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2017년 이후 8년 만에 ‘설 황금 연휴’가 찾아왔다. 31일에 휴가를 사용한다면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는 긴 휴일 동안 극장가도 특수를 노리며 기대감을 품고 있다. 이번 설 연휴 동안 남녀노소 어떤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지 다채롭게 소개한다.
■ 송혜교부터 권상우까지…한국 영화 풍년
코로나19 시국에도 누적관객수 240만을 기록하며 2020년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했던 히트맨의 후속작 ‘히트맨2’가 개봉해 관객을 맞았다.
‘히트맨2’는 전설의 요원 출신 웹툰작가 ‘준’의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전편에서 호흡을 맞췄던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가 다시 뭉쳐 코믹연기의 정수를 보여준다.
송혜교의 스크린 복귀작 ‘검은 수녀들’은 24일 개봉했다. ‘두근두근 내 인생’(2014) 이후 1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배우 송혜교와 ‘검은 사제들’(2015)을 이끈 장재현 감독의 만남으로 주목 받는다.
이 영화는 사제들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의 오컬트 장르물과는 달리 수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기대를 키운다.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사제만이 구마 의식을 수행할 수 있다’는 금기를 깨는 수녀들을 담고 있다.
고 김수미의 유작 ‘귀신경찰’도 명절 극장가를 찾았다. 오늘(24일) 개봉한 영화 ‘귀신경찰’에서 김수미와 신현준이 다시 한번 모자로 호흡을 맞췄다. 벼락을 맞고 초능력이 생긴 경찰 신현준과 그의 욕쟁이 엄마 김수미가 겪는 일을 코믹하게 그렸다.
‘맨발의 기봉이’(2006). ‘가문의 영광4’(2011)에서도 모자 인연을 맺어 연예계 대표 ‘모자 전문 배우’로 불리는 이들의 케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독립운동 다큐멘터리부터 SF 판타지까지…골라보는 재미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백산-의령에서 발해까지’는 지난 22일 개봉했다. 안희제 선생은 과거 백범 김구, 백야 김좌진과 함께 ‘삼백’으로 칭송받았던 인물이다.
이번 다큐멘터리에는 그가 항일 비밀결사 조직인 대동청년단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1932년 만주에 발해농장을 세우기까지의 일대기를 그렸다. 한·중·일 각지에 흩어져 있던 안희제 선생과 동지들에 대한 미공개 자료를 발굴해 연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탐사보도 전문가이자 환경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해온 진재운 감독과 제작진은 AI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안 선생의 얼굴을 복원했다. 생생한 고증과 가슴 뜨거워지는 독립운동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극장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동물로 변하는 신비한 이야기를 그린 ‘애니멀 킹덤’도 지난 22일 극장 상영을 시작했다.
동물로 변해가는 병에 걸린 엄마와 그의 가족들이 겪는 일들을 그린 이 영화는 외형이 달라져도 내면의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는 감동을 전한다. 영화는 아빠와 아들이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차별과 혐오를 조명하고 돌아보게 한다.
프랑스의 청룡영화제 격인 세자르영화제에서 지난해 촬영상, 음악상, 음향상, 의상상, 시각효과상을 휩쓴 이 작품은 재작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초청된 바 있다. 당시 현장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영화가 이번 설 연휴에도 사랑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애니메이션 줄줄이 개봉…온 가족 함께 즐겨요
연휴 전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전체관람가 애니메이션 영화도 잇달아 개봉한다.
‘극장판 포켓몬스터 AG: 뮤와 파동의 용사 루카리오’, ‘마당을 나온 암탉’, ‘꼬마 판다 팡의 아프리카 대모험’이 스크린에 올랐고, 27일엔 ‘바다 탐험대 옥토넛: 극지방 대작전’ 등이 스크린에 오를 예정이다.
포켓몬스터의 8번째 극장판 시리즈인 ‘극장판 포켓몬스터’는 국내 극장에선 개봉되지 않았던 작품을 4K UHD 리마스터링해 선보인다.
특히 이번 작품은 환상의 포켓몬 뮤와 파동포켓몬 루카리오가 만나 어린이 예비 관객들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사라진 피카츄를 구하고 위기의 포켓몬 세계를 지키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액션과 감동 서사가 관람 포인트다.
‘바다 탐험대 옥토넛: 극지방 대작전’은 탐험선을 타고 극지방을 누비는 옥토넛의 이야기다. 눈과 얼음이 녹고 있는 남극과 북극을 지키기 위한 옥토넛과 옥토 요원의 모험기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극지방 생태계의 위기를 실감나게 묘사했다.
즐기면서 학습하는 ‘에듀테인먼트’의 일종인 이 영화는 어린이들에게 현재 진행형인 기후 위기와 그에 따른 생태계 문제를 가르쳐 줄 예정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공개된 박스오피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꾸준한 인기를 보였다.
‘슈퍼배드 4’와 ‘사랑의 하츄핑’ 모두 관객수 120만 명을 넘겼고, ‘모아나 2’, ‘무피시: 라이온 킹’은 지난달 박스오피스 5위권에 올랐다.
이번 설 연휴에는 어떤 작품들이 어린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지 궁금해진다. 오랜만에 찾아온 긴 연휴,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다양한 작품이 쏟아지는 극장에서 영화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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