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준의 잇무비] '세자매', 같이 자랐지만 너무 다른

감독: 이승원 출연: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등 줄거리: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같이 자랐지만 너무 다른 자매들 여기 세 자매가 있다. 분명 자매들인데 달라도 너무 다르다. '미연' '희숙' '미옥'은 저마다 분명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서 어쩌면 쉽게 찾을 수 있는 보편성을 갖고 있다. 이들 세 자매를 소재로 한 영화 '세자매'는 그래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문소리는 '세자매'의 초고를 접하고 이야기에 매료돼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후문. 이승원 감독은 "영화는 인물 각자가 주인공인것처럼 흘러가는 방식으로 꾸렸다. 그래서 어쩌면 하나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문소리 X 김선영 X 장윤주 역대급 조합 첫째 '희숙'은 소심하다. 아파도 내색하지 않고 상처도 드러내지 않는다. 딸이 화나게 하고 남편의 무관심이 이어져도 희숙은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한다. 그런 희숙을 김선영은 섬세하게 표현해 낸다. 둘째 '미연'은 이중적이다. 완벽한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인생. 그런 미연을 문소리는 특유의 연기력으로 풀어낸다. 셋째 '미옥'은 직설적이다. 말도 행동도 거칠다. 그런 미옥을 연기하기 위해 장윤주는 탈색까지 감행했다. 재밌는 사실은 배우들과 달리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정작 영화 속 인물들에 대해 100%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공동제작자로 나선 문소리 문소리가 이번 작품에서 공동제작자로 참여하게 된 계기는 앞서 언급했듯 '세자매'가 가진 이야기의 힘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실제 문소리는 이번 작품을 위해 연기와 더불어 제작자로서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소리는 "작품에 더 큰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제작자로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는데, 과연 그녀의 이런 열정과 애정이 영화에 얼마나 녹아있을지 '세자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개봉: 1월 27일 장영준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모추어리 컬렉션', 호러 마니아를 위한 선물

감독: 라이언 스핀델 출연: 클랜시 브라운, 케이틀린 커스터, 크리스틴 킬머, 제이콥 엘로디 등 줄거리: 기괴한 분위기의 장의사가 들려주는 영안실 시체에 얽힌 잔혹하고 비극적인 이야기들이 담긴 판타지 호러. 장르적 문법의 변주로 지루함을 날리다 '모추어리 컬렉션'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4개의 이야기가 모여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끔찍하고 무서운 크리처물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어메이징 스토리' '환상특급' 등의 묘한 판타지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 한 편에서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는 건 라이언 스핀델 감독의 도전정신 덕분이다. 이제는 또 그가 무엇을 보여줄 지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각양각색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레이븐스 엔드 장례식장'에는 장의사 '몽고메리 다크'가 등장한다. 그는 이 영화의 이야기꾼으로, 영화 전체가 주는 기괴한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 우리에겐 '쇼생크 탈출'로 유명한 배우 클랜시 브라운은 그냥 '몽고메리 다크' 자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런 그와 함께 등장하는 의문의 소녀 '샘'도 눈여겨 봐야 한다. 무언가 비밀을 감춘 듯한 모습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샘'은 케이틀린 커스터가 연기했다. 이 밖에도 임신한 남자 역에 제이콥 엘로디 역시 녹록지 않은 감정 연기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아름다운 미장센과 음악 이야기도 캐릭터도 매력적이지만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바로 '미장센'과 '음악'이다. 영화의 주 무대인 장례식장은 마치 어느 다크 판타지 동화에나 나올법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특히 '모추어리 컬렉션'에 등장하는 의상들은 캐릭터 그 자체를 표현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뿐만 아니라 'Mondo boys'의 'Suicide'와 같은 올드팝의 등장은 관객들을 더욱 몰입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개봉: 1월 21일 장영준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아이엠히어', 배두나 만나러 온 프랑스 직진남

감독: 에릭 라티고 출연: 알랭 샤바, 배두나 등 줄거리: SNS를 통해 알게 된 'SOO'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한국행을 택한 프렌치 직진남 '스테판'이 도착하자 마자 겪게 되는 좌충우돌 힐링 여행기를 담은 영화. 국가대표 배우들의 이색 케미 배경도 배우도 한국사람인데 이거 프랑스 영화란다. '#아이엠히어'는 프랑스의 알랭 샤바와 한국의 배두나가 만난 작품으로, 무작정 한국행을 택한 프랑스남자의 좌충우돌 여행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SNS를 이용해 대화를 나누고 영상통화를 나누는 모습 등은 공감을 자아낸다. 영화 속 배두다는 유창한 불어 실력까지 자랑한다고. 스테판이 알려주는 공항 사용 핵.꿀.팁 무계획적으로 한국에 온 스테판(알랭 샤바)은 우리도 미처 알지 못했던 인천국제공항 사용 꿀팁을 알려준다. 어떻게 하면 직접 요리를 할 수 있고, 편안한 잠자리까지 마련할 수 있는지 말이다. 물론, 그가 낯선 한국 땅에서 이렇게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었던 한국 특유의 '정' 문화가 큰 몫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관객들이 느낄 수밖에 없는 훈훈함은 덤이다. 외국인 시선으로 본 한국의 색다른 풍광 이제 스테판의 시선은 서울로 향한다. 엣스러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종로의 어느 골목, 벚꽃이 활짝 핀 남산의 둘레길 등은 새삼 서울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늘 우리 곁에 있어서 알지 못했던 서울이라는 도시의 아름다움을 외국인 스테판의 눈을 빌려 색다르게 볼 수 있는 것도 이 영화가 주는 매력 중 하나다. 개봉: 1월 14일 장영준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빅풋 주니어2: 패밀리가 떴다', 슈퍼히어로 가족의 탄생

감독: 벤 스타센, 제레미 데그루손 출연: 킬리언 트룰리어드, 알렉시스 빅터 등 줄거리: 전설의 DNA로 초능력을 가진 슈퍼 히어로 빅풋과 빅풋 패밀리가 지구를 지키기 위해 알래스카 대자연 속에서 악당에 맞서는 모험을 담은 패밀리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슈퍼 히어로 패밀리로 돌아온 전설의 동물 빅풋은 오랜시간 인간사에 등장한 전설의 생명체다. 종종 목격담이나 빅풋의 모습이라며 흐릿한 사진들이 공개되지만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 과연 빅풋은 실존할까. 아직까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알 수 없지만, 이 빅풋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 등장했다. 이미 빅풋이 숲 속의 히어로로 변신했던 '빅풋 주니어'가 큰 사랑을 받았고, 이번에는 '빅푸 주니어2:패밀리가 떴다'에서는 가족이 되어 돌아왔다. 이번에는 또 어떤 기상천외한 모습들을 보여주려나. 가족이 뭉치면 슈퍼 파워도 커진다! 어느 날, 빅풋 가족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편지에는 "위대한 생태계를 파괴하는 엑스트랙트를 막아주세요"라는 긴급한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빅풋은 곧장 알래스카로 떠났다. 하지만 아들 아담은 그런 그가 못마땅하다. 그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싶을 뿐이었는데. 그러나 아담은 이내 아빠 빅풋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그러던 어는 날 빅풋이 실종되고 빅풋 패밀리가 총출동한다. 이들은 가족을 구하는 동시에 환경보호에 대한 깨달음도 얻는다. 결국 가족이 함께한다면 못할 게 없다는 훈훈한 교훈을 전한다. 금손 제작진이 선보이는 더 커진 모험의 세계 '빅풋 주니어2:패밀리가 떴다'에는 금손 제작진이 합류해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이미 세계 최초 3D전용 애니메이션을 내놓은 벤 스타센 감독을 비롯해 같은 업계의 스페셜리스트 제레미 데그루손의 의기투합은 '빅풋 주니어2: 패밀리가 떴다'를 믿고 봐도 좋다는 메시지나 다름 없다. 특히 제레미 데그루손 감독 특유의 재치있는 캐릭터 연출과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상상력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개봉: 1월 6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나이팅게일', 한 여자의 복수를 향한 처절한 여정

감독: 제니퍼 켄트 출연: 아이슬링 프란쵸시, 샘 클라플린, 베이컬리 거넴바르 등 줄거리: 호주 태즈메이니아, 눈앞에서 남편과 아이를 잃은 '클레어'(아이슬링 프란쵸시)가 처절한 복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 영국군 장교 '호킨스'(샘 클라플린)를 맹렬하게 쫓는 추격 스릴러. 아이슬링 프란쵸시의 미친 열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본 이들이라면 아이슬링 프란쵸시가 낯설지 않겠다. 아이슬링 프란쵸시는 영화 '나이팅게일'에서 남편과 아이를 잃고 처절한 복수를 실행하는 '클레어' 역을 맡았다.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부터 모든 것을 잃은 뒤 무자비한 추격전을 벌이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주며 스크린을 꽉 채운다. 연출을 맡은 제니퍼 켄트 감독은 "(아이슬링 프란쵸시는) 클레어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능이 탁월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는 어떻게 인간성을 유지하는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결론은 여태껏 그 누구도 명쾌하게 내린 적이 없다. 우리 모두 인간이지만 과연 무엇이 인간적이고, 인간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좀처럼 찾기 힘든 것이었다. 다만 무법천지의 폭력이 일상이 된 현실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인간성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찰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또 반복됐다. 영화 '나이팅게일'도 그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폭력 역시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노출시켰다. 그리고 그 시대 폭력을 겪었던 사람들이 느꼈을 공포와 좌절 등을 지금의 관객들로 하여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과연 폭력과 복수의 대안은 무엇일까라는 물음만을 남긴 채. 완벽한 영화를 위한 제작진의 노력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명확해졌으니 이제 남은 건 관객들을 스크린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어떤 트릭을 쓸 것인가이다. 제작진은 촬영 장소는 물론, 영화 속 캐릭터들의 의상까지 완벽한 고증을 고쳐 당시의 방법 그대로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군복의 경우 당시의 염색물로 색을 입하고 손바느질까지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지역과 시대에 대한 고증을 위해 호주 원주민 컨설턴트, 언어 컨설선트 등도 동원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살폈다. 그렇게 완벽주의를 유지한 덕분에 영화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개봉: 12월 30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원더 우먼 1984', 황금 수트와 두 명의 빌런

감독: 패티 젠킨스 출연: 갤 가돗, 크리스 파인, 크리스틴 위그, 페드로 파스칼, 로빈 라이트, 코니 닐슨 등 줄거리: 놀라움으로 가득한 새로운 시대인 1984년을 배경으로 새로운 적과 만난 원더 우먼의 새로운 활약을 그린 작품. 왜 1984년인가? 1984년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모든 것이 가능했고, 모든 걸 가질 수 있었던 욕망의 시대. 하지만 이 시대적 특색은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은 욕망을 사람들의 마음에 싹트게 했다. 이러한 시간적 설정은 이타적인 '원더우먼'에게는 매우 이질적일 수밖에 없다. 다시 한 번 인류의 운명을 손에 쥔 다이애나는 과연 그들을 구할 수 있을까. 단 하나의 문제라면 이번엔 그 상대가 바로 인류 자신이라는 점이다. 황금 수트의 정체는? 영화 '원더우먼 1984' 개봉 전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원더우먼의 황금 수트였다. 갑옷 같기도, 날개옷 같기도 한 휘황찬란한 모습에 많은 DC 팬들이 이런저런 추측을 낳기도 했다. 실제로 이 황금 수트는 알렉스 로스가 만들어 낸 코믹북에서 영감을 얻었다. 젠킨스 감독 역시 매우 흡족해했다는 후문. 완성하는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빌런이 두 명? 통상 히어로 무비에는 단 하나의 강력한 빌런이 등장하는 법이지만 이번엔 다르다. 무려 2명의 빌런이 등장해 인류를 위협하고 주인공을 괴롭힌다. 그 주인공은 다이애나에게 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 바바라다. 바바라는 치타로 변신해 원더우먼과 맞선다. 또 다른 빌런 맥스 로드는 물질적 풍요를 상징하는 1984년에 어울리는 인물로, 성공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다. 결국 그 욕망에 사로잡혀 빌런으로 거듭나 인류를 멸망의 위기로 몰아넣는다. 개봉: 12월 23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리플레이', 또 하나의 뮤지션 듀엣이 탄생하다

감독: 데이비드 하인즈 출연: 조 퍼디, 앰버 루바스 등 줄거리: 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LA에서 캠핑카를 타고 함께 뉴욕으로 떠난 두 싱어송라이터의 7일 동안의 여정을 담은 힐링 로드 버스킹 무비. 코로나 시대, 랜선 여행 욕구를 자극하다 코로나로 여행조차 마음껏 가기 힘든 요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영화가 나왔다. '리플레'이는 미국 서부에서 동부까지 다양한 미국의 도시들을 비추며 다채로운 풍광을 뒤로 '엘리엇'과 '조니'의 음악을 곁들였다. 영화를 보다보면 당장이라도 미국까지 날아가고 싶을 정도. 팬데믹 시대의 '리플레이'는 관객들에게 각자가 지닌 소중한 여행의 추억을 상기시키며 깊은 여운을 가슴에 새긴다. '원스' 이을 또 하나의 뮤지션 듀엣 이미 '원스'라는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영화라는 장르는 '리플레이' 역시 결코 낯선 작품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앨리엇'과 '조니'를 연기한 조 퍼디와 엠버 루바스가 실제 싱어송라이터라는 점도 이런 기시감을 더욱 강화하는 요소 중 하나다. 실제 데이비드 하인즈 감독은 두 사람의 공연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출연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영화는 또 하나의 뮤지션 탄생을 예고하고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인공 섭외에 6개월캐스팅 비하인드 영화에 담겨지지 않은 재밌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감독이 조 퍼디 출연 설득에만 6개월이 걸렸다는 점이다. 결국 조 퍼디는 감독의 제안을 수락했고, 함께 공연하던 앰버 루바스 역시 조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참고로, 극중 엘리엇과 조니가 만나는 지역 주민 대부분이 실제 현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라는 점에서 사실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개봉: 12월 16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그날이 온다', 실화 바탕 범죄 코미디

감독: 크리스토퍼 모리스 출연: 안나 켄드릭, 마샨트 데이비스 등 줄거리: 비폭력주의 혁명가 '모세'(마샨트 데이비스)가 농장에서 쫓겨날 위기로 월세를 구하려다, 실적 꽝 FBI 요원 '켄드라'(안나 켄드릭)와 엮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를 그려낸 예측불가 범죄 코미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참신한 각본 영화는 각본에서 시작된다. 각본의 중요성은 더 이상의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에 없던 이야기를 새로 창조해낸다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실화에서 영감을 얻곤 하는데, 영화 '그날이 온다' 역시 마찬가지다. 다양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져 흥미가 진진하다. 무엇보다 촌철살인의 대사, 시의적절한 사건 설정 등은 격조 높은 웃음을 보장한다. 여기에 가난한 비폭력주의 혁명가 '모세'와 그런 그를 예의주시하는 실적 꽝 FBI 요원 '켄드라'의 티키타카는 보는 내내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둔다. 연기 구멍 없는 완벽한 조합 극중 '모세'는 월세가 없어 쫓겨나기 직전이지만 혁명이라는 남다른 꿈을 지닌 인물이다. 모세를 연기한 배우 마샨트 베이비스는 '그날이 온다'를 통해 장편에 데뷔했다. 마샨트 데이비스와 환장의 케미를 자랑할 실적 꽝 FBI요원 '켄드라' 역에는 이미 다수의 작품을 통해 얼굴을 알린 배우 안나 켄드릭이 열연한다. 두 사람은 특유의 연기 호흡을 자랑해 시종일관 지치지 않는 웃음을 선사한다. 이 밖에도 모세의 아내 '비너스' 역에는 다니엘 브룩스, FBI 지국장 'ㅇ내디 역'의 데니스 오헤어, 그리고 커티스 쿡 주니어, 말큼 메이스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영화를 탄생시킨 '알카에다 사건' 우리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제뉴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며 이른바 '알카에다 사건'을 들어봤을지도 모르겠다. 해당 사건은 FBI가 특정한 이들에게 범죄를 유도한 뒤 실제 범법 행위를 저지르려는 순간에 그들을 체포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가리킨다. 이 계획에는 당시 각 정보기관 요원들 뿐 아니라 연방 변호사들의 협조도 있었는데, 크리스토퍼 모리스 감독은 이 사거에 주목하며 직접 조사에 나섰다. 덕분에 감독은 각본을 완성할 수 있었고, 직접 연출가 제작까지 도맡았다. 영화는 이런 노력에 힘입어 현실에 대한 깊은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 느껴진다. 개봉: 12월 9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잔칫날', 가장 슬픈 날 웃어야 한다

감독: 김록경 출연: 하준, 소주연, 오치운, 이정은, 정인기 등 줄거리: 무명MC 경만이 아버지의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슬픈 날 아이러니하게도 잔칫집을 찾아 웃어야 하는 3일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웰메이드 드라마. 울고 싶은데 웃어야 하는 아이러니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아마 경만(하준)의 마음이 딱 이러할 지 모르겠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지만 눈 앞에 닥친 장례비용이라는 현실은 경만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아버지의 장례식 날, 나는 잔칫집으로 향한다'는 예고편 속 카피는 경만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일러준다. 장례비용 마련을 위해 잔칫집에 가야했던 경만은 웃고 있지만 울고 있었다. 하준X소주연, '잔칫날'로 남매 호흡 경만 역의 하준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남다른 연기력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아버지의 장례비용 마련의 위해 잔칫집을 찾는 모순적인 감정의 경만 캐릭터를 찰떡처럼 소화했다. 경만 대신 장례식장을 지켜야 하는 경미 역의 소주연은 타 작품에서 보여준 깜찍한 면모를 버리고 슬픔 가득한 모습을 연기한다. 이렇듯 두 배우의 열연이 '잔칫날'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배우 출신 감독의 장편 데뷔작 '잔칫날'을 연출한 김록경 감독은 배우 출신이다. 영화 '돌려차기'(2004), '사생결단'(2006), '파수꾼'(2010), '황해'(2010), '괴물을 삼킨 아이'(2013) 등에 출연했다. 그런 그의 이력은 '잔칫날'이 다른 작품과 차별화할 수 있음을 방증하기도 합니다. 덕분에 영화는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장편' 경쟁부문에서 작품상, 배우상, 배급지원상, 관객상 등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개봉: 12월 2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이웃사촌', 웃고 울리는 비밀소통작전

감독: 이환경 출연: 정우, 오달수, 김희원, 김병철, 이유비, 조현철, 김선경, 염혜란, 지승현, 정현준 등 줄거리: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친구가 될 수 없었던 두 이웃사촌 이웃사촌이라는 단어가 주는 따뜻함이 있다.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단지 옆 집에 산다는 이유로 서로를 '이웃'이라 부르고, 여기에 가장 가까운 가족의 느낌을 담은 '사촌'을 덧붙여 보이지 않는 끈끈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영화 '이웃사촌'은 그런 훈훈함을 단박에 날려버린다. 도저히 친구가 될 수 없는 '대권'과 '의식'이 이웃사촌으로 만나 고군분투한다. 대권은 정치인, 의식은 그런 대권을 도청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과연 두 사람은 진정한 이웃사촌이 될 수 있을까. 다시 살아난 1985년 영화는 1985년을 배경으로 한다. 그런만큼 작은 소품부터 골목, 주택까지 그 시절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세심한 배려로 타임머신을 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제작진은 벽을 직접 칠하고, 80년대를 상징하는 간판을 제작하는 등 열정을 쏟아부었다. 특히 대권과 의식의 캐릭터를 상징하는 우유병과 변소는 제작진이 가장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구현된 그 시절 우리네 모습은 기억속에 묶어뒀던 추억을 자극하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정우와 오달수의 첫 만남 '이웃사촌'의 두 주인공 대권과 의식을 연기한 정우와 오달수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 대면했다. 그럼에도 마치 오랜 시간 연기호흡을 맞춘 것처럼 완벽에 가까운 연기력을 펼쳐보였다. 무엇보다 두 배우의 주특기라 할 수 있는 코믹연기는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고. 감동적인 장면도 이들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웃기고 울리는 두 배우의 호흡은 관객들로 하여금 절대 후회하지 않은 선택이었음을 실감하게 할 지도 모를 일이다. 개봉: 11월 25일 장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