현대 문명의 여러 문제점에 대해 불교적 해법을 제시한 책이다.저자는 돈, 섹스, 음식, 명성, 전쟁 등 현대인이 삶에서 만나는 여러 딜레마를 언급하고 불교의 핵심은 사람들의 고(苦)를 줄이는 데 있다며 불교가 지금 의미가 있으려면 '현대의 고'를 줄이는데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영적 수행, 비폭력주의, 유연성 등 불교의 가치를 거론하고 경전과 서양의 고전을 두루 인용하면서 현실 인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역설한다. 값 1만5천원 ■ 넘치는 뇌(토르켈 클링베르그 著 / 윌컴퍼니 刊)문자에, 전화에, 보통 3분마다 다른 일로 업무를 방해받는 직장인,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평균 8개의 창을 동시에 띄어놓는다.스웨덴의 인지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이러한 '정보의 홍수'에서 뇌를 단련시키는 법을 제시한다. 진화론과 신경과학의 역사 등 방대한 학술 자료를 토대로 두뇌가 가진 한계와 잠재력을 진단하고, '정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정신 건강을 위해 명상을 통해 머리를 쉬게 하라는 기존 처방과는 달리 오히려 뇌를 단련하라고 조언한다. 값 1만5천원 ■ 대중이 돌아온다(댄 하인드 著 / 마티 刊)영국의 출판인이자 사회운동가인 저자가 일반시민이 공중(the public)이 될 수있는 방법을 고민한 책이다. 여기서 공중이란 법률을 개정할 능력을 지닌 지식과 자율성을 갖춘 집합체로서의 시민을 뜻한다.저자는 공중이 되려면 정보의 확보가 필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 기성 언론이 시민에게 세상에 대한 정확한 그림을 그려주지 않는다며 언론의 무기력을 꼬집는다.이에 따라 저자는 대중이 특정 사안의 취재를 기자들에게 직접 주문하고 후원하는 공공주문취재 제도와 국가지원 연구사업에 대중을 참여시키는 공공주문연구 제도 등의 대안을 내놓는다. 값 1만8천원 ■ 친절한 간화선(월암 著 / 담앤북스 刊)한국 불교의 대표적 수행법으로 잘 알려진 간화선(看話禪화두 참선법)에 대한 입문서로 월암스님이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간화선을 소개한 책이다.스님은 발심(發心마음 먹음)으로부터 회향(廻向자신이 닦은 선근 공덕을 다른 중생에게 돌림)에 이르는 선 수행의 단계를 각각의 테마로 나눠 상세히 설명한다. 총 6장으로 나뉘어 일목요연하게 내용을 정리해가며 볼 수 있게 했다.스님은 서문에서 선(禪)은 깨어 있는 눈이요, 열려 있는 삶이다. 우리의 일상을 여의고 선이 없으며, 마음을 떠나 부처를 찾을 수 없다면서 일상이 곧 수행이며, 수행이 곧 일상이 되는 생활선(生活禪)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값 2만원

실학박물관, 유형원·박제가 등 실학인물총서 시리즈 발간

실학박물관(관장 김시업)이 실학인물총서 시리즈 간행을 시작, 첫번째 책으로 반계 유형원과 초정 박제가를 내놨다.실학박물관은 실학에 대해 쉬우면서도 수준 높은 교양물을 제공하기 위해 조선후기 실학자 50여명에 대해 개별 평전을 연차적으로 간행할 예정이다.실학인물총서는 개별 실학자들의 생애와 학문, 사상과 인간 형상 등을 소개한다. 또한 내용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저명한 연구자들이 직접 집필을 맡았으며, 각 실학자들의 창조정신과 개혁정책을 세밀하게 살피고 있다.김태영 경희대 명예교수(전 식학박물관 석좌교수)가 쓴 국가개혁안을 제시한 실학의 비조(鼻祖), 반계 유형원은 유형원의 경제사상에 대해 집중 조명하고 있다.김 교수는 책을 통해 국가라는 것이 만백성을 위해 설치한 것이라는 새로운 시각에 설 때에는, 지금까지 지배층의 사리사욕의 충족을 위해 제정하고 강제해온 법제들은 근본적으로 개혁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조선시대 최고의 경제발전안 제시한, 초정 박제가를 쓴 이헌창 고려대 교수 또한 박제가에 대해 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살라(Stay hungry, Stay foolish)고 말했던 스티브 잡스와 닮았다고 평하고 있다.김시업 관장은 이번 총서 발간에 대해 국민과의 소통과 개혁, 대외통상을 통한 경제 발전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현재적 이슈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실학자들은 우리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한편 올 9월에는 천문지리 등에 업적을 남긴 담헌 홍대용(박성래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과 혜강 최한기(이한구 성균관대 교수)가 간행될 예정이다. 민속원 刊. 반계 유형원 9천원, 초정 박제가 1만1천원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동화, 뭐가 있을까

세계 최대규모의 어린이 책 도서전 볼로냐아동도서전이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개최된다. 1963년 개최 이래 매년 규모와 위상을 더해가는 도서전에 올해에는 36개국에서 참가, 948작품이 출품됐다. 도서전에서 제정한 볼로냐 라가치상이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릴 만큼 권위를 인정받는 가운데, 최근 들어 한국 작가들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작가들의 작품, 어떤 게 있을까. ■ 그리미의 하얀 캔버스(이현주 著 / 상그라필아트 刊)흐린 겨울날, 그리미는 빈 창문에 그리기 시작한 눈이 점점 쌓이기 시작한다. 그 눈 속에 들어가 산책하던 그리미는 딱따구리 할아버지와 곰 아저씨, 청개구리 아가씨를 차례로 만나고, 그리미가 그린 하얀 눈밭에서 모두 신나게 논다.책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소녀 그리미의 상상 속 이야기다. 실제 어려서부터 그리기를 좋아하던 작가가 주변의 자연과 사물은 무엇이든 상상의 문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이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자 그림책을 만들었다. 흔히 어떤 설명을 할 때 말로는 쉽게 이야기해도 구체적으로 시각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작가는 이에 대해 아이가 표현을 할 때 주저 없이 이야기를 만들고, 또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소통이 이뤄질 거라고 전한다. 그림의 대상이 멀리 있거나 어려운 것이 아닌, 주변에 있는 사물과 관찰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과 흥미로운 내용으로 어우러져 자연스레 다가온다.볼로냐 라가치상 4개 부문 중 신인의 첫 그림책에 수여하는 오페라프리마에서 올해 우수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 마음의 집(김희정 著 / 창비 刊)김희정의 글과 폴란드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으로 지난해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책은 보이지 않는 마음을 현실의 공간 집에 비유해, 어린이들이 내 마음을 차근차근 돌아보도록 했다. 철학과 출신 작가는 낯설고 어려운 이야기를 친숙한 공간인 집을 통해 보여주고,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마음은 어떤 것일까?, 마음의 주인은 누구일까?라는 세 가지 질문을 건넨다.집 모양이 제각각이듯, 마음의 집도 주인에 따라 다르다는 것, 창문과 방과 부엌이 있고, 어떤 이는 문이 꼭 닫혀 있어 아무도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마음 깊숙한 곳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아이들이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위로와 배려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한다.한국 최초로 라가치상 대상을 받은 책으로 한편의 우아한 시와 같다는 격찬을 받았다.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볼로냐 라가치상이란?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수여하는 아동문학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창작성, 교육적 가치, 예술적인 디자인을 기준으로 픽션, 논픽션, 뉴호라이즌, 오페라 프리마 등 4개 분야별로 대상 1권과 우수상 2~3권을 선정해 수여한다. 한국은 2003년부터 도서전에 참여했으며, 2004년 팥죽 할멈과 호랑이(조호상윤미숙 著)와 지하철은 달려온다(신동준 著)가 국내 최초로 각각 픽션과 논픽션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2006년 마법에 걸린 병(고경숙 著)이 픽션 부문 우수상을, 2009년 미술관에서 만난 수학(김윤주 著)와 2010년 석굴암(최미란 著)이 논픽션 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마음의 집이 논픽션 대상, 거짓말 같은 이야기(강경수 著)가 논픽션 우수성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그리미의 하얀 캔버스까지 총 8차례 수상경력을 세웠다.

경기문화재단, ‘한시로 읽는 경기’ 출간

비옥하고 풍요로운 기전 천리/ 안팎의 산과 물은 백이로구나/ 덕교에다 형세마저 겸하였으니/ 천 년의 역년을 기약하도다.한양을 도성으로 정한 이후 삼봉(三峯) 정도전이 쓴 진신도팔경시(進新都八景詩신도 팔경의 시를 올리다) 중 경기지역의 풍경을 노래한 기전산하(畿甸山河경기의 산하)의 전문이다. 삼봉은 이 시에서 경기지역을 풍요롭고 안팎으로 견고하게 산과 물이 둘러져 있어 천 세기를 기약할 수 있는 땅이라고 읊었다.옛부터 한양 인근인 경기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수많은 학자와 문인들은 자신의 예술적 감성과 지식을 바탕으로 경기를 노래했다. 때문에 이들이 남긴 시구 하나하나에는 경기도 각 지역의 역사와 경관이 담겨있다.경기문화재단이 이런 한시(漢詩)들을 모아 정리분석해 책 한시로 읽는 경기를 펴냈다.윤석산 한양대 한국언어문학과 교수를 비롯해 김상진이홍식박은정 등이 공동집필한 책에는 조선시대 4대 문장가로 알려진 장유이식신흠이정구의 작품과 함께 620여편의 한시 및 기문(記文)이 실렸다.책속에는 율곡이 여덟 살 때 해가 지고 둥근 달이 떠오르는 모습을 보며 산이 달빛을 토해낸다고 표현했던 팔세부시(八歲賦詩)와 선조 때 문인 최경창과 기생 홍랑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정약용이 15세 때 한양의 처자에게 장가들고자 배를 타고 가면서 쓴 시 등이 소개됐다. 경기도를 배경으로 한 선현들의 애달픈 감정의 기복이 고스란히 전달된다.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관련 110여장의 사진자료도 함께 수록됐으며, 도내 시군을 동부서부남부북부로 나누어 편집했을뿐만 아니라 1995년까지 경기도에 속했던 강화도가 포함됐다. 값 2만5천원. 구입 문의 (031)231-7262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현직 목사가 들려주는 인생 조종술

나이가 들수록 분명히 알게 되는 건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제 좀 살만하다 싶으면 또 다른 고비가 등장하고, 한시름 놨다 할 때 쯤 생각지도 못한 시련이 닥쳐온다. 간혹 행운이 찾아든대도 이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혹은 행운인지 아닌지조차 헷갈리기도 한다. 이에 현직목사 김철이 더 가치 있는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책 세 권을 잇따라 내놨다. 시은소교회(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부목사인 저자는 인생에서의 슬럼프를 극복하는 법, 행복과 사랑을 얻는 법을 짤막한 글로 나눠 조근조근 들려준다.}인생조종사에서는 인생을 비행에 비유하고, 이에 대한 조종술을 알려준다. 재미있는 점은 저자가 파일럿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점. 그는 비행과 인생의 닮은 점에 주목한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빗줄기, 별안간 내리치는 천둥 등 비행 중에는 언제나 위험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인생에서도 누구나 슬럼프를 경험한다. 저자는 중요한 건 슬럼프에서 얼마나 빨리, 또 제대로 벗어나느냐라고 말한다. 몸과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는 평상시의 습관, 실수와 실패를 받아들이는 겸허한 자세는 비행에 앞서 행하는 훈련과도 같다.또 다른 책 사랑은 이는 정의 내리기 어려운 사랑을 21가지로 나눠 개성있게 표현한 책이다. 저자는 이들 사랑의 정의 속에서 참되고 진실한 사랑의 가치와 상대에게 온전히 마음을 전달하는 법을 전해준다. 저자가 목사인 만큼 다양하게 정의한 사랑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아울러 다루지만,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에게도 사랑의 소중함에 대해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 책 은혜인간은 교리적인 차원에서 하나님의 구원을 받아 삶 속에서 은혜를 실천하며 사는 인간을 말하는 책이다. 저자는 21세기를 사는 인간에게 은혜인간이라는 학명을 붙이고, 은혜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13가지 삶의 방법을 성경 구절과 함께 소개한다. 종교적 성격이 있지만, 삶의 자세를 두루 다루면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졌다. 함솜 刊. 값 각권 7천원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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