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미술유치원에서 물감 냄새, 기름 냄새 맞는 순간 신경이 곤두섰어요. 내가 해야 할 것, 가야할 곳이 여기다라는 열망이 확 느껴졌죠. 미술에 소질이 있던 어린 구상희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접었던 미술에 대한 꿈을 아이 때문에 다시 찾게 됐다. 취미 생활로 유화를 시작하다 좋은 스승을 만났고, 배우고 또 배우고를 되풀이 한 끝에 이제 막 개인전을 열어 작가 대열에 올랐다. 신진작가이기 때문일까. 소녀같이 해맑은 미소와 단아한 외모에서 풋풋함과 열정이 함께 묻어나온다. ■그림을 쫓는 구상희 지난 9일 봄 햇살이 찬란하다는 생각마저 드는 날, 작가 구상희(41)의 집을 찾았다. 현관문을 열는 순간 최근 개인전을 통해 선보였던 마두라이의 아침이 눈에 들어왔다. 집안 곳곳에는 국내외 아름다운 풍경이 구상희 느낌으로 재탄생돼 한 폭의 작품으로 걸려있었다. 한참을 부끄러워하던 그는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마치 어렸을 적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생생하게 늘어놓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미술학원 문턱을 넘나들던 작가에게는 홍대가라, 홍대가라 입버릇처럼 말하는 아버지가 있었다. 1남3녀 중 셋째로 딸들 중에 실력이 가장 부족했지만 뒤에서 지지해주던 아버지 덕분일까, 홍대도 그림도 아니었지만 대학에서 같은 계열의 디자인을 공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디자인도 예술의 일부 라고 수없이 주문을 걸었지만 순수에 대한 열망을 잠재워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취미로 유화작업을 시작했다. 주부로서 그림 그리기에만 집중하기란 어려웠을 터. 어릴 적 구상희에게 아버지가 있었듯이 주부의 타이틀을 가진 지금은 남편의 외조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됐다. 좋아하는 것들은 배울 수 있어 행복해요. 남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엄마가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서 꼬부랑 할머니가 돼도 붓과 캔버스를 놓지 못할꺼에요. 이런 마음 때문일까? 구상희는 즐겁고 아름다운 것을 추구한다. 경험이 많지 않다며 겸손하게 예술 세계를 펼치는 그는 적어도 누군가가 자신의 작품을 보고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랬다. 사람들의 삶 자체가 괴로운 일 투성인데 눈과 마음을 정화하면서까지 고민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름다움을 표현한 내 그림이 자칫하면 질리는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거 알아요. 어떻게보면 구상에서 추상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데 어디까지 할 지 모르겠지만 아름답고 좋은 그림을 하고 싶어요. ■열 손가락 깨물면 아픈 손가락 있더라 구상희에게는 중1, 중3인 아들 둘이 있다. 큰 아들이 공부하느라 가족여행도 마다하는 데 비해, 작은 아들은 시험 공부를 하다 말고 몰래 그림을 그릴만큼 공부는 뒷전이다. 둘 다 사랑스럽지만 기쁨을 주는 자식, 기쁨을 주지만 아픔도 주는 자식은 다르다. 그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여태껏 완성작, 스케치작 등 숱하게 많은 그림을 그렸지만 가장 마음이 가는 작품은 6호짜리 두개를 연결한 배꽃이다. 지금은 신안군청에 소장돼 군민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지만, 그 어떤 작품보다 가장 애착이 간다.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보고싶어요. 소장될 때는 기뻤는데 못본다는 생각에 마음이 이상하더라구요. 중견작가처럼 여러 작품을 팔고 기증했다면 덜 했겠지만 늘 얘는 잘있나, 어디에 어떻게 걸렸나 궁금해요. 부모님들이 손을 깨물어서 안아픈게 없다고 하지만 사실 더 아프고 덜 아픈게 있는 것 같아요. 배꽃은 구 작가의 지도교수인 박성현 경기대 서양화과 교수를 따라다니며 그린 작품이다. 그는 자신의 멘토이자 가장 존경하는 박 교수가 추구하는 그림스타일을 닮기 위해 늘 따라다니며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 교수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와 작업실에서 그리는 그림이 아닌 현장에서 그 모습 그대로를 캔버스 안에 담아오라는 가르침 때문 이라고 덧붙였다. 작업실로 가져온 스케치는 사진을 모사한 그림이 아니라 풍경을 생생하게 나타낸 작품으로 탄생한다. 어쩌면 신안군청에 소장된 배꽃이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아이를 떼어놓은 것처럼 불안하고 그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즐겁고 아름다운 그림을 남기고 싶다 서양화를 좀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내년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구 작가는 매주 이론 수업, 개인작업에 아이들까지 돌보느라 하루하루가 바쁘다. 그림이라는 것을 하면 할 수록, 알면 알 수록 더욱 힘이 든다는 그에게 남편은 당신 그림의 철학이 무엇이냐고 묻곤 한다고. 그럴때면 깊이 들어가지 말라는 우스갯소리를 던지다는 구 작가는 르노와르에 관해 공부를 하다 자신의 사상과 그의 사상이 같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내 작품 앞에 사람이 섰을 때 그 곳으로 들어가고 싶고 걷고 싶은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안산국제아트페어에 출품한 고도의 인상을 주제로 한 작품 9점 역시 그렇다. 서유럽을 돌며 그 곳의 오래된 풍경들을 물과 관련 지어 캔버스에 담았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고민하는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단순하면서도 강한 느낌을 준다. 보는 이에 대한 배려까지 자신의 예술세계에 담으려 하는 그는 중견작가가 될 먼훗날의 희망사항까지 올곧다. 재능이 있음에도 화단을 떠난 작가들은 흔히 이 바닥이 썩었다. 썩은 물에 발을 담그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구 작가에게 털어놓는다. 이런 이야기를 느끼면 구 작가는 다시 한 번 생각을 바로 잡는다. 저도 그런 것들을 느껴요. 잘못된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싶어요. 그림 수준이 저 사람의 블루칩이냐 레드칩이냐를 떠나서 사람다운 사람의 모습으로 그림을 그릴꺼에요. 작가생활 5년. 그에게도 작은 소망 하나쯤은 있다. 취미생활로 서예를 하는 아버지, 의류학과 조소를 전공한 언니와 여동생이 함께 가족전을 여는 것. 미적 재능을 타고난 가족들의 단란한 전시회 생각에 구 작가의 얼굴에서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그림은 자신감이죠. 못하니까 안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앞으로 열릴 개인전을 위해, 또 가족전을 위해 행복한 마음으로 즐겁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선보일껍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사진 추상철기자
가정을 생각하게 하는 5월. 15일인 오늘은 스승의 날이자 가정의 날이다.초등 5학년 강명선 선생님, 중등 2학년 김정숙 선생님, 오후미술 홍명섭 선생님. 이렇게 잊지 못할 세 분의 스승이 계시다. 가끔은 스승의 이름을 마음으로 또박또박 새겨 부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주 오윤의 가족도(家族圖)가 1982년의 것이라면 홍성담의 도시 농부 가족도는 2011년에 그려졌으니 바로 오늘의 가족도라 할 수 있다. 30년의 시차다.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이 그림은 도시텃밭을 일구러 나온 어느 가족의 풍경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에 3남1녀이니 수가 적지 않다. 오윤의 가족도와 달리 홍성담의 가족도는 밝고 화사하다. 가족공동체의 울타리가 여전하고 인물들의 개성도 톡톡 살아 있다. 곡괭이와 호미를 쥔 할아버지 할머니가 힘차고 아직 어린 꾸러기들의 표정도 익살맞다. 입매 눈매는 물론이고 옷맵시도 튄다. 오윤의 가족도에 행복론을 든 청년이 있었다. 서른 즈음이었으니 지금쯤 아마 홍성담 가족도의 가장쯤 되었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그 그림과 이 그림의 30년은 행복론을 부르짖던 청년이 정년퇴직을 앞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때는 열혈청년으로 행복론을 소리쳤으나 지금 그는 이론이 아닌 참 행복을 생각한다. 그의 아버지처럼 늙어가는 얼굴과 아버지처럼 꽉 쥔 손에서 우리는 그가 얼마나 자신의 뿌리를 그리워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작가는 가장의 퀭한 눈에 고향 떠난 자의 삶의 허무를 넣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 가족은 농촌을 떠나 수도권 어디쯤 아파트 숲 신도시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모습이라고도 했다. 큰아들은 대졸에 실직일 터이니 삽자루 든 표정이 어둡고, 아내는 텃밭에 쇼핑 나온 듯하다. 홍성담의 가족도는 따로 또 같이의 상황이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의 가족도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가끔 이렇게 텃밭이라고 가꾸지 않으면 같이의 가치는 사라질 게 뻔하다.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본격적인 봄 나들이의 계절이다. 따뜻하고 청명한 날씨만큼이나 사람들의 발걸음은 야외로 향하고 있다. 특히 웰빙 열풍이 불면서 산에서 약초나 버섯을 캐서 먹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봄철에 나는 식물에는 먹을 수 있는 좋은 산나물도 있지만 먹으면 치명적인 독성분에 의해 죽음으로 연결되는 위험한 식물들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도움말을 통해 봄철 나들이의 주의사항을 알아봤다. ■ 약초가 독초 될라무턱대고 먹으면 위험 4~7월중 새잎이 올라오는 백합과 식물 중에 산마늘은 먹을 수 있으나 은방울, 박새는 먹어서는 안 될 극약과 같은 식물이다. 이들 식물은 분포하고 있는 지역이 깊은 숲속에 함께 자라며, 잎모양이 같은 백합과로 비슷하기 때문에 은방울, 박새를 자칫 산마늘로 오인하여 먹을 경우 치명적인 독에 중독될 수 있다. 은방울은 꽃은 아름다우나 잎과 뿌리에 독이 있으며 박새는 뿌리에 독성분을 가지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약간 쓰면서도 향긋함이 서려있어 봄철 쌈 재료로 가장 좋은 자연산 곰취는 동의나물과 함께 자라고, 잎이 비슷해 구별이 쉽지 않으므로 채취할 시 매우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구별 방법은 동의나물은 4~5월에 노란색 꽃이 피지만 곰취는 8~9월에 꽃이 피고, 줄기에 보라색 선이 있으므로 자세히 관찰하면 구별이 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산나물을 채취할 때 독초는 걸죽한 액즙이 나오고 그 액즙을 연한 피부에 발라보면 심하게 가렵거나 따갑고 통증이 있으며, 피부 밖으로 포진 또는 종기와 비슷한 것이 돋아난다며 또한 살갗에 반응이 없을 때 혀끝에 발라보면 혀끝을 톡 쏘거나 아리한 맛, 화끈거림,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입속이 헤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독초인지 아닌지를 확인한 후에 나물로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나들이 장소에 꽃가루 날리나 봄철 꽃가루는 비염, 알레르기, 천식, 피부염의 주범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증상이 없는 어린이라도 꽃가루에 노출됐을 경우 갑자기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야외에서 갑자기 기침, 가래, 콧물,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꽃가루 알레르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천식이 있는 아이들은 꽃가루에 노출됐을 경우 증상이 악화되면서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어 치명적이다. 따라서 나들이 장소의 주변 환경이 어떤지, 꽃가루가 날리는지 등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 풀독과 독충 주의해야 야외에서 꽃가루 알레르기와 함께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은 접촉성 피부질환이다. 흔히 풀독이라고 부르는데 야외활동이나 산행에서 피부에 독초가 닿았을 때 나타난다. 특히 아이들의 맨살에 독초가 닿았을 경우 피부가 가렵고 붉어지며 물집이 잡혀 장기간 고생하므로 날씨가 따뜻하더라도 야외에서는 맨살이 드러나지 않는 긴 옷을 입어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벌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벌에 쏘이면 발한, 호흡곤란 등의 쇼크증상이 어른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으므로 주의를 주어야 한다. 접촉성 피부염이 나타나거나 벌에 쏘인 경우 민간요법을 쓰지 말고 곧장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도경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나들이 가기 전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고 부상당했을 때 치료할 수 있는 구급약은 꼭 챙겨야 한다며 특히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민간요법을 쓰지 말고, 빠른 시간안에 병원을 찾는 것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가 오는 18일 오후 1시 병원 지하 1층 아주홀에서 온열치료의 최신지견을 주제로 국제 온열치료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심포지엄에서는 ▲온열치료의 소개(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최일봉 교수) ▲온열 면역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치료(이대희 효산의료재단 대표) ▲국소 고주파 온열치료 시스템을 위한 기술(독일 루르대학 Dr. Huseyin Sahinbas) ▲임상 종양학에서 온열 치료의 현 주소(독일 하노버 Siloah cancer center, Dr. Hartmut Kirchner) ▲국소 진행성 직장암의 수술전 항암화학방사선 치료에서의 온열치료 이용(강민규 영남대병원 교수) ▲아주대학교병원의 온열치료 경험(전미선 아주대병원 교수) 등이 발표된다. 온열치료법(Hyperthermia)을 이용한 종양의 치료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온열치료 단독의 효과뿐 아니라 기존의 방사선치료 및 항암화학치료와 병행할 때 다양한 종양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부작용이 매우 적어 매력적인 항암치료 방법은 분명하지만 효율적인 열전달의 기술적 문제, 체계적인 치료법 및 임상연구의 미비 등으로 사용이 제한돼 있는 실정이다. 이날 오후 1시30분까지 사전등록하면, 누구나 무료로 참석 가능하다. 문의 (031)219-5884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권선청소년수련관이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주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수원 청소년 직업진로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청소년 꿈을 디자인하라라는 주제로 열리는 페스티벌은 오는 19일 오후 1~5시까지 권선청소년수련관에서 청소년, 시민 등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번 페스티벌은 진로준비관, 직업체험관, 직업멘토관, 미래직업관 등의 과정으로 구성됐다. 청소년들은 진로탐색용 보드게임, 직업 체험, 실무자 상담 등을 통해 직업에 대한 흥미와 가치관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청소년들이 즐거움까지 만끽할 수 있도록 권선청소년수련관 소속 청소년동아리 밴드 공연과 댄스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문의(031)218-0322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어르신들이 건강한 모습을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고 싶습니다. 8일 인천 부평공원에서 경기일보와 2012 I Love Carnation(아이 러브 카네이션) 어버이 축제를 공동 주관한 김상현 ㈔부광웰페어 이사장은 어버이 축제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김 이사장은 어버이날 기념행사를 이 정도 규모로 어버이 축제로 키우는 곳은 인천이 유일할 것이라며 사회가 고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어버이들과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행사 규모도 더 키우고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늘렸다며 이번 어버이축제는 어르신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문화행사로 실버문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웰페어는 어르신들이 건강을 챙기고 재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레저 문화생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평생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광웰페어 산하 부광노인대학은 어문학부와 예술학부, 건강체조학과 등 4개 학부 30개 학과를 운영, 매년 어르신 1천600여 명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 어버이 축제도 의료 부문과 결합해 어르신들 건강을 챙기거나 국제적인 행사로 키우고 싶다며 어르신들의 행복지수를 올릴 어버이 축제를 키워 인천 대표 행사는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행사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매년 찾는 어르신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며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어버이 축제의 부광웰페어는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자기 계발을 함으로써 젊은 세대에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의지대로 결정할 수 있다면 죽어서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제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작업실(군포시 번영로 489)이 떠나갈 듯한 호통도 마다않는 서예가 진영근(54)씨가 제자들을 모아놓고 각기 다른 서체를 써보이며 기자에게 하는 말이다. 작업을 하면서도 나는 가수다를 통해 주가를 올렸던 임재범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그는 모든 것이 자유롭다.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겪었던 아픈 세월들을 잊기 위해 즐겁게 사는 인생법을 깨달은 것이다. 길거리를 걷다가도, 좋아하는 막걸리를 마시다가도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영감은 마침내 그의 손에서 예술로 탄생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서예가라는 호칭이 그냥 붙여진 것만은 아니다. ■독합다습으로 정상에 오르다 16살, 자전거 판 3천400원을 들고 출가해 무작정 서울로 왔다. 사방을 둘러봐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가진 것이 없는 그는 밥을 먹기 위해 길거리에서 도장을 파기 시작했다. 도장을 어떻게 파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사람 역시 없었다. 그저 책을 보며 혼자 연구했을 뿐이다. 남들은 취미로 하는 전각이지만 생계를 위해 스승도 없이 배우느라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릅니다. 길거리서 도장을 판지 얼마 안돼 그는 좋은 도장이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당장 입에 풀칠을 해야한다는 절박함이 있었지만, 서예를 알아야 좋은 도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 서예 역시, 도장을 처음 파기 시작할 때처럼 독학다습으로 배웠고, 예술작품으로 자리잡은 전각(篆刻)도 알게 됐다. 한 단계 올라가 그림 전각까지 시작했고 나름 서(書), 화(畵), 각(刻)을 두루 할 줄 아는 아마추어가 됐다. 진씨는 생계형 작업에서 멈추지 않고 국내 서예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하기 시작했다. 무수한 작품을 만들어 냈지만 상을 받는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무수한 낙선의 고배를 마신 뒤에야 1991년 대한민국 서예대전에서 전각부문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자유분방하지만 올곧은 격이 서린 작품들이 주목받으면서 도장파는 소년은 서예학원 선생님이 됐고, 30대에는 국전이라 불리는 서예대전 심사위원 자리까지 올랐다. 그 뿐만이 아니다. 서예협회 경기도지부장, 서예협회본부 이사, 한국전각학회 감사 등 중요 역할을 맡으면서 한국 서예의 최고가 됐다. ■40대 서예가, 백발되다 1998년 그의 인생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심각채근담을 완성시켰다. 돌에 1만2천611자를 새기는 동안 40대 중년남은 백발의 노인으로 변해 있었다. 턱수염까지 하얀 그를 만난 사람들은 60대 후반의 할아버지로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 집을 나와 많이 배우지 못한 탓에 채근담 내용을 이해하고 새기려니 머리카락이 하얗게 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당시 채근거사로도 불렸죠. 마음 속 가장 큰 작품으로 자리잡은 채근담을 완성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41세 백발노인이 남을 것이 뭐가 있겠냐,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13년, 진씨는 때아닌 회춘(?)을 하면서 머리카락이 제 색깔을 찾았지만 올 초 서예가 운명이 중단될 뻔한 고비를 맞았다. 지난 2월 방황을 마치고 군포로 귀향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아홉번째 개인전인 신화창조전을 준비하다 조각칼에 손을 베어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수술을 하고 끊임없이 재활을 한 덕분에 다행히 작품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진씨의 전각은 깊고 간소화된 우리네 산과 강과 자연과 사람이 담겨져 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신화창조전에는 사람과 자연과 추억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전각 작품 외에 우리나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반양심경이 전시돼 주목받았다. 반양심경은 금문체, 초서체, 한글 서간체 등 아홉가지 서체로 쓰여져 그 가치를 더욱 높이 평가받았다. ■역사에 남고 싶다 독학다습으로 어려운 생활 끝에 최고에 오른 그는 문득 맡은 감투들이 부질없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과거와 달리 쓸 데 없는 일에 눈길을 많이 줬다고 느꼈졌기 때문이다. 본질을 찾기로 결심한 2003년 3월29일,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모든 자리를 벗어던지고 자연인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보헤미안 근성이 있다는 고백을 증명이라도 하듯 짐보따리를 싸들고 지리산, 부산, 대치동 등 곳곳을 떠돌며 작품활동을 했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예, 전각에서 벗어나 한글폰트 6가지, 글자체 24종을 개발하고 일반 기업체 등의 로고를 만드는 캘리그라피도 연구했다. 그 때부터 외부 출강은 하지 않고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작업실에서 제자들을 가르친다.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흰 종이에 검은 글씨를 쓰는 것이 서예라는 경쟁력 없는 보편적 서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그는 한지만 고집한다거나 버려진 기와를 수집해 조형적 예술로 새생명을 불어넣는 일 등으로 언제나 소재의 변화를 일으킨다. 다양화 장르를 초월하는 표현 방식이 서예의 영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밥먹고 살기가 힘들어 서예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서예의 영역을 넓혀 서예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죠. 최근 아홉번째 개인전을 마친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역사에 남길 만한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각자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전각인으로 평생을 살면서 돌아보니 전각을 공부할 수 있는 교재가 너무 빈약해 보였습니다. 전시회 마무리가 정리되는대로 한자 문화권 자료들을 모아 전각인들이 쓸 수 있는 보약을 담을 계획이다. 전각은 조형세계의 획이자 동양미술의 꽃이라는 그는 작품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그러나 즉흥적으로 자전을 준비해 역사에 남기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치매미술치료협회(회장 신현옥)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치매미술치료사, 건강미술요법사 전문가 양성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치매미술치료는 치매와 노환으로 인해 인지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선, 색, 형태를 스스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상요법. 이를 통해 환자들이 성취감과 편안함, 정서적 안정을 얻어 지적활동과 인지적 수행능력을 향상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오는 17일 협회 부설 영실버아트센터에서 개강하는 치매미술치료사, 건강미술요법사 전문가 양성과정은 치매의 개념 및 이해, 치매환자의 심리와 증상별 미술치료 등의 교육과정으로 구성됐으며 이론수업 3개월, 현장실습수업 3개월로 진행된다. 또 환자들의 건전한 가정생활을 돕기 위한 건강미술요법과 상담(가족)미술요법 교육도 실시한다. 미술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수강할 수 있으며, 6개월 이론실습수업 이수자는 심화과정을 통해 치매미술치료협회가 수여하는 전문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문의 (031)236-1533,1505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한국경기시인협회는 제4회 자연사랑 경기도 어린이 숲속백일장 입상자를 3일 발표했다. 도내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문학 정서를 심어주기 위해 지난달 28일 수원 장안구 만석공원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수원, 안성, 평택, 화성, 안양, 용인 등 초등학생 400여명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글솜씨를 자랑했다. 이번 대회 장원은 윤예원(곡반초1), 김지수(구봉초4), 박지원(산평초6) 학생이 차지했다. 한편 대회는 경기도환경보전협회경기일보사가 후원했다. <입상자 명단> ◇저학년부(초등 1~2학년) ▲장원-윤예원(곡반초1)▲차상-박채민(영동초1) 신경수(구봉초2) ▲차하-김현나(매화초1) 윤설아(토월초2) 황채원(구봉초2) ▲참방-강태욱(팔달초1) 김연준(구봉초2) 박서준(고현초2) 백진주(수일초2) 이연우(구봉초2) 이예은(화홍초2) 이진표(송원초2) 임세연(구봉초2) 전채원(수일초1) 조승우(팔달초1) 최도연(화양초2) 최도헌(황곡초2) ◇중학년부(초등 3~4학년) ▲장원-김지수(구봉초4) ▲차상-곽주희(팔달초4) 박건우(송원초4) ▲차하-심기환(수일초4) 윤다은(곡반초3) 허예은(구봉초4) ▲참방-권태환(산평초4) 구하람(구봉초3) 김승오(화홍초3) 김철우(조원초4) 박건하(산평초3) 윤지영(구봉초4) 윤지호(영덕초3) 정지윤(황곡초3) 진하늘(구봉초4) 최웅희(양지초3) 최흥수(갈담초3) 한혜민(수영초4) ◇고학년부(초등 5~6학년) ▲장원-박지원(산평초6) ▲차상-김민서(수성초5) 오하영(구봉초6) ▲차하-오형선(성산초6) 김현지(매화초5) 임영재(조원초5) ▲참방-김다예(화성초6) 박유상(수성초5) 박지민(대평초6) 방지수(산평초5) 이민영(영화초5) 이 샘(산평초6) 이예진(화성초6) 이혜인(고현초6) 장수아(영화초6) 정윤정(수원초6) 황선우(화홍초5) 허지원(구봉초6)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곧 입하(立夏)다. 여름의 문턱이다. 온 산하가 샛푸르다. 땅에 뿌리박은 풀들이 질기다. 두꺼비 알이 깨어나고 개구리 알이 천지다. 사람들은 논밭을 갈아서 한 해 농사를 꾸린다. 볍씨를 불려서 싹을 틔운 뒤 모를 낼 것이다. 새봄에 하는 일이 다르지 않으나 해마다 돌아오는 봄은 다르다. 날이 좋아도 사람이 아프면 봄도 아프다. 사람이 좋고 날이 나쁘면 봄도 나쁘다. 날이 좋고 사람이 좋아야 봄이 좋다. 봄이 좋아야 풍년이다. 봄이 환해야 한 해가 환하다. 홍성담의 사시사철-봄은 1980년 오월의 봄이었다. 그 해 오월은 사람이 아팠다. 봄볕 아래서 사람들은 총칼에 휩쓸렸다. 지천에 까놓은 개구리 알은 풍성했으나 볍씨가 말랐다. 마른 볍씨로는 모를 낼 수 없었고 그 해 논밭에서는 흙바람만 나부꼈다. 사실사철-봄은 홍섬담의 오월 목판화에서 단연 으뜸이다. 이 작품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읽어야 한다. 대지 깊은 곳에 태극이 있다. 선남선녀가 한데로 어울렸다. 한데로 어울린 그것이 씨알이다. 그것은 변함이 없다. 어머니 대지는 늘 그 씨알을 포태함으로써 대지를 깨운다. 태극을 품고 있는 어머니를 보라. 두 손 활짝 열고 하느님을 받는 저 숭고한 경이로움을 보라. 어머니 몸은 거대한 기운이다. 생의(生意:만물을 낳고자 하는 마음)의 활기가 불빛처럼 물빛처럼 부글거리는 그 속을 보라. 활활 거리며 끓고 있는 속 품이 위로 물밀 듯 올라가 대지를 깨웠다. 농부는 그 땅을 일군 뒤 씨를 뿌린다. 씨를 뿌리며 나아간다. 씨를 받은 땅은 온 마음으로 받아 싹을 틔울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범상치 않다. 대지의 저 숭고한 몸짓이 하늘을 우러르나 하늘이 기울었다. 기울어서 아프다. 아픈 결로 나아가는 저 사람, 내 아버지 내 어머니! 물밀어 드는 봄은 언제나 새봄이다. 봄을 새봄으로 맞이하는 마음에서 만물이 싹튼다. 그 싹틈에 아버지 어머니의 숨결이 있다.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