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름에 듣고 싶은 재즈… 재즈 피아니스트 나호수가 소개하는 올여름 재즈공연

올여름 해외 및 국내 재즈 뮤지션의 공연이 유난히 홍수를 이루고 있다. 과거 마니아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재즈가 영화음악 등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꾸준히 다가간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재즈에 호감은 있어도 아직 어렵게만 느껴진다는 이들도 있다. 여름이 가기 전에 공연 하나쯤 보고싶다는 이런 ‘비(非) 재즈마니아’를 위해 다음달 18일 공연을 앞둔 재즈 피아니스트 나호수(48)씨가 주요 공연들의 특징과 관람 포인트를 소개한다. 포플레이 “우선 포플레이를 빼놓을 수 없죠. 네 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재즈 그룹인데 리더인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는 단독으로 국내 공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원년 멤버인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도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래리 칼튼이 기타를 맡았더군요. 그도 조금 다른 색깔을 가진 좋은 연주자입니다. 퓨전 재즈라 부담없이 즐길만할 겁니다. 재즈에 막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이 특히 좋아하더군요.” 에디 히긴스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공연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74세의 노장인데도 피아노 트리오라는 특성을 잘 살리는 연주자죠. 스탠다드 재즈의 진수를 보이는 음악을 구사해요. 젊은 세대에게는 퓨전 재즈보다 덜 흥미로울지 모르지만 정통 재즈를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척 맨지온 “국내에도 워낙 많이 알려진 연주자라 설명이 필요없죠. 재즈를 가볍게 즐기는 직장인,대학생들이 좋아하는 뮤지션입니다. 1977년작 ‘필 소 굿’은 다들 한번쯤 들어보셨겠죠? 1978년 낸 ‘산체스의 아이들’로 유명세를 얻었는데 그런 곡을 불과 수십일만에 만들었다고 해요. 이번 공연에 우리 색소포니스트 대니 정이 함께 선다는데 둘의 연주가 잘 어우러지리라 생각됩니다.” 로라 피지 “팝의 느낌이 많이 가미된 보컬리스트죠. 재즈를 접해보지 않은 이들도 편안히 들을 수 있는 공연이 될 겁니다.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삽입곡 ‘렛 데어 비 러브’(Let there be love)로 더 친숙하죠. 음색이나 무대매너가 호감이 가는 스타일이어서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공연을 많이 해온 뮤지션입니다.” 히로미 “재즈 피아니스트인데 사실 저도 이 연주자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가요. 나이는 스물 일곱에 불과한데 최고의 재즈 피아니스트인 칙코리아,아마드 자말,오스카 피터슨 등에게 재능을 인정받았다고 하니 어떤 연주자인지 궁금해지네요. 재즈의 젊은 흐름을 읽고 싶은 관객이라면 공연에 가보는 것도 좋겠죠.” ◇나호수=22년간 연주를 해온 국내 대표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스윙을 기본으로 하는 정통 재즈를 고집해왔다. 2004년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주최한 ‘템플 처치 공연예술제’에서 ‘해설이 있는 재즈연주회’를 진행하기도. 지난해 주한 영국대사관의 엘리자베스 여왕 생일 기념 만찬에 초청되는 등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오히려 실력을 인정받았다. 다음달 18일 오후 8시 성남아트센터에서 갖는 첫 단독 콘서트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녹여 ‘나호수 재즈 퀄텟 환경사랑 콘서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국인 유럽 오페라 주역들이 꾸미는 무대

유럽 오페라 극장에서 주역으로 활약 중인 한국인 성악가들이 함께 꾸미는 무대가 마련된다. 테너 강요셉, 허창, 바리톤 강형규, 소프라노 이숙형, 이현숙이 무대에 오르는 '유러피안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다음달 2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열리는 것. 프랑크푸르트 오퍼 객원지휘자 윤호근이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모차르트 '마술피리' 중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강요셉)와 '지옥의 복수심 내 마음 속에 불타 오르고'(이숙형), 도니제티 '라 파보리타' 중 '아름다운 자태'(허창), 드보르작 '루살카' 중 '달에 부치는 노래'(이현숙), 베르디 '운명의 힘' 중 '나의 비극적인 운명'(강형규) 등을 들려준다. 또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아버지의 무덤 옆에서'를 이숙형과 강요셉의 이중창으로, 베르디 '돈 카를로' 중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를 허창과 강형규의 이중창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강요셉은 세계 3대 오페라단으로 꼽히는 베를린 도이체 오퍼에서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 중이고, 중국 옌지(延吉)에서 태어난 허창(許昌ㆍ중국명 쉬창)은 유럽 오페라단에서 활약하는 유일한 조선족 음악가다. 2001년부터 독일 울름 시립 오페라극장에서 주역으로 있다. 강형규는 2006년 이탈리아 만토바 극장의 베르디의 오페라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 공연을 앞두고 있는 등 유럽 각 지역을 누비고 있고, 이현숙은 안셀모 콜차노 콩쿠르, 마르티니 국제 성악 콩쿠르 등에서 1위에 입상한 한국의 차세대 소프라노다. 캐나다 국제 성악 콩쿠르, 밴쿠버 오페라 재단 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이숙형은 현재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1만원-8만8천원. ☎02-599-5743. /연합뉴스

김미려 "음악과 개그 사이에서 고민했어요"

"김기사~" "운전해~" "어서~" 요즘 MBC 공개코미디프로그램 '개그야'의 '사모님' 코너가 검색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중독성'을 발휘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우수에 젖은 눈빛과 교양 있는 말투의 사모님이 젊고 순진한 운전기사와 나누는 엉뚱한 대화가 주된 내용. 사모님은 명품관에서 곱창을 사와 머리를 묶으라고 하는가 하면, 가로막는 앞 차를 들이받으라는 억지 주문을 하기도 한다. 생뚱맞게 쳐다보는 기사에게 사모님은 여지없이 "운전해"란 말을 외친다. '사모님'의 인기와 함께 무표정한 얼굴에 끈적끈적한 말투로 김기사를 부르는 사모님 김미려가 주목받고 있다. 김미려는 컬투와 함께 프로젝트그룹 '하이봐' 멤버로 활동했던 신인 개그맨. '사모님'은 그가 방송에서 선보이는 첫 개그 무대이다. 첫 회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을 일으키더니 이제 녹화장에서 방청객들이 '운전해'를 함께 외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첫 타석에서 홈런성 타구를 날린 셈. 김미려는 "무표정한 얼굴로 연기해야 되는데 관객이 따라해 주시니 너무 좋아서 웃음이 나고 '오버'하게 돼 걱정"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모님'이 생각하는 '사모님'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절제된 표정과 말투로 일관하다 결국 '눈 깔아~'처럼 사모님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언행으로 결정타를 날리는 모습에 웃으시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어요. 더 재미있는 개그를 위해 김기사와 매일 싸우다시피 토론하고 있습니다." 김미려의 뒤에는 컬투가 뒷받침하고 있다. 그의 데뷔 역시 컬투와의 우연한 만남에서 비롯됐다. 컬투가 홍대 앞에서 사인을 요청한 김미려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것. "매번 홍대 앞을 지날 때마다 저를 개그우먼이 되도록 해준 그날의 영상이 필름처럼 지나가요. 저희의 기둥이 돼 주시는 선배님들에게 항상 감사드려요. 첫 녹화 날에도 제일 크게 웃어주셨어요." 이후 그는 지난 4월 그룹 '하이봐'에서 보컬을 맡아 개그에 앞서 가수로 활동하는 등 음악적 관심과 재능도 뛰어나다. 고교시절 밴드로 활동하기도 했다는 그는 "데뷔하기 전 가수와 개그우먼 사이에서 진로를 놓고 혼자 고민하기도 했다"면서 다양한 활동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기회는 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기회는 잡는 거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일단 '사모님'에 최선을 다하고 더 제 자신을 업그레이드해서 개그뿐 아니라 나중에는 노래도 하고, 뮤지컬과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한동안 고전했던 '개그야'는 지난 3일 방송부터 새롭게 단장하고 월요일로 시간대를 옮겨 '심기일전' 하고 있다. '사모님'으로 그 선봉에 선 겁없는 신인 김미려가 '개그야'를 더욱 힘차게 달리게 만들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