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꽝스러운 모양새를 한 어릿광대, 경쾌하게 울려대는 밴드들의 음악소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 동물 등 서커스 공연이 벌어지는 곳의 주변은 의례 이러한 모습들이 펼쳐진다. 아직도 중장년층의 기억속에 정겹게 자리잡고 있는 서커스단. 얼마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북한 서커스단의 아찔하고도 흥미진진한 공연이 즐거웠던 사람들은 이번 설날 가족과 함께 또 한번 서커스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오는 2월5일부터 6일까지 오후 2시와 4시에 수원 아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중국과 러시아 서커스단의 합동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설날을 맞아 남녀노소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내용의 가족공연을 준비하던 다물기획이 동·서양 최정상임을 자부하는 중국과 러시아 서커스단을 초청하여 국내 최초로 합동 공연을 기획한 것이다. 중국·러시아 하바동 서커스단은 이번 특별공연을 위해 아시아와 유럽을 대표하는 주요 단원 각각 20명을 구성하고 동·서양 서커스가 한데 어우러지는 색다른 묘미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동양 서커스의 최고임을 자부하는 중국의 북경 서커스단은 수많은 중국내 100여개의 공연단 중 가장 으뜸으로 불리며 북경시 산하 예술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생활사, 노동, 종교의식 등을 표현한 아기자기하고 정교한 묘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러시아 모스크바 서커스단은 2천여명의 단원과 42개 고정 공연장, 17개의 이동 공연장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서커스 공연단체로 모스크바시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서커스단이다. 유일하게 ‘볼쇼이 서커스단’이라는 호칭을 사용할 수 있는 팀으로 단원들은 각종 국제 서커스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입상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공연은 중국서커스단과 러시아 서커스단이 돌아가면서 각각 공연을 펼치는데 중국 기예단 여성 7명의 접시돌리기를 시작으로 훌라후프 묘기, 항아리를 이용한 저글링 묘기, 외발자전거 묘기, 아크로바틱, 어릿광대 공연 등 흥미진진하면서도 즐겁고 흥겨운 시간이 마련된다. 문의(0331)242-2453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지정 예매처가 제 역할을 못하는 등 유명무실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문예회관은 현재 수원시내에 15개의 예매처를 두고있는데 이중 제대로 활용되는 곳은 5∼6개 정도이며 3분의1 이상은 1년내내 단 한장의 티켓도 판매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매처중 여러곳이 공연의 포스터조차 부착하지 않는가하면 티켓을 아무렇게나 방치해 예매처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도문예회관이 예매처 관리를 거의 하지않고 있어 이제껏 예매처를 통한 티켓판매가 미흡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도문예회관은 지난 91년 개관해 예매처를 지정한 이후 줄곧 이 예매처를 통해 각종 공연의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데 유동인구가 극히 적고 예매처로서 적합치않은 곳을 지정해 있으나마나 한 경우가 여러군데다. OO타올, OO전자대리점, OO컴퓨터 등의 경우는 지난 10여년간 겨우 2∼3장의 티켓만을 판매했을 정도로 예매처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주는 초대권도 거의 활용하지 않은 등 예매처의 역할인식을 전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문예회관의 현 예매처는 수원시내에만 국한돼 있는데 그나마도 영통이나 서수원, 정자지구, 한일아파트 등 새로운 인구밀집지역에는 단 한군데도 지정돼 있지않아 주민들이 입장권 구입에 불편을 겪고있다. 예매처의 현실이 이렇게 엉망이다 보니 지역의 기획사들은 도문예회관의 예매처를 이용하지 않고 자체 예매처를 두고 매표 관리를 하고있다. 기획사들은 수원의 경우 동수원, 남문, 북문, 역전, 영통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곳에 예매처를 두고있고 용인 신갈 수지 오산 안산 안양 등에 까지 예매처를 지정해 도문예회관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관리를 하고있다. 지역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도문예회관은 예매처 관리에 거의 신경을 쓰지않았다. 많은 도민들이 쉽고 친근하게 찾을 수 있는 문예회관을 만들겠다는 말이 헛구호로밖에 들리지않는다”고 비판하면서 “수원은 물론 인근 지역까지 예매처를 확산시켜야 하며 이의 철저한 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의 주요 공연장은 티켓링크 시스템을 통해 예매처 및 입장권을 관리하고 있는데 도문예회관도 전산화를 통한 관리가 필연적이다. 도문예회관의 관계자는 “수원을 비롯한 인근지역의 절절한 곳에 예매처를 재설치하는 등 예매처 지정·관리에 심혈을 기울여 각 예매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며 티켓링크 시스템 도입도 계획중에 있다”고 밝혔다./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산부인과 조주연교수가 20여년의 임상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여성의 모든 질환을 집대성한 ‘여의보감(女醫寶鑑) 2000’을 펴냈다. 여의보감 2000은 700쪽 내외, 7권으로 돼 있으며 임신과 출산은 물론 여성의 평생 건강에 대한 상식과 전문지식을 담고 있다. 조교수는 “‘여성의 자궁환경이 가족의 평생건강을 좌우한다’는 평소 신념을 토대로 의료인이 간과하기 쉬운 궁금증을 환자의 입장에서 문답식으로 구성하고 전문용어를 쉽게 풀어써 일반인의 이해를 도왔다”고 밝혔다. 또 제 1권에는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여의보감’을 활용하도록 동영상 파일 등을 수록한 CD-롬을 부록으로 실었다. 여의보감 1권은 산부인과병원 관련 일반지식을 다뤘고 2, 3권에는 임신 및 비임신 상태 관련 기본지식, 4권, 5권은 감염(염증), 혹, 암 등, 6권은 태아발육과 출산·산후과정, 7권은 유산, 자궁외 임신, 임신중독증 등 문제점을 다뤘다. 가격은 1질(7권)이 15만5천원이며 낱권으로는 1, 4, 5권이 각 2만5천원이며 나머지는 2만원이다. 조교수는 “여성은 신체구조가 복잡해 남성보다 다양한 질병에 걸리기 쉽다”며“여의보감은 환자나 의료인이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을 폭넓게 다루고 있어 일반인은 물론 의학도, 산부인과 관계자 등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피부미용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여성은 물론 남성들도 점을 빼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점을 빼려다 오히려 흉터가 생기는 수가 있다. 점은 겉으로 보기에는 작아도 뿌리가 깊은 경우가 있어 제거시에는 반드시 전문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점은 모반세포라고 불리는 점세포가 자라서 발생하는 양성질환이다. 편평하면서 흑갈색을 띠고 있는 형태, 흑갈색이면서 약간 올라온 형태, 흑갈색이거나 피부색과 유사하면서 많이 올라온 형태등이 있는데 이런 모양은 점세포가 피부의 어느 위치에 있는 가에 따라 결정된다. 즉 표피(피부의 가장 표면부위)내에 있으면 편평한 경우가 많으며 진피(표피밑의 다소 깊은 부위)내에 있으면 많이 올라오게 되며 두 곳에 같이 있는 중간형태도 있다. 어린이 점은 대개 표피내에 있는 점인 경우가 많으며 연령이 많아짐에 따라 진피점이 증가하게 된다. 점의 깊이에 따라 치료의 방법및 치료후의 예후가 달라지게 되므로 치료전에 점의 깊이를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린이에게 선천적으로 생긴 짙은 흑색에 표면이 우툴두툴하고 모발이 있는 큰점은 선천성 멜라닌 세포모반이라고 하며 우리가 흔히 점이라고 하는 것과는 구분을 해야한다. 이 점은 보통 점과는 달리 피부종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갑자기 커지는등의 이상 증후가 엿보이면 외과적 절제술로 제거해야 한다. 한편 점을 없앨 때는 점의 크기, 위치 등에 따라 여러 방법이 이용된다. 기본적으로 점을 없애는 것은 상처를 만들어주는 과정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치료를 하면 흉터가 질 수 있다. 특히 크고 깊은 점은 수회에 나눠서 제거를 해야한다 치료방법으로는 전기수술법, 레이저수술법, 외과적 절제방법등이 있다. 전기수술법은 열손상이 주위 정상조직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근에는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비교적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이산화탄소 레이저로 하는 방법이다. 점을 국소마취하고 레이저빔으로 점조직을 태워버리는 것이다. 그 결과 움푹 파지는 상처가 생기게된다. 이 상처 관리를 잘못하면 흉터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1주일동안은 상처부위에 직접 물이 닿지 않도록하고 항생제연고를 잘 바른다. 2차 감염이 발생, 염증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올라오는 흉이 질 수가 있으므로 주의한다. 상처는 2-3주 지나면 다 아물게 되며 움푹 파여진 부위는 4주정도면 대부분 차올라온다. 이때 치료부위는 색깔이 약간 붉게 보이기도 하며 약간 갈색이 앉을 수도 있다. 이런 색깔의 변화는 2-3개월 지나 차차 정상으로 회복된다. 상처가 완전히 아문 다음에는 과도한 햇빛노출을 피해야하며 필요하다면 자외선차단제 들을 발라서 자외선노출을 막는다. 전기 수술이나 레이저수술로 없애기에 큰 점은 외과적 절제로 제거한다. 피부미용실등에서 화학부식제를 이용, 시술을 받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지 않으면 약물침투의 깊이가 일정하지 않아 부작용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잘 놀던 아기가 갑자기 몹시 아픈 표정으로 울면 엄마들은 당황하기 쉽다. 이럴 때는 귀주변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급성중이염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급성중이염은 고막 안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겨울철에 더욱 기승을 부리는 이 질환은 주로 코와 귀를 연결하는 통로인 이관의 기능장애로 코 안의 염증이 귀로 전파돼 생긴다. 특히 유아나 소아기때 감기와 같이 잘 걸린다. 이는 어린 나이일수록 면역기능이 떨어지고 이관이 넓어 염증이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급성중이염의 증상은 고열과 함께 귀가 아프고 먹먹해 잘 안들리기도 한다.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갑작스럽게 귀에서 물이나 고름이 나오면서 통증이 급격히 감소되는 수도 있다. 이는 압력에 못이긴 고막에 구멍이 생긴 경우다. 치료는 적절한 수분섭취와 심신의 안정, 진통제의 투여 등 대증요법이 도움이 되는데 항생제의 사용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고막에 구멍이 생긴 경우 항생제의 투여와 함께 귀에 넣는 물약을 함께 사용하기도한다. 또한 심한 통증과 발열시 고막을 미리 터뜨려 주기도 하는데 이때는 고막안에 있는 고름을 빼낼 수 있어 통증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급성중이염은 그동한 항생제가 발달해 대부분 완치가 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중이염으로 발전할 수 있고 드물게는 뇌에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어 유의해야한다. 한편 삼출성중이염은 발열이나 통증등 염증의 증상이 없이 고막안에 물만 차있는 경우로 이관의 기능과 관계가 있다. 특히 소아가 TV를 크게 듣거나 가까이 보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으며 소아난청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된다. 삼출성 중이염의 원인질환으로는 급성상기도염(감기), 알레르기성비염, 아데노이드 증식증, 만성부비동염(축농증), 구개열(언청이), 종양, 비행기탑승시 급격한 기압의 변화등이 있다. 치료는 점막수축제, 항히스타민제등의 약물요법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며 만성부비동염이나 알레르기성비염등의 원인질환이 있으면 이것부터 미리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특히 목젖뒤의 아데노이드증식으로 인한 경우 전신마취하에 아데노이드적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약물요법을 4주이상 실시해도 호전되지 않으면 고막절개 및 환기관삽입술을 실시한다. 환기관이란 지속적으로 고막안으로 환기를 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수술방법은 고막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서 고막안에 조그마한 환기관을 넣어주는 것으로 외래에서 사전검사없이 10-30분내에 시술할 수 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전기호의 누드 크로키전 ‘21세기 사람의 소리’가 2월9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서경갤러리에서 열린다. 언제나 상식과 질서에 반감을 표시하며 정형을 거부하는 독특한 작업 스타일, 일정한 형식이 없는 무형식(無形式) 무정형(無定型)이 그가 지향하는 예술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을 대하는 사람들 모두가 작품이 난해하다고 한다는데… 그러나 그가 그려나간 획, 그가 흘리고 뿌린 물감에는 그가 세상을 읽고 말하는 그만의 독특한 화법이 깃들어 있다. 이번 전시에도 그만의 독특한 개성이 담긴 작품 20여점을 만날 수 있다. (02)975-4850
서양화가 방두영의 세번째 개인전이 지난 2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의정부 시청앞 갤러리 예술기행에서 열리고 있다. 그동안 서울과 광주비엔날레 등에서 그룹전으로 여러 번의 작품전을 가진 바 있는 그는 개인전만큼은 계속 의정부에서 갖고 있다. 사실주의와 인상파 화풍, 추상표현주의 양식과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예술양식을 깊고 폭넓게 섭렵한 그의 이번 개인전에선 구상계열의 평면작이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의 테마는 ‘자연과 생명’. 전체적인 작품은 모노톤의 색조, 덩어리진 화면 구성으로 산자락과 산의 형상을 이미지화 하는 등 동양회화에 나오는 추상적 이미지의 산수화를 조형화하고 있는 느낌을 준다. (0351)829-5945 ◇ ‘생명의 노래’
분당에 거주하는 구상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분당구성작가회(회장 장완)를 창립, 28일부터 오는 2월4일까지 분당 갤러리 삼성플라자 5층 갤러리에서 창립전을 갖는다. 지역미술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은 물론 그림을 그리는 화가 선후배들의 친목이 한 층 더 뜻 깊은 장으로서 발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 창립한 분당구성작가회는 김영순 김종상 윤옥희 장동원 등 모두 33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전시회에 평면에서부터 조소와 같은 입체적인 작품까지 구상계열의 작품을 전시한다. (0342)779-3834
아름다운 영상으로 꾸며져 전세계 모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 에니메이션 ‘아나스타샤’가 뮤지컬로 만들어져 무대에 오른다. 정확한 얘기가 전해지지 않는 러시아의 마지막 공주 ‘아나스타샤’를 어린이들의 정서에 맞도록 각색하여 지루하지 않은 구성으로 연극적인 재미와 즐거움을 함께 전해주는 어린이 가족 뮤지컬 ‘아나스타샤’가 2월1일부터 27일까지 안산시 고잔동 혜암아트홀에서 펼쳐진다. 행복했던 노마노프 나라의 성탄 축제날 마법사 라스퓨틴이 나타나 노마노프 왕조에 저주를 내린다. 왕조의 가족은 모두 목숨을 잃고 어린 아나스타샤공주와 황태후만 살아남았지만 둘은 서로 헤어지게 된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 황태후는 많은 상품을 내걸고 아나스타샤 공주를 찾으려 하지만 돈에 욕심 난 가까들만 찾아올 뿐 정작 아나스타샤는 찾을 수가 없다. 황태후가 아나스타샤를 찾는 것을 포기할 무렵 아나스타샤는 우연히 황태후를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를 알아본 후 극적인 감격을 한다. 그러나 이때 나쁜 마법사 라스푸틴이 다시 나타나 황태후와 아나스타샤를 해치려 하는데… 김태형 연출, 김지영 각색, 극단 햇살이 연기를 하는 이번 무대는 아름다운 무대 장치와 연기자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 준다. (0345)401-1553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문화관광부가 2월 문화인물로 수원출신의 한국 최초의 여류서양화가 정월(晶月) 나혜석(羅蕙錫·1896-1948)을 선정했다. ‘여성도 사람이외다’를 외치며 이땅에 페미니즘의 씨앗을 뿌렸던 그녀는 근래에 와서야 비로서 근대여성운동의 선구자로 재조명되고 있다. 수원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유학한 후 국내 최초의 근대 여성서양화가가 된 그녀는 최초로 개인전을 열어 당시 우리사회에 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후일 외교관이 된 김우영과 결혼해 유럽과 미국 등 세계를 여행하면서 일찌기 서구문물을 익힌 그녀는 결혼 당시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제안을 남편 김우영에게 하게된다. 그 제안이란 죽은 옛 애인의 무덤에 비석을 세워줄 것과 신혼여행길에 그곳을 들를 것, 또 작품활동을 위해서 시부모님을 절대 모시지 않는다는 것. 속내야 어떨지라도 그것을 당당히 조건으로 내세우기란 지금도 그리 쉬운일이 아니건만 그녀는 당시 봉건적인 우리 사회의 통념으로는 용납될 수 없는 일들을 한 것이다. 그러나 외국 여행에서 당시 천도교 교령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최린과의 염문설로 세간의 화제를 모으면서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당하고 만 그녀는 ‘이혼고백서’를 발표하고 최린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므로써 사회적 이단아로 낙인 찍히게 된다. 그뒤 나혜석은 사회의 냉대와 어려운 생활고로 심신이 피폐해져 신경쇠약증세까지 보이다 용인의 한 시립병원 무연고자 병동에서 52살 나이로 쓸쓸히 숨져갔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 나혜석을 소설‘경희’등을 발표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소설가로서, 3·1운동에 참여해 화가로는 유일하게 옥고까지 치렀던 민족운동가로서 조명·연구하려는 노력이 활발해 지고 있다. 그동안 그녀의 자유연애사상에만 촛점이 맞춰져 상대적으로 묻혀졌던 문학·미술·민족사상에 대한 연구가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2000년 2월 문화인물 선정을 기념해 예술의전당과 나혜석기념사업회는 그녀의 작품 및 관련 자료를 통해 나혜석을 우리시대의 여성 선각자로 재조명하기 위한 ‘나혜석의 생애와 그림전’을 지난 1월15일부터 오는 2월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마련하고 있다. 또 2월1일 오후 1시엔 이 전시와 관련해 미술관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나혜석 학술강좌’가 열린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