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물관, 10일~26일... 국내 최초 유물 매개 영화제 총 3개 섹션 12편 감상 가능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이 ‘영화’와 ‘유물’을 결합한 특별한 영화제를 선보인다.
경기도박물관은 오는 10~26일 박물관에서 영화를 상영하며 해설을 덧붙이는 ‘제1회 박물관영화제’를 진행한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영화제로, 그동안 별개의 장르로 인식됐던 영화와 전시가 박물관의 유물을 매개로 만나 유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특히 정적인 공간으로 여겨졌던 박물관이 역동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물관영화제는 박물관인이 주체가 돼 만들어간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이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박물관·영화계 전문가 12명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한다.
영화제는 3개의 섹션으로 분류된다. 첫번째 섹션은 ‘조선의 시간 속으로: 영화와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조선시대 유물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경기도박물관의 특성에 따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관상’, ‘왕의 남자’, ‘역린’ 등 7편을 상영한다.
두번째 섹션은 ‘빛을 향한 기억: 일제 강점기와 광복 80주년의 성찰’이다. 경기도박물관은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암살’, ‘말모이’, ‘동주’ 등 190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영화 3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세번째 섹션은 ‘특별상영: 황진이, 그녀를 살아내다’로, 1986년과 2007년에 각각 개봉한 영화 ‘황진이’를 볼 수 있다.
영화를 상영한 뒤에는 ‘GV(Guest Visit) 토크 콘서트’가 이어진다. 경기도박물관의 학예사가 나서 영화와 유물을 새롭게 읽어내는 것이다. 영화 ‘관상’이 상영된 후에는 박물관의 대표 소장 유물인 ‘우암 송시열 초상’을 통해 영화 속 주인공이 권력자들의 얼굴을 관찰하며 읽어내는 장면과 초상화의 시각적 요소를 비교한다. 초상화가 당시 사회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탐구해 초상화가 지니는 상징성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 ‘역린’이 상영된 뒤엔 박물관의 소장 유물인 ‘책가도’를 통해 영화를 다시 짚어본다. 영화엔 정조가 평상시 거처하는 편전 어좌의 배경에 병풍화인 ‘책가도’가 둘러쳐 있는 장면이 나온다. 학예사는 정한종의 ‘책가도’를 통해 정조가 추구한 문화를 통한 왕권강화책의 일단면을 설명한다.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당시 새로운 복식 유행의 핵심 포인트는 ‘좁은 소매통에 짧은 저고리’, ‘풍성한 치마’였다. 영화 ‘상의원’ 속 복식과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복식을 비교해 당시 민중이 갈망한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이 밖에 영화제에선 ‘다양성을 담다: 박물관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도약’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도 열린다. 박물관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영화와 유물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하는 방안 등을 모색한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영화 속 유물은 늘 소재, 장식 등 부차적으로 취급됐다”며 “그러나 박물관에서 만나는 영화는 유물을 매개로 영화와 유물에 대한 해석의 폭을 무한대로 넓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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