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뮤지컬로 재탄생”

“성원이의 연기를 찬찬히 보고 있으면 발동작 손동작 하나하나에서 극중 ‘소년’의 이미지가 묻어나요”(홍경인) “연기하는 걸 처음 봤을 때 ‘내가 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형은 무대 위에 서면 비주얼 그 자체가 ‘소년’이죠”(최성원) 배우 홍경인과 뮤지컬 배우 최성원이 창작 뮤지컬 ‘황순원의 소나기’에 ‘소년’역으로 나란히 캐스팅됐다. 홍경인은 오래 전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의 영화를 통해 연기 잘하는 배우로 자리를 굳혔고 최성원은 뮤지컬 ‘풋루스’를 시작으로 ‘넌센스 잼보리’ ‘사랑은 비를 타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에서 굵직한 역을 소화하며 최근 각광받고 있다. 이들은 ‘소나기 아트 커뮤니케이션’(대표 김학묵)이 다음달 1일부터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막을 올리는 ‘황순원의 소나기’로 팬들을 만난다. 홍경인에게는 지난 2002년 영화 ‘남자 태어나다’ 이후 2년 만에 출연하는 복귀작. 최성원에게는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끝내자마자 다시 오르는 숨가쁜 무대다. “오래 쉬다보니 불안해져서 영화든 드라마든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황순원의 소나기’ 출연을 제의받았습니다. 사실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하고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습니다”(홍경인) 홍경인은 “이 작품은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는 말로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당시 ‘소나기’의 주인공 소년 역은 아역배우들에게는 큰 역이었고 정말하고 싶었던 작품”이라면서 “이번 작품은 마음먹고 하면 잘할 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 욕심을 냈다”고 말했다. “연기하면서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은 처음입니다. 홍보 관련 일 빼고는 한 번도연습에 빠진 적이 없어요” 매일 10시간 넘게 연습실에서 땀을 흘린다는 말도 잊지않았다.¶홍경인이 지난 2002년 이후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는 뭘까?”당시 ‘남자 태어나다’를 찍으면서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개봉 당일 막을 내린 극장도 있고 길어야 1주일 걸고 내린 극장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 광경을 보고 회의를 느꼈죠”그는 스타급 배우가 출연하지 않는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외면 당하는 영화계의현실이 싫었다고 털어놓았다.¶그는 또 “개인적으로 시대극을 좋아하고 시대극이 나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이 작품에 대한 애정도 보였다.¶한편 최성원에게 ‘황순원의 소나기’는 3년을 기다린 작품이다. “3년 전에 황순원 선생님의 소설 ‘소나기’가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질 거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때부터 소나기의 소년 역을 꿈꿨습니다” 소설을 읽으며 여자 앞에서 말 못하는 소년이 자신과 너무 닮았다고 느꼈다”며 “극중 소년이 내 친구같았다”고도 말했다.최성원은 20대 후반이지만 아직도 해맑은 미소를 가진 연기자. 그의 이런 외모가 이번 소년 역에 캐스팅되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그에게는 바로 그 앳된 외모가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맡은 동생 역은 가출한 뒤 10년간 떠돌다 귀향하는 청년 역인데 그 역을 처음 연기할 때 앳된 얼굴 때문에 거친 느낌이 나지 않아많이 고생했습니다” 앳된 이미지를 벗고 ‘카리스마’를 가져보려고 혼자 술도 먹어보고 욕도 해보고 신경질도 내보면서 한동안 살았다는 최성원. 그는 “‘황순원의 소나기’는 가장 한국적인 작품”이라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 대사, 노래 등으로 꾸며졌다”고 말했다.¶공연시간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7시30분. 일·공휴일 오후 3시/7시. 관람료 4만~8만원. ☎558-7874./연합

“터프한 반항아 됐어요”

TV 드라마에서만 훌쩍훌쩍 잘 우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란다. “어릴 적 모시고 살았던 할머니에 대한 추억 때문인지 길거리를 지나가다 연로하신 할머니들만 보면 금세 눈물을 글썽이게 돼요” 천성적으로 타고난 감수성일까. ‘눈물의 여왕’ 수애(본명 박수애·24)가 스크린 나들이를 했다. 오는 9월 3일 개봉하는 ‘가족’. MBC ‘러브레터’와 ‘회전목마’, KBS ‘4월의 키스’ 등 데뷔 이후 주로 브라운관에서만 활동하다 처음 출연하는 영화다. 영화는 이런저런 오해로 갈등과 불화를 겪던 아버지와 딸이 화해의 손을 잡고 따뜻한 가족애로 뭉치게 된다는 이야기. 수애는 이 영화에서 소매치기 전과 4범의 반항적인 큰딸 정은으로 나와 백혈병에 걸린 전직 경찰 아버지 주석으로 등장하는 중견배우 주현과 부녀지간으로 호흡을 맞췄다. 자신이 연기하는 영화 속 주인공 정은처럼 수애 자신도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사춘기 시절의 통과의례를 거쳤다고 한다. ”어쩌다가 밥 한끼 제때 챙겨주지 않으면 괜히 섭섭해서 ‘내가 혹시 주워온 자식은 아닐까’ 의심하며 부모님께 대들기도 했었어요” 수애는 드라마 한 편이 끝나면 바로 다음 드라마에 캐스팅되는 등 신인배우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기자로 꼽힌다. 그는 오는 11월 방영 예정인 KBS 드라마 ‘해신’에서 해상왕 장보고(최수종)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신라 6두품귀족의 딸 정화로 출연한다. 영화 ‘가족’에서 반항아로 나와 약간 도발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존의 고전적인 청순가련형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 같다는 평에는 “신인으로서 한발 한발 내딛는 자세로 연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뒤 연기 실력이 뒷받침되면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싶습니다. 코미디 연기에도 도전해볼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연기수업에 필요한 영화는 꼭 챙겨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로맨틱 코미디 장르영화를 좋아하며, 특히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매력적인 홍콩 배우 장만위(張曼玉)를 자신이 본받아야 할 외국배우로 꼽았다.¶“다음 작품을 할 때마다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힌 수애는 영화 ‘가족’을 보고 조금만 감동을 받은 뒤 “잘 봤어요”라는 말 한마디를 들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수애는 기회 닿는 대로 양로원 등 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대장금" 세트장 43채 화재로 전소

MBC 창사특집드라마 대장금(극본 김영현·연출 이병훈)의 충주 야외오픈세트가 전소됐다.   3일 오전 7시께 충북 충주시 살미면 재오개리에 위치한 대장금 야외촬영 세트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한옥 2채와 초가집 41채를 태우고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화재 당시 세트장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지난 2일 오후 이시종 시장이 "재오개리 생활폐기물 소각장 건설 계획을 주민반발에 따라 철회하겠다"고 밝힌 뒤 소각장 유치를 추진했던 재오개리 주민들의 반발이 일었던 점을 감안, 방화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는 한편 정확한 피해액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초가집이 밀집돼 있는 촬영장 부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길이 치솟으며 삽시간에 세트장 전체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호에 인접한 이 세트장은 지난 2000년 충주시와 MBC가 5억원씩을 투자해 터를 조성한 뒤 한옥 2채와 초가집 50채, 나루터 1곳을 지어 이듬해 개장했으며, 올 1월 MBC에서 충주시로 관리권이 이전됐다. 개장 이후 이곳에서는 MBC가 홍국영 상도 어사 박문수 다모 등의 드라마를 촬영했으며 최근에는 대장금을 수시로 촬영해 왔고,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떠올랐다.   이곳은 한상궁과 최상궁의 경합 과정에서 최상궁의 음모로 한상궁이 납치되는 장면, 장금이가 숙수 덕구(임현식 분)와 함께 중국 금계를 구하기 위해 찾아갔던 저잣거리 등을 찍었던 장소. MBC가 방송한 사극 가운데 일반인들의 삶의 모습을 다루는 대부분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한편 화재 소식을 접한 대장금의 제작진은 당황스러워하며 "충주 세트는 고정적인 촬영 세트가 아니기 때문에 촬영에는 큰 지장이 없을 듯하다. 정확한 피해상황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에 대해 현재 충주MBC측이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 조사가 끝나는 대로 피해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

감미로운 재즈·뉴에이지 음반 잇따라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감미로운 재즈와 뉴에이지 음반이 잇따라 출시돼 음악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프로젝트 음반 ‘재즈오텍’은 스무드 재즈 스타일을 위주로 영화와 CF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던 이태원이 전곡을 작사·작곡·프로듀싱한 앨범. 연주와 노래에 참여한 뮤지션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내 연주자들은 피아노에 곽윤찬과 임미정, 베이스 전성식, 보컬에 서영은, 색소폰 대니 정 등 정상급 뮤지션이 참여했다. 미국 연주자 중에는 마이클 잭슨의 앨범에 참여한 트럼펫 주자 게리 그랜트와 드러머 존 로빈슨과 색소폰 주자 레리 윌리엄스 등이 눈에 띈다. 타이틀곡인 ‘Hardway’는 매력적인 스무드 재즈 스타일의 곡이다. 전형적인 흑인 취향 R&B 스타일의 ‘I Guess’는 교포 가수 매튜 유가 불렀으며 가장 대중적인 트랙으로 느껴지는 ‘Just Curious’는 드라마 OST로 유명한 가수 서영은이 불렀다. 그밖에 피아니스트 임미정이 연주한 ‘After Hours’등 10곡을 담았다. 뉴에이지 아티스트 레이 정도 2집 ‘영혼의 땅’(Spirit Land)을 출시했다. 이 앨범은 그가 작곡·편곡·프로듀싱에 피아노 연주를 담당했다. 지난해 한국적 정서와 서구적인 음악을 접목한 데뷔 앨범 ‘Memory of the Day’를 발표한 후, 이번 2집은 해금, 단소, 장고 등 국악기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기타 등 서양악기를 두루 사용해 명상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뮤지컬 ‘명성황후’의 주연인 김지현이 게스트로 참여한 ‘Timeless Time’은 첫 트랙에 수록됐으며 패티김의 딸이자 가수로 데뷔한 카밀라 ‘Everytime Everywhere’를 불렀다. 해금주자 김선구가 협연한 ‘Flying High’, 단소 연주가 담긴 ‘Mountain High River Flow’ 등 철학적 깊이가 느껴지는 11곡을 담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인랑’의 OST로 국내 팬들에게 알려진 일본 뉴에이지 첼리스트하지메 미조구치도 새 앨범 ‘아크첼로’를 발표했다.

공연 500회 맞는 KBS‘열린 음악회’ MC 황수경

대구지하철참사 유족 위로 공연 때 인순이 씨가 마지막으로 노래하는데 울다가 클로징 코멘트를 거의 하지 못했어요. 사회자는 감정 조절을 잘 해야 되는데 그게 안될 때가 가끔 있거든요. 눈물이 많아 평소에도 잘 우는 편이에요.” 첫 방송 이후 10년 4개월만인 오는 21일로 공연 500회를 맞는 KBS TV ‘열린 음악회’의 MC 황수경(32) 아나운서. 그는 기억에 남는 무대를 얘기해 달라고 하자 울음을 유독 참기 힘들었던 공연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황씨는 1998년 10월 ‘뉴스 9’에서 중도 하차한 뒤 줄곧 ‘열린 음악회’의 마이크를 잡았다. 그동안 직접 만난 관객만도 줄잡아 300만명. 그에게 지난 5년은 아픔과 자각, 성숙의 세월이기도 했다. “입사 후 5년간 ‘뉴스 9’ 하나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뉴스를 떠나게 돼 상처가 컸어요. 뉴스 이외의 프로그램은 관심밖이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은 일이었는데…. 자존심이 센 탓에 그걸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다가 혼자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열린 음악회’는 저의 편협한 생각을 바꿔줬습니다.” 그는 ‘열린 음악회’가 자신에게는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고,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걸 가르쳐준 프로그램이라고 고마워 했다. “방송이 이렇게 즐거울 수 있구나 하는 희열을 ‘열린 음악회’에서 처음 느꼈어요. 무대에 서는 순간 너무너무 행복하고 즐겁고 감사해요.” 좋아하는 음악이 있고, 좋은 출연자들과 같이 어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너그럽게 봐주고 즐거워 하는 관객이 있어 좋다며 흐뭇해 했다. “관객들은 음악을 즐기러 오시잖아요. 그런 분들이 있는 한 분위기가 좋을 수 밖에 없어요. ‘이 분들은 모두 좋은 마음으로 오셨으니 혹시 실수하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해주실 거다’는 최면을 걸고 무대에 오르면 수만 명이 모여 있어도 떨리지 않아요.” 영어 대사도 까먹는 큰 실수를 저질렀는데도 이상하게 잘 할 수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용기를 얻게 됐다는 것이다. 황씨는 ‘열린 음악회’에 말 그대로 푹 빠져 지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국방송대상’을 받고, 월드컵 대회 전야제 진행도 맡는 등 최고의 보람을 안았다. 방송인으로서 늘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하는데, ‘열린 음악회’ 이미지는 고정돼있어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어요.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요즘스트레스가 심해요.” 이런 그의 고민은 철저한 완벽주의와 끊임없는 자기계발 욕심에서 비롯된 듯 싶다. 무슨 프로그램을 맡더라도 시청률도 잘 나와야 하고, 평가도 좋아야 하며 누구에게서 궂은 소리 듣기 싫어하는 나쁜 성격을 갖고 있다는 그의 귀띔이 그걸 말해준다. 하지만 아이 얘기를 꺼내자 집에 돌아가서 두 살짜리에게 책읽어주는 행복이 더할 나위 없다고 말하는 그는 영락없이 평범한 엄마의 모습이었다. /연합

드라마 인기업고 광고속으로…

최근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 광고에 비슷한 이미지로 등장하는 경우가 점차로 늘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를 등에 업고 친근한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 실패의 부담이 덜 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24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떠먹는 디저트 ‘쁘띠첼’ 광고는 시트콤 ‘뉴논스톱’의 ‘수다 4인방’인 김효진, 정다빈, 이진, 다나가 출연해 마치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캠퍼스에서 수다를 떠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드라마 ‘올인’에서 극중 연인으로 나왔다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한 이병헌-송혜교 커플도 드라마 종영 직후 한 정수기회사의 광고에 함께 연인으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아예 드라마 기획단계에서부터 드라마속 인물을 광고모델로 섭외하는 경우도 생겼다. 지난 18일부터 전파를 타고 있는 학습지 ‘웅진씽크빅’ 광고에 학습지 교사로 기용된 한지민은 오는 27일부터 방송되는 미니시리즈 ‘좋은사람’에서도 같은 직업의 배역을 맡았다. 드라마에 앞서 광고가 먼저 TV 전파를 탄 셈이다. 이 광고를 제작한 오리콤측은 “드라마와 광고의 상영 시기를 비슷하게 맞춰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별도의 마케팅 비용없이 광고효과도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모르는 상황에서 드라마와 비슷한 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다소 모험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