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의 조우…‘IT-SHOW 예술로 그려지는 대한민국’ 수원SK아트리움서

수원문화재단이 전통과 현대의 조우로 피어나는 예술의 매력을 무대 위로 올린다. 오는 24일 오후 2시와 5시 수원SK아트리움 소공연장에서 펼쳐질 ‘IT-SHOW 예술로 그려지는 대한민국’은 전통예술을 현대기술과 접목해 담아낸 전통문화콘텐츠 공연으로 기획됐다.  공연은 조선왕실의 모든 행사가 기록되는 외규장각의궤에 새로운 전통예술로 기록을 이어간다는 내용에 기반해 전개를 풀어간다. 특히 전통을 계승하고 기록하는 방식에 있어 아티스트들이 각자 재해석한 고민의 흔적들이 무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는 점에서 감상의 묘미를 찾아낼 수 있다. 관객들은 무대를 통해 지역 특색이 살아 숨쉬는 경기도 민요를 국악과 홀로그램으로 만난다. 강원도 도깨비는 탈춤과 LED 퍼포먼스로 재탄생하고 전라도 산조 역시 턴테이블과 패드, 국악기의 조화로 색다른 옷을 걸친 채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 힙합과 EDM으로 무장한 남도 민요뿐 아니라 미디어아트와 크로마키맵핑으로 재해석한 경상도 오방신장무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각 지방을 대표하는 전통의 미학을 다채로운 매개체를 통해 만날 기회라는 점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되는 전통예술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자리”라며 “예술의 경계를 구분짓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르별로, 기술 특성별로 즐기던 기존의 공연과는 색다르지만 강력한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수원문화재단은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을 통해 이번 공연을 비롯한 총 네 차례의 무대로 수원 시민들과 만난다. 이후엔 8월20일 ‘광대 탈놀이 – 딴소리 판’과 12월2일 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가 차례로 준비돼 있다.

서양화가 오팔수 ‘살아 숨 쉬는 내면의 관계’展

살아 숨 쉬는 내면의 관계를 화폭에 담은 서양화가 오팔수 작가 초대 개인전이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오 작가의 여행 중 얻은 추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체득한 꽃의 화려한 색채,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 4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오 작가가 바라보는 인간과 자연은 서로 밀접한 관계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상호작용의 존재다. 이런 점에서 오 작가는 자연에서 얻어지는 잎과 나무, 꽃, 돌까지도 경험에서 획득한 자연의 생명력과 가치성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노력했고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생명의 동질성, 미적 표정, 색채의 넓이, 해체와 변형, 반복의 온도, 확대와 축소를 통해 화면에 미세한 떨림을 부가함으로써 존재의 의미를 부여했다. 전시 주제 ‘살아 숨 쉬는 내면의 관계’는 자연을 통해 바라본 작가 내면의 사유를 끊임없이 되새김 하며 동양 철학을 도입, , 스스로 자연의 색을 번지게 하는 기법으로 색의 형상을 무의의 공간으로 표현한 작품의 세계를 보여준다. 자연과 인간의 삶을 유기적 관계로 보고 그 상호 의존적이며 필연적인 모습을 담은 작품은 꽃과 나무가 탄생해서 소멸하듯, 지우기를 반복하는 작업을 통해 인간의 내면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오팔수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과(석사), 단국대 조형학과 박사과정, 개인전 54회, 다수의 기획초대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ops갤러리 대표, 한국미술협회 이사, 남부현대미술제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남문화재단, 클래식 발레부터 드라마발레까지 총망라한 ‘발레스타즈’ 개최

올여름 국내외 발레 스타가 선보이는 아름다운 무대가 성남에서 펼쳐진다. 국내외 발레 스타들이 함께하는 갈라 공연 ‘2023 발레스타즈’가 오는 7월 8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지난 2020년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발레스타즈는 국내 정상급 발레 무용수와 해외 유명 발레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용수들이 참여해 발레 작품 속 주요 장면만을 모아 선보이는 갈라 공연이다.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해적’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품을 비롯해, 낭만발레의 정수로 손꼽히는 ‘라 실피드’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낸 드라마 발레 ‘심청’까지 다양한 발레 작품의 명장면들이 한 무대에 펼쳐진다. 특히 남녀 주역 무용수의 2인무이자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를 중심으로 공연을 구성해, 발레의 형식미와 정형미가 돋보이는 최고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올해 공연에는 국내외 6개 발레단의 16명의 무용수가 참여해 기존의 발레단 정기공연에서는 만나볼 수 없던 색다른 조합의 앙상블과 볼거리를 선사한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예은이 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First Artist) 프란시스코 세라노와 함께 ‘해적’ 2막 그랑 파드되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간토지 오콤비얀바는 핀란드 국립발레단 단원 김민영과 ’돈키호테‘ 3막 그랑 파드되를 선보인다.  또 샌프란시스코 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원아와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 전준혁이 ’백조의 호수‘의 하이라이트인 3막 흑조 그랑 파드되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이외에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이동탁을 비롯해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심현희, 하지석, 드미솔리스트 민소정 등 주요 무용수와 단원들이 무대에 오르고, 스웨덴 왕립발레단 단원 칼 에릭 위글 앤더슨 등 해외 발레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용수도 참여한다. 또 지휘자 김성진이 이끄는 성남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전막 발레 공연 못지않은 풍성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예매 및 공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전화 및 재단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원시향 & 부천필과 함께… 여름밤 감성 자극할 클래식 공연 나들이

부쩍 더워진 날씨에 선선한 공기를 만끽하려고 밤 산책을 나서고 싶어진다. 깊어가는 여름밤, 바깥 산책도 좋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생활도 삶을 풍성하게 가꿔준다. 경기도 곳곳에서 울려퍼지는 클래식 선율을 음미하면서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먼저 수원시립교향악단의 비르투오소 콘서트 ‘조재혁의 베토벤’을 오는 22일 오후 7시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수원시향이 새롭게 기획한 이번 연주회는 전세계를 무대로 누비는 국내 연주자들과 함께 협력해 만드는 양질의 공연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신은혜 수원시향 부지휘자가 지휘봉을 잡는 이번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나서 클래식의 거장 베토벤의 주요 피아노 연주곡을 화려한 기교로 풀어낼 전망이다. 특히 베토벤이 남긴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중 유일하게 직접 표제를 붙인 피아노 소나타 26번 ‘고별’을 조재혁의 해설과 독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또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도 연이어 만날 수 있다. 협연자로 나서는 피아니스트 조재혁은 북미와 유럽에서 꾸준한 연주활동, 국내∙외에서 독주, 실내악, 오케스트라 협연 등을 펼쳐 왔다. 또 그는 클래식 이외의 예술분야와도 융합형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오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 역시 그의 테크닉과 무대 소화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이어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제304회 정기연주회 ‘리추얼 라흐마니노프Ⅰ’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연주회는 부천아트센터 개관을 맞아 불세출의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총 4회에 걸쳐 라흐마니노프의 주요 작품들을 돌아보면서 그의 음악적 행보를 확인하는 뜻깊은 구성으로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첫 번째 순서인 이번 공연에서는 장윤성 부천필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피아니스트 김헤진이 협연자로 나선다.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교향곡 제1번을 비롯해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정수라 불리는 라흐마니노프의 작품 세계를 느낄 수 있다. 김혜진과 부천필이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며, 부천필은 엘가의 ‘수르숨 코르다’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1번을 선보여 무대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부천시립예술단 관계자는 “라흐마니노프 시리즈의 첫 단추를 끼우는 기획 공연인 만큼 공연의 테마에 맞는 무대 구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경건함과 서정성, 웅장함이 공존하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세계를 부천필과 함께 만끽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래를 사랑하는 누구나 와서 즐겨요… 제30회 수원가요제 16일 열려

제30회 수원가요제가 오는 16일 오후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흥겨운 화합의 장을 선사할 채비를 마쳤다.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수원지회가 주최하는 이번 수원가요제엔 노래를 사랑하는 누구든지 음반 출시 경력만 없다면 참가해서 실력을 자랑할 수 있는 자리다. 지난 11일 오후 2시 수원 민방위교육장에서 예심이 진행된 가운데, 이날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발된 15명이 본선 무대에 올라 시민들과 만난다. 본선 무대는 정오양·길정화 MC의 사회로 진행된다. 먼저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던 래퍼 김재욱, 가수 최시라, 이정옥의 초대 무대가 이어진 뒤 본선 진출자들이 차례로 무대에서 관객과 소통한다. 권미경, 허시안, 전기수, 이가을, 김태철, 박자영, 안혜경, 최하늘, 이지은, 강수경, 조시영, 최민서, 부경호, 백승연씨와 선채은양 등 총 15명이 각자 자신 있는 대중가요 기성곡을 통해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심사 후 대상·금상·은상·동상·장려상에 각각 1명씩 선정해 시상하며, 대상과 금상 수상자에겐 가수인증서도 함께 발급된다. 최훈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수원지회장은 “수원가요제는 그간 지역 내 연예예술계를 활성화하고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대폭 늘리는 마중물이 돼 온 소중한 축제”라며 “이번 30회 수원가요제를 통해 엔데믹을 맞아 더 많은 시민들과 만나 노래로 하나되는 수원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나이 잊은 실버'들의 무대… 수지실버합창단, 정기연주회 개최

수지실버합창단이 14일 오후 7시 용인포은아트홀에서 ‘제13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수지실버합창단 창단 1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연주회의 주제는 ‘그리움’이다. 여기서 품고 있는 그리움은 단순히 과거의 회상이나 보고 싶어 하는 마음에 그치지 않는다. 고향, 친구, 연인과 함께 코로나19 이전의 즐거웠던 시절을 합창을 통해 다시금 떠올리며 시민들이 자유로운 일상에서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길 기원하는 현재와의 소통이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수지실버합창단은 첫 번째 무대에서 ‘꽃 구름 속에’, ‘서시’, ‘남촌’, ‘그리운 벗’ 등 새 소망과 그리움, 고향, 친구를 노래한 가곡으로 코로나19와 고난으로 지친 이들을 위로한다.  또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 진성의 ‘안동역에서’, 영탁의 ‘찐이야’ 등 3곡의 대중가요로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합창단원들은 뮤지컬 ‘레미제라블’ 중 ‘내일로’도 선보인다. 처음으로 뮤지컬곡에 도전하며 한 단계 성장하고 발전하는 기회를 가졌다.  지휘는 실버합창단을 이끌어왔던 손민호 지휘자, 반주는 박보임 피아니스트가 맡는다.  특별 게스트로는 피아니스트 이혜진의 반주에 맞춰 바리톤 오동국과 소프라노 구수민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각각 ‘그리운 마음’과 ‘아름다운 나라’ 등 가곡에 이어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 중 ‘밤새도록 춤 출 수 있다면’,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 등의 무대를 선보인다. 레프아츠 앙상블은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영화 ‘여인의 향기’ 중 ‘포르 우나 카베자’ 등 강렬한 곡으로 관객에 색다른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수지실버합창단에는 늘 ‘나이를 잊은 열정’, ‘도전하는 단원들’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노래’를 취미로 한 고령자들로 구성된 합창단으로 2008년 창단했다. 평균 연령 70세의 고령에도 양로원을 찾아가 음악활동 재능기부를 하고, 주 2회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제2회 용인시 합창경연대회 최우수상을 비롯해 제1회 경기도 시니어합창경연대회 대상, 제22회 대통령상 전국합창경연대회 은상, 제36회 국무총리상 춘천전국합창대회 동상 등에서 수상하며 실력도 입증했다.  이형철(80) 수지실버합창단장은 “코로나 시대를 맞기도 했지만, 정면으로 부딪히며 연습하고 또 공연하며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며 “단원들의 열정으로 이끌어 온 15년이 더욱 빛날 것 같다. 더욱 즐겁고 건강한 무대를 앞으로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개막...문화예술 창작물 '아트마켓' 눈길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예술축제이자 아트마켓인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 지난 12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아트마켓이 본격화하면서 전국 문화예술 창작물을 교류하는 장이 마련됐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KoCACA·이하 한문연)·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주최한 이번 페스티벌은 오는 15일까지 4일간 제주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제주 일대에서 진행된다. 올해 페스티벌엔 158개의 예술단체와 156개의 전국 문예회관이 문화예술 콘텐츠를 ‘사고 파는’ 아트마켓 부스를 열어 세일즈에 나서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개막식은 이승정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회장,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 이어졌던 공연 위주의 행사에서 벗어나 최초의 포럼 형식으로 진행됐다. 한문연은 대한민국이 문화소비국에서 생산국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에서 올해 페스티벌의 슬로건을 ‘개척(PIONEER)’으로 내걸고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를 좌장으로 해 포럼을 이끌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예술의 사회 경제적 가치 창출과 지역소멸 위기 대응’을 주제로 문화예술 가치 확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지역 교류, 지역 상생, 평생교육, 복지 등에서 문화예술은 우리에게 선순환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콘텐츠를 제공해 저출산, 지역소멸 문제 등의 대책을 문화예술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버뎃 쿠츠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은 지난 2013년부터 한국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코리안 시즌’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왕시우친 중국공연극장연맹 부총관리자, 질 도레 시나르 비엔날레 대표 겸 총감독 등이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페스티벌은 문예회관과 예술단체가 각각 부스를 운영하는 ‘아트마켓’, 문화예술 종사자들이 문화계의 주요 이슈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는 ‘교류협력 네트워킹’,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 프로그램을 개최하는 ‘프린지 페스티벌’ 등으로 구성된다. 김현광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경기지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동안 아트페스티벌이 열리지 않다가 다시 뜻깊은 행사가 마련됐다”며 “전국의 문화예술인들이 모인 축제의 장에서 공연과 예술 정보를 공유해 지역 예술의 힘도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정 한문연 회장은 “올해 16회를 맞이한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 이 같이 성장한 데엔 우리 모두의 노력이 있었다”며 “오래 전 총과 칼로 세상을 개척했다면 이젠 새로운 문화예술로 세상을 개척하면 좋겠다. K-컬처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개척의 시작에 함께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 스테이지(One Stage), 하나의 무대에 각기 다른 두 작품 '죽음의 배'와 '갈매기'

하나의 무대에서 두 개의 작품을 차례로 만나는 공연이 열린다. 두 연출가가 동일한 무대 위에서 다른 시각으로 그려내는 인물의 세계를 탐구할 수 있다.  경기도극단의 레퍼토리 시즌 두 번째 공연인 ‘원 스테이지(One Stage)’가 이 달 29일부터 7월9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다. 한 무대에 오르는 두 개의 작품은 ‘죽음의 배’와 ‘갈매기’다. 연극계 거장과 젊은 연출가의 작품을 동시에 감상하며 한층 더 깊고 감각적인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 ‘죽음의 배’는 전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버림받은 무국적 선원의 삶을 그린 고전 영화 ‘Das Totenschiff(1959)’를 각색한 작품이다. 비 트라벤의 원작을 무대로 옮긴 극은 1차 세계 대전 직후를 배경으로 무국적 상태로 떠돌며 일자리를 구하는 선원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힘들고 지친 일정 속에서 죽음의 공포와 마주한 이들은 어떤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갈까. 인간의 실존과 온기, 지향점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연출은 서울연극제 대상(2019) 및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기상, 연출상(2021)을 수상한 연출가 임지민이 맡는다. 2014년 ‘타이니슈퍼맨션’으로 데뷔한 그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인 연출, 뛰어난 공간 연출을 선보이며 주목 받고 있다.  창작극 ‘갈매기’는 평생을 무대 위에서 살아온 한 배우의 이야기를 담았다. 40여 년간 인간을 집요하게 파헤친 묵직한 연극을 통해 섬세하고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구현해 온 한태숙 경기도극단 예술감독이 작·연출을 맡았다.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작음 생명체에게도 인간과 같은 삶이 있음을, 한태숙 연출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정서로 작은 생명체의 그 삶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천의 얼굴로 불리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배우 김성녀가 주인공 역으로 출연해 깊은 내면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 그 스스로의 모습, 배우로서의 내면 등을 들여다 본다. 과거 한태숙 예술감독과 ‘유리동물원’으로 뛰어난 호흡을 보여준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가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이건용, 그와 나의 이야기'展

평택시 오성면 신리의 푸른 들녘을 걷다보면 ‘공간미학(米學)’에 다다른다. 경기도와 평택시, 경기문화재단이 방치된 창고건물을 문화시설로 전환해 지난 3월 개관한 복합농업체험공간이다. 오는 18일까지 이 곳에선 조금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지난 5일 개막한 ‘이건용, 그와 나의 이야기’展이다.  경기문화재단과 평택 공간미학이 특별기획전으로 마련한 전시는 이건용 작가와 그의 작품을 소장한 22명의 팬들이 애장품 50점을 전시에 내걸었다. 작가와 작가의 작품을 애정하는 소장가들이 뜻을 모아 마련한 만큼, 작가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지녔다. 국내에서 살아있는 작가를 위한 헌정 전시가 열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 전시에는 이건용 작가가 크게 알려지기 전인 30여년 전 소장한 작품부터 최근의 작품까지 작가의 세월과 흔적이 나열됐다. 올해 나이 여든하나의 이건용 작가는 국내 1세대 행위예술가다. 1970년대부터 퍼포먼스, 조각, 설치, 영상을 넘나들며 작업해 왔으며, 자신의 몸을 움직여 만들어 낸 작품은 ‘달팽이 걸음’ 등 둘도 없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꾸준한 ‘신체 드로잉’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국내는 물론 해외 미술시장을 휘어잡았다. 그에게 몸은 단순히 신체를 넘어서 예술의 변주곡을 만들어내는 도구로 활용된다.  전시는 단순히 이건용의 예술세계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가에 대한 ‘헌정’ 전시에만 머무르지도 않는다. 관람객들은 소장가들이 직접 전시에 걸어 놓은 작품을 통해 왜 이건용 작가와 그의 작품을 애정하게 됐는지, 이를 통해 이건용의 예술세계가 어떻게 확대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예술가는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를 애정하는 소장가, 또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함께 할 때 예술적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또 예술가는 어느 먼 곳이 아닌, 우리와 함께 살아가며 우리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내는 것을 다시금 알 수 있다. 결국 전시는 예술가와 나, 너,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최기영 경기문화재단 수석학예연구사는 "이건용 작가도 자신의 일대기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것은 물론 작품을 통해 작가 스스로 예술작업의 변곡점을 보게 되어 매우 뜻깊고 의미있다고 평가를 했다"며 "작가가 성장하는 것을 오랜 시간 팬들이 지켜보고 작품을 소장하며 서로 끈끈하게 함께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한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가 열린 공간에 대한 특별한 바람도 담겼다. 지난 3월 새롭게 탄생한 공간이 이번 전시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주변이 활성화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장태영 화가는 “소장가들은 이건용 작가에게 매료돼 작품을 모으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예술가의 든든한 지원자로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며 “이건용이라는 작가의 예술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뜻을 모아 전시를 마련했다. 그의 예술세계를 많은 이들이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밝혔다.

4.3 진실을 알리려는 여정, ‘틀낭에 진실꽃 피어수다’展

역사가 현재로 소환되고 대중에게 각인되는 것은 어쩌면 그 진실을 알리려는 예술가들의 끝없는 열의와 본분을 지키려는 태도 때문이 아닐까.  이수진 보리아트 작가와 박진우 민족문제연구소 수원지역위원장은 제주 4.3을 화두로 그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1일까지 2주간 경기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제주 4.3 항쟁 75주년 기획전 ‘틀낭에 진실꽃 피어수다’에선 역사에 갇힌 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한 이들의 고민과 작업을 볼 수 있다.  전시는 제주 4.3 항쟁의 당시와 현재를 보리아트로 펼쳐 놨다. 예술보리아트 이수진 작가의 작품에 박진우 활동가의 7점을 더해 79개의 작품이 내걸렸다. 사진과 기록물 등을 더하면 100여점에 달한다. 2021년 같은 장소인 경기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제주 4.3 특별전 ‘봄이 왐수다’ 전시를 선보인지 꼬박 2년 만이다.  이번 전시가 가진 의미는 박 위원장의 ‘여전히’란 단어에 응축된 듯 했다. “올해는 제주 4.3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한 지 20주년을 맞이한 해이자 4.3 항쟁 75주년을 맞은 해입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여전히 묻힌 진실도, 현재도 논쟁이 많은 제주 4.3을 관람객이 작품만 보고도 이해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를 열었습니다.” 작품 옆에 작은 해설판을 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은은한 보리줄기가 작품으로 내걸린 전시는 국가가 숨기고 억눌러온 폭력과 야만의 역사를 고발한다. 당시 희생된 이들의 혼을 위로하고 여전히 우리가 살펴야 할 문제도 꼬집는다. 작품에 사용된 주재료는 모두 제주에서 공수했다. 특히 당시 사라진 사람들의 혼이 보리줄기에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며 제주에서 난 보리줄기를 사용했다. 흙과 귤, 동백꽃도 마찬가지. 이 작가가 4.3 관련 작품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아크릴에 유화를 주로 사용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천연 염색을 사용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  전시엔 보리아트 뿐만 아니라 1950년 7월 미군이 촬영하고 작성한 보고서와 미군이 문서를 가지고 현장을 찾아나서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 등도 상영된다. 현재와 과거를 중첩시켜 진실을 밝히는 모습을 보여주고, 관련 사진을 디지털로 전환한 점은 제주 4.3이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 작가는 2018년 오사카 전시부터 올해까지 줄곧 4.3과 관련된 작품을 만들어왔다. 쉽지 않은 주제에 집중하며 1년에 20~30점씩 작업을 해 온 셈이다.  지난 5년을 “마치 감옥살이를 하는 것 같았다”고 표현한 그는 “아픈 역사이지만 편하고 쉽게 대중에게 다가가길 원했는데, 그렇다보니 이렇게 오랜 기간 작업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는 잠시 놓아도 될 그 ‘때’가 된 것 같다고도 밝혔다.  “제주 4.3의 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 밝히려는 박진우 위원장의 열정과 왠지 예술가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느낀 나름의 확신으로 작업을 해 온 것 같아요. 이제는 조금 후련하게 제주 4.3은 잠시 놔두고 저만의 작업을 해도 될 것 같아요. 다만 많은 분들이 제주 4.3을 작품으로 함께 느끼고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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