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병’ 판타지가 실현된 인천 독립서점 '마계' [우리동네 독립서점]

서점 마계는 ‘중2병이 머무는 곳’을 표방한다. ‘마계’와 ‘중2병’. 부정적인 인식이 가득한 두 단어를 앞세운 이곳은 중2병의 예민함을 반짝임으로 여기며 모난 구석을 끌어안는 공간이다. ■ 꿈과 희망, 모험이 가득한 ‘중2병’ ‘악마의 소굴’을 뜻하는 ‘마계’는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에서 주로 쓰는 단어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독립서점 ‘마계’(대표 윤석우)는 판타지 문학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때 인천의 부정적인 호칭이었던 마계에 새로운 이미지를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담아 상호명으로 정했다. 서점 마계는 지난해 9월 13일 문을 열었다. ‘중2병이 머무는 곳’을 콘셉트로 하는 이곳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 봤을 판타지가 실현된 서점이다. 주로 판타지 장르 도서와 관련 굿즈를 들이고 있다. “중2병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사춘기 아이의 방황과 비뚤어짐 등 부정적인 방향을 떠올리게 되지만 반대로 중2병이기 때문에 간직할 수 있는 반짝이는 꿈과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점 마계는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이런 반짝임이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의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윤씨는 서점을 열기 전 인천에서 문화예술단체 ‘파람’을 운영하며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음악을 만들었다. 공연예술 분야에 종사하며 늘 공간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고 소통하고 교류할 거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인천 원도심에 해당하는 중구 개항장과 신포시장 골목길이 주는 매력에 이끌려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100년이 다 돼 가는 목조주택이 갖고 있는 신비스러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워낙 오래된 건물이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다 보니 리모델링 기간만 반년이 넘게 소요됐어요. 서점을 방문하는 분들이 건물 자체가 판타지 장르로 느껴진다고 하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 인천의 랜드마크를 꿈꾸며 서점 마계에서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어스시 전집’ 등 세계 3대 판타지 소설 외에도 유명 판타지 이야기들의 특별판, SF소설, 게임소설, 추리소설 등 다양한 판타지 이야기들과 애니메이션 작품집, 판타지 세계관, 신화와 전설 등 대형 서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책들이 가득하다. “때때로 판타지라고 하면 문학적으로는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앞으로도 그런 편견 속에서 묻히기 아까운 책들을 더 많이 발굴할 생각합니다.” 한편 책방지기 윤씨는 독립출판사 알발리 출판사를 운영하며 ‘내 마음이 지옥같아서’, 괴담집 ‘부평괴담, 소곤소곤’등 서점 마계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직접 제작했다. 또 인천문화재단 청년 문화공간 활성화 사업 공간으로 선정되고 한국근대문학관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를 담당하는 등 서점 마계를 드러낼 수 있는 행사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나아갈 길이 먼 서점·출판사이지만 이곳에 단단하게 뿌리내려 마계와 함께하는 분들의 꿈을 응원하고 함께 키워 나가고 싶습니다. ‘인천’의 ‘마계’가 과거의 어둠이 아닌 ‘서점 마계’가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인천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리꾼의 입, 고수의 손이 만드는 판소리... ‘구구선 사람들’ [공연리뷰]

지난달 8일 판소리 레미제라블 ‘구구선 사람들’이 안양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다. 소리꾼과 고수가 모여 만든 판소리 작업공동체 입과손스튜디오의 레미제라블 토막시리즈의 최종판인 이 작품은 이 세상을 배 한 척에 담아 그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그려 내고 있다. ■ 소리꾼의 입, 고수의 손이 만드는 판소리 2017년 창단한 입과손스튜디오(이하 입과손)는 소리꾼의 입과 고수의 손이 모여 만든 판소리 작업공동체다. 판소리라는 연희 양식이 가진 여러 가능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며 고유의 예술적 요소를 선택적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주로 한다. 판소리가 지니고 있는 ‘전통의 가능성’과 판소리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연구한다. 소리꾼 이승희·김소진, 고수 이향하·김홍식·신승태, 프로듀서 유현진으로 구성된 입과손은 전통·창작·협업의 판소리를 지향한다. 그중 전통적인 판소리가 갖는 의미를 보존하되 입과손만의 재해석을 가미해 무대에 올린 ‘동초제 심청가’와 ‘강산제 수궁가’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의 갈래에 속한다. 입과손의 핵심 프로젝트인 ‘창작 판소리’는 기존의 문학작품을 판소리로 재해석하고 있으며 ‘판소리 동화시리즈 안데르센’을 필두로 2020년부터는 ‘레미제라블’의 ‘팡틴, 마리우스, 가브로슈, 자베르’ 등 네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판소리 레미제라블 토막소리시리즈’ 연작을 진행했다. 지난달 8일 안양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판소리 레미제라블-구구선 사람들’은 3년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한 레미제라블 토막소리시리즈의 최종 작품이다. ‘구구선 사람들’은 인물에 집중했던 이전 작품을 한데 모아 각 인물이 어우러져 살며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 ‘세상은 불완전한 한 척의 배’ 하루하루를 버티며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사람들. 정처 없이 떠가는 배 위에서는 누구도 완벽할 수 없고 온전한 안정을 찾기 어렵다. 무대에 등장한 소리꾼은 과연 배 위의 삶만 그렇겠냐고 되묻는다. 이 땅 위에 살고 있는 우리나 구구선 사람들이나 매한가지 아니겠냐며. 구구선은 100에 가닿지 못하고 99에 그치고 마는 모자란 세상을 닮은 배 한 척이다.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사라진 적 없는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레미제라블 같은 고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자칫 무겁고 슬프기만 한 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입과손은 친근함을 택했다. 레미제라블 속 장발장은 ‘장씨’, 장발장을 쫓는 자베르는 ‘조병렬’, 미혼모라는 이유로 일을 뺏기고 세상 끝으로 내몰리는 팡틴은 ‘박미영’, 혁명군의 일원이었던 소년 가브로슈는 ‘가열찬’ 등 발음이 비슷한 배역 이름으로 작품과 무대, 판소리의 벽을 조금은 낮추는 데 성공한다. 소리꾼 2명과 1명의 배우, 드럼, 기타, 키보드, 고수 등 7명이 한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주한다. 때로는 많은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고수가 극에 참여했고 1인 다역은 배우에게도 극을 쫓는 관객에게도 집중력을 요하는 요소가 됐다. 2시간이 조금 안되는 긴 시간 동안 판소리만으로 극을 채우는 것은 무리라고 여겼던 걸까. 입과손의 ‘구구선 사람들’은 극이 진행됨에 따라 판소리에서 창극으로, 연극으로 그 구분이 모호해졌고 드럼과 기타가 주도하는 대중음악을 소리꾼들이 노래하기도 했다. 그런 시도는 분명 국악이 낯설고 지루한 청중에겐 도움이 됐겠으나 '진한' 판소리를 기대한 관객에겐 다소 무리수로 여겨졌겠다. 문학 작품을 판소리로 재해석한 것만으로도 ‘창작’의 의미는 충분하다. 그럼에도 대서사시에 가까운 레미제라블을 우리의 소리로 부르길 시도했다는 것 자체는 흥미롭고 반가운 도전이었다. 마침내 구구선에서 바라본 저 끝에 육지가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구구선에 남아 있는 구구선 사람들도 이제 99에서 100으로 도달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는다. 어쩌면 그 희망이 100으로 도달하기 위한 1이었을지도

최계운 인천환경공단 이사장 "시민들의 안전하고 윤택한 삶을 책임지다" [인터뷰]

최계운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은 인천환경공단을 이끄는 수장으로, 하수처리 11곳, 분뇨처리 1곳, 소각 및 음식물 처리 2곳을 비롯해 인천 전역에 걸쳐 24개 환경기초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한다. 특히 최고의 기술력으로 맑은 물과 쾌적한 공기를 유지해 시민 안전을 지키는 임무도 수행한다. ■ 환경 플랫폼 구축으로 시민 환경 서비스 up up! 최 이사장은 시민들이 지지하지 않는 공단 업무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드러나진 않지만 시민들의 안전하고도 윤택한 삶을 지켜내는 업무를 주로 하는데, 시민들이 이를 이해하고 응원하지 않는다면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 이사장은 공단이 하는 업무 관련 데이터를 시민들과 공유할 방침이다. 이는 환경 플랫폼으로부터 시작한다. 환경 플랫폼은 하수처리장, 소각장 등 24개 시설의 운영 자료를 공단이 창립한 지난 2007년 치부터 표준화해 4천320개 항목에 달하는 빅데이터와 연계, 효율적인 시설 운영과 신뢰성 있는 시민 환경정보 데이터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환경 플랫폼 구축이 끝나면 시민들은 공단이 하는 모든 사업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치구별 인구 추이, 날씨·기온 데이터 등 기상정보를 활용한 하수 유입량 예측도 가능하다. 전력 사용량, 슬러지 발생량, 기온 변동에 따른 처리 효율 등에 대한 대비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 분석 및 예측을 통해 다양한 시설 운영 분야에 효율성도 올라간다. 환경 플랫폼은 지난 2023년부터 시범 사업을 하는 중이며 내년부터는 시민들이 이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민 만족도를 향한 공격적인 최 이사장의 거침없는 행보는 취임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외부에서 먼저 알아차렸다. 국제물산업박람회 국무총리상, 대한민국 창조경영 2024 혁신경영부문 환경부장관상 등 10여개의 수상이 이를 방증한다. 최 이사장은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재 양성과 기술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신기술 습득을 위한 기술 세미나 등 자체 기술 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열어 직원들의 기술 역량을 향상시킨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 최계운 이사장의 노하우 “직원들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업무에 임하도록 분위기를 바꾸려 애를 많이 썼습니다.” 지난 2022년 9월 취임한 최 이사장은 취임 한 뒤 빠르게 업무 파악을 마치고 직원들의 업무 스타일을 개선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직원들은 그동안 인천시에서 위임받은 업무를 안정적으로 운영·관리하는 데 집중했다. 시민들을 위해 깨끗한 공기를 지켜내고 편안한 삶을 보조하려는 직원들의 판단도 틀리지는 않았다. 갖춰 놓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 시민들이 그간 누려온 많은 편의를 단 한 순간도 제공하지 않는다면 불만이 쌓일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 존재하니 이는 현실에 안주하고 새로운 사회환경 변화나 혁신과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최 이사장은 직원들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 환경 서비스를 향상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환경 공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자 노력했다. 직원들에게 핵심 가치에 집중해 달라고 요구했고 최고의 기술을 연마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을 주문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요구하고 주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는 공단 임원의 자세를 한껏 선보여 동기를 부여했다. 최 이사장은 취임 이후 처음 소각장을 방문했을 때 제대로 알아야 올바른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 직접 소각로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꼼꼼히 확인했다. 직원들은 인천대학교 교수 출신인, 말 그대로 학자 출신의 이사장이 개혁을 요구하는 부르짖음에 아리송해하다가 이 일을 계기로 비로소 눈을 뜨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변화하기 시작하자 깨끗한 물 관리를 위한 하수처리 방류 수질은 2022년 대비 최대 36%, 쾌적한 대기환경을 위한 소각처리 대기질도 최대 64% 개선되는 성과로 나타났다. 최 이사장의 노하우 중에는 소통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소신이 분명하고 실천력이 탁월한 최고경영자(CEO)이지만 일을 할 때는 절대 독단적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로의 개선을 요구할 때도 노사 협력을 통해 이뤄냈다. 그 결과 직원들은 그저 지시여서 따르지 않았고 최 이사장의 뜻을 이해하고 따랐다. 이 같은 결과는 고용노동부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으로 나타났다. 노사 화합을 통한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외부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최 이사장은 “최소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결정하려면 구성원의 이해와 동의, 응원이 있어야 한다”며 “구성원 합의를 거친 결정은 5년, 10년 후를 내다보며 함께 계획하고 세분화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인천환경공단의 미래 인천환경공단은 지역 내 유일한 환경전문공기업으로 지역 환경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추진 방향을 수립해 하나하나 이뤄간다. 최 이사장은 공단 창립 18년 차를 맞아 시민들과 함께 변화와 미래 발전을 위한 비전 2040을 선포, 더 나은 대(對)시민 환경서비스 제공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주요 핵심추진 과제로 환경 플랫폼(디지털 환경정보 시스템) 구축을 통한 글로벌 톱텐(TOP10)시티 인천에 걸맞은 환경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약속했다. 환경정보 표준화와 통계·예측·시각화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기 쉽고, 찾기 쉬운 환경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이뿐만 아니라 지하 시설물 공간정보시스템인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운영시스템을 도입, 환경 플랫폼과 연계할 계획이다. 현재 공단에서 관리 중인 차집관로 대부분은 준공한 지 20년 가까이 지나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으며 인천시에서 운영 중인 GIS 시스템 역시 50% 정도가 누락 등으로 일치하지 않는다. 이에 공단은 하수관로의 효율적인 운영은 물론이고 정확한 지하 정보 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관로 붕괴 사고를 예방하고자 함이다. 공단은 안정적인 GIS 운영을 위해 본부 하수관로 관리 직원들에게 GIS 전문교육을 이수토록 했고 이를 사업소 직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인천시와의 협의를 거쳐 차집관로 GIS 접근 권한을 취득하고 2025년에는 직접 등록이 가능한 GIS 서버도 구입할 예정이다. 최 이사장은 이 같은 환경 플랫폼 구축과 함께 인천지역의 유일한 환경전문공기업으로서의 역할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지 금지에 따라 공단에서 생기는 폐기물 자원순환 100% 실현 목표를 이어갈 계획이다. 음식물 폐수는 유분 회수를 거쳐 재생유를 추출, 폐수 성상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슬러지와 음식물은 건설자재와 건조사료 생산과 함께 통합바이오 시설 설치가 끝나면 바이오가스 생산을 본격적으로 할 예정이다. 또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그간 재활용이 힘들었던 소각 비산재는 민간기업과 비산재 재활용 실증 테스트를 완료, 전국 최초로 현재 60t을 재활용했다. 단계별 재활용률을 높여 가며 2025년에는 79%, 2026년에는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유사업 내실화도 탄탄하게 다질 계획이다. 시민들에게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시설운영 법적 기준의 50% 이내를 유지할 예정이다. 깨끗하게 처리한 하수처리수는 물 순환을 목적으로 재이용률을 25%(지난해 재이용률 16.9%)까지 높일 계획이다. 생활폐기물 처리 중에 생기는 열원을 활용, 지난해 32만5천986Gcal, 94억원 상당의 편익을 제공했으며 지속적으로 버려지는 폐자원을 에너지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연말 재활용가능자원 선별을 위한 AI 기반 재활용품 선별로봇 2대를 도입, 2025년에는 선별 효율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특히 인천의 환경을 책임지는 공단의 위상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고 공단 기술력 향상과 책임 실현을 위해 올해 한국상하수도협회와 6개 환경공기업이 협력해 광역하수도 기술지원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 지속적인 도서지역 환경기술을 지원, 인천지역 모든 시민들에게 똑같은 환경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민 환경기초시설 환경교육도 올해 연말 재개관하는 물 홍보관까지 확대 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현재 시민 환경해설사 2기 30명도 추가 양성중이다. 환경교육의 지속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인천시교육청 등 관내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연간 4만5천명이 시설을 방문할 수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최계운 이사장은 “소극적 운영에서 혁신적 경영으로 변화해 왔고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며 “단순한 환경시설 운영이 아닌 보다 혁신적인 선진 경영을 위해 정진하고, 지금 하고 있는 환경 플랫폼도 안정적으로 구축해 글로벌 톱텐시티에 걸맞은 환경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건설 경기 ‘최악’... 황근순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 “‘위기’를 ‘기회’로 타파” [인터뷰]

산업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기간산업인 건설업은 최근 고물가 장기화 등으로 지역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근간(根幹)이 위태로운 가운데 경기도의 건설산업을 이끌고 있는 황근순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은 24시간, 365일 건설업에 대해 고민한다. 경기 한파에 맥을 추지 못하는 경기도 건설경기. 그 안에서 한 회사의 대표이자 2천117개의 도내 회원사를 이끄는 황 회장은 침체된 경기도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임해 ‘일치단결(一致團結)’을 외치고 그 마음가짐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황 회장을 만나 지난 1년여의 경기도 건설업계 흐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3년을 그려봤다. Q. 경기지역 건설 경기의 최근 흐름은 어떤가. A. 최근 경기지역 건설 경기는 ‘최악’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지수는 증가했으나 정작 공사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해 공사 수익성이 상당히 저조하다. 아울러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책임준공확약 등 불공정 행위로 절대적인 물량도 부족한 상황이다. 민간 물량이 부족할 경우 공공물량으로 보완돼야 하지만 이 역시 역부족으로 사업을 영위하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협회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공공사 발주 건수는 지난해 대비 11.5% 감소했으며 22년 대비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기 침체, 고금리,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 PF 유동성 위기 등으로 경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해 문을 닫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24곳 ▲2021년 12곳 ▲2022년 14곳 ▲2023년 21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집계된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26곳으로 이 중 10곳이 종합건설사다. 2019년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업종에 마비가 왔고 2020년 그 결과가 여실히 드러났다. 2021~2022년 건설업계 회복을 위해 건설업 종사자들이 무진 애를 써 회복을 꿈꿨으나 이내 20곳 이상이 폐업 신고를 하는 등 건설 경기가 오랜 기간 회복하지 못하고 침체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는 폐업 신고 수가 최근 5년 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극심한 건설 경기 한파로 신규등록 업체는 줄었다. 종합건설사 기준 신규 등록 건설사는 지난해 1~10월 923곳에서 올해 375곳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Q. 경기지역 건설업계가 직면한 과제는. A. 이처럼 전국 건설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가장 많은 건설사가 위치한 경기지역의 건설업계는 더 많은 시련을 감수하고 있다. 수도권에 포진해 있는 건설사끼리 상호 발전을 위한 경쟁이 이뤄져야 하는데 업체 수에 비해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많은 건설업체가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등 최근 정부는 내수가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발표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건설업계가 체감할 수준까지 올라오진 않았다. 또 지난달 기준금리가 0.5%포인트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 우리 업계가 사회간접자본(SOC) 물량 증대를 꾸준히 촉구했지만 내년도 SOC 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1조원가량 적게 책정돼 시장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차적으로 실물경기가 회복돼야 한다. 아울러 SOC 시설에 대한 정부와 경기도의 공격적인 물량 확대가 필요하다. 경기도 건설업체가 직면한 과제를 파악하기 위해선 우선 경기도의 지역적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서울을 비롯해 타 시·도로의 통근·통학자가 많다. 이러한 특징으로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지자체는 ‘베드타운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동량이 많은 특징을 확대했을 때 경기도는 광역 및 지역 내 교통 인프라 확충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광교부터 호매실을 잇는 신분당선 구간 조기 착공 등 새로운 광역교통망 구축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하다. 또 경기도는 수도권 개발 제한, 환경규제, 군사시설 분포 등으로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지역별로 부족한 인프라에 대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며 도로 보급률, 지하철 접근성 등이 열악한 지역을 우선으로 교통망을 구축하고 문화 및 관광 체육시설이 부족한 지역은 과감하게 생활 SOC 투자를 확대, 지역 불균형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신규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노후한 지역 내 인프라 시설도 실태 점검을 진행하여 보수·보강 및 교체 등을 위한 예산 확보도 필요하다. Q. 지난 1년여 동안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으로서의 소회는. A. 취임 후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발주제도의 정상화에 중점을 두고 여러 사업을 추진, 도내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할 수 있는 ‘발주제도 정상화’의 개선 가능성은 녹록지 않았다. 제도 개선을 위해선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현실을 반영한 자료가 기반이 돼야 하는데 두 가지 모두 부족함을 느꼈다. 그럼에도 2021년부터 지속된 100억원 미만 소규모 공공공사에 대한 일반관리비 및 이윤 삭감을 통한 표준시장단가적용 정책의 폐기는 경기도의 배려와 경기지역 건설인들의 노력으로 이뤄낼 수 있었다. 또 협회 소속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꾸준히 소통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는 회원사들이 변화하는 건설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매월 둘째 주 금요일 ‘경기 건설 비전 연구 스터디’를 지속적으로 실시,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등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잘 적응할 수 있게끔 적극적인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회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각종 토론의 장과 함께 다양한 교육을 지원해 부족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Q. 올 한 해가 마무리되고 있는데 중점 과제는 어떤 게 있었는지. A. 협회는 건설산업과 관련한 현안과 중점과제 10개를 선정해 분과위원회를 만들어 과제를 차근차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소형 공사 수익성 확보 대책 마련과 표준품셈 개선을 통한 공사비 현실화 부분에 집중했다. 중소형공사 수익성 확보 대책은 지역 중소 건설사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순공사비 98% 미만 투찰자에 대한 낙찰 배제’ 적용 대상 공사를 현행 100억원 미만에서 3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부분과 적격심사 낙찰 하한율의 적정한 상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준품셈 개선을 통한 공사비 현실화는 표준품셈이 현장 제반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고 임의 삭감, 항목 누락 등에 대한 제도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Q. 내년도 중점 과제는. A. 2025년에는 무엇보다 소규모 공공공사의 수익성 확보가 최우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합동 공공공사 공사비 현실화 연구용역이 현재 진행 중이며 업계 현실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연구 결과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당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입찰·낙찰제도 개정을 통해 공공공사의 낙찰률을 상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표준품셈 개선과 관련한 연구용역도 진행되고 있다. 공사비 현실화를 위한 표준품셈 전반에 대한 개선과 현재 관 주도로 운영되고 있는 표준품셈 관리기관(현 건설 기술연구원)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검토도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설계 단계에서의 임의적인 공사비 삭감, 소규모 공공공사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관급자재 문제 등을 해결할 것이다. Q. 정부기관 등에 전하는 건설업계의 목소리가 궁금하다. A. 건설산업을 영위하는 업체의 97%는 영세 중소 건설사업자다. 따라서 지역 건설업계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중소 건설사업자 육성과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 물량 측면의 안정적 일감 확보 및 창출과 질적 측면의 적정 공사비 지급 및 지역 건설산업 육성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제값을 주고 건설할 수 있는 법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장기계속공사의 간접비 문제처럼 정부 기관이 ‘제값을 주지 않으려는 관행’은 건설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올해 50억원 미만 소규모 현장에 확대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과 각종 안전 관리 규제는 늘었으나 이에 대한 관리 비용이 공사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아 현장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처벌 위주의 중대재해처벌법이 보완 입법을 통해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외에도 급변하는 건설 환경을 반영한 ‘건설산업 육성’ 고민이 필요하다. 일례로 새로운 스마트 건설기술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융합, 건설산업의 생산성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건설 환경 조성을 정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건설산업이 균등한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Q. 끝으로 회원사에게 전할 말은. A. 우리 협회는 70여년의 긴 시간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질적, 양적 측면에서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회원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다. 특히 회원과 소통하는 협회를 만들기 위해 지역 시·군협의회 활성화로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신사업 창출을 위한 각종 토론의 장과 교육을 적극 시행할 것이다. 협회의 최우선 존립 목적은 회원사의 권익 증진에 있다. 이에 무엇보다 회원을 위한 협회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과 소통하는 협회이자 회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회원들에게 열린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회원들이 관심과 애정, 동참을 아끼지 않았을 때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가 그간 축적된 역량을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회원사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는 협회가 되겠다.

‘좋아할수록 짙어지는 공간’... 책방 짙은 [우리동네 독립서점]

김포시 장기동에 있는 ‘책방 짙은:’ 대표 최수이씨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던 때 9년간 운영하던 미술학원 문을 닫게 됐다. 그 시기에 다시 읽게 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는 최씨에게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자유를 느끼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2021년 3월 2일 책방 문을 열었다. ‘좋아할수록 짙어지는 공간’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용기를 얻은 최씨는 책방 이름을 고민하며 ‘책방 조르바’를 떠올렸다. 그런데 막상 ‘그리스인 조르바’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생소한 이름이었고 조르바를 아는 사람들의 반응도 호불호가 강했다. 그러던 와중에 2019년 발간한 본인의 책 ‘낡아가지만 아름다워서’의 소개글이 떠올랐다. “책방 이름을 고민하며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제 책에 저를 소개하며 ‘무엇엔가 빠지면 한껏 짙어진다’고 써둔 것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저는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몰두하면 끝없이 깊이 빠지고 짙어지는 사람이에요. 책방은 저의 정체성을 담는 곳이니까 ‘좋아할수록 짙어지는 공간’이라는 뜻으로 ‘짙은:’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책방 짙은:’은 주로 시와 그림책, 고전 도서를 들여놓고 있다. 상시 운영하는 독서 모임도 고전 낭독, 시, 그림책, 글쓰기, 커피 등 책과 관련된 것 혹은 다양한 취미를 향유하는 사람들과의 모임 위주로 하고 있으며 박소란 시인의 현대시 강독, 박초월 과학전문 번역가와 함께 과학책 읽기, 사진작가 허윤정의 사진수업, 박수밀의 고전문학 강의, 황진희의 그림책 테라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점에서 진행하는 전시와 북토크는 책방을 찾는 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입니다. 보다 풍부하고 지속적으로 준비해 독자들이 책과 가까워지고 문화적으로도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책을 만들고 창작물을 전시하는 책방 ‘책방 짙은:’의 블로그에는 그간 진행한 작가와의 만남이 차곡차곡 정리돼 있다. 서울을 벗어난 서점에서 평소 만나고 싶었던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가장 큰 선물인 듯 “김포에 살고 있는게 너무 좋다” 혹은 “김포로 이사가고 싶다”는 반응이 많다. “문화공간 역할을 하는 책방이 있다는 것은 동네의 풍요로움을 더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때로 북토크 신청이 순식간에 마감되는 바람에 더 많은 독자를 모시지 못할 땐 저 역시 많이 아쉬워 벽을 터서 공간을 넓혀야 하나 고민하기도 합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나의 해방일지’의 박해영 작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의 박준 시인을 초대했을 때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지원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독자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 많은 북토크를 제공한 ‘책방 짙은:’은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며 ‘책방 짙은:’만의 색깔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책을 팔고 북토크를 기획하고 문화 행사를 준비하는 일은 다른 책방에서도 이뤄지는 보편적인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책방 짙은:’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중 지난 2년간 ‘창작그룹 짙은:’과 진행해 온 사진수업과 그 결과물로 배출해 낸 독립출판 작가들, 그리고 책방을 갤러리 삼아 전시를 꾸려온 일들이 돌파구가 돼 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책을 팔고 작가를 만나는 것을 넘어 책을 만드는 책방이 되고 싶어요. 또 창작자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로 책방 공간을 확장하고 싶고요. 요즘은 ‘책방 짙은:’의 4년간 일들과 창작그룹의 작업물을 소개하는 매거진 ‘Creative Route’ 창간호 출간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거진 제목처럼 ‘책방 짙은:’이 창작자들의 산실이자 그들에게 길을 안내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기후위기 해결, 빗물로부터… 한무영 서울대 명예교수 [인터뷰]

극단적인 더위, 짧은 시간 동안 쏟아지는 많은 양의 비로 매년 피해가 늘고 있다. 반지하 침수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폭우에 재산 피해 규모도 점점 늘어난다. 인간 삶을 위협하는 비에 대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한무영 명예교수는 25년째 “기후위기의 해결사는 빗물”이라며 새로운 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빗물 모아 비상시 사용 극단적인 홍수와 가뭄, 산불과 태풍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우리 모두 그 답을 알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이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선 전 세계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이 과정에서 개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일회용품을 적게 쓰는 것,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고 실천하고 동참하는 일이다. 한무영 교수는 “빗물 관리를 통해 탄소 저감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그 세월 동안 매년 늘어나는 강수량과 그 피해를 고스란히 인류가 떠안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당장 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얘기하자”고 말한다. 한 교수는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평생 수처리 분야를 연구했다. 수처리 전문가인 한 교수가 빗물에 눈을 뜬 계기는 가뭄이 극심하던 1999년이다. “그해 봄가뭄이 무척 심했습니다. 심하게 오염된 물도 정화를 거쳐 써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죠. 그러던 중 시원하게 비가 쏟아졌는데 그 물을 전부 흘려보내더군요. ‘산성비’라고 치부하며 ‘빗물=나쁜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는데 오염수도 처리할 기술이 있는데 나쁜 성분을 거르면 화장실 용수만이라도 해결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한 교수는 제대로 된 빗물 관리를 주장했다. 빗물은 내리는 즉시 버려야 한다는 사람들의 인식, 제도, 기술에 대항해 각 지역에 떨어지는 빗물을 모으고 땅이 물을 품어 가능한 한 천천히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사람들을 설득했다. 그렇게 되면 가뭄일 때 빗물 활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홍수에 의한 피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로 강수량이 늘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논과 밭, 흙과 나무가 많던 과거에 비해 도시화로 인한 지표 형질이 변한 탓도 큽니다. 강수량을 10이라고 했을 때 잔디밭에 떨어지면 3~5 정도 흘러내리지만 콘크리트 땅엔 9가 흐르는 것이죠. 빗물을 잡아주던 땅이 변했으니 흐르는 물의 양이 많아지고 그만큼 범람의 위험도 커지는 것입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주상복합 건물인 ‘스타시티’가 한 교수의 연구를 수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 지역은 과거부터 비가 많이 오면 장화 없이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로 상습 침수구역이었다. 광진구는 야구장 부지였던 땅을 콘크리트로 덮고 주상복합 건물을 건설하면 침수가 더 심해질 것을 우려했고 한 교수에게 자문했다. “총 4동짜리 건물 중 한 동만 지하를 한층 더 파 지하 4층까지 만들자고 제안했고 그 층에 3천t짜리 빗물저장소를 만들었습니다. 보통의 아파트는 비가 내리면 옥상에서부터 하수도로 비가 흐르는데 빗물저장소가 있는 건물은 그 면적만큼의 빗물이 빗물저장소로 모이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모아둔 빗물은 단지 조경 등 공용수도로 활용하고 있는데 가구당 공용수도요금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단수 등 비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빗물은 하늘에서 내리는 공짜 자원 한 교수가 주장하는 빗물 활용 방안은 결국 물 절약과도 관련이 있다. 일례로 서울대 대학원 기숙사 지하에 200t 규모의 빗물 저장시설을 만들어 연간 1천200t의 빗물을 기숙사 화장실 변기 물로 활용했다. 한 교수는 빗물 활용은 ‘재이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빗물은 그 어떤 물보다 출처가 분명한 물입니다. 하늘에서 내린 물이 땅에 떨어져 다른 것과 섞이며 오염되는 것이지 그 어떤 물보다 원산지가 확실하죠. 다른 것과 섞이기 전에 빗물만 모아두면 지하수나 강물에 비해 처리 비용도 낮고, 유통 과정도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반 시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물맛 블라인드 테스트를 5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는데 평균적으로 빗물(50~60%), 수돗물(20~25%), 판매되는 생수(20~25%)의 순으로 결과를 얻었습니다.” 한 교수는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이 빗물의 식수화를 논하기 위함은 아니라고 말한다. 단, 어느 것이 더 안전하고 정화 등 에너지 비용이 적게 드는지 비교하고 그만큼 빗물이 가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비교적 물이 풍족한 우리나라는 이런 결과 값이 와 닿지 않겠지만 물이 부족해 흙탕물을 마시거나 물을 얻기 위해 무거운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수십㎞를 이동하는 아프리카나 남아시아 사람들에게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길입니다. 그곳이 비가 적게 오거나 흙탕비가 내리는 지역이 아니거든요. 빗물의 가치가 그곳에서 먼저 인정받는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인식 개선은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교수는 최근 집중호우로 의한 인명 피해가 느는 것과 관련해 “강우량의 많고 적음만큼 빗물에 대한 이해와 대처가 중요하다”며 빗물에 대한 개념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얼마 전 전남도교육청에서 교육감 이하 장학사 300여명을 대상으로 빗물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과정에 그 지역에 몬순기후 지역 출신 이주여성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열대우림 기후에서 살다 온 이분들이야말로 빗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들이죠. 이분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빗물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지역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는 데 전남도에서 승낙했고 지역 방송국 등과 협업할 계획입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285ℓ로 독일이나 호주에 비해 2~3배 많은 것과 관련해 한 교수는 “물을 적게 쓰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말했다. “개인이 하루에 몇 ℓ의 물을 쓰는지 정확히 알려주지 않고 ‘물 부족 국가’라고 말하는 것은 겁주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개인의 현재 물 사용량을 알고 그에 맞는 구체적인 물 절약 목표를 세워야 혼란스럽지 않죠.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빗물저금통의 설치비 및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빗물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빗물은 하늘에서 내리는 공짜 자원임을 깨닫는다면 물 때문에 생겨날 분쟁과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젊은층 사로잡는 '밤의 도서관'... 김포 마산도서관 [공간의 재발견]

김포시 중앙에 위치한 마산동의 마산도서관은 ‘여행’을 주제로 운영되고 있는 도서관이다. 무엇보다 인근 주민들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퇴근 후 즐길거리와 문화 콘텐츠를 마련해 ‘밤의 도서관’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삶의 충만함을 제공하고 있다. ■ 젊은층 사로잡는 '밤의 도서관' 김포 마산도서관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계속되는 확진자 증가세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던 시기에 개관했다. 거리두기 단계 하향 때까지 개관을 미루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마산도서관은 예정대로 2021년 9월 30일 운영을 시작했다. 김포시 내 도서관 중 중봉·통진·양곡·고촌·장기·풍무도서관에 이은 일곱 번째로 문을 연 마산도서관은 운영 개시 첫날부터 인근 주민들이 입장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줄을 서는 등 도서관에 대한 기대감을 읽을 수 있었다. 마산동은 가로로 길쭉한 열쇠 모양을 하고 있는 김포시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김포시 내 가교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그중 마산도서관은 관내 지역주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며 어린이·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여행 특화 시민 참여형 전시, 그림책 원화 전시, 여행 테마 도서 전시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여행’ 특화 도서관인 마산도서관은 연면적 3천408.9㎡,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유아자료실, 어린이자료실, 종합자료실, 동아리실, 문화교실, 다목적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장서 7만1천880권 중 1천770권이 여행 관련 도서로 큰글씨도서 473권, 다문화도서 244권, 점자도서 67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종합자료실 중앙에 특화자료 코너를 배치해 이용자들이 쉽게 여행 관련 주제를 인지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괴테의 흔적: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 등 여행과 문학작품을 접목한 인문학 프로그램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 한국십진분류법(KDC) 기반 인문학 강의…참여율 높아 김포시는 신도시 특성상 평균연령이 40.7세(2022년 기준)로 거주 연령이 젊은 편이다. 직장인과 30∼40대 부모 등 젊은층의 독서문화를 진흥하고자 마산도서관은 ‘밤의 도서관’이라는 별칭이 생길 정도로 퇴근 후 야간에 진행하는 인문학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그중 ‘KDC 인문학 기행’은 우리나라 도서분류체계인 한국십진분류법(KDC·Korean Decumal Classification)을 토대로 철학(100), 종교(200), 사회과학(300), 자연과학(400), 기술과학(500), 예술(600), 언어(700) 등 분야별로 진행하는 강의 프로그램이다. 올해 들어 강의 주제는 십진분류법 중 문학(800)을 주제로 지난 2월부터 동서양의 고전문학, 장르문학 등을 다루고 있다. 총 6개의 프로그램 중 다섯 번째 프로그램까지 종료했으며 650여명의 시민이 강의에 참여했다. ‘KDC 인문학 기행’이 어른을 위한 여행이라면 어린이를 위한 책과 여행도 빠짐없이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글북이나 어린왕자 등 작품 속 지역을 탐방하는 이야기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최근 오케스트라를 초대해 디즈니 영화 OST 연주회를 열어 책과 친하지 않은 비독자들의 독서 효능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편 마산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은 공간을 넘어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시민들의 안전사고 대비에 도움을 주고자 ‘생애주기별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심폐소생술 실습, 지진·화재 등 재난 발생에 대한 대처법, 무차별 폭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기 방어술 등을 교육해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평생학습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로 개관 3주년…‘마산 더 클래식’ 한편 올해로 개관 3주년을 맞은 마산도서관은 지난 9월부터 이달까지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산 더 클래식’을 주제로 운영하고 있는 이번 행사는 시간이 흘러도 가치와 의미가 지속되는 고전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들곁에 ‘클래식’으로 남겠다는 도서관의 의지를 담았다. 9~11월 매달 주제를 정해 진행하고 있는 이번 개관 행사는 9월을 ‘미꿈소 주간’으로 정해 나흘간 어린이 및 청소년을 위한 미꿈소 프로그램과 김포필하모닉의 ‘마산음악회’가 열렸다. 마산도서관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주관하는 ‘미꿈소(미래꿈희망창작소)’ 전국 확산 공모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미꿈소 사업은 지역 도서관에 도서관형 창작 프로그램을 개발 및 보급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독서 진흥과 도서관 이용 활성화를 돕는 사업으로 경기도에서는 마산도서관이 유일하게 선정된 바 있다. 10월은 ‘차이나는 시선 한국인 읽기’를 주제로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의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한국 요약 금지’의 저자이자 ‘뉴요커’ 등 주요 매체에 기고해 온 마샬을 통해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인에 대한 인상을 솔직 담백하게 나눠 큰 호응을 얻었다. 3주년 행사의 마지막은 사서와 시민들이 함께 버려진 책을 활용한 팝업북 만들기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책의 재탄생, 버려진 책을 활용한 팝업북 만들기’를 주제로 지구온난화 등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기후환경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활동으로 개관 행사를 매듭짓는다. 마산도서관 관계자는 “개관 이후 3년간의 시간을 돌아보며 마산도서관에 애정을 갖고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시간이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과 편안함, 읽고 싶은 책을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김포시 대표 도서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포 마산도서관 주소 : 김포시 김포한강7로 22번길 174-6(마산동) 운영시간 :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종합자료실 오전 9시~오후 10시) 토~일: 오전 9시~오후 5시 휴관일 : 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박진식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이사장 “지역 필수의료 시스템 역할 다할것” [인터뷰]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2개 지역을 책임지는 의료기관이다. 재단 산하 인천세종병원과 부천세종병원은 인천 계양·부평구, 경기 부천·광명시 등 네 곳을 책임지는데, 이곳 인구만도 200만여명에 이른다.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은 “지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인천 계양·부평, 경기 부천·광명지역에 소재한 많은 의료기관과 상호 협력해 지역에 꼭 필요한 필수 의료를 적시에 제공하도록 탄탄한 시스템을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40년 넘은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의 지역사회 ‘헌신’ 세종병원은 지난 1982년 개원 이후 42년간 중증 환자를 돌보는 데 헌신했으며 끊임없이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펼쳐 왔다. 이는 5회 연속 보건복지부 심장전문병원 지정, 14년 연속 관상동맥우회술 1등급 선정, 국내 최초 장거리(600㎞) 심장이식 성공, 국내 최연소 인공심장수술 성공, 국내 최초 심장통합진료 시행 등으로 증명된다. 특히 대한민국 유일 심장전문병원으로 운영돼 온 수십년의 병원 역사는 ‘최초’, ‘최고’, ‘유일’로 수식되며 국내 심장치료 발전사와 함께한다. 수십년을 거치며 쌓은 노하우는 단지 ‘수술을 잘한다’에 그치지 않고 안정성을 갖춘 확고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또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이 바탕이 돼 연구 중심 병원으로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전통에만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등 미래지향적인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세종병원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의료나눔에도 앞장선다. 병원 개원 이듬해부터 시작해 41년간 세종병원에서 무료 심장수술 등 의료나눔으로 희망을 되찾은 환자는 국내 1만3천여명, 해외 1천600여명에 이른다. 이 같은 세종병원의 지역 사랑은 이제 지역 책임의료기관 본격 출범으로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다. ■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의 핵심 ‘책임의료기관’ 책임의료기관은 수익성이 낮은 필수보건 의료 분야 공급 부족, 지역서비스 연계 미흡, 의료 공공성 저하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모델이다.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역별로 보건복지부, 시·도, 국립중앙의료원, 책임의료기관 등이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게 핵심으로 책임의료기관은 세부적으로 ‘권역’과 ‘지역’으로 나뉜다. 권역 책임의료기관은 시·도(17개) 단위에서 고난도 필수의료를 제공하며 지역 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권역 내 협력체계 기획·조정 및 교육 파견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지역 책임의료기관은 진료권(70개) 단위에서 양질의 필수 의료를 제공하면서 지역별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보건의료기관과의 연계·조정 등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 인천세종병원, 원내외 협의체로 공공보건의료 역할 강화 지난 8월 27일 지역 책임의료기관 출범식과 함께 제1회 원외대표협의체 회의를 열고 본격 업무에 돌입한 인천세종병원은 지난 4월 지역 책임의료기관 지정에 따라 원내·외에 다양한 변화를 이뤘다. 우선 병원장 직속 기관으로 공공의료본부를 신설함에 따라 의사 2명, 간호사 4명, 연구원 1명, 사회복지사 1명으로 구성했으며 산하에 공공의료협력실과 지역응급센터를 뒀다. 또 진료부, 공공의료본부, 간호부, 기타 협력 부서를 묶어 원내 협의체를 구성, 부서 간 협력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의 꽃인 ‘원외 대표협의체’도 구축했다. 협의체 수장인 위원장은 오병희 병원장이 맡았다. 공공의료본부는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중증응급 이송·전원 및 진료 협력 ▲감염관리 및 환자 안전관리 ▲재활의료 및 지속관리 협력 ▲산모·신생아 어린이 협력 등의 업무를 맡는다. 박 이사장은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다양한 기관의 협력이 강화됐다”며 “다양한 시점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게 됐는데 이를 통해 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개선안이 도출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부천세종병원, 심장병 등 중증 환자 치료 전문 부천세종병원 역시 지난 8월 지역 책임의료기관 출범식과 함께 제1회 원외대표협의체 회의를 열고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심장병 없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설립 이념을 앞세워 지난 42년간 중증 환자를 돌보는 데 헌신하고 끊임없는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펼친 부천세종병원이 지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한 단계 도약을 이뤘다. 부천세종병원은 지난 3월 보건복지로부터 경기 부천권(부천·광명) 지역 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이후 본격 출범까지 원내·외에 다양한 변화를 주며 준비 태세를 갖췄다. 의사 2명, 간호사 4명, 연구원 1명, 사회복지사 1명으로 구성한 병원장 직속 기관으로 공공의료본부를 신설했고 산하에 공공의료협력실과 공공의료사업팀을 뒀다. 또 공공의료본부, 응급의료센터, 심장혈관센터, 뇌혈관센터, 진료협력센터, 인공지능빅데이터본부, 대외협력실 등 기타 협력 부서를 묶어 원내 협의체를 구성, 부서 간 협력·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이 밖에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의 꽃인 ‘원외 대표협의체’도 구축했다. 공공의료본부는 ▲부천 진료권 심뇌혈관 중증응급 이송·전원 핫라인 구축사업 ▲퇴원환자 케어플랜 수립 및 연계사업 등 필수사업과 함께 ▲지역사회 감염병 관리 및 의료인력 역량 강화 교육 ▲포괄적 심장 재활 프로그램 지역 연계사업 및 지역 의료기관 역량 강화 ▲소아심장질환 연계사업 등을 펼친다. 박 이사장은 “보다 촘촘해진 협력체계를 통해 국민의 생명, 건강과 직결되는 필수의료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이면서도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ESG 실천에 앞장서는 병원 2021년 ESG 실천 경영병원을 선포한 최초 민간종합병원인 세종병원은 환경에 대한 인식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병원의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ESG 경영을 추진 중이다. 매달 ESG 경영위원회가 체계적으로 점검·보완하고 ESG 실적은 직원들과 내원객에게 공개 운영한다. 에너지 절감과 폐기물 감소 등 환경보호 활동을 위해 목재로 만드는 종이 소비를 줄이고자 병원 전체 전자동의서 시스템을 도입하고 병원소식 정기간행물을 온라인 형태(E-book)로 제작했으며 병원 후원 정기간행물은 콩기름 종이 재질로 교체했다. 특히 병원 내 모든 비상주 공간 조명에 센서를 달아 새는 전력 소비도 줄였다. 이에 따라 세종병원은 전년도 대비 지난해 총 종이 사용량과 전기 사용량을 각각 1천533권(낱장 76만6천500장), 7%(97만6428kW) 절감했다. 업무 공간에도 ESG를 적용했다. 종이 서류와 직원 책상을 과감히 없애고 디지털화한 ‘스마트워크센터’ 시스템을 국내 의료기관 중 최초로 도입해 업무환경에서의 자원 낭비를 원천 차단하고 효율성을 높였다. 직원 개별 PC를 없애고 개별 혹은 부서 프린터를 일원화하면서 근무 중 사용하는 종이를 줄이는 효과도 얻었다. 의료폐기물 감축에 앞장서고자 의료기관 최초로 리유저블 가운도 도입했다. 수술실(멸균)과 혈관촬영실(멸균), 내시경실(비멸균)에 재사용이 가능한 기능성 수술 가운(리유저블 가운)을 사용한다. 박 이사장은 “코로나 사태를 통해 수술실과 진료 현장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가운이 얼마나 큰 환경 오염원인지를 알 수 있었다”며 “해외 선진국들이 재사용 가능한 기능성 가운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2년여간 현장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공식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렵더라도 끝까지 환경을 생각하는 진심 어린 마음이 세종병원 ESG 경영의 핵심 정신”이라며 “환경을 지키는 행동, 작은 행동만 개선해도 누구나 ESG를 실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사회적 책임을 위한 국내외 의료나눔 실천 ESG 실천의 핵심은 ‘사회적 책임’이다. 세종병원은 1982년 부천세종병원 개원 이후 국내외 나눔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국내외 심장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수술을 해 준다. 해외의료봉사단을 구성해 의료봉사를 진행하고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몽골, 러시아 등의 심장병 아동을 국내로 초청해 무료 수술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까지 국내 1만3천여명, 해외 1천600명이 혜택을 받았다. 장애인 고용증진 활동도 잊지 않았다. 세종병원은 2019년부터 의료기관 최초로 이같이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며 오케스트라를 운영 중이다. 36명의 발달장애인으로 구성한 오케스트라에는 세종병원 소속 직원이 포함돼 있다. 공동체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지역사회 대표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부천세종병원은 부천시와 소사구에 지속적으로 기부금을 기탁하고 있으며 김장나눔, 밑반찬 지원, 어르신 나들이 등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인천세종병원 역시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정기적으로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으며 인천시·옹진군과 협약을 맺고 도서지역(덕적도) 주치병원 역할과 찾아가는 의료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미래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 필요하다”며 “세종병원은 앞으로도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에 기여하며, 투명한 경영을 하는 병원으로 나아갈 것이며 모든 임직원은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고자 앞으로도 끊임없이 ESG 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용익 부천시장 "균형발전 위한 공간복지·경제 도약 실천"

조용익 부천시장은 “민선 8기 반환점을 돈 만큼 지난 2년, 시민과 함께 호흡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 더 나은 시정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간복지’와 ‘경제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루기 위해 고민과 실천을 거듭해 오고 있는 조 시장은 앞으로 펼칠 시정철학을 함축하는 가치로 시민 참여와 유연성, 균형발전, 미래지향을 들었다. 조 시장은 향후 민선 8기 나머지 임기 동안 시민 앞에 열려 있고 시대의 변화에 능히 대처하는 행정, 그리고 도시 구석구석 골고루 발전하고 미래세대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갖고 진취적인 성공을 이루는 시정을 선보인다는 각오다. Q. 민선 8기 성과 중 하나만 구체적으로 든다면. A. 하나만 꼽는다면 ‘소통’을 들 수 있다. 시민 소통을 민선 8기 핵심 가치로 두고 ‘열린시장실’을 제1호로 결재했으며 시민 곁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찾아가는 민원 상담의 날 현장부천’과 ‘열린시장실 현답부천’, ‘어쩌다 동장’ 등 다양한 소통정책을 펼쳤다. 시민주권 정신을 반영한 ‘부천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복원해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 더 나은 시정을 펼치기 위해 노력했고 올해는 시민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시장 직속 ‘소통담당관’을 신설·운영하고 있다. 현장과 더불어 온라인 공간으로도 ‘소통’을 확장했다. 지난달부터 시민과 함께 시 정책을 논의하는 온라인 소통 공간 ‘경청 지혜’를 개설·운영 중이다. 시가 추진하는 정책과 부천시가 안고 있는 문제 등을 허심탄회하게 시민께 보고하고 소통하며 현안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겠다. 앞으로도 다양한 소통정책을 추진해 ‘소통하는 시장, 일 잘하는 부천시’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Q. 구체적으로 실현된 소통정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 A. 주로 시민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을 해결하는 생활밀착형 정책을 추진했다. 올해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주간 시간(오전 9시~오후 6시)에 무료 개방하고 지난해 부천도시공사 관리위탁을 통해 초·중학교 일곱 곳과 주차장, 체육관, 운동장 등을 경기도 최초로 개방해 원도심 일대 주차난 해소와 시민의 건강한 체육활동을 돕는 성과를 냈다. 또 지난해 지자체 최초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주정차 단속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전면 시행하고 임산부를 위한 맘(Mom) 편한 택시를 비롯해 교통약자 바우처 택시를 운영하는 등 ‘교통도 복지’라는 생각으로 교통복지 강화에 힘썼다. 이렇듯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시민의 일상이 행복한 부천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Q. 경기도교육청이 과학고 설립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도내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부천시에 과학고가 왜 꼭 필요한가. A. 부천시 인구는 2010년 87만5천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8월 기준으로 77만3천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인구 감소는 국가적으로 출산율 저하와 관련이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타 지역으로의 인구 유출이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특히 ‘교육환경’이 인구 유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자녀의 진학을 위해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가족 단위의 인구 유출이 일어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이 진학을 원하는 학교를 부천에 마련해 인구 유출을 막고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우수한 인재가 지역에 계속 머물면서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도 있다. 정주 여건의 중요 요소인 교육환경을 개선해 시민의 거주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부천시는 학교를 신설하는 대신 기존의 부천고를 과학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천고는 현재 과학중점고등학교로 운영되고 있어 과학고로의 전환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부천고는 이미 그린스마트스쿨 공간 재구조화 사업에 선정돼 230억원의 시설 개선 사업비를 확보했다. 현재 진행 중인 공사는 내년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과학고에 필요한 물리적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부천은 이미 과학거점도시로 성장할 든든한 기반이 갖춰져 있다. 아울러 과학과 문화·예술의 창의 융합 교육을 구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있어 창의 융합인재를 키워 내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연구개발 인력이 모이는 SK그린테크노캠퍼스, 부천로봇산업연구단지와 같은 과학·첨단산업 인프라와 부천아트센터,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웹툰융합센터 같은 문화예술 인프라가 잘 구축된 도시다. 이 같은 다채로운 인프라를 발판으로 우수 인재들이 창의력과 꿈의 크기를 더욱 키울 수 있는 미래 교육도시를 만들어 가겠다. Q. 부천이 지속가능한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유치가 중요하다.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계획은. A.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를 글로벌-유니콘-선도기업 등 첨단산업 알짜 기업들이 입주하는 집약적인 산업단지로 조성할 것이다. 지난해 4월 SK그룹과 SK그린테크노캠퍼스 조성 협약을 체결했고 이후 입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를 선도기업으로 삼아 반도체, 미래차, 정밀기계 등 첨단 산업단지를 만들고자 한다. 서울 마곡, 인천 계양과 트라이앵글 산업벨트를 이뤄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중심 스타트업 육성에도 힘을 쏟겠다. 지난 1월 대장지구 첨단산단 계획을 고시했다. 입주전략 수립용역을 통해 유치 업종을 선정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분양공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유망한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부천시 기업지원과와 부천산업진흥원으로 구성된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월 기업 유치 전략회의를 개최해 방안을 구성하고 있다. 내년 1월 1일자로 시장 직속의 기업유치팀을 신설해 국내외 유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외국인 투자유치 전담기관인 인베스트코리아(Invest KOREA)와 지난 7월 업무협약을 체결해 우수한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기반을 강화했다. 앞으로도 각종 산업전시회 참가와 기업유치 설명회 등 다양한 전략으로 투자유치 활동을 활발히 펼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첨단산업과 양질의 일자리가 어우러진 만족도 높은 정주 여건을 만들고자 한다. Q. 기업유치 활성화에 기여할 핵심 기반시설 중 하나는 편리한 교통망이다. 부천에 구축되는 교통망은. A. 계획 중인 GTX 전체 노선 6개 중 4개 노선(B·D·E·F)이 부천시에 구축되면 경기 전역과 인천, 강원, 충청지역까지 철도망이 연결된 수도권 교통 핵심 요충지로 거듭나게 된다. 부천시는 ▲대장~홍대선 ▲제2경인선과 신구로선을 병합하는 노선 ▲GTX-B·D·E·F 노선 ▲지하철 1·7호선 및 서해선 등 총 9개 철도 노선을 보유한 도시가 된다. 철도망을 비롯해 인천~서울 지하고속도로, 광명~서울 고속도로, 서창~김포 구간 지하고속도로 등 도로망 구축 사업도 빠르고 안전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Q. 중동 1기 신도시 등 노후 계획 신도시 정비와 원도심의 재건축·재개발도 시의 핵심 현안이다. 시의 방안은 무엇인지. A. 부천시 정비사업의 큰 정책 기조는 ▲원도심의 쾌적한 주거환경 개선 ▲빠른 정비사업 지원 ▲주민 부담금 저감 등이다. 중동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과 원도심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지역 특성에 맞춰 주거·도로·인근 환경을 개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중동 1기 신도시의 기준용적률은 350%이며 특별정비예정구역은 18곳으로 계획됐다. 또 양질의 주거환경 조성과 미래도시로의 전환 계획을 모색하고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도입과 미래형 공동주택을 건립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 지난 9월 선도지구 선정 공모 신청이 마감됐다. 신청 가능 구역 16곳 중 12곳(75%)이 신청서를 냈다. 올해 10월 평가위원회를 거쳐 11월에 선도지구 선정 구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민동의율을 면밀하게 검증하는 등 선도지구 선정 평가를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 올해 선도지구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연간 4천가구의 정비물량을 특별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연차별로 관리할 계획이다. 앞으로 통합 재건축을 희망하는 구역을 대상으로도 선도지구와 차별 없이 신속한 행정 처리·지원을 집중하겠다. 중동 1기 신도시의 성공적인 재정비를 위해 주민과의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주민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주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사업 범위 내에서 주민 의견을 우선적으로 반영하며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원도심 주거환경 개선과 주민 부담 비율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중·대규모 사업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중규모 사업을 위해 주민이 원하는 지역에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계획을 우선적으로 수립하고 있다. 내년에는 주민제안제도 등을 활용해 관리계획 수립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또 대규모 정비계획을 수립할 때는 주변 정비계획과 통합해 선제적으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주민들이 신속히 사업을 추진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겠다. 특히 역세권과 같은 전략적 정비가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공모 등을 통해 용도지역 종 상향 및 용적률 완화를 검토하고 역세권 정비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남은 임기 동안 원도심 정비를 위한 정책 추진에 총력을 기울여 도시 균형발전을 이뤄가겠다. Q. 기타 추가적으로 하실 말씀은. A.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미래를 대비한 중요한 변화들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도시의 근간이 되는 지역경제 기반을 더욱 탄탄히 갖추기 위해 기업 유치와 산업생태계 조성에 온 힘을 다하겠다. 당면한 과제인 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 구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신도시·원도심의 균형발전에도 집중하겠다. 특히 대장~홍대 광역철도가 연내 조기 착공될 예정으로 2030년 완공되면 홍대입구역까지 20분대에 도달할 수 있다. 부천종합운동장역은 현재 7호선과 서해선에 더해 GTX-B·D·F 노선이 추가돼 5중 역세권이 되며 대장역은 대장~홍대선·GTX-D·D y분기·E 노선이 관통하는 4중 역세권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처럼 광역교통망 확장은 시민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또 중동 1기 신도시 재정비와 원도심 주거환경 개선 문제는 지역주민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풀어가겠다. 도시 구석구석 고른 발전을 통해 모든 시민이 공평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시민 참여, 유연성, 균형발전, 미래지향’ 가치를 토대로 현장 중심의 민생 시정을 펼치고 시민과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열린 행정을 실천하겠다.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행정을 보여드리겠다. 이 모든 변화와 발전의 중심에는 언제나 시민 여러분이 있다. 시민과 함께 이 도전의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속가능 자족도시 부천’의 더 밝은 미래를 함께 준비하겠다.

가을 산의 아름다움을 만끽⋯ 경기도 산성 투어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산세를 이용해 쌓은 성곽을 산성이라고 한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산성이 발달했고 평야 등 너른 땅을 앞에 두고 높은 산에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고구려 시기부터 산성을 이용한 방어전략을 사용했으며 이런 방식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읍성 인근에는 1개 이상의 산성이 자리했다. 산성은 크게 포곡식(包谷式) 산성과 발권식(鉢圈式) 산성으로 나뉜다. 포곡식 산성은 산기슭에서 시작해 능선을 따라 정상 가까이 축조한 성곽이다. 계곡을 하나 이상 포함해 성내 가용면적을 넓히고 수원을 포함해 평소 주민들이 거주하거나 지구전으로 이어질 경우 용이하도록 쌓은 것으로 북한산성, 남한산성 등이 대표적인 포곡식 산성이다. 발권식 산성은 산 정상을 중심으로 사발을 엎어놓은 듯한 모습으로, 산 둘레를 성벽으로 두른 것처럼 보여 테뫼식 혹은 머리띠식으로 불리기도 한다. 포곡식에 비해 작은 규모의 산성이 이에 속하며 부여의 증산성, 순천의 검단산성 등이 있다. 높은 지형에 짓는 산성은 그만큼 방어하기 유리하다는 것이 전시시 가장 큰 장점이다. 산의 경사와 높이가 적군에겐 상당히 부담을 주는 요소였고 평지에 비해 큰 기술을 보이지 않아도 방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산의 크기에 맞춰 짓는 성곽이어서 원하는 크기로 지을 수 없고 산세가 험한 것은 교통이 불편하다는 의미로 전쟁이 길어지고 물이나 식량이 끊기면 병력의 삶은 피폐해졌다. 산과 숲 사이 방어를 위해 지은 성곽은 현대인들에겐 걷기 좋은 산책로이자 지역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산이나 성곽 규모에 따라 코스도 다양해서 본격적인 등산을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도 가을 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된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 남한산성은 1624년(인조 2) 서울의 중심부에서 동남쪽으로 25km 떨어진 곳에 축성을 시작해 1626년에 완공했다. 평균 고도 해발 480m 이상으로 험한 산세를 이용해 지형적으로도 방어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 둘레가 12km에 이르며 산 위에 도시가 위치할 수 있을 만큼 넓은 분지로 임금과 조정이 대피하는 조선시대 보장처로 지었다. 완공 10년 뒤인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다.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의 대표적인 탐방로는 사방에 나 있는 문에서 시작하거나 회귀하는 코스다. 첫 번째 동문길은 약 9.5km로 남한산성 동문(좌익문)에서 시작해 남한산성 로터리를 지나 북·서·남문을 지나는 순환길이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서 출발해 남한산성 서문(우익문)까지 이르는 서문길은 약 2.1km 1시간 남짓 소요되며 감이동 초입의 먹자골목을 지나 남한산성의 다양한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다. 위례동주민센터에서 출발해 위례성복교회를 지나 남한산성 남문(지화문)까지 이르는 남문길 약 6.5km로 3시간 이상 소요되며, 하남시 광주향교에서 출발해 남한산성 북문(전승문)까지 걷는 북문길은 초입에 위치한 광주향교와 상사창동연자마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 ■ 권율 장군의 기세를 엿보다, 독산성 독산성의 축조 시기는 분명치 않다. 남아있는 기록에 따르면 백제가 쌓은 고성이었고 신라통일기·고려 시대에서도 군사상 요지로 돼 있어 그 시기를 짐작할 뿐이다. 본성의 총연장은 1천100m, 내성은 350m에 불과한 아담한 산성인 독산성은 군사기지로 주요 위치에 놓여있었지만 물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1593년(선조26) 독산성 전투 당시 왜군을 이끌던 우키다 히데이에는 독산성 내부에 물이 떨어졌을 것을 짐작하고 탐정 군사에게 물을 올려보냈다. 하지만 권율 장군은 이에 속지 않고 오히려 백마를 산 위로 끌어올려 흰쌀을 끼얹어 말을 씻기는 것으로 위장해 왜군을 교란했다. 이를 본 왜군이 물이 많은 것으로 짐작하고 퇴각했다는 일화는 물이 부족한 단점을 권율 장군이 슬기롭게 극복한 일화로 전해진다. 이 병법 전략에서 유래해 지금은 ‘세마산’ 또는 ‘세마대’로 부르기도 한다. 독산성 숲길은 오산시 오색길 중 4코스에 해당하는 길로 1km 남짓, 왕복 1시간이면 가능하다. 우선 독산 정상에 오르면 보적사를 만나게 된다. ‘보적사’라는 이름은 춘궁기에 먹을 것이 부족했던 노부부가 부처님께 공양을 하고 집에 오니 곳간이 쌀로 가득찼고, 이를 부처님의 은덕으로 여긴 노부부가 더욱 열심히 공양했다는 전설이 담겼다. ■ 흙으로 지어진 토성의 굳건함, 강화산성 1964년 사적으로 지정된 강화산성은 몽골의 2차 침략을 막기 위해 1232년 착공해 1234년부터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했다. 내성·중성·외성으로 이뤄진 이 성은 모두 흙으로 쌓은 토성으로 내성은 강화성으로 둘레가 1천174m, 중성은 5천381m, 강화 동쪽 해협을 따라 지어진 외성은 1만1천232m였으나 1270년 몽골의 요구로 헐어 버렸다. 이후 1973년 남문, 2004년에 동문을 복원한 상태다. 산성 내부에는 남문인 안파루, 서문인 첨화루, 동문인 망한루, 북문인 진송루가 남아있으며 암문 4개, 수문 2개 그리고 높은 곳에서 망을 보기 위한 남장대와 북장대 등 방어시설이 있다. 성의 동쪽이 허물어진 것에 비해 남북쪽은 잘 보존돼 있는 편이다. 강화산성을 둘러볼 수 있는 여러 코스 중 강화 나들길 15코스에 해당하는 ‘고려궁성곽길’은 총 11km 길이로 4시간 정도 소요된다. 강화산성 남문에서 출발해 남장대를 거쳐, 서문, 북문과 고려궁지를 지나 동문에 다다른다. 특히 감시를 위해 지어진 남장대에 오르면 강화읍과 영종도까지 내다보일 정도로 풍광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