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거사의 도시 하얼빈에서 8년 만에 열린 제9회 동계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개최국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박세리, 박지성, 김연아, 손흥민 등 세계적 스포츠 스타 보유국이다. 이들은 국제무대를 누비며 태극기를 빛내 왔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스포츠 스타로는 쇼트트랙 세계 최강 최민정, 김길리(성남시청), 신(新)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 컬링 여자 경기도청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을 보면서 국민들 기억에 남아 있는 ‘스포츠 스타’ 한 명이 떠올랐다. “그 누구야. 현정화 걔도 라면만 먹고, 금메달 3개씩 따버렸어.” “임춘애입니다. 형님.”(영화 ‘넘버 3’ 대사 중). 송강호 배우가 흥행시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영화 속 명대사의 주인공 임춘애 선수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 1988년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 최종 주자, ‘라면 소녀’, ‘육상 신데렐라’ 등으로 알려진 한국 육상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녀의 화려한 모습 뒤에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사실 그는 당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선수였다. 이후 치러진 전국체전 3,000m에서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큰 주목을 받게 됐고 ‘극적으로’ 국가대표에 합류했다. 고교생 국가대표로 깜짝 선발된 임춘애는 1986 서울아시안게임 여자 육상 800m, 1,500m, 3,000m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3관왕을 달성, ‘육상 신데렐라’로 거듭나면서 전 국민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에 언론은 1986 서울아시안게임 영웅으로 찬사를 보냈고 우리 국민들은 그를 좋아하게 됐다. 가난과 역경을 이겨낸 육상 영웅의 탄생이었다. ‘라면 소녀’, ‘육상 신데렐라’ 등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임춘애 선수 이야기는 어렵던 시절 스포츠를 통해 성공을 이뤄낸 대표적 ‘흑수저 성공 스토리’이기도 하다. 임춘애 선수는 현재 경기도체육회 직장운동경기부 지원협력관으로 근무하며 경기도청 소속 선수와 도체육회 간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 도체육회는 지난해 ‘제1회 임춘애 육상 트랙대회’를 화성시에서 개최, 어린이들과 생활체육인들에게 육상 축제의 장을 제공했다. 많은 후원사의 관심과 지원으로 대회는 한층 빛났으며 참가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았다. 도체육회는 스포츠 영웅의 업적을 기리고 기초종목이자 비인기종목인 육상 활성화를 위해 올해 두 번째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의 선한 영향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경기도민과 후원사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오피니언
경기일보
2025-02-24 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