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기간제 근로자와 부당해고

‘기간제 근로자’ 또는 ‘계약직 근로자’는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를 말한다.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 기간이 ‘○○년 ○월○일부터 ○○년 ○월○일까지’로 기재된다. 이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즉 통상 정규직 근로자로 불리는 개념과 반대된다.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 기간이 시작일만 있고 종료일이 기재되지 않는다. 대법원 판례는 정년퇴직, 사망같이 근로계약 기간 만료를 근로계약의 자동 종료 사유로 본다. 따라서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은 자동으로 종료되며 이는 원칙적으로 해고가 아니다. 다만, 계약 기간 만료로 인한 근로계약 종료는 예외적으로 해고가 될 수 있다. 바로 ‘갱신기대권’이라는 법리 때문이다. 갱신기대권이란 쉽게 말해 기간제 근로자가 근로계약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경우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없는 한 근로계약 만료로 인한 근로관계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갱신기대권은 언제나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다음과 같은 요건이 필요하다. ‘①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②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뤄지게 된 동기 및 경위 ③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④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 등 이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고 요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으면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해서 근로계약 만료가 바로 부당해고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까지 없어야 인정된다. 갱신기대권이 인정돼도 업무능력이 떨어지거나 비위 행위를 해 징계를 받는 등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 기간 만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부당해고에 해당할 수 있다. 사업주의 경우 근로계약 기간 만료 전에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근로자의 경우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돼 부당해고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천자춘추] 고용의 미래 ‘창업’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일자리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대기업에서 많은 사람을 고용하던 시대는 이제 끝나가고 있다. 기술과 산업이 바뀌면서 대기업은 더 이상 과거처럼 많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때다. 그 새로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창업’이다. 창업은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일이자 기존 대기업과는 다르게 새로운 산업과 기술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스타트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대기업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스타트업은 일반 회사보다 약 3배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한다. 현재 정부는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팁스(TIPS)’ 프로그램이다. 팁스는 초기 자금과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유망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다. 팁스에 참여한 기업은 2년 만에 직원 수를 두 배로 늘린 사례도 있다. 이 외에도 정부는 창업 활성화를 위해 여러 정책적인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약 3조원 규모의 예산을 창업 지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러한 지원은 창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창업은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 위기를 극복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을 활성화하려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창업을 두려워하고 실패를 걱정한다. 특히 창업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 청년, 시니어들에게 창업의 중요성과 도전정신을 가르치는 창업가정신 교육도 필요하다. 창업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업이 꼭 필요하다. 대기업에 의존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창업이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을 창출하는 중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창업가정신 교육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창업은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이제 모두가 창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천자춘추] 중기 위한 대중매체의 역할

‘매스미디어(mass media)’라고 불리는 대중매체는 특정되지 않은 일반 대중을 상대로 대량 정보 전달 역할을 수행하는 매개체다. 즉, 대중 사이에서 의사를 전하고, 수용하고, 답하는 도구라 할 수 있다. 대중매체는 인간 상호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다. 인간은 생존을 위한 높은 사회성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발전시켜 왔다. 대중매체의 발달은 TV의 발명으로 뉴스,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영상과 소리를 동시에 접할 수 있게 해 대중매체의 전성기를 열었다. 컴퓨터의 발명은 쌍방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대중매체로서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는 계기가 됐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등장은 대중매체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정보와 지식, 감정과 의사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지구촌을 만들었다. 이 획기적인 의사 전달 수단은 인간과 기업에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기업정보를 대부분 대중매체 통해 얻고 있다. 대중매체에서 얻은 정보로 사업 방향을 정하거나 투자를 결정할 때가 많다. 중소기업은 작은 시간이라도 쪼개 써야 하기에 접하는 정보가 참인지 거짓인지 구분할 시간적 여유나 역량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검증하기가 참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으로서는 특정한 정보를 잘못 알고 투자하거나 시간을 허비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주로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에서 전달하는 정보에 민감하다. 문제는 참과 거짓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참에 거짓을 섞어 보내거나 거짓에 참을 섞어 보내면 보통 집중하지 않으면 걸러내기 매우 어렵다. 시간이 지나 걸러낸다 해도 이미 늦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속성을 교묘히 이용해 대중을 속이는 가짜가 많아지면 그 사회는 불신의 사회가 될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으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언론은 대중의 정보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전달해야 할 책무가 있다. 특정 이익을 위해 사실관계가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교묘하게 던져 놓고 도망가 버리면 그 피해는 모두 기업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신문, 라디오, TV 등 공적 언론매체는 1차적으로 자체 검증을 거쳐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은 것이다. 우리 경제의 허리와 같은 중소기업을 위해 보다 정확하고 섬세한 정보가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다시 확인하고 경영 방향을 정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천자춘추] 문화유산을 대하는 영상 산업의 자세

1970년대 후반의 일이다. 서울시민 몇몇이 남한산성 수어장대(守禦將臺)를 찾았다. 그런데 홍콩인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영화 촬영 준비작업을 하고 있었다. 당시는 한국-홍콩 합작영화를 우리나라에서 많이 찍었던 시절이다. 일행이 장대를 둘러보고 있는데 그들이 세트장치를 하느라 누각 기둥에 마구 못질을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즉시 한국 측 제작요원에게 귀한 문화유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요청했다. 그러자 자기들은 문공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촬영 허가를 받았다며 간섭하지 말라며 화까지 냈다. 나오는 길에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알렸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유사한 일이 2025년에도 벌어졌다. 상황도 거의 똑 같다. 건축가인 어느 시민이 지난해 12월30일 세계유산인 안동의 병산서원을 찾았다가 KBS 드라마팀이 촬영을 위해 만대루(晩對樓·보물) 기둥에 못을 박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주변 관람객들과 함께 항의하자 이미 안동시의 허락을 받았다며 적반하장식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언론매체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KBS는 결국 사과하고 서원 촬영분을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프로그램 촬영 중 문화유산 훼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4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남한산성은 195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영상 촬영의 단골 장소였다. 정부 주관으로 제작된 대작 ‘성웅 이순신’(1962년), 한국 최초의 70㎜ 컬러 영화로 알려진 ‘춘향전’(1971년)을 비롯해 셀 수 없이 많은 영화, TV, CF의 촬영이 이뤄졌다. 수원화성도 마찬가지다. 이 두 곳의 촬영 숫자는 국내 타 세계유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촬영에는 일반 장비 외에 크레인 등 중장비가 동원되고 스태프도 100명이 넘는 경우가 많아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문화유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훼손 시 복구도 쉽지 않다. 과거에는 아무 개념 없이 촬영이 이뤄졌다. 동래성 싸움을 재현한 ‘성웅 이순신’의 남한산성 로케이션은 당시 사진으로 봤을 때 상당한 성곽 피해를 발생시켰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화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그것이 갖는 가치를 잘 알고 있다. 물론 문화유산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며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영상 산업’이 가진 자본과 시장의 논리다. 이들은 적은 비용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문화유산 보호를 후순위로 놓고 있는 듯하다. 이번 병산서원에 못질을 한 KBS측은 향후 문화유산, 사적지, 유적지 등에서 촬영할 경우 전문가에게 자문하는 내용 등의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지침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문화유산에 대한 업계의 인식이 뿌리부터 달라져야 한다. 법 규정도 손봐야겠지만 근본적인 것은 문화유산을 대하는 영상 산업의 자세다.

[천자춘추] 심정지 골든타임 ‘4분’

‘심정지’란 모든 원인과 상관없이 심장박동이 정지돼 발생하는 상태로 심정지 발생률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심장의 전기적 문제로 인해 심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멈출 때 발생한다. 심장박동이 멈추면 혈류 공급이 중단돼 조직이 손상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세포가 괴사해 결국 사망에 이른다. 이때 생사의 기로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은 단 4분으로 이 시간을 골든타임이라 일컫는다. 이 골든타임 내에 즉각적인 흉부 압박이나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해 심장을 재활성화하지 않으면 생존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심정지는 오전에 많이 발생하고 다음으로는 저녁 시간대에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심실세동에서 제세동이 1분 지연될 때마다 제세동의 성공 가능성은 7~10%씩 감소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23년 병원 밖에서 급성심정지 발생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3만3천500여건으로 상당수가 가정에서 발생한다. 심정지 환자 발생 시 119에 신고하고 구급차가 도착하는 시간까지 평균 5~10분으로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다. 이는 심폐소생술(CPR) 교육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심정지 발생 후 뇌사 상태로 진행되기 전 4분 이내에 CPR이 시행되면 생존율이 크게 높아지지만 4분이 경과하면 생존율은 급격히 낮아진다. 우리나라 성인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에는 심정지 환자 관련 보도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이태원 참사 이후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에 대한 공익광고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이는 심정지 발생이 우리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은 물론이고 재난안전교육 등 다양한 기관에서 무상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체험센터를 통해 직접적인 실습으로 교육 효과 증대와 함께 실전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4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매우 귀중한 골든타임이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학교나 다양한 직군에서도 안전예방교육의 일환으로 정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하며 개개인이 경각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항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천자춘추]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의 공존

지난 2022년 11월 오픈AI에서 챗GPT를 공개한 이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사람만이 할 수 있고, 사람의 존재 의미라고 여겼던 일들을 인공지능(AI)이 하나둘 해내고 있는 현 상황을 목도하면서 이를 반기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이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인간으로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고유한 능력을 잃게 되면 혹은 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그 무엇인가(예로 인공지능과 같은)에 압도당한다면 사람은 존재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회의감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인공지능이 화두가 되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6년 이세돌이 알파고와 벌인 바둑 대결이다. 당시 한국 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했고 사람이 인공지능에 질 수 없다는 일종의 자신감 혹은 무한 신뢰에 기반한 당위성에서 많은 사람이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을 지켜봤다. 그러나 결과는 인공지능의 승리. 실망과 함께 놀라움이 밀려 왔고 영화에서 보던 상상의 미래가 현실로 점점 더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할 수밖에 없었다. 2025년인 지금 인공지능은 로봇과 함께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로봇이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모습을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보고 있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 전시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이 최대 관심사였다. 특히 반려로봇, 피아노 치는 로봇, 집사로봇 등 다양한 로봇이 등장해 마치 사람처럼 대화하고 행동함으로써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아직까지는 로봇의 움직임과 피부가 사람의 그것과 완전히 같지 않다는 점에서 쉽게 로봇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기술 발전 속도라면 로봇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사람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을 닮은 로봇이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올 것이다. 인공지능과 함께할 수밖에 없는 미래 사회에 인공지능 로봇과 대결을 할지 아니면 공존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지는 로봇이 아닌 우리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 사람과 비슷한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우리 일상에 나타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하기보다는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인류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해서는 안 되는지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미래 사회를 준비해야 할 때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자연과 함께, 그리고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건강한 미래 사회를 만들어가는 겸손과 자신감으로 인간다움을 찾고 인간으로서 존재 의미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천자춘추] 국가정원 유치와 지역발전

‘정원’은 자연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공간으로 다양한 식물과 자연 요소 등을 심미적 또는 실용적인 목적으로 조화롭게 가꿔 놓은 것을 말한다. 또 정원은 오래전부터 인류와 함께 발전했으며 고대 문명에서 왕실과 신전 가까이 정원을 만들던 것이 시초로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도시화와 기후변화 속에서 더욱 중요한 공간으로 부각되고 있다. 오늘날 도시 또는 외곽에 자연을 즐기거나 보전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를 계기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국가 차원의 대규모 정원과 공원을 조성하게 됐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1759년 개원한 영국의 로열 보타닉 가든과 1872년 설립된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있다. 특히 로열 보타닉 가든의 경우 처음에는 식물학 관련 연구와 교육을 위한 공간이었으나 공공에 개방되면서부터 국가정원으로서의 기능을 가지게 됐다. 우리나라 국가정원의 역사는 비교적 짧은 편이다. 2013년 순천만에서 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됐는데 박람회 종료 후 해당 공간에 대한 사후 운영 방안에 관해 논의했고 이를 계기로 2015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정원인 ‘순천만 국가정원’이 탄생했다. 2019년에는 한때 공업화로 인해 오염이 심각했던 울산시의 태화강이 주민과 정부의 노력으로 생태계 복원이 이뤄진 점에 힘입어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국가정원 외에도 ‘수목원정원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지방정원’, 법인·단체 및 개인이 조성하는 ‘민간정원’이 있다. 이 외에도 ‘공동체정원’, ‘생활정원’, ‘주제정원’이 있다. 경기도의 경우 2017년 ‘경기도 정원문화산업 진흥 조례’를 제정해 지방정원 조성과 운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수립·추진하고 있으며 매년 ‘경기정원문화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현재 산림청에 등록된 경기도 소재 지방정원은 양평군에 위치한 ‘세미원’이 유일하다. 그런데 최근 세미원의 국가정원 승격 추진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정원으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수목원정원법 시행령’에 따라 지방정원으로서 3년 이상의 실적과 일정 기준의 평가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하는데 2019년 등록된 세미원이 승격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양평군이 실시한 승격 타당성 검토 용역에 따르면 승격 시 1조2천207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운영 및 유지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 등이 따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광명·안양·군포·의왕시를 관통해 흐르는 안양천 및 일대가 지방정원 조성 예정지로 지정돼 2028년까지 지방정원으로 꾸며질 예정이고 옛 안산시화쓰레기매립지를 지방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각종 연구용역과 평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추진하고 있다. 세미원의 사례에 비춰 앞으로 지방공원이 조성될 안양천 일대에도 지금부터 승격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경쟁에서 차별화될 수 있는 청사진이 필요해 보인다. 국가정원 승격은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이 있기에 지방정원 조성 시점부터 국가정원 승격을 염두에 둔 조성 전략 추진과 경기도 차원에서 국가정원 유치를 위한 정책 수립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천자춘추] 모차르트 심포니의 새해 메시지

여러 안타깝고 반갑지 않은 뉴스들, 마음 아픈 사고들이 있었던 연말이 흘러가고 어느새 새해는 또 시작됐다. 매일 뜨던 해가 또 뜨는 것이지만 숫자의 바뀜과 함께 새로운 희망, 새로운 계획을 꿈꾸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음이 감사한 이때, 모차르트의 심포니 41번, ‘주피터’를 감상하며 새롭게 마음을 다져보면 어떨까. 모차르트의 음악은 대체로 밝고 순수하며 영롱하고 맑다. 여운이 남는 아름다운 선율이 귓가에 맴돈다. 특히 41번 심포니는 시작부터 희망차고 당당하고 기품이 있다. 그래서 신들의 왕인 주피터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그러나 천재 모차르트가 삶의 마지막 교향곡인 41번 교향곡을 작곡할 당시 그의 현실은 가혹하고 고통스러웠다. 더 이상 신동이 아닌 30대의 모차르트는 시들해진 인기와 부족한 경제 관념으로 빚에 허덕였고 빈 시내에서 변두리로 이사해야만 했다. 설상가상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잃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약 2주 만에 이 작품을 완성하며 당당하게 고통을 승화시켰다. 1악장에 처음 제시되는 오케스트라의 당당하고 위엄 있는 선율은 희망차면서도 기품 있게 느껴진다. 그런데 1악장의 중간 부분에는 그가 작곡한 서민적인 희극 오페라 아리아의 선율이 삽입돼 있다. 귀족적인 기품과 서민적인 코미디. 기악과 성악. 즉, 서로 이질적이고 반대되는 요소가 공존하는 세상의 다양성과 복합성이 담겨 있는 듯하다. 2악장의 아름답고 가슴 저미는 시작 선율은 갑작스러운 포르테 음으로 재차 방해받는다. 불안하게 폭풍처럼 찾아오는 한 음의 격정 속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며 살아갈 우리 삶의 태도를 생각하게 된다. 4악장은 중세시대 그레고리안 성가 선율을 푸가 형식으로 활용해 작곡했다. 모차르트 41번 주피터 심포니를 들으면 다양한 복합성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불안과 격정의 흔들림이 와도 평화를 유지하며, 과거의 일들을 교훈 삼아 화려하고 당당하게 새해를 살아갈 내면의 힘을 충전할 수 있을 것이다. 모차르트가 그러했던 것처럼.

[천자춘추] 백골단

두 눈과 두 귀를 의심할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이 ‘백골단’을 자청하는 청년들과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백골단은 1980, 90년대 시위대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진압복 대신 움직이기 편한 청바지와 청잠바를 입고 하얀 헬멧을 쓴 백골단은 무술 유단자들로 구성돼 시위대에게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둘렸다. 많은 학생과 노동자가 백골단의 폭력에 중상을 당했고 장애인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유족들이 보는 앞에서 영안실 문을 부수고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의 시신을 찬탈하는 패륜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1991년에는 명지대생 강경대와 성균관대생 김귀정이 시위 중 백골단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국민적인 분노와 비판에 직면하자 백골단은 결국 해체되고 말았다. 21세기 벌건 대낮에 내란수괴인 윤석열을 지키기 위해 극우 청년들을 동원해 백골단을 만들겠다는 것은 대놓고 ‘우익 정치테러 집단’을 양성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목후이관(沐猴而冠), 원숭이가 목욕을 하고 관복을 입은 꼴이라는 말이다. 윤석열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민주주의 국가 운영에 대한 고민과 신념도 없고 검찰이라는 상명하복의 권력기관에서 잔뼈가 굵은 자가 대통령이 됐기 때문이다. 어쩌면 윤석열의 시대착오적이고 비현실적인 계엄 선포는 대통령에 당선된 순간부터 싹트고 있었는지 모른다. 정치적인 경험과 준비 없이 대통령이 되다 보니 주변에는 온통 법사, 정치 브로커, 뉴라이트 인사, 음모론을 주장하는 극우 유튜버 투성이다. 결국 정상적인 사고 기능을 하지 못하고 몽상과 망상에서 헤매면서 대한민국을 퇴행시키고 계엄령까지 선포한 것이다. 공수처가 천신만고 끝에 윤석열을 체포했다. 하지만 윤석열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영상 메시지를 남겨 국민의힘, 극우 종교인, 유튜버들이 그를 지키겠다고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 백골단이 출현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들을 방치하다가는 2차 내란을 일으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헌재는 하루속히 윤석열에 대한 탄핵을 인용해 대한민국 헌정사에 다시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천자춘추] 21세기 로컬 골드러시

행정안전부는 2021년 10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시·군·구 중 89곳을 인구소멸지역으로 지정했다. 또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은 2020년 인구 증가율을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했고 인구소멸지역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저출산과 지역소멸 위기는 우리나라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소멸 위기, 혹은 붕괴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은 대부분 부족한 일자리와 정주여건 등에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그 지역이 가진 가치를 찾아내고 상품화해 지역 공동체와 함께 발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기업가다. 이들은 로컬 자원을 활용하고 비즈니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로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의 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로컬(local)이라는 단어는 글로벌(global)과 대비되는 단어로 보편적이기보다는 독특함과 본연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지역 개념이다. 일반적이지 않고 지역만의 환경이나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브랜딩이 가능하고 아무데서나 사거나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집객 능력도 좋아 지역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공장이나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개발이 아닌 보존과 활용을 통해 지역이 가진 유무형의 자산을 가꾸고 상품화하면 지역 발전에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장단콩으로 유명한 파주의 사임당두부협동조합은 법원읍 상인들이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설립했다. 지역의 식재료를 사용한 두부 요리를 판매하고 장단콩 두부 체험 등을 진행하는데 해외 방문자가 늘어나는 등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경험을 통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파주 장산의 독수리 식당은 멸종위기종인 독수리 보호 운동으로 시작됐는데 수백마리의 독수리와 재두루미 등 철새가 찾아오면서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생태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로컬자원은 발굴하기에 따라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로컬의 가치는 숨어 있고, 로컬크리에이터 같은 기업가의 발굴 노력도 필요하고, 지역의 공간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지역공동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소멸될 것 같은 지역의 숨은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21세기 로컬 골드러시가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천자춘추] 2024년 경기도체육회 성과

국가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 우리 국민은 스포츠를 통해 희망을 키워 왔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치적 악재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과정에 충실하고 규칙을 엄수하며 결과에 승복함과 동시에 상대를 존중하는 ‘스포츠정신’에서 국민들이 희망을 찾듯 우리 정치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체육의 2024년은 눈부신 성과의 연속이었다.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체육 웅도 경기도는 도민의 성원 속에 도와 도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발판 삼아 ▲전국동·하계체육대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의 4개 전국대회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지난해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49개 종목 총 419개(금 141·은 108·동 170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우승 3연패를, 제105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는 8개 종목 총 287개 메달(금 97·은 94·동 96개)로 종합우승 21연패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미래를 이끌어갈 꿈나무들의 무대인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총242개(금 87·은 61· 동 94개)의 메달을 획득, 종합우승에 해당하는 최다 종목 우승을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만들어냈다. 2024년을 빛낸 스포츠 메가 이벤트는 파리 올림픽이었다. 대회 첫날 여자 핸드볼팀이 독일에 극적인 1점 차로 승리하며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대회 2일 차 사격에서 경기도청 금지현 선수가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첫 메달 획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뒤이어 탁구 신유빈, 유도 안바울·이준환·김민종·김하윤, 양궁 이우석, 태권도 박태준, 역도 박혜정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경기도선수단의 라인업은 대한민국 선수단이 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선전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도 소속 선수단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10개 종목 9개 메달(금·은·동 4개)을 획득해 한국 전체(32개) 메달의 28.1%를 기록했다. 지난 제32회 도쿄 올림픽과 비교해 경기도선수단은 2배 가까운 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스포츠는 관심과 지원으로 성장한다. 경기도체육회는 지난해 여름 의정부에 북부지원센터를 개소, 남북부의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태릉에서 이전해 신설되는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국제스케이트장의 경기도 유치는 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북부 체육학교 건립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체육 발전에 방아쇠가 될 경기도선수촌 건립은 현재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즉 과학화된 훈련으로 부상 없이 오랫동안 마음껏 운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은 성과를 내는 지름길이다. 또 2027년 제108회 전국체육대회의 개최지로 경기도가 확정됨에 따라 2028년 전국소년체육대회와 2029년 전국생활체육대축전도 순차적으로 경기도에서 치러질 예정이며 주개최지로 화성시가 선정됐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철저한 계획과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을사년 새해 ‘2025 토리노 세계대학경기대회’를 시작으로 첫 국제대회 메달 사냥에 나선다. 1월13일부터 11일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대회에 경기도선수단은 5개 종목 22명의 동계종목 선수들이 출전한다. 스포츠로 국민에게 건강과 기쁨,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경기도체육회는 2025년에도 도청과 도의회, 도교육청과의 긴밀한 소통체계를 유지하고 2024년의 성과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천자춘추] 2025년 안전관리의 새로운 도약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가 2025년을 맞아 안전관리 체계의 혁신적 도약을 위한 포괄적 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기술의 전면적 도입과 유관기관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안전사고 예방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경기지역본부는 공사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AI-TBM(Tool Box Meeting) 플랫폼은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잠재적 위험요소를 즉각 식별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AI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은 현장의 작업 사진 한 장으로도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웹 기반 TBM 시스템 도입으로 데이터 입력이 간소화됐으며 본부 내 10개 지사의 안전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은 2024년 85대 설치에 이어 전 지사에 관제센터를 구축해 실시간 안전 감시체계를 완성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과 협력해 정기적인 합동점검과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장소장 중심의 컨설팅을 내부 감독자까지 확대하고 지사장과 시설담당 직원과의 정기적 면담으로 안전의식을 제고하고 있다. 2025년에는 경기도시개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력해 건설현장의 사고율 저감과 안전관리 수준 향상을 추진한다. 디지털 기술과 협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안전관리 체계로 모든 현장의 작업내용과 위험공종이 실시간 집계돼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해졌다.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지사별 안전담당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고위험 현장에 대한 집중 점검을 정례화했다. 2025년은 경기지역본부의 새로운 안전관리 비전이 구체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의 고도화와 협력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실질적인 안전사고 예방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안전관리 기법의 지속적 개선과 효율적 운영체계 구축으로 공공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안전문화 조성에 앞장설 방침이다. 경기지역본부는 모든 건설현장의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을 추진할 것을 다짐한다. 안전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약속이며 경기지역본부는 이 약속을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다.

[천자춘추] 도제학교, 청년실업 새로운 해법

청년실업과 기술 인재 부족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과제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긍정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와 기업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선진국형 직업교육 모델이다. 현재 경기도 관내 20개 특성화고와 476개 기업이 참여하며 약 1천20명의 학생이 도제교육에 임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기초이론과 실습교육(OFF-JT)을, 기업에서는 현장 전문가로부터 심화기술교육(OJT)을 배우며 현장성을 갖춘 직업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월 40만~60만원의 훈련비 지원, 노트북 지급, 자격증 취득 지원 등 실질적인 혜택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인하고 있다. 이러한 도제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단순 현장실습과 달리 학습근로자로 인정받으며 전문적인 기술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이는 청년들이 졸업 후 일자리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돕는 동시에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기술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상생 모델로 평가된다. 유럽의 도제교육이 청년 고용률을 높이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한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도제학교도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다만 이를 더 확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학교와 기업 간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 둘째, 참여 기업의 다양성을 확대해 더 많은 직업군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학생들이 취업 후에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P-TECH, 재직자 특별전형 등 후속 학업 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체계화해야 한다. 현재 경기도내 도제학교는 전기전자, 소프트웨어(SW) 개발, 기계, 자동차정비, 세무회계, 헤어디자인, 조리과정에 예산이 집중돼 있다. 앞으로는 서비스 문화산업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장해 더 많은 학생이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미래지향적 정책으로 정부와 기업, 교육계가 힘을 합쳐 더 많은 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청년들은 우리의 미래다. 도제학교가 그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천자춘추] G2 시대 종식과 한국의 대응

중국은 마오쩌둥의 ‘닫힌 사회’에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외부로 대문을 열었고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룩한 국가로 부상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은 세계경제에서 적극적인 참여자가 됐다. G2의 개념은 2005년 처음으로 세계경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과 중국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2010년 중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넘어서 미국에 이어 2위가 됐고 2014년에는 구매력 평가 기준 GDP에서 미국을 추월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을 따돌리고 세계 1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시진핑 정부의 무리한 정책과 미국의 견제로 물거품이 됐고 G2 시대도 종식을 맞고 있다. 시진핑은 ‘중궈멍(中國夢)’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가 주도의 경제 모델을 강화하고 국유기업의 역할을 확대하는 ‘국진민퇴(國進民退)’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이러한 정책은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문제를 야기했다. 첫째, 과도한 국가 개입은 민간 기업의 혁신과 경쟁력을 저해했다. 중국은 기술 자립을 강조하며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자국 기업에는 지원을 확대했지만 이는 오히려 민간 부문의 성장잠재력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둘째,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그에 따른 부채 문제도 심각하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3개의 붉은 선’ 정책을 도입했으나 부동산 산업의 침체를 가져오고 전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셋째,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는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출산장려정책을 시행했으나 그 효과는 미미하며 고령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는 내수 시장의 축소와 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세계경제는 미국의 주도권 강화와 중국 경제의 침체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기술 혁신과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을 배제하는 새로운 경제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 눈앞에 다가온 G2 시대의 종식은 새롭게 출범한 트럼프의 미국 중심주의와 시진핑의 국가 주도 경제정책의 실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은 G2 시대의 종식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을 빠르게 해소하고 외부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경제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천자춘추] 자기 주도적 삶 위한 청소년 활동

다양한 청소년 활동에 참여해 자신의 꿈과 비전을 실현하고 충분한 활동 기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미래 사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이다. 청소년기는 자아를 형성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비전을 정립하는 중요한 시기이지만 오늘날 청소년은 입시 중심의 공교육과 과도한 사교육 속에서 창의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경험을 누릴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 활동은 단순히 여가를 보내는 것을 넘어 과도한 경쟁과 학업 부담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게 하며 균형 있는 성장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실 밖의 세계를 탐험하며 자신만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것은 그들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 활동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청소년 시설을 갖추고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 시설은 청소년들에게 입시 위주의 활동이 아닌 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자기계발과 또래 활동을 통해 균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그렇지만 지나친 경쟁에 노출돼 입시만을 위한 교육환경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이러한 시설이 있는지조차 모르거나 알고 있어도 이용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활동은 단순히 학업 외의 부가적인 활동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주도적 인격체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이를 위해 사회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스스로의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것이 거듭되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사교육의 홍수 속에서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활동이 활성화돼 마치 가랑비처럼 그들의 삶에 스며든다면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자신의 꿈과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천자춘추] 곁을 내어 주세요

타인과 유의미한 교류가 없고 도움받을 수 있는 지지 체계가 부재한 청년, 그중에서도 방이나 집에 스스로를 가두고 사회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청년을 고립·은둔청년이라 한다. 백수, 니트(NEET),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 등 다양하게 불리는 이들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게으르다’고 비난받고 집 밖에 나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회적 실패자’로 낙인찍힌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활기차게 도전해야 마땅한 시기에 집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것이 청년답지 못하다고, 일부 청년들의 지극히 개인적 상황이라며 그간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고립·은둔청년이 더 이상 개인사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 감염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국민 모두가 고립을 경험하거나 가까운 곳에서 고립을 마주하면서 고립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기반이 됐다. 통계청 사회 조사에 따르면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고립청년은 54만명, 팬데믹이 완화된 2023년에도 49만명인 것으로 추정됐다. 그저 노인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고립이 생애 가장 건강한 시기를 살고 있는 청년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에, 게다가 그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에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그러나 참 어려운 시기다. 많은 사람이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최상책이라고 생각하지만 경제성장률과 고용률은 낮고 끊임없이 무한 경쟁해야 하는 노동시장에서 이들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놀랍게도(?)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일자리가 아니다. 2019년부터 1천700명이 넘는 고립청년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고립청년의 가족, 친구를 위한 가이드(2024년)’를 발간한 니트생활자에 따르면 고립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경제적 지원(17.5%)이 아닌 정서적 지지(47.5%)와 사회적 교류 기회(27.5%)다. ‘우리’가 될 시간이다. 2023년 고립·은둔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명 중 4명은 현재의 고립·은둔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그들은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다. 고립청년들은 가족과 친구보다 오히려 느슨한 관계에서 지지와 위로를 얻는다고 한다. 친구로, 가족으로 채워지지 않는 관계망을 우리로 채울 때다. 그들의 속도와 필요를 존중하자. 적절한 거리에서 위로하고 격려하자.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적 지원이 아닌, 배려와 공감이다. 지금 당신의 곁을 내어 주시길.

[천자춘추] 우리 동네 아동보호전문기관 찾기

아동학대라는 말은 언론 보도나 주변에서 많이 접한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112로 신고하고 경찰이 조사한다는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는 잘 모르는 분이 많다. 지난해 11월 기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국 시·군·구에 96개소가 설치돼 있고 1천550여명의 전문상담원이 배치돼 있다. 경기도에는 전국 인구의 4분의 1이 거주하는 만큼 2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곳은 수원특례시에 있는 ‘수원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120만 인구의 도시 내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본 기관은 수원화성행궁과 방화수류정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받은 아동과 그 가정의 회복을 돕는 곳이다. 정신적·물질적 복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거나 지역 자원을 연계해 지원하며 재학대 방지를 위해 피해 아동의 안전을 점검하고 가족 구성원이 건강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상담 및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상담원들은 사회복지와 상담을 공부한 아동학대 상담 전문 인력이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역할은 큰 변화를 겪어 왔다. 2020년 10월 전까지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직접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현장조사와 상담까지 모두 수행해 왔다. 이로 인해 민간인의 신분으로 밤낮없이 출동해야 했으며 학대행위자로부터 민원을 받는 일이 많았다. 현재는 경찰이 현장조사를 담당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피해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상담과 지원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아동학대가 주로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특성상 외부 개입에 대한 거부와 저항은 여전하다. 많은 가정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과 서비스를 ‘간섭’으로 받아들이며 거부하기도 한다.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아동학대는 더 이상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국가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도 학대 사건 발생 후에만 개입하는 곳에서 벗어나 몸에 이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듯 부모와 자녀가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상담기관으로 변화해야 한다. 수원아동보호전문기관은 수원시 부모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관이 되고자 한다. 자녀 양육의 어려움, 부부 갈등, 경제적 문제, 질병 등 다양한 이유로 힘들어하는 부모님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안식처가 되기를 희망한다.

[천자춘추] 함께 멀리 가는 길

지난 한 달여간 진행된 사무실 리모델링 공사가 끝났다. 가끔 소음과 먼지로 불편했지만 그럴듯하게 바뀐 환경이 마음에 든다. 사무실 한편의 미활용 공간도 지역주민과 공유하는 회의실로 바꿨다. 이름도 직원 공모를 통해 ‘해아림(解我林)’이라 정했다. 자아를 이해하는 숲으로 다양한 세대, 업무와 쉼이 공존하며 일상을 돌아보는 공간이란 의미다. 회의실은 정부가 운영하는 공유누리 사이트에 등록해 회의나 스터디 모임 등이 필요한 지역주민에게 무상으로 공유 할 계획이다. “왜 회의실을 무상으로 공유하나요.”, “관리비만 나가고 손해 아닌가요.” 무상 공유 결정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다. 하지만 ‘동반성장’이라는 더 큰 가치를 생각한다면 절대 손해 보는 결정은 아닌 것 같다. 고도화된 산업화는 극심한 경쟁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져왔다. 사회·경제적 불균형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이에 따라 외부 충격에 취약한 가계나 산업 등 사각지대 생태계는 점점 의지할 기반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같은 공공기관이 동반성장에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공기관은 자금 지원, 기술 이전, 교육 프로그램 운영, 상생 협력 플랫폼 구축 등 동반성장에 공적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한쪽으로 쏠리는 편향적 성장이 아니라 다중적·다방면적 발전을 위해서다. 궁극적으로 공공기관의 참여는 민간 부문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닦고 지역사회 발전과 일자리 창출, 신뢰 기반의 생태계 형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캠코도 2022년부터 동반성장 전담팀을 설치하고 회사의 업(業)과 연계한 동반성장 기반을 고도화했다. 또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는 채무조정을 통한 금융지원을, 중소기업에는 대출이자나 임대료 지원 및 판로 개척 지원, 건축 하도급업체에는 계약단가 조정과 안전한 대금결제 환경을 조성해 취약한 경제 주체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지성성(衆志成城)’이란 말이 있다. 많은 사람이 뜻을 합하면 견고한 성을 쌓을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미국의 대선 등으로 인한 다양한 대내외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이를 극복하려면 여러 주체의 전방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공공기관, 기업, 지역사회가 서로 손을 맞잡고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할 때다. 이로써 불확실한 시대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고 모두가 지속가능한 번영을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 ‘함께 멀리 가는 길’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2024년 갑진년(甲辰年)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모두가 올해 초 계획하고 소망했던 일들이 잘 마무리되길 바라며 밝아오는 2025년에도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천자춘추] ‘박물관영화’, 새로운 언어의 탄생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도민과 세계인의 평생 놀이터다. 달라진 문화복지 환경에 걸맞게 박물관은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용자 중심으로 사고와 태도를 바뀌기 위해서는 사물을 보는 시각의 변화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것은 학예사가 완전히 관객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뀐 프로그램의 발명이 요구된다. 새해 1월10일부터 벌어지는 ‘박물관영화제’가 그것이다. 경기도박물관이 ‘전시X영화’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는 첫걸음이다. 박물관과 영화가 만나는 본격적인 ‘제(祭)’라 할 때는 ‘유물+영화’가 아니라 ‘유물X영화’다. 평소 전시와 영화는 남남이다. 하지만 박물관영화제에서는 서로 다른 장르가 만나 자신들도 몰랐던 이야기를 하면서 ‘박물관영화’라는 제3의 언어를 창출한다. 예컨대 경기도박물관의 독보적인 유물인 초상화(肖像畵)와 영화 ‘관상’과의 매칭이다. 개막작인 ‘관상’의 마지막 지문과 대사는 이렇다. 내경: (하하) 눈이 예리하십니다! 나도, 사공의 관상을 한번 봐드리이까? 사공: 아이고, 제가 관상을 본 건 아닙니다! (…) 그 관상이라는 게 좋으면 자만해지고 나쁘면 근심이 되는 거 아닙니까? 차라리 모르고 사는 게 속 편합니다! 내경: (하하) 그 말이 맞네요. 사공: (미소) 나으리 상은.. 어떻다고 봐야 합니까? 내경: (당황) 내 상 말이오? 글쎄, 내 상판은 한 번도 눈여겨본 적이 없는데…. 시선을 먼 산에 둔 채 삐걱삐걱 말없이 노 젓는 사공. 난간에 기대어 잔잔한 초록색 강물에 얼굴을 비춰보는 내경. 바람에 물결이 일렁이자 내경의 얼굴이 흐르듯 지워져 버린다. 대사 모두가 관상 이야기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마지막 지문이다. 길흉화복을 점치는 관상의 관점에서 ‘물결’에 눈이 가지만 내면을 그려내는 초상화 입장에서는 물결을 일렁이게 하는 동인으로서 ‘바람’에 방점이 찍힌다. 마음이 얼굴인 이유다. 초상화의 생명인 ‘전신사조(傳神寫照)’, 즉 얼굴 그 자체만이 아니라 얼굴로 정신을 그려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여기서 더 큰 반전은 ‘내경의 얼굴이 흐르듯 지워져 버린다”는 대사다. 이 지점에서는 관상도 초상도 모두 뛰어넘는 사유가 읽힌다. 색즉시공(色卽是空)의 불가의 가르침으로 도약이다. 금강경에는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가 다 허망하다.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이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는 법문 그대로다. 이렇게 영화 ‘관상’과 경기도박물관의 초상화를 동시에 오버랩할 때 영화도 초상화도 해석의 폭은 무한대로 넓고 깊어진다. ‘박물관영화’의 새로운 언어 탄생이다. 박물관에서 보는 ‘관상’은 계유정난을 가상의 관상가 내경을 개입시켜 만든 ‘팩션’사극 영화라기보다 결국에는 현상이 아니라 실상을 관하라는 심오한 철학영화로 읽힌다.

[천자춘추] 지속가능 내일 위한 ‘ESG 경영’

필자가 소속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서는 ESG 경영에 열심이다. 도대체 ESG 경영이란 무엇이길래 기관의 역량을 이렇게 집중하는 걸까.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성과 창출을 넘어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그리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영전략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은 왜 ESG 경영을 추진해야 할까. 공공기관은 공공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민의 복지와 공공이익을 달성하는 곳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ESG 경영은 공공기관의 본질적 역할을 재조명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ESG 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심평원의 ESG 경영, 무엇이 다를까. 심평원은 ESG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본원 및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ESG경영추진단 조직을 별도 신설했다. 심평원 고유사업을 연계한 ESG 대표과제를 발굴해 중점 추진하고 ‘의료기관 ESG 경영 우수사례 및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 등 보건의료 분야 ESG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지역 시민이 일상 속 ESG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감탄위크 체험단’을 지원하며 참여형 ESG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이에 발맞춰 심평원 경기남부본부에서는 2024년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수원역 노숙인 무료진료 봉사, 홀몸어르신 만성질환 특화 교육 등 보건의료 전문인력과 지식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또 취약계층 성장 지원을 위한 어르신 일자리 창출과 지역자활센터 서비스 정기 이용, 친환경·저탄소 환경 구현을 위한 전기차 충전소 국민 개방, 투명경영의 일환으로 지역사회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민참여열린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렇듯 심평원은 ESG 경영을 통해 국민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보건의료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심평원의 실천 사례가 지역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전달하고 다함께 성장할 수 있는 내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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