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코로나 위기와 국가경제·주택시장 규제

코로나19 위기의 파장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어디까지 번질 것인지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확진자가 1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1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세계적으로 5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이 숫자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발생한 최대의 위기상황이다. 이번 코로나19 위기는 기존 위기상황과 많이 다르다. 시스템적인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무차별적인 바이러스 전파로 인한 위기다. 대구를 비롯하여 중국 우한, 미국 뉴욕, 이탈리아 밀라노, 베네치아 등 각국을 대표하는 도시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거리가 텅텅 비워져 가고 있으며, 상점과 공장이 멈추면서 생산과 소비가 중단되고 있다. 도시경제가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가 곳곳에서 작성되고 있다. 조기종식 시나리오, 제한적 경기 둔화 시나리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기 침체 시나리오, 그 어떤 시나리오로 전개되더라도 경제적 영향은 피해갈 수 없어 보인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경제성장률을 2.3%에서 2.0%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 숫자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진행상황에 따라 더 내려갈 수도 있다. 수출의존국인 우리나라가 유럽과 중국, 미국에 수출이 제한되고, 원자재 수입이 자유롭지 않다면 경제성장 동인이 없어져 경기침체와 후퇴는 불가피해진다. 국내 코로나19 관리시스템은 세계로부터 좋은 모델로 평가받으면서 안정적인 대응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더라도 세계적인 위기상황이 종식되지 않은 한 우리 경제는 자유롭지 않다.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고 위기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생산과 소비를 정상화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기존 시스템과 제도를 재점검해야 한다. 주택시장 규제를 재진단해야 한다. 주택산업은 제조업, 서비스업과 더불어 국가경제를 견인하는 주요 3대 산업이기 때문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업태 특성상 당분간 정상화되기 어렵다. 2018년 주택투자는 90조9천억원으로 전체 GDP의 5.7%를 차지했다. 2013년 이후 주택투자는 꾸준히 증가했고 이는 GDP 성장으로 이어졌다. 2015년 이후 제조업, 도매 및 소매업이 위축되면서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했던 시기에도 주택산업은 꾸준히 성장하면서 취업자 수가 늘어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이유로 주택산업 정상화 없이 경제위기 극복은 한계가 있다. 현재 주택산업은 수많은 규제로 주택투자가 감소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주택투자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특히 주택산업은 연관 산업이 많다. 집 한 채 지으면 소방, 배관 및 냉난방과 같은 건물설비 및 설치, 전기 및 통신, 유리, 창호, 타일, 도배 등 실내건축은 물론 생활가전 및 가구 등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이사까지 수많은 전문 업종부터 임대관리, 중개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제활동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주택시장이 위축되고 주택투자가 줄면 인테리어가게, 설비가게 등 동네 골목업종도 일감이 줄면서 서민의 삶이 팍팍해진다. 주택산업은 국내 경제활동에서 중요하다. 수많은 연관 산업을 가지고 있어 골목상권을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지금은 경제침체를 막을 수 있는 범국가적 전략이 필요하다. 생산과 소비가 크게 위축된 주택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 집 값 굴레에서 벗어나 주택시장에 덮여 있는 과도한 규제를 걷어내고 꼭 필요한 좋은 규제로 새롭게 재정비해서 건전한 주택산업 활동을 육성하자. 중소기업을 살리고 서민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민관상생전략을 만들어 보자.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슈&경제] 한국과 이탈리아, 코로나 피해가 큰 이유

우리보다 코로나 피해가 큰 나라는 이탈리아다. 코로나가 전 세계로 퍼지자 이탈리아는 슈퍼 전파국으로 낙인찍혔다. 이탈리아가 이렇게 된 이유는 문재인 정권처럼 규제를 강화하고 시장을 통제하는 데 치우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현대차와 같은 피아트가 이탈리아를 떠났고, 외국 자본이 이탈리아를 외면하자 어쩔 수 없이 중국에 기대게 되었다. 중국판 세계화라고 할 수 있는 일대일로에 참여해, 중국인의 이탈리아 방문이 급증하면서 코로나 진원지가 된 것이다. 이탈리아는 확진자뿐 아니라 사망자도 많다. 의료와 방역 인프라가 부족하고, 보건 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늦게 확인했고 대응도 서툴렀기 때문이다. 중국의 일대일로로 이탈리아가 중국의 부하로 된다고 반대가 있었지만, 경제가 피폐해져 어쩔 수 없었다. 좌파 정부가 집권하면서 복지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 또 공공기관은 부패하고 문제가 터져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코로나 피해가 커졌다. 이탈리아는 지하경제의 비중이 선진국에서 가장 높아 사회주의 개도국 수준이다. 근로자의 10~20%는 비정규직보다 고용이 더 불안한 비공식 근로자다. 비공식 근로자는 우리나라에는 명칭조차 생소한데 정부에 근로자로 신고되지 않는다. 사업주나 근로자 모두 세금을 내지 않고 사회보험에도 가입하지 않기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지만, 나머지 사람의 세금 부담은 가중되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되고 있다. 코로나로 대량실업의 조짐이 보인다. 지난 50여 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인 적은 두 번이다. 2020년에 3번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1980년 오일쇼크로 성장률이 1.7%, 1998년 동남아발 외환위기로 5.5%였는데, 그나마 다행으로 그다음 해에 큰 폭으로 플러스 성장을 했다. 문 정권이 코로나 경제위기를 해결한다고 지금처럼 엉뚱한 처방을 하면 마이너스의 폭이 커지고 플러스로 바뀌는 데 시간이 길어진다. 외환위기로 1998년 실업률이 7%로 3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정부의 대응을 보면 7%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동안 소득주도성장 등으로 경제의 기력이 고갈되고 노동시장이 피폐해진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과감한 정책을 주문했다. 그러나 경제가 비상하게 어렵고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는 발언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도 코로나 경제위기 해결이 목적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상하다. 코로나 위기 이전에 했던 대로 재정만 더 확대하는 식이다. 피해를 구제한다고 소상공인 등에 대한 자금지원을 늘려도, 혜택받기 어렵고 전달되는 데 시간은 늘어진다. 대통령이 코로나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는 판이라 공무원들이 과감한 정책을 꺼내 들지 못한다. 이러다 보니 주가가 폭락한 이후에 공매도를 금지한 것처럼 뒷북 대책으로 일관했고, 코로나로 인한 대량실업을 막을 근본 대책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한다. 비상경제대책은 일시적이어서 안 된다. 코로나 충격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 경제 체력이 강한 나라는 충격에서 빨리 회복되겠지만, 약한 나라는 경제 침체의 골도 깊고 오래간다. 우리나라는 수출수입은 물론 자본시장의 개방도가 높아, 이에 맞는 근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코로나 위기는 연쇄 위기로 이어진다. 투자와 소비 등 실물경제가 위기에 처해있는데 외환금융위기가 덮치고, 재정위기까지 당해 한국경제가 붕괴할 수 있다. 실물경제의 위기로 부채를 상환하기 어렵고, 외환금융위기로 대기업마저 쓰러지며 은행도 문 닫게 될 것이다. 한국경제 붕괴라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게 문 대통령부터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슈&경제] 다가올 후폭풍을 위한 준비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만만치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정에서는 외식을 취소하고 결혼식을 뒤로 미루고 있다. 기업이 느끼는 두려움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출장과 회의 등을 취소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감염으로 인한 임직원의 업무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와 순환근무제를 채택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듯, 가정과 기업의 소비 축소는 시간이 지날수록 국가 경제 전반에 걸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세 소상공인은 매출 축소는 소상공인에게 자재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견 및 대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쳐 결국 국가 경제의 선순환 고리를 해하는 요인으로 작용 될 것이다. 소비 축소의 폐해(弊害)는 사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경제활력 저하는 전력 및 수도량의 소비를 감소시키며 도로와 철도 등의 이용량에도 영향을 미치어 국가 기반 시설을 운영하는 공기업 또한 매출과 이익이 감소할 것이다. 공무원이라고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경기침체로 국세 및 지방세가 덜 걷히며 이를 기관운영의 재원으로 삼는 공무원 또한 인건비 및 경비의 사용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침체를 우려하는 해외의 목소리도 심상치 않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지난달 19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6%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이달 5일에는 다시 1.1%로 낮춰 발표하였다. 무디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을 이유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1%에서 1.4%로 큰 폭으로 하향하여 발표하였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불황이 장기적으로 계속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0.8%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하니 시장에서 언급되는 0%대 성장률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의 발생지인 중국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 보인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올 1~2월 중국의 수출액 합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감소하였고 무역수지는 70억9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IMF에서는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기존 6.0%에서 5.6%로 낮추어 발표하였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코로나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제로성장까지도 각오해야 한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중국과 중국으로의 우회 수출국인 홍콩과의 교역을 통해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 뉴스가 달갑지 않음과 동시에 고민거리로 다가오는 이유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야기된 경제적 어려움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폐업이 현실화하고 실업률이 급증하며 신규 취업자가 급감하는 등 경제 전반에 걸쳐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예측 가능한 어려움은 준비만 철저하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하반기의 경기침체를 대비하여 활용 가능한 모든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폐업률을 낮추기 위해 지역 상품권의 할인율을 더욱 높이고 온 국민에게 생활 상품권을 지급하여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 고용 유지를 위한 중소기업에 4대 보험료와 임금을 지원하며 SOC 예산의 선제적 집행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고 전기와 물 등 각종 인프라를 저렴하게 제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론, 경기 활성화 정책은 공짜가 아니다. 국민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세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권 유지를 위한 포퓰리즘이라 비난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경제는 심리이며 정책의 시행에 가장 효율적인 것은 적절한 시점에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코로나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절정에 달하고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지금이 바로 극단적인 경기침체에 대비한 정책을 준비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임기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슈&경제] 코로나19와 주택도시공간의 개조

김덕례 코로나19로 세상이 뒤죽박죽이다. 학교는 개학을 한 달 연장했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휴원하면서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맞벌이 부부는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는 도시기능이 마비될 정도다. 수시로 날라오는 문자는 추가 확진자 정보를 알려주고 확진자의 동선을 확인해 활동을 자제하라고 한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오랑이라는 작은 도시에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도시는 폐쇄된다.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이고 시 당국은 혼란에 빠진다. 이 때 이성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의사 베르나르 리유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페스트 시련은 끝난다. 리유는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가 맡은 직분을 다하는 성실성이라고 했다. 주택도시가 안고 있는 현안과 미래의 주택도시가 준비해야 하는 사안들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성실함이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는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던 주택건설현장은 비상이다. 집객효과가 불가피한 분양현장과 견본주택도 타격을 받고 있다. 사람들이 적고 넓게 흩어져 사는 농촌지역보다 많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사는 도시의 확산속도가 더 빠르다. 도시는 많은 사람들이 늘 분주히 이동한다. 이동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접촉한다. 뿐만 아니라 도시에는 많은 건축물과 시설물이 있다. 주택을 비롯하여 오피스빌딩, 호텔, 백화점, 학교 등의 건축물과 도로, 공원, 주차장 등 다양한 시설물이 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능과 성능이 낡고 쇠퇴해지면서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감가상각으로 관리비용이 증가하면서 비효율적인 구조물로 전락해 버린다. 도시내 구조물의 가치하락은 최종적으로는 도시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낡은 도시공간은 특히 보건에 취약하다. 지금처럼 국경없는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사람들이 빼곡히 밀집해 살고 있는 도시일수록, 낡은 도시공간일수록 대응력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 2002년 사스, 2015년 메르스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를 보면 바이러스발생주기가 짧아졌다. 이번 코로나19가 끝이 아닐 수 있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공간과 집을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안심공간으로 바꾸어야 한다. 또 닥칠 수 있는 바이러스 창궐을 준비해야 한다. 도시의 보건기능을 회복하고 강화해야 한다.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정비하고, 노후불량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개량해야 한다. 재개발, 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 자율주택정비사업과 같은 정비사업이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사업추진이 비교적 용이하다. 그러나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소규모 정비사업이기 때문에 넓은 도시공간을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규제로 사업추진이 어렵다. 분양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정비사업 구조를 개선해 조속히 추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비사업은 사업비의 상당부분을 일반분양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사업비를 낮출 수 있는 구조개선이 필요하다. 사업자(조합)가 대부분 부담한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기반시설의 공공성 정도에 따라 공공이 분담하고, 지자체가 민원 해결차원에서 요구하던 기반시설 설치요구도 멈춰야 한다. 민간추진이 어려운 공간은 공공이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공공의 영등포 쪽방촌 개선작업은 의미가 있다. 물리적 개선을 추구하던 시대에서 경제ㆍ사회ㆍ문화가 융합되어 도시기능과 성능을 개선하는 도시재생시대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재개발과 재건축은 여전히 주요한 주택도시공간 개선수단이다. 안전하고 청결한 도시공간으로 속도감 있게 개조하려면 현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소규모 정비사업과 더불어 기존의 재개발과 재건축사업 추진도 정상화시켜야 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낙후된 주거환경과 노후불량건축물을 개선하여 도시경쟁력과 보건기능을 강화하고 미래대응적인 주택도시공간으로 리셋해야 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슈&경제] 코로나 치료제 개발 위한 과학적 예측 연구의 중요성

지난달 28일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코로나19(COVID-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험등급을 기존의 높음(high)에서 최고 등급인 매우 높음(very high)으로 격상했다. 이는 WHO의 사무총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가 언급한 발병국가의 지속적인 증가는 우려할 사항이라고 했다. 특히,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은 최대 감염자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대응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같은 날 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등 국내 생명공학관련 연구기관은 코로나19의 치료제 확보를 위한 약물 재창출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의 방법과 기초 연구에 관한 조사를 바탕으로 코로나19의 치료제 찾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5년 전인 2015년에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리서치(Nature Research)에 실린 논문, A SARS-like cluster of circulating bat coronaviruses shows potential for human emergence, 에서는 이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CoV,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CoV,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와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특징과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조합 및 치료제나 백신 등의 연구를 했다. 이때, 사스나 메르스와 비슷한 작용 및 인체 감염성을 가지는 바이러스인 말굽박쥐 유래 바이러스(RsSHC014-CoV)와 동물원성 코로나 스파이크 단백질을 재조합해 신종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합성하였다. 그때 합성한 바이러스가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와 89% 유전자가 일치하고, 기도에서 세포복제, 급성 폐렴을 일으키는 등의 유사성이 있다. 안타깝게도 백신과 면역요법 등 치료제 개발 실험도 했지만 사전에 예측 연구를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을 정확히 예측했다. 계속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졌다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위와 같이 우리나라 생명공학 연구소도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약물 재창출 연구에 이어서 계속적인 기반 연구에 더해서 미래의 바이러스 등 감염병 예측 연구를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은 미리 연구를 통하여 바이러스의 다양한 특징과 유사 바이러스의 합성과 치료제, 백신 등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면 백신 및 치료제의 우선 공급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나아가 해외에 기술을 수출하여 국부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연구원 간의 협업과 정부의 기초 과학에 일관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우리나라의 생명공학관련 연구기관이 협업을 진행하는 것을 계기로 이를 추가적인 프로젝트로 계속해서 이어간다면, 각 연구소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연구원 간의 교류와 시너지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도 이를 위해 근시안적인 응용과학 기술 중심의 투자에 더해 미래 기초 과학기술에 관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정문호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특임교수

[이슈&경제] 코로나보다 더 혼란스러운 정부의 대응

문재인 대통령이 곧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거라고 말했던 그때 전국 곳곳에서 환자가 속출했다. 초기 대응의 실패로 신규 감염자가 100명을 훌쩍 넘었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증상이 없다고 음성 판정을 받아 퇴소한 사람의 아들이 감염되는 일도 벌어졌다. 중국과 일본에 정박한 크루즈선을 제외하면 확진자는 한국이 가장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입국 통제 강화는 물론 기존의 방역체제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문 대통령은 무시하고 오락가락한다. 불안해하지 말고 경제활동을 하라고 말했다가 경제가 비상한 상황이라며 모든 대책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이 와중에 시진핑 중국 주석에 전화해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보다 정부의 대응이 더 혼란스럽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환자가 발생했던 미국은 대응이 전혀 달랐다. 미국의 코로나 위기관리대응은 전문가 중심이었고 시스템에 따라 진행되었다. 반면, 한국은 대통령 중심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자 미국이 취한 첫 번째 조치는 전문가들이 나서서 위험성을 경고했고, 이에 따라 대통령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2주 내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해 확산을 막았고, 중국의 반발에 대해서는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문가는 뒤로 밀어두고 대통령이 나서서 불안해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의료기관을 나무라고 정작 코로나의 추가 감염 요인을 차단하는 조치는 소홀했다. 허술한 위기관리대응시스템이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전염병의 피해는 병 자체보다 80~90%가 불안 심리에 기인한다고 한다. 전염병 불안 심리를 줄이는데 대통령보다 전문가가 더 중요하다. 미국은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코로나 환자가 아니라면 마스크를 쓰지 말고 손 씻기를 권고했다. 예방 효과는 크지 않고 불안 심리만 키우기 때문이다. 덕분에 미국은 코로나의 충격을 조기에 극복했다.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 1월 31일 이후 2주일도 되지 않아 미국 경제의 흐름을 보여주는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2월 10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충격은 중국에 공장이 있는 애플이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정도고, 탄탄한 경제 기반 덕분에 고용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늘었고 기업의 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했다. 우리나라는 정부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려 코로나 불안 심리를 키웠다. 대통령은 마스크 쓰고, 서울시장은 한 수 더 떠 팔꿈치 악수하라며 공포심을 키웠다. 그러면서 마스크를 중국에 대량으로 보낸다고 하니 마스크 매점매석이 발생했고, 이를 단속한다고 또 난리가 벌어졌다. 게다가 대통령과 장관들은 선거 지원한다고 사람들 모아놓고 행사까지 벌였다. 정부의 혼란스러운 코로나 대응으로 경제는 더 꽁꽁 얼어붙었다. 반도체 빼고 전 산업이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고,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아 충격을 회복하는데 시간도 길어져, 금년도 성장률은 1%대로 추락할 것이라 예상된다. 코로나 사태는 지역사회 감염으로 더 악화했다. 이럴수록 정부는 위기관리의 ABC에 충실해야 한다. 과학적 판단을 정치적 판단에 우선하고,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며, 정부에 신뢰를 느끼도록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정부에 대한 불신은 광우병, 세월호, 원자력 괴담으로 이어진 바 있다. 괴담을 만든 주체가 현 정부의 지지세력이라고 안심할지 모르나 코로나도 괴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문제를 막으려면 정부는 지금이라도 우리나라의 코로나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슈&경제] 부동산 조세와 근로 의욕

임기수 사람이 일(勞動)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생계유지나 자아실현을 위한 것일 수도 있으며 봉사를 통해 보람을 느끼고 싶어서 일수도 있다. 그러나, 노동의 중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지라도 노동을 통해 편안하고 안락한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생각은 우리 모두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노동을 통한 소득만으로는 안정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평생 일을 해도 가족을 위한 필수 생활비를 빼고 나면 노후를 위해 저축을 할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의 생활 물가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안정된 노후 생활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능력을 길러 직장에서 몸값을 더 받을 수도 있고 직장 외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있으며 안 먹고 안 쓰며 절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월은 나만 비켜 가지 않는다. 나이는 계속 먹어가는데 노동을 통해 추가 수입을 올리는 것은 곧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꾸준히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 주식, 고금리 금융상품 투자, 정부가 띄우고 있는 리츠 투자, 달러 등 투자할 곳은 많다. 그러나, 투자를 할 돈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 가족이 따뜻하게 잘 수 있는 집 한 칸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었기에 집값의 절반이 넘게 은행 대출을 받았고 이를 계속 갚아나가기 때문이다. 대출금을 갚는 것은 고통이 수반된다. 그런데도, 내 집을 갖는 이유는 가족이 살 수 있고 늙어 소득이 없을 때는 팔아서 생활비로 쓸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의 보금자리이자 노후 생활의 버팀목인 내 집도 더는 노후의 안정판이 될 수는 없는 것 같다. 정부의 조세 증액 정책으로 집에 대한 세금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에 의하며 서울에 집을 가진 1주택자의 보유세는 공시가격이 3억 원인 경우 약 6.4%, 6억 원인 경우 12.7%, 9억 원은 약 21% 정도 상승할 것이라 한다. 고가의 강남 아파트가 아닌 서민이 주로 거주하는 단독주택의 세금으로는 엄청난 상승률이다. 세금을 내기 위해 그동안 가족의 생활 터전이 되었던 현재 집을 팔고 좀 더 외곽으로 이사를 하거나 은행 대출을 받아 세금을 내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평생 열심히 일해 마련한 내 집이 무거운 세금으로 바뀌어 돌아온다면 가족의 따뜻함을 위해 집을 사려는 마음도 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며 저축하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가이자 여행가인 헤세 바르텍은 「조선, 1894년 여름」이라는 책을 통해 조선 남자들의 게으름에 대한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그러나, 이후 그는 게으름의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조선 남자들은 일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할 필요조차 없다. 무엇을 위해 일한단 말인가? 만약 그들이 정말 필요한 생계 유지비보다 더 많이 번다면 관리들에게 빼앗길 것이다. 관리들의 탐욕은 이윤획득과 소유에 대한 모든 요구와 노동 의지 그리고 모든 산업을 질식시켰다.라고 말이다. 또한, 그는 다음과 같은 말도 덧붙였다. 조선에서는 자신과 가족의 생계에 필요한 것 이상으로 획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연 또는 좋은 수확 덕에 약간의 돈이 수중에 들어오면 그들은 돈을 땅속에 묻고 비밀에 부친다. 그렇지 않으면 고급 관리들이 곧바로 달려들어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약 130년 전, 서양인의 눈에 비친 조선과 오늘 우리 대한민국의 모습이 겹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지나친 증세는 국민의 근로 의욕을 상실시킨다. 우리가 힘들게 노동을 하는 이유는 미래에 편안함과 안락함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이 맞물리기 때문이다. 임기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슈&경제] 인공지능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지난달 30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2019-nCoV, 이하 신종 코로나)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상태(PHEIC)를 선포했다. WHO가 2000년대 초반 중국 및 홍콩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후 국가를 넘어 확산되는 전염병으로 인한 국제적 공중 보건의 위기에 관한 대응을 위해 도입한 제도이고, 이번이 6번째 사태 선포라고 한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국제적 공중보건의 위기를 가져온 신종 코로나의 확산 예측과 치료제 개발에 인공지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이 인류를 전염병 위기로부터 인지에서 치료까지에 관한 전 과정을 알려줄 수 있다. 캐나다의 의사가 SARS에서 얻은 경험을 기반으로 전염병에 관한 스타트업 기업을 설립하였고, 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보다 먼저 신종 코로나의 확산을 경고하였다. 이는 지난 1월6일과 9일, CDC와 WHO가 감염 확산을 경고 하였지만, 스타트업 기업은 이보다 1주일여 빠른 지난해 12월31일 이미 공식 경고를 하였다. 이미 전염병의 예측 욕구는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책을 접근해 나가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빅데이터의 결정체라 불리었던 구글 독감 트렌드(Google Flu Trends, GTF)다. 2008년에 서비스가 출시되어 사람들의 불안감이나 정보 수집 욕구에 따라 구글의 검색되는 양을 통해 질병이나 전염병의 확산을 예측하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매년 감기의 유행을 예측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불안감이나 정보욕구에 의존하는 한계로 인해 계속적인 예측의 오류로 2015년 서비스를 중단하였다. 이러한 구글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자연어 처리기술을 기반으로 각종 검색엔진과 SNS의 검색어 정보 수집을 하였다. 이에 더해 스타트업 대표가 SARS 발생기의 치료 경험으로 각종 질병관련 전염성과 기후와 온도, 숙주가 되는 동식물 네트워크, 항공 경로 및 항공티켓 구매 경향 등도 중요한 전염병 전파의 중요 변수로 분석하였다. IT에서 얻은 정보와 질병에 관한 전염이나 전문 의료 데이터와의 결합과 그 발생 추세를 알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의 하나인 기계학습을 진행하였고 세계적인 전문기구나 기관보다 앞서 신종 코로나의 확산을 경고 할 수 있었다. 또한 신종 코로나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인공지능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새로운 백신과 약물을 만드는데 획기적인 시간을 줄이거나 가능성이 있는 약물을 추천해주고 있는 것이다. 보통 변종의 새로운 바이러스의 치료 가능성이 있는 약물을 찾는 것에만 몇 개월에서 몇 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반해 인공지능을 위해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는 기존의 항 바이러스 약물을 신종 코로나의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인공지능을 기반한 신약 물질 추천 시스템을 연구하는 회사의 경우는 신종 코로나의 바이러스 성 단백질을 식별할 수 있는 물질을 딥러닝기반의 시스템을 이용해 찾을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의 하나인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미리 질병이나 전염병의 확산을 경고하고, 치료제를 추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조금 더 인공지능의 관한 투자와 교육을 경주하여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고 가까운 미래에는 보편화될 인공지능 기술과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 양성 및 산업 기반 조성 등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현재 인공지능 분야 도입 준비도 수준, 세계 26위권(지표로 보는 이슈 제149호, 국회입법조사처, 2019년 12월31일)에서 인공지능 리딩 국가로 가는 기대를 해 본다. 정문호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특임교수

[이슈&경제] 유동자금의 투자심리 ‘72법칙’

사람은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이것이 서점에서 재테크에 관한 서적이 불티나듯이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고, 은행에 저금을 하고, 혹자는 한방을 기대하면서 로또에 몰입하기도 한다. 아인슈타인도 극찬했다고 하는 인간의 수학적 발견인 72법칙이 있다. 사람들은 은행에 저축을 할 때, 이자를 묻는다.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자가 복리인지 단리인지도 묻는다. 낮은 은행이자가 못마땅한 사람은 수익률이 좀 더 높은 주식이나 펀드, 채권 등에 눈을 돌린다. 사람들의 최종 관심은 수익성이다. 최종 수익은 금리와 거치기간, 투자기간, 자금조달방법 등 매우 다양한 요인을 따져야 알 수 있다. 보통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간단한 방법으로 수익률과 투자기간을 알 수 있는 방법이 72법칙이다. 1천만 원을 은행예금했을 때, 두 배가 되려면 얼마나 걸릴까. 금리(복리)가 7%라고 하면 원금이 두 배로 불어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약 10년이다. 72를 적용이율 7%로 나누면 10.28이 나오는데, 이 수치가 원금이 두 배로 불어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의미한다. 지금처럼 금리가 1.25%라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데 57.6년(=721.25)이 걸린다. 50년이 넘어야 현재 자산이 겨우 두 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예금을 선호하지 않는다. 반대로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을 기반으로 목돈을 만들고 싶을 때,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1천만 원을 10년 안에 2천만 원으로 만들고 싶다면, 수익률이 적어도 7%(=7210년)가 되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72를 투자기간인 10년으로 나누면 약 7%의 수치가 나오는데, 이 수치가 투자상품의 수익률이다. 5년 안에 원금을 두 배로 만들고 싶으면, 14%이상(=725년)의 수익률이 나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기간이 줄면 투자수익률은 높아진다. 저금리 상황에서 단기간에 원금을 두 배로 만들어 주는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상품은 흔하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시중에 많은 유동자금이 투자처를 잃고 갈 곳을 못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수익률이 낮다고 돈을 가만히 들고 있을 수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1천만 원이 있다고 해보자. 물가상승률이 매년 3%씩 오르면 1천만원의 가치는 24년(=723%)이 지나면 절반(500만원)으로 떨어진다. 어딘가에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이유이다. 은행 금리는 낮지만 집값은 곳곳에서 오르다 보니 시중에 넘쳐나는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경제적 원리다. 따라서 시장안정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좀 더 적극적으로 건전한 투자처를 확보하는 것이다.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면 시장의 과잉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금리인상이 쉽지 않다. 대안으로 간접투자상품시장을 좀 더 육성하고 활성화해서 유동자금을 훕수해야 한다. 현재의 규제만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주택시장 안정을 기대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부동산관련 스타트업기업을 육성하고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프롭테크산업 및 주택산업을 육성해 유동자금이 산업투자로 흘러 들어가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도 무분별한 부동산투자를 멈추고 72법칙이 갖는 투자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위험과 수익은 비례 관계이기 때문에 무조건 높은 수익률은 기대하는 무분별한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 건전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규제강화 의지가 확고하고 단호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살펴야 한다. 주택은 집이다. 건전한 투자를 지향하면서 주택의 기본적인 거주가치를 잊어서는 안 되며, 재테크를 위한 정확한 목표설정과 경제성장, 금리변동, 수익률 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하며, 장기투자를 고려한 사전계획을 철철히 준비해야 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슈&경제] 노동시장 붕괴를 걱정할 때다

김태기 경제부처 장관들은 고용률(취업자 비율)이 역대 최고(67%)로 올라갔다고 기뻐했다. 취업자 증가가 30만 명대를 회복했다지만 내용을 보면 걱정해야 할 일이다.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은 연령대로 60대(38만 명), 근로시간으로는 17시간 미만(30만 명), 산업으로는 정부재정으로 만든 사회복지(16만 명)다. 그러나 36시간 이상은 10만 명 증가에 그쳤고, 40대(16만 명)와 30대(5만 명) 그리고 민간기업인 제조업(8만 명)과 도소매업(6만 명)은 줄었다. 민간일자리 감소는 걱정하지 않고 공공단기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늘었다고 좋아하니 북한이 생각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람중심경제라며 정부가 일자리 만든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간다 했을 때 북한과 같은 인민민주주의-사회주의 계획경제를 꿈꾸는가 우려했는데 현실이 되었다. 정부가 일자리 사업으로 규모를 정하고 웬만한 근로자의 임금은 정부가 결정한 최저임금이다. 이렇게 되면 노동시장이 붕괴해 국민의 삶의 질은 악화하고 빈곤층도 증가한다. 북한의 고용률은 75%로 한국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8%)보다 높다. 그러나 북한의 일 인당 국민소득은(1천700불) 한국의 120, 절대 빈곤율(40%)은 한국보다 20배 높다. 문 정권은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고용 참사를 덮으려는지 고용률 높이기에 집착한다. 고용률은 취업자 숫자만을 따지기에 일자리 같지 않은 일자리도 정상적인 일자리와 똑같이 간주한다. 정부가 직접 일자리 만들고, 기업이 채용하면 급여를 대신 내주는 식으로 돈을 뿌리면 취업자와 고용률이 올라간다. 그러나 일하면서 배우는 게 없고 허드렛일 하면서 시간만 보내다 결국 근로 능력을 상실한 장기실업자가 증가하게 된다. 이뿐 아니라 정부가 일자리 만든다고 세금을 더 거두어들이면서 기업은 투자할 의욕이 줄어 결국 전체 일자리는 준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의 경험을 보면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10개 늘리면 민간부문 일자리가 15개가 파괴되고 실업자가 3명 증가했다. 고용보조금도 어차피 고용할 사람을 채용하면서 보조금 챙기고, 보조금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 바꿔 채용하기에 OECD 국가의 경우 낭비가 보조금의 90% 정도였다. 국민을 속이는 일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국가는 정부가 일자리 만든다는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공부문 고용은 줄이고 민간기업이 일자리 만들도록 직업교육훈련을 강화하며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등 제도 개선에 집중한다. OECD 국가는 일자리 예산 중에서 정부가 일자리 만드는 사업 예산의 비중이 10% 미만이고 대부분 직업교육ㆍ훈련과 고용안정서비스에 투입한다. 우리나라는 정반대였고 문 정권 들어와 더 심각해졌고, 일자리 사업이 급조되었기에 낭비가 더 커졌다. 또 문 정권은 최저임금인상과 주52시간제 등으로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고, 법인세도 높여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기는커녕 사업을 축소하거나 문 닫거나 아예 해외로 떠나도록 만들었다. 제조업도소매업과 40대 고용이 감소하고 초단시간 취업자는 대폭 증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청년층의 대학진학률 80%, 실업률 25%인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청년 수당과 청년 배당금 등 청년 팔이 포퓰리즘이 극성을 부려 청년의 취업능력을 떨어뜨리고, 국채까지 대규모로 발행해 청년에게 빚을 남긴다. 고임금 받는 철밥통을 깨야 청년에게 일할 기회가 오는데 문 정권은 해결할 생각도 하지 않고, 오히려 일자리를 철밥통으로 만드는 노동조합을 보호한다. 이러다 보니 3년 사이 경제성장률은 거의 반 토막, 제조업 가동률은 70%로 추락했고, 중소기업은 더 심해 구미공단의 경우 50인 미만은 81%에서 32%로 폭락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슈&경제] 신도시 대토 활성화를 위한 제의

지난 5일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세법에 대한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였다. 그중 주택ㆍ부동산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되는 대토보상권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살펴보자. 대토보상권이란 신도시 조성 등의 공익사업 때문에 토지를 수용당하는 토지소유자가 현금이 아닌 토지로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토지를 수용당한 원주민의 지역 내 재정착을 돕고 막대한 토지 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주택 및 토지 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을 막고자 시행되었다. 대토의 순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는 세법 일부를 개정하였다. 첫째, 토지수용자가 현금보상 대신에 대토를 신청할 때는 내야 할 양도소득세를 크게 감면해 준다. 토지의 수용자가 현금으로 보상을 요구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10%만 감면해 주지만 대토로 보상을 신청할 경우 40%까지 감면해 준다. 둘째, 부동산 리츠(REITs)에 대토를 현물로 출자 시, 양도세 감면율을 우대해 준다. 양도소득세를 이미 감면받은 사람 중에는 이런저런 사유로 인해 감면세액을 환급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 이때 대토보상권을 리츠에 현물로 출자한 경우는 다른 이유로 환급할 때 보다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자. 토지수용자가 대토를 신청하여 양도소득세를 40% 감면받았다 하더라도 등기부등본의 등기원인이 대토보상이 아닐 수 있다. 대토 신청 후에 양도 및 증여 등을 했다면 말이다. 이때는 대토 시 세금을 감면해 주는 취지를 어겼기 때문에 대토보상 감면율(40%)이 아닌 현금보상 감면율(10%)을 적용하여 차액을 추가로 내야 한다. 그러나, 등기부등본의 등기원인이 대토보상이 아니더라도 토지수용자가 대토보상권을 리츠에 현물 출자한 때는 대토보상 감면율(40%)과 채권보상감면율(15%)의 차액만을 내는 것이다. 다른 환급 사유보다 세금을 5% 적게 내는 것으로 리츠를 활성화를 바라는 정부의 의지가 읽히는 부분이다. 세법 개정을 통한 정부의 대토 및 리츠 활성화 방안은 3기 신도시 개발로 인해 막대한 토지 보상금이 시중에 흘러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주택 및 부동산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되는 현금 유동성 증가를 막기 위한 합리적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진정 대토 보상금의 시중 유입을 감소시키며 리츠를 통한 간접 투자로 부동산 투자방식의 전환을 원한다면 대토 보상가의 현실화 등 추가 대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만약, 여러 이유로 대토에 대한 현실적 보상이 어렵다면 대토 시 양도세 감면율 및 리츠에 대한 현물출자 감면율의 파격적인 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 감면율 상향이 필요한 이유를 들어보자. 첫째, 대토보상에 대한 양도세 공제율 상향에도 불구하고 향후, 토지수용자들의 대토 신청률은 낮아질 것이다. 개발지 토지수용자 중 다수는 소규모 자영 농ㆍ공인들이다. 이들은 신도시내 토지를 소유하여 기존과 다른 삶을 살기보다는 예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살아가기를 원함으로 현금으로 보상받은 후 주변 지역의 토지를 매입하는 방식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리츠 출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율 신설에도 불구하고 현금보상 때 보다 단, 5% 높은 감면율로는 토지수용자의 리츠 출자를 유도하기는 어렵다. 토지 출자자의 수익이 리츠사의 운용 능력에 따라 가변적이며 투자 자금의 회수 또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등 리츠에 대한 출자는 위험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신탁 방식을 통한 대토보상권 거래 금지 또한 대토 신청률 저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임기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슈&경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역설

4차 산업혁명은 우리를 더 풍요롭게 만들고 더 큰 혁신을 가져다줄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한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은 사회문제를 기술의 발달로 해결하고, 기존의 비효율을 줄이고 자원을 줄이고 최적화한다. 그리고 더 다양한 서비스와 일자리, 그리고 융합과 연결이 이루어진다. 또한, 생각하는 것을 바로 인지하여 로봇이 알아서 해 준다. 정보의 공유는 더 자유로워지고, 탈중앙화되어 여러 사람이 정보를 나누어서 보관하고 검증한다. 또한, 생산 방식의 발달과 기계의 지능화로 인간의 여가 시간은 날로 증대되고 그 여가 시간은 또 다른 창작과 예술에 투자된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작년 11월에 열린 글로벌인재포럼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4차 산업혁명이 인류를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불평들을 줄여가지 않으면 또 다른 갈등의 시작과 함께 고도문명의 시대의 위기로까지 표현했다. 이와 더불어 많은 전문가가 정보의 격차는 사회적 격차를 만들고 이는 곧 갈등과 반목의 일상화를 가져온다고 했다. 또한, 인공지능과 ICT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들고, 정보 수집의 일상화로 개인정보를 더 많이 침해받을 수 있다. 이것이 일상화되면서 일자리의 유무와 자본의 차이에 의해 각 개인의 삶을 평가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벌써 현실에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본의 소득은 노동의 대가로 받은 근로소득보다 약 8.28배 이상 높다는 피케티 지수는 부의 불평등을 숫자로 표현해 주는 대표적 수치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부동산과 건물 소유의 편중과 임대료의 불평등을 이야기한다. 이제는 절대 농지(농업진흥지역)와 험준한 산지도 투기나 기획 부동산의 대상이 되는 현실도 보고 있다. 이에 더해 4차 산업혁명이 더 해질수록 일자리 문제와 개발 이익의 독점이나 편중화는 더욱 심화할 것이다. 이미 주위에서는 무인 오락실과 편의점 등 노동은 거의 없이 자본만으로 수익이 체증되는 세상에 접어들었다. 특히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어른들의 인식이 아이 세대에게 전달되고 있다. 즉, 4차 산업혁명이 완성될 세대에서도 이 체계와 인식은 더욱 공고화되어 디스토피아로 다가올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럼에도 아직 기회는 있다. 4차 산업 관련 기술의 불안 요소인 인공지능의 한계와 기준을 설정하여 인공지능의 무기화나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경계하고 사전적 예방을 위해 공론화의 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한정된 자원인 부동산을 생산재로 돌려놓기 위해 부동산 보유세의 누진 강화 및 개발이익의 공공화, 편중을 막기 위한 누진 보유세의 신설 등을 정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늘어날 비정규직 직종에 보장성을 높이고, 줄어드는 일자리에 따른 재교육과 재교육 동안의 생활을 보장해 주는 일자리 안정망을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일자리 감소의 대응 및 예술과 창작을 향유하는 사람을 지원하기 위해 인간 생활의 기본을 보장해 주는 기본소득의 도입을 위한 논의 등을 앞서서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성을 높이기 위해 무한 경쟁을 줄이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주체로서의 공동체 의식과 협동의식이 만들어갈 때, 기술의 진보를 유토피아를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정문호 아주대 다산학부대학 특임교수

[이슈&경제] 2020년 주택시장 전망

2020년은 정책리스크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서울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주택자, 1주택자, 중산층 등 실수요자의 주택거래 및 주거이동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주거이동 정상화를 위한 대출ㆍ조세규제에 대한 개선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19년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고, 12ㆍ16대책을 발표하는 등 정부의 규제강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서울 아파트값 급등이 정부정책을 견인한 상저하고의 한 해였다. 정부의 규제정책이 가속화되면서 시장은 자산가구와 비자산가구의 주택구입환경 차등화,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의 차별화, 입시제도 개편이 가져온 교육선호지역 집중 심화, 새 집선호현상이 두드러진 해였다.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주택시장 초양극화ㆍ초국지화가 진행되었고, 정부와 시장의 갈등ㆍ대립이 지속된 해였다. 정부정책, 최근 시장동향 및 시장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연구원에서 발표한 2020년 주택시장 전망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국 매매가격은 상승하락지역 공존으로 보합(0.0%)선 유지, 전세가격은 여전히 하락(0.6%)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서울 주택가격은 12ㆍ16대책이 발표되면서 2019년 하반기 급등현상은 조정되나, 만성적인 서울진입희망 대기수요와 누적적인 공급부족 심리, 학군수요 집중, 유동성 등 잠재된 상승압력요인으로 매매가 1.0%(아파트 1.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은 2019년 대비 매매가격 하락폭이 둔화되면서 0.9%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은 분양가상한제, 3기 신도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등 주요 이슈가 총선과 맞물리면서 2020년 상반기는 시장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지방은 지방광역시 강세, 기타지방 약세흐름이 유지되는 디커플링 상황에서 과잉공급 문제의 점진적 해소에 따른 하방압력 둔화, 지역기반산업의 개선 기대감, 지방 규제지역 해제로 인한 국지적 기대감 등으로 주택가격 하방압력이 소폭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주택매매거래는 전국적으로 올 해(74만8천건) 대비 8% 증가한 81만 건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연평균 매매거래량이 약 93만 건임을 고려할 때, 81만 건의 매매거래는 2019년 거래급감에 따른 기저효과로 견조한 거래시장 회복으로 설명할 수 없다. 2020년 공급은 10~20% 내외로 감소하면서 인허가 41만호, 착공 34만호, 분양 25만호, 준공물량 46만호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준공물량이 2018년을 정점으로 2년째 감소하면서 주택가격 하락폭이 둔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2020년은 그동안 강력한 시장하방요인으로 작동했던 과잉공급 이슈가 크게 해소되는 한 해가 되면서 서울주택시장 진입희망수요 특성변화가 중요해질 것이다. 정부 규제정책 영향이 강화되는 가운데 2020년 주택시장 5대 영향변수는 주택관련 대출규제, 분양가상한제, 금리, 거시경제여건, 재개발ㆍ재건축 관련 규제다. 과잉공급요인에 의한 가격하락 위험은 비서울지역에서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기준금리 인하가능성과 유동성 영향력 및 정부 규제정책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로 주택시장 불안은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의 변곡점은 분양가상한제와 다주택자 한시적 양도세 중과 배제가 종료되는 2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서울주택시장 관리와 꾸준한 서울시 주택공급, 그리고 경제상황을 고려한 합리적 수준의 대출조세 정책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3040세대의 시장진입과 더불어 온라인 정보력이 확대되고 유튜브 등을 통한 정제되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 범람으로 정보의 비대칭 및 시장왜곡 현상이 심해지면서 정부와 소비자가 모두 피해자가 될 뿐만 아니라 향후 주택정책 추진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바, 건전하고 균형감 있는 주택시장 관련 정보의 유통관리체계 기반마련이 중요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슈&경제] 2020년 경제전망과 과제

김태기 올해는 경제성장 전망률을 하향 조정하느라 바쁜 한해였다. 정부는 연초에 3% 가까이 성장한다고 전망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하향 조정 폭은 더 커져 2%로 내려갔다. 국내외 연구소들은 더 비관적이라 1%대로 추락한다고 전망한다. 투자와 소비는 물론 수출까지 격감해 정부지출 확대로 추락하는 성장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경제성장의 후퇴와 함께 물가마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경기침체보다 더 무서운 디플레이션의 징후도 커졌다. 세계 유력 신문인 파이내셜타임즈의 최근 보도대로 한국 경제는 50년 이래 최악이 됐고 일본처럼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올라갔다. 그런데도 정부는 태평이다. 내년도는 올해보다 경제가 나아진다며 경제성장률이 2.0%에서 2.4%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성장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자연히 반등하는 기조효과가 작용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확대정책을 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도 금년도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9년 세계 경제를 어둡게 만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휴전에 들어갔으나 불확실성이 여전히 짙게 깔려 있다. 또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고 신기술인 5G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산업의 특성상 국내 경기와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작다. 정부출연연구소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를 넘는다고 보지만 민간연구소는 1% 중후반이라 전망한다. 전망치가 다르나 공통적인 점은 올해보다 경제가 좋아진다고 해도 그 정도는 미미할 것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공장가동률이 70% 정도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기에 내년도에 기업의 신규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부동산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지금 이런 기조는 더 강화되고 있다. 경기를 살린다고 유동성을 늘림에 따라 희소성이 있는 부동산은 규제의 허점을 틈타 가격이 더 올라 부동산 양극화가 더 커지기 쉽다. 정부는 2020년 경제정책 방향을 재정확대에다 혁신을 강화하는데 두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 금년도에도 예산을 10% 가까이 늘렸으나 재정정책의 효과는 낮았고 혁신을 강조했으나 지지부진해 생산성이 올라가지 못했다. 더군다나 2020년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 국책사업이 타당성보다 표를 의식하기 쉽기에 더욱 그렇다. 소득주도성장은 언급하지 않고 있으나 과도하게 올린 최저임금의 부작용이나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주52시간제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대책은 없다. 오히려 실업급여 지급액을 올리고 지급 기간을 연장함에 따라 실업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내년도 경제에서 더 큰 문제는 구조 변화다. 중국 등 개도국의 기술력이 올라가 자체 생산이 가능한 품목이 증가해 수출의 회복이 더 어려워지고 반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속도는 더 빨라져 내수경제도 활기를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 정부가 획기적으로 정책을 바꾸지 못하면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1% 넘기는 일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안 되는 것 빼고 다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서비스업을 키우고, 법인세 인하 등으로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하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개혁을 추진해, 청년과 여성은 물론 고령층의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슈&경제] 지나친 정부의 시장 간섭

국가 경제정책 수립의 기초는 서민 경제 안정에 있어야 한다. 즉, 서민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생필품 가격의 안정이야말로 경제정책 수립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서민 물가가 안정되어 있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다르게 서민의 체감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우리가 가장 빈번히 접하는 외식물가를 예로 들어보자. 불과 2년 반 전인 문재인 정부 초기, 5천원에서 7천원 하던 서울에 근무하는 직장인의 점심값은 최근 대부분 7천원~1만 원으로 상승하였다. 비싼 물가 때문에 점심을 집에서 싸 온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구미(歐美) 직장인과 같이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하나같이 요즘 경기가 예전 IMF 때보다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왜 우리가 느끼는 생활 물가는 계속 오르는 걸까? 불황기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 알아보자. 영국의 정치가인 매클러드(Iain Macleod)가 1965년 영국의회의 연설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스태그플레이션은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경기침체)과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상승)을 합성한 신조어로 경제가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상태를 말한다. 2차 세계대전 전까지의 물가는 불황기에는 하락하고 호황기에는 상승하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경기의 호불황에 관계없이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 왜일까? 상품 가격의 상승과 경기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자.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면 그 상품은 팔리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품이 팔리지 않으니 재고는 급증하고 생산은 위축된다. 결국, 기업은 문을 닫게 된다. 기업의 도산은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실업자의 수는 급증하게 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기가 침체된 것이다. 이해를 위해 예를 들어보자. 같은 지역에 제과점 3곳이 경쟁하고 있다. A 제과점은 대기업 계열의 직영점으로 넓은 매장과 멋있는 인테리어 그리고 숙련된 종업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나 비싼 빵값을 받고 있다. B 제과점은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곳으로 인테리어와 종업원의 숙련도, 빵 가격 등이 중간이고 마지막 C 제과점은 소형 매장에서 사장이 1명의 종업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물론 저렴한 빵값이 장점이다. 얼마 후 경기침체가 와서 동네 사람들이 빵을 사는데 지출하는 비용을 줄인다면 생존을 위해 자금 여력이 있는 A 제과점이 가격을 낮추고 뒤이어 B 제과점이 가격을 낮출 것이다. 소비자는 더는 C 제과점을 찾지 않을 것이고 C 제과점은 문을 닫을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B 제과점도 문을 닫게 될 것이다. 이후에도 경기침체가 계속된다면 더는 가격을 낮출 수 없는 A 제과점은 살아남기 위해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으나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고용 유지 정책으로 인하여 제품 가격을 올려 생존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기의 침체로 제과점을 찾는 소비자는 감소하지만, 늘어나는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생존을 위해서는 제품 가격을 지속해서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스태그플레이션의 무서운 점이다. 침체된 경기하에서 기업이 경제 상황에 맞는 정책을 자율적으로 결정하지 못한다면 시장은 왜곡되고 결국 시장의 승자는 자본이 많고 대출이 유리한 대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항상 유연해야 한다. 시장에서의 제품 가격의 결정은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최저 임금이 급격한 인상, 경기 부양을 위한 지속적인 재정지출 및 통화량의 증가 등은 경제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맥을 끊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임기수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슈&경제]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

정문호 지난 10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이 블록체인 육성 기술의 우위를 가져야 한다는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블록체인 굴기로 불리 우는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통해 금융, 대중교통, 빈곤 완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나 제도 등에 블록기술을 적용하는 사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블록체인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3D 프린팅, 로봇공학과 함께 21세기 보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가장 큰 장점이자 핵심은 데이터를 부분 또는 전체를 여러 컴퓨터에 나누어 저장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전산 시스템은 중앙 서버에 데이터를 모아두고 데이터를 요청하는 호스트에게 인증 후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데이터의 위변조를 위해서는 중앙의 서버만 해킹하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블록체인 기술은 블록생성에 참여하는 모든 컴퓨터가 데이터를 저장하고 확인하기 때문에 해킹이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블록생성에 참여하는 각 컴퓨터가 관리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앙 서버 관리를 위한 별도의 관리자가 필요 없다는 점도 큰 장점 중 하나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특성에 기인하여 높은 보안이 필요하거나 인증 및 증명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에서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실제 하나씩 바뀌어 가고 있다. IBM과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머스크(Maersk)가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물류 플랫폼인 트레이드렌즈(TradeLens)를 구축 운영하고 있고, 농식품부에서는 쇠고기 이력관리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테스트도 이미 진행했었다. 또한 관세청에서는 작년부터 3개년에 걸쳐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상거래 전용 통관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국내의 기업에서도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나 거래나 신원 증명에 블록체인의 핵심인 탈중앙화(Decentralized)된 시스템을 적용한 DApp(Decentralized Application)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러 가지 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국민 대부분 관심은 블록체인 자체의 보안 기술보다는 암호화 화폐의 가치 변동(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이오스 등)에만 집중되어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주석이 직접 주재하는 중앙정치국 18차 집단 학습에서 블록체인의 핵심기술 개발과 적용, 그리고 독자적인 혁신을 강조하였다. 중국이 나아가는 방향의 바로미터인 정치국 집단학습이 곧 중국 지도부의 관심이자 생각이다. 필자가 최근에 중국 베이징에 블록체인 관련 관계자에게 들은 바로는 말을 배우는 아이부터 은퇴한 후의 노인까지 남녀노소 모두 블록체인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학습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아울러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블록체인 기술확산과 관련산업 육성을 핵심으로 하는 블록체인 법도 제정했다. 정부와 국민이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가지며, 학습하고 이 기술이 적용될 미래를 그려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중국과 아울러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 리딩국가의 주도 속에 블록체인 기술의 경쟁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 경쟁에서 리딩국가가 되고, 신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 및 지자체에서도 블록체인의 혁신 생태계 조성이나 관련 제도의 마련 및 지원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관련 산업의 성장을 위해 블록체인 전문가의 교육과 육성 및 암호화 화폐의 투자에만 머무는 관심을 블록체인 기술의 개발 및 투자로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문호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특임교수

[이슈&경제] 혼돈의 주택시장, 복합지표 개발해야

주택시장을 향한 정부규제는 끝이 없어 보인다. 굵직 굵직한 규제정책이 하반기에 몰리면서 매년 연말연초 주택시장은 어수선하다. 2017년 8ㆍ2 대책 발표로 그 해 연말 주택가격은 하락했다. 2018년 9ㆍ13대책을 발표했을 때도 집값은 주저앉았다. 올 상반기까지 하락기조를 이어가던 집값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고, 정부는 서울 27개 동에 분양가상한제까지 도입했다. 그럼에도 서울집값 상승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지금의 주택시장 상황이 혼란스럽다. 혼돈의 주택시장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경기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상승하면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시점이 온다. 하락하다 보면 다시 저점을 찍고 회복하는 시기가 도래한다. 이러한 현상을 경기변동이라고 한다. 경기변동은 하강, 회복, 상승, 둔화국면으로 구분한다. 상승국면이 되면 사람들이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기 때문에 주택구입이 늘어난다. 사람들이 경기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통계청이 국가통계포털(http:kosis.kr)에서 제공하는 것이 있다. 경기순환시계이다. 회복, 상승, 둔화, 하강으로 구성된 네모난 시계 위에 경기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11개 지표 즉, 광공업생산지수, 서비스업생산지수,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지수, 건설기성액, 수출액, 수입액, 취업자수, 기업경기실사지수, 소비자대기자수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지표를 이해하지 못해도 경기순환시계를 보면 바로 경기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경기순환시계가 보여주는 경기진단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2006년 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11개 지표 중 10개 지표가 상승과 회복국면에 있었다. 비교적 경기상황이 괜챦았었던 시기로 판단할 수 있다. 경기순환시계의 지표 위치는 매월 경제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경기순환시계상 11개 경제지표는 모두 하강국면에 있었다. 경제가 불황국면으로 진입했다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2019년 9월 기준으로 경기순환시계를 살펴보면 4개 지표만 상승ㆍ회복국면에 있다. 그 외 지표는 모두 하강국면에 위치해 있다. 특히 지표가 모두 시계의 중심에 밀집해 있기 때문에 불안정한 경기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이처럼 경기순환시계를 보고 경기진단을 한 사람들은 경제활동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 경기순환시계를 활용하면 일일이 지표를 찾아보지 않아도 쉽게 경기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주택경기를 진단할 수 있는 시계가 있다면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택시장은 거시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경기순환시계를 참조할 수 있다. 그러나 주택경기는 거시경제와 움직임이 같지 않은 경우가 있다. 거시경제는 파급경로와 시차를 두고 주택시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경기순환시계를 활용해 주택경기를 가늠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는 이유이다. 주택시장을 볼 수 있는 통계는 다양하다. 주택가격, 주택매매거래량, 입주물량, 분양물량, 미분양, 청약경쟁률 등 다양한 기관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면 시장을 판단하는 것이 비교적 쉬워질 수 있다. 그러나 통계 발표시점과 생산기관이 다르고 통계를 해석하는 방법이 제각각이여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다. 주택관련 의사결정을 도와줄 수 있는 좋은 대안은 정부가 주택경기순환시계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이다. 미래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의사결정은 더욱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많은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많은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사람들이 부딪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는 끊임없이 지원방안을 찾아야 한다.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주택경기순환시계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제공하면 어떨까.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슈&경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한국경제의 앞날

금년도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는 재정 투입으로 2%를 지키겠다고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들은 재정확대와 함께 노동 개혁과 규제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정부는 외면해왔다.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노동 개혁에 역행했고 규제개혁은 시늉만 했다. 이러면서 기업의 투자가 격감해 고용이 악화했고 정부는 복지와 공공 일자리 사업 등으로 버텼다. 이에 필요한 돈을 확보한다고 예산을 무려 10% 가까이 매년 올렸으나 효과가 없는 사업에 투입해 재정중독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도록 만들었다. 내년도 경제전망이 어둡다. 금년도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는 복병이 있다. 세계 경제환경이 좋아지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충격이 진정된다는 기대를 깔고 있으나 냉정하게 보면 정반대로 갈 가능성이 더 크다. 바깥으로는 미국, 일본 등과 갈등을 빚어 국제경제협력이 흔들리고 안으로는 국회의원 선거까지 있어 경제정책이 춤추기 쉽다. 소득주도성장으로 제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상황이라 여기에 미국의 통상압력이라고 가한다면 버티기 힘들다. 친 노동계 정책이 판을 쳐왔는데 정부가 노동계 표를 잡으려고 하면서 자원의 낭비가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면 내년 경제는 최악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가장 적극적인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되면 정의당의 의석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헌법 개정안과 정의당의 강령에는 공통점이 많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연합하면 국회를 완전하게 장악해 정의당이 요구해왔던 정책이 법제화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경제정책의 대변화가 일어난다. 경제민주화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로 시장과 기업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더 강화되고 사회주의 정책이 한국 경제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문 대통령의 헌법 개정안대로 해고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 정리해고 반대나 정치파업의 허용, 공무원의 단체행동권 허용, 노사공동결정과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위해 노동법의 전면 개정이 추진될 것이다. 사방에서 파업이 터지고 노사관계 불안은 더 심각해지면서 국내외 자본이 한국을 떠나고 해외 투자자들은 다른 나라로 눈을 돌려 주가가 폭락하고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으로 산업이 붕괴하고 주력 계층인 30~40대 실업자가 늘고 있는데 여기에다 사회주의 노동정책으로 전환해 결국에 경제성장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최근에 우리나라 실업률은 이상한 증세를 보였다. 금년도 2월에 실업률이 4.7%로 치솟았다가 예산이 집행되고 세금 투입에 의한 공공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급조되면서 3%대로 떨어졌다. 이러한 패턴은 내년도에도 재연될 것으로 보이고 경제성장률이 1%대로 하락하면 실업률은 6%를 넘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제는 산업, 고용, 금융 등 전 부문이 악순환의 늪에 빠진다. 외환위기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가 발생해 대규모 정리해고와 대량실업이 불가피하게 되고, 여기에다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대규모 파업이 줄을 이으면서 경제위기가 더 깊어지고 정치사회도 혼란에 빠지게 된다. 문 대통령의 애국심이 중요하다.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는 취임 선서대로 이념과 정파를 떠나 경제위기를 막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기하는 것이 맞다. 그렇지 못하면 헌법대로 자유와 창의가 경제 질서의 바탕이 되도록 헌법 제76조에 입각해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하는데 주저해서 안 된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이라 우왕좌왕하면서 시간을 놓치기 쉽기에 헌법은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서 국회 소집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는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 않았던가.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슈&경제] 통화량 증가, 주택값 상승의 또 다른 불안요소

임기수 부동산 가격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의 생각과 염원이 반영되어 결정된다. 시대의 사회상(社會相)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결정적 지표 중 하나로 해석될 수 있다. 주택가격 또한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은 빠른 출퇴근을 가능케 하는 지하철과의 접근성,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학교와 학원과의 접근성, 대형 공원과의 접근성 및 편리한 실내 생활을 위한 최신 IT 기술과의 접목 여부 등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렇다면 주택가격의 상승을 막으려면 위에서 언급한 가격 상승의 주요 결정요인이 포함된 주택들의 신규 공급을 제한하면 되지 않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신규 주택의 공급을 제한하더라도 주택가격의 상승을 막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앞서 언급한 출퇴근 거리, 좋은 학교 등과의 접근성 등 외에도 주거 안정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욕구, 인플레이션, 통화량 등 다양한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가운데 비교적 정부의 통제가 쉬운 통화량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시중에 돌아다니는 화폐의 양을 말하는 통화량은 현금화가 쉬운 자산으로 구성된 광의통화(M2)를 말한다. 광의통화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MMF 및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등으로 구성되며 광의통화의 증감은 금융기관이 가진 모든 유동성을 포함하는 지표인 금융기관유동성(LF)과 함께 물가의 상승과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광의통화의 양이 많아지면 물가가 올라가고 광의통화의 양이 적어지면 물가가 내려가게 된다. 시중에 풀린 돈이 많으면 상품을 사는데 많은 돈이 들고 시중에 풀린 돈이 적어지면 상품을 사는데 적은 돈이 소요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지난 11월 한국은행은 9월 통화 및 유동성 현황을 발표하였다.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말 각각 2천471조 원과 3천446조 원 이었던 광의통화와 금융기관 유동성의 평잔은 2019년 9월, 2천852조 원과 4천47조 원으로 13.4%와 14.8%로 증가했다. 이렇게 증가된 통화와 주택가격이 얼마나 연동성이 있는지 살펴보자. 통화량과 주택가격의 상관성을 잘 설명하기 위해 서울 및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지수를 활용했다. 2018년 1월 각각 103.1과 101 이였던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지수는 2019년 8월 124.7과 108.9로 각각 약 20.9%와 7.2% 증가하였다. 통화량 증가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현 정부는 약 25여 차례에 걸쳐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으나 주요지역의 주택가격 안정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현 정부의 주택 공급제한 정책과 세제 강화 위주의 정책이 주택 소비자의 요구와 부합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주요지역에의 주택 소유가 훌륭한 재테크의 수단으로 변모해서 일수도 있다. 그러나, 통화량의 증가를 통해 경기 하락을 막고 부족한 세수를 메꾸려는 정부의 통화정책 또한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최근 낮은 은행 예금 이자율로 마땅한 대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에게 서울 및 수도권 요지에의 주택 구매는 통화량 증가로 인한 최소 이익이 보장된 안전하고 좋은 투자처로 인식될 수 있다. 합리적인 시장에서는 이익의 크기에 따라 자금이 모이고 흩어진다. 정부가 지속해서 통화량을 증가시켜 가만히 있어도 통화량 증가분만큼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면 시장의 자금은 계속하여 서울 등 요지의 주택 구매에 몰릴 것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주요지역의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고자 한다면 현재와 같은 급격한 통화량 확대 정책은 재고돼야 할 것이다. 임기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슈&경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ESS의 투자 필요성

1898년 우리나라에 한성전기회사라는 대형 발전기를 운영하는 발전소를 설치한 후, 약 120년이 지난 지금 전기는 우리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장비와 기기는 전기가 있어야만 작동을 할 수 있게끔 설계가 되어 있다. 사물인터넷, 스마트공장, 전기차, 드론,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디바이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이는 전기 수요의 증가로 귀결되고 이에 따른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기의 공급, 즉, 전력 공급에 관한 계획은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15년의 장기계획으로 전력수급기본계획하고 있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에 맞도록 수정ㆍ보완하며,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에 이르고 있다. 이전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이 경제성에 중심이 맞춰있었다면, 이번 계획의 핵심은 환경과 국민안전을 중심으로 정부의 전기 공급 정책의 큰 틀을 바꾸는데 있다. 이 정책에 따라 정부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보급을 촉진하고 다양한 관련 제도와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에너지의 원천인 자연이 시시각각 변화함에 따라 전기 생산의 변동이나 품질의 차이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ESS(에너지저장장치, Energy Storage System)에 전기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ESS는 단순히 남는 전기를 저장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지만, 재생에너지로부터 얻은 전기의 불규칙한 품질을 전력변환장치(PCS, Power Conversion System)를 통하여 품질 좋은 전기로 만들어 준다. 작년 10월 말에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에 세계최고의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자리에서 ESS를 언급하였고, 우리나라가 세계의 ESS 기술의 총합을 100이라 했을 때 98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이용해 새만금에서 생산되는 태양광과 풍력의 불완전한 재생에너지를 ESS가 보완해 완전한 에너지로서 발돋움할 수 있게 한다. 재생에너지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ESS가 필요불가결한 장치이자 기술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ESS 기술력이 세계와 초격차로 리딩하고 있지만, 최근 2년간 여러 번의 ESS 화재사고는 이 기술의 사용을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세계 보급의 13을 하고 있기에, ESS 화재가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다양하고 복잡하게 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다. 현재와 같이 정부 및 관련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방법을 찾는다면 이 또한 세계 최고의 극복 기술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고, 위기관리의 노하우를 얻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이 2위와 기술의 초격차를 만들었듯이, ESS도 이번 위기만 넘긴다면 초격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호주 정부는 몇 일 전 호주 전체 전력 수요 중에 5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했다는 획기적인 사건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호주는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기술 개발에 이제야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ESS기술을 가지고 있고, 현재도 2보 전진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전력 정책과 함께 재생에너지의 보급과 확산이 이루어지면, ESS기술의 실증과 시너지를 통해 세계 전력 시장, 특히 재생에너지 시장을 리딩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가 기본인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전기의 보관, 관리의 핵심 기술인 ESS는 에너지 신산업의 기초 인프라이다. 이 안정적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4차 산업은 한걸음씩 발전해 나가고 있다. 비록 화재 등으로 ESS 산업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지만, 땅을 더 단단히 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재도약과 초격차의 시대를 열기위해 경주해야 한다. 정문호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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