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찾아온 최장 ‘설 황금연휴’... 극장가 신작 살펴보기 [설 특집]

이달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2017년 이후 8년 만에 ‘설 황금 연휴’가 찾아왔다. 31일에 휴가를 사용한다면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는 긴 휴일 동안 극장가도 특수를 노리며 기대감을 품고 있다. 이번 설 연휴 동안 남녀노소 어떤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지 다채롭게 소개한다. ■ 송혜교부터 권상우까지…한국 영화 풍년 코로나19 시국에도 누적관객수 240만을 기록하며 2020년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했던 히트맨의 후속작 ‘히트맨2’가 개봉해 관객을 맞았다. ‘히트맨2’는 전설의 요원 출신 웹툰작가 ‘준’의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전편에서 호흡을 맞췄던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가 다시 뭉쳐 코믹연기의 정수를 보여준다. 송혜교의 스크린 복귀작 ‘검은 수녀들’은 24일 개봉했다. ‘두근두근 내 인생’(2014) 이후 1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배우 송혜교와 ‘검은 사제들’(2015)을 이끈 장재현 감독의 만남으로 주목 받는다. 이 영화는 사제들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의 오컬트 장르물과는 달리 수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기대를 키운다.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사제만이 구마 의식을 수행할 수 있다’는 금기를 깨는 수녀들을 담고 있다. 고 김수미의 유작 ‘귀신경찰’도 명절 극장가를 찾았다. 오늘(24일) 개봉한 영화 ‘귀신경찰’에서 김수미와 신현준이 다시 한번 모자로 호흡을 맞췄다. 벼락을 맞고 초능력이 생긴 경찰 신현준과 그의 욕쟁이 엄마 김수미가 겪는 일을 코믹하게 그렸다. ‘맨발의 기봉이’(2006). ‘가문의 영광4’(2011)에서도 모자 인연을 맺어 연예계 대표 ‘모자 전문 배우’로 불리는 이들의 케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독립운동 다큐멘터리부터 SF 판타지까지…골라보는 재미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백산-의령에서 발해까지’는 지난 22일 개봉했다. 안희제 선생은 과거 백범 김구, 백야 김좌진과 함께 ‘삼백’으로 칭송받았던 인물이다. 이번 다큐멘터리에는 그가 항일 비밀결사 조직인 대동청년단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1932년 만주에 발해농장을 세우기까지의 일대기를 그렸다. 한·중·일 각지에 흩어져 있던 안희제 선생과 동지들에 대한 미공개 자료를 발굴해 연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탐사보도 전문가이자 환경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해온 진재운 감독과 제작진은 AI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안 선생의 얼굴을 복원했다. 생생한 고증과 가슴 뜨거워지는 독립운동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극장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동물로 변하는 신비한 이야기를 그린 ‘애니멀 킹덤’도 지난 22일 극장 상영을 시작했다. 동물로 변해가는 병에 걸린 엄마와 그의 가족들이 겪는 일들을 그린 이 영화는 외형이 달라져도 내면의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는 감동을 전한다. 영화는 아빠와 아들이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차별과 혐오를 조명하고 돌아보게 한다. 프랑스의 청룡영화제 격인 세자르영화제에서 지난해 촬영상, 음악상, 음향상, 의상상, 시각효과상을 휩쓴 이 작품은 재작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초청된 바 있다. 당시 현장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영화가 이번 설 연휴에도 사랑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애니메이션 줄줄이 개봉…온 가족 함께 즐겨요 연휴 전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전체관람가 애니메이션 영화도 잇달아 개봉한다. ‘극장판 포켓몬스터 AG: 뮤와 파동의 용사 루카리오’, ‘마당을 나온 암탉’, ‘꼬마 판다 팡의 아프리카 대모험’이 스크린에 올랐고, 27일엔 ‘바다 탐험대 옥토넛: 극지방 대작전’ 등이 스크린에 오를 예정이다. 포켓몬스터의 8번째 극장판 시리즈인 ‘극장판 포켓몬스터’는 국내 극장에선 개봉되지 않았던 작품을 4K UHD 리마스터링해 선보인다. 특히 이번 작품은 환상의 포켓몬 뮤와 파동포켓몬 루카리오가 만나 어린이 예비 관객들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사라진 피카츄를 구하고 위기의 포켓몬 세계를 지키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액션과 감동 서사가 관람 포인트다. ‘바다 탐험대 옥토넛: 극지방 대작전’은 탐험선을 타고 극지방을 누비는 옥토넛의 이야기다. 눈과 얼음이 녹고 있는 남극과 북극을 지키기 위한 옥토넛과 옥토 요원의 모험기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극지방 생태계의 위기를 실감나게 묘사했다. 즐기면서 학습하는 ‘에듀테인먼트’의 일종인 이 영화는 어린이들에게 현재 진행형인 기후 위기와 그에 따른 생태계 문제를 가르쳐 줄 예정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공개된 박스오피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꾸준한 인기를 보였다. ‘슈퍼배드 4’와 ‘사랑의 하츄핑’ 모두 관객수 120만 명을 넘겼고, ‘모아나 2’, ‘무피시: 라이온 킹’은 지난달 박스오피스 5위권에 올랐다. 이번 설 연휴에는 어떤 작품들이 어린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지 궁금해진다. 오랜만에 찾아온 긴 연휴,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다양한 작품이 쏟아지는 극장에서 영화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영상] 50살의 나 VS 젊고 아름다워진 나… 영화 '서브스턴스' [핫플체크 EP.33]

영화, 드라마, OTT 콘텐츠 등 볼 것 찾는 사람들을 위한 '핫한 플레이리스트'를 알려주는 '핫플체크' 지난해 12월 11일 개봉한 영화 '서브스턴스'는 나, 그리고 더 나은 버전의 나와의 지독한 대결을 그린 논스톱 블러디 스릴러다. 과거 명예의 거리에 올라간 대스타였던 '엘리자베스'(데미 무어)가 50살이 된 현재 더이상 어리고 섹시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TV에어로빅쇼에서 해고되자 '서브스턴스'로 젊고 아름다워진 자신의 클론 '수'(마가렛 퀄리)를 탄생시킨다. '수'로 과거의 영광을 다시 맛보게 되자 서로 7일동안 번갈아 살아가는 '서브스턴스'의 규칙이 어긋나기 시작하며 엘리자베스의 몸이 노화되는 문제가 생긴다. 영화는 외모지상주의 사회 속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 담긴 '수'와 '엘리자베스'의 균형이 깨지면서 바디호러(고어 등 신체 변형으로부터 오는 공포를 다르는 장르)의 정점을 보여준다. 또한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등 '엘리자베스'의 단계를 표현한 원색의 색감들과 대비되는 '수'의 핑크 레오타드, 눈화장 등 화려한 색채들로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서브스턴스'는 청소년관람불가와 바디호러 장르임에도 입소문을 타고 개봉6주차에 상영확대 등 22만명의 누적관객수를 달성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제공 ㅣ 찬란, NEW

박물관 유물의 의미를 ‘영화’로 재해석…‘제1회 박물관영화제’ 성료

박물관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박물관영화제’가 의미있는 첫발을 내디디며 관객들에게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선사했다. 경기도박물관이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1회 박물관영화제가 지난 10일 개막한 가운데 박물관의 유물 속 의미를 영화적 시각으로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영화제는 박물관과 영화가 융합된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자리로, 유물과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다층적인 문화적 해석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됐다. 배우 김규리의 사회로 진행된 영화제 개막식에는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심재인 경기도박물관협회장,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 등 박물관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 등 영화계 대표 인사들이 영화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축하 메시지를 전달해 의미를 더했다. 김동호 전 이사장은 “고대 문화와 첨단 매체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영화제가 탄생했다”며 이번 영화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영화제의 개막작으로는 영화 ‘관상’이 상영됐다. 권력 다툼과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영화 상영 후에는 정윤회 도박물관 학예사가 ‘관상과 초상 사이’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토크콘서트에서는 조선시대 초상화와 영화 속 관상학적 해석을 연결해 박물관의 유물과 영화의 만남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 영화제는 오는 26일까지 주말마다 영화 ‘역린’, ‘상의원’, ‘이재수의 난’, ‘황진이’ 등을 선보이고, 영화와 관련된 토크콘서트를 진행해 박물관과 영화가 상호작용하는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할 예정이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유물은 정적이고 영화는 동적이다”라며 “두 가지를 비교하고 상호작용 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BIFAN, ‘프로젝트 마켓’ 참여할 프로젝트 모집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 신철)는 비판 플러스(BIFAN+)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네트워크(NAFF) ‘프로젝트 마켓’에 응모할 프로젝트를 찾는다고 6일 밝혔다. ‘BIFAN+’는 AI 영상혁명에 적극적으로 상생하며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고자 영화제가 지난해 신설했다. 프로젝트는 ‘잇 프로젝트’, ‘칸 판타스틱 7’, ‘워크 인 프로그레스’로 나뉜다. ‘잇 프로젝트(It Project)’는 아시아의 판타스틱 영화 프로젝트 발굴 프로그램으로 오는 4월 15일 자정까지 마감한다. 국내외 장편·시리즈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며 장편은 60분 이상, 시리즈는 편당 40분 이상이다. 시리즈는 트리트먼트에 최소 2편의 에피소드를 포함해야 한다. 제작 및 투자가 완료되지 않은 미완성 프로젝트에 한해 출품이 가능하다. 선정된 프로젝트는 행사 기간에 진행하는 비즈니스 미팅에 전 세계 장르영화 제작투자, 배급 관계자와 만나 투자·공동제작·배급사를 찾는 기회를 얻는다. ‘칸 판타스틱 7’은 전 세계 판타스틱 영화제 간의 네트워크 구축과 장르 영화 발전, 글로벌 신인 육성을 목표로 한다. 촬영을 끝내고 러프 컷과 촬영 시나리오 제출이 가능한 장편 프로젝트(60분 이상)가 대상으로 출품 마감은 2월 28일 자정까지다. 선정된 프로젝트의 감독과 프로듀서는 5월 열리는 칸 필름 마켓(Marché du Film)의 ‘판타스틱 7’ 피칭 행사와 네트워킹 프로그램인 ‘판타스틱 믹서’ 행사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워크 인 프로그레스’는 촬영 시나리오와 가편집본을 제출할 수 있는 후반작업 단계의 프로젝트가 대상이다. 장편은 60분 이상, 시리즈는 40분 이상으로 오는 4월 15일까지 마감이다. 선정된 프로젝트의 감독과 프로듀서는 BIFAN+ 행사 기간에 4박의 숙박 제공 및 배지를 받으며 1:1 비즈니스 미팅 등을 할 수 있다.

[영상] 어둠 속에서 불을 밝히며 봄을 기다리는 영화 '하얼빈' [핫플체크 EP.32]

영화, 드라마, OTT 콘텐츠 등 볼 것 찾는 사람들을 위한 '핫한 플레이리스트'를 알려주는 '핫플체크'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하얼빈'이 개봉 열흘도 안돼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하얼빈'은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안중근(현빈)과 우덕순(박정민), 김상현(조우진), 공부인(전여빈), 이창섭(이동욱) 등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내부자들(2015), 남산의 부장들(2020) 등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하얼빈'의 메가폰을 잡았다. '하얼빈'은 영화 '듄'과 '퓨리오사:매드맥스'를 촬영한 카메라로 알려진 아리 알렉사 65를 메인 카메라로 채택해 한국 영화 최초로 아이맥스 포맷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극장에서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몽골, 라트비아, 한국 3개 로케이션의 광활한 공간감과 영상미를 느껴볼 수 있다. 영화는 안중근, 우덕순 등 실제 역사적 인물과 이창섭, 김상현, 공부인 등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캐릭터들을 통해 독립 투사들의 영웅적인 이야기 속 인간적 내면을 조명까지 조명한다. 원초적 두려움에 대해 인물들이 가지게 되는 갈등을 담아낸다. 한편, 영화 '하얼빈'은 오는 6일(월) 메가박스 코엑스 무대인사를 확정짓고 같은 날 개봉 이후 최초 GV도 진행 할 예정이다. 자료 출처 l CJ ENM

박물관이 영화를 만났다…경기도박물관 ‘제1회 박물관영화제’ 개최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이 ‘영화’와 ‘유물’을 결합한 특별한 영화제를 선보인다. 경기도박물관은 오는 10~26일 박물관에서 영화를 상영하며 해설을 덧붙이는 ‘제1회 박물관영화제’를 진행한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영화제로, 그동안 별개의 장르로 인식됐던 영화와 전시가 박물관의 유물을 매개로 만나 유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특히 정적인 공간으로 여겨졌던 박물관이 역동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물관영화제는 박물관인이 주체가 돼 만들어간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이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박물관·영화계 전문가 12명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한다. 영화제는 3개의 섹션으로 분류된다. 첫번째 섹션은 ‘조선의 시간 속으로: 영화와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조선시대 유물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경기도박물관의 특성에 따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관상’, ‘왕의 남자’, ‘역린’ 등 7편을 상영한다. 두번째 섹션은 ‘빛을 향한 기억: 일제 강점기와 광복 80주년의 성찰’이다. 경기도박물관은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암살’, ‘말모이’, ‘동주’ 등 190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영화 3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세번째 섹션은 ‘특별상영: 황진이, 그녀를 살아내다’로, 1986년과 2007년에 각각 개봉한 영화 ‘황진이’를 볼 수 있다. 영화를 상영한 뒤에는 ‘GV(Guest Visit) 토크 콘서트’가 이어진다. 경기도박물관의 학예사가 나서 영화와 유물을 새롭게 읽어내는 것이다. 영화 ‘관상’이 상영된 후에는 박물관의 대표 소장 유물인 ‘우암 송시열 초상’을 통해 영화 속 주인공이 권력자들의 얼굴을 관찰하며 읽어내는 장면과 초상화의 시각적 요소를 비교한다. 초상화가 당시 사회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탐구해 초상화가 지니는 상징성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 ‘역린’이 상영된 뒤엔 박물관의 소장 유물인 ‘책가도’를 통해 영화를 다시 짚어본다. 영화엔 정조가 평상시 거처하는 편전 어좌의 배경에 병풍화인 ‘책가도’가 둘러쳐 있는 장면이 나온다. 학예사는 정한종의 ‘책가도’를 통해 정조가 추구한 문화를 통한 왕권강화책의 일단면을 설명한다.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당시 새로운 복식 유행의 핵심 포인트는 ‘좁은 소매통에 짧은 저고리’, ‘풍성한 치마’였다. 영화 ‘상의원’ 속 복식과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복식을 비교해 당시 민중이 갈망한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이 밖에 영화제에선 ‘다양성을 담다: 박물관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도약’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도 열린다. 박물관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영화와 유물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하는 방안 등을 모색한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영화 속 유물은 늘 소재, 장식 등 부차적으로 취급됐다”며 “그러나 박물관에서 만나는 영화는 유물을 매개로 영화와 유물에 대한 해석의 폭을 무한대로 넓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화와 세상사이] 연결의 감각을 되살리는 ‘수카바티: 극락축구단’

K리그2의 FC안양이 지난 11월2일 리그 1경기를 남기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9~2022시즌 세 차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1부 승격의 문턱에서 주저 앉으며 아쉬움을 달래왔던 터라, 안양 지역 시민들은 이번 승격에 더욱 감회가 새로울 테다. 특히 오는 3월부터 1부 무대를 누비게 될 FC안양과 FC서울이 서로 맞붙게 될 구도를 두고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두 팀에 얽힌 흥미로운 역사 때문이다. 사실 FC안양은 2004년 안양LG치타스(현 FC서울)가 연고지를 서울로 옮기면서 팀을 잃은 팬들이 2013년 새롭게 창단한 클럽이다. 그렇기에 팀이 출범한 지 11년 만에 이룬 이번 승격을 더없이 소중한 성과로 여기는 이들이 있다. 바로 안양LG치타스 시절 과격하고 열정 가득한 응원으로 이름을 날린 서포터즈 ‘RED’다. 안양에 터를 잡고 살던 청년들은 언제나 늘 그 자리에 있었다. Anyang Supporters Union(A.S.U.) RED는 1997년 4월 결성됐다. 이들은 한국 프로 축구에 새로운 응원 문화를 도입한 장본인들이다. 1998년 K리그 서포터들 가운데 처음으로 홍염(조난용 연막탄)을 도입했다. 현재로선 홍염을 안전 문제로 사용할 수 없지만, 그 시절 그 때는 경기장을 붉은 빛으로 물들이던 RED의 강성 서포터들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치타스가 서울로 연고지를 옮겨 ‘FC서울’이 되고난 뒤, 남겨진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은 그들이 진정한 시민구단 ‘FC안양’을 다시 창단하는 과정까지 끈질기게 담아냈다. 단순한 축구 클럽의 변천사가 아니다. 인생을 바친 이들의 시간과 공간을 체험해볼 기회인 셈이다. 얼핏 보면 영화의 표면에 축구만 떠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표층을 걷어내면, 안양이라는 지역의 역사와 그에 얽힌 추억들로 형성된 존재들의 삶이 어른거린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청춘의 기록이고, 도시에 깃든 숨결이고, 삶을 향한 열정이다. 소재를 축구로 삼고 있지만, 실상은 사람들에 대한 또 도시에 대한 이야기인 셈이다. 그들의 희로애락과 삶을 지탱하고 또 연결하는 요소들 말이다. 영화의 도입부에 선명하게 흰 글씨로 각인되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안양’을 떠올려 본다. 옛날 옛적 그 시절 안양엔 과연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었을까. 도입부 감독의 고백이 끝나면, 뒤이어 발언하는 이들은 안양 사람들 아니 한때는 과격하게 홍염을 터뜨리던 치타스의 서포터즈들이다. 감독은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지만 억지로 하나의 주제를 위해 규합하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이들 각자는 저마다 축구와 젊음 그리고 도시에 얽힌 나만의 기억을 소환하고, 감독은 그저 듣기만 한다. 이들을 바라보는 이들의 주변의 시선, 같이 응원 문화를 선도했던 서포터들, 이들과 함께 경기장을 누볐던 선수들, 그리고 관계된 수많은 이들의 목소리도 놓치지 않았다.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은 한국 사회의 변천사에 뿌리내린 구조적인 모순도 함께 머금고 있다. 언제나 한국의 중심이었던 서울 곁에 있던 위성도시 안양은 더 큰 도시에 집중되는 인프라 속 밀려나는 사각지대였고,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에 녹아든 사연은 이런 구조를 자연스레 환기하고 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이 작품이 이를 통해 사회 문제를 제기하거나 혹은 구조상의 한계를 겨냥하고자 제작된 작품이 아니라는 것. 영화를 만든 이들은 원대한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든 게 아니라는 말이다. 단지 궁금했을 뿐이다. 내가 자란 안양에 깃든 사연을 알아보고 싶고, 안양에 남은 이들이 왜 이런 선택을 내려야만 했는지 지그시 들여다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결국 나를 둘러싼 삶의 조각들을 따라가기 위한 소박한 프로젝트처럼 느껴진다. 도입부에서도 나바루 감독은 스스로 고백하지 않았나. 1987년 세 살배기 때부터 안양에 살아오면서 왜 이 도시가 도통 재미 없는지, 어째서 특별한 점이 없는지 의문이 생겨 카메라를 들었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이 다큐멘터리를 마주하는 관객들은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영화의 종착지가 하나로 정해진 경로 상에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양한 파편들이 어우러진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은 그렇게 관객들 각자의 경험과 연동되는 기회를 제공한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이 영화가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감각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선호빈·나바루 감독의 손을 떠난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이 관객들과 동화되는 순간을 음미하는 일은 그 자체로 즐겁고 풍부한 감칠맛을 만들어낸다. 이건 바로 ‘연결의 감각’이다. 이 연결은 단순한 공동체 정신을 말하는 게 아니다. 바로 집단에서 출발해 각자의 개인으로 확장되는 것. 그렇기에 영화는 스크린에만 머물지 않는다. 객석에 흡수되고, 또 관객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추억을 곱씹어보고 소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경희대 한누리 소극장서 ‘제3회 아프리쿠 영화제’ 개최

역동과 생명력의 대륙이자 미지의 땅 아프리카를 문화로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29일 오후 2시 용인에 위치한 경희대 외국어대학 한누리 소극장에서 (재)한국연구재단, 경희대학교 아프리카연구센터 주관의 ‘제3회 아프리쿠 영화제’가 개최된다. 지난 2022년 시작된 영화제는 경희대 아프리카연구센터의 교수진과 학생들이 주관하는 문화 행사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아프리카에 대해 문화를 통해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학생들은 시민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아프리카의 문화가 드러나는 영화를 직접 선택해 아프리카에 관한 편견과 선입견을 해소하도록 영화제를 기획했다. 이번에 만나볼 작품은 2018년 개봉한 코미디 영화 ‘모로코 요리사: 타제카’.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모로코의 한 시골 마을 속 조그마한 식당에서 일하던 주인공이 꿈을 펼치기 위해 프랑스로 떠난다는 내용이다. 최근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가 인기를 끌면서 학생들이 ‘요리’를 주제로 한 영화를 선정했다. 영화는 주인공이 흑백요리사처럼 TV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요리 솜씨로 우연히 가게에 들린 최고의 스타 셰프를 매료시키고, 이를 계기로 프랑스로 이민을 가게 된다. 꿈 많은 청년의 성장 이야기 속에서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모로코와 프랑스의 문화를 비교할 수 있다. 모로코 사람들이 프랑스를 생각하는 관점과 아프리카에서 온 모로코의 이주민에 대한 프랑스인의 시선을 살펴볼 수 있다. 영화 상영 후에는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시간과 모로코의 문화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모로코 식재료 체험도 이어진다. 김영 경희대 아프리카연구센터 교수는 “올해 시민을 대상으로 도서관에서 패션, 영화, 문학 등 아프리카의 문화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교육을 진행했는데 시민들의 열띤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부담 없이 방문해 새로운 문화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상] 9남매랑 살며 처음 생긴 내 방에 침입한 오빠의 여자친구? '자기만의 방' [핫플체크 EP.31]

영화, 드라마, OTT 콘텐츠 등 볼 것 찾는 사람들을 위한 '핫한 플레이리스트'를 알려주는 '핫플체크' 영화 '자기만의 방'은 9남매와 지내며 17년 만에 개인 방을 얻은 넷째 우담이 셋째 우주의 여자 친구이자 학교 원수 경빈의 임신 소식에 경빈과 한 방에서 동거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유쾌한 성장 드라마이다. 우담은 다시 자기만의 방을 찾기 위해 경빈을 설득하지만 경빈에게도 임신을 유지해야할 말 못 할 사정이 있다. 방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담을 곡성에서 '뭣이 중헌디'로 알려진 '김환희'가, 우담의 앙숙 경빈 역에는 신예 '김리예', 우담의 오빠 우주 역에는 아이돌 출신 '김민규'가 연기한다. 오세호 감독의 첫 장편 데뷔 영화이다. 요즘 보기 드문 9남매를 가진 대가족을 그리는 동시에 우담과 남매들의 각양각색의 개성이 살아있다. 거기에 '경빈'까지 더해져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현실적이고 사소한 갈등이나 감정들을 풀어낸다. 경빈과 우담이 한 방에서 부딪히며 가족과 성장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 9남매와 가족들이 함께해 사랑스럽고 따뜻한 이야기를 열어간다. '자기만의 방'은 지난 20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자료 출처 ㅣ 씨네필운

[영상] 무서워도 수능 만점의 기회는 놓칠 수 없어!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핫플체크EP.30]

영화, 드라마, OTT 콘텐츠 등 볼 것 찾는 사람들을 위한 '핫한 플레이리스트'를 알려주는 '핫플체크'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과 감독상 수상으로 2관왕에 올라 주목받았던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 개교기념일'이 지난 6일 개봉했다. 영화감독이 되고싶은 8등급 고3 소녀 '지연'(김도연)은 우연히 방송반 캐비닛에서 발견한 1998년에 촬영된 비디오 테이프를 보게 된다. 그 이후 귀신을 보게 되고 비디오에 등장한 선배를 찾아 나서고 비구니가 된 선배에게서 개교기념일 귀신과의 숨바꼭질에서 이기면 수능 만점을 받게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꿈이 많은 8등급 친구 '은별'(손주연)과 '현정'(강신희)까지 비디오를 보게 되고 여기에 2학년 종교부 '민주'(정하담)까지 합류한다. 영화 속 상황은 공포지만 풀어나가는 과정은 코미디다. 수능, 학교 생활 등 각박한 현실에 놓인 소녀들의 사랑스러움과 우정을 담아내지만 신파는 거절한다. 귀신과의 숨바꼭질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의 허를 찌르며 키치한 감성을 담아낸다. 또한 오마주를 직접 설명하기도 하고 상황을 직접적인 대사로 표현해주기도 한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캐릭터인 지연을 통해 제4의 벽을 넘나들며 재치 있게 영화적 허용으로 관객들과 소통한다.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개교기념일'은 전국 CGV에서 절찬 상영 중이며 9일(토) 스페셜 GV와 무대인사로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자료 출처 ㅣ (주)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