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 3인조 코요태(신지ㆍ김종민ㆍ빽가)가 9집 음반을 내고 로큰롤이 가미된 댄스곡 '아이 러브 로큰롤'을 선보인다. 새 음반 발매에 앞서 11일 만난 이 '젊은이'들의 입에선 난데없이 '온고지신(溫故知新:옛 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왔다. 지금까지의 '코요태 표' 음악에 충실하되 그로부터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냈다는 뜻이다. "언뜻 들으면 그동안의 코요태 음악과 비슷하다고 느끼시겠지만 사실 새로운 시도가 많아요. 그 동안은 주로 테크노와 하우스를 접목한 댄스곡을 불렀는데 9집에 그런 장르는 단 한 곡도 없는 게 결정적이 차이죠."(신지) 주영훈이 작곡하고 신지가 가사를 붙인 '아이 러브 로큰롤'은 신지 말대로 '파란' '비상' '비몽' 등 그동안의 노래와는 장르 면에서 확연히 다르다. '아이 러브 로큰롤'뿐 아니라 다른 수록곡도 테크노와 하우스 장르를 피해갔지만 '아! 코요태 노래구나!'하는 생각이 금세 든다. 신지의 '온고지신론'을 듣고 있던 김종민, "변하지 않으면 그동안 얻었던 것 이상은 얻을 수 없어요"라며 거든다. 이번 앨범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앨범 재킷과 가사집에 들어가는 사진을 빽가가 촬영했다는 것. "개그맨 이병진 씨랑 저랑 같이 찍었어요. 제가 이래 뵈도 고등학교 때부터 사진을 찍었거든요. 작년엔 신사동 가로수 길에서 사진전도 열었고요. 이병진 씨는 '유전'이에요. 그분 아버지가 오랫동안 사진을 하셨거든요(웃음)."(빽가)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빽가는 '내추럴(natural)'이란 콘셉트로 촬영했다고. '포토그래퍼 빽가'의 활약은 이뿐이 아니다. 잡지 '보그' 9월호에 실리는 가수 타블로의 사진 촬영을 이미 마쳤고 잡지 '에꼴'에서도 사진사로서의 면모를 보일 계획이다. 같은 소속사에 있는 듀엣 유리상자의 새 음반 사진도 빽가가 맡을 예정. 코요태가 새 음반을 내는 건 딱 1년 만인데도 늘 곁에 있었던 듯 느껴지는 건 김종민이 TV 오락 프로그램에 자주 얼굴을 비쳤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신지가 나선다. 그는 11월부터 방영할 예정인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가제)'에서 신세대 이혼녀 역을 맡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 이혼한 여자 역인데요. 제 캐릭터랑 딱 맞아떨어진다나요?(웃음) 시트콤에 카메오로 출연한 적은 있어도 고정 배역은 처음이라 부담은 되지만 제대로 해볼 생각이에요." 지난 여름 '제2의 코요태'를 표방하고 나와 사랑받았던 혼성 3인조 '타이푼'. 코요태와 같은 소속사에 있는 이 '후배들'에 대해 물었다. "무엇보다 실력이 있는 팀이라 좋아요. 같은 소속사에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정도예요."(김종민) "위협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도 받는데요. 괜찮아요. 제가 솔비(타이푼의 여성 멤버)보다 키가 크니까요(웃음)."(신지) 솔직하면서도 장난기 넘치는 화법으로 인터뷰에 응하던 코요태. "신나게 즐겨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이번 음반에는 '부담스러운' 곡이 하나도 없어요. 랩에서도 멜로디에서도 가사에서도 '난해'라는 건 찾을 수가 없죠. 즐겁게 즐겨주세요. 그게 우리가 노래하는 이유니까요."(빽가) /연합뉴스
한국 지휘자 성시연(여.31)씨가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영예의 1위에 입상했다. 성시연씨는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테 오페라 극장 콘서트홀에서 열린 지휘 콩쿠르에서 500여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1위에 올라 우승 상장과 상금 1만5천유로를 받았다. 성씨는 대회 마지막 날 결선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을 지휘해 청중들의 갈채를 받았으며 우승이 발표된 후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을 지휘했다. 이번 대회 2위는 일본계 미국인 구와하라 시즈오(30), 3위는 호주의 매튜 쿠레이(32)가 차지했다. 헝가리 출신의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1912-1997)가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 음악감독을 역임한 것을 기념해 지난 2002년 창설된 게오르그 솔티 콩쿠르는 지휘 분야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인정받고 있다. 격년제로 열리는 게오르그 솔티 콩쿠르는 이번이 3회째로 72개국에서 500여명의 젊은 지휘자가 참가했다. 이번 대회에는 미국인 61명, 러시아인 41명, 독일인 38명, 일본인 36명, 한국인 31명이 참가했으며 여성 참가자는 32명에 달했다. 성씨는 "기대하지 않았던 큰 상을 타게 돼 기쁘다. 부모님과,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성씨는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스위스 취리히 음악대학과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2001년 지휘로 전공을 바꾼 그는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수학했으며 현재는 베를린과 스웨덴 스톡홀름을 오가며 지휘를 공부하고 있다. 성씨는 훔볼트대학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등 연주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3년 독일 졸링엔에서 열린 여성 지휘자 콩쿠르에서도 우승했다. /연합뉴스
러시아 유명 여가수인 알수 사피나(23)가 지난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딸을 출산했다고 11일 러시아 타블로이드 언론이 보도했다. 알수는 지난 3월 아제르바이잔 출신 유대계 젊은 재벌인 얀 아브라모프(28)와 결혼했으며 6개월만에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3.2㎏ 딸을 얻었다. 알수는 가수로서 뿐만 아니라 부친이 러시아 석유기업 '루코일'의 부사장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3월 그녀의 결혼식에는 유리 루쉬코프 모스크바 시장, 세르게이 미로노프 연방회의(상원)의장,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올레그 모로조프 국가두마(하원) 부의장, 루슬란 아우셰프 전 잉구셰티야 대통령, 뱌체슬라프 페티소프 체육위원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다수 참석하는 등 알수 집안의 위세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2000년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 2위에 입상하면서 큰 인기를 누려왔고, 2004년 11월 'KBS 열린음악회' 모스크바 공연에서 러시아 대표 가수로 출연하기도 했다. 알수는 임신한 자신의 몸을 팬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두려워 외국 출산을 결심했으며, 자신의 주거지인 런던에서 병원을 다니다가 미국으로 원정출산을 결행했다. 출산지로 미국을 선택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일부 언론은 딸에게 미국 국적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알수는 몇 개월뒤 런던으로 돌아갈 예정이며, 최소 1년이 지나야 가요계에 복귀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영화배우 안성기(54)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가수 이루(23·본명 조성현)측에 따르면 안성기는 9일 오전 6시부터 경기 부천 세트장에서 진행된 이루의 2집 타이틀곡 ‘까만 안경’의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육군 대령으로 분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뮤직비디오에서 안성기는 그동안 주로 의인 역을 해왔던 것과 달리 악역에 가까운 인물을 연기한데다 내용도 스물둘의 탤런트 이영아,스물인 그룹 SS501 멤버 김현중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파격적 스토리였다. 안성기가 뮤직비디오에 처음 출연하게 된 데는 이루의 아버지인 가수 태진아와의 친분이 크게 작용했다고 이루측은 전했다. 이루의 2집은 11일 발매되며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은 16일 KBS 2TV ‘연예가중계’에서 공개된다.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정상급 교향악단인 뉴욕 필의 내한공연이 11월15일과 1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것. 뉴욕필이 최근 내한한 때는 2004년 10월. 당시 4차례의 공연 가운데 하나를 주최했던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고(故) 박성용 이사장(지난해 5월 타계)이 공연에 큰 감동을 받아 2년 후에 다시 와달라고 지휘자 마젤과 뉴욕필에 요청했고, 마젤은 이 약속을 지킨 것이다. 1842년 창립된 미국 최고(最古)의 교향악단 뉴욕필(정식명칭 '필하모닉-심포니 소사이어티 오브 뉴욕')은 전통적으로 신작 초연에 남다른 열성을 보여왔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제2번'(1881년), 드보르자크 '신세계 교향곡'(1893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3번'(1909년) 등 유명곡들을 세계 초연했다. 구스타프 말러,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브루노 발터, 레너드 번스타인, 주빈 메타 등 거장들이 뉴욕필을 거쳐갔다. 마젤은 2002년 음악감독 겸 지휘자로 부임했다. 1930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마젤은 7살에 지휘 레슨을 받기 시작해 8살 때 아이다호대학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지휘자로 데뷔한 '음악 신동'. 15세가 될 때까지 NBC심포니,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등 미국의 주요 교향악단을 지휘했다. 올해 일흔 여섯의 고령임에도 앞으로 3년 더 뉴욕필을 이끌기로 돼있다. 15일 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 '사육제 서곡'과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조이스 양 협연), 베토벤 교향곡 3번 '에로이카'를 연주한다. 조이스 양(한국명 양희원ㆍ20)은 지난해 6월 열린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한국계 피아니스트. 16일에는 브람스 '하이든 주제의 의한 변주곡'과 코다이 '갈란타의 춤',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을 들려준다. 3만-25만원. ☎02-6303-1919. /연합뉴스
"MC스나이퍼, 이라크에 파병되지 않길 바라요." 1988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거머쥔 '일본 음악계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54)가 국내 힙합가수 MC스나이퍼에게 보낸 e-메일 내용이다. 8월11일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친 MC스나이퍼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년 반에 걸친 사카모토와의 e-메일 우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두 사람은 2004년 사카모토가 작곡하고 MC스나이퍼가 작사한 노래 '언더쿨드(Undercooled)'를 듀엣으로 취입, 한 달간 현지에서 함께 활동하며 인연을 맺었다. MC스나이퍼는 사카모토를 '선생님'이라 부른다. "선생님과 작업 후 3집을 냈고 곧이어 2004년 6월부터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했어요. 선생님께 공익근무요원을 설명할 길이 없어 그냥 군입대한다고 했죠. 소집해제 1주일 전 선생님께서 '이라크에 파병되지 않길 빌며 아픈 데 없이 군복무를 잘 마치길'이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셨어요. 한국도 이라크 파병국이어서 걱정되셨나봐요. 따뜻한 말씀에 감동받았지만 공익근무요원인데 이라크에 파병될까 걱정하셔서 웃음도 나더군요." MC스나이퍼는 사카모토와 인연을 맺기 전 해프닝도 소개했다. "2003년 겨울 '사카모토 류이치입니다'로 시작된 한통의 e-메일을 받았어요.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는데 누가 장난치는 줄 알고 삭제했죠. 이후 제 소속사인 포니캐년 코리아에서 사카모토가 직접 연락했다는데 못 받았느냐고 물어 진짜인 줄 알았습니다(웃음)." MC스나이퍼는 2집 수록곡 '베이비 돈 크라이(Baby Don't Cry)'에 사카모토의 '더 셸터링 스카이(The sheltering sky)'란 곡을 샘플링했다. 이 노래를 들은 사카모토는 "목소리가 건강하고 애절하다. 또 두 나라의 역사적 관계가 있으니 한국의 래퍼와 작업하고 싶다"며 MC스나이퍼에게 한국어 피처링 제의를 했다. 당초 사카모토는 한국과 프랑스의 래퍼에게 제의했으나 5~6가지 버전으로 편곡 및 녹음해 보낸 MC스나이퍼의 열정에 감탄, 프랑스 래퍼의 노래는 들어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선생님은 뉴욕에 주로 계시는데 그때 일본에서 선생님과 술잔을 꽤 기울였어요. 선생님은 '아버지뻘인 고 백남준 비디오 아티스트, 친구뻘인 사물놀이의 대가 김덕수와의 작업에 이어 아들뻘인 MC스나이퍼와 함께 했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아티스트 끼리는 친분을 유지해야 한다. 한반도의 긴장이 여전히 있는데 아티스트끼리 노력해서 세계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MC스나이퍼는 "선생님은 뉴욕에 놀러오라고 하신다. 밥 사주신다고. 내가 가끔 소주를 보내드리기도 한다"며 "선생님은 전세계적으로 친구들이 많다. 어린 친구들과도 통하는 따뜻한 분이다"라고 했다. 1978년 첫 솔로 음반 '사우전드 나이브즈(Thousand knives)'를 발표하고 이후 3인조 테크노 그룹인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를 결성해 대중적인 인기를 끈 사카모토는 '마지막 황제'의 아카데미 수상과 함께 세계적인 영화음악가로 인정받고 있다. /연합뉴스
모든 대화의 뒤에 박장대소의 웃음이 붙어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래서 일부러 생략했다. 그렇다고 가벼운 농담으로만 일관한 것은 결코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정말 아끼고 존중하기 때문에 이런 대화가 가능했다. 웃고 떠드는 속에 할 말은 다했다. 7일 시사회에서 공개된 뒤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는 영화 '라디오 스타'(제작 영화사 아침ㆍ씨네월드)의 주역 사인방이 한자리에 모여 앉았다. '왕의 남자'에 이어 또다시 영화계를 놀라게 한 이준익 감독과 제작사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 그리고 주연배우 안성기와 박중훈. 이들을 시사회 다음날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시사회 전부터 자신들의 영화를 보고 "13번 울었다"는 등 밉지 않은 '주책'을 부렸던 이들이 '라디오 스타'와 나눴던 행복한 시간을 들어봤다. 중구난방 얘기가 튀어나와 왁자지껄한 한편의 소동극을 보는 것 같았지만 무척 부러웠다. 각자 영화 인생에 의미 있는 방점을 찍은 네 사람의 행복한 대화를 소개한다(편의상 네 사람의 성을 따서 대화를 게재했다). --우리가 알던 이준익 감독이 아닌 것 같다. 진짜 이 영화를 만든 게 맞나. ▲정 = (이 감독을 향해) 원래 세 번 정도는 운으로 잘 만들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실력인데 다음에 실력이 들통날지도 모른다. '황산벌' '왕의 남자'에 이어 '라디오 스타'까지, 이제 다 써먹었다. ▲이 = (인정한다는 듯 고개 숙이면서도) 인생은 '운생운사(運生運死)'다. 실력보다 운이다. 실력 좋은 놈이랑 운 좋은 놈이랑 싸우면 누가 이기는가. 당연히 운 좋은 놈이다. ▲정 = 아니 그럼, 그 전 10년 동안은 왜 그렇게 운이 없었을까? 솔직히 이 영화, '왕의 남자' 찍는 동안 우리가 다 밥상 차렸고 감독님은 숟가락만 든 것이다('라디오 스타'는 이 감독이 '왕의 남자' 찍는 동안 정 대표와 최석환 작가가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배우를 캐스팅했다. 정 대표와 이 감독은 씨네월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 지금도 사무실을 같이 쓴다). ▲이 = 인정한다니까, 난 원래 그런 사람이다. ▲정 = 그런데 그런 말을 진지하게 얘기해야지. 그렇게 웃으면서 얘기하면 마치 겸손한 태도인 것 같지 않나. 진지하게 인정해야 한다. --자자, 싸움들 그만 하시고 다른 얘기하자. 극중 흐르는 신중현의 '미인'과 조용필의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는 이보다 더 좋은 선곡이 없어 보인다. 어떻게 선곡해 사용하게 됐나. ▲정 =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선곡했다. 신중현 선생님에게는 아침 일찍 감독님, 최 작가, 내가 함께 댁으로 찾아가 허락을 구했고 흔쾌히 승낙해주셨다. 극중 그 노래를 부르는 안성기 씨의 모습, 너무 귀엽지 않나? 그의 주름에 빠져 헤엄치고 싶다. ▲이 = 시사회날 선생님과 통화했는데 영화 보러 오신다고 하더라. 조용필 씨는 안성기 선배와 중학교 동창 아닌가. '성기야' '용필아' 하고 부르는 사이. 그래서 쉽게 풀렸다. 시사회에 오고 싶어하셨는데 콘서트와 겹쳐 안타까워하셨다. --두 배우의 표정이 평소와 달라 보인다. 약간 달뜬 것 같다고나 할까. ▲박 = 맞다. 오랜만에 그런 것을 느꼈다. 정말 기분 좋았다. 하지만 내가 20대도 아니고 너무 감정을 드러내면 안되지 않을까 고민이다. --박중훈 씨는 '황산벌'에 이어 두번째로 이 감독님과 작업했지만 안성기 씨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감독님이 이런 캐릭터인지 예전에는 몰랐을 것 같다. ▲안 = 그렇다. 나처럼 조용하고 순둥이인 사람이 적응하기 힘들었다. ▲이 = 아유, 무슨 소리인가. (선배도) 못지않다. ▲박 = 난 내가 과묵한 사람인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둘이 이렇게 떠드니 난 조용히 있었다. --안성기 씨는 이번 영화를 하면서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받은 것 같다. ▲안 = 그럼, 그런 것 있다. 한마디로 신났다. 촬영 가는 게 그렇게 기다려질 수 없었다. 배우에게 그런 느낌 이상의 것은 없는데, 이번 경우는 특히나 행복했다. ▲박 = (고개를 끄덕이며) 그건 진짜 히트('맞다'는 의미로 쓴 표현)다. 촬영날 아침에 가도 되는데 전날 밤에 가시곤 했다. ▲안 =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이야기 자체가 나쁘면 촬영장 분위기가 이렇기 힘들다. 그런데 '라디오스타'는 이야기 자체가 진짜 좋고 공감이 가니 정말 어쩔 줄 모르겠더라. 촬영이 기다려지고, 어떤 신을 찍을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간질간질해지는데…. 즐거움이 막 솟아났다. 재미있고 좋은 영화를 찍을 때는 그 과정이 소중하고 설레고 아끼고 싶어진다. 그런 느낌이 되게 오랜만이지? ▲박 = 형님은 그러셨어요? ▲안 = 넌 아예 생각이 안 나지? ▲박 = (한방 먹었다는 표정으로 웃겨 죽겠다며) 촬영 도중 형님이 너무 좋아하시면 "아니 올해 50년 된 영화인이 왜 그러세요?"라고 놀렸다. 그러면 "넌 몇 년이지?" 하시고, 내가 "21년이요"라면, "맞아, 21년 때가 제일 좋아" 그러셨다. 푸하하. ▲안 = 난 다섯살 때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들었어. ▲박 = 이 영화는 모두가 다 주연배우다. 이 영화에서는 단역배우도 그 우주의 크기가 확대되지 않아서 그렇지 다 그들의 우주가 있다. 그런데…잊어버렸다. 우쒸…. ▲안 = 듣고 있자니 네가 한참 옆으로 빠져나가더라. 중간에 도와주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가더라고. ▲이 = 두 사람은 슛 들어가도 저런다니까. ▲박 = 아! 생각났다. 우리 둘 주연배우 합해서 경력이 71년이다. 내가 이렇게 아기가 된 현장은 정말 오랜만이다. 원래 촬영장에서는 제일 선배가 제일 늦게 움직인다. 항상 제일 늦게 다녔는데 이번에는 항상 먼저 불려다녀서 굉장히 적응하기 힘들었다. --극중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정말 살갑고 세밀하다. 매니저가 가수를 위해 자장면을 비벼주며 마지막에 젓가락으로 그릇을 한번 훑는 장면은 압권이다. ▲박 = 가요계가 영화계 옆동네 아닌가. 그런데다 내가 87년, 91년에 라디오 DJ를 했었기 때문에 잘 안다. 당시에는 방송 끝나고 PD가 부스를 나오면 모든 매니저가 복도에 쫙 대기하고 있었다. TV보다 라디오로 홍보하던 시대였지 않나. 그런 모습을 내가 생생하게 본 것 아닌가. 이 영화는 나에 대한 회고나 반성일 수도 있다. 나도 인기가 예전 같지 않고…. (이 대목에서 모두가 파안대소했다) 인기의 부침을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난 20대 때 참아본 경험이 없다. 인내라는 말이 체감이 안됐던 사람이다. 인내할 필요가 없는 권력자였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위험하게 살았던 것인가. 그런 나로 인해 주위에서 얼마나 고통을 당했겠나. '라디오 스타'에는 그것에 대한 내 반성의 연기도 있다. 물론 반성하려고 이 영화를 계약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통해 사람을 배우고 사람을 통해 영화를 배운다'고, 이 영화를 통해 많이 배웠다. ▲이 = 안 선배께 뭘 배웠냐고 물어봐라. 영화하면서 노는 것만 배워가지고…. 허구한 날 바둑 두고 수다 떨고…. ▲안 = 내가 원래 준비를 많이 하는 배우에 속한다. '한반도'에서 조재현이 NG를 어마어마하게 많이 냈다고 했는데 나 역시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 많이 했다. 각 신마다 지갑에 대사를 붙여서 외우고 다녔다. 그에 앞서 촬영 전 한두 달 동안 대사를 중얼거리고 다니니까 소화하지 안 그러면 못한다. 특히 '한반도' 같은 영화는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 생활이 묻어나는 영화 아닌가. 대사를 외우고 싶은데 반대로 그것을 참느라고 혼났다. 대본을 슬쩍 보다가도 '이건 아니지'하며 덮곤 했다. 정확하게 반대로 연기했던 영화다. ▲박 = 난 그 반대다. 평소에는 느낌만 준비하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라디오 DJ 아닌가. 말을 많이 하니까 이번처럼 준비 많이 한 적이 없다. 약간 과장하면 이 영화 전까지 읽은 시나리오보다 이 영화 한 편을 읽은 횟수가 더 많다. ▲안 =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억지로 참으며 준비를 안 했는데, 그러니까 평상시 말투가 많이 나왔다. 큰아들 다빈이가 영화를 보고 "아빠 모습이 제일 많이 나온 영화 같아"라고 하더라. 영월에서 촬영하면서 같은 숙소에서 자고 먹으니, 제작진이 MT에 온 듯이 서로 방문을 열어두고 오갔다. 그러면서 밤마다 바둑 두고 기타 치고…. 그런 분위기를 서울에서는 도저히 가질 수가 없다. 괜히 이방저방 왔다갔다 했는데 그러면서 나눈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여 영화에 녹여졌다. 그러다보니 자장면 설정에도 삶에 무게, 두께, 때가 묻어나는 것이다. ▲이 = 중훈씨는 군고구마를 구웠다. ▲박 = 어떤 날은 그런 내 모습이 참 한심하기도 했다. ▲안 = 맞다. 중훈이가 군고구마 굽는 기계를 가져와 밤마다 구워먹었다. ▲정 = 서울에 있다가 가끔 촬영장에 내려가면 거기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웃겼다. 완전히 영월 주민이다. 숙소로 삼은 모텔은 마치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고…. ▲안 = 우리 셋(안성기, 박중훈, 이준익)이 한 사람을 '죽이면서' 노는 것도 재미있었다. 다른 현장에서는 그러기가 쉽지가 않은데, 우리는 셋이 연배가 비슷하니까 서로 놀리며 놀 수가 있었다. 물론 중훈이는 약간 처지지만…. 누가 한 사람을 흉보면 협공해서 같이 흉보며 놀았다. "이보다 더 행복한 촬영현장은 없었습니다" 안성기ㆍ박중훈, 이준익 감독, 정승혜 대표 ▲박 = 이 영화가 이런 기능을 해줬으면 좋겠다. 왜 기성 관객을 만족시키는 영화가 없느냐고 묻는데, 그러면 영화계에서는 관객이 적극적으로 그런 영화의 표를 사주느냐고 반문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 같다. 그래서 '라디오 스타'를 계기로 30~40대, 40~50대도 먼저 예매하고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영화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우리 두 주연배우의 티켓 파워가 떨어진다고 배급사에서 걱정했다고 하는데, 그런 인기도 젊은 관객 기준으로 볼 때 어필을 덜한다는 것이지 중장년 관객에게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성기 형이랑 어떤 한 젊은 배우랑 인기 투표를 하면 영화를 본다는 10대, 20대층에게는 그 젊은 배우의 인기가 높게 나오겠지만 전 국민을 상대로 인기 투표를 한다면 성기 형이 더 나오지 않겠나. ▲안 = 오늘 그와 관련해 무슨 기사가 난 것 같은데…. 뭐였더라. ▲박 = 제 말에 집중 좀 해주세요. 이 영화를 계기로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같은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노배우가 주연으로 나와도 여러 사람을 따뜻하게 만들고, 흥행도 성공하는. ▲안 = 문성근 씨가 예전에 "좋은 영화는 좋은 관객이 만든다"고 했던 말, 그게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 누구 아이디어예요? ▲정 = '왕의 남자'의 최석환 작가가 시놉시스 한 장 만들었는데 여기서 '팽' 당하고 저기서 '팽' 당한 후 내게 들고왔다. 사실 나도 '된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문제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배우가 딱 맞으면 된다. 박중훈뿐인데 그가 하겠다면 하고 아니면 못한다"고 말했다. ▲박 = 시놉시스를 받았는데 처음에는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근데 당시 할 작품이 없었다. 이거라도 개발해서 해야지 싶었다. 농담이고, 뭔가를 느꼈지. ▲정 = 처음에는 PD랑 로맨스도 있는 좀 다른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때 참 우연히도 내가 아는 오래된 매니저 아저씨한테 안부 전화가 걸려왔다. 과거 잘나가던 스크린 스타들의 매니저였는데, 실컷 통화를 하다 마지막에 "그런데 A씨 어디 들어갈 영화 없나?"라고 한마디 붙이는 것이었다. 지금 A씨 일을 보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생각해주는 것이었다. 그 말이 가슴에 팍 와닿았다. 그런 사람 하나 옆에 있으면 굉장히 따뜻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얘기를 중훈 씨와 하면서 매니저 역으로는 동시에 안 선배님을 말했다. 솔직히 난 안 선배님 캐스팅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해 말하기를 주저했는데, 중훈 씨가 "성기 형이 하면 좋겠네"라고 말해 통했다. ▲박 = 내가 한 1초 빨랐다. 솔직히 처음에는 확신을 못했다. 그런데 정 대표가 워낙 능력 있는 사람 아닌가. 나한테 '용비어천가'를 읊더라. 내가 "10대에게는 귀여운 막내삼촌이요, 20대에는 다정한 형, 30~40대에게는 친구요, 50대에게는 늠름한 동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전세대 관객이 공감을 한다는 것인데, 내가 그 얘기에 홀렸다. 이 안에서 막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데, 그동안 내 인생은 예고편이었구나 싶었다. 이제부터가 본편이구나. '황산벌' 한 이유도 아나? 당시 미국 활동 한창 준비 중인데, 정 대표가 "미국 활동 좋다. 그런데 미국에서 활동하려면 1인2역을 해야 한다. 한국 활동도 중요하다는 얘기다"라고 했다. 그 한마디가 가슴에 확 와 꽂혔다. --안성기 씨는 어떤 점 때문에 이 영화를 택했나. 혹시 선택하는 과정에서 감독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나. ▲안 = 워낙 남자들 둘 이야기를 상당히 좋아한다. 그런 얘기라면, 타당성이 있고 좋기만 하다면 선택하는 편인데, 중훈이한테 얘기를 들었을 때 재미있었다. 짧은 얘기를 들었을 뿐인데 그 안에 뭐가 있더라. 거기다 중훈이랑 같이 하면 좋지.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선택할 때 원칙이 첫번째가 시나리오이고 그 다음이 연출자이기 때문에 문제없었다. ▲박 = 난 처음부터 이 감독님이 연출했으면 하고 바랐다.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이 감성을 아는 연령의 감독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하신다고 해서 굉장히 감사했다. ▲안 = 웃기는 게, 이 감독은 현장에서 무조건 "OK"다. "한번 더"가 없다. 그래서 되레 배우들이 불안한 거라. 수근대다가 누가 나서서 "한번만 더 하자"고 하면 "그래? 그럼 해"라며 다시 찍었다. 그러니 이 영화를 "공짜로 먹었다"고 하지. ▲박 = '황산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 영화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촬영기간 9개월에 제작비는 100억원이 넘었을 영화다. 내가 지금껏 미국ㆍ호주 등 5개국과 작업해봤는데 가장 선진화된 제작 현장이 '라디오 스타'다. 공동 2등은 '찰리의 진실'과 '황산벌'이다. '황산벌'은 지금 생각해도 기적과 비슷하다. 이번에도 우리가 "한번 더 찍죠"라고 하면 감독님은 "에이, 좋은데 뭘 찍어"라고 했다. 그래도 우리가 우겨서 다시 찍으면 "두번째가 더 좋네"라는 거다. 아니 그럼 한번 더 안 찍었으면 어쨌을 뻔했느냐는 말이다. 저렇게 무책임한 감독이 어디 있냐고. ▲이 = 그것도 감독의 능력이라는 것을 모르는 말씀. ▲정 = 덕분에 이 영화 예산이 31억이었는데 28억 원에 찍었다. ▲박 = 이 감독님은 "감독은 배우를 놀이터에 데려다주고 놀이터 밖으로만 안 나가게 하면 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배우가 그 안에서 그네를 타거나 미끄럼틀을 타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어떤 모순이 있느냐면 배우가 미끄럼틀에서 떨어질 수가 있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안 = 게다가 자기가 찍은 것을 보고 자기가 좋아서 난리 치는 감독은 이 감독밖에 없다. 어찌나 좋아하는지…. --이 영화를 보고 제일 반가운 것이 안성기, 박중훈이라는 두 배우가 결코 죽지 않았더라는 것이다. 생생하게 살아 있더라. ▲박 = 자동차는 터널에서도 달리고 있다. 쭉 달리고 있는 것이다. 어디 가도 나만 바라보는 상황에 있다가 어느 순간 밀리는 것을 느끼게 됐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내가 치이는 것인가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것은 배우를 평생하겠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맑은 날만 있으면 땅은 사막이 된다. 비도 오고, 천둥도 치고 그래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너무 기뻐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안 = 뭐, 맑은 날? 하여간 비유는…. ▲박 = 우리 팀끼리 있으면 내가 '벤허'라도 찍은 것 같다. "오, 하나님! 진정 내가 이 영화를 만들었나요"라고 하늘에 묻고 싶은 심정이다. ▲정 = 내가 폭로하는데, 두 배우 다 시사회를 너무 기다리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으니까 . 이 영화가 가진 정서를 말로는 전하지 못하니 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배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역할이 정말 좋아서 평상시에도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며 뿌듯했다. 우리가 찍을 때 행복했던 게 모두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박 = 극중 안 선배님이 연기한 매니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연기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 배우나 그 느낌을 내지는 못한다.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저건 대단한 내공'이라고 느꼈다. 실제로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으면 가질 수 없는 느낌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또 하나 확신한 게, 영화는 감독의 생각을 안 보여줄 수 없고 배우의 얼굴은 그 배우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안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최곤의 맑은 영혼이 어찌 연기겠느냐 이거다. 난 무슨 다큐멘터리 찍는 줄 알았다. 하하. ▲안 = 얘기가 그렇게 끝날 줄 알았어. 애는 꼭 지 얘기 중요한 것 할 때 날 살짝 끼워넣더라구. ▲이 = 난 저 정도 중증은 아니야. ▲안 = 우리가 너무 행복하게 작업해서 중간중간 혹시 우리끼리만 그러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다. 반응이 좋아 무척 다행이다. '챔프' 같은 영화를 보면 목이 뻣뻣해지면서 어쩌지 못하겠는 게 아주 죽겠다. 이 영화는 그러면서 마지막에 눈물이 한줄기 흐르더라. ▲박 = 형님은 그랬어요? 난 목이 뻣뻣해지면서 동시에 눈물이 흐르던데…. ▲정 = 얘기를 끝내야겠다. 도무지 말릴 수가 없다. 이들 네 명과의 '자화자찬' 대화를 지켜보며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나는 단어는 '행복'이었다. 만든 이들이 이처럼 행복감에 취해 만든 영화가 보는 이들에게 얼마만큼의 행복감을 안겨줄지, 이처럼 기대되는 작품도 만나기 힘들 것 같다. /연합뉴스
일본 아이돌 그룹 아라시가 국내에서 첫 팬미팅을 마련한다. 11일 아라시의 음반을 국내에 유통하는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아라시는 23일 서울 광장동 멜론악스에서 한국 팬과 처음 만난다. 팬미팅에는 12일 국내에 발매되는 아라시의 베스트 음반 2장을 모두 구입한 사람 가운데 선착순 1천600명이 초대된다. 12일 발매되는 베스트 앨범은 아라시가 데뷔한 99년부터 2001년까지의 히트곡을 담은 '남(嵐) 싱글 컬렉션 1999-2001'과 2002년부터 2004년까지의 히트곡을 수록한 '5X5 더 베스트 셀렉션 오브 2002←2004'이다. 아라시는 아이바 마사키, 마쓰모토 준, 니노미야 가즈나리, 오노 사토시, 사쿠라이 쇼 등으로 이뤄진 남성 5인조로 99년 11월 첫 싱글 '아?라?시(A?RA?SHI)'로 데뷔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7월20일 정규 6집 '아라식(ARASHIC)'을 국내에 처음 발매했다. 22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아시아 송 페스티벌'에 일본 대표로 참석하고 11월 11∼12일에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팬미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SM엔터테인먼트가 마련한 아라시 홈페이지(j-pop.smtown.com/arashi)에 공지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고전적 미성(美聲)'을 갖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소프라노 김수정(39)의 데뷔 10주년 기념 독창회가 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995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한 김수정은 같은 해 미국 버지니아오페라단이 공연한 '리골레토'에서 질다 역으로 데뷔했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뉴욕의 피나클 아츠 매니지먼트 사 소속 소프라노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과 함께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아름다운 밤이여! 늦지 말고 오라', 구노 오페라 '파우스트' 중 '아! 나는 내 모습에 취해',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 중 '정결한 여신' 등을 들려준다. 2만-5만원. ☎02-2273-4455. /연합뉴스
앨리슨 발솜(27)은 장한나와 함께 영국의 클래식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 올해 8월호가 선정한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 2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트럼펫 연주자. 발솜의 트럼펫 편곡 작품집 '카프리스'가 EMI 클래식 레이블로 발매됐다.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번을 비롯해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즈' 등 트럼펫으로 편곡한 유명 클래식곡들을 들려준다. 또한 발솜은 수록곡 중 '보칼리즈',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 등 5곡의 편곡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현재 길드홀 음악학교의 트럼펫 초빙 교수로 있는 그는 올해 '영국의 그래미상'인 브릿 어워드에서 '올해의 젊은 클래식 음악가상'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