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국격을 높이는 계기

지난 2월 말 홍콩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일본에서 잘 알려진 경제학자를 만났다. 20년 넘게 동경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낸 그는, 고위직책을 거쳐 지금은 일본 내 국책기관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서로 잘 아는 사이여서 자연스럽게 동계올림픽에 대해 의견을 나누던 그가 요즘 일본에서는 되는 일이 없다고 한숨을 지었다. 평소 일본에 대한 우월성과, 일본 중심의 동아시아 경제질서의 확대발전을 강조하던 그가 한국이 부럽다고 하면서 한동안 일본의 정치와 경제에 대한 비관적 견해를 쏟아내는 것을 보면서 오늘의 일본을 엿볼 수 있었다.OECD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경제 성장률은 -5%대로 주저앉았으나, 우리 경제는 0.2%로 마이너스를 벗어났고 금년에는 4.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었다.일본경제를 상징하는 일본항공(JAL) 파산, 토요타 리콜사태 등으로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레이트(UAE) 원전 수주를 따내었고, 최근에는 터키에 대한 원전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브라질 고속철 사업에서 우리 업체가 주도하는 콘소시엄이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고속철 수출도 가시권에 와 있다. 몇 번의 시도에도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지만, 향후 몇 년 내 국산전투기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일본의 경제학자가 더 아쉬워한 것은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위상 추락이었다. 지난해 2월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 재무상이 음주 기자회견으로 추태를 보였고, 일본의 장관이나 수상이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고위 인사들이 국제회의를 주도하는 모습과는 대비된다는 것이다. G20 정상회의를 아시아국가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가 주최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는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 내부의 문제점을 시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는 10년 넘게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선진국들은 소득 2만달러대를 5년 내외에 통과함으로써 선진경제의 기틀을 확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진국으로의 발전은 단순히 국민소득 증가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우리 상품으로 보면, 산업적 측면에서는 이미 선진국 수준에 다가가 있으나, 우리 정치문화와 국민의식은 아직도 후진적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가 바로 서고 국민의식이 선진화될 때 경제성장의 토대가 마련됨은 이미 계량적으로도 증명되어 있다.한동안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세종시 원안수정 문제가 어느 정도 수습국면에 들어가자, 그동안 잠잠해졌던 4대강사업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다시 살리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이므로 실익을 따지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도록 하는 것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 정쟁을 위해 국론분열적인 논란을 제기해서는 안되며, 국책사업이 생산적으로 추진되도록 논의를 집중해야 할 것이다.우리 사회에서 가장 후진적인 집단이 국회와 정치권임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국회의장이 최소한의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의원들의 출석을 통사정해야 하고, 다수결이 기본인 국회에서 소수가 폭력으로 맞서는 것이 자주 목격되고, 자신들의 세비와 지원금 인상에는 아무런 논란 없이 일사철리로 동의하는 것이 우리 국회이다. 미국 의회처럼 세비인하법안을 제출하지는 않더라도, 우리 국회가 최소한의 역할과 생산성을 보여줄 때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정석물류통상연구원장

낙태금지는 준비된 것일까

의사가 돈을 위해 낙태를 옹호한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실제로 아이를 가진 산모에 대한 산전 진찰과 출산 비용을 합하면 낙태비용보다 더 많은 이득이 된다. 아이를 낳지 않는 시대변화로 고전하는 산부인과 의사가 정부보다 더 출산율이 올라가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형편에 있는 환자를 직접 만나야 하는 의사는 여러 가지 고뇌를 갖게 된다. 요즘 프로라이프(Pro-Life) 의사회가 낙태시술 의사들을 고발해 논란이다. 프로라이프는 생명의 편이라는 뜻으로 태아생명을 중시한다는 의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존재했던 낙태라는 문제를 논쟁의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미성년자나 미혼인 임산부에게 낙태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피임이다. 충분한 피임법을 교육받지도 못하고 임신, 출산, 양육 등에서 발생 할 문제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엄마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미혼모라는 멍에를 쓰고 아이를 기르는 것도, 입양을 시켜 아이와 이별하는 것도 강요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도 사회의 일원이 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낙태 시술을 하는 병원 세 곳을 고발 조치하고 정부가 낙태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후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낙태 관련 상담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었다고 한다. 또 성폭력으로 임신을 해 낙태가 불가피한 경우에도 해당병원이 증거를 가져오거나 고소장을 가져오라는 요구를 해 피해자들이 더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상처를 치유해야 할 의사마저도 심리적 가해자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환자와 만나고 그들의 어려운 사정 이야기를 듣고도 결국 법의 이름으로 거절해야 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다.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와 의사만 남겨둔 채 모두 외면하고 있다. 남의 이야기를 할 때는 쉬울 수 있지만 나의 딸, 아내의 문제라면 쉽게 비난하거나 강요할 수 없을 것이다.원정출산이 한때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의 제도와 현실은 원정 낙태라는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국이나 동남아의 다른 나라로 낙태를 위한 관광 상품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보건복지가족부는 불법 임신중절예방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불법낙태 의료기관에 대한 신고 체계를 마련하고, 생명존중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한 사회협의체를 구성해 피임 실천율을 높이기 위한 위기임신 콜센터를 상반기에 마련하다고 한다. 규제는 바로 시작하면서 대책은 문제의 핵심을 벗어나 있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방법이다.무분별한 낙태는 분명 없어져야 한다. 하지만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과 사회적인 육아 환경에 대한 개선이 없이 무조건 아이를 낳으라고 법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여성의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다. 미혼모의 자녀가 행복하게, 편견 없이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또 우리의 인식이 성숙해 져야 한다. 부모의 경제사회적 이유로 충분한 육아와 교육이 부족한 경우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배려되어야 한다. 낙태문제는 단순한 의사를 규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규제 전에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정말 낙태를 없애면 출산율이 늘어날까? 저출산의 문제는 육아와 교육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기혼자의 낙태도 육아와 교육을 감당할 수 없어 발생하는 2차적인 현상일 뿐이다.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도 다양하게 허용과 규제로 나뉘는 것을 봐도 낙태를 바라보는 관점에 선과 악은 없는 것 같다. 다만 형편에 맞게 합의를 하고 원칙을 정하는 것일 뿐이다./류 센 경기도의사회 홍보이사

꿈꾸는 아이들이 미래를 디자인한다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를 하면 꿈을 이룬다. 나는 이미 꿈을 꾸고 있고 그 꿈을 모두에게 알렸다. 이제 그 꿈을 이룰 차례이다. 청소년 해외문화체험을 다녀온 소희(가명)의 다짐이다. 이번 행사의 메인 타이틀인 꿈꾸는 아이들이 미래를 디자인한다는 4년 동안 60명의 어려운 청소년들 가슴에 열정의 불을 질렀다. 서울대학교에 진학해서 외교관이 되고 싶어 하는 소희는 2009년 대학진학의 꿈을 이뤘다. 고교시절 내내 전교 일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소희는 소녀가정으로 키가 너무 작아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려운 환경에서 사회의 외면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몸부림 쳤을 것이라 짐작된다꿈을 가진 아이들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그들은 한 번의 도움만으로도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목말라하는 아이들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가난의 대물림을 종식시킬 수 있을 만큼 큰 의미를 지닌다. 꿈꾸는 아이들은 꿈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에 열정을 보인다. 이것이 그들의 특성이다.아이들이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가난이라는 굴레를 문제로만 인식하여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고 스스로 방법을 찾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빈곤가정 아이들은 쉽게 포기하거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의지가 약하다. 그러나 꿈꾸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문제라는 관점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어려움은 극복해야하는 또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희망으로 변화시킨다. 이 아이들은 고통과 절망,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힘인 역경지수(Adversity Quotient: AQ)가 보통의 아이들보다 훨씬 높은 것 같다.꿈이 없는 사람은 영혼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 꿈꾸는 다락방의 저자 이지성 작가는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라고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은 많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글로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그 꿈이 이루어진 것처럼 행동하라고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꿈을 키워야 한다. 꿈이 없는 인생은 생각하는 것조차 낭비다.후원하는 분들 중에는 사회복지서비스를 물질적인 지원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당신들이 정성껏 준비해 온 선물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흔히 배고픈 아이들인 결식아동들에게는 밥을 사주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양식을 제공하면 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다. 그러나 꿈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그 꿈을 키워주고, 그 꿈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주어야 한다. 그들이 꿈을 잃어버리거나 포기하면 영혼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재능이 있음에도 희망을 꿈꾸지 못한다면 얼마나 비참하겠는가. 꿈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굶주림과 비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꿈은 지적 목마름이 아니다. 자신의 환경을 극복해야 하는 전쟁 같은 싸움이다. 어려운 아이들은 매일 그런 환경을 이겨내면서 생활하고 있다. 어린이재단에서도 2010년 목표를 인재양성으로 정했다. 재능이 있어도 어려운 형편에 엄두도 못 내고 있을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미래를 디자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꿈꾸는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우리몸 지키는 순환의 힘

현대인들은 바쁜 생활에서 각종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여러 가지 신진대사의 기능이 깨지기 마련이다. 특히 만성스트레스가 된다면 면역력 저하나 기억력 감퇴 등 몸의 항상성 유지를 깨트리기가 쉽다. 따라서 철저한 자기관리로 규칙적인 식습관과 운동 등을 통해 부지런히 건강을 챙겨야만 한다.이를 위해 일주일에 한두 번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욕탕요법 및 반신욕을 하는 게 건강에 매우 좋다. 반신욕은 동맥 속 혈액의 산소나 영양, 면역물질 등을 이기기 위해 전신의 기관이나 세포에 전달해 여러 가지 노폐물을 운반하는 역할을 해준다. 중국 청나라 때 명의 당용천은 혈중론이라는 의술서에서 어혈은 우리 몸 안에서 정상적으로 순환되지 않는 모든 피라고 말하고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건강한 상태라 했다. 바로 이러한 원리를 응용해 만병을 고치는 목욕법이 반신욕이다. 체열측정기로 우리 몸의 체온을 재면 상반신보다 하반신이 낮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하체가 상체에 비해 기혈 순환이 잘 되지 않아 생기는 냉(冷)이라 하며, 여러 질병의 원인으로 본다. 반신욕은 물로 하체를 따뜻하게 함으로써 몸 전체의 균형을 잡아 혈액 순환 장애와 냉을 해소하는 건강법이다.즉, 상반신을 차게 하고 하반신은 덥게 하여 혈액순환 장애를 초래하는 냉을 없앤다는 것. 다시 말해 두한족열 상태일 때 수축된 혈관이 열리면서 피가 부드럽게 막힘없이 흐르게 되어 혈압도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땀을 통해 몸속에 있는 노폐물과 쌓여 있는 독소가 빠져나가 몸 전체 상태가 향상된다고 한다. 옛 기록에도 조선 말 반신욕을 한방에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현대 한의학에서도 보조 요법으로 쓰이고 있다. 반신욕의 효과를 꼽는다면 심장이나 폐, 간장, 신장, 위장 등 여러 가지 내장 기능이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면역력이 떨어져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균에 감염되는 것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효과다. 여성의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냉증 등을 치료하는 데도 좋다. 또한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환자는 전신욕을 하는 것보다 피가 잘 흐르고 혈압을 낮춰주는 반신욕이 잘 맞다. 그리고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불면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잠자기 전에 충분한 수분섭취 및 우유를 마셔주고 반신욕을 하면 불면증이 해소되어 잠을 잘 잘 수가 있다. 감기 예방에도 좋다.반신욕은 무엇보다 신진대사가 잘되게 하는 방법이다. 반신욕을 하면서 손이나 팔을 탕에 넣고 해도 관계는 없다. 그러나 목욕을 할 수 없을 만큼 몸이 약하거나 질병이 있는 사람은 삼가야 한다. 물이 너무 뜨겁거나 한 번에 40분 이상 지속하면 탈진할 수 있다. 반신욕과 냉온욕을 함께 하기도 하는데, 냉온욕을 먼저 하고 반신욕을 하면 효과가 커지나 냉온욕을 나중에 하면 효과가 감소된다. 냉온욕을 겸할 경우, 젊은 사람은 냉탕에서 시작해 냉탕에서 끝내도 무방하나 고령자는 온탕에서 시작해 온탕에서 끝내야 한다. 찬 물이 더운 물보다 신체에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목욕이 끝나면 누워서 쉬는 것도 중요하다. 목욕을 하면 허리근육이 풀어져 불안정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무리하게 움직여 허리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된다. 반신욕이나 사우나도 좋지만 적당한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하고 땀을 흘리는 것이 몸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치료가 될 수 있다. 특히 효과적인 면으로 볼 때는 운동으로 노폐물을 제거하고 신진대사가 원활하도록 땀을 흘리고 열을 내준다면 가장 최상의 방법이다. 그러나 반신욕도 몸의 기운이 없을 때 하는 것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때문에 몸이 피곤할 때는 적절히 조절해 무리해서는 안 된다. 땀을 조금씩 흘리는 정도면 훌륭한 효과는 분명히 있다. /배남은 운동생리학 박사

죽음의 권리

10년 가까이 외래에서 치료를 받던 할아버지 환자가 최근에 돌아 가셨다. 1년 전 대장에 혹이 발견됐지만 최근에야 제거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몇 개월을 못 버틴 것이다. 혹이 발견되면서부터 수술을 권유했지만,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있다면서 여러 번 거절하곤 했었다. 돌이켜 보면 수술 후 회복을 못하는 상황을 예상해서인지 인생을 마무리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의사로서는 빨리 수술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되지만 칠십 노인의 마음을 상상해보면 빠른 수술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나이가 많은 말기 암 환자의 경우에는 보호자들이 환자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진단명을 숨기기도 하고 치료 과정을 자세히 알려 주지 않기도 한다. 환자는 짧은 여생을 병상에서 보내며 왜 죽게 되는지조차 모르고 죽는 경우도 있다. 치료 가능성이 매우 낮은 치료보다는 인생의 마지막 시간에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선택권조차도 없어지는 것이다. 치료 가능성인 낮은 치료를 위해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면서 죽음을 맞는 것과 인생을 마무리하고 거룩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좋을까?지난달 10일에는 우리 사회에 존엄사 논의를 확산시킨 김 할머니가 운명했다. 대법원의 존엄사 인정 판결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뗀 지 201일 만이었다. 대법원은 짧은 기간에 사망할 것이 예상되는 환자에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계속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해치는 것이며 평소 김 할머니의 연명 치료 거부의사를 존중해 존엄사를 인정 했다. 물론 인공호흡기를 떼고도 긴 시간 동안 생존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의식 없이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생존했던 시간과 법원의 판결을 받기까지의 과정, 또 인공호흡기 없이 생존한 201일 모두 김 할머니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또한 평소의 할머니의 연명치료 거부 의사가 반영되었다 하더라도 수많은 기회 비용과 판결까지의 가족 간의 갈등이 있었을 것이고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늘나라의 김 할머니가 원하던 것은 결론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김 할머니는 평소 소신을 밝혀서 판결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러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면 법원의 도움도 구할 수 없었다.노인 환자들은 자주 살아 있는 지옥이라는 표현을 한다. 특별히 할 일이 없는 시간을 보내야 하기도 하고 요즘에는 혼자 사는 경우도 많아 세끼 식사를 챙기고 집안일을 해야 하는 삶이 힘들다는 뜻이다. 그 나이가 되면 살아 있는 것이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단순히 평균 수명만 늘어났을 뿐 늘어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채워 나갈지는 준비가 안 되어 있어 생기는 문제이다.우리의 모든 가치관은 삶의 기간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렇지만 삶의 질 또한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 합의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지난해 10월 연명 치료 중단 지침을 마련해 발표했다. 말기 암 환자, 후천성 면역결핍증 환자, 만성질환이 말기 상태인 환자 등에 대해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의료계의 지침은 법적인 효력이 없는 자체규범에 불과하다. 존엄사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존엄사법 제정을 서둘러 혼란을 막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가는 권리에만 합의를 가지고 있지만 이제는 죽음의 권리에도 생각해 볼 시기가 된 것 같다.죽음의 권리는 너무 생소한 표현이다. 살 수 있는 권리는 많이 들어봤지만 죽는 것에도 권리가 있을 수 있을까? 언제, 어떻게, 어디서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하다./류센 경기도의사회 홍보이사

한중일협력사무국, 서울보다 인천

지난해 10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3국간 협력사업을 총괄조정 및 지원하는 상설사무국 설치를 제안했다. 이어 금년 2월1일 북경에서 개최된 한중일 고위급회의에서 한중일 협력사무국을 서울에 설치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협력사무국은 연간 50여 차례 개최되는 정상회의 일정을 조정하고, 환경, 무역, 투자 등 한중일 3국 간 협력업무를 총괄해 나가게 된다.향후 동북아경제통합이 추진되면 한중일 협력사무국은 자카르타 소재 아세안사무국, 브랏셀의 EU사무국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협력사무국이 우리나라 최초의 다자관계 국제기구가 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경제규모가 큰 한중일은 최근 들어 경제통합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사무국 설치로 경제통합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출범 초기에는 적은 수의 인원으로 시작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협력분야가 많아지고 경제통합 논의가 진행되면 천명 이상의 한중일 공무원과 전문가가 상주하는 기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지난달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국제기구 유치 활성화 방안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2만3천개의 국제기구가 활동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겨우 27개를 유치하였다. 국제백신연구소(IVI)에는 외국인 60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나머지 기구에는 고작 13명의 외국인뿐이어서 사실상 무늬만 국제기구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비하면 한중일 협력사무국은 규모나 파급효과면에서 기존 국제기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높은 중요성을 갖는다. 스위스 제네바, 벨기에 브랏셀 같은 국제도시는 국제기구 유치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에 협력사무국을 설치하는 것으로 합의되었는데, 서울보다는 인천이 더 적합한 지역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천시 입장에서 보면, 국내 어느 도시보다 지리적 여건, 3국 간 교통인프라 등에서 이점이 많고, 송도, 청라, 영종도에 대규모로 자유경제구역을 개발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동북아중심도시로의 발전을 모색해 왔지만, 국제도시로서의 면모에는 한창 모자라는 상황이다.인천이 다른 지역보다 불리한 점은 지정학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나 경상남도 등에 비해 소프트인프라 측면의 국제화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어떤 지역보다 인천시는 최근 정례화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논의되는 이슈를 정밀분석하고, 국제화와 동북아비지니스중심지 구상에 도움이 되는 정상회의 이슈를 선점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서울에 협력사무국을 설치할 경우의 이점도 많겠지만, 중앙정부도 지역발전차원에서 인천과 같은 유망후보지를 검토했어만 했다. 이번 한중일 고위급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이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아 판단하기 어려우나, 향후 사무국 설치 도시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재검토했으면 한다. 오는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 및 한중일 협력사무국 개설로 우리나라는 대내외적 위상을 한층 더 제고시킬 수 있는 계기를 확보하게 되었다. 한중일 협력사무국은 중국이나 일본이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사안이지만, 우리나라가 제안했고, 우리 실무진들이 중일 간 역학관계를 활용하여 상대국을 설득하여 국내 설치하기로 한 것은 대단한 외교적 성과가 아닐 수 없다.중국과 일본 간 견제심리로 동북아 협력논의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자못 클 수 있다. 우리나라가 제안하면 중국과 일본이 동의하지만, 중국과 일본은 상대국 제안을 거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적 갈등구조를 고려해서 우리나라는 동북아 지역협력을 조율 및 리드해 나가는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정석물류통상연구원장

나눔, 운명을 바꾼다

1월12일, 중남미 아이티에서 진도 7.3의 강진이 발생하여 최소 35만명이 사망했다. 지진이라는 자연재해로 국가의 기능이 마비되고 국민들은 굶주림과 두려움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아이티는 우리에게 생소한 나라다. 하지만 이들의 안타까운 소식에 우리 국민들도 가슴이 메이는 고통을 함께 느꼈을 것이다. 방송이나 신문에 소개되는 지진의 참상을 보고 ARS를 누르거나 아이티를 돕는 후원에 참여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여유만 된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모든 것을 나누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한국전쟁 직후 폐허와 다름없었던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것은 국제사회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2009년 11월 OECD 개발원조 위원회에 가입함으로써 반세기 만에 남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변신한 세계 최초, 유일의 국가가 됐다. 우리가 도움을 받았으니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싶지는 않다.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력이 생겼기에 베풀어야 하는 것이다. 남의 아픔을 모르는 척하거나 알아도 피해 가라고 자식에게 가르치는 부모는 없다. 이제 나눔 즉, 기부문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매일 밥을 먹고 일을 하는 것처럼 생활의 한 부분이 돼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뤘더라도 나눔을 실천하지 않고 이웃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주변으로부터 존중받기는 힘든 일이다.아이티의 참사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만으로는 그들에게 힘이 될 수 없으며 자신에게도 아무런 변화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아쉬움만 표현할 뿐이다. 아이티 지진을 계기로 가족이 함께 나눔을 계획하고 실천해 보면 어떨까? 이참에 아이티나 알려지지 않은 아프리카의 아이를 새로운 가족으로 만들어 보자. 이들에게 매월 2만원의 후원금은 끼니를 거르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준다. 학교에서 마음껏 공부하고 말라리아, 에이즈 등 질병을 예방하고 폭력과 학대에서 벗어날 수 있다.빈국의 아이들에게 2만원의 후원금은 그들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가난한 아이들이라고 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배고픔이라는 현실에 짓눌려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있지만, 후원은 아이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된다. 후원의 도움으로 배고픔을 벗어난다면, 이들은 선생님이 되고 농장을 운영하고 변호사가 되는, 그들만의 희망을 키워갈 것이다.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는 후원자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준다. 자신의 도움으로 아이가 바르게 성장한다면 자식을 키운 만큼이나 보람되고 자랑스러울 것이다.2002년부터 에티오피아의 소녀가장 펠로쿠를 후원하고 있는 친구는 요즘 매일 싱글벙글이다. 펠로쿠는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다. 후원의 도움으로 동생 하이야크와 학교를 다니면서 의사가 되고 싶어 하는 소녀이다. 이들 자매가 후원에 대한 감사편지를 보내올 때마다 친구는 설렌다고 한다. 그는 아이를 가슴으로 품으면서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필자의 주변에는 이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후원자가 많다. 이들은 후원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로부터 행복을 선물 받았다고 말한다. 아이의 사진을 거울 앞에 붙여두고 아침저녁으로 자식처럼 인사를 나누고 지갑에 넣고 다니거나 사무실 책상 앞에 걸어두고 그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이 아이를 소개받은 것에 감사해 한다. 누군가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내 삶은 자랑스러울 것이다./권혁철 어린이재단 후원자 서비스 본부장

세종시 해법에 대한 소고

새해 벽두부터 세종시 문제로 나라 전체가 떠들썩하다. 이 문제는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겠다는 원안을 백지화하고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발표에서 비롯됐다. 지금 이 발표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물론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을지도 모르는 혁신기업도시가 들어서기로 예정되어 있는 해당 시(市)들과 원안 고수를 강력히 주장하는 야당들의 반발이 거세다.그런가 하면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 간의 입장이 크게 달라 극한적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당론 결정은 물론 국회에서의 법 개정이 간단치 않을 것 같다.필자는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던 시절, 지금의 원안이 결정되었을 무렵인 2005년 3월 8일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라는 제목의 한 지방신문의 기고에서 세종시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결정을 철회하고 지금 정부가 내어 놓은 수정안과 유사한 과학도시인 사이언스 시티(Science city)를 세우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필자는 지금 그때의 주장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안(案)의 적절성 여부의 차원 때문에서가 아니라 현실적인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정황 논리 때문이다. 세종시의 문제는 지금 백년대계(百年大計) 운운하며 수정안을 주장하기에는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정치인들이 이런 저런 이유에서 원안에 대한 실천을 너무 분명히, 너무 많이 약속해 왔다는 데에 있다.따라서 필자는 현실적, 국민적, 국가적 입장에서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의견을 폭넓게 들어 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진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결정이 될 것인지에 대한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고자 다시 펜을 들었다.필자는 친이계나 친박계와 아무 관련이 없다. 사견임을 전제로 하지만 원안과 수정안, 이 둘 중 어느 한 안이 해당 지역 주민들을 포함한 국민적 지지가 압도적이라면 문제를 풀기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아무리 좋은 안이라도 당론으로 채택될 수 없다거나 국회에서 부결된다면 그 안은 안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다. 바로 지금의 수정안이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개연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따라서 필자는 적어도 그런 위험한 결정에 대한 시도는 피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절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 틀에서의 원안 플러스(+) 수정안을 정식 안으로 하여 국민 여론을 들어볼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행정부처 이전이 행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前)의 주장과는 달리 이 새 안을 제안코자 하는 것은 수정안이 채택되지 못했을 때 국정 전반 및 국가 전체에 미칠 악영향이 간단치 않으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설령 지리적, 공간적으로 일부 행정부처가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국정을 지혜롭게 운영해 나갈 능력이 충분히 있음은 물론 국민적 수준과 역량도 이를 수용할 정도가 되었다는 나름대로의 판단 때문이다.첨언하여 새 안에는 부총리제도를 도입하여 부총리가 그곳에서 상주하며 전권을 위임받아서 국정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는 시스템을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것도 함께 제안하고자 한다. 거듭 사견임을 전제로 하지만 이 새 안이 채택된다면 세종시는 국가균형발전의 한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시너지 효과도 크게 나타날 수 있을 것임은 물론 지금 추진 중인 지방의 혁신도시 건설 추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적으로 수도권 과밀 억제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도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정부와 여당은 친이 친박을 떠나, 죽기 살기식 수정안 강행 내지는 원안 고수의 이분법적 태도를 벗어나 국민적, 국가적 차원에서 보다 유연한 자세로 원안 플러스 수정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안으로 내 놓아 중론을 모아 의사 결정을 해 나갈 것을 정식으로 거듭 제안코자 한다. /김태웅 前 경기도의원

겨울 스트레스 현명한 대처를

추운 날씨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키므로 뇌경색을 예방하려면 추운 날씨에 외출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사실 어떻게 보면 인간이 21세기를 살아간다는 것은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몸은 오늘날처럼 빠르게 변하고 정보가 넘쳐나며 스트레스뿐인 이런 환경에 대비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생활의 많은 압박감은 조절력을 잃게 함으로써 신체에 어떤 문제를 일으킨다. 이것은 내분비계의 스트레스 반응을 일깨운다. 따라서 장기간의 높은 스트레스에 대응해 우리의 몸을 지켜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평소 예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추운 날씨에 외출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추운 날씨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킨다. 따라서 추운 날씨에 모자나 목도리 등 뇌혈관을 보호하는 조치 없이 외출을 할 경우 말초혈관 수축에 의한 이차적인 혈압상승으로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 야외에서의 아침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혈압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뇌졸중의 가장 위험한 요인이 바로 고혈압이다. 뇌졸중의 발병률을 보면 고혈압이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무려 3~4배나 높다. 금연하는 것도 절실하다. 흡연은 혈관을 손상시켜 뇌출혈과 뇌경색 모두를 초래하는 뇌혈관질환의 적이다. 담배를 끊는 동시에 뇌졸중 발생 비율이 감소한다. 1년 금연하면 비흡연자에 비해 50%, 5년 금연하면 비흡연자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금주도 해야 한다. 주종과 상관없이 매일 7잔 이상을 마시면 뇌졸중 위험이 3배나 높아진다. 또한 정상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비만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2~3배 정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고지혈증으로 인한 뇌동맥경화는 뇌출혈과 뇌경색의 주요한 원인이므로 고콜레스테롤을 함유한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매일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뇌졸중 발생률이 2.7배가량 낮아진다. 운동은 1주일에 3회 이상 매일 30분,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지나친 운동이나 겨울철 야외 운동 등은 오히려 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신체조건과 처한 환경에 따라 적당한 운동을 선택해야 한다.포도주를 예로부터 서양에서는 의약품으로 사용해 왔는데 주로 살균제로 내복 또는 외용하여 왔다. 현대의 전문가들에 의하면 포도주는 심장병과 싸우는 유익한 고밀도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술, 특히 포도주의 경우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술을 원래부터 마시지 않던 사람이 일부러 마실 필요는 없다. 그리고 적당량의 음주는 약이 될 수 있을지라도 지나친 음주는 독이 된다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현미와 참깨도 이로운 음식으로 꼽는다. 현미식은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성인병에 걸린 사람의 회복기의 주식으로 회복을 빠르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참깨 가운데 약효가 높은 것은 검은깨다. 참깨의 주성분 중 하나인 리놀레산은 콜레스테롤의 배출을 촉진시키는 작용이 있다. 또한 뇌 예방에 이로운 음식으로 꿀과 밀기울을 빼놓을 수 없다. 꿀에는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피부를 아름답게 할 뿐만 아니라 고혈압, 심장병에도 효과가 좋다. 밀기울은 변비를 치료하는 힘이 좋다. 변의 부피를 늘리고, 부드러우면서도 무거운 변으로 만들어 변비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 중풍의 치료 또는 회복기의 조리에 있어서 변비의 관리는 재발방지의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배남은 운동생리학 박사

韓-인도 FTA 발효

금년 1월1일 한-인도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됨으로써 우리나라는 거대신흥시장(BRICs)과의 FTA 시대를 열게 되었다. 인도와의 FTA 협상은 2006년 3월 개시되어 2년 후인 2009년 2월 9일 협정문에 가서명하였다. 당초 2009년 하반기 협정 발효가 예상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6월 초 인도 정권 교체로 인도의 협정 승인이 늦어졌고, 우리 국회도 11월 비준함에 따라 2010년에 이행하게 되었다.11억 인구(세계 2위), GDP 1조2천90억달러(세계12위, 구매력기준 세계 4위)를 보유한 인도는 지난 몇 년 동안 연평균 8%대의 급속한 성장을 기록하였다. 특히 중산층 소비자들이 거대 잠재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고, 인도의 고도성장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양국 간 교역 및 투자가 FTA 체결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2008년과 2009년도 성장률이 각각 6.7%와 7%에 이르는 등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인도경제는 충격을 거의 받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2009년 인도경제는 IT서비스 등 수출 첨단산업이 회복되고, 인프라투자 및 재정확대, 외국인투자 유입 증가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오히려 올라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인도경제의 잠재력은 이미 2003년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나타난 바 있는데, 영국, 이태리, 프랑스 등 주요 경제강국을 인도가 10년 내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었고, 2020년경에는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향후 30년 후에는 중국 다음의 경제규모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인도경제는 전형적인 내수중심 시장이다. 2008/09 회계연도 기준 GDP 대비 수출의 비중은 15.8%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내수로 충당되는 구조이다. 또한 인도는 높은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설치하여 외국의 수입품 유입을 억제하고 있다. 인도는 11억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규모와 최근의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어 소비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중산층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인도는 전력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처하고, 송배전망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발전설비 및 송전설비에 많은 정부공사를 발주하고 있다. 또한 도로, 항공, 철도 등에 대한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건설시장의 경우 약 1천억달러의 시장이 조성되어 있고, 7~10%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이러한 시장특성으로 볼 때, 인도와의 FTA 체결은 우리 기업들의 현지시장 진출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가 미국, EU 등과 체결한 협정에 비해 인도와의 FTA가 다소 부실한 측면은 있지만, 일본, 중국에 앞서 우리나라가 인도와 FTA를 먼저 체결하여 선점효과를 확보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높은 경제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 개혁과 개방을 추구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인도는 국제무역과 고립된 경제정책을 장기간 유지해 온 탓에 FTA 체결에는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아 당분간 의미있는 협정을 체결하기 어렵다.이명박 대통령이 이달 말에 인도를 공식방문할 예정이다. 한-인도 FTA 이행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관계를 강화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으로 보인다. 이번 한-인도 FTA 이행 및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인도시장 진출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FTA 협정 내용을 최대한 활용하여 전기전자, 자동차, 철강 등 제조업은 물론이고, 인도의 사회인프라 구축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협력체제가 필요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정석물류통상연구원장

의료분쟁의 합리적 해결법

의사의 치료 중에 생명, 신체 및 재산상의 피해를 본 환자의 고통과 억울함은 그 무엇으로도 보상 받기 힘들 것이다. 환자의 마음도 이해하지만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의 마음도 한편 이해를 구하고 싶다.의학은 한 점 실수 없는 신의 영역이 아니다. 현대의학이 모든 환자의 질환을 다 알 수도 없고, 치료 할 수도 없다. 또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하지만 의학적 지식의 한계를 느낄 때도 많다. 치료나 진단 과정이 매번 책이나 치료 지침의 정해진 수순을 보이는 경우는 많지 않고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다양한 경과를 보여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쉬운 진단명 중에 하나인 충수염만 하더라도 증상의 변화가 다양해 의사들 사이에 천개의 얼굴을 가졌다고 이야기 되곤 한다. 잘해야 본전이고 잘 못하면 쉽게 돌팔이 소리를 듣게 하는 병인 것이다.치료비로 수만 원을 받은 환자라도 수억 원의 과실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즉 수만 배 배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과장된 것이 아니고 실제 산부인과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이런 위험을 회피하면 그만이지만, 의사가 이런 생각을 한다면 치료에 소극적이고, 예후가 나쁠 가능성이 있는 환자는 진료를 하지 않을 것이다. 즉 예후가 나쁘게 예상될수록 치료비용과 치료 시간이 증가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의료 보험이라는 틀 속에 진료가 이루어지고, 비용도 정해져 있다. 의사가 유연성을 갖고 진료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위험 비용을 환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의료분쟁은 의학의 한계성과 비용 효율을 추구하는 건강보험의 양 틀에 갇혀 항상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실제 많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당사자 간의 합의나 물리력으로 분쟁을 해결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후의 해결책인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의사의 입장에서도 만족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법원의 결정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법률적 판단이 의학적 과실을 평가 하는 것이 항상 정확한 결과를 낼 것이라는 것은 우리의 과도한 기대일 뿐이다.의술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의사의 이기적 욕망을 채워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합리적으로 환자와 의사 사이에 이해와 재화를 나누는 것이다. 일반적인 상술의 잣대를 가지고 분쟁을 조정하려 한다면, 정말 의학이 상술만 남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지난 해 12월 29일 의료사고 피해 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를 통과했다. 빠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1988년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을 건의한 이래 20년 만에 의료분쟁의 조정제도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법적 소송 전에 조정위원회를 통해 환자와 의사간에 분쟁 해결의 기회를 제공하고, 또한 의료사고감정단의 사실 조사를 받을 수도 있게 된다.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의료 사고에 대해서는 국가가 보상하게 된다. 배상공제조합을 통한 배상도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입증책임에 대한 문제로 시민단체의 반대도 있다고 한다. 오래 기다렸던 만큼 새로운 제도가 잘 시행되어 억울한 환자도 없고, 의사의 소신 진료를 꺾지도 않았으면 한다. /류센 경기도의사회 홍보이사

빈곤가정 아이들의 방학생활

신나는 방학이다. 아이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을 뿐 등교하듯 학원에 다니며 바쁘게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학교나 학원에서 실시하는 스키캠프에 참여하거나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은 예삿일이다. 올해 들어 신종플루 때문에 주춤하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방학을 이용해 어학연수나 해외를 나가는 경우는 이미 흔한 일이다. 아이들은 방학을 통해 자신의 특기를 개발하거나 부족했던 학습을 메우는 시간으로 활용한다.그러나 빈곤가정 아이들의 방학 생활은 어떨까? 일반 가정 아이들처럼 학원을 다니고 자기 개발에 힘쓸까? 그럴 여유도 겨를도 없다. 대부분의 빈곤가정 아이들은 환경에 짓눌려 생활하거나 무료하게 시간을 때우고 있다.유리네의 일상을 예로 들어보자. 초등학교 4학년인 유리는 1학년인 호동과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랑 생활하고 있는 조손가정의 소녀가장이다. 할머니는 75세로 관절염과 중풍으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 식사를 하는 것조차 노동이다. 유리는 아침 7시쯤 일어나 밥을 해서 할머니랑 동생을 챙겨주고 집 청소를 끝내면 10시다. 후원자의 도움으로 유일하게 다니는 영어학원에 갔다가 12시가 넘어 돌아와 점심을 준비한다. 늦은 점심을 먹고 오후 3시쯤 할머니를 모시고 보건소에 간다. 관절염으로 일주일에 세 번은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먹어야 관절염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 걸음이 불편한 할머니를 부축한다는 것이 유리에겐 무척이나 힘겨운 일이다. 5시경 돌아와 방학숙제를 한다. 개구쟁이인 동생은 그새 어디에 갔는지 집에 없다. 친구들은 다 학원에 다녀 놀 친구도 없을 텐데 어둡고 좁은 지하방에 있는 것이 답답했던지 추운 날인데도 매일 놀이터에서 놀다가 해가 질 무렵 들어온다. 먼지투성이가 된 동생을 씻기고 6시경부터 동생이랑 동네 시장에서 반찬을 사와 바로 저녁을 준비한다. 오래돼 말썽을 부리는 가스레인지와 몇 번 씨름을 하다 겨우 불을 붙이고 능숙한 솜씨로 저녁밥과 국을 끓인다. 반찬이라고는 김치와 나물 그리고 멸치가 전부다. 매번 먹는 반찬이라 좋고 나쁨도 없이 배가 고프니 먹는다. 설거지를 마치고 동생 숙제를 봐준다. 9시 반경 잠자리를 준비하고 10시쯤 잔다. 이것이 유리의 하루 일상이다. 이러한 일상은 방학이 끝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주부들의 가사노동은 얼마나 될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30대 중반 여성을 기준으로 하루 14시간 정도로 보고 있다. 음식준비와 정리 3시간 30분, 세탁과 다림질 1시간, 청소와 정리 40분, 시장 보기 등 가정 관리 1시간, 은행과 관공서 일보기 등 가정 경영 30분, 미취학 자녀 돌보기 5시간, 초등학생 자녀 보살피기 2시간, 배우자 보살피기 20분이다. 빈곤가정 아이들의 가사노동은 주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18년 동안 1천500번이 넘는 어려운 아이들의 가정을 방문해 본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그들의 고충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아이들이 감당하기에는 참 버거운 노동이다.유리는 자신의 이런 삶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을지도 모른다. 어린 나이에 엄마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보다 친구들이 알게 되는 것이 더 싫다. 넌 왜 엄마가 없니라고 친구들이 물으면 말도 않고 집으로 달려간다. 어려서부터 듣기 싫을 만큼 들어온 소리지만 유리는 엄마라는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글썽인다. 게다가 할머니가 언제 돌아가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다. 때론 힘에 부쳐 포기하고 싶기도 하지만 할머니는 자신을 지켜봐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다.또래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동안 유리는 저녁 반찬거리를 고민하고 있다. 빈곤가정 아이들은 가사노동에 눌려 희망을 잃고 있다. /권혁철 어린이재단 후원자 서비스 본부장

신체활동의 중요성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젊은 사람들에게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큰 도움을 준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뼈가 튼튼해지고 근육과 관절이 튼튼해진다. 체중도 적당하게 조절되고 심장과 폐의 기능도 향상된다. 불안하다거나 우울한 감정들도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스트레스라는 말은 캐나다의 내분비학자 H.셀리에가 처음으로 명명하였다. 인체에 해로운 인자나 자극을 스트레서(stressor)라 하고, 이때의 긴장상태를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는 스트레서를 가했을 때 스트레스가 일어나는 단계를 3단계로 나누고 이 증후군을 일반적응증후군이라고 하였다. 1단계는 경고반응기로 생체가 스트레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을 나타내는 시기로 148시간 안에 반응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체온 및 혈압 저하, 저혈당 혈액농축 등의 쇼크가 나타나고 다음에는 그것에 대한 저항이 나타난다. 2단계는 저항기로 경고반응기를 지나고도 계속 스트레서에 노출되면 저항기로 이행된다. 스트레서에 대한 저항이 가장 강한 시기이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스트레서에 대해서는 저항력이 약화된다. 3단계는 피폐기로 스트레서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생체에 여러 증상이 나타나며 결국 죽게 된다이런 스트레스를 손쉽게 풀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신체활동이다. 적당한 신체활동과 스포츠는 담배나 술을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 운동은 적절한 음식 섭취와 적당한 휴식, 안전을 고려해 활동을 강화시켜 준다.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몇몇 연구에 따르면 신체활동을 좀더 많이 하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흡연율이 낮다고 한다. 또한 신체활동도가 좀더 높은 아이들이 학업 수행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팀을 만들어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어린아이들에게 사회성을 증진시키고 관계 형성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많이 움직이면 그만큼 두뇌활동도 왕성해지고 몸의 모든 신진대사들이 원활히 움직여주기 때문에 몸 안의 독소가 없어지면서 순환이 잘 된다. 예를 들면 척추는 체중을 지지하는 축으로서 위로는 두개골이 아래로는 골반이 연결되어 있어 그사이에는 젤과 같은 물질로 속이 채워진 섬유성 디스크가 끼워져 있다.척수는 척추 중앙을 통과하며 뇌에서부터 허리까지 뻗어있는 형태다. 그래서 신체의 구성은 따로 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척추가 고장이 났을 시 몸의 여러 기능이 뒤따라 합병증이 올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때문에 이 모든 것들이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신체활동을 통해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반드시 치료로 인해 나아질 수 있다. 젊은 사람들에 있어서 신체활동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볼 때 특히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서 낮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젊은이 중 3분의1 미만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도의 충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추정된다. 이처럼 신체활동이 감소되는 것은 현대인의 삶의 형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례로 소수의 아이들만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는 반면에 다른 많은 수의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보내기 때문에 운동량은 점차 줄어들고 아이들은 점점 폭력적이고 신경질적이며 이기적으로 변해간다.이렇듯 스트레스는 어느 한 시기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나타난다. 특히 중년기에는 심장병, 위궤양, 고혈압, 당뇨병등 성인병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노년기에는 신경증, 심신증 등을 초래해서 우울하게 만든다. 그러나 어느 누구든지 스트레스를 피해서 살 순 없으므로 어느 정도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배남은 스포츠심리학 박사

선진국클럽 가입 후의 과제

지난 11월 25일 우리나라는 선진국 공여국 클럽(OECD DAC)의 2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게 되었다. 그동안 많은 국가들이 해외원조를 받아왔지만, 원조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보다는 오히려 원조의 저주로 불리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DAC 가입은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전한 세계 역사상 첫 사례로 평가된다.우리나라는 외국의 원조로 경제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산업국가로 발전한 대표적인 사례이지만, 해외원조 확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외국의 어려운 사람을 돕자는 주장은 정부나 국회에서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다행히 반기문 전외교통상부 장관이 UN사무총장으로 선정되면서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여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우리나라의 ODA는 1987년 개도국에 대한 양허성 차관을 제공하기 위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조성에서 시작되었고,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설립하여 무상자금협력과 기술협력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DAC회원국의 2007년 ODA 공여실적은 GNI 대비 평균 0.28% 수준이었지만, 우리나라의 지원액은 0.07% 수준에 불과했다. 참고로 2002년 UN은 개발 재원에 관한 몬터레이 컨센서스를 통해 2015년까지 GNI의 0.7%를 ODA로 2015년까지 공여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고, 올해의 달성목표는 0.5%이다. 지난주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내년도 정책방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DAC 가입을 계기로 ODA 규모를 확대하고, 제도 선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한 ODA 확대 계획과 연계하여 EDCF 지원 규모를 확충하기로 했는데, GNI대비 ODA 비율을 올해 0.11%에서 내년에는 0.13%로 늘리고, 2015년까지 0.25%로 2배이상 증가시키기로 했다. 올해 3천500억원 규모인 EDCF 사업규모는 내년도에 4천7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이를 계기로 원조 대상국 선택에 있어 원조효과를 기초로 중점지원국을 선정하고, 유무상 통합 맞춤형 국별 지원전략을 수립하고, 통합 평가시스템 구축으로 유무상 원조간 연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유상원조와 무상원조의 실시체계의 분리로 인해 중장기원조전략의 수립, 원조재원의 지역적분야별 배분, 사업발굴 등에 있어서의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2006년 국무총리 산하에 신설된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조정역할을 수행하고는 있으나 실효성 여부에서는 의문의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상회의를 포함한 고위급 해외 순방시 결정되곤 하는 원조방식으로 인해 유무상원조 국가의 중복에 의해 얼마 안되는 자원마저 중복배분되고, 원조의 실효성이 낮다는 문제가 많았다. ODA는 단순한 해외원조가 아니라 경제적 실리확보 및 국제적 위상 제고의 수단이라는 측면을 고려한 ODA 규모의 지속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단일 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부처별로 역할 및 예산내역을 투명하게 하고, 사업의 충돌이나 중복 등 비효율성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예산을 관리하여야 할 것이다. 원조전략 및 계획수립, 사업발굴 및 타당성조사 등 선행조치와 사후평가 및 평가결과의 활용에 대한 사후조치가 개선되어야 한다. 수원국의 문제파악 및 해결방안 도출능력 향상, 지원프로그램의 기획 및 효율적 집행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또한 원조 프로젝트 참여자의 전문성과 능력도 향상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정석물류통상연구원장

건강검진 받고 힘찬 새해를

서민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서울의 유명 병원에서는 몇 백만원 짜리 검진이 행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비용에 따른 효과를 생각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하는 건강검진과 암검진보다 나을 게 없는 검사를 큰돈을 들여서 하는 것일 뿐이다. 검진이란 흔하게 발생하는 중요 질환에 대한 선별 검사를 할 수 있으면 된다. 발병률이 아주 낮은 병까지 걱정하면서 살 필요는 없는 것이다. 또 이런 질환들은 조기 발견을 해도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국가 건강 검진을 통해 우리가 확인 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이 있을까?두통이나 흉통을 느꼈다면 중풍이나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고지혈증은 증상이 없어 혈액 검사로만 확인이 가능한데 성인병 검진에 고지혈증 관련 3가지 검사가 완벽하게 포함되어 있다. 당뇨병 초기와 상당히 진행된 고혈압에서도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건강검진만 한다면 조기 발견이 가능 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은 뇌경색과 심근경색의 중요 원인으로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어지럼증이 있었다면 빈혈을 확인하고 싶을 것이다. 심한 여성빈혈 환자에서는 자궁근종이 흔하게 있는데 빈혈이 확인된다면 자궁 초음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에 음주가 잦은 경우에는 간이 염려될 것이다. 간 기능 이상이 있다면 적정 음주를 초과한 상태이니 금주를 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울증은 자살을 유발할 수 있는 정신과 질환 중에 응급치료를 요하는 경우이다. 문진표를 성실히 작성했다면 우울증에 관한 경고와 치료 권유를 받을 수 있다. 과체중이 걱정되었다면 체질량이 25를 초과했는지, 허리둘레가 권장치를 벗어났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비만이라면 운동과 식이요법 등이 필요하다.소화불량이나 속쓰림이 있었다면 위 내시경이 필요하다. 40세부터는 위암검사가 가능하다. 조기 위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내시경 중 우연히 발견된다. 진행된 위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아직 치료 가능성은 높다. 50대부터는 대장암 검사가 추가된다. 서구화되는 식생활은 대장암을 증가시키고 있다. 대변검사에서 잠혈이 확인되면 대장 내시경을 하게 된다. 대장 내시경에 이상이 없다면 5년간은 안심해도 된다. 작은 용종은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내시경을 하면서 제거할 수도 있다. 조기에 용종을 제거했다면 그만큼 대장암의 가능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대장암은 수술에 의한 치료 경과가 좋은 암이다. 검진이 아니었다면 병을 키웠을 수도 있다.여성들에게는 자궁암과 유방암 검진이 추가된다. 최근에는 자궁암 백신이 있어 예방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에게는 두려운 질병이다.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므로 빠져서는 안 되는 검사다.만성 간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는 간암 검진이 일부에서 가능하다. 6개월 이내의 정기 검사가 필요한 만성 간질환 환자에게는 꼭 필요한 검사이다.65세 이상 노인에게는 치매문진이 포함되고 65세 여성노인에게는 골다공증 검사가 추가된다. 건강 검진은 매년 진화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줄을 세워 하던 형식적인 검사가 아니다. 한국인에 흔하면서도, 조기 발견의 효과가 좋고, 연령에 따라 필요한 검사로 구성되어 있다. 2010년부터는 동네 의원에서도 검진을 받을 수 있게 검진기관 지정 요건이 완화된다. 평소에 진료를 받던 의원에서 모든 국민이 쉽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한 해를 마무리 하는 달이 되었다. 백만불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검진을 받고 새해를 힘차게 맞이하자. /류 센 경기도의사회 홍보이사

행복한 베팅

결혼 축가를 포함해서 50만원! 지난 11월20일 이홍렬 씨가 진행하는 락(樂)락(樂)페스티벌 공연에서 무대 제일 끝에 앉아 있던 젊은 여성의 외침이었다. 이 외침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두 의아해하면서 갑자기 장내가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결손가정 아이들 겨울나기를 위해 진행된 락락페스티벌은 어린이재단과 함께 한지 올해로 5회 째를 맞는다.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기부문화 콘서트로 개그맨 이홍렬이 페스티벌 진행을 맡고 가수들에게 애장품을 지원받아 경매로 후원금을 모금하는 방식이다. 첫번째 경매품으로 가수 박상민이 직접 만든 목걸이가 나왔다. 3만원에 시작된 경매가는 금세 20만원까지 오른 후 잠시 조용한 분위기가 만들어 졌다. 이런 고요를 깨고 분위기를 반전시킨 젊은 여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목걸이 경매가로 후원금을 50만원 낼테니 본인의 결혼식에 박상민이 직접 와서 축가를 불러달라는 것이었다. 장내에서는 그 여성을 지지하는 함성과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순간 어떻게 그런 기발한 생각을 했을까? 우리 모두 그녀의 센스에 지지해 주었고, 박상민 또한 좋은 일에 기부도 하고 새 출발을 하는 젊은 부부에게 노래로써 격려해주니 뿌듯함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50만원으로 스타가 직접 만든 목걸이도 얻고 덤으로 가수로부터 결혼식 축가를 따낸 그 여성에게 행복을 베팅했다고 부르고 싶다. 드라마였다면 연출이 가능했겠지만 이것은 현실이었다. 행복을 베팅한 여성은 매우 만족하고 감사하는 표정이었다. 일반인이 가수를 불러 축가를 들을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그 여성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겠지만 필자는 기부와 나눔이라는 관점에서 행복한 베팅을 말하고 싶다.결혼식 날 박 씨가 축가를 부르면 아마도 결혼식장에는 감동과 행복으로 물들어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할 것이다. 이 여성의 행복 베팅 사연은 자연스럽게 알려지고 모두들 그녀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줄 것이다. 더불어 기부와 나눔=행복이라는 공식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젊은 신부의 선택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날의 멋진 외침은 엄마가 되어 자녀들에게 전해 질 것으로 본다. 엄마의 영웅담이 아이들에게 자랑으로 이어지고, 엄마의 행복한 베팅이 기부와 나눔의 소중함을 실천하고 전하는 가족으로 탄생할 것이다. 이 상황을 지켜 본 필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나눔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고 있다. 나눔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날 가수 강수지의 찻잔을 구입한 김명배씨는 후원도 용기가 있어야 된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나눔으로 행복해질 수 있음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권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필자는 행복해지려 기부합니다라는 저서에서 어려운 일을 돕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도움을 주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을 나눔에 동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보람된 일이다라고 언급한바 있다. 이제 기부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그 날 경매는 아름다운 신부의 센스 덕분에 매우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가수 테이의 바지와 목 베개 두 쌍이 96만원, 강수지의 찻잔이 50만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도자기가 500만원, 이외수의 그림이 1천만원에 경매됐다. 경매에 참여하신 많은 분들의 가치 있는 행동으로 결손가정 아이들이 겨울을 더 따뜻하게 보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준 그녀의 외침이 참 기분 좋게 한다./권혁철 어린이재단 후원자 서비스 본부장

생활습관병 예방하기

생활습관은 고치기가 힘들어 우리는 일상생활에 불필요한 습관병을 다수 가지고 있다. 건강과 운동도 생활습관에서 바로 잡아야 하는 것들이 많다. 무조건 몸에 좋다고 무턱대고 음식섭취를 한다거나 무조건 땀을 빼야 좋은 운동이라고 여기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가끔 일상생활 패턴을 과감히 바꿔볼 필요가 있다.일례로 매일 가는 출퇴근 코스를 조금 바꿔 본다든지, 휴일에는 과감히 핸드폰을 끄고 나만의 시간을 즐긴다든지, 음식을 먹을 때는 급하게 먹지 말고 음미하는 습관을 갖고 좋은 음식을 먹는다든지 등 말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약간의 변화나 자극을 주고 운동할 때는 충분한 트레이닝 계획을 세워 바른 자세의 트레이닝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생활방식(lifestyle)이 병을 부르기도 한다. 건강치 못한 생활방식만으로도 질병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밝혀졌다. 놀랍게도 질병 발생의 요인분석에서 60%가 생활방식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은 우리의 생활습관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끔 만든다.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일을 하거나 움직이지 않고 보내는 생활방식은 현대의 선진화된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데, 이는 비만이나 심장질환과 같은 현대인의 질병 발생에 있어서 주요한 요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사회가 더 산업화되고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질병들을 생활습관병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성인병으로 알고 있는 제2형 당뇨병, 비만, 만성 간질환(간경변),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 심장질환,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 골다공증, 알레르기, 그리고 암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일부에서는 생활습관병을 풍요의 질병 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한 사회가 경제적으로 풍요해짐으로써 그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생활습관병이란 개념을 도입하게 된 이유도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만성 퇴행성 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예방할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하지만 무엇보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자신에게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일상생활의 틀에 젖지 않도록 꾸준한 몸과 마음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 중에 꾸준한 운동을 통해 자신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몸의 적당한 피로감과 심신의 안정과 하루의 에너지를 꾸준한 운동량으로 이어간다면 삶의 활력소 및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요즘 어린이들은 하루에 걷는 시간이 총 20분도 안된다 한다. 앉아서 공부만 하고 게임에 젖어 있는 학생들은 비만과 더 큰 정신적 빈곤에 시달릴수가 있다. 운동을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몰아서 몇 시간씩 무리하게 하는 것으로는 쉽게 싫증이 날수 있으니 서서히 낮은 단계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자신의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어떤 운동을 어느 만큼 어떻게 했는지 메모하는 습관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몰아서 운동을 하는 경우 식욕이 증가해 오히려 운동으로 소비된 열량보다도 더 많은 열량섭취가 이루어지기 쉽고 금방 탈수 현상이 일어 날 수도 있으며 몸의 피로젖산이 급격히 쌓여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1주일에 최소 3회는 운동을 하도록 한다. 운동은 평생 꾸준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건강유지에도 좋고 운동의 경우 최소 3~6개월 정도는 기간을 잡는 것이 적당하다. 초보자의 경우 적절한 운동의 강도는 최대 심박수의 60~85% 정도로 잡으면 크게 무리가 없다. 처음 시작할 때 숨이 찬다거나 식은땀이 난다거나 가슴이 뻐근하면 반드시 건강진단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작은데서부터 실천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배남은 스포츠심리학 박사

APEC 20년의 회고

지난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세계 경제위기 이후의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폐막했다. 미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이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APEC 정상회의이므로 국제적인 관심을 끌 수 있는 회의이었지만, 텍사스 총기난사 사건으로 관심이 분산되었고, 우리 국내에서는 부산 사격장에서의 일본인 단체관광객 사망으로 APEC 관련 뉴스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게 되었다.APEC은 1989년 11월 호주 캔버라에서 우리나라, 미국, 호주, 일본, 아세안 일부 국가 등 12개국 통상장관들이 참여하여 결성되었고, 이후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21개 회원국으로 확대되었다. APEC은 세계 인구의 1/3, 세계 국민총생산과 교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의 경제협력과 무역자유화 촉진을 논의하는 국제회의이다. 1994년 클린턴 대통령과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주도하여 선진국은 2010년, 개도국은 2020년까지 무역자유화를 실시한다는 보고르목표를 APEC 선언문에 포함시켰고, 이어 보고르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논의가 몇 년간 진행되면서 APEC의 국제적 위상은 급속히 높아지게 되었다.하지만, 1997년말 발생한 동아시아 금융위기 과정에서 APEC의 역할이 거의 없었고, 보고르목표에 대한 논의만 있었을 뿐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기에 말만 있고 행동은 없는(talk shop) 회의로 비춰지게 되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금년 싱가포르 APEC 정상회의도 화려한 말잔치 속에 폐막했다. APEC 정상들은 APEC 경제의 신성장 패러다임의 3대 축으로 균형 성장, 포용적 성장, 지속가능한 성장을 제시했다.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면서 회원국간 발전 격차를 줄이고, 중소기업, 일자리, 여성, 사회안전망 구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친화적 성장 추구를 촉구했다. 모두 바람직한 내용이지만, 사실상 매년 되풀이되는 내용이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올해에는 시장경제의 기본원칙을 중시하면서도 시장만능주의의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추가한 점이 특징이다. 모두 시의성이 높고 현재의 국제경제환경에 적절한 내용이지만, 어느 회원국도 구속력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지 않고 있기에 듣기 좋은 말을 부담없이 정상회의 선언문에 포함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올해 APEC 정상회의는 아태지역 무역자유화, 즉 APEC FTA 창설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2004년 칠레 산티아고 APEC 정상회의 이후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사안이다. 이런 엄청난 제안에 대해 어느 회원국도 반대하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로운 점이다. 이 역시 어차피 추진되지 않을 사안이므로 굳이 반대의견을 피력해서 말 잔치에서 흥을 깰 이유가 없다는 점이 주로 작용한 결과이다. 중일 FTA도 추진되기 어려운 상황에 APEC 21개국간 FTA 실현가능성이 있겠는가?APEC FTA는 잊혀져 가던 보고르목표를 대체하는 것으로 설정함으로써 APEC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제고시키는 효과를 일부 기대할 수 있겠으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이미 알려져 있어 활용시한도 향후 몇 년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수많은 부처와 인력이 APEC 회의에 매달리고 있고, 국내용 회의결과를 널리 유통시키고 있지만 인력과 노력에 비해 실익은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APEC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든지, 관련 비용을 줄여 투입비용대비 효율성을 높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정석물류통상연구원장

의학전문대학원은 좋은 선택인가?

의학교육은 현재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학하는 의과대학은 기존의 전통적인 방법이고, 일반 대학 졸업 후 4년간의 의학 전문 대학원 과정은 정부에서 각 대학에 전환을 권유하는 방식이다. 물론 명칭과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다를 뿐 교육기간이나 내용은 동일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의과대학을 유지하거나 의학대학원에서 대학으로 전환을 원하는 대학과 이를 반대하는 정부 사이에 논란이 있다. 이는 냉정히 평가하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얼마 전 한 대학생을 상담한 적이 있다. 과학고를 나와 과기대 전자공학과를 다니는 학생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을 준비하려고 졸업을 한 학기 남기고 휴학 중이었다. 이유는 안정된 직장과 수입 때문이라고 했다.이공계의 우수한 교육을 받은 학생이 현실적 이유로 의학전문대학원을 선택하려는 것은 큰 충격이었다. 이공계 소외현상 때문에 의학전문대학원이 해결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학생들이 비슷하다고 한다.의과대학과 전문대학원을 병행하고 있는 서울의대 교수들의 설문에 의하면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해 61%가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 그 문제점으로 학업연령증가, 비싼 등록금과 의대와 동일한 교육내용, 안정적인 직업을 위한 진로, 졸업 후 진로 결정 중 경제적 욕구가 큼, 진취적 정신결여, 학업능력저하, 기초의학 전공자 감소, 경제적으로 유리한 임상과 지원 등을 지적하고 있다.정부가 내세우는 의학전문대학원의 목표는 다양한 전공을 가진 의사의 육성이다. 하지만 의전원의 현실은 전공만 다양할 뿐 의사가 된 후의 모습은 똑같은 것 같다. 한 사람에게 여러 전공을 가르치겠다는 발상은 그럴싸한 방법이긴 하지만 현실은 그러한 방법에 의문을 갖게 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한 사람의 천재가 필요한 시대는 이제 끝나고, 다양한 분야의 다수 종사자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또 20세기를 지나 21세기를 선도 하는 기업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고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의학에도 천재를 만드는 것보다는 다양한 전문가가 협력할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한국의 의료 수준은 이미 선진의료기술에 뒤지지 않고 그동안의 의과대학 교육 틀에서 충분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의학교육을 이야기할 때는 우리가 원하는 의사의 모습을 상상해 볼 필요가 있다. 몇 십년간 노숙자나 쪽방촌 환자를 무료로 진료하는 영등포의 요셉의원의 원장님도 있고, 수입이 많은 전공을 선택해 큰 병원을 이룬 의사도 있다. 우리는 실력과 수완뿐 아니라, 마음이 따뜻한 의사를 양성하기를 원한다. 교육은 이러한 생각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대다수의 의사에게는 공학이나 또 다른 생물학적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공감하며 환자의 아픔을 이해하려는 태도나 열정이 더 중요하다.정부의 정책을 보면 교수들도 배제하고 일부 전문가를 내세워 정책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의학전문대학원 문제도 직접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의 생각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교수들이 협력하여 실력도 있고, 환자도 사랑하는 의사를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교육은 없고 행정만 남으면 안 된다. 이것은 논쟁할 필요도 없고 국민들에게 묻지 않아도 되는 당연한 것이다./류 센 경기도의사회 홍보이사

특별한 우리 아이, 자녀 이름으로 후원하세요

엄마, 저금통 어디 있어? 초등학생인 딸이 아침부터 성화다. 오늘은 지난 주 학교에서 나눠준 저금통에 동전을 채워 가야하는 날인데 저금통을 어디에 두었는지도 모른다. 가방을 어깨에 둘러맨 체 발을 동동 구르는 딸의 모습은 숙제를 다 하지 못한 불안감으로 가득했다. 부산을 떨며 방 한 쪽 구석에 방치되어 있는 저금통을 찾았지만 텅 비었다. 급한 마음에 엄마는 좋은 일에 사용된다는 생각과 자녀의 기를 살려준다는 마음으로 만 원짜리 한 장을 저금통에 구겨 넣어 딸의 가방에 넣어준다. 딸은 엄마의 신속한 행동으로 숙제를 무리 없이 마무리했기에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아이들에게 나눔이란 어떤 의미일까? 일 년에 한 두 차례 동전을 모아오는 행위가 나눔일까? 나눔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그것이 나눔이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더 부담스럽다. 그래서 나눔에도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일 년에 한두 번 주머니 속의 동전을 기부한 것으로 나눔의 역할을 다했다고 인식한다면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아이들에게 나눔은 그 결과보다도 나눔의 참 의미와 실천 방법을 알려주는 것에 포인트를 두어야 한다. 나눔은 많이 가졌으니 베푸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눔은 이미 소유했기 때문에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가진 것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이유와 가치로 사회와 나누고 있느냐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한다.내 아이는 특별하다는 광고 카피처럼 자녀교육에 극성인 부모들이 많다. 자녀가 사회의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꼭 필요한 선택이 나눔이다. 리더의 덕목은 함께하고 배려함에서 시작된다. 자녀이름으로 후원하면 교육적인 효과가 매우 크다. 자신의 힘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참교육이다. 후원을 시작한 후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자녀 이름으로 된 후원증서를 아이에게 주는 전달식을 가져보라. 학교에서 상장을 전달하듯이 아버지가 자녀에게 전달하고 엄마와 형제는 박수를 치게 하는 것이다. 아이는 그 순간을 세상의 어떤 상장과도 비교될 수 없는 가치 있는 모습으로 기억할 것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들은 먼저 남을 배려할 줄 안다. 배려하는 마음은 감사함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감사한 마음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존중을 받게 되어 나라의 큰 인물이 되는 밑거름이 된다. 아이들의 학습능력은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하므로, 나눔 실천은 부모가 바라는 것 이상의 교육적인 효과를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 나눔의 가장 큰 의미는 참여자체 보다도 지속하는데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매월 자신의 용돈 일부를 모아 고등학교까지 결식아동을 후원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일 년에 한두 번 모금활동에 참여한 친구들이나, 자원봉사 수십 시간 한 것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눔이란 얼마나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느냐에 그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어떤 보상을 바라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자녀이름으로 후원하면 부모가 소득공제혜택을 100%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가 회사를 통해 매월 기부하는 것으로 사회적인 역할을 다했다는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다. 나눔이 아이들에게 깨달음이 되어 우리사회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고 싶다. 나눔을 선택한 아이들은 특별해진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눔의 진미다. 요즘은 출산의 기쁨을 후원으로 시작하는 선견지명을 가진 부모들이 많다.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나눔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반길 일이다. 자녀이름으로 후원하는 것은 빠를수록 좋다. 엄마의 위대한 선택을 기대한다. /권혁철 어린이재단 후원자 서비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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