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기쁜 날" 김연아 금빛 눈물에 다 울었다

김연아 선수가 눈물 흘릴 때 저도 울컥했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 도전을 앞둔 26일 오후 1시 서울 용산역은 모니터 앞으로 모여든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거리 곳곳과 상점에서도 김연아의 등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은 가던 길도 멈추고 화면 앞에 모여 두 손을 모아 금메달을 기원했다. 김연아가 링크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우승을 기원하는 화이팅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은반 위를 화려하게 수놓아 가는 김연아의 연기를 숨죽이고 바라보던 시민들은 점프 동작 때 마다 손에 잔뜩 땀을 쥐었다가 깔끔하게 착지까지 마친 그녀의 연기에 환호하고, 안도의 한 숨도 내쉬었다. 한 시민은 "심장 떨려서 못 보겠다"면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점프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몸을 들썩거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또 우아한 몸짓에서는 와~하는 감탄사와 함께 박자에 맞춰 박수 소리도 이어졌다. 한 폭의 화려한 그림 같은 연기가 끝나고 김연아 선수가 두 팔을 높게 뻗으며 환호하자 너도나도 메달을 확신했다. 김연아 선수가 끝내 기쁨의 눈물을 흘리자 시민들의 눈망울도 함께 글썽거렸고, 서로 껴안고 감격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에서 역대 최고점인 150.06점을 받아 총점 228.56의 역대 최고점수를 받자 시민들은 다른 경쟁 선수들의 연기를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봤고, 시상식이 이어지는 순간까지 자리를 뜨지 못한 채 새로운 금메달리스트의 탄생을 축하했다. 경기를 지켜본 임철민(25) 씨는 김연아 선수의 동작 하나 하나를 가슴 조이며 봤다며 말 그대로 완벽한 연기였다. 역시 김연아를 이길 상대는 없다고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정유미(23.여) 씨는 김연아 선수가 연기를 마친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릴 때 제 가슴도 찡하고, 눈물이 났다면서 우리 모두에게 기쁜 날이다고 감격했다.

김연아 18년만에 완벽한 여왕 등극 노린다

김연아(20 고려대)가 18년만에 완벽한 여왕으로 탄생할까. '피겨여왕' 김연아가 26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진행되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 출전, 금메달을 노린다. 7살의 어린 소녀로 빨간 스케이트화를 처음 갖게 된 순간부터 꿈꿔온 올림픽 무대의 주인공 등극에는 이제 한 고비가 남았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김연아가 18년만에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완벽한 우승을 차지할 지 여부다. 지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와 은메달 이토 미도리(일본)는 현재의 김연아, 아사다 마오(일본)와 묘하게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다. 당시 크리스티 야마구치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일본의 이토 미도리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토 미도리는 올림픽무대에서 여자 선수로 처음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선수로 당시 프리스케이팅 경기에 2회 시도, 한번은 넘어지고 한번은 성공했다. 하지만 이토 미도리의 '첫' 트리플 악셀은 크리스티 야마구치의 완벽한 연기를 넘어설 수는 없었다. 재밌는 것은 당시 이토 미도리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1번/2번을 프리스케이팅 음악으로 사용했다는 것. 아사다 마오 역시 라흐마니노프의 전주곡 '종'을 사용한다. 크리스티 야마구치 이후, 올림픽에서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을 모두 석권한 '얼음여왕'은 없었다. 1994 릴레함메르의 옥사나 바이울(우크라이나), 1998 나가노의 타라 리핀스키(미국), 2002 솔트레이크시티의 사라 휴즈(미국), 2006 토리노의 시즈카 아라카와(일본) 모두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연기는 26일 오후 1시 21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을 아름다운 몸짓으로 가득 채울 여왕의 연기가 곧 다가온다.

올림픽의 그늘…밴쿠버 10억 달러 빚더미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 밴쿠버가 연일 세계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엄청난 빚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세계인의 축제라는 올림픽을 치르느라 진 빚만도 1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지금은 수십만명의 밴쿠버 시민들이 올림픽 파티를 즐기고 있지만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고 보도했다. 밴쿠버는 지금 동계올림픽 장소로 유명해졌으나 이 나라 국민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인기가 없는 도시다. 올 겨울은 날씨도 이상할 정도로 따뜻해 올림픽을 앞두고 새 단장한 공원에서 수선화를 비롯한 꽃들이 만발하고 있다. 이 화려함 뒤편에는 재정적인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노르텔 네트워크, 제너럴 모터스 등 올림픽의 주요 스폰서들을 파산 지경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알파인 스키경기가 열리는 휘슬러 블랙콤 리조트 역시 곧 경매로 팔려나갈 처지다. 치안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당초 1억6천500만 달러로 추산됐으나 지금은 10억 달러에 달한다.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들은 여전히 이번 올림픽이 적자는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국제올림픽 조직위원회(IOC)가 갖고 있는 4억2천300만 달러의 비상금을 포함해서 하는 얘기다. 구체적인 재정상황은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밴쿠버와 브리티시 콜럼비아 등의 시민들은 벌써 교육과 보건의료, 예술분야 지원 등에서 이미 예산삭감을 경험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올림픽 예산에 허덕여 여력이 없는 상태다. 우리나라의 올림픽 선수촌 개념인 올림픽 빌리지 문제도 밴쿠버 시를 더욱 곤경에 빠뜨렸다. 이 지역의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올림픽에 앞서 그럴듯한 올림픽 빌리지 건설 청사진을 제시했다. 밴쿠버가 시유지를 제공하면 여기에 선수촌을 만든 뒤 올림픽이 끝나면 호화 아파트로 개조해 이 분양대금으로 시유지 제공에 대한 보상을 한다는 것이었다. 사업이 잘 될 경우 밴쿠버는 화려하게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 뿐 아니라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경기가 곤두박질치면서 계획은 망가지기 시작했다. 올림픽 유치를 빌미로 당선된 로버트슨 시장은 선수촌을 완성하기 위해 4억3천400만 달러의 특별 대출을 받아야 했다. 결국 시는 10억 달러의 빚을 지게 됐고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밴쿠버의 부동산 경기가 활황을 유지하면 빚은 대부분 갚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수억 달러의 빚이 남게 될 것이라고 로버트슨 시장은 털어놓았다. 일반인들이 올림픽에 갖는 불만은 이뿐만이 아니다. 어차피 메달 시상식 입장 티켓만 해도 서비스료를 제외하고 21달러나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올림픽을 가까이서 보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이번 올림픽에서 인기가 있는 성화대 마저 당초 철조망 울타리로 가려져 있어 마치 교도소를 연상케 했다는 것이다. 또 캐나다 아이스하키 팀이 미국 팀에 패배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도시는 여기저기서 밤 늦게까지 떠들고 마시느라 흥청망청했다. 스탠리 파크 인근에 사는 리 플레쳐씨는 "전체 경비가 얼마인지 몰라도 시민들은 아주 오랫동안 이를 갚아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일부는 아주 큰 이득을 보겠지만 일반인들은 세금만 많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외신 "한국, 명백한 메달을 놓치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5일(한국시간) 실격으로 금메달을 놓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이 불가해한 결과(unfathomable results)로 인해 명백한 메달을 잃어버렸다"며 석연찮은 판정에 대해 언급했다. 한국은 이날 오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김민정이 중국 선수의 레이스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 판정을 받았다. 한국의 실격으로 중국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캐나다와 미국이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가져갔다. 이 신문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실격 판정이 발표되는 순간 한국과 미국의 희비가 엇갈렸다"고 4위 미국의 동메달 소식을 전하면서 "실격될 이유가 없었다. 진짜 억울하다"는 김민정의 말도 전했다. 또한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는 이번 대회 남자 1,500m 경기 마지막 코너에서 두 한국 선수(성시백, 이호석)가 부딪혀 넘어지는 바람에 동메달을 땄고, 2002년 올림픽에서는 오노가 김동성의 실격으로 금메달을 땄다"고 덧붙이며 한국과 얽힌 미국의 쇼트트랙 메달사도 전했다. 한편 AP, AFP, 로이터, UPI 등 주요 외신들도 "한국이 예상치 못한 실격으로 중국에 우승을 내줬다"며 환호가 눈물로 바뀐 상황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주요 외신들은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한 후 계주 5연패 달성을 기뻐하며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펼치던 한국 선수들이 실격 소식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 흘린 장면들을 상세히 전했다. 또 UPI통신은 '중국이 논란있는 금메달을 따냈다'며 판정 논란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한국의 실격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거나 논란있는 실격 판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스벤 크라머 "코치 잘못으로 실격, 화난다"

"코치가 알려준대로 했는데..." 말 그대로 '아마추어같은' 실수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스스로도 믿지 못할 실수를 범하며 다 잡은듯 했던 금메달을 놓쳤다.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진행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경기에서 스벤 크라머는 인코스를 한번 더 타는 초보적인 실수로 실격됐다. 5,000m에서 이승훈(22)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던 스벤 크라머는 이 종목에서 12분41초69라는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랭킹 1위의 선수. 2009 세계선수권에서도 크라머는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이 종목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올림픽에서 크라머는 스피드스케이팅의 기초로 분류되는 코스 바꾸기를 하지 않았다. 앞서 레이스를 펼친 이승훈이 12분58초55로 올림픽기록을 세운 가운데 부담감을 갖고 레이스를 펼친 크라머는 코스를 바꾸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아웃코스보다는 인코스가 훨씬 빠른 기록이 나오는 것이 정석. 레인을 바꾸지 않고 인코스를 한번 더 탄 크라머는 이승훈에 4초 가량 앞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심판들의 판독끝에 실격됐다. 경기 후 크라머는 AP,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레이스를 할때 제대로 판단을 하고 잘 가고 있었는데 코너 직전, 코치의 지시에 따라 레인을 탔다. 물론 결국 이것은 내 책임이다. 빙판에 올라있는 것은 나이고 내가 제대로 했어야 한다"며 자책하면서도 "오늘 10,000m는 최고의 레이스였다. 나는 코치에게 화났다(I am mad with the coach). 코치랑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며 코치에게 화살을 돌렸다.

한국 남자 빙속, 국기삼은 네덜란드 제쳐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을 국기(國技)로 여긴다. 스피드스케이팅 시작 자체가 13세기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릴때마다 관중석은 열광적인 네덜란드 응원단이 점령하다시피한다. 한국은 이번 2010 밴쿠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처음 금메달을 딴 나라다. 하지만 오렌지빛으로 물든 리치먼드 올림픽 오발 경기장에서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이 기적의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려있는 금메달은 총 6개. 24일(한국시간) 현재 개인전 5종목이 모두 끝난 결과 한국은 금 2개, 은 2개를 가져왔다. 선수별로는 모태범과 이승훈이 나란히 금1개, 은1개씩을 휩쓴 것. 한편 네덜란드는 금2,동1개다. 메달 갯수로만 따져도 한국의 우위다. 한국의 스피드스케이팅은 항상 저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올림픽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세계대회에서 이규혁이 항상 좋은 성적을 냈고 이강석은 토리노 동계올림픽 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2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김윤만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한국이 가능성과 저력을 인정 받았던 것은 단거리에 국한되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등 아시아 국가에게도 해당되는 사안이다. 강인한 체력이 요구되는 장거리에서 아시아 국가는 그간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이승훈은 고정관념을 깼다. 지난해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선수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놀라운 레이스를 펼친 이승훈은 5,000m에서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에 이어 은메달을 따내더니 10,000m에서는 12분58초55의 올림픽 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 이번 올림픽에서 남아 있는 남자 빙속 종목은 단체전인 추발 경기뿐. 3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루고 한 경기는 2팀이 대결을 펼쳐 승리한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토너먼트 형식이다. 각 팀은 서로 반대편에서 3명씩 동시에 출발해 남자는 8바퀴를 돌게 된다. 일렬로 늘어서 레이스를 펼치는 이 종목은 3명이 모두 골인하는 순서에 따라 승리팀이 결정된다. 한국은 모태범, 이승훈. 이종우가 출전한다.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남자 빙속팀인 만큼 추발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