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25)는 태어나서 처음 부산을 떠났다며 아직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장성우는 2일 4대5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3일 오전 부산을 출발해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 입성했다. 도착 직후 조범현 kt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훈련에 임했다. 장성우는 3일 NC 다이노스 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기회를 주신 조범현 감독님과 kt 구단에 감사하다면서 고향팀에서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점에 있어선 아쉽다고 전했다. 올해 프로 8년차에 접어든 장성우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도 받은 유망주였지만, 데뷔 이후 강민호(롯데)에 밀려 줄곧 백업 포수로 뛰어왔다. 올 시즌 롯데는 장성우를 살리고자 1루수로 내보내기도 했지만, 내야수는 그에게 낯선 옷이었다. 장성우는 초ㆍ중ㆍ고교에서 한 번도 주전에서 밀린 적이 없었는데 프로의 벽은 정말 높았다며 강민호 선배가 워낙 대단한 선수여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장성우는 그러면서도 강민호 선배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며 야구 인생에 잊지 못할 경험이고,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장성우에게 수원은 기회의 땅이다. 같은 포지션에는 용덕한, 윤요섭이 있지만 조 감독은 장성우를 주전 포수로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고, 트레이드 첫 날부터 장성우는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다. 장성우는 kt는 신생 구단이고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에 있다며 빨리 적응해 나를 믿어주신 만큼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성필기자
지난 2일 프로야구 kt wiz와 롯데 자이언츠 간 초대형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kt가 롯데로부터 5명을 받고, 4명을 내주는 대규모 트레이드였다. kt가 받은 선수는 포수 장성우(25)ㆍ윤여운(25), 투수 최대성(30), 내야수 이창진(24), 외야수 하준호(26)였다. 대신 kt는 롯데에 투수 박세웅(20)ㆍ이성민(25)ㆍ조현우(21), 포수 안중열(20)을 내줬다. kt는 투수 리드와 공격력이 우수한 장성우, 주력과 장타력을 보유한 좌타자 하준호를 영입해 타선을 강화하고, 강속구를 보유한 최대성의 영입으로 투수진을 강화했다면서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윤여운, 이창진을 영입하여 백업 자원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무려 9명이 이동하는 트레이드였지만, 핵심은 박세웅과 장성우의 교환이었다. 또한, 이는 조범현 kt 감독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감독은 강팀의 필수조건으로 좋은 포수를 꼽아왔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수준급 포수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kt에는 용덕한과 윤요섭이 있지만, 조 감독은 이전부터 이들의 투수 리드 능력에 아쉬움을 표하며 장성우를 눈여겨봐 왔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타율 0.245, 홈런 3개를 기록 중인 장성우는 롯데 안방마님 강민호에게 가려 주전 포수로 나서진 못했지만, 리그 최고의 포수 유망주로 꼽히던 자원이다. 하지만, 롯데가 장성우를 그냥 놔줄 리 만무했다. 롯데는 장성우를 내주는 조건으로 kt 우완 박세웅을 지목했다. 박세웅은 올 시즌 6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4패, 방어율 5.79를 기록했지만, kt의 미래로 불리던 최고 유망주였다. 조 감독을 비롯한 kt 내부에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지만, 결국 박세웅을 내주고 장성우를 받기로 결정했다. 박세웅의 가치보다 장성우의 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한 것이다. 물론 박세웅을 보내는 조 감독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조 감독은 3일 NC다이노스 전을 앞두고 세웅이를 포함해 롯데로 간 선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팀 전체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조 감독은 장성우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리그 최고 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지녔다며 kt의 대형 포수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사실 조 감독은 포수 육성에 있어선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이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완벽했던 포수로 평가받는 박경완 SK 와이번스 육성 총괄도 조 감독의 작품이다. 박경완은 지난 1993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조 감독을 배터리 코치로 만났고, 혹독한 훈련을 통해 명품 포수로 거듭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김상훈 KIA 코치도 2009년 조 감독의 지도 아래 리그 정상급 포수로 성장했었다. 조 감독과 장성우의 만남이 큰 기대감을 불러 모으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kt는 박세웅의 공백으로 선발 투수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kt는 올 시즌 필 어윈-앤디 시스코-크리스 옥스프링-박세웅-정대현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 중이었다. 조 감독은 주권과 엄상백으로 박세웅의 자리를 메운다는 구상이다. 특히 부상에서 5월 말 복귀 예정인 주권은 조 감독이 올 시즌 전부터 선발 자원으로 점찍어 뒀던 투수다. 또한 조 감독은 불펜 핵심 자원인 심재민을 선발로 전환시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 감독은 (심)재민이는 당초 내년부터 선발 자원으로 쓸 예정이었다며 경기 운영만 놓고 보자면 어느 누구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조성필기자
통한의 한방이었다. 8회말까지 두산 베어스에 1대3으로 끌려가던 kt wiz가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지만, 11회말 끝내기 홈런 한방을 얻어맞고 눈물을 삼켰다.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다. 이날 패배로 kt는 6연패에 빠지며 시즌 22패(3승)째를 안았다. 이날 경기는 중반 이후 두산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두산은 1회초 1사 3루에서 kt 김상현이 2루수 앞 내야땅볼로 3루 주자 김민혁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선취점을 뺏겼다. kt 선발 옥스프링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던 두산은 6회 들어 반격에 나섰다. 두산은 6회말 홍성흔의 1타점 적시타와 7회말 민병헌의 2타점 적시타를 더해 3대1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은 이후 kt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 하는듯했다. 하지만, 역시 야구는 9회부터였다. kt는 9회초 무사 1,3루에서 박용근의 병살타에도 불구 3루 주자 배병옥이 홈을 밟아 2대3으로 추격했다. 이어 kt는 대타로 나선 조중근이 두산 2루수 오재원의 송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진루한 뒤 신명철이 중전 적시타를 터트려 1점을 추가했다. 3대3.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순간이었다. kt는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창재가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함으로써 연장에 돌입했다. 이날 두산의 선발로 나선 니퍼트는 8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선발 승리 요건을 갖췄으나, 9회초 이처럼 허무하게 승리를 놓쳤다. 벼랑 끝에서 구사일생한 kt였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kt는 11회말 주자 없는 2사 두산 정진호에게 비거리 115m짜리 홈런을 맞았다. kt 여섯 번째 투수 이성민이 던진 142㎞짜리 직구가 다소 높게 제구가 됐고, 정진호가 이를 놓치지 않았던 것. 이날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대포였다. 이성민은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는 그라운드에 있던 야수들도, 더그아웃에서 파이팅을 불어넣던 선수단도 마찬가지였다. 조범현 kt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 모두 끝까지 잘해줬다면서도 마지막 홈런 당시 볼 배합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잠실=조성필기자
우리두산! 최강두산!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KBO리그 경기가 열린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선 응원가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홈팬들로 가득 메워진 1루 내야석은 응원가와 더불어 두산을 상징하는 흰색 응원봉이 물결을 이루면서 장관을 연출했다. 반면, 원정팬들이 찾는 3루 내야석은 썰렁했다. kt 팬 50여명이 자리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관중 수는 총 8천98명. 올 시즌 두산의 홈경기 관중 평균인 1만6천275명(9경기)의 절반 수준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관객 유치 목표를 800만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차질이 생기고 있다. KBO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올해 119경기에 평균 1만68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줄었다.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말 경기가 취소된 영향도 있으나, kt의 경기력 저하가 리그의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많다. kt는 1일 현재 3승22패 승률 0.120를 기록하고 있다. 전무후무한 최악의 행보다. 원년부터 꼴찌의 대명사로 꼽히던 삼미 슈퍼스타즈가 갖고 있던 최단기간 20패의 멍에도 썼다. 자칫 82년 삼미(승률 0.188)를 능가하는 역대 최고 약팀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엔 무기력증에 빠진 듯한 모습까지 보여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실제로 4월 kt의 원정경기를 찾은 관중 평균은 4천977명에 불과했다. 원정경기 평균 관중이 5천명도 되지 않는 구단은 kt가 유일하다. 관중 흥행은 구단의 좋은 성적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김현수(두산), 한화(김태균), 윤석민(KIA) 등 간판스타가 있어야 유리한 것도 사실이지만 kt는 이 두 가지 요건 중 어느 하나도 갖춘 것이 없다. 야구팬 나모씨(30)는 kt 경기는 아는 선수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싱겁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 잘 보지 않게 된다고 말했고, 한모씨(29)는 kt 경기를 딱 한 번 보러 갔는데, 재미가 없어 중간에 경기장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쯤 되니 각 구단도 kt를 원정팀으로 맞이하는 것이 썩 달갑지만은 않다. 입장 수익은 구단 운영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A구단 관계자는 아무래도 kt가 신생구단이다 보니 팬층이 얇은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나아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국내 재계 순위 11위 그룹 kt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야구단 2군 전용구장ㆍ숙소 건립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어 선수단 육성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군 전용 구장과 숙소는 프로야구단의 필수 인프라로 어린 선수들의 육성과 성장의 터전이다. 하지만 kt가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야구단 운영에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29일 kt와 수원시, 여주시 등에 따르면 kt는 지난 2013년 제10구단 유치 과정에서 창단과 관련해 kt의 약속이란 문건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향후 청사진으로 제출했다. kt는 이 문건에 10구단 유치 시 이행할 공약을 총 10여개 항목에 걸쳐 서술했다. kt는 이 가운데에서도 구단 설립 및 창단 지원을 전면으로 내세웠고, 총 200억원을 투자해 2군 구장과 숙소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kt는 실제로 그해 10월 여주시 강천면 간매리 일원의 9만3763㎡ 부지를 활용해 2군 구장과 보조경기장, 트레이닝센터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베이스볼캠프를 건설한다는 세부 계획을 준비, 여주시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kt는 2016년 초까지 캠프를 완공한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착공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여주시가 몇 차례 공문을 보내 캠프 건립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kt는 그 때마다 예산 문제로 공사가 미뤄질 것 같다는 답변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여주시 한 관계자는 캠프 건립은 kt가 계획부터 완공까지 모든 공사를 진행하고, 시는 행정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MOU 체결 이후 kt가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건립이 하염없이 미뤄지면서 kt wiz 2군은 운동할 장소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kt 2군은 현재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운동장을 빌려 쓰고 있으나, 사용 계약이 올해로 만료되는 까닭에 2군 구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조범현 kt 감독도 최근 내년에 우리 2군은 원정 경기만 다녀야 할 판이라며 이래서 제대로 된 선수 육성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kt는 방관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kt구단 관계자는 올해 이후 2군 경기를 어디서, 어떻게 운영할지 알아보는 중이지만 당장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조성필기자
프로야구 kt wiz 캡틴 신명철(37)이 뜻깊은 홈런포를 쐈다. 신명철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팀이 0대3으로 뒤지던 6회초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유희관의 직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115m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날 신명철의 홈런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었다. 신명철 개인적으론 시즌 첫 홈런이자 삼성 라이온즈에 몸담고 있던 지난 2012년 9월1일 넥센전 이후 969일 만에 맛보는 손맛이었다. 또한, kt로선 1군 진입 이래 열 번째 대포였다. 이전까지 kt의 팀 홈런은 9개에 그치며, 10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한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조범현 kt 감독도 이에 고심이 깊었다. 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우리 선수들 타구가 유난히 안 뻗어나가는 것 같다며 잠실에 오니 거리까지 멀어져 더욱 힘들겠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주장인 신명철이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조 감독은 고민을 일시적으로나마 해소될 수 있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0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신명철은 2007년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기량이 만개했다. 2009년에는 20-20 클럽에 가입했고, 2011년에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 2군을 전전긍긍하던 신명철은 2013년 방출을 요청했고, 2014년 kt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그는 타율이 0.174에 그치고 있지만, 팀의 주장으로서 구심점 역할을 훌륭히 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kt는 이날 승부에서 끝내 웃지 못했다. kt는 신명철의 홈런으로 2대3까지 추격하며 역전의 기대감을 키웠으나, 이후 두산에 3점을 헌납해 2대6으로 패했다. 이로써 kt는 시즌 21패(3승)째를 거두며 5연패에 빠졌다. 조성필기자
프로야구 kt wiz가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kt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대6으로 패했다. 이로써 kt는 5연패에 빠지며 시즌 21패(3승)째를 안았다. 반면 두산은 3연승에 성공하며, 1위 자리에 올랐다. kt의 약점이 뚜렷이 드러난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kt의 득점권 타율은 0.174에 불과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1할대를 기록하고 있었던 것. kt는 이날 선발 정대현의 호투 속에 경기 중반까지 대등한 승부를 펼쳤으나, 정작 득점권에서 타선이 침묵하면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kt는 3회말 1사 2루에서 두산 김재호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아 기선을 제압당했다. kt는 4회말 두산 민병헌과 홍성흔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추가 실점해 0대3으로 뒤졌다. 5회초 kt의 반격이 시작됐다. 1사 1루 상황에서 신명철이 두산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가동하면서 kt는 2대3으로 쫓았다. kt는 6회초에서도 1사 만루 기회를 잡으면서 역전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4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김상현이 삼진을 당한 데 이어 지명타자 윤요섭이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찬스를 살리지 못한 대가는 컸다. 두산은 6회말 민병헌이 kt의 두 번째 투수 이성민의 3구째 143㎞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기록해 kt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은 이어 kt 이성민의 폭투로 1점을 더 추가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대현은 5이닝 5피안타(1홈런) 1볼넷 3실점(2자책)으로 비교적 호투했으나, 이날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운 두산 유희관(8이닝 8탈삼진 2실점)에 밀려 패전투수가 됐다. 잠실=조성필기자
프로야구 10구단 kt wiz의 홈구장인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는 원정팀에게 힐링 파크로 불린다. 타 구장에서 힘겨운 승부를 벌였던 팀도 케이티 위즈 파크에 오면 어김없이 승수를 쌓기 때문에 이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주말 3연전에는 넥센이 이 곳을 찾아 3연승했다. 28일 현재 케이티 위즈 파크에선 총 13경기가 열렸고, 5개 팀이 방문해 12승을 올렸다. SK 만이 한 경기를 놓쳤을 뿐이다. 이런 현상은 kt가 기존 팀들과 큰 전력 차이를 보이면서 벌어졌다. 한 시즌을 퓨처스리그(2군)에서 보내며 1군 무대 준비를 하고, 각 구단별 20인 외 특별지명 등으로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으나, 그 정도론 어림도 없었다. 이에 따라 KBO리그 질 뿐만 아니라 흥행마저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야구팬들도 kt 경기는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케이블 3사(KBSN스포츠MBC스포츠플러스SBS스포츠)가 중계한 kt 경기는 올해 시청률 1%를 넘긴 적이 없다. 지난해 KBO리그 평균 시청률은 1.01%였다. 많은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kt는 2013년 1월 부영그룹과 경쟁 끝에 제10구단 유치에 성공했다. 이석채 전 kt 회장은 통 큰 투자를 약속했다. 그는 1군 데뷔를 앞두고 특급 FA를 영입하겠다고 했으나, 이후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그해 11월 사임했다. 지난해 1월 황창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야구단 대표이사와 단장이 모두 교체됐다. 모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 속에 투자는 축소되고, kt는 힘겨운 첫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물론 kt의 투자가 없던 건 아니다. 9개 구단으로부터 특별지명을 하면서 90억원을 썼고, FA시장과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65억원을 들였다. 다만, 155억원은 국내 프로야구 시장 규모에 비하면 큰 돈이 아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선수영입을 위한 투자를 바라고 있다. 선수 절반이 프로 2년차 이내 신예들로 짜여진 kt로선 마땅한 트레이드 카드가 없어 현금 트레이드만이 선수를 보강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kt는 현금 투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금 같은 불경기에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이 야구단에 더 이상의 투자는 불가하다는 태도이다. 자연스레 kt를 향한 야구팬들의 시선은 싸늘해지고 있다. 현재 각종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에는 차라리 kt가 아닌 부영이 야구단을 유치했다면, 통신사도 kt에서 SK나 LG로 갈아타야겠다 등의 게시글이 줄을 잇고 있다. 조성필기자
우리가 100% 전력을 가동한다고 해도 상대가 80% 이상이면 이길 수가 없어요. 프로야구 kt wiz 한 관계자의 말이다. kt가 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26일 현재 시즌 23경기를 치른 kt는 3승20패를 기록, 10개 팀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개막 11연패 이후 넥센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고, 지난 22일 SK전에서 홈 첫승의 감격을 누렸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kt는 이후 또다시 4연패의 늪에 빠졌다. kt의 연패는 예상된 수순이었고, 최하위도 충분히 예견됐지만, 문제는 무기력한 경기 내용에 있다. kt는 23경기 가운데 17경기에서 3득점 이하에 그치는 빈공에 시달렸다. 영봉패도 3번이나 당했다. kt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2.69점에 불과하다. 이같이 떨어지는 득점력으로는 승리를 거두기 어렵다. 조범현 kt 감독도 0대3 영봉패를 당한 지난 25일 넥센전 직후 공격이 이렇게 부진해서는 이길 수가 없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야구계와 언론에서는 지난 2013년 1군에 진입한 9구단 NC처럼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상승을 꾀하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kt는 지난 20일 LG와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하기 이전에 한 구단과 선수 트레이드를 놓고 심도있는 논의를 했다. 당시 이 구단은 KBO리그의 질적 향상이란 대승적인 차원에서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트레이드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 구단은 주전 경쟁에서 밀린 야수 2명을 보내는 조건으로 kt에 젊은 투수 1명과 현금 3억원을 제안했다. kt도 이를 수용해 트레이드는 성립되는 듯했지만 현금을 쥐고 있는 모기업 스포츠마케팅팀에서 현금 지급 불가 결정을 내리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t구단 관계자는 FA 영입 때도 그렇고, 이렇게 투자가 없어선 전력 상승효과를 낳을 수 있는 트레이드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개탄했다. 모기업이 이처럼 나 몰라라식 행정을 펼치면서 kt의 연패 탈출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자 kt의 수원 입성을 반기던 시민들의 관심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회사원 최모씨(30ㆍ수원 영통구)는 3억도 투자 안하는 모습에 실망이 컸다고 말했고, 택시기사 이모씨(48ㆍ수원 팔달구)는 매일 지는 게 일인데, 사람들이 야구를 보러 가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성필기자
막내 kt wiz가 팀 창단 후 한 이닝 최다실점(8점) 기록을 썼다. kt는 26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4회에만 5안타와 4볼넷으로 8점을 내주며 4대11로 완패했다. 한 이닝 8실점은 지난달 28일 롯데와의 1군 데뷔전(5회 7실점)을 뛰어넘는 기록으로, 올 시즌 NC 다이노스(23일 삼성전 5회)와 두산 베어스(21일 넥센전 2회)와 한 이닝 최다실점 타이를 이룬 불명예 기록이다. kt는 이날 패배로 4연패 늪에 빠지며 20패(3승)째를 당했다. 반면, 넥센은 kt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12승11패를 기록했다. 앞선 2경기에서 홈런포 5개를 가동했던 넥센은 이날도 홈런 2개를 쏘아 올리는 등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는 화끈한 화력쇼를 펼치며 낙승을 거뒀다. 승부의 추는 일찌감치 넥센 쪽으로 기울었다. kt는 1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선발 엄상백이 2회 1사 1루 상황에서 넥센 윤석민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아 리드를 빼앗겼다. 엄상백은 4회에도 볼넷 3개를 허용하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kt는 엄상백을 내리고 이창재를 마운드에 올려 진화에 나섰지만, 넥센의 기세를 잠재우는 데 실패했다. 넥센은 1사 만루에서 스나이더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한 뒤 김하성과 김재현이 연속 적시타를 터트려 6대0으로 달아났다. 넥센은 후속 서동욱이 볼넷으로 출루해 계속해서 만루 기회를 잡았다. 넥센은 이후 문우람과 박병호가 나란히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10대0을 만들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t는 4회와 5회에 2득점씩 하며 추격에 나섰으나, 벌어진 점수 차를 더 이상 좁히지 못했다. 한편, 대전 원정에 나선 SK 와이번스는 한화 이글스에 4대5로 패배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며 12승10패를 기록,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SK는 선발 메릴 켈리가 6이닝 6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부진했다. 타격서 앤드류 브라운은 홈런 1개 포함 4타수 4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