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사회가 각박해 지면서 학교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 학부모, 교사가 삼위일체(三位一體)가 돼 30여년간 전인교육의 밑거름을 뿌리고 있는 사학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충효의 정기가 서린 부락산 충턱, 평택시 장안동 산46번지 은혜여자종합고등학교(교장 이기덕). 지난 1968년 4월4일, 기독교 미션스쿨로 개교(설립자 이무용목사)한 이 학교는 그동안 믿음(의롭고 신뢰성 있는 인간교육), 소망( 구원의 확신에 찬 창의적인 인간교육), 사랑(빛과 소금이 되는 인간교육)의 교훈아래 학교를 이끌어 오면서 올바른 학생, 존경받는 교사, 참여하는 학부모의 모습을 실현해 가고 있다. 이 교장은 “그동안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삼위일체가 돼 흥미속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학교만들기에 노력해 왔다”며 “그 결과 학생들이 인성과 적성을 바탕으로 민주시민으로 자질을 갖추어 나가는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한다. ◆교육현황 은혜종고가 이같이 변모하고 발전해 나가는데는 나름대로의 확고한 교육방침이 있기때문이다. 우선 교사중심의 주입식 교육의 철저한 배제를 꼽을 수 있다. 학생들의 주체성과 인격을 신뢰, 일찌감치 두발자율화를 시행한 것은 물론이고 조회시에도 교사들에게 질서지도를 시키지 않는다. 학생 스스로가 질서를 지키는 훈련을 쌓고 있는 것이다. 체벌도 없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며 자율의 주역 역시 학생이라는 인식하에 학생과 교사의 관계를 수직관계가 아닌 인격적 수평관계로 조성해온 것이다. 학생들의 민주의식 함양에도 소홀함이 없다.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 건의사항란에 학교생활중 억울했던 점, 개선할 점, 건의사항등을 올리고 학교는 건의사항에 대해 여과없이 다변함으로써 대화와 타협의 원리를 심어주고 있다. ◆ 오고싶은 학교 머물고 싶은 학교 조성 지난해부터 시작되고 있는 교육환경 조성사업은 학생들의 정서 순화에 크게 기여하고있다. 봄에 심은 은행나무, 잣나무, 벚꽃나무, 목련화, 개나리 등은 벌써 학교주변을 오색가지의 화려함으로 장식하고 있으며 학생들과 함께 가꾸고 있는 바암온실에는 풍란, 춘란, 허브등의 향내가 그윽하게 풍겨나고 있다. 사육장에서 뛰노는 토끼 등은 어느해 학생들의 친구가 됐다. 이도 모자라 학교는 지금 450평 규모의 야외쉼터 공사가 한창이다. 벤치, 구름다리, 유실수, 등나무, 그늘막, 잔디밭 등이 조성, 이곳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보다 풍요한 공간을 조성해 줄 방침이다. 올 가을에 완공될 종합관은 480평 부지에 연건평 300평 규모의 3층건물로 최첨단의 정보처리실, 사무자동화실, 종합연습실, 관악합주단 연주실, 파트연습실 등이 들어선다. 학생들에게 환경과 교육여건의 소중함과 풍요로움, 친숙함등을 안겨줌으로써 스스로의 정화력을 갖추게 하고 있는 것이다. 편의시설에도 조금의 소홀함이 없다. 교실 및 모든 특별활동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한여름에도 쾌적한 환경속에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드리밍 룸’으로 별명이 붙은 휴게실은 컴퓨터등 갖가지 시설을 구비, 학생들로부터터 명상의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 교사들의 능력함양 존경받는 교사는 학생들의 존경심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은혜종고는 교사들에게도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다. 교사 56명중 11명이 이미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15명은 각기 전공에 따라 대학원에 다니는가 하면, 28명의 교사가 71개의 각종 자격증을 따고 12명은 16개종목의자격증 취득을 준비중에 있다. 이같이 교사들이 나름대로 전문분야에서 실력을 함양하고 있는 것은 ‘일직’이라는부담과 과중한 업무를 적절하게 분산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특히 학교는 자체교원복지기금을 조성함으로써 교사들의 생활안정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렇다보니 교사들의 활동도 왕성해질 수 밖에 없다. 교사들의 연구활동 또한 왕성하다. 전산교과 2종(컴퓨터활용능력, 워드프로세서)과 영어교과 2종(공통영어, 영어1)을 자체발간한데 이어 각 분야별 연구 논문집을 오는 10월에 발간할 예정으로 준비중이다. ‘공부하는 교사, 연구하는 교사상’이 은혜여종고의 강점인 것이다. ◆ 그동안의 성과 2000학년도 실업계 졸업생만도 진학희망자의 71.4%에 해당하는 95명이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희망자의 93.2%인 150명이 62개 업체에 취업했다. 또 2001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보통과 14명, 실업과 79명 등 모두 93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학생들의 정서와 능력에 맞게, 특히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자신의 진로를 결정토록 함으로써 은해여종고 졸업생은 주체성이 확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졸업생 김모씨(37)는 “그동안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 학교를 졸업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며 “학교발전을 위해 삼위일체가 아닌 사위일체가 될 수 있도 록 졸업생들도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은혜여종고에는 현재 56명의 교사와 960명의 학생이 은행나무 교목과 개나리 교화속에 초록색 교색의 빛을 발산하기위해 정진하고 있다. 평택 이수영기자 sy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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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2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