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영화계 2가지 큰변화…스크린쿼터·관람료 할인 축소

다음달 1일로 국내 극장가와 영화계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생긴다. 기존 이동통신사 멤버십 할인폭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고 스크린쿼터제가 7월1일부터 기존 146일에서 73일로 축소된다. 이런 가운데 관련업계들이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관객들만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람료 할인 축소=관객 입장에서 피부로 느껴질 변화는 SKT,KTF,LGT 등 이동통신 3사의 멤버십 할인폭이 기존의 1인당 1500∼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아진다는 것. 서울시 극장협회는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제휴계약 만료일인 이달 말까지 이통사들이 모든 극장과 동일한 할인 제휴,각사 능력껏 할인요금 책정,할인비용 100% 부담 등 세가지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창무 협회장은 “통신사 멤버십 할인으로 극장들은 지난 3년간 관객 1인당 최대 900원까지 부담했고 이로 인해 문을 닫는 극장이 속출해 제휴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객 피해에 대해서는 “제휴가 결렬될 경우 극장들이 자체적으로 1000원 안팎의 관람료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세 조건을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할인요금을 낮추는 것은 동의하지만 서비스나 시설이 떨어지는 극장과 제휴할 수는 없고 할인비용 전액을 통신사가 부담하는 것도 타 제휴업종과의 형평성 때문에 불가하다는 것. 이대로라면 7월 이전 재계약 성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통신사들은 할인 서비스 유지를 위해 협상과 별개로 개별 극장들과 재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3사 모두 재계약 할인폭은 1000원 수준. 결과적으로 두 업계의 갈등이 어떻게 결론나든 이동통신 멤버십 할인은 1000원선이 된다는 것이다. ◇스크린쿼터 축소=스크린쿼터는 1년 단위로 계산하기 때문에 연초부터 이미 한국영화 상영일은 축소돼있던 셈이지만 한국영화들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변화를 체감하게 될 전망이다. 연초 ‘왕의 남자’의 대박 이후 많은 극장들이 1∼5월 사이에 연간 73일의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상당부분 채웠기 때문이다. 때문에 하반기부터 한국영화들은 스크린쿼터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 등 대작들은 극장을 잡기 어렵지 않겠지만 다양한 장르의 중소 규모 영화들은 지금보다도 스크린 확보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영화업계에 팽배해 있다. 또 할리우드 대작들이 대거 개봉했던 지난달에는 한국영화 점유율이 33.9%로 급격히 떨어졌고 나름대로 주목받던 우리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다. 여기에는 극장들이 할리우드 대작들에 스크린을 몰아준 영향도 컸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극장들이 눈앞의 수익만 보고 스크린 몰아주기를 계속할 경우 한국영화계의 체력이 약해지고 결과적으로 관객들은 ‘왕의 남자’같은 영화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다음달 1일 영화인을 총집결해 최대 규모의 반정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실존인물 소피 숄의 마지막 5일 다룬 영화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반나치 유인물을 배포하다 체포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 인물 소피 숄을 다룬 영화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이 22일 개봉된다. 영화는 나치즘이 독일을 휘감았던 1943년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뮌헨대에서 철학과 생물학을 공부하던 스물 한 살의 평범한 여대생 소피 숄은 친오빠 한스 숄을 따라 반나치 저항단체 ‘백장미단’에 가입한다. 이 단체의 유일한 여성 멤버였던 소피 숄은 1943년 2월18일 히틀러를 비난하는 유인물을 뿌리다 현장에서 붙잡혀 같은달 22일 사형을 당한다. 이 영화는 이 5일간 일어난 일을 담고 있다. 소피 숄은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라는 책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백장미단과 소피 숄, 그리고 그의 오빠 한스 숄의 활동 등을 누이인 잉게 숄이 수기 형식으로 담아낸 책이다. 영화는 그동안 미발표됐던 자료와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게 재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크 로드문트 감독은 영화 제작기간 3년 중 2년을 자료수집에 쏟았다. 로드문트 감독은 “영웅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면서 “소피 숄 또한 평범한 인물이었음을 영화 속에서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소피 숄이 처형된 2월22일 독일에서 개봉돼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에서 소피 숄을 연기한 줄리아 옌치는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로드문트 감독 역시 은곰상을 거머줬다.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하얗게 부서지는 태양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사형장으로 걸어들어가는 소피 숄의 모습은 22일 서울 종로 시네코아에서 만날 수 있다.

영화 ‘괴물’ 봉준호 감독 “한번 더 찍으면 더 잘할 것 같기도”

“내 두 번 다시 괴물 영화 찍지 않으리 했습니다. 그런데 한 번 더 찍으면 정말 잘할 것 같기도 해요.” 봉준호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8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괴물’ 제작보고회 현장에서였다. 수백 명의 취재진이 인산인해를 이룬 현장이었지만 봉 감독의 얼굴에서는 부담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영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읽혔다. 영화 ‘괴물’은 이미 지난달 59회 칸 영화제의 감독주간에 상영돼 폭발적 반응을 얻었고 미국을 비롯한 10여개 국가에 230만 달러에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외화벌이를 하게 돼 기쁘지만 영화에는 한국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디테일과 유머가 있어 외국 관객은 100% 이해 못할 것”이라며 “그래서 한국 개봉(7월27일)이 더 기다려지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그 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괴물의 실체가 일부 공개됐다. 봉 감독은 “서울 사람이면 하루 한 번은 보게 되는 익숙한 한강에서 괴물이 나온다는 것이 영화의 출발인 만큼 등굽은 물고기에 기반을 둔 현실성 있는 괴물을 구상했다”면서 “63빌딩 부술 정도로 커서는 안되고 주연배우 송강호와 마주 섰을 때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반지의 제왕’,‘킹콩’의 특수제작업체로 괴물의 모델링을 담당한 ‘웨타워크샵’ 관계자들은 괴물의 최종 디자인을 보고 “동양적인 느낌이 있다”고 평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영화에서 봉 감독은 ‘플란다스의 개’,‘살인의 추억’에서 함께 일했던 스태프들과 배우 변희봉,송강호,박해일,배두나를 다시 기용했다. 이에 대해 “영화 기획 당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기 때문에 나를 무조건 신뢰해줄 것 같은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나 또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전적으로 신뢰했고 훌륭한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감독은 이 영화의 주인공을 괴물이 아니라 그에 평범한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평범한 수준에도 못미치는 문제 많은 이 가족들이 누구의 도움도 없이 괴물에 맞서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약한 사람들을 진정으로 도와준 적이 있었던가를 되돌아보는 데서 영화의 메시지가 나온다”는 설명이다.

월드컵과 맞짱 뜨는 영화계…“기피하는 한산한 시기에 개봉 승부수”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전국이 흥분하고 있다. 그러나 조용히 마른침을 삼키고 있는 업계가 있으니 바로 영화계다. 평소 대중문화의 총아로 대접받는 영화계지만 유독 월드컵 기간 만큼은 몸을 낮추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02년 월드컵이 열린 6월의 관객 수는 전달보다 무려 44%나 급감했었다. 제대로 쓴맛을 본 영화 관계자들은 이번에는 월드컵 공포를 숨기지 않고 있다. 포기할 것은 포기하되 얻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얻자는 자세다. ◇월드컵과 맞짱 뜨는 영화들=월드컵을 앞둔 5월 관객수는 작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다빈치코드’ ‘미션 임파서블3’ 등 대작 외화들의 흥행 덕분. 그러나 월드컵을 피하려 4∼5월 앞다퉈 개봉한 한국 영화들은 외국 대작과의 대결,한국 영화간의 과열경쟁,다가오는 월드컵의 압박 등 3중고를 겪어야 했다. 6월 개봉작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외화 중 대작은 ‘엑스맨-최후의 전쟁’(15일)이 유일하고 한국영화는 ‘비열한 거리’(15일) ‘강적’ ‘비단구두’(이상 22일) ‘양아치어조’(24일) ‘아랑,아치와 씨팍’(이상 29일) 정도다. 기왕 월드컵과 맞붙는 영화들은 이 점을 최대한 이용하자는 전략이다. ‘강적’의 경우 지난달 26일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 주연배우 박중훈 천정명 등이 참가해 응원객들에게 무대 인사를 하고 함께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홍보 관계자는 “처음엔 우리도 월드컵을 피해보려 했지만 오히려 이 기간에 오락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비열한 거리’ 홍보 관계자 역시 “월드컵 이후에 몰려있는 영화들과 경쟁하느니 한산한 월드컵 때 개봉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02년처럼 월드컵 붐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다. 한 배급 관계자는 “6월말 개봉 예정작의 경우 한국팀이 16강 이상 올라가면 개봉일을 늦추는 문제를 고려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월드컵과 윈윈하려는 극장들=2002년 당시만 해도 부대 행사 정도로 응원전을 가졌던 극장들은 이번에는 총력을 기울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각 방송사들과 중계 제휴를 맺은 상태다. 먼저 SBS와 손잡은 CGV는 33개 영화관(부평,김천,안양점 제외) 243개 스크린에서 예선전 세 경기마다 각 5만 명의 관객을 초청해 응원전을 펼치며 이날 자정 이후에는 영화 관람료를 4000원으로 할인한다. 13일 경기 때는 압구정점 응원전에 문근영 김민정 김주혁 등 스타들을 초청한다. 롯데시네마는 MBC와 함께 전국 16개 영화관에서 생중계에 나선다. 한국 예선전이 새벽 4시에 열리는 19일과 24일에는 자정부터 ‘아치와 씨팍’ ‘럭키 넘버 슬레븐’ 시사회도 가질 예정. 메가박스 역시 KBS와 함께 예선전 경기 중계와 영화 한 편 무료 상영을 포함한 ‘레드 파티’를 준비중이다. 이같은 응원전은 모두 각 홈페이지를 통해 관람객을 추첨하는 무료 이벤트다. 롯데시네마 오희성 과장은 “무료라 해도 극장이나 제휴사 모두 홍보 효과를 얻을 기회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면서 “이번 월드컵 경기가 주로 밤 늦게 열리는 만큼 이벤트를 계기로 극장에 들러 영화를 본 후 응원하러 가는 문화가 생겨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인성이라는 가벼운 이름에 신뢰를 더하는 영화”…‘비열한 거리’ 첫 선

“조인성이라는 가벼운 이름에 신뢰를 더하는 영화가 됐으면 합니다” 5일 오후 2시 서울 CGV용산에서 첫 선을 보인 영화 ‘비열한 거리’의 주인공 조인성의 말이다. 조인성은 의리도 동정도 눈물도 없는, 약육강식의 먹이사슬만 시퍼런 ‘비열한’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눈에 불이 붙은 병두 역을 사실감 있게 연기했다. 주인공 조인성을 비롯해 남궁민, 진구, 천호진 등 주연급들의 호연에다 시종일관 팽팽한 극적 긴장감을 흐트러뜨리지 않은 유하 감독의 연출력까지 더해져 영화는 ‘어느 새 끝인가’싶게 흥미진진하다. 간만에 심장 박동과 손에 쥔 땀을 느끼며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왔다는 점에서 관객에게도 좋은 일이고, 조인성이란 배우가 우수어린 부잣집 막내 아들의 코드를 떨쳤다는 점에서도 ‘비열한 거리’는 반가운 작품이다. 유하 감독은 “본래는 영화감독 민호를 주인공으로 만들려는 영화였는데 재미가 없어서 조폭 병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게 됐다. 조인성씨가 100회 가까이 찍으면서 원톱으로 연기해 힘들었을텐데 너무도 훌륭하게 연기해줘 고마운 마음이다”라며 조인성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인성은 “조폭을 미화하는 영화라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병두였기에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처음하는 액션이라 노력을 많이 했다. 무술감독님의 지도 아래 처절한 액션신이 많이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영화에 대한 애착을 표했다. 월드컵 시즌에 개봉되는 데 대한 부담감을 묻자 조인성은 “월드컵이 무서운 게 아니라 몰려오는 헐리우드 대작들이 무섭다. 저희 영화가 대한민국 대표영화라 생각해 주시고 사랑해달라. 다른 한국영화들도 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듯 응원해달라”고 진지하게 답했다. 유 감독은 기존 조폭영화와의 차별성에 대해서는 “직업인, 생활인으로서의 조폭 얘기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또 조폭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생활전선에서 비루하게 노력해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그렸다”고 말했다.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 인간의 폭력성과 조폭성의 탄생을 그린 유하 감독이 그 폭력성과 조폭성의 소비와 소멸 과정을 그린 비정한 영화 ‘비열한 거리’. 영화 ‘친구’가 유오성-장동건을 기억하게 했듯, 배우 조인성을 각인시킬 ‘비열한 거리’는 오는 15일 관객을 찾는다.

佛문화다양성연대 “칸 영화제에 한국 스크린쿼터 지지 안건 상정하겠다”

프랑스 문화다양성연대(FCCD) 파스칼 로가르 집행위원장이 “칸 영화제가 한국의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로가르 집행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영화감독협회(SRF) 감독주간건물에서 열린 문화침략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원회 칸원정단의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기자회견에는 프랑스 노동총연맹 공연예술노조(CGT) 클로드 미셸 위원장과 각국 영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에서 국제배우노조연맹(IAF) 카트린 알메라스 부회장과 영화감독협회(SRF) 뤽 르클레이르 뒤 사브롱 부회장은 “오는 21일 열리는 칸영화제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해 칸영화제가 한국의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 지지를 공식 채택하도록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 말했다. 알메라스 부회장과 사브롱 부회장은 이미 영화감독협회와 프랑스 공연예술노조, 극작가단체(SACD), 국제배우노조연맹 등 4개 단체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영화인대책위 양기환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문화다양성협약을 채택한 지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미국의 FTA 압력에 굴복해 스크린쿼터를 축소한 것은 문화다양성협약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이를 전 세계에 알리고 한국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서 칸영화제를 찾았다”고 칸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클로드 미셸 위원장은 “문화와 정신의 오염은 환경오염과 달리 은밀하게 이뤄져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한국의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셸 위원장은 또 유럽 25개국에서 지난 17일 ‘문화다양성협약’을 비준했다며 한국의 국회 비준을 요청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뒤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부문에 초청된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의 윤종빈 감독이 팔레광장에서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감독주간’에 초대받은 영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은 20일에 1인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비평가 주간'에 초대된 '즐거운 나의 집'의 엄혜정 감독도 1인시위에 동참할 예정이다. 20일에는 대규모 촛불집회도 함께 열린다. 이에 앞서 영화인대책위 홍보대사 최민식씨는 18일 팔레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여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현지 언론들은 2004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영화 ‘올드보이’ 주연배우의 1인 시위에 큰 관심을 보였다.

MOVIE/다빈치 코드.프랑수아 오종 감독 ‘5×2’.구타유발자들

● 다빈치 코드 맥풀린 전개… “원작만 못하네” 긴장이 확 풀린다. 영화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 지느냐에 따라 같은 내용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는 순간. ‘다빈치 코드’는 그저 흥행을 목표로 한 상업영화로 만들어졌을 뿐이다. ‘다빈치 코드’는 개봉일 첫 상영시간에도 관객들이 극장의 절반 가까이 들어찰 정도로 뜨거운 관심 속에서 공개됐다. 배급사인 소니픽쳐스가 도대체 왜 시사회도 열지 않은 채 개봉했는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추측을 가능하게 했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원작의 종교·문화적 충격을 의식한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영화가 공개된 지금, 원작의 어느 것 하나 만족시키지 못한 불안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될 정도다. 물론 책을 보지 못한 관객들이라면 영화 내용 자체가 스릴 있는 주제로 다가 오겠지만 댄 브라운 소설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독자라면 그저 사건을 따라 가기에 급급하며 심지어 원작의 주장마저 훼손하는 영화를 보며 실망을 금치 못할 것. 원작에서 예수가 마리아 막달레나와 결혼해 후손을 뒀고 성배(聖杯)란 마리아를 뜻한다는 주장을 예시하기 위해 펼쳐 졌던 방대한 예술작품들을 영상을 통해 직접 만날 수 있을 기대감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 ‘최후의 만찬’의 클로즈업 장면 이외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충분한 인문학·문예학적 설명이 뒤따랐던 소설과 달리 아무 의미 없이 카메라는 바쁜 발걸음으로 쓱 한번 훑고 지나갈 뿐이다. 기본 설정조차도 다르게 내놓았다. 물론 어느 소설이든 원작 그대로 영화화되진 않지만 종교계 압박과 일반인의 지대한 관심이 힘에 겨웠는지 소설 ‘다빈치 코드’의 파격적인 주장은 예수가 마리아와 결혼해 후손을 뒀다는 설정 이외에는 드러 나지 않고 오히려 축소됐다. 소피와 할아버지인 시온 수도회 수장 자크 소니에르 갈등에 핵심적인 내용이었던 성교를 상징하는 비밀 제의에 대한 의미는 단 두컷으로 처리된 채 오히려 부모 존재를 찾지 못하게 하는 인간적 수준의 할아버지와 손녀 갈등으로 묘사됐다. 소니에르가 소피의 친할아버지였던 원작과 달리 소니에르는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이 그저 예수 후손들을 보호하기 위한 시온수도회 수장으로만 설정됐다. 그러니 봉인된 크립텍스 암호를 풀어 가는 과정에서 상세하게 묘사됐던 할아버지와 손녀의 애틋한 관계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교황청 눈치를 봤다는 점은 오푸스데이의 아링가로사 주교가 왜 스승이란 낯선 존재와 결탁하게 됐는지를 설명하는 교황청 부분을 단 한장면으로 묘사한 것에 그친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두번째 크립텍스 암호인 ‘A포프에 의해 묻힌 기사’를 풀기 위해 도서관에서 방대한 자료를 검색하며 긴장된 순간을 맞았던 소설 속 장면은 버스 안에서 휴대전화를 빌려 모바일 검색 서비스를 이용해 순식간에 재기발랄하게 풀어내 버려 허탈함까지 느끼게 한다. 댄 브라운은 왜 이토록 기능 좋은 모바일 서비스를 몰랐던 걸까. 더욱이 치명적인 허탈함은 마지막 장면. 마리아의 관이 놓인 곳으로 설정된 루브르 박물관 땅속까지 들여다 보며 관을 보여준다. 관객들의 상상이 펼쳐질 시간을 주지 않고 결론내리길 좋아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무자비함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톰 행크스는 적절하게 전형적인 미국인과 천재적인 교수를 소화해냈고 티빙 경 역에 이안 매컬린, 파슈 국장 역 장 르노, 사일러스 역 폴 베타니 등 배우들이 무난하게 연기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으며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일러스조차도 영화에선 존재감이 훨씬 덜해 배우들이 영적인 느낌을 표현할 시간은 애초부터 주어지지 않았다. 그나마 사일러스가 육체적 고행을 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한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다. 15세 이상 관람가. ● 프랑수아 오종 감독 ‘5×2’ 戀人의 결별로 시작 사랑의 기억 되감기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처럼 서로 뜨겁게 사랑했던 커플도 종종 남남이 되곤 한다. 이들은 모두 노랫말처럼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는 걸까. 프랑스 천재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5×2’는 한 커플의 이별에 대한 이야기르 담고 있다. 헤어지는 순간에서 시작해 만나는 장면으로 끝나는, 역순으로 진행되는 특이한 구조를 갖춘 이 영화는 왜 이들이 헤어졌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한 커플의 사랑을 차가우면서도 로맨틱한 시선으로 바라볼뿐이다. 영화는 질(스테판 프레이즈 분)과 마리옹(발레리아 브뤼니 테데쉬 〃)이 이혼서류에 서명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시간을 거꾸로 뛰어 넘으며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질과 마리옹의 기억을 되새긴다. 마치 다섯편의 단편영화를 보듯 각 에피소드에는 두사람이 느꼈던 환희와 분노, 배신감과 열정, 설렘과 자기연민 등의 감정들이 표현된다. 마지막은 질과 마리옹이 어느 해변에서 석양이 지는 바닷가로 걸어 들어가는 사랑의 시작 장면이다. 이혼이란 결과를 알고 보는 관객들은 이들의 첫 만남이 그래서 더욱 아름다우면서도 슬프다. 만남에서 시작해 헤어짐에서 끝났다면 단순한 멜로영화와 다름 없겠지만 이야기가 역순으로 진행되면서 다섯 개 에피소드들은 서스펜스물과 같은 긴장감을 형성한다. 이 영화는 지난 2004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으며 마리옹 역의 발레리아 브뤼니 테데쉬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줬다. 오종 감독은 이 영화로 장편영화에서도 재능을 인정받았다. ● 구타유발자들 오해가 오해를 낳는 ‘폭력의 악순환’ 영화 ‘구타유발자들’(감독 원신연·제작 코리아엔터테인먼트)은 코믹 잔혹극을 표방하는 영화다. 웃음과 함께 잔혹한 폭력을 통해 공포심을 자아낸다. 소재는 낯선 상황에서 오해와 우연이 빚어 내는 사건. 원신연 감독은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지난 2004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 대상 수상작으로 독특한 소재와 치밀한 구성 등이 특징. 바람기가 다분한 성악과 교수 영선(이병준 분)은 우연히 뮤지컬 배우 오디션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제자 인정(차예련 〃)을 만난다. 이들은 영선이 새로 뽑은 하얀색 벤츠 승용차를 타고 호젓한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선다. 그러나 악질 교통경찰 문재(한석규 〃)에게 신호 위반으로 걸리면서 곱지 않은 말이 오가게 되고 급기야 영선은 문재에게 욕을 하며 문재를 피해 예상하지 않았던 시골길로 접어 들게 된다. 한적한 강가에 차를 세운 영선이 엉큼한 속내를 드러 내자 놀란 인정은 벤츠에서 탈출해 숲으로 도망간다. 홀로 서울로 가려던 영선은 강가 모래밭에 승용차 바퀴가 빠져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데 이때 동네 양아치 홍배(정경호 〃)와 원룡(신현탁 〃), 야구방망이로 돼지를 잡는데는 도가 텄다는 오근(오달수 〃) 등이 나타난다. 한편 길을 헤매던 인정은 우연히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친절하고 순박한 시골 청년 봉연(이문식 〃)을 만나 그의 오토바이에 올라 탄다. 그러나 봉연이 도착한 곳은 터미널이 아닌 영선·홍배·원룡·오근이 있는 강가. 강가에선 오근이 야구방망이로 잡아 육질이 쫀득쫀득하다는 일명 떡삽겹살파티가 벌어지고 영선과 인정은 이들과 자리를 함께 한다. 영선과 인정은 초면이 것처럼 행세를 하고 인정은 터미널까지 태워 주겠다는 봉연에게 영선의 벤츠를 타고 가겠다고 말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이때 홍배와 원룡이 타고 온 오토바이에 실려 있던 자루 하나가 떨어진 뒤 그안에 있던 고교생 현재(김시후 〃)가 밖으로 끌려 나온다. 영화는 늦가을을 배경으로 5시간동안 일어난 사건을 다뤘다. 영화 속 대부분의 장면들은 주요 인물들이 모이는 강가에서 촬영됐다. 한 공간에서 촬영돼 연극적인 느낌이 강하다. 감독은 사실성을 높이려고 조명 대신 자연광을 이용했다. 장점은 결말부분의 극적 반전과 강렬한 메시지. 영화 속 모든 장면들은 하나하나 쌓아올린 벽돌처럼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는 메시지를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결말이 도출되기까지 과정이 다소 먼 감이 있다. 웃음보다 더 강하게 다가 오는 과도한 폭력들은 관객들을 불편하게 한다. 즐거움을 위해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에게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다. 순박한 얼굴로 폭력성의 극단을 보여주는 이문식의 열연이 눈에 띈다. 한석규·오달수·이병준·차예련·김시후 등 출연배우들은 각각의 존재감으로 자신들의 몫을 충분히 해냈다. 오는 31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 ‘가족의 탄생’ 김태용 감독 “저마다 슬픔, 사랑으로 보듬는 건강한 새 가족의 탄생 이야기” 영화 ‘가족의 탄생’(제작 블루스톰)을 본 뒤 첫 느낌은 “생경한데 참 재미있네”였다. “세상에 저런 가족도 있을까?”란 생각이 들만큼 영화 속 가족구성원 면면은 독특하다. 남동생이 집을 나간 뒤 남동생의 늙은 동거녀와 그녀의 전 남편의 전 부인 딸(복잡하기도 하다)과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노처녀 미라(문소리 분), 어머니가 죽은 뒤 아버지가 다른 남동생을 키우는 선경(공효진 〃) 등 극중 캐릭터들은 독특한 가족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낸 사람은 작품을 연출한 김태용 감독(37). ‘여고괴담-두번째 이야기’로 관심을 모았으나 돌연 호주로 영화 공부를 떠났고 귀국해선 연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연애감정은 꼭 이성간에만 존재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와 자식간, 형제간, 친구간 등에서도 발생하는 질투나 시기 등도 일종의 연애감정이라고 볼 수 있죠. 유사 연애감정이라고 정의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는 대부분 이런 유사 연애감정인 것 같아요. 저는 이를 묶어 ‘가족’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 그의 이런 생각은 극중 연인같은 남매인 형철(엄태웅 〃)과 미라 사이에 형철의 나이 많은 동거녀 무신(고두심 〃)이 등장하면서 빚어지는 미묘한 갈등과 사랑 밖에 모르는 엄마 매자(김혜옥 〃)를 사이에 두고 딸 선경(공효진 〃)과 매자의 내연남이 벌이는 신경전 등에 잘 녹아 있다. 김 감독은 “극중 캐릭터가 익살스러워 보이지만 모두 소심하고 슬픔을 담고 있는 캐릭터들”이라며 “사랑한다는 말을 ‘너 나한테 왜 이러는데? 도대체 왜 그래?’로 표현하고 있을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화를 통해 가족이란 일반적인 규정에서 퉁겨져 나온 사람들도 건강한 가족을 꾸리며 살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족의 탄생’은 대안(代案)가족을 다룬 영화처럼 보인다. 김 감독은 “대안가족을 의식하긴 했지만 의도하진 않았다”며 “관객들이 극장 문을 나서면서 사랑스런 캐릭터를 보고 나왔다고 생각하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선 문소리·고두심·엄태웅·공효진·봉태규·정유미 등 각 세대별로 연기를 인정받는 배우들이 참여했다. 그는 “대다수 캐릭터들을 배우를 의식하고 창조했는데 모두들 흔쾌히 영화에 출연해줘 고마울 따름”이라며 “모두들 캐릭터들의 개성을 잘 살려 줬다”고 말했다. “평소 사랑얘기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차기작에서도 사랑 얘기를 다룰 예정이다. “둘만의 사랑 얘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밑바닥까지 가는 사랑의 깊이를 파헤쳐 볼 생각이죠.”/연합뉴스 {img5,l,000}● 철없는 선생 그린 학교코미디 ‘생, 날선생’ 영화 ‘댄서의 순정’ 등을 통해 현란한 춤솜씨를 선보인 박건형이 거의 원톱으로 유머를 자청하고 나섰다. 대대손손 교직에 몸 담았던 할아버지 우주인(정욱)은 만날 놀고 먹기만 하는 손자 우주호(박건형)를 학교 선생으로 보낸다. 카드 정지, 현찰 압수라는 초강수가 동원된 끝에 주호는 무릎을 꿇는다. 그에게 학교생활의 걸림돌이라면 여교사 윤소주(김효진)다. 이 당찬 여교사 앞에 주호의 운명이 위태롭다. 25일 개봉. 15세 관람가.

수 없는 소용돌이 “내 머리가 나쁜가?”…절반의 성공에 그친 영화‘공필두’

“내 머리가 나쁜가?” 영화를 보다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면 이런 생각에 빠질 수 있다. ‘메멘토’(2000)처럼 애초부터 관객과의 두뇌싸움을 전제로 한 영화라면 이런 자괴감도 나쁘지는 않다. 영화가 끝난 다음에라도 곰곰히 영화를 복기하면서 전체를 이해하는 순간 쾌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바탕 웃고 말아야 할 코미디 영화를 보고도 그런 자괴감이 든다면? 눈치껏 따라가지 못한 관객 탓도 있겠지만 영화의 잘못이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문식 주연의 코미디 ‘공필두’(감독 공정식·제작 키다리필름)는 여러 인물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이런 한계로 아쉬움을 준다. 영화는 뒤로 갈수록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면서 소동을 일으키다 단번에 해소되는 소동극 형식을 취하려 했다. 그러나 개연성의 부족으로 유쾌한 소동보다는 혼란에 가깝다. 줄거리는 어수룩한 형사 공필두(이문식)가 금괴 밀매 사건의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 여기에 만수파 넘버2 태곤(김수로),그의 애인 민주(김유미),민주와 하룻밤을 보낸 모델 용배(이광호),용배를 쫓는 사채업자 천사장(김뢰하),금괴를 찾는 만수파 보스(박정학),그를 뒤쫓는 강검사(유태웅),경찰을 꿈꾸는 중국집 배달소녀(최여진) 등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문제는 영화의 핵심인 공필두부터 이 소동 속에 뛰어든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필두는 노총각인 자신을 결혼시키려 위독하다는 거짓말을 한 아버지(변희봉) 탓에 수술비 2000만원을 구하려 백방으로 뛰어다니다 만수파를 배신하는 것을 도와달라는 태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필두가 부둣가에서 거래를 하는 만수파를 혼자 덮치자 태곤은 밀수품인 금괴를 가지고 도망친다. 이 때 현장을 덮친 검·경 수사팀에 필두는 체포되고 금괴 밀매에 가담했다는 누명을 쓴다. 이대로는 비리 경찰로 낙인 찍히고 아버지의 수술비도 마련할 수 없게 된 필두는 몰래 빠져나가 태곤을 뒤쫓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필두의 행보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태곤을 찾는 순간 누명도 벗고 아버지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영화의 설정으로는 태곤을 찾아봤자 둘이 물밑 거래를 한 사실을 되돌릴 수는 없고,2000만원을 정산받는다 해도 애초부터 멀쩡한 아버지가 그 덕에 사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태곤은 영화 초반에 사고로 죽고 만다. 태곤의 시체가 담긴 차 트렁크에는 대량의 금괴가 함께 들어있지만 필두 입장에서는 이를 발견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 그럼에도 영화는 필사적으로 태곤을 찾는 필두에다 역시 왜 바쁘게 움직이는지 모를 인물들까지 중첩되면서 뭐가 뭔지 모를 소용돌이에 빠진다. ‘마파도’(2005)에 이어 두 번째 주연을 맡은 이문식 만큼은 ‘꽃미남이 아니어도 주연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이름도 없는 배달소녀로 나와 웃음을 주는 최여진 등 다른 배우들도 자신의 장면에서는 확실히 연기해낸다. 그런 호연들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11일 개봉. 15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