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PHOTO경기 표지

[ISSUE] 가을축제 삼킨 ASF… 지역경제 신음

아프리카돼지열병(ASFㆍAfrican swine fever)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마저 휩쓸어 막막하기만 합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경기지역 가을축제가 대다수 취소되면서 지역경제가 수혜는 커녕 빈사상태로 내몰리고 있다.8일 찾은 이천 한국도자재단 앞의 상가거리는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는 내용의 현수막만 내걸려 있을 뿐 인적을 찾아보기조차 어려웠다.간간이 보이는 사람도 등산 장비를 멘 채 도자재단 옆 뾰죽산이나 말모이산으로 향할 뿐 카페나 음식점을 찾는 사람은 없었다. 그야말로 공허한 거리 그 자체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만 아니었어도 이 곳은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1월 24일까지 진행되는 세계적 축제인 2019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로 상가와 숙박시설은 1년 중 그 어느때보다 북적이고 있어야 했다. 9년째 이곳에서 카페 겸 음식점을 운영 중인 남수정씨(51여)는 이 시기에는 도자재단 안쪽뿐만 아니라 상점가까지 몰려든 사람으로 붐벼야 하는데 올해는 이런 풍경을 볼 수 없게 됐다며 덩달아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도 크게 줄다 못해 발길이 뚝 끊겼다고 전했다. 2002년부터 향토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도 일본의 경제보복 등의 여파로 손님들이 지갑을 닫았는데 축제마저도 취소돼 찾는 손님이 아예 없다며 장사를 접어야 할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크고 작은 축제를 기획했던 기획사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체육행사 2개를 준비했던 B는 행사가 취소되면서 수억 원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경기북부지역에서 모 자치단체 행사를 발주받았던 C사는 현수막 등 행사준비 비용 1천만 원 가량을 그대로 날렸다. B 기획사 대표는 행사 취소로 계획했던 것이 모두 엉망이 되면서 하반기 농사를 망쳤다며 방역 차원에서 취해진 조치(취소)라니 그저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지역 경제에 직격탄이 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모든 행사를 취소, 지역 경제까지 타격을 주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 현재 경기도에는 발생지역 간의 정보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제대로 된 협의체조차 없다고 지적한 뒤 지금부터라도 정부나 경기도가 나서서 정보를 나누는 협의체라도 구성해 나락에 빠진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_김태희기자 사진_경기일보 DB

[PEOPLE&] 신대철 한국올림픽성화회 회장

선배들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체육 발전과 후배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역할을 다해나갈 생각입니다. 지난 2월 한국올림픽성화회 12대 회장에 취임한 이후 전문체육 발전과 후배 체육인들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대철(60ㆍ대림대 교수) 회장은 전문 체육인들에게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더 큰 미래와 꿈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체육인으로서의 기개와 뚝심이 느껴지는 신 회장을 만나 올림픽성화회 활동 방향과 한국체육 발전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Q. 올림픽성화회장으로 취임하신지 8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소회는. - 취임 후 체육계가 스포츠혁신위원회의 잇따른 권고안으로 인해 큰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체육분야 비리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범정부 차원의 민관 합동 스포츠혁신위원회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권고안을 내놓았다. 권고안 중에는 적극 수용할 부분도 상당수 있으나, 혁신과 맞지 않는 규제의 성격이 강한 부분도 상당수 있다. 규제는 개선보다 위축을 초래하고 인권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권을 침해할 소지도 상당하다. 이의 전면 개선을 주장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Q. 편향된 권고안이 오히려 스포츠 발전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얘기인데 어떤 것이 문제인가. -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이를 수용하는 당사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면 좋은 제도로 볼 수 없다. 국민의 상식적인 인식과 체육계 현실을 무시한 권고안은 결국 전문체육을 위축시키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 스포츠혁신위원회 2차 권고안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학생선수 육성과 일반학생 스포츠 참여 활성화를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학기 중 주중대회 참가개최 금지, 최저학력제 도달 학생만 대회 참가 허용, 합숙소 전면 폐지 등 학생선수의 인권을 침해하는 위법적 권고로 운동 선수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Q. 화제를 바꿔 올림픽성화회는 어떤 조직이며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궁금하다. - 성화회는 1996년도에 올림픽에 다녀온 선배 교수들이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발전을 위해 뜻을 모아 설립한 단체다. 창립 취지는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국제무대에 한국체육의 위상을 드높인 체육인들의 업적을 기리고, 그동안의 경험을 후배 체육인들에게 물려줘 더욱 발전시키고자 31인의 경기인 출신 교수들이 뜻을 모아 설립했다. 성화회는 선수 출신 지도자와 학계에 걸쳐 활동하는 분들이 모여 활동한다. 주로 학술대회 등 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Q. 최근 생활체육에 밀려 전문체육이 소외되고 있는 느낌이다. - 일상생활 속에서의 체육활동은 국민체력 증진과 100세 시대를 앞둔 국민들에게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상반된 개념으로 보면서 자주 대립한다. 엘리트체육은 전문적인 선수들이 운동을 직업으로 행하는 것이다. 개인은 물론 국가의 명예와 위상을 드높이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이들을 위한 전문체육에 대한 국가의 투자와 지원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Q. 최근 경기도체육회 부회장 등 여러 체육분야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계신데. - 오랜 선수 생활을 끝낸 뒤 학교에서 주로 후학을 양성하는 데 매진했다. 선수로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것은 나 혼자 잘 나서 이뤄낸 결과가 아니다. 주위 분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과 선후배 체육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라도 내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또한 후학들에게 공부하는 선수상을 정립시켜 한국체육 발전과 체육교육의 과학화 등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글_황선학기자 사진_김시범기자

[ISSUE] 전국체전 결산-18연패 무산 경기체육, 이유있는 패배

17년간 제왕으로 군림해온 경기도가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지난 23년간을 와신상담한 서울시에 밀려 종합 준우승했다. 역사적인 100회 대회를 맞아 기념비적인 18연패 신기록 달성을 꿈꿨던 경기도의 도전은 개최지에 주어지는 2만 점 안팎의 인센티브에 더해 전력을 보강해온 서울시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경기도는 당초 도상 채점을 통해 2천점 안팎의 열세를 예상하면서도 일부 종목에서 선전해준다면 정상 수성이 가능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개최지 인센티브인 ▲토너먼트 종목 시드배정 ▲9개 종목 쿼터적용 제외 ▲22개 기록종목 득점의 20% 가산점 등의 이점을 안고 대회에 나선 서울시는 예상보다 강했다. 이에 반해 경기도는 기대했던 구기 종목에서 축구 수원 매탄고, 야구 유신고, 축구 화성FC, 배구 경기대를 비롯 일부 팀들이 초반 대거 탈락하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 일반 대회 성적만 안일하게 믿은 결과다. 체급종목과 개인종목에서도 메달을 기대했던 선수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는 등 전반적인 부진으로 인해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1만 3천여점 차 참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서 경기도는 28연패의 육상과 21연패의 유도를 비롯 13개 종목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전체 45개 정식 종목 중 26개 종목서 입상하며 예년과 엇비슷한 성적을 거뒀지만, 0점으로 17위에 머문 당구와 15위 궁도, 11위 스쿼시, 10위 승마, 우슈, 세팍타크로, 자전거, 9위 축구, 카누, 철인3종 등 10개 종목이 하위권에 머물렀다.또한 근래 최악의 성적으로 서울시에 2천여점 뒤진 수영을 비롯, 검도, 야구소프트볼, 우슈, 자전거, 체조, 축구 등도 서울에 큰 열세를 보여 참패의 한 원인이 됐다. 더불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수년전부터 정상 탈환을 노리며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도 경기도체육회의 전 집행부가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치 못한것도 2위 추락에 한 몫을 했다. 경기도는 이번 대회서 단순한 준우승을 넘어 고등부가 18년 만에 2위로 추락, 최근 학교 운동부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G스포츠클럽 도입 등으로 인해 경기체육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정상 수성에 실패한 경기도는 내년 다시 종합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그 상대는 올해 우승팀 서울시가 아닌 최근 수년간 상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차기 개최지 경상북도다. 경북 역시 개최지의 막강한 가산점에 더해 국군체육부대가 주둔지로 뛰게돼 경기도로서는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글_황선학기자 사진_윤원규기자

[PEOPLE&] 원혜욱 초대 인천시공론화위원장

인천시가 민선7기 들어 본격적인 공론화(公論化) 시대에 돌입했다. 인천의 중요 정책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창구로 시민공론화위원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공론화위원회는 상설 기구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이다. 그리고 이 공론화위원회를 이끌 초대 위원장은 원혜욱 인하대학교 대외부총장(57)이 맡았다. 원 위원장은 공론화 모델 설계와 토론회 등 진행 전반은 물론 시민의 의견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특히 그는 공론화 과정과 결과 등을 투명하게 추진하며, 수시로 시민 앞에 서서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원 위원장은 초대 인천시 공론화위원장이라는 자리에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며 다만 인천의 대학에 몸담고 있으면서 지역의 공공 갈등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깊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공론화위원회의 역할은? -지역 곳곳에서 많은 공공갈등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려 막대한 사회적 비용도 투입하고 있다. 사회 갈등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론화위원회는 갈등을 예방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다시한번 강조하자면, 공론화위원회는 정책 결정 이후에 이미 발생한 갈등을 해소하는 기능이 아니다. 정책 결정 이전에 모든 시민의 의견을 모아 효과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는 등 갈등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공론화를 하면 그 효과가 있나? -분명히 효과가 있다. 공공토론 과정에서 정책에 시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 가능하고, 합리적으로 다듬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경우 국가 중요 현안과 관련한 정책이나 사업은 전 국민의 공공토론을 일정기간 거치도록 하고 있다. 공공토론에 부친 사업 계획 중 70% 이상이 원래 계획을 수정했고, 심지어 토론과정에서 백지화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 공공기관과 시민 간 신뢰도 높아지고,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거나 혹은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인천시 공론화위원회만의 특별한 의미가 있나?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상설 운영하는 점이 특별하다. 공론화장이 365일 항상 문이 열려있는 셈이다. 만약 평소엔 닫혀 있다가 가끔 필요할 때만 연다면 시기적으로 늦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 갈등이 빚어진 뒤에 움직일 수밖에 없다. 즉 상설 운영이면 갈등 예방, 공론화위원회의 목적에 맞게 운영이 가능하단 이야기다. 이 같은 인천만의 공론화 절차가 만들어진 만큼, 시민이 공론화를 통해 정책 방향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첫 의제가 자체매립지다. 결정 배경은? -지난 10월 1일 공론화위원회에서 선정한 의제는 친환경 폐기물관리 정책 전환과 자체매립지 조성 공론화다. 이는 현재 인천시가 추질할 정책 현안 중 인천시민 전체의 공공이익과 관련한 중요한 사항이다. 오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 시기를 대비해 인천시민 대다수의 동의와 합의 없이는 추진할 수 없는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에 공론화위원 대부분 이견없이 결정했다. 환경기초시설 입지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자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방법과 절차, 기준을 정하는 과정 등 전체적인 사항에 대해 투명하고 공정한 민주적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 자체매립지 의제와 관련해 공론화 과정은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지. -공론화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론화위원 중 4명을 주축으로 한 공론화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한다. 공론화 모델설계와 추진위원회 구성에 대한 사전 준비를 진행 중에 있다. 이후 준비위원회가 논의한 공론화 프로세스와 추진위원회 구성에 대한 논의 결과를 11월 중 공론화위원회에서 최종 심의해 의결한다. 이러면 12월 중 공론화추진위원회 구성 등 세부적인 과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론화추진위원회는 구성한 날로부터 90일에서 최장 150일간 여론조사와 시민참여단 모집, 토론회 개최 등 숙의 과정을 거친다. 이후 2020년 상반기 중 최종 권고안이 나오게 할 예정이다. 앞으로 공론화위원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 예정인가? -성공적인 공론화를 위해서는 어떤 현안이나 정책에 대한 다양하고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시민들의 참여와 의견 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를 위해 공론화위원회는 조사 및 교육 등의 숙의과정, 시민대토론회 개최 등 공론화와 관련한 모든 과정을 공개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 할 것이다. 또 그 과정에서 인천시민을 대신해 공론화 과정을 모든 시민에게 공개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글_이민우기자 사진_인천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