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후곡마을 3단지 노인회장

고양시 후곡마을 3단지 현대아파트 임종현 노인회장(71)은 지난 98년 가을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고작 단지별로 설치된 경로당밖에 없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아들 며느리 눈치보며 집안에 있는 일이 얼마나 고닳프겠습니까” ‘쇼핑천국’일산 신도시 한복판에 노인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시설이 전무하다는 사실에 섭섭함 마저 들었다. 그런데 때마침 ‘명동거리’라고 불리는 대로변에 1천700㎡ 규모의 나대지가 방치돼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가 공용의 청사를 건립하기 위해 확보해 놓았으나 용도대로 사용되지 못해 현재는 잡초가 무성한 쓰레기장이 돼 있었다. 동사무소, 구청, 시청을 발이 닳토록 찾아 다니며 노인들이 게이트볼장으로 사용할수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끝에 사용승락은 물론, 지반정비 작업비용으로 400만원까지 덤으로 받아냈다. 이에따라 임회장은 10여명의 노인들과 잡초를 뽑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체육공간 조성에 정성을 다했다. 마을주민들도 구경만 하지 않았다. 인근 부녀회원들이 정성을 보태 조경수를 이용한 울타리를 만들 수 있었다. 각종 생활쓰레기가 버려지던 나대지에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배드민턴장이 설치되고 노인들을 위한 게이트볼장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후 평일 아침이면 20여명의 노인들이, 주말에는 70여명이 이용하는 등 후곡마을의 새 명소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가을 고양시민상을 수상한 임회장은 건설회사 대표이사 등도 역임했으며 현재는 고양시 게이트볼연합회 부회장 등 다방면에서 두루 활동하고 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