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을 앞두고 올해도 어김없이 해충 주의보가 내려졌다. 따뜻했던 지난겨울과 봄철 기온상승 등의 영향으로 해충의 월동알 수와 발생면적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18일 찾은 화성시 봉담읍 상기리의 한 블루베리 농장. 약 1천650㎡ 규모의 농장에는 블루베리 나무 600여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이곳의 블루베리 나무에는 가지마다 벌레 유충이 흉물스럽게 붙어 있었다. 바로 지난해에도 출몰해 농민들에게 큰 피해를 끼친 매미나방 유충이었다. 인근 330㎡ 규모의 산수유 농장에서는 수십 그루의 산수유나무 사이로 하얀 솜털모양을 띤 알집이 눈에 띄었다. 외래 해충인 갈색날개매미충의 알로 지난 주말 내린 비 때문에 일부 알집이 자연 제거됐지만 살아남은 알집은 곧 부화할 것처럼 팽창해 있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경기 남부지역인 안성과 평택, 화성과 북부지역인 포천, 파주, 가평의 외래해충 월동알 현황을 조사한 결과, 생존율이 무려 86.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생존율이 7~8% 감소했지만 월동알 수와 발생면적은 53% 증가했다. 이처럼 외래해충의 월동알 수와 발생면적이 증가한 이유는 동절기 따뜻한 기온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경기도 평균기온은 -2.7도로 월동해충 동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해충은 봄철 기온상승으로 부화 및 발생시기가 3~7일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철저한 예찰과 방제가 필요하다는 게 도농기원의 설명이다. 올해 주의해야 할 해충으로는 갈색날개매미충과 매미나방, 미국선녀벌레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사과, 배, 복숭아, 산수유, 블루베리, 복분자 등으로 기주식물이 확대되고 있는 갈색날개매미충은 전년보다 발생면적이 69% 이상 증가했다. 특히 발생지역에서 생산된 어린 묘목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묘목 구매 시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도내 2천㏊에 걸쳐 피해를 끼친 미국선녀벌레는 경기 남부지역에서 5월 중순부터 부화하기 시작하며, 방제 적기는 70% 이상 부화한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이다. 또 나비목 독나방과에 속하는 매미나방은 유충은 보통 3월 하순에 부화해 사과, 배나무 등 각종 과수류와 상수리나무, 느릅나무, 자작나무 등 100여종에 달하는 식물의 잎을 먹어치워 농가의 경제적 피해와 외관상 혐오감, 피부질환 등을 유발해 주기적인 예찰과 방제가 필요하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올해 봄철 기상과 해충 특성을 고려했을 때 부화시기가 5월 중순으로 빨라진 만큼 방제시기도 앞당겨야 한다라며 외래 매미충 월동알은 모두 부화하는데 약 20일이 걸리기 때문에 90% 이상 부화하는 5월 하순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에 방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완식기자
환경·질병
홍완식 기자
2021-05-18 1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