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고조선 시대에 발생해 삼국 시대부터 중국, 일본, 인도, 이란(페르시아), 아랍, 동로마제국 등의 의학과 교류하면서 연구, 전승, 발전했고 고대로부터 장기간의 임상(臨床)과 통찰을 통해 수많은 치료 경험과 체계적인 이론체계를 갖춘 학문이다. 임상 1, 2, 3상을 통해 많아야 5천명 내외, 10년 남짓의 기간 임상실험을 통과한 약물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확실한 처방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한약재나 한약 처방이 이미 의서에서 효과가 검증됐기 때문에 이를 통해 신약을 개발할 경우 성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제약사에서 한약 처방을 타블렛이나 정제 형태로 형태를 바꿔 출시하는 경우가 많고 신약 개발 후보물질도 한약재에서 추출하는 경우가 다수인 이유다. 실제 임상에서 수없이 많이 처방되는 한약을 기반한 양약을 예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이 무수히 많다. 항바이러스 독감치료제로 쓰이는 타미플루는 팔각회향에서 추출했으며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 추출물에서 얻은 살리실산으로 만든다. 유방암, 난소암, 폐암 등에 효능이 뛰어난 미국 BMS사가 만든 택솔(taxol)이라는 항암제는 주목나무의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인 파클리탁셀로 제조된다. 전문의약품 중에서도 급성기관지염에 쓰이는 브론패스정(숙지황·목단피·오미자·천문동·황금·행인·백부근), 위염에 처방하는 스티렌정(애엽), 골관절증, 류머티스관절염에 사용되는 조인스정(위령선·괄루근·하고초), 골관절증에 진통소염제로 사용되는 레일라정(당귀·모과·방풍·속단·오가피·우슬·위령선·육계·진교·천궁·천마·홍화), 신바로정(자오가·우슬·방풍·두충·구척·흑두), 기능성 소화불량에 사용하는 모티리톤정(현호색·견우자), 진해거담제로 상기도 감염이나 기관지염에 처방되는 시네츄라시럽(황련, 아이비엽), 어지럼, 이명, 말초동맥 순환장애, 기질성 뇌기능 장애에 사용하는 기넥신정(은행잎), 타나민정(은행잎) 등도 모두 한약 처방을 그대로 제형만 바꾸거나 성분을 추출해 만든 약이다. 약국에서 쉽게 구입해 복용하는 변비에 자주 사용되는 아기오과립(차전자) , 다이어트, 혈당 조절 등에 처방되는 살사라진(방풍통성산), 간 기능 개선에 쓰는 우루사(웅담) 등도 있다. 제약회사들이 신약 개발에 있어 생약 개발이나 천연물 유래 약물 개발 연구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이미 임상실험을 충분히 거쳐 검증된 처방들이 고전 의서에 기록돼 있으므로 성공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약은 현대 의학의 신약 개발 과정의 관점에서 그 무엇보다 안정적이며 효능이 검증된 가장 과학적인 약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의학
경기일보
2025-01-28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