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경제를 움직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3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코리아브랜드&한류상품박람회(KBEE2014)를 기획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한류문화 콘텐츠가 활용됐다.
한국의 K팝, 문화공연 및 에니메이션 등이 국내 산업과 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이다. 이 박람회에서 많은 기업들이 남미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의 공연을 보기 위해 수많은 브라질 관람객들이 몰려들었고, 공연 후 산업전시 공간에도 그 열기가 전달됐다. 더욱이 브라질의 대형 미디어 그룹인 반지그룹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MOU를 맺었고, 이를 통해 K팝, K드라마, K쇼 등의 한국 콘텐츠를 추가 방영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문화가 한국 산업을 움직인 것이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해외관광 지출국인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아오고 있다. 문화가 관광객을 움직인 것이다. K팝에 열광하는 외국인들은 국내 공연을 즐기고, 콘텐츠를 체험하고자 한다. K드라마에 열광하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자 한다. 한국의 도시, 음식, 패션을 직접 경험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중국인 관광객 400만에서 1천만 시대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 목적이 쇼핑과 식도락에 있다고 한다. 중국인 관광객 1인 지출경비는 약 2천150달러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1천530달러보다 월등히 높다.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총 지출액은 2012년 기준 약 4조 5천억 원으로 2007년 대비 지출 규모가 약 7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하고, 이는 또다시 한국의 부가가치를 유발한다. 정부는 지난 12일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투자활성화 대책-유망서비스산업 육성 중심을 발표한 바 있다. 유망 서비스 산업에는 보건의료, 관광콘텐츠, 교육, 금융, 물류, SW와 같은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본 정책은 서비스 산업에 대한 투자를 이끌고, 고용 창출과 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류문화 콘텐츠의 활용분야를 관광분야에만 국한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관광산업을 넘어 게임, 금융, 교육 등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의류, 자동차, 가전, 통신기기 등의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다른 산업의 인지도 제고 및 수출대상국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문화와 제조업의 융합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한국의 영화, 드라마, 방송, 음악 등의 문화콘텐츠 자체의 부가가치도 크지만, 그 파급효과는 더 크기 때문이다. 외국의 영화와 드라마가 유행하고, 팝송을 즐겨듣던 시절엔 그 나라의 문화를 동경했다. 그리고 그 나라의 패션, 음식, 자동차, 전자제품을 구입했다.
외국의 문화가 그 나라의 경제를 움직인 것이다. 최근 조선, 철강, 반도체,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의 중추 산업에서 신흥국들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새로운 산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화콘텐츠 강국으로 부상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문화가 우리 경제를 움직이고 있다. 이제 한국의 미래를 움직일 차례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 선임연구원
오피니언
김광석
2014-08-24 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