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떨어져 관중 동원 악영향… 원정 경기 홈팀들 ‘울상’
“우리두산! 최강두산!”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KBO리그 경기가 열린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선 응원가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홈팬들로 가득 메워진 1루 내야석은 응원가와 더불어 두산을 상징하는 흰색 응원봉이 물결을 이루면서 장관을 연출했다.
반면, 원정팬들이 찾는 3루 내야석은 썰렁했다. kt 팬 50여명이 자리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관중 수는 총 8천98명. 올 시즌 두산의 홈경기 관중 평균인 1만6천275명(9경기)의 절반 수준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관객 유치 목표를 800만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차질이 생기고 있다. KBO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올해 119경기에 평균 1만68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줄었다.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말 경기가 취소된 영향도 있으나, kt의 경기력 저하가 리그의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많다.
kt는 1일 현재 3승22패 승률 0.120를 기록하고 있다. 전무후무한 ‘최악의 행보’다. 원년부터 꼴찌의 대명사로 꼽히던 삼미 슈퍼스타즈가 갖고 있던 최단기간 20패의 멍에도 썼다.
자칫 82년 삼미(승률 0.188)를 능가하는 역대 최고 약팀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엔 무기력증에 빠진 듯한 모습까지 보여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실제로 4월 kt의 원정경기를 찾은 관중 평균은 4천977명에 불과했다. 원정경기 평균 관중이 5천명도 되지 않는 구단은 kt가 유일하다.
관중 흥행은 구단의 좋은 성적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김현수(두산), 한화(김태균), 윤석민(KIA) 등 간판스타가 있어야 유리한 것도 사실이지만 kt는 이 두 가지 요건 중 어느 하나도 갖춘 것이 없다.
야구팬 나모씨(30)는 “kt 경기는 아는 선수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싱겁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 잘 보지 않게 된다”고 말했고, 한모씨(29)는 “kt 경기를 딱 한 번 보러 갔는데, 재미가 없어 중간에 경기장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쯤 되니 각 구단도 kt를 원정팀으로 맞이하는 것이 썩 달갑지만은 않다. 입장 수익은 구단 운영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A구단 관계자는 “아무래도 kt가 신생구단이다 보니 팬층이 얇은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나아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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