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오르는 데 나이가 상관있나요, 꿈 꾸는 지금이 청춘입니다.” 지난 27일 오후 6시 송도 컨벤시아 프리미어볼륨에서 열린 ‘K-뷰티 월드 모델 콘테스트’에선 또 하나의 특별한 무대가 마련됐다. 20세부터 65세 이상 전 연령이 참가한 대회의 취지에 맞게 시니어 모델들의 단독 패션쇼가 열린 것. 패션쇼는 이날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이은구(61) 실버나인 프로 시니어 모델 멘토이자 레드카펫 디자이너가 선발된 20명의 모델들을 무대에 세워 진행됐다. 경력도 나이도 다른 모델들은 화려한 레드카펫 드레스를 입고 당당하게 자신만의 포즈로 런웨이를 누볐다. 무대에 선 모델들의 연령대는 40대부터 72세까지 다양했다. 평생 주부로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던 유재선씨(65)도 이날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석 달 전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안고 아마추어 시니어 모델의 문을 두드린 유 씨는 “그동안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었는데, 연습을 하면서 자존감이 올랐고 삶에 활력이 돌았다”고 전했다. 관객으로 함께 온 가족들 역시 평생 봐왔던 남편과 아내, 부모의 모습이 아닌 런웨이를 누비는 가족의 새로운 모습을 보면서 박수와 감탄을 보냈다. 이은구 디자이너는 “1년 이상 연습하신 분들부터 두 세달 연습하신 분 등 다양하지만, 자신들의 새로운 꿈과 삶의 활력을 위해 도전하는 멋진 자세만은 모두 같다”며 “시니어 모델들이 더욱 다양한 무대와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과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한말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하다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산화한 무명의 의병을 기릴 근거가 경기도 독립운동 관련 조례에 빠져있다는 지적(경기일보 10월4일자 1·3면)이 제기된 가운데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무명의병을 발굴하고 기리는 조례안이 발의돼 주목을 받는다. 6일 도의회에 따르면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수원3)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오는 21일 제372회 도의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 상정돼 안건 처리 여부가 결정된다. 조례안은 한말 국권침탈을 막기 위해 의병전쟁을 벌이다 산화한 경기도의 무명의병을 발굴하고 관련 기념사업 등을 지원하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기도는 현재 ‘항일독립운동 유적 발굴 및 보존에 관한 조례’와 ‘독립운동기념사업 지원 조례’를 통해 각종 독립운동을 기념·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조례엔 지원 대상 시기가 일제강점기(1910년~1945년)로 돼 있어 1895년~1909년 발생한 의병운동은 시기적으로 포함하지 않는다. 구한말 항일운동에 나섰다가 순국한 이들과 이름을 남기지 못한 무명의 의병들은 발굴되거나 기념 될 대상에서 빠져 있는 것이다. 이에 조례안에는 한말 의병운동을 1895년부터 1910년대 초반까지 활동한 구국 의병 활동으로 규정해 경기도의 기존 독립운동 관련 조례가 일제강점기로 지원 대상을 한정해 발생한 입법 공백을 해결하고, 한말 의병운동에 무명의병을 포함하는 안 등이 세부적으로 마련됐다. 황 의원은 국가를 위해 희생했으나 역사의 뒤안길에 밀려난 무명의병을 한말 의병 전쟁이 시작된 경기도에서 재조명 한다면 순국선열을 기리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대중적 관심 확산을 촉발해 공동체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황 의원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번 조례안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자기 이름 석 자를 남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순국선열들을 재조명하기 위해 우리가 첫 번째로 해야 하는 마땅한 일”이라며 “우리의 가치를 기리는데 여야는 없다고 생각한다. 경기지역에서 의병 전투가 많았는데, 최대 광역지방인 경기도의 의회가 선도적으로 나서 이를 국가적 가치로 확산하고, 중앙 정부에도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인은 항상 ‘새로움’을 찾아가야 합니다.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안 돼요.” 끊임없이 창작혼을 불태우는 배우식 시인에게 중요한 건 단순히 많이 쓰는 게 아니라 ‘어떻게’ 시 창작을 이어가는지 연구하는 방법이다. 배 시인은 “칼끝의 시선으로 상투적인 요소를 찢어내고 전에 없던 창작을 위해 노력하는 게 바로 시인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운을 띄웠다. 2003년 ‘시문학’으로 등단하며 시와 시조 창작을 이어온 배 시인. 시 ‘북어’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고, 지금껏 펴낸 한 권의 시집 ‘그의 몸에 환하게 불을 켜고 싶다’와 ‘인삼반사유상’을 비롯한 네 권의 시조집이 매 편마다 다른 존재감을 또렷하게 발산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가 문학을 대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바로 변화를 수용하되 핵심 기치 역시 함께 품는 균형잡힌 태도를 유지하는 것. 이처럼 문학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이어온 그의 행보는 자연스레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오는 8일 서울 피제이호텔 카라디움홀에서 열릴 시상식에서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가 주최·주관하는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의 9개 예술 분야 중 문학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번 수상은 용인에 거주하는 배 시인이 꾸준한 창작과 집필뿐 아니라 문학사 연구 및 중앙대에서 시와 시조 창작법을 가르치는 등 후학 양성에도 힘써오며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걸어온 궤적이 빚어낸 산물이라는 점에서 값지다. 그는 문학 장르 간 경계가 희미해진 동시대 문단의 경향에 관해 허심탄회한 단상을 풀어놓는 일 또한 잊지 않았다. 자유시와 정형시의 구분이 무용해졌고, 오픈 AI가 시 창작에 가세해 인간 고유의 창작 환경마저 위협 받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시조 역시 변혁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율격에 깃든 정통성은 사라졌고, 시대적 징후를 읽어낼 수 있던 소재의 묵직함 역시 옅어져 가고 있다. 이젠 시조와 시를 구분하기조차 어려워진 시대. 배 시인은 이에 “분량이 크게 늘어난 산문시는 어쩌면 단편 소설과 다를 바 없는 시대 아닌가. 문학의 전 장르에서 끊임없는 관계의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 시인은 이럴 때일수록 무엇이 핵심인지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가령 시조의 경우, 핵심은 결국 ‘함축성’에 있다”며 “불필요한 표현을 소거한 뒤 남는 단어와 표현들이 얼마나 함축해내는가에 시조의 성패가 달려 있는데, 형식과 소재가 다변화될지라도 이것만큼은 끌고 가는 게 맞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그는 “항상 남들보다 한발짝 먼저 가려고 했고,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문학계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열정을 앞세워 창작이든 연구든 단체 활동이든 목소리를 내온 만큼 앞으로도 한결같은 행보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강진순례 청년교류단’을 모집해 실학의 현대적 재해석에 나선다. 실학박물관은 오는 7일까지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39세 미만의 청년을 대상으로 ‘2023 기회의 경기실학 강진순례 청년교류단’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들은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인 전라남도 강진에서 ‘신경세유표-다산에게 다산을 묻다’라는 주제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삶과 업적을 기리고, 그 정신을 현대 가치로 계승·발전하기 위한 여정을 함께한다. 특히 다산이 쓴 ‘경세유표(經世遺表, 조선후기 혼란한 상황에서 나라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혁신안을 제시한 책)’를 통해 21세기형 실학정신을 모색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청년교류단에는 20여명의 강진군 청년도 함께할 예정이다. 이들은 정약용 유적지 및 박물관 견학, 전문가 강의, 실학박물관-다산박물관 공동기획전시 관람, 경기-강진 청년 네트워킹 문화 공연 및 교류행사 등에 참여한다. 주요 강연으로는 주철환 전 아주대 교수·프로듀서의 ‘K컬처와 실학’을 비롯해 김광현 한국에너지공대 가치창출단장의 21세기 실학포럼 ‘실학정신과 지역 창업’ 등이 있다. 또 오승희 그레잇테이블 대표의 ‘문화기업가 정신, City to farm’, 전창대 더 픽트 대표의 ‘메타버스산업의 이해와 지역청년 창업’, 문상철 희망둥지협동조합 이사장의 ‘도시재생과 청년 일자리(가제)’ 등이 이어진다. 실학박물관은 청년교류단이 다산 정약용의 개혁·개방 등 실학정신을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 동시대적인 사회문제를 풀어갈 현대적인 실학적 해법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이번 청년교류단 활동은 실학이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청년들이 실학정신을 함께 공감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참가비는 전액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실학박물관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경기한국수필가협회(회장 맹기호)가 ‘제2회 이창식수필문학상’에 윤수천 동화작가를 선정했다. 수상작은 수필 ‘그리운 아침 소리’와 ‘아름다운 약속’ 등 두 편이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등이 수여된다. 이창식수필문학상은 경기수필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향토사를 연구해온 경기수필문학의 산증인인 이창식 작가의 문학정신을 기리고자 지난해 경기수필협회가 제정, 올해 2회째를 맞이했다. 시상식은 12일 오후 4시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다. 윤수천 작가는 1942년 충북 영동 태생으로, 1974년 동화 ‘산마을 아이’로 소년중앙 문학상에 입상하며 등단했다. ‘행복한 지게’, ‘꺼벙이 억수 시리즈’ 등 50년간 90여 권의 동화를 썼다. 지난달 4행시집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메아리가 있다’를 출간했으며 경기일보 가족면에 ‘생각하며 읽는 동시’를 연재 중이다.
경기문화재단의 제2회 ‘경기예술나무 포럼’에서 경기도의 문화예술이 ‘K-콘텐츠’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4일 오후 6시30분 경기아트센터에서 도내 문화예술인 등의 교류의 장인 ‘경기예술나무 포럼’ 두 번째 행사를 열었다. 이날 포럼의 1부에선 참가들이 서로 자유롭게 인사하고 교류하는 네트워킹 시간이 진행됐고, 2부에서는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 예술총감독을 맡았던 송승환 예술감독의 강연이 이어졌다. 송승환 예술감독은 ‘문화가 경쟁력이다’를 주제로, 비언어극 ‘난타’로 한류를 이끈 성공 스토리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드론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사연 등 현장의 경험을 공유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예술로 소통하는 방법을 전했다. 송 감독은 “티켓이 팔리는 세계 시장으로 가야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언어와 자본의 장벽이 있었다”며 “대사가 없는 공연을 만들고,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독특함으로 자본의 한계를 극복하자고 생각해 만들었던 게 난타”라고 말했다. 또 송 감독은 한국의 전통문화 특징인 조화, 융합 등을 바탕으로 표현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며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우리 콘텐츠에 대한 자긍심과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그는 “사물놀이에 대한 지원이 있었기에 ‘난타 공연’을 만들 수 있었던 것처럼 문화예술을 상업화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며 “K-콘텐츠가 국가 브랜드를 만들고 국가의 가치를 만든다. 경기도에서 만든 문화예술이 K-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정부와 지자체, 다양한 곳에서 경기도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는 “경기예술나무 포럼은 문화예술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문화예술의 힘을 통해 경기도의 미래를 풍요롭게 가꾸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포럼을 통해 오피니언 리더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경기도의 문화지수가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불교계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셔야 하는 분인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믿기지 않습니다.” 3일 오후 1시50분께 자승스님의 법구를 실은 운구차가 화성시 용주사에 들어서자 2천여명의 추모객은 일제히 합장하며 고개를 숙였다. 다비식이 진행되는 용주사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스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한 신도들의 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불제자로서의 당연한 도리를 현시대에 실천하겠습니다’ 등이 쓰인 색색의 만장을 든 신도와 추모객은 운구 행렬을 뒤따르며 “나무아미타불”을 외고 연신 눈물을 흘리며 애통해했다. 운구 행렬은 법구를 모시고 용주사 경내를 돌며 자승스님의 발자취를 돌아본 뒤 홍살문에서 노제를 지냈다. 이후 인근 공터에 마련된 연화대로 법구가 옮겨지며 본격적인 다비식이 엄수됐다. 이날 다비식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정명근 화성시장 등이 참석했다. 불교 신자 이창분씨는 “대한민국 불교계에서 신도들을 위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 자승스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참석했다”며 “불교계에 큰 별이 지니 상심이 크다”고 눈물을 훔쳤다. 진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은 영결사를 통해 “가신 이는 홀가분하겠지만 남아있는 이들의 몫은 크고 무겁다”며 “자승스님의 뜻과 의지를 이어받아 ‘부처님 법 전합시다’라는 전법포교의 길을 함께 걸어가겠다”고 전했다. 자승스님은 지난달 29일 오후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계종은 자승스님이 남긴 유서 등을 근거로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한 것으로 판단했다. 자승스님은 지난 1954년 강원 춘천에서 출생해 1972년 해인사 지관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33·34대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종단을 이끌기도 했다. 자승스님의 다비식은 4일 오전 9시까지 이어지며, 조계종은 자승스님의 사리를 수습해 용주사 천불전에 봉안하기로 했다.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가사근로자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법의 적용을 받는 경기지역 가사근로자들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최근 발간한 ‘가사서비스 제도화에 따른 경기도 노동시장 실태 분석’을 보면, 가사근로자법이 시행된 지 1년 정도가 지난 9월 기준 정부 인증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은 총 49개소에 그쳤다. 이처럼 가사서비스 제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정부 인증을 받지 않는 이유는 정부 인증을 받지 않더라도 사업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서비스 제공기관 49개소 중 18개소가 겸업을 하고 있었으며 이 중 14개소는 유료 직업소개소에 해당했다. ■ 경기도 여성 가사노동자들 “10명 중 3명 부당 경험 있어” 그렇다면 경기도 여성 가사노동자들의 처우 등은 어떤 수준일까. 재단 연구팀이 경기도 여성 가사노동자 129명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임금은 지역별로 시간급에서 차이가 났다. 시간급은 1만1천~1만3천원 이하(37.2%)가 가장 많았고 1만3천원 초과(32.6%), 9천620원~1만1천원(21.7%), 1만3천원 초과(32.6%) 등의 순이었다. 올해 최저임금인 9천620원 이하인 경우도 8.5%로 나타났다. 월 평균 소득은 가사관리서비스 제공자는 50만~99만원(45.0%), 돌봄서비스 제공자는 150만~199만원(38.8%)으로 확인됐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46.6%)이 동종업계에서 5년 이상 일하고 있었다. 또 향후 가사노동자로 지속적으로 일할 의향에 대해서도 5년 이상(34.9%)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성들이 가사노동자로 일하기 시작하면 오랫동안 같은 일을 지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사노동자 10명 중 7명은 본인이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고 있었고, 22.5%는 본인이 원하는 시간보다 일하는 시간이 적었다. 이유로는 '일자리 자체가 부족'(37.9%), '활동조건이 맞지 않아서'(34.5%), '정기적 가사서비스 이용자가 없어서'(27.6%)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의 10명 중 3명(28.7%)은 가사노동자로 일하면서 이용자로부터 부당한 일을 겪은 경험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고객의 일 취소 ▲가사서비스 이용시간 미준수 ▲업무범위와 관련한 갈등 ▲CCTV 설치로 인한 사생활 침해 ▲고객이나 가족의 성희롱 및 성폭행 경험 등의 사례가 조사됐다. 이 경우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참았다’가 45.9%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가사근로자법은 응답자의 44.2%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 129명 중 '가사근로자법'의 적용을 받는 이는 22명이었다. 응답자 중 74.5%는 '향후 기회가 된다면 법의 적용을 받는 가사근로자로 일할 의향'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좀 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43.0%), '실업급여를 받고 싶어서'(25.3%) 등으로 확인됐다. 가사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가사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사업’(40.3%), '정부 인증 가사서비스 제공기관 확대'(23.3%), '경력인정 시스템의 도입'(13.2%), '이용자 에티켓 매뉴얼 보급 및 홍보'(10.9%), '고충처리 상담창구 마련 및 운영'(7.0%) 등이 제시됐다. ■ 다양한 방법으로…“가사서비스 업체 정부 인증 유인책 마련해야” 연구를 진행한 정형옥 재단 선임연구위원은 “가사근로자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정부 인증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이 아직 49개소에 불과한 것과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에 고용돼 법의 적용을 받는 가사근로자 규모가 매우 적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사서비스 제공기관들이 정부 인증을 받도록 여러 유인책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인책으로는 ▲정부 등에서 가사서비스 관련 사업 추진 시 정부 인증 제공기관에게 우선권 부여 ▲가사서비스와 관련한 공적 일감의 확대가 제시됐다. 특히 경기도는 ‘일·생활균형 지역특성화 사업’의 하나로 가사서비스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지원받은 가구는 4개 시군의 총 464가구에 불과했다. 서울시가 올해 1만3천가구를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3.5% 수준에 그친다. 보고서는 경기도에서도 가사서비스 관련 공적 일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일·생활균형 지역특성화 사업’ 31개 시군으로 확대하면서 가사서비스 지원 사업 확대 ▲경기도 가사서비스 지원 사업 별도 추진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지원대상도 임산부, 다자녀가정,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정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단 관계자는 “최근 가사서비스 노동시장은 플랫폼 기반 서비스 거래 확대, 또 가사근로자법 시행으로 인한 변화 등의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가사근로자법이 시행되면서 경기도 가사서비스 노동시자의 변화를 분석하고 노동자의 실태를 조사하고자 연구가 추진됐다”고 밝혔다.
경기도간호조무사회가 ‘2023년 보수교육평가회’를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29일 경기도회 교육장 LPN홀에서 열린 이번 평가회에는 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비례)과 정은숙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수석부회장, 이종잠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교육위원장을 비롯한 경기도회 임직원 및 시군분회 이사진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평가회는 ▲조정훈 국회의원의 특강 ‘간호조무사, 언제 정치하는가?’ ▲보수교육 사업보고 ▲보수교육 운영방향 ▲시·군분회 현황 보고 및 분회 조직 발전 논의 등으로 이어졌다. 자리에 함께한 조정훈 의원은 축사부터 특강까지 자리를 지켜 큰 호응을 얻었다. 평가회에서는 올해 보수교육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개선사항 등을 논의하며 의견을 수렴했다. 올해는 온라인과 온라인 및 비대면 실시간 교육인 줌 수업을 함께 진행해 회원들의 호응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보수교육은 올해 마감율도 높아 추가로 교육과정을 개설해 회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정은숙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수석부회장은 “회원분들이 자긍심을 가질 만큼 간호조무사들의 위치와 권위가 향상되긴 했지만 앞으로 더 나아갈 길이 많다. 경기도회 임원분들과 회원들께서 힘이 되어 달라”고 강조했다. 김양순 경기도간호조무사회장 직무대행은 “매년 보수교육을 기다리는 회원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간호조무사들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기아 ECO 서포터즈’와 함께 친환경 교육, 환경 이슈 캠페인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올해 열 번째로 소개할 팀은 김희주(21), 이시우(21), 강윤지(20), 김민재(23), 안상원 학생(25)으로 구성된 ‘에코쿵야’다. 이들은 식량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을 돌보는 직업군인 ‘꿀벌 의사’에 관해 알아봤다. 이하 ‘에코쿵야’ 팀이 작성한 글. ■ 꿀벌 없는 식탁, 심각한 꿀벌 개체수 감소 문제 ‘꿀벌이 사라지면 식량도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해마다 꿀벌은 700조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야생식물종의 90%, 세계 식량작물의 75%가 꿀벌의 수분에 의존해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꿀벌이 직접 따온 벌꿀은 물론 아몬드, 커피, 호박씨, 카놀라유, 딸기, 수박 등의 과채 및 견과류, 이를 사료로 삼는 가축들에게서 나오는 육류 및 유제품까지 모두 꿀벌이 책임진다. 꿀벌 없는 식탁은 상상할 수 없다. 꿀벌의 수가 감소하는 원인에는 대표적으로 농약 살포, 전염병이 있다. 농약 살포의 경우 직접 농약의 영향을 받아 죽기도 하고 농약이 묻은 꽃가루나 꿀을 먹다가 약에 오염되기도 하는 등 꿀벌 개체수 감소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성인 소나무재선충을 잡기 위해 전국적으로 농약을 살포하고 있고, 이는 꿀벌에게 치명적이다. 벌집에 돌아가는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데 몸에 묻은 약품이 다른 꿀벌에게 영향을 줘 더 큰 피해로 이어진다. 전염병의 경우가 더 위협적이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양봉 밀도 1위 국가이고 꿀벌은 일반적인 가축과는 다르게 활동 범위를 제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꿀벌 기생충, 응애는 낭충봉아부패병, 부저병 등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2022년 꿀벌 폐사 문제 현장조사 결과 꿀벌 폐사가 발생한 대부분의 농가에서 응애가 발견된 사례가 있다. 꿀벌 개체수 감소로 인해 양봉 농가에 직접적인 타격이 커지고 있다. 양봉농협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는 250만개의 벌통이 있다고 추정되는데 최근에는 120만~130만개까지 감소했다. 시설재배 농가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꿀벌은 화분 매개 작용을 하면서 착과율, 당도를 높이고 이상 과형이 나오는 것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꿀벌 개체수 감소로 인해 과일의 생산량과 질이 떨어지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2035년 꿀벌이 멸종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국내에서는 2020년부터 꿀벌의 개체수가 가시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2021년 약 80억마리, 2022년에는 약 100억마리의 꿀벌이 사라졌다. 대부분 10~11월에 집단 폐사가 발생한다. 이에 가을철에는 꿀벌 의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식량을 지키는 꿀벌 의사 그렇다면 꿀벌 의사는 어떤 방식으로 꿀벌과 우리의 식량을 지키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허주행 꿀벌 수의사를 만났다. 꿀벌 의사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가축, 꿀벌의 질병을 치유하는 주치의다. 현재 꿀벌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수의사는 허주행 수의사를 포함해 두 명뿐. 이들은 강원도 전방부터 제주도까지 전국 곳곳의 농가 현장 등을 방문한다. 안성에 위치한 한국양봉농협 동물병원을 거점 삼아 직접 출장 진료를 다니는 허주행 수의사는 “현재 한국양봉농협과 꿀벌동물병원이 업무협약(MOU)을 맺고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꿀벌도 사람처럼 설사부터 마비 증상까지 정말 다양한 질병을 보인다”며 “예를 들어 먹이를 잘못 먹거나 질병의 의해 설사를 하게 되면 잘 날지 못하고 기어다닌다. 또 감기 같은 바이러스 질병에 걸렸을 때는 운동능력을 담당하는 뇌가 손상을 입어 정상적인 활동을 보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2013년 생긴 수의사 처방전 제도에 따르면 꿀벌은 축산법상 가축으로 분류돼 있다. 약품에 대한 오남용을 방지하고 적절한 투약으로 안전하게 소유 동물을 관리하기 위해 항생제와 같은 약을 쓰더라도 소, 돼지처럼 수의사를 통해 처방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작년 대전·전남지역의 양봉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수의사와 상담해본 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꿀벌 수의사 인력이 두 명뿐이어서 농가로서도 ‘꿀벌을 돈 내고 진료받는다’는 인식이 자리 잡지 못한 것이다. 허 수의사는 “이 때문에 꿀벌에게 사용하는 항생제는 현재까지 한 종류인데, 세균성 질병이 아닌 경우에도 사용하는 문제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며 “게다가 허가도 제대로 받지 않은 유사 약품마저 횡행하고 있어 잘못된 약품 사용으로 벌 군체가 망가진 후에야 진료 의뢰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꿀벌 위한 양봉교육 플랫폼 구축해야 따라서 양봉교육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올바른 약품 사용법, 각종 질병의 증상과 대응 방법 등 건강하게 꿀벌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최근에는 스마트 벌집으로 벌통 내부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해 꿀벌을 관리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를 양봉 농가에 보급해 원격으로 꿀벌을 진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꿀벌은 멸종위기종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허주행 꿀벌 수의사는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일반 시민부터 정부까지 꿀벌의 공익적 가치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글·사진=기아 AutoLand 화성 2023년 기아 ECO 서포터즈 ‘에코쿵야’팀·정리=송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