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갈색날개매미충ㆍ매미나방…어김없이 찾아온 ‘해충 주의보’

道농기원, 경기남·북부 외래해충 월동알 현황 조사
생존율 무려 86.4% 달해… 발생면적도 53% 증가
“따뜻한 겨울·봄 기온상승 탓, 5월 하순 방제 적기”

18일 오후 화성시 봉담읍 한 블루베리 농장에서 해충인 매미나방 유충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시범기자
18일 오후 화성시 봉담읍 한 블루베리 농장에서 해충인 매미나방 유충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시범기자

초여름을 앞두고 올해도 어김없이 ‘해충 주의보’가 내려졌다. 따뜻했던 지난겨울과 봄철 기온상승 등의 영향으로 해충의 월동알 수와 발생면적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18일 찾은 화성시 봉담읍 상기리의 한 블루베리 농장. 약 1천650㎡ 규모의 농장에는 블루베리 나무 600여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이곳의 블루베리 나무에는 가지마다 벌레 유충이 흉물스럽게 붙어 있었다. 바로 지난해에도 출몰해 농민들에게 큰 피해를 끼친 매미나방 유충이었다.

인근 330㎡ 규모의 산수유 농장에서는 수십 그루의 산수유나무 사이로 하얀 솜털모양을 띤 알집이 눈에 띄었다. 외래 해충인 갈색날개매미충의 알로 지난 주말 내린 비 때문에 일부 알집이 자연 제거됐지만 살아남은 알집은 곧 부화할 것처럼 팽창해 있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경기 남부지역인 안성과 평택, 화성과 북부지역인 포천, 파주, 가평의 외래해충 월동알 현황을 조사한 결과, 생존율이 무려 86.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생존율이 7~8% 감소했지만 월동알 수와 발생면적은 53% 증가했다.

18일 오후 화성시 봉담읍 한 블루베리 농장에서 해충인 매미나방 유충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시범기자
18일 오후 화성시 봉담읍 한 블루베리 농장에서 해충인 매미나방 유충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시범기자

이처럼 외래해충의 월동알 수와 발생면적이 증가한 이유는 동절기 따뜻한 기온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경기도 평균기온은 -2.7도로 월동해충 동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해충은 봄철 기온상승으로 부화 및 발생시기가 3~7일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철저한 예찰과 방제가 필요하다는 게 도농기원의 설명이다.

올해 주의해야 할 해충으로는 갈색날개매미충과 매미나방, 미국선녀벌레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사과, 배, 복숭아, 산수유, 블루베리, 복분자 등으로 기주식물이 확대되고 있는 갈색날개매미충은 전년보다 발생면적이 69% 이상 증가했다. 특히 발생지역에서 생산된 어린 묘목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묘목 구매 시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도내 2천㏊에 걸쳐 피해를 끼친 미국선녀벌레는 경기 남부지역에서 5월 중순부터 부화하기 시작하며, 방제 적기는 70% 이상 부화한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이다.

또 나비목 독나방과에 속하는 매미나방은 유충은 보통 3월 하순에 부화해 사과, 배나무 등 각종 과수류와 상수리나무, 느릅나무, 자작나무 등 100여종에 달하는 식물의 잎을 먹어치워 농가의 경제적 피해와 외관상 혐오감, 피부질환 등을 유발해 주기적인 예찰과 방제가 필요하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올해 봄철 기상과 해충 특성을 고려했을 때 부화시기가 5월 중순으로 빨라진 만큼 방제시기도 앞당겨야 한다”라며 “외래 매미충 월동알은 모두 부화하는데 약 20일이 걸리기 때문에 90% 이상 부화하는 5월 하순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에 방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8일 오후 화성시 봉담읍 한 블루베리 농장에서 해충인 매미나방 유충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시범기자
18일 오후 화성시 봉담읍 한 블루베리 농장에서 해충인 매미나방 유충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시범기자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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