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기도당 김승원 위원장(수원갑)이 말했다. “내란과 탄핵 여파로 어려웠던 지역경제에 더 큰 한파가 불고 있다. 지금은 지역경제를 지키기 위해 모두가 힘을 보태야 할 시기로, 당력을 총동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겠다.” 새로울 것 없는 진단이고, 당연히 해야 할 결정이다. 하지만 그 울림이 작지 않다. 지금 중앙정치는 정쟁의 끝단을 달리고 있고, 지자체까지 그 싸움에 끼어들어 뒤섞여 버렸다. 이럴 때 발표된 상권 살리기 구호다. 발표된 ‘골목상권 살리기 캠페인’은 전통시장·골목상권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캠페인 전개 지역은 도내 60개 전 지역구다. 지역상권에서 간담회 및 행사 개최, 지역 상권 내 선물·생필품 구매, 지역화폐 사용 활성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캠페인 확산이 실천 내용이다. 광역·기초의원들에게도 연말연시 소규모 모임을 활성화하라는 당부를 전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먹어주고, 마셔주고, 팔아주자는 운동이다. 만시지탄이나 다행이다. 현 정국의 핵심 키워드는 계엄이고 탄핵이다. 정치 공학은 정권 사수와 정권 탈환이다. 국민까지 둘로 갈라놨다. 탄핵 찬성 국회 집회와 탄핵 반대 광화문 집회가 팽팽하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는 지역 상인들의 심정은 복잡하다. 국회 주변과 광화문 거리를 차라리 부러워한다. ‘컵라면이라도 팔릴 거 아니냐’며 탄식한다. 그만큼 지역 상권이 주저앉았다. 연말 모임, 친목 모임이 대거 취소됐다. 연말 특수는커녕 계엄·탄핵 저주에 휘청인다. 걱정인 것은 이 고통이 오래갈 것 같다는 점이다. 우리가 몇 차례 지적했던 내수시장 위축 전망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의 예다.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의 소비자동향지수(CSI)가 10월 102.7, 11월 96.0, 12월 94.3, 2017년 1월 93.3이었다.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 후인 2017년 4월에야 101.8로 100을 넘겼다. 그 흐름이 이번에도 적용된다면 골목 상권 위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 오죽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기업에 “송년회·신년회 취소하지 마세요”라는 권고문을 발송했겠나. 민주당은 경기도 전체 지역구 가운데 53곳이 현역이다. 국민의힘(6곳)·개혁신당(1곳)과 비교 안 될 지배력이다. 이런 도당에서 모처럼 계엄·탄핵이 아닌 민생 구호가 들렸다. 당을 떠나 그 취지를 높이 산다. 현장을 반영한 민생 정치라고 본다. 중앙정치에는 수권 능력의 잣대가 될 것이고, 시장·군수에게는 본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상인들이 전해 오는 훈훈한 성과를 고대한다.
사설
경기일보
2024-12-24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