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프로야구 kt wiz와 롯데 자이언츠 간 초대형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kt가 롯데로부터 5명을 받고, 4명을 내주는 대규모 트레이드였다. kt가 받은 선수는 포수 장성우(25)ㆍ윤여운(25), 투수 최대성(30), 내야수 이창진(24), 외야수 하준호(26)였다. 대신 kt는 롯데에 투수 박세웅(20)ㆍ이성민(25)ㆍ조현우(21), 포수 안중열(20)을 내줬다.
kt는 “투수 리드와 공격력이 우수한 장성우, 주력과 장타력을 보유한 좌타자 하준호를 영입해 타선을 강화하고, 강속구를 보유한 최대성의 영입으로 투수진을 강화했다”면서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윤여운, 이창진을 영입하여 백업 자원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무려 9명이 이동하는 트레이드였지만, 핵심은 박세웅과 장성우의 교환이었다. 또한, 이는 조범현 kt 감독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감독은 강팀의 필수조건으로 좋은 포수를 꼽아왔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수준급 포수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kt에는 용덕한과 윤요섭이 있지만, 조 감독은 이전부터 이들의 투수 리드 능력에 아쉬움을 표하며 장성우를 눈여겨봐 왔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타율 0.245, 홈런 3개를 기록 중인 장성우는 롯데 ‘안방마님’ 강민호에게 가려 주전 포수로 나서진 못했지만, 리그 최고의 포수 유망주로 꼽히던 자원이다.
하지만, 롯데가 장성우를 그냥 놔줄 리 만무했다. 롯데는 장성우를 내주는 조건으로 kt 우완 박세웅을 지목했다. 박세웅은 올 시즌 6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4패, 방어율 5.79를 기록했지만, ‘kt의 미래’로 불리던 최고 유망주였다.
조 감독을 비롯한 kt 내부에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지만, 결국 박세웅을 내주고 장성우를 받기로 결정했다. 박세웅의 가치보다 장성우의 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한 것이다.
물론 박세웅을 보내는 조 감독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조 감독은 3일 NC다이노스 전을 앞두고 “세웅이를 포함해 롯데로 간 선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팀 전체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조 감독은 장성우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리그 최고 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지녔다”며 “kt의 대형 포수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사실 조 감독은 포수 육성에 있어선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이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완벽했던 포수로 평가받는 박경완 SK 와이번스 육성 총괄도 조 감독의 작품이다.
박경완은 지난 1993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조 감독을 배터리 코치로 만났고, 혹독한 훈련을 통해 명품 포수로 거듭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김상훈 KIA 코치도 2009년 조 감독의 지도 아래 리그 정상급 포수로 성장했었다. 조 감독과 장성우의 만남이 큰 기대감을 불러 모으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kt는 박세웅의 공백으로 선발 투수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kt는 올 시즌 필 어윈-앤디 시스코-크리스 옥스프링-박세웅-정대현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 중이었다. 조 감독은 주권과 엄상백으로 박세웅의 자리를 메운다는 구상이다.
특히 부상에서 5월 말 복귀 예정인 주권은 조 감독이 올 시즌 전부터 선발 자원으로 점찍어 뒀던 투수다. 또한 조 감독은 불펜 핵심 자원인 심재민을 선발로 전환시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 감독은 “(심)재민이는 당초 내년부터 선발 자원으로 쓸 예정이었다”며 “경기 운영만 놓고 보자면 어느 누구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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