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기묘한 이야기

21일 개봉하는 영화 기묘한 이야기는 지난 90년 일본 후지TV를 통해 첫 방영된 이후 10년 간 인기를 끌었던 TV 프로그램의 극장판. 이 시리즈를 통해 발굴된 감독들 중에는 러브레터의 이와이 순지, 춤추는 대수사선의 모토히로 가쓰유키 등도 포함돼 있다. 극장판은 그동안 방송됐던 1천여 편의 스토리 중 3편을 세 명의 감독이 약 30분씩 엮었다. 각각은 판타지를 공통분모로 공포, 코미디, 멜로의 색깔을 갖는다. 각 에피소드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영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TV화면을 보는 듯 비교적 부담이 없고 스토리의 흡인력도 강한 편.눈 속의 하룻밤 겨울산 비행기 추락마리 생매장 오싹인적이 끊긴 겨울산에 비행기 한대가 추락한다. 살아있는사람은 모두 다섯 명. 이중 마리라는 이름의 여자 한 명은 부상당해 걷지를 못하는 상황이다. 일행은 추운 곳을 헤매느니 땅 속에 묻혀있는 게 낫다는 판단에 제대로 걷지 못하는 마리를 땅에 묻는다. 필사적으로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마리의 부탁을 뒤로하고 눈바람을 피할 곳을 찾던 나머지 네 사람은 결국 산장 한 곳을 발견하는데. 사람들 사이에 떠돌던 얘기로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한 줄거리. 하지만, 시각적인 두려움보다는 좁은 공간과 한정된 인물이라는 상황을 통해 이끌어 내는 공포가 제법 오싹하다.사무라이의 핸드폰 역사적 인물과 전화통화 소재 기발18세기 초, 영주 아사노가 억울한 죽음을 당하자 부하들은 복수를 노리며 그의 직속부하 오이시 장군의 행보에 주목한다. 오이시 장군은 일본 역사에 실존하는 에도 막부시대의 영웅. 하지만 정작 그는 복수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사실은 여색만 밝히고 자기 한몸 보존하기 바쁜 겁쟁이에 소심 덩어리였던 것. 어느날 그에게 사람 목소리가 나오는 은색 상자 하나가 배달된다. 이는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미래로부터 전달된 핸드폰. 전화기 속의 목소리는 언제 복수를 할 것인지를 물어보며 겁 많은 오이시를 끊임없이 괴롭힌다.가상 결혼체험 커플DNA로 결혼생활 시뮬레이션 이색운명적인 만남 뒤 1년여만에 결혼을 약속한 유이치와 지하루. 웨딩 컨설턴트 회사에 찾아간 두 사람은 선택품목 중 가상결혼체험이라는 항목을 발견한다.가상결혼체험은 커플의 DNA를 추출, 성격을 분석해 결혼 생활을 시뮬레이션 해 보여주는 프로그램. 커플은 이를 체험해보기로 결심한다. 시뮬레이션 속 두 사람의 신혼생활은 순탄치만은 않다. 다른 식성에 지저분한 화장실 사용, 서로 맞지 않은 잠자리 습관 등 둘은 사사건건 부딪친다. 결혼 10년후 사는데 지쳐 서로에게 무관심해진 커플은 결국 이혼도장을 찍기에 이르는데.

'사랑의 순간들' 예쁘게 포장 새영화 '클래식'

30일 설 연휴를 맞아 관객들을 찾는 영화 ‘클래식’은 ‘비오는 날의 수채화’와 ‘엽기적인 그녀’로 청춘들에게 인기를 끌어왔던 곽재용 감독의 새영화다. 코미디와 멜로를 뒤섞은 철저한 상업영화면서도 멜로적 감성과 영화적 유머를 동시에 갖춘 곽재용 감독의 아기자기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과거와 현재를 병치시키는 편집은 ‘러브레터’ 등에서 많이 본 듯하고 부모대에서 못 이룬 사랑을 자식들이 이룬다는 줄거리도 ‘유리의 성’같은 영화로 익숙한 내용이지만 리듬감있는 시나리오나 사랑의 순간을 잡아내 예쁘게 포장하는 감독의능력은 ‘클래식’을 이들 영화와 차별화시키고 있다. 대학선배 상민(조인성)을 마음속으로만 좋아하는 지혜(손예진). 지혜는 상민에게 적극적인 친구 수경의 부탁을 받고 연애편지를 대신 써준다. 감정표현에 소극적인 지혜에게 수경 이름의 편지는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수단인 셈. 하지만, 이 편지로 상민과 수경이 커플로 연결되고 지혜는 상민을 멀리하려 한다. 어려서부터 어머니 주희와 단둘이 살아온 지혜. 어느날 다락방을 청소하던 그녀는 우연히 주희의 비밀 상자를 발견한다. 상자 안에는 어머니의 첫사랑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60년대 후반 고등학생 준하(조승우)는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 삼촌집에 놀러갔다그 곳에서 요양 중인 주희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미처 사랑이 무르익기도 전에 소나기와 갈대밭의 추억만을 남기고 둘은 헤어진다. 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준하는 주희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태수의 약혼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클래식’이 들려주는 사랑이야기를 빛나게 하는 것은 손예진과 조승우의 연기. 멜로영화의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이나 사랑의 순간 순간들을 보여주는 배우로서의 연기나 둘 다 높은 점수를 줘도 좋을 것 같다. 주희와 준하의 시대에 흘러 나오는 사이먼과 가펑클, 김광석 등의 노래나 ‘자전거 탄 풍경’이 부르는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등의 음악도 영화의 감성에 잘 어울린다.

영화 팬들 '설이 즐거워~'

“겨울 방학의 마지막 대목 설 연휴를 잡아라” 설 특수를 앞둔 극장가가 국내외 대작들의 경쟁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설 연휴를 ‘제압’하기 위한 ‘대박 경쟁’은 31일부터 시작되는 연휴보다 1주일 먼저 시작된다. 각각 개봉 첫주 주도권을 선점해 ‘빅 시즌’의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25~26일 주말을 개봉주로 잡은 영화는 한국영화 ‘이중간첩’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캐치 미 이프 유 캔’, 중국영화 ‘영웅’. 여기에 색다른 공포영화 ‘큐브2’와 우디앨런 감독의 ‘스몰 타임 노 크룩스’ 등이 도전장을 내민다. 이중 제일 먼저 관객들을 찾는 ‘이중간첩’은 각각 4년과 3년만에 돌아온 한석규와 고소영의 복귀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영화. 1980년대 남한으로 위장귀순해 이중적인 모습으로 살아야 했던 한 이중간첩의 삶과 사랑을 그린다. 한석규는 남한으로 위장귀순해 간첩생활을 하면서 체제와 개인 사이의 인간적인갈등을 겪는 림병호역을, 고소영은 간첩의 딸로 남한에서 태어나 방송국 DJ로 위장해 활동하는 고정간첩 윤수미역을 맡아 관객들을 만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직접 메가폰을 잡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 등이 출연하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24일 개봉했다. 60년대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변호사, 의사, 조종사 등으로 신분을 바꾸며 전세계를 돌며 사기행각을 벌였던 한 10대 소년의 이야기. 미국에서는 지난달 25일 개봉해 3주만에 약 1억2천억 달러의 수입을 거두며 선전하고 있다. 감독과 주연배우들의 이름에 소재도 흥미가 가지만 140분의 다소 긴 상영시간이 흥행의 변수가 될 수도 있을 듯. 24일 처음 스크린에 내걸린 ‘영웅’의 크래티드도 ‘캐치 미 …’에 못지 않게 화려하다. 량차오웨이(梁朝偉), 리롄제(李連杰), 장만위(張曼玉), 장쯔이(章子怡)등 홍콩의 영화스타들이 총출동한 데 이어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시키기 직전을 배경으로 진시황 영정을 암살하려는 자객들의 이야기를 그린 무협 영화다. 색 연출에 뛰어난 감독이 보여주는 영상이 화려하며 군중 신의 스펙터클도 볼만하지만 줄거리의 서사성이 부족한 것은 아쉬운 점. 같은 날 개봉한 ‘큐브2’는 전편에서 형성된 열성팬들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있다. 정육면체의 연속공간에 갇힌 7명의 남녀가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 속에서 ‘큐브’의 실체와 음모를 파헤친다는 내용의 공포 스릴러 영화로 전편에 비해 3차원에서 4차원으로 방의 변화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같은 날 개봉된 ‘스몰타임 크룩스’는 우디 앨런의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영화. 감독 특유의 기발한 재치와 냉소적인 풍자가 여전하다. 한 소시민 부부가 졸지에 벼락부자가 되면서 상류계급에 편입되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이 기둥 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