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준의 잇무비] '판소리 복서', 사라지고 잊혀지는 것들

감독: 정혁기 출연: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 등 줄거리: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를 만나 잊고 있던 미완의 꿈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생이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휴먼 드라마. 단편에서 장편으로잊혀지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영화 '판소리 복서'는 '뎀프시롤:참회록'이라는 단편영화에서 출발했다. 단편에서는 '판소리 복싱'이라는 소재가 주는 웃음에 주안점을 뒀다면, 장편에서는 판소리와 복싱, 유기견, 재개발, 필름사진 등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것을 이야기한다. 정혁기 감독은 "배우 조현철과 학교를 같이 다녔다. 누군가 장구 장단을 치고 있을 때, 복싱을 배우던 조현철이 장난 삼아 섀도우 복싱을 했다. 그 모습이 재밌어 단편으로 찍게 됐고, 그 후 장편으vks로 확장한 것"이라며 "단편에서는 미안한 마음을 주제로 찍었지만, 장편에선 정서나 주제를 좀 더 확장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리숙한 병구, 원인은 펀치드렁크? '판소리 복서'를 관람하기 전 '펀치드렁크'에 대해 알고 있다면 훨씬 재밌게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속 병구는 '판소리 복싱'을 할 때면 진지하고 열정 넘치는 프로 복서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때론 어리숙하고 엉뚱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건 그의 진짜 모습이 아닌 '펀치드렁크'라는 병 때문. '펀치드렁크'는 뇌에 많은 손상을 입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뇌세포손상증으로, 복싱 선수들이 많이 앓는 증상 중 하나다. 기억상실, 인식장애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병구의 갑작스럽고 다소 엉뚱해 보이는 행동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판소리 복서'의 히든 카드는 바로 'OST' 영화는 제목 그대로 들으면 절로 중독되는 판소리 OST가 영화 전면에 깔려 있다.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어깨를 들썪이게 만드는 OST의 정체는 바로 판소리 수궁가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장영규 음악감독이 작곡하고 정혁기 감독이 작사, 젊은 소리꾼으로 유명한 안이호와 권송희의 가창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판소리 OST의 탄생이다. 여기에 극중 병구의 필살기인 '판소리 복싱'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그동안 보지 못한 신세계를 보여준다. 휘모리 장단에 맞춰 스텝을 밟고 팔을 휘두르는 등 단순히 힘과 기술로 승부하는 복싱의 한계를 뛰어넘은 '판소리 복싱'은 흥과 한을 녹여낸 동작들을 더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개봉: 10월 9일 장영준 기자

CGV,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띵작 기획전' 개최

CGV가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 영화사를 빛낸 명작들을 스크린에서 다시 선보인다. CGV는 오는 14일부터 27일까지 전국 40개 극장에서 '띵작 기획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띵작 기획전'은 1919년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가 탄생한 지 10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며 준비한 특별 기획전이다. '박스오피스' '멜로' '사나이' '애니메이션' 4개의 섹션에서 총 18편의 한국영화 대표작을 엄선해 선보일 예정이다. '박스오피스' 섹션에서는 지난 10년간 연도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를 포함해 남녀노소 다양한 관객으로부터 사랑받은 한국영화 9편을 준비했다. 상영작으로는 '해운대' '도둑들' '7번방의 선물' '명량' '베테랑' '부산행' '택시운전사'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 등 9편이다. '멜로' 섹션에서는 영화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번지점프를 하다' '클래식' 4편을 만날 수 있다. 네 편의 영화 모두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개봉해 지금까지도 많은 관객들에게 '인생 영화'로 손꼽히는 멜로 명작들이다. 특히 '접속'에서 동현(한석규)과 수현(전도연)이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스쳐 지나가는 장면,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초원사진관의 정원(한석규)이 말없이 다림(심은하)에 선풍기 바람을 쐬어주는 장면,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붉은 노을이 지는 해변가에서 왈츠를 추는 장면, '클래식'에서 우산 대신 겉옷을 펼치고 캠퍼스를 달리는 장면 등은 잊지 못할 최고의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사나이' 섹션에서는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탄탄한 스토리로 '한국형 범죄 스릴러' 장르의 지평을 넓혀 온 대표작 4편을 선보인다.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 '애니메이션' 섹션에서는 2011년 개봉해 2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을 기록한 '마당을 나온 암탉'을 특별 상영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양계장을 탈출한 겁 없는 암탉과 철부지 청둥오리의 기막힌 만남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띵작 기획전' 영화는 모두 6천원에 관람 가능하며, 진행 극장 및 예매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CGV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기획전 영화를 3편 이상 관람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CGV 일반 2D 영화관람권(1인 1매)을 선물한다. CGV 김홍민 편성전략팀장은 "올해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시대별, 장르별로 많은 관객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대표적인 한국영화들을 스크린에 다시 선보이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기획전 기간 동안 띵작에 출연한 배우들의 깜짝 무대인사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장영준 기자

'완벽한 타인' 결말 해석 분분…감독과 작가가 밝힌 결말의 진실은?

영화 완벽한 타인이 6일 오후 OCN에서 방영되면서 결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재규 감독,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주연의 완벽한 타인은 오랜만의 커플 모임에서 시작된 게임이 빚어내는 아찔한 하루를 다룬 영화다. 이들은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통화 내용부터 문자와 이메일까지 모두 공유하기로 한다. 흔쾌히 게임을 시작하게 된 이들의 비밀이 핸드폰을 통해 들통나면서 처음 게임을 제안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상치 못한 결말로 흘러간다. 하지만 곧바로 게임을 하지 않은 버전의 결말이 다시 이어지며 관객을 혼돈에 빠트린다. 게임을 하고 모두의 관계가 엉망이 되어버린 것이 현실인지, 게임을 하지 않고 많은 비밀을 묻어둔 채 평화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현실인지 아리송해지는 것. 특히 반지가 빙글빙글 도는 장면은 영화 인셉션을 떠올리게 한다. 이에 대해 이재규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인셉션 오마주가 맞다. 사실 현실은 반지가 도는 순간 이미 끝난다. 오히려 반지가 돌고 난 뒤가 환상이다. 각각의 관계가 파탄이 나는 순간 관계가 발전된다. 그런 걸 담으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관객들은 반지가 돌아간 후에 펼쳐지는 상황이 환상이라는 뜻으로 해석했지만 배세영 작가는 게임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혀 감독과 작가의 생각이 다름을 드러냈다. 결국, 정해진 정답은 없고 관객의 느낌과 생각에 맡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