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 中 인기 토크쇼에 출연했다 ‘몰래 카메라’에 속아

강타가 21일 중국 남방의 대표적인 TV 토크쇼 프로그램인 ‘미인오락’에 출연해 ‘몰래 카메라’의 주인공이 됐다. 남방 TV의 간판 프로그램 ‘미인오락’은 세 명의 여자 MC가 진행하는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토크쇼. 이날 MC들은 강타에게 좋아하는 여성상, 한국의 패션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어나갔다. 그러던 중 강타 옆에 앉아있던 한 MC가 갑자기 강타 어깨에 기대며 기절하는 소동이 발생한 것.이에 방송을 중단시키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몇 분이 지나 기절했던 MC는 링겔을 맞으며 녹화장으로 입장해 안타까움을 자아냈고, 시종일관 당황스러워하던 강타는 모습은 시시각각 카메라에 담겼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토크쇼를 진행,모든 스탭을 불러 모은 세 명의 MC는 동시에 강타를 향해 “이것은 몰래 카메라 입니다”라고 외치며 ‘몰래 카메라’를 성공리에 끝마쳤다. 중국에서 몰래카메라 주인공이 된 강타는 “MC가 쓰러졌을 때 그냥 내 어깨에 기대어 장난 치는 줄 알았다가 기절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많이 피곤해서 기절한 것으로 생각해 전혀 의심을 하지 못했다”며 “녹화 중간 중간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중국에 설마 몰래 카메라가 있을 줄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강타는 다음 날인 22일 중국 대형 시상식 ‘남방성전 2005 영화, TV시상식’에 참석해 ‘가장 빛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스타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중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최규환 “‘너 최주봉 아들이지’라는 말이 참 힘들었다”

“‘너 최주봉 아들이지’라는 말이 참 힘들었습니다.” 중견 탤런트 최주봉의 아들로 먼저 알려진 신인 탤런트 최규환이 성장기 때 겪은 연기자 2세로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내년 1월2일부터 방송될 MBC 새 일일극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에서 시나리오 작가 황영민 역을 맡게된 최규환은 2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분석해내 눈길을 끌었다. 극중 반듯하고 섬세한 캐릭터로 상대역인 털털한 동료작가 서은주(최정윤)와 갈등을 빚게 될 황영민에 대해 최규환은 “진지해서 엉뚱하게 보일 수도 있고,섬세한 만큼 짜증이 날 수도,인간적인 만큼 매력적일 수 있는 인물”이라며 “실제 저와도 많이 비슷한 성격이라 열심히 연기해보려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규환은 그동안 MBC 추리 다큐 ‘조선 과학수사대 별순검’을 비롯해 방송,영화,연극 등에서 활동해 왔다. 연기 모습에 대한 아버지 최주봉의 반응을 묻자 “얼마 전 아버지가 저를 술집을 불러 생전 처음 독대로 술을 함께 마셨다”면서 “바빠지니까 몸조심하고 대기만성형 연기자가 되라는 조언을 해주셔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다.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가 ‘왕룽일기’의 쿠웨이트 박,’한 지붕 세 가족’의 만수 아버지로 유명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저를 처음 보는 친구마다 ‘너 최주봉 아들이지’ 해서 그 때마다 ‘너같으면 너희 아버지를 이름만으로 부르면 좋겠냐,이 XXX야’라고 강한 어조로 대답해 다시는 그런 말을 못하게 했다”면서 “학년이 바뀔 때마다 첫 한 달은 이런 과정을 거치기 위해 긴장하고 살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니 어린 시절의 치기였던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6개월을 기본으로 하는 일일드라마 출연은 처음인 그는 “6∼7개월을 한 인물로 살아가는 것은 큰 공부”라면서 “황영민이라는 인물을 점점 더 좋아하고 있는 만큼 연기하는 것이 즐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

홍경민도 연기자 데뷔…가수보다 성공할까?

‘한국의 리키마틴’홍경민이 안방극장에 데뷔한다. 홍경민은 다음 달 2일 첫방송되는 MBC 일일 연속극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극본 정현정·연출 이태곤) 에서 남자 주인공으로 나선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는 아이큐는 98이지만 얼굴은 전교 1등인 여고 3학년생 은민과 가난한 집안의 법대생 태경(홍경민 분)의 아주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홍경민의 상대 역인 ‘은민’ 역에는 KBS 2TV 수목드라마 ‘황금사과’에서 박솔미 아역을 연기한 이영아가 캐스팅됐다. 극중 이영아는 언니인 최정윤의 심부름으로 대학교 도서관을 갔다가 홍경민에게 반하게 되고, 고등학생 신분을 속이고 달콤한 데이트를 즐긴다. 어리숙한 이영아는 금세 거짓말을 들키게 되지만 과외 선생과 제자로 해후하게 되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기둥 줄거리다. 홍경민은 군입대 전 라디오 DJ 활동과 시트콤, 영화, 오락 프로그램 등을 통해 탤런트 못지않은 연기력을 선보여왔으며, 2002년 한 설문조사에서 ‘네티즌들이 뽑은 연기자로 전업해도 성공할 것 같은 가수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가수들의 드라마 진출이 붐을 이루면서 에릭과 김동완, 비 등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성공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홍경민의 연기자 변신이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자못 기대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에는 탤런트 최주봉의 아들로 알려진 최규환과 최정윤, 중견 탤런트 백일섭, 박원숙, 김지영 등이 출연해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더 높인다.

임동진 딸 임예원 “아버지보다 더 유명해지고 싶어요!”

중견 탤런트 임동진의 딸 임예원이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의 제작사인 올리브나인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올리브나인은 21일 “임예원이 이아현, 권용운, 안정훈, 유재석, 송은이, 김진수, 문천식, 김유림, 곽지민 등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999년 SBS 드라마 ‘파도’로 데뷔한 임예원은 KBS 드라마시티 ‘황금물고기’ ‘6년후’ , EBS 설날특집극 ‘허생전’, KBS 창사특집극 ‘유행가가 되리’, KBS 결혼이야기 ‘비행소녀와 계란을 먹다’ ‘내 사랑 마녀’ 등에 출연해왔다. 크고 작은 배역들을 통해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인 임예원은 당시 ‘2세 연기자’로 주목을 받으며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임예원은 안방극장에서 보이지 않았다. 임예원은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조금 한계를 느꼈다. 배우가 되기 위해 보다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외국으로 유학 겸 봉사활동을 떠났다”고 그간의 공백에 대해 설명했다. 아프리카, 카자흐스탄, 스위스 등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많은 것을 보고 배운 임예원은 “이제 제가 느끼고 배운 것들을 연기에 담아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처음이라는 마음으로 연기활동을 재개할 것이다. 아버지보다 더 훌륭한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임예원의 언니 임유진도 2세 연기자로 맹활약 중이다. 임유진은 2001년 송일곤 감독의 영화 ‘꽃섬’에 주연으로 출연했으며,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승준, 中에서 화려한 부활의 몸짓

‘유승준 중국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다?’ 중국 진출을 선언한 가수 유승준이 중국 첫 쇼케이스 ‘리트리브(RETRIEVE)’를 성황리에 마쳤다. 20일 오후 3시 중국 북경에서 열린 쇼케이스 현장에는 당초 예상을 훨씬 넘긴 150여개 언론사의 200여명의 취재진들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또한 음반, 광고, 드라마, 영화 등 중국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의 관계자들 200여명 참석했으며, 1200여명 이상의 팬들이 몰려들어 수용 가능 인원을 초과했다. 이날 유승준은 3년간의 공백을 무색케할 만큼 현란한 댄스실력과 세련된 무대매너를 선보였다. 무대에 등장한 유승준은 자신의 히트곡 ‘찾길 바래’와 ‘열정’ ‘Like always’를 중국어로 열창했으며, 중국 가수 주걸륜의 노래 ‘안정’을 중국어 라이브로 불러 현지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중국의 포탈 사이트 sina.com.cn에서 이원 생중계된 이날 쇼케이스는 중국 및 한국 팬들의 접속폭주로 한때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유승준의 소속사는 “CCTV의 한 취재진은 이날 무대를 보고 ‘정말 뭐라고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대단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였다. 유승준은 아시아 최고의 최고의 댄스가수임에 틀림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1부 쇼케이스에 이어 현지 언론 및 관계사들을 위해 마련된 2부 기자회견에서는 유승준을 비롯해 유승준의 소속사인 S&J TOENTER의 조규석 대표, 중국 ENSTAR Entertainment의 남나경 대표가 동석해 3자간 계약 및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향후 유승준의 중화권 지역에서의 활동계획에 대해 밝혔다. 유승준의 매니저 최태현 실장은 “29일부터 중국 지상파 프로그램 출연을 시작으로 방송 프로그램과 콘서트 출연 등 가수활동을 시작한다”며 “내년 1월부터는 가수 활동과 함께 드라마 출연 및 영화, 광고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힙합 뮤지션 바스코,국가보훈처로부터 공로상 수상

힙합 뮤지션 바스코(Vasco)가 국가보훈처가 제공하는 공로상을 수상했다. 바스코는 지난 여름 국가보훈처에서 광복 60주년을 맞아 제작한 ‘독립군가 다시 부르기’라는 앨범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번 공로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 앨범에는 펑크, 록, 힙합, 국악, 팝페라 등 다양한 장르로 거듭난 현대판 독립군가가 수록되어 있으며, 바스코는 같은 마스터 플랜 소속 뮤지션인 원썬(Onesun)이 힙합 스타일로 편곡한 ‘선봉대가’의 랩을 맡았다. 특히 이 앨범에는 바스코 외에도 김장훈, 크라잉넛, BMK, 럼블피쉬 등이 참여해 새로운 독립군가를 알리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바스코는 2004년 7월 데뷔 앨범 1집 ‘The Genesis’와 노을이 피처링한 타이틀곡 ‘드라마’, 임정희가 피처링한 ‘기도 2’ 등으로 마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 거친 보이스와 직설적인 가사로 ‘한국의 에미넴’,‘언더 힙합의 제왕’이라고 불려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프로듀서 프랙탈, 디제이 스케쥴원 등과 함께 국내 최초 파티 유닛 스핏 파이어(Spit Fire)의 멤버로 활동 중이다. 바스코는 내년 초부터 전국 투어와 방송 활동 등 다양한 모습을 펼쳐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태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로 춘사영화제 신인 남우상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 출연한 신인배우 김태현이 지난 15일 제주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열린 춘사영화제에서 신인 남우상을 수상했다. 김태현은 이 영화에서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냉철한 조사장(천호진)과 통념상 금기된 사랑을 나누는 가정부 ‘민태현’ 역으로 출연했다. 김태현은 MBC 공채 30기 출신으로 주말 드라마 ‘그대를 알고부터’ 에서 박진희 동생으로 출연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로망스’와 ‘기쁜소식’, 영화 ‘내사랑 싸가지’와 ‘돌려차기’를 통해 개성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많은 출연작에 비해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춘사영화제 수상을 계기로 충무로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또한 작은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연기의 스펙트럼을 스스로 넓히려고 노력하는 연기자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연기 이외에도 그는 재능이 많은 배우다. 대학재학 시절 홍대 앞 클럽에서 언더그라운드 래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7년 동안 드럼을 배우기도 했다. 축구, 농구 등 운동실력도 수준급이다. 김태현은 현재 김주혁· 장진영 주연의 영화 ‘청연’에서 ‘강세기’ 역을 맡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강세기는 박경원(장진영)과 비행학교 선후배 사이로 경원이 조종사의 꿈을 이루게 되는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봉태규와 함께 영화 ‘방과 후 옥상’ 촬영 중이며, 이 영화에서도 개성 있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MOVIE/‘왕의 남자’.‘파랑주의보’.‘킹콩’

■‘왕의 남자’ 김태웅의 희곡 ‘이(爾)’ 원작 목숨을 건 宮中 광대놀음 화려한 비극… 민초들을 웃기고 울렸던 광대들이 자유와 사랑 등을 향해 신명나는 한판 놀이마당을 펼친다. 그러나 그 놀음판은 처절하게 아름다운 비극을 향한다. 기대 이상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원작의 탄탄함이 튼실한 대들보 역할을 했다. 이준익 감독은 특유의 유머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화려한 비극으로 완성했으며 배우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임무를 완성했다. 그들의 연기는 마치 광대처럼 관객을 키득키득 웃기고 가슴 시리게 울린다. ◇억압하는 자 억압받는 자 폭군 연산의 사랑을 받은 광대의 삶 역시 비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건 공공연히 드러난 영화의 결말이다. 연산은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텍스트가 돼 있다. 수많은 예술 작품으로 형상화됐던 연산에게서 또 뽑아 낸 이야기를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관건이었을 것. 모든 것을 다 가졌으나 자유와 사랑을 갖지 못했던 왕(정진영 분)과 미천한 신분이지만 자유와 사랑을 다 가졌던 광대 장생(감우성)의 삶은 극도로 대비된다. 왕은 권력으로 만인을 억압하지만 스스로는 받지 못한 모성애로 인해 억압받는다. 한판 크게 놀아 보고 싶은 장생과 그를 형처럼, 연인처럼 따르는 공길(이준기)은 궁에 들어 오기 전에는 굶주렸으나 자유로웠다. 장생이 남성성을 갖춘 인물이라면 몸까지 내줘야 했던 공길은 여성성으로 완성되는 인물이다. 궁 밖 세상으로 나가려는 장생과 왕의 상처를 어루만지게 되는 공길 사이의 갈등이 벌어지며 긴장이 고조된다. ◇신명나는 놀음판배우도, 감독도, 지켜보는 이들도 한판 신나게 놀았다 ‘황산벌’을 통해 우리말(사투리)의 유희를 선보였던 이준익 감독은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인간 내면의 단층을 끄집어낸다.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인간애였을 것. 배우들은 감독이 요구한 것 이상을 해낸 것으로 보인다. 장생 역의 감우성은 결코 천민답지 않은 자유에의 의지를 지닌 광대를 온몸으로 체화시켰다. 거의 직접 해낸 줄타기는 영화에 대한 열의를 느끼게 한다. 비록 신인이지만 이준기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연기를 펼쳤다. 장녹수도 질투할만큼 여성성을 갖췄으나 처한 상황에 따라 대사 톤도 몸짓도 다르다. 수위를 조절하기 힘든 연기 톤을 치열한 고민으로 맞춰 갔을 것이란 짐작이 자연스럽게 들만큼. 정진영의 연기력이야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광기에 빠져 부릅 뜬 눈과 아이처럼 어머니를 갈구하는 상처받은 눈은 확실한 대비를 이룬다. 비록 자주 등장하진 않지만 자신 있는 연기로 장녹수 역을 해낸 강성연 역시 칭찬할만하다. 모든 것을 잃고 최후를 짐작하는 연산을 ‘미친 놈’이란 한마디로 받아 들이며 최후의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과 맞겠다는 손 동작은 장녹수를 요부가 아닌, 그저 한 남자를 사랑한 여자로 기억하게 한다. ◇연극 원작 성공사례 이어가기- ‘살인의 추억’과 ‘웰컴 투 동막골’, ‘박수칠때 떠나라’ 최근 한국 영화계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징후 중 하나는 완성도 높은 연극 작품을 영화화했으며 지금까지 흥행과 작품성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 ‘왕의 남자’ 역시 김태웅 작 ‘이(爾)’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비록 원작의 치밀한 구성과 실험적인 상상력에 빚을 졌지만 영화만이 가능한 또 다른 상상력과 풍성한 영상 등으로 그 이상의 것을 표현한다. ‘왕의 남자’는 어느 하나 쉽게 놓칠 장면이 없다는 점 또한 미덕으로 갖는다. 초반 봉사놀이 장면은 실제 장생이 왕의 벌을 받아 봉사가 돼 하늘 높이 떠오르는 마지막 대목과 연결되고 유희같았던 글씨체는 생과 사를 갈라 놓을 중요한 매개로 등장하는 등 촘촘한 얼개로 맞물려 돌아간다. 오는 2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햇살같은 첫사랑 ‘파랑주의보’ 탄탄한 줄거리에 우리나라 최고 스타가 출연한다면 흥행은 떼놓은 당상이 아닐까. 한국에서 리메이크되는 대부분의 외국 영화는 아마도 이런 기획 의도에서 출발할 것이다. 지난 12일 시사회를 통해 첫선을 보인 영화 ‘파랑주의보’(감독 전윤수 제작㈜아이필름)도 이런 범주에 속하는 작품이다. 일본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가 원작. 지난해 개봉됐던 ‘세상의 중심에서…’는 ‘실락원’이 갖고 있던 일본 멜로 영화 흥행기록을 7년만에 갈아치우며 1천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첫사랑이란 소재에 불치병과 죽음이란 최루성 양념을 더했다. 두 영화 얼개는 같지만 ‘파랑주의보’가 더 신파조다. ‘파랑주의보’는 ‘순수’란 콘셉트를 덧대 ‘첫사랑’의 순수성만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현실성이라는 면에선 다소 비껴가는 느낌도 있다. 수호(차태현 분)가 첫사랑 수은(송혜교 분)을 10년 넘게 잊지 못하고 방황한다든지, 수호의 할아버지(이순재 분)와 첫사랑의 상대가 평생 잊지 못하고 그리워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진다든지 하는 대목이 그렇다. ‘세상의 중심에서…’에선 결혼을 앞둔 사쿠(오사와 다카오 분)가 첫사랑 아키(나가사와 마사미 분)를 떠올리고 사쿠 아저씨의 첫사랑은 단지 평생 가슴 속에 간직한 짝사랑일 뿐이다. 이 영화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송혜교의 영화 데뷔작이란 점이다. 그동안 끊임 없이 영화계로부터 러브 콜을 받아 왔던 송혜교가 선택한 멜로 영화이기에 더욱 눈길이 간다. 대명고교 최고 퀸카 수은은 공부도 그럭저럭, 외모도 그럭저럭인 수호를 짝사랑한다. 언제나 수호를 자신의 레이더망 안에 두었던 수은은 어느날 물에 빠진 수호를 구해주고 이를 계기로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드러낸다. 수은을 찜했다는 쌈짱 유도부장의 방해도 이들의 사랑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친구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둘만이 떠나게 된 섬 여행은 이들에게 생애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그러나 가장 행복한 순간 수은이 갑작스럽게 쓰러지면서 슬픈 결말로 치닫는다. 골수암으로 판명된 수은은 사랑하는 이를 두고 떠나야 하는 서러운 감정 때문에 괴로워한다. 수은의 곁에서 간호하는 수호는 이런 현실이 힘겹지만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 “지금까지 너와 함께 살아왔듯 앞으로도 너와 함께 살아갈거야”란 수호의 약속은 수은에게 부담이면서도 마음 놓이는 진실한 사랑으로 전해진다. 영화는 투병중에도 애틋하고 그리운 이들의 사랑을 작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영화에서 만나는 가수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나 지난 90년 강변가요제 대상곡인 권성연의 ‘한여름 밤의 꿈’은 30대 후반 관객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송혜교의 노래를 듣는 것은 팁. 송혜교는 자신을 톱스타로 올려준 드라마 ‘가을동화’ 이미지와 비슷한 작품을 택했다. ‘가을동화’보다 더 어린 배역이지만 풍성하고 깊이있는 감정을 연기했다. 다만 송혜교의 숨겨진 또 다른 매력을 끄집어 내는 것에 인색한 채 자기 복제를 요구한 점은 내내 마음에 걸린다. 오는 22일 개봉. ■킹콩은 로맨티스트? 기대감이 만족감으로 돌아올 때 우리는 “역시”란 말을 되뇌게 된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전세계를 사로 잡은 뒤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쥔 뉴질랜드 출신 피터 잭슨 감독이 리메이크한 영화 ‘킹콩’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우며 “역시”를 외치기에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할만하다. 시사회를 통해 실체를 드러낸 ‘킹콩’은 원작의 스토리 라인에 충실하면서도 “‘반지의 제왕’ 3부작에 사용된 특수효과보다 더 많은 특수효과가 사용됐다”는 배급사의 자랑을 증명이라도 하듯 화려한 특수효과의 잔치였다.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완성한 뒤 “영화를 찍으면서 깨달은 건 영화는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만큼 환상적이어야 하고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만큼 현실적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 ‘킹콩’은 그의 이런 말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놓은듯 환상적이며 현실적이다. 비현실적인 괴물 킹콩의 얼굴 표정은 인간의 표정처럼 섬세해 관객은 표정만으로도 킹콩의 내면을 알아 차리는데 부족함이 없다. 킹콩이 사는 미지의 섬인 해골섬에 서식하는 채식·육식 공룡들이며 기이한 파충류와 육식 식물들은 피터 잭슨 감독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보여 줬던 괴물들만큼이나 기이하면서도 사실적이다. 이야기는 1930년대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다. 삼류 코미디 배우 앤 대로(나오미 왓츠 분)는 공연중이던 극장이 갑자기 폐쇄되면서 주급까지 떼이게 된다. 그는 오디션을 준비하던 희곡 작가 잭 드리스콜(애드리안 브로디 분)의 작품 연출가를 찾아 가지만 “캐스팅이 이미 완료됐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대신 삼류극장을 소개받는다. 그곳에서 만난 영화감독 칼 덴햄(잭 블랙 분). 그는 제작 중단 위기에 놓인 자신의 영화를 미지의 섬인 해골섬에서 완성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앤을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한 뒤 촬영팀을 모아 증기선을 타고 가는도중 폭풍우를 만나 해골섬에 표류하게 된다. 영화는 섬 원주민들이 킹콩에게 바치는 제물로 앤을 납치하면서 급선회한다. 드디어 킹콩에게 인간과 같은 감정이 덧씌워지는 순간이다. 킹콩은 제물로 바쳐진 앤의 매력에 점점 이끌리게 된다. 지난 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img5,c,000}■풋풋한 가족애…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전형적인 할리우드 크리스마스 영화다. 크리스마스를 통해 가족이 화해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내용에 로맨틱 코미디. 적당히 따뜻하고 유쾌하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사라 제시카 파커, 다이앤 키튼, 클레어 데인즈…. 지난 15일 개봉.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