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 <수원 영일초등5> 얼마 전에 씨랜드라는 수련원에서 큰불이 났다. 그래서 많은 인명피해가 났는데 그것은 모두 어린 유치원생들이었다. 또 인천 어느 호프집에서도 불이났는데 거기서는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죽었다. 이렇듯 불은 언제 어디서 날지 모른다. 왜냐하면 불은 사람들의 실수나 방심으로 일어나거나 자연적으로 나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부터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과 불이 안나게 하는 예방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자. 첫째, 소화기 하는 방법을 알아둔다. 소화기는 빨간색통으로 그 통안에는 불을 끄는 가루가 들어있다. 소화기는 우선 안전핀을 뽑고 기압의 수치가 초록색이 되도록 하고 스위치 비슷한 것을 누르면 하얀 가루가 나온다. 또 가루가 굳지 않게 자주 흔들어 준다. 둘째, 안전 점검등을 정기적으로 잘한다. 안전 점검을 정기적으로 잘 하면 가스가 샐일도 거의 없고, 그러면 불이 날 경우도 줄어든다. 만약에 안전 점검을 안하면 가스가 샐 경우도 있고 가스가 새면 가스에 불이 붙어서 집이 폭파된다. 셋째, 집안에 소화기나 로프를 준비한다. 만약에 불이 나는 것은 약한 불이 크게 번지는 것인데 집에 소화기를 준비해 놓는다면 약한 불일때 불을 꺼서 큰화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로프를 준비하면 불이 났을 때 집에서 탈출을 해서 인명피해는 없을 것이다. 이만큼 불은 언제 어디서 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나처럼 준비를 해놓거나 소화기 방법을 알면 우리는 재산 피해도 없을 것이고 인명피해도 없을 것이다.
김태훈 <수원 영일초등5> 불은 이롭기도 하지만 화날때는 아주 무서운 것이다. 불은 화가나면 우리나라를 완전히 태워 버릴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요번에 불이 화가났었는지 인천에 사는 무고한 사람들을 무참히 죽였다. 지하에서 일어난 불은 서서히 1층으로 2층으로 올라가서 아직 하늘나라에 가기에는 너무 어리고 순수한 생명을 뺏어갔다. 건물에는 이런 무서운 화재에 대비하여 비상구를 여러개 만들어 놓아야 하는데 만들어 놓지 않았다고 한다. 또 한 창문은 잘 열리지 않은 것도 큰 화재가 난 원인중에 하나다. 그러나 비상구와 창문만의 잘못이라고도 할 수 없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조심성을 품고 있었더라면 아마도 한 생명이라도 더 살아남았을 것이다. 이번 인천에서 일어난 큰 화재로 나의 또래인 아이들이 조금 더 조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렇게 무서운 불을 피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 있다. 첫째, 담뱃불 하나라도 신경써서 버려야 한다. 작은고추가 더 맵다고 담뱃불이라고 우습고 만만하게 본다면 큰 코 다치는 건 물론이고 그 사람의 인생이 마감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불장난을 하지 말아야 한다. 꼬마 아이들이 집에 혼자 있을때면 호기심이 생겨 불장난을 한다. 꼬마 아이들이 불장난을 하게 된다면 아파트는 아마도 순식간에 태울 수 있다. 그러니 불장난도 하지말고 꼬마 아이들도 집에 놓으면 안된다. 정 그래도 꼬마 아이들을 혼자 집에 놓아 두어야 한다면 성냥개비나 라이터는 물ㄹㄴ이고 위험한 물건은 않보이는 곳이나 키가 닿지 않는 곳에 놔두어야 한다. 내가 생각한 이 두가지만 잘 지킨다면 불이 날 사고는 거의 없을 것이다. 불조심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지켜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조금 더 노력하고 힘쓰자!
임선우 <수원 선일초등2> 난 책을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책을 읽는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고전은 처음이다. 난 고전은 처음이라고 좀 딱딱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홍길동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아서 낯설지가 않았다. 조선시대에 홍씨를 가진 홍판서가 있었는데 길동은 바로 홍판서와 춘섭이라는 하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홍길동은 어렸을 때부터 재주가 뛰어나고 영특했지만 천한 신분이라 벼슬길에 올라가지 못하여 무술을 익혔다. 어른이 된 길동은 집을 나가 도적의 무리를 이끌고 다녀서 벼슬아치의 재물을 배앗아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그래서 벼슬아치들도 홍길동을 무서워했다. 길동이 살았던 시대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지금은 자신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꿈을 이룰 수 있는데 옛날 조선시대에 신분제도가 있어서 벼슬길에 오를 수 없었다. 난 홍길동이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홍길동은 도적을 이끌고 활빈당을 세워 백성들을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만약 홍길동이 없었다면 나라도 점점 이상해지고, 벼슬아치들이 자기 배만 채우고 권력도 자신이 차지할려고 해 백성들은 더 힘든 생활을 했을 것이다. 난 홍길동이 세운 율도국이 양반과 천민이 없고, 모두 평안하게 살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이 고전을 통해서 나보다 약한 사람을 때리지 않고, 도와줄 것이며 앞으로 더욱 착한 어린이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자연이야말로 최상의 스승이다” “자연을 해치는건 제 생명을 해치는 일이다”. 거지 성자(聖者)로 알려진 독일의 페터 노이야르가 한국을 떠나면서 한 말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은 페터 노이야르는 유일한 옷이자 이불인 누더기 망토차림으로 두달간 지리산의 고찰 등지를 만행(卍行)하다 며칠 전 출국, 20여년 전의 수행지인 독일 쾰른의 호숫가 나무밑으로 돌아갔다. 노이야르는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지리산의 천년고찰 실상사에서 귀농학교를 일구는 도법스님을 비롯, 송광사 방장 보성스님, 대흥사 일지암 여연스님, 쌍계사 국사암의 월호스님, 섬진강의 김용택시인, 경남 하동에서 태평농법을 실천하는 이영문씨 등과 교유했다. 노이야르는 부다(Buddha)의 삶을 좇아, 가진 것이라고는 망토 한벌밖에 없는 철저한 무소유를 실천하며 큰스님 못지않은 내공을 보였는데 산에 심은 밤나무의 병충해를 방제하기 위해 비행기로 농약을 뿌리거나, 맑은 섬진강의 강둑에 발라진 시멘트 등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자연파괴를 안타까워 했다. 현대인의 반자연적인 삶의 병폐를 치유하는 가장 훌륭한 교육의 장일 수도 있는 벽지 분교를 눈앞의 합리화와 효율만을 좇아 폐교하는 우리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문지기가 태평하게 잠자는 동안 그의 집은 불타는데, 그는 잠을 자면서 나의 집에는 아무 일도 없다고 말한다”는 비유로 우리의 환경 현실을 풍자했다. 인류의 환경 파괴는 자기 집 불태우면서도 태평하게 잠자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모든 생명이 나의 생명인데 내가 어떻게 나 자신을 해칠 수 있겠는가’라는 노이야르의 말은 우리를 깊이 뉘우치게 한다. /청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조정문제를 둘러싼 파문이 점점 확산돼가고 있어 BC카드를 제때 사용못하는 등 소비자들만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더구나 BC카드의 대주주인 시중은행들이 백화점의 ‘BC카드 취급거부’에 맞서 ‘지로 및 현금자동이체 거부’를 선언하고 나서 사태가 점점 심각해져가고 있다. 조흥은행 등 6개 BC카드 회원은행들이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에 공문을 보내 ‘BC카드취급거부’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이들 백화점의 지로 수납 및 현금자동이체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백화점업계측은 현재 3%인 가맹점 수수료가 2%로 인하되면 30%가량의 비용절감 효과가 생겨 제품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 수준인데 카드 수수료가 매출액의 3%에 이르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카드업계측은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수입이 줄어들 경우 일반 회원들이 많이 이용하는 현금서비스 이자나 할부구매 수수료에 인상요인이 생겨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 BC카드사용 거부운동은 백화점 카드사용 확대를 위한 계책이라고 맞서고 있다. 현재 평균 수수료와 원가의 차이가 0.08%에 불과해 추가로 인하해 주면 역마진이 생긴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백화점 및 일부 대형외식업체와 카드업계측간의 이같은 수수료 분쟁은 소비자를 볼모로 잡은 집단이기주의의 싸움이다. 저마다 ‘소비자’를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걸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카드매출로 발생하는 제한된 마진을 놓고 카드사와 가맹점측이 각자 잇속을 챙기기 위해 소비자를 볼모로한 힘겨루기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맹점 수수료를 포함해 할부 및 일시불구매, 현금서비스 등 신용카드의 각종 수수료 원가를 체계적으로 따져보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어떤 경우든 두 사업체가 적당히 합의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만일 원만한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고 장기화된다면 금융감독원이 강력한 감독권을 발동, 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것이다.
4·13총선이 유례없는 타락선거가 되리라는 우려할만한 징조들이 벌써부터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는 금품살포나 음식접대 선심관광같은 고전적 수법 이외에도 후보예정자들이 PC통신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한 상대방 비방과 자신을 알리는 무차별 전자우편(E메일)발송 등 사이버공간에서의 신종수법이 판을 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단속해야할 경기도 선관위가 출마예상자들이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인터넷을 통해 학력 경력 사진게시와 함께 자기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경기도 선관위의 이같은 미온적 입장 때문에 사이버 사전선거운동이 더욱 기승부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지난 연말부터 시민단체들이 공명선거를 위해 캠페인을 벌여왔고, 며칠전엔 경실련(經實聯)이 공천부적격자를 발표한 데 이어 엊그제는 400여 시민단체가 손잡은 ‘2000총선시민연대’가 불법선거를 감시하고 정치를 개혁하겠다고 나선 상황인데도 불법사전선거운동이 이처럼 자행되고 있으니 이들의 행태가 한심스럽다.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들이 아무리 사활을 걸고 덤벼든 일이라고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직시하지 못하는 무지막지한 배짱이 가증스럽기도 하다. 그렇지 않아도 중앙선관위가 16대 총선 사전선거운동으로 적발한 사례는 지난 연말 현재 634건으로 15대 같은 기간의 10배에 이른다. 지난 연말에만도 100여건의 위반사례가 적발되는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불법행위가 횡행하고 있다. 검찰도 지금까지 선거사범 140명을 적발, 이중 92명을 입건하고 48명을 내사중이다. 여야 각당의 후보공천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벌써부터 이같은 불법사전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니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면 볼썽 사나운 이전투구현상이 일어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같은 결과를 뻔히 예상하면서도 우리가 법사전선거운동을 막지 못해 선거전이 몹시 혼탁해지면 그 후유증으로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말 것이다. 국회이원이 되려는 사람들은 이제라도 혼탁·과열을 막을수 있도록 스스로 각성해야 한다. 유권자들 역시 구태의연한 정치인들을 도태시키기 위해서 선거법위반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고발해야 할 것이다.
‘미성년자 매매춘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미아리 텍사스촌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울 종암경찰서 김강자서장과 티켓다방, 러브호텔을 중심으로 미성년자의 매매춘 단속에 나선 양평경찰서 김인옥서장의 활약상은 대단하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일부 업주들의 협박전화는 여성경찰서장을 더 화나시게 한게 분명하다. 위협을 느끼기는 커녕 되레 자극을 주었다. 김강자서장은 서울지역의 첫 여성경찰서장이고 김인옥서장은 경기도의 첫 여성경찰서장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2000년에는 드디어 여성시대가 활짝 열릴 것 같다. 야당에선 4·13 총선선거용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정부에 여성부가 신설되면 여성지위와 권익이 크게 향상될테니 얼마나 좋은가. 경기도 박물관 3개관장에 여성이 발탁된 일도 유쾌하다. 신임 이인숙관장은 지난 96년부터 도박물관의 학예실장을 역임하면서 최초로 외국인을 초빙해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아주 열성적으로 일한 석학이다. 교육학박사인 40대의 여교사 김현옥씨가 군포흥진중학교 교장으로 발령난 일도 교육계와 여성계의 경사다. 특히 경기도의 여성정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경기도여성발전기본조례’가 10일 공포된 것은 여성시대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법이나 제도가 없어서 여성발전이 잘 안된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기본적인 사항을 조례로 정함으로써 도정의 모든 영역에서 남녀평등을 촉진하고 여성발전의지를 법제화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은 아닌게 아니라 옛말이 되었다. 이제는 ‘암탉이 울어야 아침이 온다’고 말을 바꿔야 하겠다./청하
제209회 임시국회가 오는 15일이면 폐회된다. 회기까지 연장하여 정치개혁관련법을 다룬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해결기미가 없다. 국회는 그동안 고비용·저효율의 정치구조를 타파하겠다고 정치개혁특위까지 구성했으나 저비용·고효율의 정치구조 개선은 커녕 집단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정치개혁 아닌 개악을 하고 있어 국민들로부터 비판이 대단하며, 급기야는 시민단체들로부터 많은 의원들이 제16대 총선 공천부적격자로 낙인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 그동안 국민에게 수차례 약속했던 국회의원 의원수 축소, 지구당 폐지, 당내 민주화 등은 이미 물건너 갔고, 오히려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비인상, 의원보좌관 증원 등 국민이 혈세만 축내는 일을 여야 담합으로 처리했다. 정치개혁의 핵심이 고비용구조 타파, 정당민주화 등임에도 불구하고 선거구제의 변경인 것 같이 국민을 호도하여 연일 선거구제 변경문제를 놓고 정쟁을 일삼고 있으니, 이 얼마나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인가. 더구나 최근 선거법 협상을 미끼로 또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려고 한다. 여당이 주장하는 1인2표식 정당명부제를 야당이 수용하는 대신 3억원 이상 법인세를 내는 기업들의 법인세 중 1%를 정치자금으로 의무적으로 기탁하는 제도를 신설하려 한다. 이는 중앙선관위에서 한국정치의 뿌리 깊은 구조인 정경유착(政經癒着)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안된 것이지만, 이 제도가 신설될 경우, 의무기탁금만도 약 640억원에 달하는데 이를 현재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에 또 얹어주자는 것이다. 과연 준조세 성격을 지닌 정치자금 의무 기탁이 현재 정치권이 해야 될 정치개혁의 내용인지 묻고 싶다. 정치인들이 무엇을 그렇게 잘한다고 소위 ‘정치세’(政治稅)까지 의무적으로 내야되는 것인지 납득할수 없다. 납세자들의 의사도 묻지 않고 정치자금법 개정때마다 상향 조정을 하고 있는 정치권의 행태는 잘못된 것이다. 여야당은 국고보조금을 상향조정하여 손쉽게 정치자금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고비용의 정치자금을 축소하려는 뼈를 깎는 노력부터 해야된다. 앞으로 남은 회기라도 이런 작업이 되도록 해야된다.
지방자치의 본령(本領)은 지방행정을 주민들의 책임과 부담아래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있다. 그럼에도 지방자치가 정착단계에 들어가야할 시기에 아직도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분권화가 형식에 그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지방자치제가 미숙상태임을 뜻한다. 사실 중앙정부가 이제까지 갖고 있는 권한과 행정업무의 이관작업은 지난 91년 지방의회 구성을 계기로 2∼3년안에 이미 끝냈어야 했다. 그러나 중앙부처들이 업무의 성격상 각 시·도에서 관장해야할 상당수에 달하는 행정업무중 9년간 경기도 등에 이관한 것은 1천100여건에 불과하고 그나마 그것도 인원과 재정지원없이 이양, 업무가중과 행정혼란의 부담만 더해 주고 있다. 더구나 이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기위해 지난해 7월 인력과 재정지원의 병행을 골자로 한 시행령이 제정됐지만 이 또한 사문화되고 있으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지방이양추진위가 이양할 사무 9천400여건을 발굴해 놓고도 법령시행 5개월이 지났는데도 단 한건도 이양하지 않은 채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갖가지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중앙부처가 이관을 꺼리는 업무들이 거의 이권과 관련된 인허가업무와 지도감독권에 이어서 중앙부처에 대한 의혹과 불신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혹시 중앙부처의 권한이관 지연이유가 그동안 철저한 중앙집권체제에서 몸에 밴 권위주의와 독점의식에서 비롯됐다면 이는 지자제 정착을 위해 지극히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지자체들의 미숙성을 구실로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대해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시도라면 이 역시 우리가 단연코 경계해야할 일이다. 지자제는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지난달의 권위주의적 획일주의행정은 지자제의 바람직한 정착을 저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까지 중앙집권체제에서 중앙정부가 독점하던 권한과 업무를 대폭 지방에 이양해야함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중앙정부가 갖는 권한이란 전국적 통일을 기해야 하는 행정기능으로 종합적인 기획 및 조정업무와 예산배정을 통한 견제기능에 그쳐야 할 것이다. 참된 지자제의 정착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의 권한분담 및 이관을 지방자치의 본령에 맞게 하루속히 실행하는 것이 첩경이다.
신문기자로 꽤 유능한 선배가 있었다. 공화당정권때 대구에서의 일이다. 그는 당시 이효상 국회의장 선거구에서 총선에 도전했다. 주위사람들이 극력 말렸다. 막무가내였다. ‘무슨 소리냐?’는 것이었다. 누구는 구시대 인물이고 아무개는 부패인사고 또 어떤이는 무능하고…, 이런식으로 상대를 짚어가면서 참신한 새인물은 나밖에 없으므로 능히 선거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그런것이 아니라고 주변 사람들이 만류하자, 나중엔 ‘당신네들은 내가 국회의원 되는 것이 그토록 시샘나냐!’고 역정을 내며 친지들을 마치 원수대하듯이 해 피하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주변에 몰려드는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만 일삼는 선거브로커들이었고 결국 그는 적잖은 돈을 탕진한 끝에 참패했다. 돈키호테형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부류가 있다. 총선때만 되면 어김없이 얼굴을 내미는 ‘계절병 환자’같은 군상들이다. 이 가운데는 당선에 미련을 못버리는 미련형도 있지만 덮어놓고 나서고 보는 무작정형, 성명 세자나 알리자는 매명형, 표를 몰아주겠다고 허풍치는 뚜쟁이형등 가지가지다. 4·13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가지가지 유형의 인물들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 가히 가관이다. 그중엔 누가 봐도 국회의원선거에 나설 계제가 못되는, 그렇고 그런 이들이 이당 저당을 기웃거려 자천해가며 끼어들어 유권자들의 실소를 자아낸다. 선거라는게 이런 희극적 요소가 있어 재미있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선거는 연습이 아니다. 총선이 본격화하는 후보자 등록대열에는 제발 나설만한 사람들만 나서는 그럴싸한 선거판이 됐으면 좋겠다. /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