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세척에 쓴 염소의 농도는 어떻게 체크하십니까?”
17일 오전 11시께 이천시 신둔면의 A 식용란유통센터. 식약처 산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심사관이 담당직원에게 달걀 세척 기계를 살펴보며 물었다. 심사관의 질문에 직원은 핀셋으로 pH측정 페이퍼를 꺼내 세척수를 묻혀 염소의 농도를 측정, 기준치 범위 내(10~80ppm)로 측정된 농도 측정값을 심사관에 보여줬다.
이날 해썹(HACCP) 인증 심사가 진행된 1천300여㎡ 규모의 유통센터에서는 43명의 직원들이 해썹 인증심사 적합 판정을 받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심사관은 달걀 입고부터 세척, 분류, 포장, 보관 및 배송까지 공정흐름도를 하나하나 체크하며 신중히 동선을 따라 이동했다. 시설 곳곳을 살피던 심사관은 뚜껑없는 쓰레기통이나 불빛이 약해진 포충기(해충을 잡는 기기)를 지적했다. 이들 모두가 해충을 유발해 식품 위생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적을 받은 A 식용란유통센터 측은 심사관의 지적 사항에 대해 사진을 기록하고, 즉각 보완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심사는 ▲작업장 관리 ▲처리시설 관리 ▲위생 관리 ▲화학약품 용수 관리 ▲보관ㆍ운반 관리 ▲검사관리 ▲회수 프로그램 관리 등 7가지 항목, 53가지 평가표에 따라 진행됐다. A 유통센터는 4시간30분가량 진행된 해썹 인증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식품안전의 날(14일) 전후 2주간(3~21일)을 식품안전주간으로 정한 가운데 도내 식품제조가공업소들이 식품안전 인증 획득을 위한 해썹 인증심사에 도전하고 있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5월 경기도에서 발생한 식중독 발생 건수는 41건(58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최다 수치로, 같은 기간 두번째로 발생 건수가 높은 경남 13건(312명)보다 3배가 넘는다.
김영상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날이 따뜻해진 5월 음식이 변질하기 쉬워서 식중독 발생률이 높다”며 “식품 안전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해썹은 식품의 원재료부터 유통까지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각 단계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위해요소를 방지하기 위한 사전 예방적 위생 안전관리체계 인증 시스템이다.
장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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