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 1. 엔터테인먼트의 ‘그린워싱’, 사자마자 ‘쓰레기’?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2024년에도 어김없이 ‘기아챌린지 ECO 서포터즈’와 함께 친환경 교육, 환경 이슈 캠페인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올해 처음 소개할 팀은 문정현(22), 박인해(21), 소한비(23), 안서현(21), 안정민(23) 학생으로 구성된 ‘어썸’이다. 이들은 아이돌을 기반으로 한 케이팝(K-pop) 산업에서 다량의 앨범구매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그린워싱 문제를 심층 분석했다. 이하 어썸팀이 작성한 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음반앨범 판매 전략이 다량의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문제가 드러났다. 이에 업계는 수용성 포토카드와 QR 앨범 등의 친환경 정책을 내세웠지만,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앨범 판매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케이팝 산업의 구조 최근 엔터테인먼트에서 앨범의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이 환경오염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케이팝 산업에는 랜덤 포토카드 증정과 팬 참여 행사의 응모 기회 제공을 통해 앨범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시스템이 일반화돼 있다. 명목상으로는 아티스트의 차트 순위 상승과 팬들에게 행사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사실상 과도한 앨범 구매를 유도하여, 불필요한 앨범 쓰레기가 대량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음반앨범은 주로 플라스틱과 종이로 제작되며, 대량 폐기 시 재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매립지에 쌓여 자연 분해되지 않거나, 소각 시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등의 환경 문제를 초래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케이팝 앨범 생산에 사용된 플라스틱 양이 801.5t에 달했다. 이는 2017년의 55.8t에 비해 1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과도한 앨범 구매의 결과, 플라스틱 생산으로 인해 160만 2천kg CO2e/kg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발생시킨다. 특히 같은 해 한국 내에서만 7천420만 장의 앨범이 판매됐고, 이는 약 1천395t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이어졌다. ■ 환경오염 논란에 대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대응 케이팝 시장의 환경오염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여러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친환경 정책을 마련하기에 나섰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은 소속 아이돌그룹 아일릿(ILLIT)의 데뷔 앨범에 생분해 소재의 포장 비닐, 물에 녹는 포토카드와 종이 케이스를 도입했다. QR코드에 음원이 담긴 형태의 ‘QR 앨범’은 이미 여러 아티스트들의 음반에 등장했다. 디지털 형태의 ‘플랫폼 앨범’도 등장했다. 앨범을 구매해야 받을 수 있는 랜덤 구성품 때문에 무리한 수량의 앨범을 구매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엔터테인먼트의 방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엔터테인먼트의 이러한 정책들을 그린워싱이라고 보고 있다. 앨범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산업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케이팝 시장은 앨범 판매량이 성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팬들은 아티스트의 높은 순위 달성을 위해 앨범을 구매한다. 기획사는 앨범 판매 매출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앨범을 출시하고, 랜덤 포토카드와 팬 사인회 응모권을 미끼로 팬들이 무리한 수량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로 친환경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기존의 앨범과 친환경 앨범의 소비를 모두 증가시키는 셈이다. 더 나아가 친환경 앨범 제작에 사용되는 포장재와 폐기물까지 추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친환경 정책이 환경오염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 엔터테인먼트의 그린워싱에 대한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의 반응 이에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지난 4월25일 실시된 기자회견에서 랜덤 포토카드와 버려지는 앨범을 ‘엔터테인먼트의 병폐’라고 지적했다. 그는 “랜덤 카드 만들고, (인기순위 밖으로) 밀어내기 하는 이런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지금 음반 시장 너무 다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녹는 종이, 이게 무슨 말장난이냐. 종이는 다 녹는다. 차라리 앨범을 덜 찍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민 대표는 앨범 판매량을 높이려는 엔터테인먼트의 구조적 문제 앞에서 수용성 포토카드는 환경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밝히고 ‘건전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촉구했다. 대다수의 케이팝 팬은 민 대표의 발언에 공감을 표했다. 평소 지속적인 음반앨범 구매를 해온 이 모양(24)은 “엔터테인먼트의 이러한 친환경 정책이 앨범 구매량을 줄이는 데는 영향이 없다. 실제로 친환경 앨범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본질적인 케이팝 산업의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앨범 소비량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케이팝 팬 정 모양(24)은 “팬들은 아티스트의 포토카드 모으기와 오프라인 행사 참여를 위해서 앨범을 사야만 한다. 친환경적 요소를 앨범에 도입한 것은 칭찬할 부분이지만, 더 많은 랜덤 포토카드나 앨범의 버전을 출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며 엔터테인먼트의 그린워싱 문제를 지적했다. 케이팝 산업의 그린워싱 논란에 목소리를 내는 환경운동도 잇따르고 있다. 케이팝 산업의 환경 문제에 대항하는 단체인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은 지난 5월17일 플라스틱 앨범 쓰레기와 중복 구매를 조장하는 기획사의 상술을 지적하며 ‘플라스틱 앨범의 죄악’ 캠페인을 벌였다. 이 캠페인에서는 기획사를 향해 중복 구매를 조장하는 마케팅을 멈출 것을 촉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과 앨범 관련 폐기물 발생량을 공개하여 감축 계획을 세울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세태에 대해 엔터테인먼트의 앨범 판매 방식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현재 팬덤 시장에서 굿즈(앨범 구성품)는 상품(앨범) 구매의 주목적으로 볼 수 있다. 조사 대상 음반 50종 중 22%(11개 음반)만 CD가 없는 디지털 음반 사양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굿즈(앨범 구성품) 수집을 위해 불필요한 CD 대량 구매 후 폐기하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형태의 음반 발매 확대, 굿즈(앨범 구성품)의 별도 판매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앨범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구조적 문제 가운데, 이제는 엔터테인먼트가 환경오염의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해야 할 차례다. 글·사진=기아 AutoLand 화성·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4 기아챌린지 ECO서포터즈’ 어썸 팀 / 정리=이나경기자

경기도박물관, 여름방학 맞아 온가족 대상 ‘체험 업고 튀어’ 진행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이 여름방학을 맞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 ‘체험 업고 튀어’를 선보인다. 27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우리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활용할 수 있는 3종의 아이템을 주제로 체험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에나멜과 천끈을 활용해 여름용 키링을 만드는 가족체험프로그램 ‘반짝반짝 동심결 키링 만들기’가 진행된다. 전통매듭 중 하나인 ‘동심결매듭’을 배워 보고, 박물관의 복식무늬에서 따온 부자의 상징인 ‘엽전’ 무늬와 행복의 상징인 ‘두 마리 물고기’ 무늬 장식 팬던트를 달아 전통 무늬의 의미를 함께 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또 ‘잠자리 날아든 모시 컵받침 꾸미기’는 여름의 대표적인 직물인 모시를 활용해 여름 곤충인 ‘잠자리’ 무늬와 여름꽃인 ‘연꽃’ 무늬에 나만의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해 보는 가족 체험 프로그램이다. 전통직물을 만져보고 체험한 뒤 여름 컵받침으로 활용해 볼 수 있다. ‘나만의 머그컵 단청 그리기’는 도자기 컵에 우리 전통의 화려한 ‘단청’무늬를 그려 보는 체험으로, 도자기의 질감과 우리 전통 단청의 아름다움을 나만의 색채로 표현해 보고 다회용 컵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이번 여름체험프로그램은 디자인, 색상, 재료부터 자재 구입까지 한 땀 한 땀 직접 준비해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며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이 유익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체험프로그램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하며, 1일 200명 선착순으로 현장 접수한다.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던, 일상 속 재난…‘MAY DAY MAY DAY MAY DAY’展 [전시리뷰]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살아 숨 쉬며 우리 곁에 존재해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존재로서의 의미는 퇴색한다. 외면으로 존재의 가치가 퇴색되는 건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바로 옆에서 어떠한 사건과 사고가 벌어지더라도 그것을 외면해 버린다면 때로 발생하지조차 않았던, 없던 일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재난’에 대해 우리는 대게 ‘미래에 닥쳐올 일’, ‘우연히 발생한 사고’라는 생각을 떠올린다. 하지만 누군가는 차별과 소외, 무관심과 배제의 폭력에서 일상 속 ‘재난’을 매일 마주하고 있다. 지난 12일 시작해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순항 중인 수원문화재단과 전시공간 미학관의 민·관 협력 전시 ‘MAY DAY MAY DAY MAY DAY’는 재난의 잃어버린 ‘현재성’에 주목, 카모플라쥬(위장)처럼 모습을 감추고 일상 속 숨겨진 재난을 드러낸다는 의미를 갖는다. 뚜렷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이번 전시의 의미는 제목에서부터 드러난다. 국제 조난신호로 알려진 ‘메이데이(Mayday)’는 노동절을 의미하는 ‘메이데이(May Day)’ 등 다른 단어와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위급 상황 전달 시 ‘메이데이-메이데이-메이데이’라는 동일 음절 세 번을 반복하게 된다. 이와 달리 대문자로 쓰인 전시 제목은 위급 상황을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하지 못하고, 노동절을 뜻하는 단어도 되지 못한 채 음절의 껍데기만 남아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슬비 미학관 디렉터 겸 독립 큐레이터는 “도움을 요청하지만 닿지 않는 목소리가 가진 역설을 드러냈다”며 “별안간 닥쳐오는 천재지변이나 불의의 사건·사고가 아닌, 우리 주변의 차별과 무관심 속 모습을 감추고 있는 재난의 역설을 드러내고 시스템 밖에 존재하는 이들에 주목하기를 바란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국내·외를 대표하는 현대미술 아티스트이자 시각예술 작가 총 8명이 참여해 회화, 드로잉, 영상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관찰자가 돼 목격한 다양한 시선과 침묵 당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전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독특한 공간 구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970년대부터 30년간 국가 기간산업의 축을 담당해 오던 연초제초장이 위치했던 111CM 부지는 몇 년 전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공간 특유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위해 남겨진 빛바랜 콘크리트와 고개를 뻗으면 천장 곳곳에 남아있는 뼈대 흔적은 일상의 시스템과 시스템 밖에 위치한 사람에 주목하는 전시 분위기와 자연스레 융화되고 있다. 독특한 공간을 지나 전시 현장에 입장하면 천장에 드리워진 송성진 작가의 ‘자세들-매달리기’(2017-2018)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각 2m가 넘는 얇고 긴 흰색 배경에는 두 손을 뻗어 어딘가에 매달려 있는 다양한 인종, 성별, 연령대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전시장 천장 뼈대에 걸려있는 작품 아래를 걸어가면 마치 작품 속 인물들이 ‘나’를 쳐다보거나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동일한 조건 안에 하나의 선을 그어놓고 매달려 있는 ‘우리’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작가는 “독일 베를린에 머무르던 당시 그곳으로 넘어오다 죽음을 맞이하는 난민과 아이들을 목격하게 됐다”며 “수많은 난민과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들어와 사는 그곳 도시에서는 한국인도 ‘이방인’이 아니라 말할 수 없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서 어떠한 자세로 삶에 매달리고, 우리 사회는 어떠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은 베를린을 거쳐 파키스탄에서도 진행됐다. 시스템 바깥에 위치한 존재가 자신의 존엄을 천명할 때 발생하는 사건을 이야기하는 치명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종이 아래’ 등 8여 점의 작품 및 신작 ‘재난 위장술’ 시리즈를 선보였다. 특히 손가락 크기만 한 인형 캐릭터를 활용한 ‘코팡 물류센타’(2020) 작품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고 고개를 숙여 그 안을 자세히 관찰하게 했다. 작가는 비일상적인 귀엽고 앙증맞은 캐릭터에 현실적인 배경을 배치해 일상의 역설과 우리가 늘 마주하는 곳에 숨겨진 노동문제를 아이러니함 속에 사유하게 만든다. 여성, 노숙인 등 사회 소수자에 주목하고, 연구자와 활동가 등 여러 창작자와의 대화나 협업을 통해 현장의 단면을 드로잉, 텍스트, 미디어, 사진, 아카이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는 봄로야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유연한 손’, ‘유연한 발’ 등 10여 분가량의 영상 및 회화 작품으로 선보였다. 용산역과 인근 호텔의 통로를 배경으로 한 신작 ‘연결 통로 가이드의 하루’에 관해 작가는 “도시 개발의 이면과 배제된 존재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봄로야 작가의 작업 방식은 도시에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이들을 ‘찾아내고’, ‘관찰하고’, ‘드러내고’, ‘함께하는’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렸다. 과거 한센인 마을이었던 서울의 한 번화한 도심이나 개발을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로 점철된 어떠한 지역의 모습, 여성 노숙인의 모습을 다룬 작품을 들여다보면 도시의 이면을 관찰할 수 있다. 관람객은 전시와 함께 재난 대비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기후 위기에 대응해 제로웨이스트 일상용품 만들기 등 전시의 의미가 담긴 독특한 연계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전시는 오는 9월8일까지.

‘아름다운 하모니’ 수지실버합창단, 전국골든에이지 대회서 은상 영예

수지실버합창단이 지난 18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11회 전국골든에이지 합창경연대회’에서 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국립합창단이 주최한 이번 대회엔 전국 13개의 합창단이 참가해 경합을 치렀다. 수지실버합창단은 지난 6월 예선을 통과한 뒤 이번 본선 경연에서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2곡의 곡을 선보였다. 수지실버합창단은 익숙한 멜로디와 아름다운 시어가 가슴을 울리는 ‘나 하나 꽃 피어(윤학준 편곡)’와 애환의 정서를 힘 있는 선율과 리듬으로 담아낸 ‘아리랑(유효원 편곡)’을 불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2008년 창단한 수지실버합창단은 평균 연령 70세의 여성 39명, 남성 13명 등 총 52명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합창단은 고령화 시대에 노년을 활기차게 보내고 노래로 희망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매년 정기연주회를 열어 하모니를 전하고 있는 합창단은 ‘제1회 경기도 시니어합창경연대회’ 대상을 비롯해 ‘제2회 용인시 합창경연대회’ 최우수상, ‘제20회·22회 대통령상 전국합창경연대회’ 은상, ‘제36회 국무총리상 춘천전국합창대회’ 동상 등을 수상하며 실력을 입증해왔다. 이형철 수지실버합창단장은 “실버합창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골든에이지 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한 것만으로도 기쁜데, 큰 상을 받게 돼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며 “경기도와 용인시의 문화예술 위상을 높였다고 자부하고 있다. 정기연주회 뿐만 아니라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음악회 등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가며 아름다운 하모니로 감동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아트센터, 3개월간 야외극장서 ‘기회소득예술인 상설무대’ 개최

경기아트센터가 오는 10월26일까지 16차례에 걸쳐 ‘기회소득예술인 상설무대’를 야외극장에서 진행한다. 이번 기회소득예술인 상설무대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기회소득 예술인을 출연진으로 한다. 기회소득 예술인에게 공연기회를 제공해 안정적인 창작환경을 조성하고, 경기도 문화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20일부터 시작한 상설무대는 오는 10월2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진행한다. 단 8월3일과 10일, 9월14일엔 공연이 없다. 또 8월6일부터 9일까지 매일 오후 7시에는 ‘한여름 밤의 예술무대’를 운영해 무더위에 지친 도민들에게 일상 속 문화를 누리는 시간을 제공한다. 경기아트센터는 클래식, 대중음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전공한 예술인들의 공연을 통해 도민 삶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일상 공간에서의 공연으로 생활예술 체감을 높일 뿐 아니라 도 전역의 예술인 지원을 통해 예술인의 경제적 기반을 강화하고 창작 생태계를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기회, 예술이 되다. 문화, 일상이 되다’라는 슬로건처럼 기회소득 예술인 상설무대가 도민의 일상에 예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침이슬' 김민기 학전 대표 별세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년 넘게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양성한 가수 김민기가 73세의 일기로 21일 별세했다.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전날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1951년 전북 익산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김민기는 서울대 미대 1학년 때인 1969년 '도비두'라는 그룹을 결성,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1970년 서울 명동 '청개구리의 집'에서 공연하면서 그의 대표곡 '아침이슬'을 작곡했다. 이 노래는 김민기의 초등학교 동창인 양희은이 부르면서 당시 군부 독재 저항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1971년 발표한 데뷔 음반 '김민기'는 출반 직후 모두 압수당했고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상록수' 등 그의 노래들은 줄줄이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이후 생계를 위해 봉제 공장과 탄광에서도 일하기도 했으며 1984년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결정, 프로젝트 음반을 발매했다. 연극에도 활발히 참여했던 김민기는 1973년 고 김지하의 희곡 '금관의 예수'와 이듬해 마당극 '아구' 제작에 참여했고 1978년 노래극 '공장의 불빛'을 시작으로 1983년 연극 '멈춰선 저 상여는 상주도 없다더냐' 등도 연출했다. 1991년 3월 자신의 곡들을 모은 4장의 음반 계약금으로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개관했다. 이후 공연을 연출하며 유명 가수와 영화배우 등 후배 예술인을 배출했다. 라이브 공연으로 팬들과 호흡한 고 김광석, 윤도현, 나윤선, 정재일 등이 있다. 특히 1994년부터 시작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한국 뮤지컬 역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 원작을 한국 정서에 맞게 번안한 작품으로 2023년까지 8천회 이상 공연이 이뤄졌고 7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린 설경구·김윤석·황정민·장현성·조승우를 배출하기도 했다. 그는 만성적인 재정난에도 뮤지컬 '의형제'(2000), '개똥이'(2006)와 '어린이극 '우리는 친구다'(2004), '고추장 떡볶이'(2008) 등을 연출하며 대학로 공연 문화를 이끌었으나 학전은 문을 연 지 33년만인 지난 3월 15일 폐관했다. '의형제'로 2001년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분 대상과 연출상을 받았고, '지하철 1호선'으로 한국과 독일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 정부로부터 괴테 메달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24일 발인 예정이다.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경기도물리치료사회, 영등포 쪽방촌 주민들 위한 정기봉사 진행

경기도물리치료사회(회장 김구식) ‘버티나무 봉사단’은 지난 20일 영등포광야교회 홈리스 복지센터에서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정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봉사에는 박재명 서울시물리치료사회장, 김구식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과 도회 이진수 수석부회장, 노근섭 정무부회장, 김문일 봉사이사 등 임·회원 13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승관 영등포구의원, 김형옥 영등포쪽방촌 상담소장이 격려차 방문했다. 경기도물리치료사회의 영등포 쪽방촌 물리치료 봉사활동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2021년 5월부터 시작해 매월 두 번째 토요일 하고 있다. 물리치료사들이 각자 가진 재능을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신체의 불편함이 있는 쪽방촌 주민을 대상으로 물리치료 봉사를 진행한다. 이날에도 주민 28명이 방문한 가운데 물리치료 봉사가 이어졌다. 박재명 서울시물리치료사회장은 “앞으로 쪽방촌 봉사활동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서울시회도 함께하고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전승관 영등포구의원은 “무더운 여름을 열악한 환경에서 보내고 있는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 봉사를 실천해주신 버티나무 봉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구식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봉사활동에 경기도물리치료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의 빛으로 반짝이는 '수원 망포글빛도서관' [공간의 재발견]

‘책, 건물, 사서’로 구성된 도서관은 각각의 역할이 잘 이뤄져야 하는 유기적인 공간이다. 망포글빛도서관은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건물)과 균형감 있는 장서 확충, 그리고 언제나 깨어 있는 사서가 있는 도서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빛과 공간이 주는 안정감 ‘글의 빛으로 반짝이는 아름다운 도서관’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망포글빛도서관은 수원시 21번째 공공도서관으로 2019년 4월 29일 개관했다. 연면적 2천929㎡, 지하 1층, 지상 2층, 옥상정원이 있는 규모로 1층에는 유아자료실, 어린이자료실, 북카페, 수원시다함께돌봄센터가 있고 2층에는 종합자료실, 강의실, 동아리실, 휴게실 등이 배치돼 있다. 1층에 마련된 수원시다함께돌봄센터는 도서관 인근에 망포초등학교와 글빛초등학교가 있는 점을 고려해 기존에 강당이던 공간을 용도변경해 운영하고 있으며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신청 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망포글빛도서관은 ‘빛’을 강조한 설계 의도에 맞게 따뜻하고 은은한 색이 도서관 전체에 사용되고 있다. 도서관 중정 천창부는 전동루버를 통해 일사 조절이 가능하도록 돼 있어 자연광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으며 자작나무 서가는 빛과 어우러져 안정감을 준다. 또 2021년 제11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을 수상한 글빛누리공원에 도서관이 위치해 있어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환경이 조성돼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지역주민과 상생의 장 개관 5년 차를 맞는 망포글빛도서관은 개관 후 1년간 월평균 2만5천명이 방문해 수원시 관내 도서관 중 이용객 수가 많은 도서관 중 한 곳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2020년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임시 휴관과 단계적 개방 등 제한적 운영을 반복하며 일평균 이용자 수가 359명으로 떨어졌으나 최근 일평균 이용자수 1천170명을 기록하며 회복세에 들어섰다. 이뿐만 아니라 2023년 말 기준 수원시 도서관 17개관 중 상호대차 서비스 이용 1위를 기록하는 등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망포글빛도서관은 지역주민과 상생하기 위해 수원시다함께돌봄센터 외에 도서관을 방문하는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격월 마지막주 수요일 센터 담당자들이 도서관을 방문해 취업 및 관련 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인근 초중교 독서문화프로그램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에게 정보와 학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내 집 앞 10분 거리 도서관 수원시는 2010년대 신도시 생성과 더불어 ‘도서관 도시’라는 목표를 갖고 지역별 특색 있는 도서관을 만들어 왔다. 망포글빛도서관은 집 앞 공원 산책 중에 잠시 들르거나 도서관 내 카페에 왔다가 책 한 권 빌릴 수 있는 도서관, 인문·문화 강의를 접할 수 있는 도서관, BF 인증으로 문턱 낮은 도서관 등 수원시가 내건 ‘내 집 앞 10분 거리의 도서관’을 실현한 공간이다. 망포글빛도서관은 규모 면에서는 수원시에서 작은 규모에 속한다. 그러나 공간 구성에 있어 복도 등 공용공간을 최소화 해 자료실 및 이용자 공간의 활용성을 높였다. 특히 개방감이 뛰어난 1층 글빛홀(로비)에서는 도서 전시를 통해 매월 주제 분야별 다양한 도서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체 장서 5만7천93권 중 6천52권을 보유하고 있는, 망포글빛도서관 특화 주제인 ‘경제’ 분야 관련 북큐레이션을 운영하며 경제·경영 분야 트렌드를 담은 책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마감된 ‘미술, 그 색의 향연에 춤추는 마음’은 미술 인문학 강의 8회, 전시 강의 및 탐방 2회, 책 출간회 1회 등 총 11회에 걸쳐 운영된다. 한국과 유럽을 대표하는 8인의 미술 작품을 공부하고 작품에 대한 감상글을 모아 마지막에 ‘그림 치유 에세이집’을 발간할 예정이며 ‘스웨덴 국립미술관 컬렉션’ 전시 강연 및 미술관 탐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망포글빛도서관 주소 : 수원시 영통구 망포로 100 운영시간 : 평일 오전 9시~오후 10시 주말 오전 9시~오후 6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심리상담가 박상미 교수 “‘마음 근육’으로 튼튼해져야” [인터뷰]

인간은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관계에서 만난 사람들은 기쁨과 성장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스트레스와 고통의 원인이다. 왜 그럴까.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현대인의 최대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심리상담가 박상미 교수는 “잘 다치는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마음 근육’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내 인생을 먹어 치우는 걱정’ 박상미 교수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박상미 라디오’ 구독자를 대상으로 ‘언제 가장 속상한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888명이 참여한 투표 결과 1위는 47%가 선택한 건강(자꾸 아프고 무기력할 때)이 차지했고 뒤이어 돈(고생만 하고 돈이 안 모일 때), 가족(내 마음 몰라주고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친구(속마음 털어놓고 위로받을 사람 없을 때) 순으로 나타났다. 압도적으로 건강 걱정이 높게 나온 것에 대해 박 교수는 “건강을 핑계로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현재 몸이 좋지 않아 괴로운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내가 큰 병에 걸리면 어떡하지, 늙어서 아프면 가족들 힘들 텐데, 병원비 감당은 어찌하나, 훗날 누가 날 보살펴 줄까, 요양병원도 잘 선택해야 한다던데….’ 끝없이 걱정에 걱정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 건강염려증과 더해져 한숨이 늘고, 결국 오늘의 내가 불행해지는 것이죠.” 박 교수는 걱정이 밀려올 때 우선 내가 통제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것을 권한다. 내가 돌봐야 할 집안일, 회사 업무 등은 집중해 해결하면 되는, 큰 걱정이 아닌 일들이다. 반면 자연재해, 사고, 건강 등은 통제 불가능한 걱정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걱정들이 밀려올 때 박 교수는 “무시하고 빨리 도망쳐야 한다”고 말한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걱정에 몸과 마음이 괴롭다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심리연습이고 마음 근육을 키우는 과정인데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걱정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대부분 ‘공상’, 즉 머릿속에서 혼자 그려낸 이미지라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러한 걱정은 집착으로 번져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을 통제하려 들고, 잠재력과 가능성을 잡아먹습니다. 걱정이라는 이불을 덮고 불안 속에서 잠만 자고 있진 않나요? 자유와 성장을 향해 이불을 걷어차고 도망쳐 나오셔야 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어니 젤렌스키는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 일, 30%는 이미 일어난 일, 22%는 걱정할 필요 없는 사소한 고민, 4%는 우리의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는 일, 그리고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바꿔 놓을 수 있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박 교수는 “나이 들면 누구나 아프고, 그럴수록 내 몸을 아끼고 잘 고쳐 쓸 마음을 먹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요. 96%의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내가 온 에너지를 모아 집중해서 해결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4%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내 삶을 잠식하고 먹어 치우는 걱정으로부터 벗어나는 연습을 하세요.” 발바닥에 붙어 있는 행복…들여다봐야 보이는 것 한양대 일반대학원 협동과정 교수이자 ‘힐링캠퍼스 더공감’의 학장인 박 교수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 입학을 앞둔 시기에 스스로에게 삶의 행복을 되물었다. 답은 “그렇지 않다”였다. “청소년기부터 우울증을 앓았고 늘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34세의 나이에 더 늦기 전에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기로 마음먹고 ‘뭐가 되지 않아도 좋다. 내 마음부터 치료해 보자’는 심정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박 교수는 그저 자신의 삶이 조금만 더 행복하고, 덜 힘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심리학에 뛰어들었다. 돌이켜보니 학문을 통해 우울증이 치료된 기억은 드물다. 그 시기에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나’를 공부하는 시간을 할애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전까지는 환경 때문이야, 가족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등 외부에서 원인을 찾고 탓하기 바빴는데 결국 내 마음 때문이더라고요. 나의 마음을 정화하고 돌아보니 행복은 제 발바닥에 붙어 있었습니다. 내가 늘 밟고 다녀 잘 보이지 않았죠. 행복하려면 억지로라도 뒤집어 봐야 보이는 게 행복이에요. 나를 힘들게 하는 것으로부터 멀어지려고 노력하고, 연습해서 마음 근육을 키울수록 행복을 찾는 과정도 수월해집니다.” 때때로 사람들은 불행조차 남과 비교하며 “저 사람은 저런 고통도 견디는데 너는(혹은 나는) 왜 이것도 이겨내지 못하냐”며 질책하거나 자책하곤 한다. 각자의 생김새가 다르듯 감당할 수 있는 마음 그릇도 다르다는 것을 간과하는 행동이다. “사람마다 근육량이 다르듯이 마음 그릇의 크기, 재질, 두께도 다 다릅니다. 저는 제 마음을 종이 소주컵이라고 표현해요. 뜨거운 물을 담으면 금방 흐물흐물해지고 얼마 담지 못하고 곧 넘치려고 하죠. 마음 근육을 키운다고 해서 종이컵을 양철 양동이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흐물흐물해지고 넘치려는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뜨거운 물을 피하는 방법, 자주 비우는 지혜를 배우다 보면 마음 근육은 자연스레 생긴답니다.” 끝으로 박 교수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이해할 수 없는 인간 유형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현실적인 팁을 알려줬다. 이름하여 ‘타인 관찰법’.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럴 땐 그 사람을 가만히 관찰해보세요.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오늘은 왜 더 예민할까, 기분이 안 좋은가 보다….’ 가볍고 건조하게 한 발 떨어져 관찰하고 구경하는 태도를 갖다 보면 상대의 나쁜 기분에 젖어 들지 않습니다. 마음 근육을 길러야 에너지를 발산하고 관계를 살리는 기초대사량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만난 영화산업의 미래… ‘무한상상’ AI 온다

빈 화면에 ‘감독 차세환, AI 아티스트 차세환, 생성형 AI 챗지피티·미드저니…(생략)’라는 글씨가 올라간다. 지난 14일 막을 내린 제28회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BIFAN 2024)에서 ‘부천 초이스: AI 영화’ 본선 진출작 중 하나인 영화 ‘파이널 씬’의 엔딩 크레딧 장면이다. 보통의 엔딩 크레딧에 감독, 각본, 출연자 및 스태프의 이름이 오르는 것과 사뭇 다르다.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 영화·영상 산업에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열린 BIFAN은 그 지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생성형 AI로 제작된 영화작품을 다룬 ‘부천 초이스: AI 영화’ 부문 시상식에선 레오 캐논 감독(프랑스)의 ‘할머니들은 어디로 떠난걸까(Where Do Grandmas Go When They Get Lost?)’가 작품상을 수상했다. AI의 창의적 활용과 시각적-청각적 예술성, 독창성을 기준으로 수상작이 선정됐다. 기술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국내 영화 ‘폭설’은 각본을 제외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다방면으로 활용해 제작했다. AI 기술이 가진 강력한 장점은 소규모 자본으로 할 수 없던 다양한 제약에서 벗어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창작자는 보다 자유롭게 역량을 펼칠 수 있다. 현재 AI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며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프리비즈(Pre-Visualization·사전시각화)’ 시장이다. 이는 드라마나 영화 등이 만들어지기 전 단계에서 투자자 등에 컨셉을 미리 제시해 사전 검증하는 과정이다. 영화의 규모가 커질수록 투자의 리스크(위험부담)도 클 수밖에 없고, 의사결정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이때 구체적인 시각 이미지가 있으면 보다 명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한데, AI는 시각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강점을 갖는다. 예를 들어 미래의 28세기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에 공룡과 외계인이 등장하고 그 안에서 인간이 전투복을 입고 전쟁을 한다는 시나리오가 있다. 이를 말로써 전달하면 상상력을 동원하며 이미지를 그려내기 쉽지 않지만, AI 기술로 만들어낸다면 실사 테스트의 데모촬영보다 기간 및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현재의 기술력은 광고영상이나 티저, 10분 내외의 짧은 분량의 영상을 만드는 데 활용되지만,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 1시간, 2시간짜리 영상을 만드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특히 AI기술 응용은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되는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과 비견해 중소자본의 국내 영화업계 활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예술 분야에선 과학기술을 도입하는 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 대상 수상 및 국내 유일의 AI영상 전문제작 업체 (주)스튜디오프리윌루전 공동 창업자인 구도형 부대표는 “영화시장에 이제 막 진입하는 신인 감독 등은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며 “AI는 거부한다고 해도 필수적으로 도래할 미래이기 때문에 재빨리 기술을 받아들이고, 여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윤리적 문제를 사회적, 제도적으로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아트앤테크놀로지(A&T)랩의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승무 영상원 교수는 “예술이 어떠한 도구(기술)와 함께하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인간의 고유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창의성’이라는 부분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콘텐츠와 창작, 예술을 위해 기술이 활용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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