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단편극장-인디스토리 쇼케이스'가 28일 오후 8시30분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상영작은 '탈고', '신당동 전기톱 부부싸움', '핵분열 가족' 등 최신 단편 호러영화 세 편이며 관람료는 5천 원이다. 송인영 감독의 '탈고'는 정해진 시간 안에 무언가를 끝내야만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주는 공포를 그렸고, 류근환 감독의 '신당동 전기톱 부부싸움'은 끝을 모르고 달리던 남편의 거짓말에 대한 아내의 통렬한 복수극이다. 형제 감독 박수영ㆍ박재영의 '핵분열 가족'은 일반적인 가정에서 엄마가 겪는 억울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믹호러물이다. 인디스토리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주최하는 '금요단편극장-인디스토리 쇼케이스'는 영화제가 아니면 만나보기 힘들었던 국내 독립단편영화들을 관객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행사로 6월 처음으로 상영했다. ☎02-722-6052, www.indiestory.com /연합뉴스
2006년 상반기 한국영화 개봉작이 전년대비 무려 4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27일 발표한 '2006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개봉한 한국영화는 총 48편으로 이는 2004년, 2005년의 34편에 비해 41%나 증가한 수치다. 영진위는 "통상적으로 하반기의 개봉편수가 더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한국영화 개봉작은 100편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봉 편수의 증가세를 관객 수가 따라가지는 못해 실질적으로 내실을 다지지는 못했다. 월별 관객 수 추이를 보면 한국영화 관객은 1월부터 6월까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6월에는 200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한국영화 서울관객 수가 100만 명 이하를 기록했다. 2006년 상반기 서울지역 총 관객 수는 2천470만 명으로 전년대비 18.9% 증가했고, 이중 한국영화 관객은 1천374만 명으로 전체 관객 대비 55.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영화가 40.6%를 기록해 두 국가의 영화가 전체 관객의 96.2%를 모았다. 영진위는 "한국과 미국 영화에 대한 편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면서 "다른 나라 영화들의 상영 기회는 더욱 줄어들어 중국영화는 1.4%, 일본영화는 1.6%에 불과했으며, 특히 유럽영화는 작년 동기 3.1%에서 올해는 0.6%로 무려 5분의 1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작년에 이어 스크린은 계속 증가해, 상반기에 개관한 주요 멀티플렉스 체인들의 스크린 수만 해도 100개를 훌쩍 넘었다. 영진위는 "폐관되는 극장들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말 경에는 전국 스크린 수가 1천700~1천800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한국 영화시장의 규모는 세계 9위로 나타났다. 또 자국 영화 점유율 기준 극장 매출 규모는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전 세계 영화시장 규모(2004년 기준 834억 달러)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10개 국의 영화시장을 대상으로 한 '2004년 세계 영화시장 규모 및 한국영화 해외 진출 현황 연구'를 최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영화 시장 규모에서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호주에 이어 9위를 차지했다. 10위는 인도. 부가 시장을 제외한 극장 매출 순위에서도 한국은 9위에 올랐다. 그러나 자국 영화의 점유율을 기준으로 하면 미국 인도 일본 프랑스에 이어 5위다. 한편 10개국 중 미국영화 점유율이 50% 이하인 나라는 인도(7.5%), 한국(41.2%), 프랑스(47.2%) 3개국에 불과하며, 호주(85.4%)와 영국(73.1%)은 미국영화 점유율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영진위는 "한국은 주요 10개국과 비교해 볼 때, 특히 극장 이용과 관련된 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1인당 관람횟수 및 스크린 수 증가와 함께 한국 극장산업의 성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세계 영화시장의 규모 및 현황 조사와 함께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 현황에 대해 극장 개봉 사례 중심의 조사 결과를 수록하고 있다. 영진위 홈페이지(www.kofic.or.kr) '영화산업자료-영화산업 및 정책연구-조사연구보고서'에서 목차와 요약본을 열람할 수 있으며, 책자는 서점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연합뉴스
관록 있는 이문식과 패기만만한 이준기 콤비의 조화가 썩 괜찮다. 군데군데 보이는 이야기의 허점이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로 인해 비록 힘겹지만 그럭저럭 메워지며 두 남자의 성장영화로 완성됐다. '왕의 남자'에서 공길 역을 맡은 이후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2006년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한 이준기. '플라이 대디'(감독 최종태, 제작 다인필름ㆍ가드텍)는 '왕의 남자' 개봉 전 처음엔 탐탁치 않아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캐스팅한 이준기의 인기 수혜를 가장 많이 누리게 된 영화가 됐다. 아무래도 이준기의 연기에 쏠렸던 관심은 아직은 그가 신인급이라는 사실과 '왕의 남자'에서 보여줬듯 만만찮은 집중력을 가졌다는 점을 동시에 확인시켰다. 설익었지만 앞으로 잘만 부대끼면 연기자들이 단순히 직업을 표현하는 단어 이상의 의미로 여기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자연스럽게 획득할 수 있을 듯. 풋풋한(?) 이준기를 보완해주고 이끌어주는 배우는 이문식이다. 그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을 표현하는데 특별한 재주를 선보이고 있으며, 겸양을 포용한 관록을 갖췄다. 오락가락, 갈 지(之)자 행보를 면치 못한 채 흥행에서 참패한 '공필두'에서조차 그의 연기는 아까울 정도로 중심이 잡혀 있었으니. 이문식은 몸을 내던지는 육체 연기와 살가운 웃음을 주는 코믹 연기로 강약을 조절하며 이야기의 단순함을 진정성 있는 연기로 극복한다. '플라이 대디'는 소심하고 평범한 샐러리맨 39살 장가필(이문식 분)과 반항적이지만 깊은 상처를 짐작케하는 19살 고승석(이준기)을 내세운 '투 톱' 남성영화다. 두 남자가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던 '야수' '태풍' '사생결단' '강적' 등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이 형식 영화의 흐름과는 달리 내용 면에서 훨씬 편안하다. 재일교포 3세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 원작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한국적 정서로 풀어내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아내와 딸 다미, 셋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장가필은 부장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앞으로 7년 동안 아파트 대출금 상환을 해야 하는 평범한 가장이다. 그러던 어느날 다미가 노래방에서 웬 놈에게 맞아 병원에 입원한다. 다미를 때린 학생은 돈과 권력을 쥔 집안의 아들. 교감은 이 문제를 앞장서 해결하는 한편 은근히 다미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강조한다. 이들을 향해 아무런 항변조차 못하는 아버지를 보며 딸은 더 충격에 빠진 채 아버지를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 갑자기 모든 게 무너져내린 듯한 장가필에게 고승석이 나타난다. 햇살이 비스듬히 내리쬐는 창가에서 '체 게바라 평전'을 읽고 있는(시작부터 의도했든 안했든 멋진 이준기를 드러내려 하는 대표적 장면) 승석은 냉소적으로 그를 대하지만 친구들의 부추김으로 3년 연속 복싱 챔피언인 가해학생을 패고 싶다는 가필의 훈련을 돕는다. '징하고' 독한 훈련이 시작된다. 10분 만에 남산 계단 오르기, 철봉 매달리기, 날아오는 공 피하기 등등. 승석은 가필에게 반말을 하고, 가필은 승석에게 존댓말을 하는 전형적인 사제 관계가 된다. 험한 훈련을 겪으며 두 사람은 조금씩 친밀감을 느끼는 와중에 이들에게도 갈등이 찾아온다. 아이들이 가필의 훈련에 내기를 건 사실을 알게 된 가필이 심한 배신감을 갖게 되는 것. 그러나 두 사람은 오히려 그 사건을 계기로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며 승석도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반경 1m 세상밖에 보지 못했던 가필은 좀 더 넓은 세상에 눈을 뜨며, 자신만의 갈등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승석에게는 기댈 언덕을 만들게 된다. 영화 초반은 지루함을 피할 수 없다. 또한 사건의 발생-전개-결말 역시 예상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장가필 중심의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승석의 고민에 대한 비중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그렇지만 가필뿐 아니라 승석의 친구조차 하나같이 착한 마음 씀씀이는 관객에게도 비판의 칼날 대신 착한 심성을 심어놓으려 하고, 욕심 부리지 않은 메시지 전달은 부담 없는 성장 영화로 만들었다. 이 영화를 편하게 이끄는 동력중 하나는 음악. 메인 음악인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더불어 친숙한 노래와 느슨한 극 흐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음악의 공이 크게 다가온다. 이준기는 '여자 같은 남자'라는 별칭까지 얻었던 '왕의 남자'와 달리 17:1의 대결에서 승리할 만큼 전설적인 싸움꾼으로 180도 방향을 확 튼다. '예쁜' 미소에 '터프'한 남성미까지 갖췄으니 이준기 팬들에게는 더없는 선물이 될 것. 8월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어린 시절 집은 그 자체로 훌륭한 놀이터다. 매일 살아가는 공간이지만 뒤지다 보면 곳곳에 새로운 놀잇감이 발견된다. 그러다 가끔 엉뚱한 공상에 빠지기도 한다. 벽장 안쪽에 귀신이 살지나 않을까, 이 물건은 도대체 언제부터 이곳에 놓여 있었지?, 누군가 몰래 갖다 놓지는 않았을까. 스티븐 스필버그가 처음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는 집 자체를 모티브로 삼았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한가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객석에 앉아 있다가는 큰코 다친다. 생생히 살아 있는 집이 주인공 아이들과 관객에게 두려움에 떨게 하는 두려운 존재로 다가오니 말이다. 그렇다고 무시무시한 공포 영화는 아니니 걱정 말기를. 낯익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유령신부'의 시나리오 작가 파멜라 페틀러가 당돌한 스토리로 꾸몄고, 대학 시절 단편 판타지 애니메이션 '더 라크'로 주목받은 길 캐넌 감독은 단순한 배경을 기발한 소재로 탈바꿈시켰다. 사춘기에 막 접어든 디제이가 보기에는 앞집이 영 수상하다. 아무도 집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괴팍한 영감 네버크래커 때문만은 아니다. 네버크래커에 대한 소문은 괴상하다. 아내를 살찌워 잡아먹었다는 것. 어쨌든 그 집 잔디 안으로 들어가는 물건은 그 어떤 것이라도 다시 나오지 못한다. 마치 집이 살아 있는 것처럼 불길한 기운이 가득하다. 할로윈데이를 하루 앞두고 부모님이 여행을 떠나 베이비시터 지에게 맡겨진 날 디제이는 먹을 것만 밝히는 친구 차우더와 놀다 네버크래커를 넘어뜨려 병원에 실려가게 한다.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디제이는 열쇠를 발견한다. 할로윈데이에 쓰일 사탕을 팔러온 제니까지 합세해 이들은 직접 집을 공략할 계획을 세운다. 집은 거대한 이빨을 드러내고, 정원의 나무는 쿵쾅거리며 아이들을 위협하지만 부모도 경찰도 집이 살아 있다는 아이들의 말을 무시해버리기 때문. 우여곡절 끝에 집에 들어간 이들 삼총사 앞에는 온갖 위험이 도사린다. 마치 거대한 인간의 몸집과도 같은 집안 내부는 정말 살아 움직인다. 그 안에서 발견한 네버크래커와 그의 부인 콘스탄스의 사진은 기묘하다. 이때 병원에서 돌아온 네버크래커는 아이들을 내쫓으려 하다 결국 집에 얽힌 진실을 고백하기에 이르고 아이들과 함께 집과 맞서 싸운다. 몬스터 하우스가 갖고 있는 슬픈 사연에 공감할 새도 없이 이미 집주인 네버크래커마저 공격하는 집과의 대결이 펼쳐진다. 할리우드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는 스타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이 영화에는 한때 섹스 심벌이었던 캐서린 터너가 콘스탄스 역으로, 탄탄한 연기력과 작품 선구안을 자랑하는 스티브 부세미가 네버크래커 역으로 출연한다. 8월10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가 진행한 2006 독립영화 DVD 제작지원작 5종이 출시됐다. 독립영화 배급 활성화를 위한 DVD 제작지원 사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독립영화 제작자가 직접 DVD 제작에 참여하고 배급하는 방식이다. 출시되는 작품은 류미례 감독의 '엄마…', 문정현 감독의 '슬로브핫의 딸들', 주현숙 감독의 '계속된다 -미등록 이주 노동자 기록되다' 등 다큐멘터리 세 편과 함께 김종관 감독의 단편 6편을 묶은 '사라지는 순간들', 전승일 감독의 단편 10편과 오진희 감독의 단편 2편을 묶은 '미메시스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집'이다. /연합뉴스
27일 개봉하는 봉준호 감독의 화제작 '괴물'(제작 청어람)이 제3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영화제 사무국이 26일 홈페이지에 밝힌 바에 따르면 'THE HOST'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괴물'은 미드나이트 매드니스 부문에서 9개의 작품과 경쟁한다. 이 부문에는 뉴질랜드 조나단 킹 감독의 '검은 양', 미국 조나단 레빈 감독의 '맨디 래인을 사랑한 소년들', 덴마크 앤더스 모르젠탈러 감독의 '공주', 영국 크리스토퍼 스미스 감독의 '단절' 등이 올랐다. 9월7일부터 16일까지(현지시각) 열릴 이 영화제를 통해 '괴물'은 북미지역에서 처음 공개된다. 미국에서는 10월이나 11월께 개봉할 예정이다. 한편 '괴물'은 10월6일 개막하는 제39회 시체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도 김기덕 감독의 '시간'과 함께 초대된 바 있다. /연합뉴스
롯데시네마가 8월10일 디지털 3D영화관을 전국 11개 점에서 오픈한다. 롯데시네마는 26일 "미국에 본사를 둔 입체영화 기업 '리얼 디(REAL D)'사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국내 영화관 최초로 전국적으로 11개의 디지털 3D영화관을 동시에 개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CGV는 2005년 4월 미국 아이맥스사와 계약을 맺고 역시 3D 영화관인 아이맥스관을 현재까지 전국 3개관을 운영 중이다. '리얼 디' 시스템은 2005년 가을 미국에서 89개 스크린을 통해 선보였으며, 그 첫 상영작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치킨 리틀'이었다. 현재는 캐나다, 영국, 독일, 일본 등 전세계에 350여 개의 스크린이 설치돼 있으며 21일부터 미국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가 '리얼 디' 버전으로 상영 중이다. 롯데시네마는 '리얼 디' 시스템의 강점으로 "영상이 겹쳐 보이는 현상을 줄여 눈의 피로도가 떨어지며, 1초에 144프레임(일반영화는 1초에 24프레임씩 상영)이 상영돼 더욱 선명한 화질의 영상을 제공한다. 또 직선편광 안경을 쓰는 IMAX 3D에 비해 순환편광 안경을 써 얼굴이나 몸을 기울여도 입체영상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얼 디' 상영관의 첫 상영작은 '몬스터 하우스'이며, 10월에는 '나이트메어 비포 크리스마스(NIGHTMARE BEFORE CHRISTMAS)', 내년 3월에는 '미트 더 로빈슨(MEET THE ROBINSON)'을 상영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2005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1만 달러를 지원받아 화제가 됐던 한미합작영화 프로젝트 '네버 포에버(Never Forever)'가 드디어 24일 미국 뉴욕에서 크랭크 인했다. '그 집앞',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 등을 만들며 국내외에서 주목 받은 김진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인어공주'를 만든 나우필름과 미국의 박스3(VOX3)가 공동 제작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뉴욕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하며, 대사 역시 모두 영어로 2007년 상반기 전세계 개봉을 목표로 한다. 김 감독은 현재 하버드대 영화과에서 영화 연출을 강의하고 있으며, 학교 측의 지원은 교내 필름 스터디 센터의 지원프로그램 차원에서 성사됐다. '용서받지 못한 자'와 '시간'으로 급부상한 하정우가 일찌감치 캐스팅된 이 영화는 상대역인 미국인 여배우 베라 파미가가 24일 마침내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곧바로 촬영에 돌입했다. 2004년 선댄스 영화제 특별상 수상작 '다운 투 더 본(Down to the Bone)'으로 LA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파미가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떠오르는 배우. '무간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디파티드(The Departed)'에서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맷 데이먼과 삼각관계에 놓인 마들렌 역을 맡았다. 이들 외에 '태풍'과 여러 CF를 통해 낯이 익은 데이비드 맥기니스가 주연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네버 포에버'는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국인 남자와 백인 여자의 치명적이고 격정적인 사랑을 그린다. 파미가는 성공한 한국인 2세 변호사를 남편으로 둔 백인 여인 소피로 등장하며, 하정우는 그런 소피와 비밀스러운 거래를 하며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는 한국인 남자 지하 역을 맡았다. 맥기니스는 소피의 남편을 연기한다. 순제작비는 30억 원으로 한국의 프라임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를 진행한다. /연합뉴스
최근 교단에서 벌어진 체벌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인해 관심을 모은 공포영화다. 선생님의 체벌이야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스승의 은혜'(감독 임대웅, 제작 오죤필름ㆍ화인웍스) 제작사가 마케팅을 벌이며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80% 이상의 응답자가 체벌에 대한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사랑의 매'는 누구에게든 성장기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여고괴담' 첫번째 시리즈에서 교사의 체벌과 차별 대우가 소재로 등장하기는 했지만 '스승의 은혜'는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체벌과 차별의 이유가 다양해 관객에게 다가서는 공감의 폭이 넓을 수 있는 영화다. 그런데 소재의 신선함과 공격적 성향은 구태에서 벗어나지 않은 어법으로 빛을 점점 상실해간다. 어른이 된 후에도 초등학교 6학년 때 받은 아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물들에게 동화되려는 순간 '공포영화'여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린 화면들이 현실적인 소재를 다분히 비현실적 상황으로 인지시킨다. 심리전으로 치달을 것 같았던 초반부의 흐름에서 벗어나, 영화는 다분히 잔혹하고 피가 난무하는 슬래셔 무비로 방향을 튼다. 부모를 잃고 오갈 데 없어진 미자(서영희 분)는 1년 전부터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이었던 박 선생님(오미희) 집에 머물고 있다. 영화는 젊은 시절 박 선생의 쓰라린 인생을 간결하지만 강렬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던 남편으로 인해 아기는 흉측한 얼굴을 갖고 태어난다. 심리적 충격을 이기지 못한 남편은 아들이 보는 앞에서 목을 매 자살하고, 박 선생은 지하실에 아들을 가둬놓고 '키운다'. 이제는 반신불수가 된 박 선생을 위해 미자는 동창생을 부른다. 웃는 얼굴로 찾아오는 6명의 제자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들은 박 선생에게 옛날의 기억을 들추며 위협에 가까운 행동을 보인다. 반장 세호(여현수)와 부반장 은영(유설아)은 곧 결혼할 사이. 세호는 "둘이 잘 어울린다"는 선생님의 말에 "예전에도 그러셨지요. 어쩜 우리 반은 가난한 애들이 반장, 부반장을 하느냐고. 참 잘 어울린다고"라고 답하며 냉정한 시선을 보낸다. 늘씬한 몸매에 선글라스를 낀 채 외제차를 몰고 등장한 순희(이지현). 어린 시절 선생님에게 "넌 돼지냐. 살 좀 빼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은 후 성형 중독이 됐다. 언제나 웃는 얼굴의 달봉(박효준)도 결국 선생님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는다. 축구선수가 꿈이었던 그에게 운동회 계주에서 넘어져 입상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박 선생이 하루종일 오리걸음을 시키고 난 후 인대가 늘어져 영영 운동은커녕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됐기 때문. 약물 중독이 된 명호(이동규)는 선생님의 은밀한, 그래서 끔찍한 손이 싫다. 자신을 아들, 아니 남자로 대하는 듯한 선생님의 행동은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그리고 수업시간 바지에 오물을 묻혀 야단맞은 후 집에 가는 길에서 엄마의 교통사고를 목격해야 했던 정원(장성원)은 베일에 가려 있다. 이처럼 하나같이 상처받은 아이들이 모여 선생님에 대한 미움을 결코 숨기지 않으니 뭔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긴장감이 고조된다. 급기야 누군가의 잔인한 살해 행각이 시작된다. 이들은 컴퍼스에, 스테이플러(호치키스)에, 문구용 칼에, 그리고 지하실의 벌레에 난자돼 살해당한다. 아이들에게 체벌을 가하는 어른이 이 영화를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영화는 여러가지 버무릴 소재를 충분히 제시하고도 스스로 이를 거두지 못하는 부족함을 남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