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도내 예술인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창작과 발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난 28일부터 ‘2024년 경기예술지원’ 공고했다. 공모는 ▲기초예술 창작지원 ▲모든예술31(경기예술활동지원)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 총 3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기초예술 창작지원’은 경기도 내 시·군 지역 제한 없이 문학 분야, 시각예술 분야, 공연예술 분야 신작 창작을 위한 기초예술 장르별 지원사업으로 예술창작 준비단계부터 창작품 실연·제작 및 성과 발표까지 단계별로 차등 지원한다. ‘모든예술31(경기예술활동지원)’은 신작과 기존 작업에 구애 없이 경기도 31개 시·군 지역별로 창작 및 발표되는 모든 기초예술 활동 지원사업으로 2023년 기준 기초문화재단이 미설립된 9개 시·군(가평군 등)은 경기문화재단에서 직접 공모하고, 기초문화재단이 소재한 22개 시·군(수원시 등)은 경기문화재단의 예산 매칭을 통해 기초문화재단에서 자체 공모를 한다.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은 경기도 내 공공 공연장과 공연예술단체간 상호협력을 통한 우수작품 제작 및 발표 지원사업이다. 창작 역량강화와 안정적인 제작환경 조성, 지역민에 대한 우수공연 서비스 및 관객개발 프로그램의 초점을 맞춰 도민의 문화향유기회 확대와 수준 높은 공연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공연장과 단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3개 부문 모두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해 오는 5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으로 접수한다. 접수된 신청 사업계획은 전원 외부 전문가의 심의를 거쳐 3월 초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문의는 경기문화재단 예술진흥실로 하면 된다.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가고, 또 새해를 맞이할 시기가 왔다. 경기도내 곳곳에서는 연말연시를 맞아 다채로운 방식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스팟이 있다. 매서운 추위가 걱정된다면 실내에서 내면을 풍성하게 가꿀 수 있는 문화생활을 음미해도 좋다. 한 해 동안 켜켜이 쌓였던 감정들을 날려버리고 새로운 공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바깥에 나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들도 많다. 실내외를 막론하고 시간을 연말연시 의미를 되새기기 좋은 경기도내 핫플레이스를 알아봤다. ■ 내면을 풍요롭게 채우는 따스한 실내 문화생활 용인 호암미술관은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의 작품들을 자연을 매개로 엮은 소장품전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월21일까지 계속되는 ‘소장품 특별전 – 자연/스럽게’에선 김수자, 문경원, 올라퍼 엘리아슨, 로니 혼, 리크리트 티라바니자 등 총 5명의 작가가 조각, 사진, 영상, 설치 등 총 6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기후 위기의 시대에 자연을 관찰하고, 미래의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작가들의 시대인식과 예술적 의지를 확인하고 공유한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먼저 로니 혼 작가는 자연의 순환성에 주목하면서 아이슬란드 빙하를 닮은 유리 주물 작품 ‘열 개의 액체 사건’을 빚어냈다. 빛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 보이는 유리 구조물들. 전시장 바닥 곳곳에 푸른색을 띤 원통형 유리 조각들이 마치 지구온난화로 급격한 영향을 받는 얼음덩이를 연상시켜 환경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이어 김수자 작가의 우리 주변의 환경 요소를 인간의 관점에서 연결하는 퍼포먼스 비디오 작업 ‘지-수-화-풍’ 8편 중 4편도 만날 수 있다. 관람객은 과테말라 활화산, 그린란드 빙하의 장엄한 자태에서 생성됐다가 변하고 또 소멸에 이르는 자연의 순환을 인식하고, 그것이 곧 인간의 생애와 맞닿아 있다는 점을 발견한다. 아르헨티나 태생의 태국 작가 리크리트 티라바니자는 지구상에서 멸종된 동물 20종의 이름과 멸종된 연도, 그들의 이미지를 알루미늄판에 저부조로 새겨 전시장 바닥에 묘비처럼 배치한 연작 ‘무제2020(정물)’로 관람객과 만난다. 관람자가 작품에 종이를 대고 직접 탁본을 뜰 수 있는 참여형 구조를 통해 기술 발전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돌아보는 계기를 자아낸다. 이어 지난 11월24일 개막한 양평군립미술관의 ‘e.想세계_ 낯선 정원’展 역시 주목해도 좋다. 미술관 개관 12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의 생존을 위한 바람직한 생태학적 시각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이에 따라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생명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변화시킬지에 관한 고민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다. 강현아 등 총 28명의 작가들이 모든 생명체의 균형 잡힌 관계를 찾아가는 여정을 펼쳐낸다. 회화, 설치, 조각, 영상, 인터랙티브 등 풍성한 구성 속에서 작가들은 각자만의 방법과 관점으로 인간과 자연, 환경과 기술의 공생 가능성을 들여다본다. 전시는 이 같은 흐름에 따라 네 가지 테마 ‘자연의 시선’, ‘재구성된 풍경’, ‘이상의 숲’, ‘낯선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양평군립미술관 관계자는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비인간 존재들이 함께 구성되고 있는 현 시대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이해하는 동시에 무엇을 욕망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라고 말했다. 전시는 2월25일까지. ■ 바깥으로 나가 몸과 마음 매듭짓고, 새 기운 만끽 해마다 겨울이 되면 철새들이 날아든다. 이 중 김포, 고양, 파주, 강화 일대에 자리잡은 한강하구를 찾는다면 묵은 올해의 감정을 날아가는 겨울 철새들과 함께 날려보내고 마음을 정돈할 수 있다. 한강하구는 국내 유일의 대하천 하구로, 2006년 4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파주 탄현면 만우리에서 인천 강화군 말도 일대에 이르는 70km 물길로 이뤄진 중립수역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하구여서 생태계 다양성이 풍부하다는 특징이 있다.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일대는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가 겨울을 보내는 대표 지역이다. 뿐만 아니라 한강하구는 다양한 겨울 철새들의 중간기착지로 큰기러기, 개리, 흰꼬리수리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3만 마리 이상의 물새가 방문한다. 이어 고양 장항습지는 재두루미, 큰기러기가 겨울을 나는 곳이며 전국 최대의 버드나무 군락 등 생태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도심 속에 위치해 있어 매년 많은 이들이 찾기도 한다. 고양 덕양구 예술창작공간 ‘새들’ 인근 한강변에서는 흰죽지, 흰뺨검둥오리, 흰꼬리수리 등 철새들을 볼 수 있다. 또 도촌천과 대장천이 만나는 신평배수펌프장에서도 알락오리, 쇠오리, 황오리 등을 마주할 수 있다. 필리핀군 참전 기념비 맞은편에서는 백로류와 오리류 등 공릉천에 머무는 물새들이 보인다. 지친 심신을 달래는 온천욕을 즐기고 싶다면 화성 지역에 방문해보자. 장안면, 팔탄면 일대에 온천이 몰려 있으며 화려한 대규모 온천지구는 아니지만, 각자만의 개성을 간직한 채 방문객을 맞이해 명소로 알려져 있다. 먼저 화성식염온천은 식염온천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바다에서 끌어온 해양심층수가 아닌 육지에서 솟는 지하수를 사용한다. 각종 피부병, 신경통, 관절염, 위장병 등에 효과가 있으며 일반 해수에 있는 염분과 성분이 달라 목욕 후의 끈적거림이 없다. 또 화성월문온천지구는 1989년 온천이 발견돼 1993년 온천원 보호지구로 지정됐다. 예부터 인근지역의 등고산 암자에 있던 자연 용출샘에서 나오는 물이 피부병과 관절염에 특효가 있었다는 구전이 전해진다. 일대 지하는 남양 화강암 지층이 발달해 온천수 다량 저장이 가능한 대수층이 형성돼 있다. 특히 월문온천지구는 단지를 이루고 있어 온가족이 함께 오기 좋아 인기가 많다. 온천욕을 즐긴 뒤 화성 융릉과 건릉, 용주사, 궁평항 등을 방문해 시간을 보내는 동선을 짜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박환 전 수원대 사학과 교수가 지난 27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박 전 교수는 독립운동사연구자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유물 연구와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국 근현대사와 항일독립운동사연구의 권위자인 그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유물을 연구하는 등 역사 유물에 깃든 역사적 의미와 가치에 대해 자세히 분석해 왔다. 현재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성정청소년 열린음악회가 여러분에게 큰 추억이 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27일 오후 2시께 안산 단원구의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600여명의 전교생이 가득 찬 강당 안에서 클래식, 가곡, 대중음악 등의 다채로운 무대가 이어지자 곳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웅장하고 신나는 무대에서는 학생들이 다 함께 박수 치며 호응을 했고, 연주자의 안내에 따라 즉흥적으로 무대에 오른 한 학생이 지휘를 하는 등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모습이었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조민서 학생(16)은 “올해 마지막으로, 또 100번째 학교로 방문해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성악가가 한국 토속적인 음악을 들려주고, 금관 앙상블이 친근한 음악으로 격의 없이 다가와 매우 인상 깊었다. 음악과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데, 이번 음악회를 계기로 관심을 더욱 넓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성정문화재단이 ‘제23회 성정청소년 열린음악회’를 열어 100번째 학교에서의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성정문화재단이 23년째 이어가고 있는 성정청소년 열린음악회는 매년 11~12월 경기도내 초·중·고등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선사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다. 이는 재단의 대표적인 재능기부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파악한 재단이 지난 1994년부터 무료 순회공연을 열어 청소년의 문화적 소양을 기르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가 100번째 연주 학교로 선정돼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공연은 국내 최초 플루트, 색소폰, 클래식기타 앙상블인 트리오 라움이 쇼스타코비치의 ‘Jazz Suite No.2 Waltz’를 연주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인형 모음곡 중 ‘Overture Miniature’와 ‘Waltz of the Flowers’를 선보였다. 또 소프라노 장서영이 등장해 푸치니의 ‘Quando men vo’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잇따라 부르며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테너 임건묵은 ‘뱃노래’와 커티스의 ‘Non Ti scordar di me’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가 하면, 장서영과 임진묵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와 ‘축배의 노래(Brindisi)’로 듀엣 무대를 장식했다. 이어 금관5중주 그룹인 라온브라스 앙상블이 영화 ‘어벤져스’, ‘겨울왕국’, ‘캐리비안의 해적’의 삽입곡 등 청소년기 학생들이 쉽게 접했던 곡들을 연주해 피날레를 장식했다. 라온브라스 앙상블은 객석 뒤편에서 등장해 무대와 객석을 자유롭게 누비며 연주해 이목을 끌었다. 특히 학생의 지휘에 맞춰 연주를 하는 등 소통하는 무대로 호응을 이끌어냈다. 앞서 재단은 지난 7일부터 남양주의 평내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올해 4곳의 학교에서 음악회를 선보였다. 평내고등학교에선 플루티스트·색소포니스트 백준호의 ‘Earth for Flute & Piano’를 비롯해 소프라노 신혜리의 ‘학’, 베이스 노민형의 ‘신고산 타령’, 라온브라스 앙상블의 연주 등이 이어졌다. 지난 20일 안양서중학교에서는 플루티스트 백준호, 라온브라스 앙상블의 무대뿐 아니라 메조소프라노 이현승이 선보이는 오페라 ‘Carmen’의 ‘Habanera’와 소프라노 남지은이 소화하는 뮤지컬 ‘캣츠’의 ‘Memory’ 등의 무대가 선사됐다. 22일 수원의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에선 트리오 라움, 라온브라스 앙상블의 연주와 베이스 김대엽의 ‘백학’, 소프라노 자원의 ‘이탈리안 스트릿 송’ 등이 무대를 수놓았다. 김정자 성정문화재단 이사장은 “100개의 학교를 순회하며 수만 명의 학생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미래의 꿈과 희망을 만들었다”며 “학생들이 찾아가는 음악회를 통해 들었던 음악을 마음 깊이 간직하며 미래의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평화연구학회(학회장 정영순)는 28일 서울 용산구 통일회관에서 ‘2023 동계학술회의 및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학회는 ‘한반도 평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색다른 방향에서 모색한다. 학술프로그램은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아 ▲이승만의 기독교사상과 평화적 외교독립론의 재조명 ▲중국의 우주정책과 우리의 대응방향 등 1·2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이승만의 기독교사상과 평화적 외교독립론의 재조명’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속 이승재씨가 발제를 하고 이윤식 여의도연구원 연구위원과 홍석훈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전임교수가 토론에 나선다. ‘중국의 우주정책과 우리의 대응방향’에선 김송죽 이화여대 사회과학원 비상임연구원의 발표에 이어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최춘흠 평화통일연구원 원장이 토론자로 참석해 국가 간 경쟁의 핵심 분야로 떠오른 우주경쟁에서 중국 우주개발의 정치·경제적 배경을 밝히고 국제 안보와 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종합토론에는 이헌경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관련 전문가들이 패널로 등장해 자유로운 의견을 나눈다. 한국평화연구학회는 2003년 세계평화통일학회로 출발해 2010년 통일부 산하 법인단체로 등록됐다. 창립과 동시에 학회지 ‘평화학연구’를 발행하고 현재 국내외에서 평화학을 연구하는 독보적인 학술단체로 자리매김 했다. 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의 전문연구자, 평화네트워크의 활동가, 정부 및 비정부 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인·단체 회원 등 1천여명이 소속돼 있다. 주우철 한국평화연구학회 부회장은 “창립 20주년을 맞은 특별한 해인 만큼 기존의 한반도의 평화를 기존에 잘 다루지 않았던 부분에서 새롭게 모색하고자 한다”며 “기독교 사상 등을 통해서 본 이승만에 대한 재조명과 기존 지구촌의 범위 넘어서서 우주까지 확대된 연구 주제로 학회 20년의 의미를 성찰하고, 미래를 고찰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의 예술인 기회소득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수원에서 지급되지 않는 데 대해 수원 지역 원로 예술인들이 지역 사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예술인 기회소득’에 관한 원로예술인 간담회가 26일 오후 3시 수원 라포애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경기도가 올해부터 도내 27개 시군 대상으로 진행 중인 예술인 기회소득 사업이 수원특례시를 비롯한 4개 지자체(수원, 용인, 고양, 성남)에서만 시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 예술인들이 대응책을 모색하고자 기획됐다. 앞서 수원시가 올해 9월 ‘수원시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안’을 상정해 내년도 사업 근거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도비(50%)와 시비(50%)로 매칭되는 예술인 기회소득 사업을 위해 경기도는 2024년도 본예산에 수원시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분을 포함시켰으나, 수원시는 관련 사업 근거인 조례안 통과부터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에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원로 예술인들이 공론화를 위해 나선 것이다. 수원미술협회 이사를 맡고 있는 김대준 작가가 사회를 맡은 이번 행사에선 미술계와 문인계 등 수원 지역에서 터를 잡고 오랜 기간 활동해온 김재중, 권청자, 임병호, 이주영, 이오연, 정세학 원로 예술인 등 총 6명의 패널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패널들은 공직사회가 예술인들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으며, 이번 자리를 예술인들이 합심해서 향후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는 기회를 늘려갈 수 있는 마중물로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영 작가는 “문화도시 수원이라고 하는데, 문화예술인들은 도대체 이 도시에서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예술인들을 바라보는 저열한 생각들이 행정 전반에서 다 드러난다고 본다”며 “예술가들은 귀중한 인적 자산이다. 어느 나라든 도시든 그곳의 수준을 말하는 건 문화와 예술 영역에서 결정되는데, 그걸 생산하고 담당하고 책임지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투자도 없이 토사구팽하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의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토로했다. 이오연 작가도 “예술인의 활동은 시민들의 정서적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등 사회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예술인들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해 수원시의회 의원들은 무관심과 태만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수원시내 예술인들은 범예술인 운동을 통한 시민사회와의 연대는 물론 전국 예술인 연대 투쟁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객석에서 패널들의 의견을 듣던 윤춘수 작가(수원미술협회 감사)도 “정치하는 사람들을 상대하려면 우리도 대응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예술인들이 시의회 등 공직에 진출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 다방면으로 우리들의 목소리가 퍼져나가는 창구를 마련해 예술인들의 현실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임병호 시인 역시 “특정 단체의 이해관계를 따질 게 아니라, 수원시내 예술인들 모두가 합심해서 공직사회에 단순한 호소 대신 날카로운 경고를 날려야 하는 시점”이라며 “액수의 문제가 아니다. 150만원 안 받아도 된다. 이건 사회에 공헌하는 예술인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회장 장성근)가 2023년 ‘경기 100인의 아빠단’ 해단식을 열고 아빠단의 활동을 마무리 했다. 지난 22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해단식은 남성의 육아에 대한 고민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온‧오프라인 모임 ‘경기 100인의 아빠단’의 활동 취지를 돌아보고 올해 동안 펼쳐진 프로젝트의 발자취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열렸다. 행사에선 아빠단 활동 영상 상영, 크리스마스 맞이 겨울 오두막 만들기 체험, 함께육아 퀴즈쇼 등 육아로 맺은 관계망을 돈독하게 다지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왕성하게 활동에 임한 아빠단 구성원에 대한 시상 코너도 이어졌다. 올해 경기 100인의 아빠단 활동 최우수자로는 이겨레, 조창현, 김도형 등 총 3명의 아빠가 선정됐다. 조창현씨는 수상소감을 통해 “딸들을 놀아준다는 생각이 아니라, 함께 논다는 느낌으로 한 해를 보내서 정말 좋은 추억이 많이 생겼다”며 “소중한 기회를 주신 협회와 경기도에 감사드리며, 내년에도 함께 육아를 모토로 내세운 아빠단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경기 100인의 아빠단은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3세~7세 자녀를 가진 초보 아빠들 100명을 모집해 6개월 간 운영됐으며, ▲온라인 주간미션 ▲아빠단 활동 우수자 보상 ▲온라인 멘토링 ▲어린이 박물관 및 감귤 농장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가족 친화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다산 정약용이 뿌린 씨앗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지금의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게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산 정약용의 숨결이 서린 곳,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실학의 재발견을 통한 ‘21세기 시대정신’이 모색됐다.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은 지난 17일부터 2박3일간 60여명의 ‘기회의 경기실학 청년교류단’을 꾸려 정양용의 유배지인 강진 순례에 나섰다. 경기문화재단과 강진군문화관광재단이 공동 주최·주관한 이번 행사는 ‘혁신, 기회, 통합’을 키워드로 하고, ‘新 경세유표, 다산에게 시대를 묻다’를 주제로 해 청년들이 다산 정약용의 삶과 업적을 배우고, 21세기 현실 문제에 대한 실학적 해법을 찾기 위해 기획됐다. 청년교류단의 일정은 1801년 강진에 유배온 정약용이 처음 4년간 머물렀던 ‘사의재’ 탐방으로 시작됐다. ‘네 가지를 올바로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라는 뜻을 담은 사의재. 그곳에서 청년교류단은 “고난과 역경 앞에서 타인과 환경을 탓하기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는 다산의 가르침에 공감했다. 이어 다산의 발자취를 따라 그가 18년 유배생활 중 10년을 머물렀던 ‘다산초당’으로 이동했다. 다산초당은 정약용이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 500여권을 저술해 실학을 집대성한 곳이다. 특히 청년교류단은 혜장선사와 깊은 우정을 나눴던 다산이 다산초당에서 천년고찰 ‘백련사’로 향했던 산길을 그대로 걸어보며 200여년 전 다산의 삶과 우정, 사상 등을 떠올렸다. 또 다산이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했던 백운동정원을 답사하고, 그가 남긴 편지 등으로 가족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다산박물관·실학박물관의 지역순회 공동기획전 ‘동백꽃은 지고, 봄은 오고’를 관람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선 다산의 실학정신을 현대로 옮겨와 재해석하는 포럼 등도 마련됐다. 주철환 전 아주대 교수이자 스타PD는 ‘K-컬처와 실학’을 주제로 실학의 현대 문화예술 접목에 대한 강연을 펼쳤다. 또 ‘21세기 실학포럼’에서는 김광현 한국에너지공대 가치창출단장의 ‘실학정신과 지역창업’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백선영 카페 낭만지구 대표·오승희 그레잇테이블 대표·장지만 스윗밸런스 대표·전창대 더 픽트 대표·문상철 희망둥지협동조합 이사장 등 청년기업가 5명의 실학정신을 담은 창업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이 밖에 강진 주민들이 배우로 참여하는 마당극 ‘다산의 꿈’과 경기도-강진 청년 교류의 밤 행사에서 이뤄진 청년들의 자율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비롯해 국내 최고의 집시기타리스트 박주원의 공연 등이 강진 순례의 마지막 밤을 장식했다. 한편, 경기문화재단과 강진군문화관광재단은 실학문화를 기반으로 두 지역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와 임석 강진군문화관광재단 대표는 “19세기 다산이 꿈꾼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을 21세기 여기에 있는 청년들이 함께 만들어내길 기대한다”며 “이번 행사가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말 일제의 국권침탈에 맞서 싸우다가 순국한 무명의병을 발굴하고 기념하는 일이 전국 최초로 경기도에서 시작된다.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수원3)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 21일 경기도의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조례안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으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무명의 의병을 재조명 할 근거를 마련했다. 1895년부터 1910년 국권 피탈 전후까지 일제에 맞서 싸운 의병 발굴 사업에 대한 도지사의 책무를 규정하고 무명의병운동 유적지 발굴·유지 및 기념시설물 설치, 추모 및 기념사업, 희생·공헌자의 발굴, 역사적 자료의 수집·보존·관리·전시 및 조사·연구, 교육·홍보 및 학예 활동, 경기도 한말 무명의병 지원 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을 명시했다. 특히 이를 위한 경기도 사업 예산이 내년도에 신규 편성돼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지닌 무명의병의 희생정신과 숭고한 업적을 발굴·계승·발전시키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경기일보는 지난해 8월부터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과 함께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에 착수해 각계 전문가들과 경기도 무명의병의 흔적을 찾기 위한 연구 및 조사 콘텐츠 기획, 현장 답사에 동행하고 ‘무명의병 포럼’ 준비위원회 구성에 힘을 보탰다. 그해 10월4일 첫 기획보도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5회에 걸쳐 무명의병과 관련된 내용을 집중 조명해 도민들의 공감대를 확산하고, 경기도가 무명의병 전수조사와 기념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황대호 의원이 지난 10월 5일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해당 조례안을 대표 발의,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황 의원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이번 조례 제정을 계기로 특정 영웅을 중심으로 서술된 기존의 역사 인식을 성찰하며 공동체를 위해 묵묵히 희생해 온 무명의병을 재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말 일제에 항거한 무명의 의병과 관련된 조례가 제정된 것은 전국 최초다. 한국의 독립운동사를 다시 되짚는 만큼 국가적 의미가 있는 일에 경기도가 먼저 나섰다는 점에서 관련 학계 등에선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강진갑 무명의병포럼 위원장은 “의병 전쟁에서 전사한 의병 1만 7천779명 중 전사 의병 대부분은 이름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의병 전쟁이 시작된 1895년 이후 1905년 사이 전사한 의병의 수는 우리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관련 조례가 제정된 12월 21일은 역사에 남을 날이다. 경기도에서 시작된 무명의병 조례와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시민과 연구자, 지자체와 국가가 나서서 그들을 찾아서 기억하고 기념하는 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1. 추상화가 안상훈 작가(47)는 지난 2019년부터 문체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후원을 받았지만, 2021년부터 지원이 끊기면서 작품활동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 나이 제한으로 공모전 참가도 어려워진 그에게 어느 날 든든한 후원 기업이 나타났다. 성남에 있는 벽산엔지니어링㈜이다. 벽산엔지니어링은 임직원의 급여 중 1%를 모아 10여년간 문화예술 분야에 후원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2. 성정문화재단은 성정전국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대상을 거머쥔 한 첼리스트를 17년간 후원하고 있다. 일찍이 그의 재능을 본 재단은 생활비, 교육비, 악기 구매, 음악 CD 제작 등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14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파블로 카잘스 콩쿠르 우승을 거머쥔 대한민국의 대표 첼리스트 ‘문태국’이다. #3.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지난 2020년부터 인천문화재단의 ‘아트레인 메세나’ 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트레인 메세나는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이를 통해 새로운 작가를 발굴해 후원·지원하고 있다. 이 ‘원데이 아트투어’엔 시민 300여명이 참여하고, 조윤경·황문정·김진영 등 참여예술가가 함께하고 있다. 문화예술계에 후원의 바람이 불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후원은 지역 예술인들이 예술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소득격차에 따른 문화예술 향유의 격차도 줄어들게 한다는 데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집계를 보면 지난 5년간 전국에서 이뤄진 문화예술 후원금은 약 1천10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9년 306억6천만원의 후원금이 모인 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금액이 줄었지만, 여전히 연간 170억~180억원이 꾸준히 모아져 지역 문화예술 발전·예술인 창작지원·소외계층 문화예술 향유 등을 위한 사업에 사용된다. 경기문화재단 역시 올해 ‘경기예술나무’ 브랜드를 만들어 문화예술 기부 활성화를 위한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예술을 모두가 함께 심고 키워야 할 나무로 형상화해 문화예술의 가치를 확산하고 문화예술 후원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재단은 지난 달부터 두 차례의 ‘경기예술나무 포럼’을 열어 지역, 장르가 다른 예술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정치계, 경제계 인사들을 초청해 후원을 유도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도 기부금 사업 ‘아트레인’을 추진해 문화예술의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역의 기관·기업과 연계한 메세나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인천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고, 구입한 미술품을 전시하면서 인천 미술문화 활성화를 하는 '미술 활성화 기획'을 대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트센터 인천은 지난 2022년 8월부터 공공시설의 사회공헌 강화와 예비 예술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콘서트와 다목적홀을 예비예술인에게도 대여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 후원이 곧바로 경제적인 효과,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늘 후순위로 밀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러나 후원은 기초예술 뿐 아니라 미디어아트 등 차세대 예술을 발전시켜 ‘K 컬쳐’의 토대가 된다. 결국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문화 토양을 단단하게 해주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