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16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EBS가 5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를 마련, 눈길을 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의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중국의 덩샤오핑,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등 세계적인 지도자의 리더십을 집중 분석하는 다큐멘터리로 9∼13일(밤 10시 40분) 5일에 걸쳐 방송된다. 제작진은 함성득 고려대 정외과 교수 등 전문가 11인의 자문을 거쳐 미국 언론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대통령 평가서 ‘레이팅 더 프레즈던트’(2000년·윌리엄 제이라이딩스 저)에서 수위에 있는 카터, 레이건, 클린턴 등 3인을 선택했다. 또한 덩샤오핑은 대통령은 아니지만 현재 고조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선정했고, 넬슨 만델라는 협상가 혹은 중재자로서의 성공적인 대통령의 모습에 무게를 두고 선택한 것. 1부(9일)에서는 빌 클린턴을 주인공으로 흔히 스캔들이라는 흥미 위주의 평가에 가려져 있는 클린턴의 다면적인 리더십을 분석한다. 중재자적인 외교력(중동 평화협상 등)과 흔히 ‘뉴 이코노미’라고 불리는 그의 재임기간 동안 연속된 경기 호황 등을 통해 그의 리더십을 설명한다. 2부(10일)는 중국의 현 경제성장의 밑그림을 그려낸 지도자 덩샤오핑에 관해 조명한다. 그의 ‘흑묘 백묘’논리에 근거한 실용주의의 실체를 규명하고 홍콩반납의 확답을 얻어낸 배짱있는 외교술, 천안문 사태에서 나타난 그의 한계에 이르기까지 그의 리더십이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분석한다. 3부(11일)에서는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자로 선정된 지미 카터를 선택, 미국역사상 ‘최고의 전직 대통령’, ‘거듭난 정치가’로 바뀐 그의 삶과 행적을 살펴본다. 80년대 미국을 세계 초강대국으로 만든 로널드 레이건의 카리스마와 추진력에 대해 분석하는 4부(12일)에 이어 5부(13일)에서는 끊임없이 내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각국의 협상을 위해 나서 온 넬슨 만델라의 리더십을 분석한다. 제작진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누구’가 아닌 ‘어떤’ 자질을 가진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정현, 광화문 촛불시위 동참

가수 이정현이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 및 미군의 무죄평결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석했다. 이정현은 2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 세종로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과 시민들이 가진 ‘살인미군 회개 촉구를 위한 성명 평화 단식기도회’에 참석했다. 이정현은 단식기도회에 참여한 신부 및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든 채 이번 사건과 관련한 미군측의 대응에 항의하고 현행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을 요구했다. 이정현은 이 자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피해자인 여중생 미선이와 효순이에 관한 보도를 접하고 가슴이 아프고 너무 화가 나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불평등한 SOFA를 바꿀 수 있는 건 우리 시민들 뿐이다”고 호소했다. 1일부터 자신의 밴 승용차에 ‘SOFA 전면 재개정!’ ‘Change SOFA Right Now!(SOFA 즉각 개정)’ 등의 구호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이정현은 “오는 7일 열리는 광화문 촛불추모행사에도 동참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녀는 집회가 끝난 뒤 “나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반미주의자가 되기 전에 미국이 원칙적으로 이번 사건을 처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잘나갔던 왕년의 별들 ’부활’

극장가에 왕년의 스타들이 주인공으로 나선 영화가 줄을 잇고 있다. 젊고 예쁜 꽃미남과 꽃미녀들에 비해 관객의 주목을 끌지는 못하지만 관록을 뽐내며 당당히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와일드 클럽’은 골디 혼과 수전 서랜든이 ‘투 톱’으로 나선 버디 무비.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옷차림과 ‘푼수’연기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바에서 일하던 퇴물 여급 수제트(골디 혼)가 젊은 날 함께 록그룹을 쫓아다니던 단짝 친구였으나 지금은 성공한 변호사의 아내가 된 비니(수전 서랜든)를 찾아나서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타운 앤 컨트리’는 한때 은막을 주름잡았던 할리우드 대스타들의 경연장. ‘대부’의 다이앤 키튼, ‘러브 어페어’의 워런 비티, ‘벤자민일등병’의 골디 혼,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의 앤디 맥도웰, ‘파리텍사스’의 나스타샤 킨스키, ‘벤허’의 찰턴 헤스턴 등 자막 타이틀이 묵직하게 느껴질 정도다. 포터(워런 비티)와 엘리(다이앤 키튼), 그리고 그리핀(개리 샌들링)과 모나(골디 혼) 부부는 서로 절친한 친구 사이. 어느날 모나가 그리핀의 외도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면서 파경에 이르고 이를 위로하던 포터는 모나와 불륜에 빠진다. 24일 간판을 내걸 ‘8명의 여인들’은 프랑스판 ‘왕년의 별들의 전쟁’이다. 전설적인 여배우 다니엘 다리오와 60년대 전세계 영화팬의 연인이었던 카트린 드뇌브가 이자벨 위페르 등과 함께 연기대결을 펼친다. 비록 기성배우는 아니지만 6일 개봉 예정인 ‘죽어도 좋아’의 박치규(73) 할아버지와 이순예(71) 할머니가 ‘집으로…’의 김을분(77) 할머니에 이어 ‘70대 신인배우 신화’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국민배우’ 안성기(50)는 ‘무사’와 ‘취화선’에서는 조연으로 등장했다가 6일 개봉되는 ‘피아노치는 대통령’에서 모처럼 주인공으로 복귀한다. 내년 설 개봉을 앞두고 한창 촬영중인 뮤지컬영화 ‘미스터 레이디’에서도 걸인 두목 역을 맡았다. 70년대 은막 트로이카의 한 축이었던 장미희(44)는 ‘보리울의 여름’에서 수녀원장을 연기한 뒤 내년 초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70년대 나훈아와 함께 가요계 양대산으로 군림했던 남진(57)도 내년 2월 개봉 예정인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서 모처럼 얼굴을 내민다.

그룹 ’퀸’... 교향곡으로 부활

지난 24일은 그룹 퀸의 보컬리스트였던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지 꼭 11년이 되는 날이었다. 보컬리스트의 사망으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그룹도 결국 ‘해체’의 길을 걷고 말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도 퀸이 남긴 주옥같은 곡들은 여전히 전세계 음악팬들에게 명곡으로 추앙받으며 ‘팝 베스트’차트의 수위를 장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퀸의 음악이 최근 ‘퀸 심포니’라는 제목의 교향곡으로 재탄생, 음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팝이나 락 그룹의 음악이 그동안 수많은 클래식 연주자나 오케스트라에 의해 편곡돼 간간히 선보인 적은 있었지만 하나의 완벽한 교향곡 형태로 만들어지기는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 영국의 작곡자 겸 프로듀서인 톨가 카쉬프가 작곡한 ‘퀸 심포니’는 전 6악장으로 ‘Bohemian Rhapsody’, ‘Love of My Life’, ‘Show Must Go On’,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s’등 퀸의 히트곡들이 각 악장의 모티브로 녹아있다. 또 히트곡들의 주요 선율 뿐 아니라 가사와 뮤직 비디오 내용 등에서 착안된 이미지들이 각 악장의 분위기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퀸 심포니’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지 퀸이 팝 음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룹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 말고도 퀸의 음악 자체가 이미 클래식적인 선율과 화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이유가 포함돼 있다. 카쉬프도 이 곡을 작곡하면서 “퀸의 음악 사운드는 언뜻 보면 락에 바탕을 둔듯 하지만 순수 구성요소로 들어갈수록 클래식 장르의 확실한 테마의 근거를 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고 소개한 바 있다. 한편, ‘퀸 심포니’는 지난 6일 영국 런던 로열 페스티벌홀에서 카쉬프가 지휘하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해 초연되는 무대를 갖기도 했다. 작곡자인 카쉬프는 62년생으로 영국 왕립음악학교에서 지휘와 작곡을 공부하고 BBC 등 방송사와 런던 필하모닉, 로열 필하모닉, 런던시티 신포니아 등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최근에는 영국의 소프라노 레슬리 가렛의 음반작업에 편곡자 및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카쉬프가 지휘하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퀸 심포니’는 국내에서는 다음달 3일 출시될 예정이다. 연주시간 총 57분46초.(EMI클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