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에서 산업이 된 군용헬기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군용헬기가 산업용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장 수송수단이었던 군용헬기가 성능개량과 다목적 활용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전 세계 군용헬기 시장은 2023년 약 605억 달러 규모에서 2028년 779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5.2%다. 국내에서도 관련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UH/HH-60P 블랙호크 기동헬기 36대에 대한 성능개량 사업을 착수했다. 사업 규모는 약 9천억 원이다. 업체 선정은 내년 초로 예정돼 있다. 블랙호크 성능개량, 대한항공·KAI 본격 경쟁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대한항공은 1990년부터 UH-60 헬기 138대를 면허생산해 납품했고, 창정비 실적도 축적했다. 이번 사업에는 LIG넥스원, 미국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뛰어들었다. KAI는 수리온과 미르온 등 국산 헬기를 설계·양산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화시스템과 이스라엘 엘빗시스템과 손잡았다. 성능개량은 조종시스템과 야간침투능력 강화가 핵심이다. 육군 특전사에 배속된 헬기 24대, 공군 전투탐색구조용 12대가 대상이다. 지형회피 기능, 위성통신, 헬멧 디스플레이 등 고성능 장비가 도입된다. 한 대당 제작비는 기종에 따라 200억~250억 원에 달한다. 수출 가격은 대당 제작비보다 높다. 창정비나 성능개량도 수십억 원 규모다. 국산화율이 높을수록 사업성은 커진다. KAI가 제작한 수리온은 국산화율 60% 이상을 달성했다. 파생형인 미르온 개발도 진척 중이다. 대한항공은 창정비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리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활용 범위도 넓다. 군용헬기는 소방, 산악구조, 해양경비, 응급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전환이 가능하다. 미국 블랙호크는 민간용으로 수백 대가 운용 중이다. 국내에서도 닥터헬기 등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군용헬기, 민수시장으로 영역 확대 세계 주요국들도 군용헬기의 민수화와 수출 다변화에 적극적이다. 미국은 블랙호크 계열을 중남미, 유럽,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고 있으며, 최근 폴란드, 태국, 인도 등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프랑스는 NH-90 헬기를 구조와 소방용으로 파생해 운용 중이다. 군용헬기 산업은 고용 유발효과도 크다. 기체 제작에는 수천 개의 부품이 필요하며, 유지보수, 부품 정비, 전자장비 업그레이드 등으로 연관 산업 전반에 파급력이 있다. 헬기 산업이 활성화되면 중소 부품업체와 연구기관, 엔지니어 수요도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헬기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남미, 동남아, 중동 등 교체수요가 많은 국가에 맞춤형 기체를 제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후와 지형 조건에 맞춘 조종시스템과 유지보수 편의성은 경쟁력의 핵심이다. 방산기술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기체가 고성능 전자장비와 디지털 조종실을 탑재하면 NATO 기준 감항 인증도 가능할 것"이라며 "국산 헬기의 글로벌 진출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체 노후화 심각…기술자립 필요성 제기 국내 업체가 확보한 기술자료는 제한적이다. 일부 업체는 시코르스키사의 기술자료를 일부 확보했으며, 미국 측과 MOU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하청을 넘어 체계개발 능력 확보가 관건이다. 기체 노후화도 시급한 과제다. 1990년대 생산된 UH-60P는 상당수가 수명에 도달했거나 임박했다. 개량 대상에서 제외된 100여 대는 차세대 기체로 교체될 예정이다. 운용 현장에서는 노후 기체의 한계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대표 사례는 지난해 12·3 계엄사태 당시, 특전사가 블랙호크 헬기를 타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투입된 작전이다. 야간·도심침투 작전이 가능했던 배경은 초기 기체 성능 덕분이었다. 이후 유지보수 미흡과 성능 저하로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성능개량 사업에서 제외된 108대는 2030년대 초반까지 운용한 뒤 단계적으로 퇴역시킬 계획이다. 이를 대체할 차세대 기체 개발도 병행 추진 중이다. KAI는 2028년을 목표로 차세대 수송헬기 플랫폼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성공, 한국은 좌절…수출전략 과제 헬기 수출 성공 사례 중 하나는 튀르키예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개발한 'T129 ATAK' 헬기를 파키스탄, 필리핀, 나이지리아 등에 수출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파생형을 활용해 민간·경찰용으로도 판매 대상을 확대했다. 체계개발 능력과 자국 공군의 운용 실적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반면 한국은 2013년 KAI가 수리온을 남미, 동유럽에 수출하려 했지만 해외 감항인증 미비와 현지 맞춤화 실패로 무산된 바 있다. 유럽 EASA 인증 미확보, 가격 경쟁력 미비, 교전지역 운용 실적 부족 등이 장애물이었다. 철저한 수요국 분석과 인증 확보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다. 예산 현실화도 요구된다. 감항인증, 시험평가, 규격화 등 필수 절차를 고려하면 현행 예산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안정적인 일정과 지원이 필요하다. 기술자립을 위해 민·관 협력도 필수다. 방산기업 단독 추진으로는 부품 국산화나 항공전자 기술 확보에 한계가 있다. 국책연구기관, 대학, 중소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가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

제철소 먼저 짓는 현대차, 관세 피하고 시장 확대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를 신설한다. 단순한 생산기지 확대를 넘어 통상 리스크에 대응하고 정치적 지형 변화에 대비하는 전략적 투자다. 이번 투자에서 핵심은 전기차 공장도, 배터리 합작사도 아닌 '제철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는 2028년까지 총 210억 달러(약 31조 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핵심 항목은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짓는 계획이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자동차를 만들기 때문에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외국산 철강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고 있다. 현대차가 미국 내에서 철강을 직접 생산하면 이 같은 조치를 피해갈 수 있다. 제철소 건설은 공화당과의 전략적 유대 루이지애나는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이른바 '레드 스테이트'다.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제철소 건설은 공화당 진영과의 전략적 유대를 강화하려는 행보로도 읽힌다. 정 회장은 “철강과 부품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미국 공급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철소 건설은 현대차의 전기차 생산 확대 계획과도 맞물린다. 조지아주 서배너의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은 생산 능력을 연간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며, 여기에 투입될 철강을 루이지애나 제철소에서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자체 철강 조달은 원가 절감과 품질 통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 등 다층적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트럼프는 행사 중 “만약 인허가에 문제가 생기면 나를 찾아오라. 내가 직접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가 자신의 관세 정책 덕분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그는 “관세는 매우 효과적이며, 현대차의 결정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 포석 이번 발표는 트럼프가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시사한 지난 4월 초 직전에 이뤄졌다.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차가 정치적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에서 자동차 부문에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에 61억 달러, 에너지 분야에 63억 달러를 배정했다. 철강 부문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에서 제철소를 직접 짓는 첫 사례다. 그룹 계열사 현대제철이 전기로 방식으로 자동차용 저탄소 강판을 생산하게 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기로 제철소는 탄소중립 시대에 필수적인 생산시설로, 미국 내 자동차 생산과 직접 연결돼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철강 외에도 3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LNG를 구매할 예정이다. 이는 제철소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원 확보와 동시에 미국 에너지 안보 기여를 겸한 조치다. 루이지애나 주정부 및 연방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를 두고 “트럼프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미국 내 공급망 구축, 일자리 창출, 관세 회피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시도로 풀이된다. 국내에도 24조 투자..공급 다변화 동시 추진 현대차는 미국 투자와는 별도로 올해 한국에도 사상 최대 규모인 24조3000억 원을 투자한다. R&D에 11조5000억 원, 시설 투자에 12조 원, 전략 투자에 8000억 원을 배정했다. 국내외를 아우른 기술 내재화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동시에 추진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까지 감안한 정치·산업 양면 대응 전략”이라며 “자동차에서 철강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구조는 글로벌 통상 리스크를 헤쳐나갈 모델”이라고 말했다. 산업전문가는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철강, 에너지까지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며 IRA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일본, 독일, 중국 기업보다 한 발 앞선 행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전략은 단순한 제조 확대를 넘어 정치, 통상, 기술까지 포함하는 다층적 대응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북미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4년간 미국에 31조원 투자"…트럼프 "관세 효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 달러(31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한"향후 4년간 (미국 내) 210억 달러 추가 투자를 기쁜 마음으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핸 대미 투자 내용은 ▲자동차 생산 분야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 61억달러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 63억 달러 등이다. 정 회장은 "우리의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투자의 핵심은 미국의 철강과 자동차 부품 공급망을 강화할 60억 달러 투자"라면서 루이지애나에 신설될 제철소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은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미국인 1천300여명을 고용하게 되는 이 공장은 저탄소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공장에서 사용될 차량용 철강재를 제조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또 자동차 생산 부문에서 26일 준공하는 미국 내 '3호 공장'인 조지아주 서배너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역량을 20만대 추가 증설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이 공장을 통해 8천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공장,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연간 각각 36만대, 34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보유 중이다. 연간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HMGMA에서 20만대 생산 설비를 추가로 갖출 경우, 현대차그룹의 미국내 생산 능력은 연간 120만대 이상에 달하게 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에서 자율주행, 로봇, 인공지능(AI),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하는 한편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슈퍼널, 모셔널 등의 사업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올해 말께 미시간주에 소형원전모듈(SMR) 착공을 추진한다. 여기에 정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30억 달러 이상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이번 계획은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한국 기업 가중 첫 번째로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특히 한국 기업인이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대규모 대미 투자 발표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졌다. 세계 각국과 '관세전쟁'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바탕으로 책정하는 '상호관세'를 내달 2일 발표할 예정이어서 현대차의 이번 계획은 한국 대미 수출 기업들의 '트럼프 관세' 대응책의 하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큰 나라를 대상으로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세를 피하고 싶으면 대미 설비투자를 늘리라'는 미국 측의 요구에 부응해 세계 주요 대미 수출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 투자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루이지애나주에 조성할 공장에서 생산될 철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부터 외국산에 대해 25%의 관세를 예외 없이 부과해온 품목이다. 한국의 기존 무관세 대미 철강 수출 쿼터도 같은 날 폐지됐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자사 미국 내 공장에서 제조할 차량에 들어갈 철강을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해당 철강재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지 않게 된다. 정 회장의 발표에 앞서 단상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가 곧 매년 100만대 이상의 미국산 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이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진정 위대한 기업인 현대와 함께 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판매가 1억원 中 지커, 왜 韓 시장 노리나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중국 전기차는 오랫동안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아왔다. 하지만 최근엔 성능과 디자인, 기술까지 내세운 고급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브랜드가 지커(Zeekr)다. 지커는 테슬라를 겨냥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왔고, 최근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커는 지난 2월 말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라는 이름의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모기업은 중국 최대 민영차 지리자동차로, 볼보와 로터스, 폴스타를 보유하고 있다. 지커는 2021년 이 그룹에서 분사된 고급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설계부터 플랫폼까지 프리미엄을 지향한다. 판매가 1억 원 7X, 1회 충전 543㎞ 주행 대표 모델인 '지커 001'은 최고 출력 536마력, 제로백 3.8초의 성능을 자랑한다. SUV 모델 '7X'는 639마력에 543㎞ 주행 가능 거리(1회 충전 기준)를 갖췄다. 유럽 기준 판매가는 약 1억 원. 전기차 시장의 보급형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성능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다. 지커가 사용하는 SEA 플랫폼은 볼보, 폴스타와도 공유되는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다. OTA(무선 업데이트),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 자율주행 등 최신 기술과도 궁합이 맞는다. 지커는 중국 내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22년 판매량은 7만 대, 2023년엔 22만 대로 급증했다. 테슬라 차량을 타던 소비자들이 지커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국 진출은 아시아 프리미엄 시장 공략 일환 글로벌 확장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2023년 뉴욕증시에 상장해 4억4000만 달러를 조달했고, 유럽(네덜란드·독일 등)과 중동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 한국 법인 설립은 아시아 프리미엄 시장 공략의 일환이다. 한국에서 첫 출시 모델은 7X가 유력하다. 해당 모델은 국내 상표 등록을 마쳤다. 테슬라 모델 X 롱레인지는 670마력, 560㎞ 주행, 가격은 약 1억4000만 원. 현대차의 아이오닉 5 N은 650마력, 350㎞ 주행, 약 8000만 원대다. 지커 7X는 639마력, 543㎞ 주행, 약 1억 원대로 중간에 위치한다. 지커코리아에는 동아시아 총괄 차오위가 대표로, 김남호 전 폴스타코리아 임원이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다. 시장 분석과 딜러 네트워크 구축 등 초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커, 가성비 앞세운 中 전기차와 차별화 최근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BYD는 아토3를 앞세워 판매 중이고, 창안자동차와 샤오펑도 진입을 준비 중이다. 다만 이들은 대부분 '가성비'를 앞세운 반면, 지커는 고성능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전문가들은 지커를 중국 전기차 산업 고급화의 대표 사례로 본다. 이항구 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지커는 중국 고급 브랜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재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일정 점유율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제도 있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낮은 신뢰도와 브랜드 충성도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특히 고가 차량일수록 브랜드 이력, A/S 체계, 기술력 등에 대한 소비자 기준이 엄격하다. 지커는 단순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아니다. 지리그룹의 기술력과 자본을 바탕으로 탄생한 전략 브랜드다. 한국 시장은 지커에게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니라, 아시아 고급차 시장 공략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이제 중국산 전기차는 더 이상 '싸고 빠른 차'만은 아니다. 지커는 그 통념을 뒤집으려 한다. 그 실험의 무대가 바로 한국이다.

국내 부실기업 2019년 이후 최대 규모… 건설업 부실 확률 2배↑

지난 6년간 빚더미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급증하면서 국내 부실기업 수가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경제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2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발표에 따르면,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금융업 제외) 3만7천510곳 중 4천466곳(11.9%)이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추정됐다. 부실기업 수뿐 아니라 전체 외부 감사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모두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다. 2019년에는 2천508곳(7.9%), 2020년 3천77곳(9.2%), 2021년 4천12곳(11.2%), 2022년 3천856곳(10.8%), 2023년 4천350곳(11.6%)이었다. 부실확률 역시 2019년 5.7%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8.2%로 최고치를 찍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이 24.1%로 가장 높았고, 전기·가스·증기·수도사업(15.7%),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4.2%),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14.0%)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제조업(2.8%)과 도소매업(4.1%)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건설업의 부실 확률은 2019년 3.3%에서 지난해 6.1%로 1.9배 상승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전문과학(1.8배), 광업(1.6배), 정보통신업(1.5배) 순으로 상승 속도가 빨랐다. 한경협은 건설업 부실확률이 급등한 원인으로 고금리·고물가, 건설 수주 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부실기업이 늘어나면 실물경제 악화와 함께 금융시장 리스크가 확대돼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서 “자금조달 비용 완화와 유동성 지원으로 부실위험을 줄이는 한편 원활한 사업재편을 저해하는 상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아시아공항 최초로 ‘공항 AI 연합’ 가입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의 인공지능(AI) 혁신성과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아시아 공항 가운데 최초로 ‘공항 AI 연합(Airports AI AllAInce, AAA)’에 가입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024년 설립한 AAA는 미국 애틀란타 공항, 독일 프라포트 공항 등 주요 공항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을 주축으로 구성한 공항 AI 혁신 분야 글로벌 협력체다. AI 기반 공항운영 최적화 및 지속가능성 강화 등 AI 시대 공항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디지털 대전환, 항공 AI 혁신허브 추진 등 AI 분야 혁신 성과를 인정받아 AAA로부터 가입 요청을 받았다. 이후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AAA 써밋’에서 아시아 공항 가운데 최초이자 비 미주권 공항으로서는 독일 프라포트에 이어 2번째로 AAA에 공식 가입했다. AAA는 이번 서밋 행사의 하나로 열린 가입 환영행사에서 인천공항이 AI 시대 글로벌 공항산업의 미래를 주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 했음을 강조했다. 이학재 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AAA 써밋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공항 및 항공산업에서 AI의 전략적 역할 및 미래비전을 발표했다. 이 사장은 AI를 활용한 단순한 공항 운영 혁신을 넘어 AI 인프라 확충, 연구개발(R&D) 활성화,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조성 등 AI 기반 산업생태계 조성방안을 담은 ‘인천공항 4.0’ 비전을 제시했다. 또 이 시장은 지난 21일 AI 분야 글로벌 대표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특별 초청을 받아 AWS 본사를 방문했다. 이 사장은 글로벌 항공산업 분야에서 활용하는 다양한 AI 기술 적용사례에 대해 AWS 측의 설명을 들었다. 아울러 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공항운영 전 분야 디지털 대전환 프로젝트와 공항산업 안 AI 기술융합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이 시장은 “이번 AAA 가입 및 써밋 참가는 인천공항의 AI 혁신 노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뜻 깊은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요 공항들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항공 AI 혁신허브 및 산업 생태계 조성 등 미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 ‘세상을 바꾸는 인천공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이앤씨, 업사이클링 건자재 기술개발 위한 업무협약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탄소중립도로건설기술연구원과 업사이클링 건자재 기술을 연구하고 도로·교통분야 탄소중립 기술을 확대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고 23일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024년부터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아스팔트, 벽돌, 시멘트 등 고품질·저비용 건자재를 만드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아이엠피 업사이클링 건자재’라는 이름으로 상표출원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환경부 환경성적표지(EPD인증)도 받았다. 각 사는 이번 협약으로 도로용 업사이클링 건자재 개발 및 배수층 포장 기술을 공동 연구한다. 또 데이터 공유, 교육, 세미나를 통해 건설현장에 기술을 적용한다. 나아가 Scope3(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 탄소중립을 위한 업사이클링 건자재 정책을 정부 및 지자체에 제안할 예정이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 현황과 업사이클링 건자재 기술 연구결과를 공유한다. 탄소중립도로건설기술연구원은 Scope3 탄소중립 관련 성능평가, 교육, 인증을 담당하며 입법 제안을 위한 가교역할을 수행한다. 최종문 포스코이앤씨 R&D 센터장은 “자원순환형 폐건자재 업사이클링 기술을 발전시켜 포스코이앤씨만의 고유 브랜드 상품을 구축하고 사업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주총 앞두고 영풍 3세 전면에…‘전문경영 체제’ 말 바꾼 오너 리스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영풍이 반복적인 환경오염 문제와 MBK의 금융사고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가운데 최근 고려아연 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 오너 일가 3세 장세환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22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장세환 부회장은 최근 열린 한 프록시 토크(Proxy Talk)에서 영풍을 대표하는 인물로 참석해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영풍의 경영 역량을 강조했다. 그는 ‘영풍 부회장’으로 소개됐지만, 실제로는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 않다. 현재 그는 영풍빌딩 관리업을 주로 하는 영풍이앤이라는 회사의 미등기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과거 장형진 영풍 고문이 “기업은 전문경영인이 맡아야 한다”는 발언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 고문은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로는 둘째 아들인 장세환 부회장을 고려아연의 경영 전면에 세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가 그동안 “경영은 MBK가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던 점과도 어긋나는 행보라는 시각이다. 업계 일각에선 장세환 부회장이 고려아연을 인수하려는 배경에 석포제련소의 막대한 손실과 환경오염 문제를 고려아연 자산을 통해 보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풍은 석포제련소 운영과 관련해 수년 간 환경오염 논란에 휘말려 왔으며, 최근에는 카드뮴을 대기 중에 배출한 혐의로 환경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낙동강 유역에 카드뮴을 방류해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대표이사들은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부회장은 프록시 토크에서 영풍이 충분한 경영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는 평가다. 결국 장세환 부회장의 전면 등장이 오너 일가의 고려아연 경영 참여를 기정사실화하는 신호이며, MBK와 영풍의 인수 시도가 단순한 투자보다는 경영권 장악과 손실 보전을 노린 행보라는 비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장세환 부회장은 미국 패퍼다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중국 칭화(淸華)대에서 국제 MBA 과정을 이수한 중국통이기도 하다. 한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을 장악할 경우 장기 투자 계획 축소, 자산 매각, 현금 배당 확대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 같은 배당 확대는 MBK의 단기 부채 상환과 영풍의 손실 보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환경오염·금융 의혹에도…MBK-영풍, 고려아연 인수 강행 ‘부적절’ 비판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영풍이 반복적인 환경오염 문제와 MBK의 금융사고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들이 추진 중인 M&A가 기업의 공익성과 지속가능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21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영풍 자회사인 석포제련소는 지난해 대구지방환경청으로부터 카드뮴 대기 배출과 관련한 법 위반으로 개선 명령을 받았다. 대기 중 카드뮴 허용 기준은 0.1mg/㎥에 불과하지만, 해당 시설에서는 최대 1.013mg/㎥이 검출돼 기준치를 10배 이상 초과했다. 카드뮴은 1군 발암물질로, 장기 노출 시 심각한 건강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석포제련소는 이미 수년 전 낙동강에 카드뮴을 유출해 2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이와 관련해 대표이사들이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당시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지하수에서는 기준치의 33만 배를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됐고, 복류수에서도 기준 대비 15만 배를 초과했다. 이 같은 오염 실태는 재판에서도 확인돼, 서울행정법원은 영풍의 과징금 취소청구를 기각했다. 석포제련소는 지난해에만 총 9건의 환경오염 법규 위반으로 제재를 받았으며, 황산가스 감지기를 끈 채 조업하다 조업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현재는 낙동강 폐수 유출과 관련한 조업정지 58일을 포함해 총 68일의 조업정지 처분을 이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영풍은 환경 개선보다 고려아연 인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MBK와의 연합을 통해 고려아연을 인수하려는 시도가, 영풍의 적자 구조를 고려아연 자산을 활용해 보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을 장악할 경우 장기 투자 축소, 자산 매각, 배당 확대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는 MBK의 단기 부채 상환과 영풍의 운영 손실 보전에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MBK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과정에서 사기성 전단채 발행 의혹에 휘말려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납품업체와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가운데, 김병주 회장이 정확한 사재 출연 금액도 밝히지 않은 채 중국 출장을 떠난 점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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