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에듀 클래스]<16>경기문화예술교육 위해 전문가 뭉쳤다

지난 1일 경기문화재단에서 의미있는 모임이 이뤄졌다. 일명 경기도 문화예술교육지원 실무협의회다. 도내 문화ㆍ예술ㆍ교육 부문 각 기관이 저마다 쏟아내는 문화예술교육 현황을 공유함으로써 좀 더 효율적인 문화예술교육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첫 만남이었다. 본보가 앞서 제안한 도청과 교육청, 도의회, 도내 문화예술 및 교육 기관 등 관계자들이 모두 함께 해당 정책을 수립 수행하는 시스템 구축(11월6일자 15면)이 실현되는 시작점으로 주목된다. 유명무실 법 아래 뒤늦은 발족협의회 구성까지 갈 길 멀다 처음으로 열린 경기도 문화예술교육지원 실무협의회에는 행정 부문 송주면 도 문화체육관광국 문화예술과장, 교육 부문 오덕환 학생인권담당 장학관과 최경숙 초등장학지원담당 장학관, 문화예술 부문 강진갑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실 실장ㆍ임재춘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소장ㆍ양원모 경기문화재단 문예지원팀장ㆍ김열수 경기도문화의전당 전략사업본부장ㆍ송영철 경기도국악협회장ㆍ류연복 한국민예총경기지회장ㆍ정상종 문화원 경기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각 기관 참석자들은 해당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게 된 이유와 각 기관별 문화예술교육 사업 현황, 향후 논의 안건 등을 공유했다. 이날 발족한 문화예술교육 실무협의회는 경기도 문화예술교육 진흥법과 관련 조례에 따른 의무사항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해당 법과 조례 등에 따르면 도지사는 도 문화예술교육지원 종합계획과 시행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진흥 조례 제2장 3조)하고, 각 계획 수립 시 도교육청ㆍ경기문화재단ㆍ경기개발연구원ㆍ시군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등과 협의(진흥 조례 제2장 4조)해야 한다. 또 제3장에 따르면 위원장은 도지사, 부위원장 도 부교육감으로 세운 도 문화예술교육지원협의회를 설치해야 한다. 즉, 이날 발족한 실무협의회는 도지사를 위원장으로 한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협의회의 준비단인 셈이다. 도 문화예술과와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법적으로 설치운영토록 되어있는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협의회 구성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지원 시행계획 및 집행안을 수립 논의하기 위해 부랴부랴 첫 모임을 마련한 것이다. 이와 관련 김상회 의원(민주수원3)은 최근 도 문화체육관광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조례가 명시하는 의무사항조차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명백한 도의 직무유기라며 빠른 협의회 구성과 종합적인 장기 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우선 도청과 교육청, 지자체 등 예산 항목이 각기 다른데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주관 기관도 각기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각 예산과 세부 프로그램, 수혜 대상 등을 정확히 파악해 중복성 사업은 없애고 비슷한 프로그램을 하나로 통합 지원 운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프로그램을 삭제하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사업 규모 축소와 확대가 불가피하다. 결국 관계 맺은 이들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명확한 지원 기준을 수립해야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많은 시간과 충분한 논의 과정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위원장을 도지사로, 부위원장을 도 부교육감으로 세워야 하는 조직 구성면에서도 정치적 난국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혹자는 도지사와 부교육감이 한 자리에서 의견을 나누고 합의된 대안을 도출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로 단정짓기도 한다. 실무협의회를 발족했지만 이를 법적 의무사항을 준수하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꼼수로 보고, 정작 지원협의회 구성은 불가능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임재춘 소장은 비록 실무협의회 발족이 늦어졌지만 지원협의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논의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의미있는 만남이라며 늦더라도 지원협의회까지 구성해 많은 관계자들이 넓게 문화예술지원을 고민하는 것이 필수라고 밝혔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경기 문화예술교육 기관별 현황 경기문화재단 내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를 비롯해 경기도문화의전당와 도 국악협회 등 도내 많은 문화예술기관 또는 단체가 도내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첫 번째 도 문화예술교육지원실무협의회를 토대로 각 기관(단체)별 문화예술교육 현황을 알아봤다. 우선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2년째 학교문화예술교육의 일환으로 경기예술강사 지원 사업을 위탁 운영 중이다. 도내 439개 학교에 초중고 6개 교과과정과 연극영화애니메이션 등 7개 분야 예술 강사 260명을 파견한다. 또 주 5일 수업제 실시로 등장한 토요문화학교와 관련, 해당 프로그램을 기획 개발하거나 기존의 문화예술교육기관 18개를 선정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예술강사 네트워크 구축, 교육자 재교육, 컨퍼런스 개최, 예술교육 전문가 커뮤니티 지원 등의 각종 지원사업을 벌인다. 경기도문화의전당(사장 손혜리)은 문화예술교육사업으로 도립예술단과 지역예술인을 강사로 세운 180여개 강좌 예술가꿈을 연중 진행한다. 공연장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도 있다. 도내 32개 지역아동센터의 약 600명 어린이를 대상으로 재능기부강사를 파견시켜 합창을 지도하고, 이들을 연말 경기어린이대합창단 공연의 주인공으로 세우는 것이다. 또 내 생애 첫 번째 공연이라는 타이틀로 생전 공연을 못보거나 무대에 서지 못한 소외계층에 대한 공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에는 장애인예술인 발굴 프로젝트 에이블 타임과 새터민청소년의 토론연극 미운아기오리를 각각 선보였다. 10여년 전부터 국악 예술 강사를 파견하며 도내에서 가장 먼저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지원 운영한 도국악협회는 도내 400여개 학교에 172명의 국악강사를 파견 및 지원해 국악이론과 실기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도내 문화원들이 다채로운 강좌를 각각 꾸려나가고 있으며 민예총 경기지회 역시 인문학 강좌를 기획해 연중 프로젝트로 선보인다. 이날 실무협의회에 참석한 김열수 도문화의전당 전략사업본부장은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많은데 소외계층의 청소년 대상은 중복 프로그램이 많아 거꾸로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상황이라며 실무협의회를 통해 중복되는 교육사업을 원활하게 통합하고 각 기관별 특성을 살리는 프로그램으로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상종 문화원 지회장은 학교 연계 프로그램이 대다수인데 전통문화는 소외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강사 선정 기준에도 단순 학력보다 현장 경험을 따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강진갑 경기학연구실 실장은 각 단체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데 정작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것은 중앙의 문황진흥원의 지침에 의한 것으로 지역 특유의 상황을 반영한 목소리를 함께 높여야 한다며 이 자리에서 나오는 개선안이 지역 내 기관들끼리라도 소통하고 받아들이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감기 예방에 좋은 음식은?

입동이 지나고 첫눈이 내리더니 초겨울 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여기저기 콜록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운동량은 부족하고 스트레스는 많이 받는 현대인들의 신체 균형이 깨지면서 감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감기는 가장 흔한 질병이지만 잘 치료하지 않으면 만병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감기에 걸려 병원 문턱을 드나들기 전에 음식으로 감기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비타민C 덩어리 귤 겨울철 쉽게 구할 수 있는 귤은 감기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C를 보충하기에 가장 좋은 과일이다. 비타민C는 면역을 높여주는 인터페론이라는 물질의 생성을 증가시켜 감기 바이러스를 억제한다. 또 백혈구를 활성화시켜 몸 안의 감기바이러스를 잡아주는 역할까지 한다. 귤은 그냥 먹어도 좋고, 껍질을 말려 차를 끓여 마셔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호흡기 감기에 제격 도라지 사포닌으로 구성돼 있는 도라지는 한방에서 치열, 폐열, 편도염, 설사에 사용한다. 도라지는 특히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어 감기는 물론 천식에 걸린 환자가 먹어도 효과가 있다. 기관지성 감기에 걸렸을 때 도라지를 그냥 먹는 것도 좋지만 파뿌리, 콩나물, 은행 등을 함께 끓여 먹으면 더욱 좋다. ■기침감기 걸렸을 땐 무 무는 귤 못지않게 많은 비타민C가 함유돼 있다. 수분과 비타민으로 이뤄진 무는 가래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고 꾸준히 섭취하면 기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즙을 내서 마시거나, 납작하게 썰어 꿀에 절이고 나서 한두 수저씩 먹어주면 기침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감기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은행 은행에 들어 있는 카로틴 성분은 감기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 또 폐를 튼튼하게 하고 기관지를 보호하는 효능이 있어 기침과 가래를 없애는 역할까지 한다. 은행은 껍질째 볶은 뒤 먹기 전 껍질을 제거하면 된다. ■목감기에는 배 배는 오래전부터 민간요법으로 기침할 때 이용돼왔다. 기관지 질환에 효과가 있어 감기, 해소, 천식 등에 좋고 배변과 이뇨작용을 돕는다. 특히 감기엔 배찜이 제격이다. 배 윗부분을 잘라 씨를 파내고 꿀을 넣은 뒤 찜통에 찌면 된다. 이때 대추와 말린 도라지, 생강, 견과류 등을 함께 넣어주면 효과는 배가 된다. 장혜준 기자wshj222@kyeonggi.com

보일러는 약하게 계속 틀어놓는게 경제적

최근 TV를 보면 난방기 사용 자제와 관련된 자막 광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은주가 떨어지면서 전기히터 등 온열기기의 사용량이 늘어난 것. 가정에서는 추운 날씨 탓에 전기 난방기구와 보일러를 사용하면서도 난방비 부담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난방비 어떻게 하면 절약할 수 있을까? 보일러는 자주 껐다 켰다 하는 것보다 약하게 틀어놓는 것이 경제적이다. 2~3시간 외출할 때에는 보일러 전원을 끄지 말고 실내 온도를 적정수준보다 2~3도 낮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바닥을 유지하는 것보다 차가운 상태의 바닥을 난방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연료가 들어가기 때문. 또 가정에 사람이 있을 때에는 보일러 온도를 높게 설정하는 것보다 내복이나 카디건 등을 겹쳐 입는 것이 난방비 절약에 효과적이다. 특히 보온성이 뛰어난 소재는 체온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얇고 보온이 잘되는 옷을 선택해야 한다. 가습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가열식 가습기는 물은 100도로 가열한 뒤 70~80도의 수증기를 내뿜어 실내 온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습도와 함께 온도까지 높여주므로 외풍이 심한 집일 경우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두툼한 커튼으로 바깥바람을 차단하고, 창틈과 현관문 사이에 문풍지를 발라 새는 잘 막으면 난방비를 최소 1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보일러 관리도 난방비를 절약하는 방법이다. 기름보일러나 가스보일러는 모두 연소가 일어날 때 분진이 발생해 보일러 내부에 누적된다. 이 같은 경우 열의 전달이 나빠져 보일러의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매년 보일러 내부를 청소하고 난방수를 정기적으로 교체하면 난방 효율이 올라 불필요한 난방비가 지출되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두자.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법률플러스]양육과 면접교섭권

미성년의 자녀를 두고 있다면, 이혼소송에서 양육자 지정이 함께 다퉈지게 된다. 이때 법원이 양육자를 지정함에 있어 고려하는 기본 원리는 아이의 복리이다. 즉, 아이가 누구에게서 양육되는 것이 아이의 복리를 위하여 최선의 길인가를 놓고서 고민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 집안의 핏줄이라는 관념이 많이 작용했던 옛날과 달리, 오늘날에는 양육대상자인 아동의 나이가 어릴수록, 특별한 결점이 없는 한, 엄마에게 양육권을 인정해 주는 것이 법원의 일반적인 경향이다. 물론, 평소 엄마보다도 아빠가 오히려 아이와의 친밀도가 높고, 실질적인 양육을 담당해왔다면 오히려 양육자는 아빠로 지정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생물학적인 개념의 엄마보다는, 사회적 역할로서의 엄마를 평소에 누가 담당해왔느냐가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양육자 지정을 받지 못한 상대방은 면접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다. 면접교섭권은 이혼 후에도 자녀와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의 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법이 보장하는 권리로, 이는 부모의 권리일 뿐만 아니라 자녀가 가지는 권리이기도 하다(민법 제837조의2 제1항). 그러나 법원은 양육자 지정 시와 마찬가지로,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할 때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법원의 직권에 의해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할 수도 있다(민법 제837조의2 제2항). 면접교섭권의 구체적인 내용은, 자녀를 만날 수 있는 때와 장소, 방법 등을 정하는 것인데, 이는 협의이혼, 재판상 이혼 및 그 조정절차에서 부모가 협의하여 정할 수도 있고, 협의가 성립되지 않을 때에는 위 절차 내에서 또는 별도의 면접교섭에 관한 심판절차에서, 법원이 이를 정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이혼 소송 중, 즉, 이혼에 따른 양육자 지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는 쪽에서 상대방에게 아이를 만날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아이를 만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는 가사소송법상 사전처분이라는 제도를 이용하면 된다. 즉, 법원에 면접교섭에 관한 사전처분을 신청하여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신청인은 면접교섭에 관한 법원의 정식결정이 내려지기 전이라도 사전처분에서 정한 바에 따라 자녀를 면접교섭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위와 같은 사전처분이 있어도 막무가내로 아이를 보여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법원으로부터 면접교섭의무 이행명령을 받는다. 상대방이 이행명령을 위반하면,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위반행위자에게 1천 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가 있기 때문에 상당한 심리적인 압박 요소가 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상대방으로서는, 위와 같은 면접교섭의무 이행명령의 불이행이라는 사유를 들어 적극적으로 양육자의 변경 지정을 구할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면접교섭에 관한 양측의 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녀를 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만 하고, 그 과정에서 부모 쌍방도 물론이지만, 누구보다도 아이가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입기 마련이다. 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복리를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자녀를 나머지 부모와 만나지 못하게 막는 것으로 상처를 주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김영숙 법무법인 마당 변호사

[문화바우처의 힘]3.외로운 섬에 날아든 예술향기

건강하게 안녕히 계세요! 70대 노인을 향한, 지극히 평범한 인사였다. 헌데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렇게 인사하지 말란다. 그럼 헤어지기 전에 어떻게 하나. 섬 풍도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불호령에 이어 미소를 머금고 다시 말한다.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해~. 다시 만나야지. 안녕히 계세요는 싫어. 헤어지는 순간에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것이다. 섬 주민의 외로움이 묻어나온다. 이처럼 사람을 그리워하는 조용한 섬마을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 풍도로 놀러오세요가 불러일으킨 유쾌한 변화다. ■ 야생화가 아름다운 풍도를 아시나요 안산시 단원구 풍도동에 위치한 풍도는 인천항여객터미널에서 하루에 단 한 번 운행하는 배를 1시간 40분 가량 타야만 닿을 수 있는 섬이다. 섬 지명이다보니 풍을 바람 풍(風)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단풍나무가 많아 단풍나무 풍(楓)을 쓰다가, 청일전쟁 당시 승리한 일본이 자신들에게 익숙한 풍년 풍(豊)으로 표기한 후 굳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명 그대로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풍요로우면 좋으련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 풍도에서 거주하는 주민은 100여명으로 초등학교 분교 1개교와 경기청 안산단원서 대부 파출소 풍도분소가 있다. 젊은 사람은 모두 배가 출항하는 인천을 중심으로 떠났다. 꽃게잡이라도 할 수 있는 60대 할아버지 10여명이 비교적 섬의 젊은 층일만큼 60~70대 노인인구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들이 청년이고 중년이었을 당시에는 섬 주변에 갯벌이 없어 해마다 겨우내 6개월 가량 인근 도리섬으로 이주해 수산물을 채취했다. 이 때 학교나 교회까지 모두 옮겼다가 이듬해 설이 되기 전에 돌아오는 독특한 생활방식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도리섬이 행정구역상 화성시에 포함되면서, 풍도에서만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또 배의 운행횟수도 적을 뿐더러 거리도 멀고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아 낚시꾼이나 관광객 수도 적다. 전혀 풍요롭지 않은, 풍요롭기를 간절히 바라는 섬인 것이다. 그나마 이 마을에 풍요로운 것이 있다. 이른 봄, 섬의 양지바른 언덕을 수놓는 각종 야생화다. 실제로 3~4월에만 외지인 2~3천여명이 사진 촬영차 다녀갈 정도로 반짝 인기다.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 풍도로 놀러오세요는 이 가난하고 외로운 풍도의 보석같은 절경을 알려 진정한 풍요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 삶을 흥미롭게 하는 것이 진짜 예술 경기창작센터(안산시 대부도) 입주작가였던 박준식 사진작가는 경찰인 남편때문에 풍도에서 2년여 살았던 정은미(39ㆍ여)씨를 통해 풍도를 알게 됐다. 이후 풍도 홍보와 섬 주민의 자생적 경제 활동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미경, 김도영, 이강준, 정은미 등 젊은 작가들과 한 팀을 이뤘다. 그리고 경기문화재단 문화나눔센터가 문화예술을 통한 나눔사업으로 진행하는 문화바우처 기획사업 활생(문화공명)을 통해 활동금을 지원받아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이에 이들은 지난 8월부터 섬을 드나들며 관광안내 팸플릿 풍여도지도와 야생화를 보러 온 관광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기념풍 가방을 만들었다. 섬 주민의 미소를 촬영해 액자 프레임까지 갖춰 선물했고, 산에서 약초와 도라지를 채취하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고려해 다리에 부착한 채 간이의자처럼 사용할 수 있는 꽃방석을 제작했다. 유난히 자욱한 안개로 출항시간이 늦춰졌던 지난 9일 풍도 마을회관에서 4개월여간 정을 나눈 어르신들에게 이 모든 결과물을 증정했다. 이른 아침부터 작가들을 기다렸던 어르신들은 선물도 선물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이들이 반가운지 연신 손을 쓰다듬으며 말을 건넨다. 고미순(74) 할머니는 밭에서 힘들 때 써야하는데, 아이고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깔고 앉어라며 웃고, 부부 사진을 받아 든 김진남(78) 할아버지는 마누라보다 내가 더 멋있잖어라며 농담을 건넨다. 이날 박준식 작가는 무뚝뚝했던 주민이 배에서 작가들과 음식도 나눠먹고 웃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관광안내소와 특색있는 상품 포장지를 만들어 실질적인 삶과 문화의 결합을 추구하고 싶다고 장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커뮤니티 아트의 결과를 확인할 때 기획자만 남고 정작 참여작가의 노력을 주목하지 않는 것은 고질적 문제라며 예술가는 문화예술 소외지역과 특정 계층의 정체성과 색다른 문화콘텐츠를 발굴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장기적 수단을 찾아낸다고 덧붙였다. 사진, 지도, 가방 등 이날 섬주민의 손에 들린 것 분명 화려한 예술품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어떤 예술품보다 빛났다. 예술은 삶을 더 흥미롭게 하는 것이라는 가치가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이리라.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시집 낸 서양화가 이해균 "그림으로 스며든 감동, 시처럼 터져나오죠"

화려하든 소박하든 눈 앞에 절경이 펼쳐지면 지식인이든 무지렁이든 감탄사 외마디를 내뱉기 마련이다. 헌데 그 경치를 스케치하는 화가라면 어떠하겠는가. 시를 많이 읽지만, 깊이 안다고는 할 수 없죠. 하지만 미술과 문학이 어찌 따로이겠습니까. 자연을 그리며 절로 스며든 감동이 짧은 시처럼 터져나오죠. 제 그림과 글에 공감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근 책 詩가 있는 풍경(구름서재 刊)을 펴낸 시 쓰는 화가 이해균의 출간 소감이다. 이해균 작가는 1979년 수원에 정착해 경기미술대전 초대작가와 한국미협,경기구상작가회 회원으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가 그림만큼 몰두하는 것이 있다. 여행이다. 자연의 색을 찾기 위해 일년에 한두달씩 세계 오지를 찾았고, 최근 3년여간은 경기일보에 풍경과 단상을 담은 컬럼 이해균의 스케치여행을 연재하면서 전국 곳곳을 누볐다. 현장에서 마주한 자연 그대로를 스케치하고 그 풍경이 선사하는 감동을 솔직담백한 언어로 풀었다. 이와 관련 김종길 미술평론가는 손바닥 지면에 시 그림 버무린 꼴이 문사(文史)요, 그 글역사로 현실의 후경(後景)을 내리치니 철학이 따로 없다고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책은 매주 1회씩 연재한 컬럼을 기본으로 각 여행지의 명소나 유명 음식점, 관련 사진 등 각종 정보를 함께 수록했다. 감성이 뚝뚝 떨어지는 색다른 여행안내서인셈이다. 이 작가는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근대문화유산을 간직한 군산과 그곳에서 2시간 가량 기다린 끝에 맛볼 수 있었던 중화요리집과 제과점을 꼽았다. 그 뿐이랴. 연신 책을 넘기며 버스 막차를 놓쳐 야간 기차에 몸을 실었던 이야기부터 인상적인 여행지와 고생담을 쏟아낸다. 힘들어도 신문 컬럼을 보고 문자나 메일로 응원해주는 팬들 덕에 행복했죠.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작품활동하면서 색다른 콘셉트의 제 2권을 내겠습니다. 그의 발품에서 비롯된 그림과 글이 같은 풍경을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창이 되길 기대해본다. 한편, 이 작가는 15~22일 크로키(수원시 팔달구 남창동)에서 미술과 문학의 만남을 주제로 한 출판기념회 및 스케치 전시회를 연다. 이 전시에는 이 작가의 것만 아니라 동료 화가와 시인들의 작품을 함께 내걸고 시낭송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031)248-3033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문화원에서놀자]<16>안성문화원 실버벽화예술단

아름답게 늙고 싶어요.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가정이나 사회 뒤켠에 물러나 있던 노년들이 젊은이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으로 화려한 실버를 보내고 있다. 조선시대 전국 제일의 남사당으로 이름을 떨쳤던 안성 남사당의 고장, 안성시에도 나이의 부담을 털고 반란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바로 안성문화원(원장 양장평) 실버벽화예술단. 20여명의 어르신들로 구성된 실버벽화예술단은 주름진 손으로 안성시내 노후된 건물이나 공사장 차단벽 등의 공간에 벽화를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오후 2시, 안성시 공도읍 문기초등학교에서 있었던 2012년 실버벽화예술단의 종강식 현장을 다녀왔다. # 취미생활+봉사활동+친구사귀기 1석3조 문기초등학교 창고 담벼락에 60~70대 어르신들이 매미처럼 달라붙어 붓질이 한창이다. 바쁜 손놀림만큼이나 어르신들의 입도 바쁘다. 아이고~ 허리야!, 추운 날씨에 손가락이 얼어 붓질이 잘 안 되네., 강사님, 하트 모양은 좋은데 색깔이 너무 강해요. 색을 좀 죽여주세요., 어이~ 김씨, 사다리좀 잘 잡아줘. 오늘은 2012년 실버벽화예술단의 마지막 수업이면서, 어르신들이 3개월 동안 배운 그림실력으로 합동작품을 마무리 짓는 아주 특별한 날이다.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주2회에 걸쳐 총 18회차 수업을 마친 20여명의 어르신들은 문기초등학교측의 벽화그리기를 부탁받았다. 지도강사 강종찬 작가와 어르신들은 초등학교 창고인만큼 고심 끝에 그림에다 꿈과 희망, 행복을 그려넣자고 마음을 모았다. 바탕색으로 칠하는 사전작업부터 도안 스케치, 페인트 조색, 리터칭 등의 작업까지 모두 어르신들이 직접 도맡아 진행했다. 꼬박 3일 동안 벽화를 완성했다. 어르신들은 각종 새와 나무, 어린이를 다양한 색감으로 표현해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재미있는 그림들로 창고 양쪽 벽면을 새롭게 변신시켰다. 바쁜 농번기라 종강식에는 어르신들이 다 참석하지 못했다. 강종찬 작가는 벽화 그림 작업하시다 집에 깨 털러 가신 어르신도 있어요.(하하)라고 귀뜸해줬다. 완성된 벽화를 본 초등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와 와!멋있어요를 연발했다. 하굣길에 만난 유정(9)유소연(11) 자매도 요 며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창고 주변을 왔다갔다 하셔서 청소부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멋진 그림을 그려주셨어요. 칙칙했던 창고에 예쁜 새들이 훨훨 날아다니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정말로 마술사가 같아요.라며 한동안 벽화를 구경하느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어르신들도 완성된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 모습이 영락없는 철부지 아이였다. # 실버시대 老年의 유쾌한 반란 안성문화원에서 한자 공부를 하고 있는 김창호(67석정동)씨는 실버벽화예술단 활동을 하면서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김씨는 좀 고상한 취미를 가져볼까 고민하던 중 실버벽화예술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접수했는데 학창시절, 미술시간 이후 그림을 처음 그려봤는데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작업을 하는 동안 아이들에게 멋진 벽화를 그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욕심이 났다며 소리치며 좋아하던 어린이들의 응원 덕분에 힘든 줄도 모르고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들과 목재사업을 하는 이인숙(68봉담동여)씨도 3개월 과정의 실버벽화예술단 활동이 인생의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며 환갑을 훌쩍 넘어 내 생애 첫번째 수채화를 그려봤고 이를 통해 벽화 그리기를 하면서 나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게 됐다고 종강 소감을 밝혔다. 집안일 하랴, 농사일 하랴, 소 키우랴 바쁜 여건 속에서도 실버벽화예술단 활동에만 매달리는 게 힘들었을 법도 하지만 어르신들은 오히려 배운 게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노년에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강조했다. 허름한 시골 학교에 뉴욕 골목 못지 않은 거리 갤러리를 선물한 어르신들은 어느새 실버 행복전도사라는 훈장도 얻었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실버벽화예술단 활동을 통해 얻은 배움과 노하우를 안성 지역에 작은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 어르신들의 포부다. # 안성실버문화의 롤모델이 되기 위한 조건 이 같은 어르신들의 포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안성문화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안성문화원이 지난해 이어 2년째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버벽화예술단은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실시한 어르신 문화 프로그램개발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그림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안성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업작가를 강사로 초빙해 환경미술에 대한 기초강의, 벽화디자인 강의 등 이론수업과 함께 야외 스케치 및 미술관 견학 등 현장수업을 곁들여 체계적인 교육이 진행했다. 그러나 1천만원의 예산으론 강사 인건비와 도구 및 재료비를 해결하는 것도 벅찬 것이 현실. 양장평 안성문화원장은 은퇴 이후 안락한 삶을 위한 재테크를 뜻하는 老테크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노년의 삶을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재미있게 보낼 것인가의 문제인데 실버벽화예술단의 경우 취미생활과 봉사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실버문화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며 농촌 안성은 도시만큼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및 교양 프로그램이 다양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실버벽화예술단이 운영됨으로써 안성 지역에 새로운 실버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버문화예술단 운영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담당했던 봉정우 사묵국장도 어르신들이 과거 직장생활에 쫓겨 손도 대지 못했던 취미생활과 봉사활동을 여유롭게 즐기는 모습을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고 했다. 봉정우 사무국장은 농촌도시에서 실버벽화예술단이 지속사업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안정적인 예산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3개월 동안 실버벽화예술단 어르신들을 지도한 강종찬 작가도 어르신들께서 그림을 배우면서 삶의 활력을 찾고 즐거운 노년을 보낼 수 있는 이상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실버벽화예술단이라며 단기교육과정을 이수한 어르신들이 이어 심화교육을 받고 지역에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사업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의 반란은 크지 않다. 단지 긴 세월을 밟고 선 자리에서 붓을 들고 안성을 예쁘게 그리고 싶을 뿐이다. 글_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_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문화 바우처의 힘]지체장애인이 만드는 연극 '총체적난극' 연습현장

23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 나라시의 하나아트센터는 발달장애예술가 전문지원 기관으로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자랑한다. 이 기관의 자랑거리는 또 있다. 최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춤사위가 기적을 불러일으키며 모든 이에게 짜릿한 감동을 선사한 것이다. 휠체어를 고집하는 지체장애인이자 에이블아티스트인 하루미씨는 현대무용가 사쿠마와 춤을 추는 무아지경에 빠져 스스로 휠체어에서 일어나 관객과 함께 춤을 췄다고 한다. 에이블아트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예술활동이자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도 그 가능성의 예술이 펼쳐지고 있다. 고귀한 작품이 하얀 벽면에 우아하게 걸려있고 이를 조용히 바라보는 관람객만의 공간인듯한 미술관 한 켠에서 시끌벅적한 수다가 쏟아져 나온다. 심도있는 작품 비평이라도 벌어지는가 하고 귀기울여보니, 좋아하는 사람을 공개 발표하는 짝짓기가 한창이다. 이내 어딘가 불편한 몸과 산만한 표정을 감출 수 없는 두명의 지체장애인들이 대화하고 싶은 선생님 한 명과 손잡고 발을 뗀다. 10여명의 지체장애인과 5명의 문화예술인이 2대 1의 미팅을 위해 각각 다른 장소로 향하는 것이다. 경기문화재단 내 문화나눔센터가 문화바우처 기획사업으로 발굴 지원하는 에이블 아트 연극 총체적 난극의 연습장면 중 일부다. 이 연극은 경기도미술관의 김종길 교육팀장(큐레이터)과 김월식 커뮤니티 아티스트를 주축으로 구성된 전문예술가팀이 함께 의견을 나눔으로써 시작된 프로젝트다. 지원 기관이 일방적으로 공모 및 심사를 통해 진행한 것이 아니라 지원기관측과 전문 기획자 및 주관 담당자 등이 프로젝트 기획 시작 단계부터 함께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 이들은 일본 하나아트센터에서 펼쳐진 에이블 아트의 기적을 실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문화나눔센터는 이 프로젝트를 문화바우처의 기획사업 중 문화예술로 소외계층의 삶을 구한다는 의미의 활생(문화공명)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김월식 작가를 중심으로 국악인이자 미디어아트 박사인 송미경, 연극전문가 조강이, 수원에서 펼쳐진 커뮤니티 아트 인계시장의 참여 작가였던 곽동렬과 이아람 등으로 총체적 난극 프로젝트 기획운영팀이 꾸려졌다. 이들은 총체적 난극 참여를 스스로 선택한 안산시장애인복지관의 11명 장애인과 함께 지난 9월초부터 경기도미술관 세미나실에서 놀고 있다. 기존의 에이블아트가 장애인들이 지난한 훈련을 통해 습득한 기술로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는데 목적을 뒀다면, 결과물 따윈 상관없이 발달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이들이 그간 드러내지 않았던 각각의 관심과 장기를 꺼내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에 프로젝트 팀은 참여 장애인과 함께 미술관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전시실에서의 요리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10개 중 1개 맞추는 것조차 하늘의 별따기이지만 마냥 즐거운 탁구치는 모습을 지켜봤다. 어떤 장애인은 열린 문을 닫고 비뚤어진 물건들을 똑바로 줄세우는 것이 특기이고, 한 장애인은 혼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독학한 댄스를 멋들어지게 춘다. 전문가팀은 일주일에 2회 이상 장애인을 마주하며 그들 한명 한명이 관심갖고 반응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찾는 과정을 진행했고, 그 자체가 그들이 목표로 세운 예술이 됐다. 참여 장애인 중 임성혜(27ㆍ여)씨는 요리할 때 너무 즐거웠고 다같이 게임하고 음악을 듣는 것도 처음이었다며 자랑했고, 강태윤(19)군도 학교에서 연극과 밴드도 해봤지만 여기서 감정표현이 늘어나면서 더 즐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서영(30ㆍ여) 안산시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는 기존에도 장애인 대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잠재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창구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난다며 이처럼 결과물을 기대하는 것보다 여러 자극을 통해 자유로운 표현을 이끌어내는 것이 장애인에게 좋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채치용 경기문화나눔센터 팀장은 소외계층 중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경기도만의 문화바우처 기획사업으로 결과물보다 과정에 무게중심을 둔다며 계층별 다양한 기획사업을 시도함으로써 효과적이면서 장기적인 문화예술 나눔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제 총체적 난극팀은 이달 말쯤 참여 장애인의 장기를 선보일 수 있는 극본을 완성, 12월에 공연할 계획이다. 누군가는 무대 위에서 문을 여닫고, 한 장애인은 마냥 잠을 잘 수도 있다. 또 다른 이는 혼자만의 가상 공간에서 토악질이 솟구칠 때까지 춤을 추고, 말없이 조용히 요리에 몰두하는 여인도 있을 수 있다. 이 정체파악 불가 연극을 통해 누군가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누군가는 차이를 인정하며 기적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설아 기자 rsa119@kyeonggi.com 사진=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인터뷰> 김월식 커뮤니티 아티스트 "획일화된 장애인 교육 프레임 변화돼야" 에이블아트는 결국 장애인과 비장애인, 서로를 위한 것이다. 이처럼 차이와 차이가 만나 다양한 의견을 세상에 병렬시키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의 핵심이며 공공예술이다. 예술을 통해 삶을 성찰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지 않은가. 총체적 난극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김월식 커뮤니티 아티스트의 말이다. 그는 장애인을 기관안에서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보다 새로운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예술가의 몫이라 설명한다. 이에 과정보다 결과물에 집착하는 기존의 장애인 프로그램의 인식을 변화시켜, 획일화된 장애인 교육 프레임이 바뀌기를 소망하고 있다. 김 작가는 경기문화재단 문화나눔센터의 활생문화공명같은 기획사업을 통해 문화예술이 단시간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 지원으로 향할 때 진정한 효과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이번 총체적 난극이 그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의 문화사업 지원 방식과 이를 따르는 예술가들에게도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지원방식을 공모로 진행하면 공정한 듯 보이지만 관심없던 작가들이 경제적 이유로 기존 경력과 관심 여부에 상관없이 마치 먹잇감처럼 달려들고 이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한 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총체적 난극에 적극 참여한 것은 공모 방식이 아닌 지원주관처와 기획자, 실행팀 등이 함께 고민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또 극에 대해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찾아 극을 만들자는 것이 목적이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겪는 갈등과 오해, 반목 등을 긍정의 신호로 보고 그대로 노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겨울철 촉촉한 핑크빛 입술 유지하려면

겨울은 입술의 적이다. 찬바람이 불면 밤낮의 일교차가 커지면서 대기의 수분량이 급감한다. 이 때 춥고 건조한 날씨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입술은 하얀 각질이 일어나며 트기 마련이다. 겨울철에도 촉촉한 핑크빛 입술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자. 입술은 우리의 몸상태를 반영해주는 민감한 부위다. 추울 때는 입술이 파래지고, 열이 날 때는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입술의 피부가 얇고 유수분을 조절해주는 땀샘과 피지선이 없기 때문이다. 입술을 건조하고 갈라짐으로부터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립밤을 자주 발라주는 것이 좋다. 만약 입술 각질이 많이 일어났다며 무작정 떼어내지 말고 따뜻한 스팀타월을 입술에 올려놓고 살짝 불린 뒤 부드럽게 제거해야 한다. 립 스크럽 전용 제품도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립밤을 입술에 먼저 바른 뒤 스크럽제를 이용해 각질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여자라면 입술의 노화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피부와 건강을 위해서 항노화제품 등을 먹지만 입술 주름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입술 화장을 지울 때에는 반드시 립 클렌징 제품을 따로 사용해야 한다. 또 기초 스킨 케어를 할 때에 손으로 볼이나 입 주위의 근육을 끌어 올려주는 동작으로 주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노폐물의 축적을 방직하고 탄력을 유지시켜주는 이 운동법으로 매끈한 입술을 만들어보자.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멋+보온성' 올 겨울 패션 종결자가 되는 법

예년보다 추위가 빨리 찾아왔다. 특히 올 겨울은 다른 때에 비해 한파가 잦고 눈도 많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도 들려온다. 겨울로 접어들면 패셔니스타들은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보온을 위해 옷을 입으면 맵시가 살지 않고, 멋을 내려면 이빨이 딱딱 마주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겨울철 따뜻함과 멋,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코디법을 소개한다. ■보온성 최고 양털 무스탕 자켓 겨울 시즌마다 베스트 아이템으로 꼽히는 양털 무스탕 자켓. 양털 장식이 안감 전체적으로 들어가 있어 부드러운 느낌과 함께 따뜻함까지 느낄 수 있다. 특히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착용할 수 있고 유행에 관계없이 매년 즐겨입을 수 있어 실용적이기도 하다. 올 겨울에도 숏팬츠가 대세인만큼 보온성이 뛰어난 양털 자켓과 숏팬츠로 코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푸들처럼 부드러운 뽀글이가디건 뽀글이 가디건은 요즘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이다. 뽀글이 가디건은 요즘같이 쌀쌀한 날씨 무거운 아우터 대신 따뜻하게 입을 수 있고 걸치기만 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 뽀글이 가디건 하나로는 부족한 한파에는 루즈한 아우터 안에 이너로 활용할 수 있고 레깅스, 스키니진, 미니스커트 등 모든 하의 의상에 잘 어울린다. 올 겨울 간단하게 코디할 수 있는 뽀글이 가디건 하나쯤 장만하는 것도 좋다. ■매년 베스트 아이템 니트 매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을 받는 니트는 겨울 의상의 꽃이다. 가을로 접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옷가게, 쇼핑몰, 로드샵에서 쉽게 니트를 만날 수 있다. 포근하고 따뜻한 소재감과 베이직한 디자인으로 편안함 착용감을 느끼는 동시에 스타일뤼시한 코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트도 많은 디자인이 있지만 올해는 숏 니트가 트랜드로 꼽힌다. 짧으면서도 니트에 입체적인 패턴감을 넣어 독특한 컨셉을 선보이는 니트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건 어떨까. ■레이어드의 왕 패딩 조끼 패딩 조끼는 가을부터 봄까지 다양하게 스타일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주로 입는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요즘은 디자인과 컬러가 다양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민 의상으로 탈바꿈했다. 기본 맨투맨 티셔츠나 후드 티셔츠에 매치를 하거나 니트블라우스, 체크블라우스와 코디하면 톡톡 튀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패딩조끼는 두껍지는 않지만 다양한 아이템들과 러에어드해서 보온성을 한층 높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