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육성 세계무대 누빈다

파주여자고등학교가 그동안의 각종 내부문제를 극복하고 개별 진로지도 프로그램을 실시,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 우수대학교를 진학률을 높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관행으로 치부돼 온 인사 등 불협화음도 박기홍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일소시켜 제2의부흥기를 열고 있다. 특히 광일학원재단측은 ‘대한민국 최고의 사학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학교발전기금 150억원을 출연, 기존 학교건물을 현대식으로 건축하고 기숙사, 복지시설 등 다양한 교육시설을 갖추어 나가기로 했으며 그동안 학교발전에 발목을 잡아왔던 정실인사에 대한 시스템도 개선, 교직원이 관리자로 나설 수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신규교사도 공개채용 및 명문대학에 직접 의뢰해 실력있는 교사를 영입하는 등 기존의 잘못된 관행들도 하나둘씩 뜯어 고치고 있어 사학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창출하고 있다. 남북통일의 길목에 위치한 파주여고(교장 박병립)는 최근 재단측과 교직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2007학년도에 김지나 학생이 서울대 수의예과에 과수석으로 합격한 것을 비롯, 고대 2명, 연대 1명, 이대 2명등 수도권대학에 83명을 합격시켜 대학진학률을 90%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또 전문계의 경우는 LG필립스LCD 등 대기업에 100%의 취업률을 기록했고 동계진학 희망학생 59명중95%인 56명을 원하는 대학에 진학시켰다.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은 대학으로, 일을 원하는 학생은 직장으로의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올해 보통과 12학급, 경영정보학교 6학급, 정보처리학과 6학급 등 모두 24학급 802명의 학생들이 지역의 역군으로 자라기위해 배움의 열기로 가득차 있는 파주여고가 이같이 상급학교 진학에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은 다양한 입시전략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재단측의 우수신입생 30%에 대한 장학금 지급과 우수재학생 장학제도 등 폭넓은 장학금 지원은 물론 우수교사 확보정책 등 다양한 학교운영 정책도 또다른 큰 축이다. 이런 가운데 학교측은 수도권 지역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농어촌특별전형을 받을 수 있어 대학진학에 유리하다는 강점을 살려 실력있는 학생들을 유치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교측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글로벌 인재 양성은 학교의 위상을 제고하는 또다른 요인이다. 학교측은 지난 2006년 성적우수자인 황규미·박수미 학생에게 캐나다 4주 해외연수를 기회를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호주, 일본 등에 매년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연수자금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임미옥 동문회장은 “최근 후배들이 일류대학을 진학하고 실력이 향상된 모습을 보니 기쁜 마음 금할 수 없다”며 “이런 가운데 재단측이 그동안의 갈등을 극복하고 고 박광일 설립자의 취지를 살려 학교발전을 위해 150억원의 기금을 조성, 좋은 학교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동문들도 모교발전에 일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기홍 이사장은 “교육만이 국가경쟁력”이라며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 세계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되는 만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교육발전에만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 박 기 홍 이사장 “대한민국에서 최고가 되는 학교를 만들어 세계 어느 나라 우수한 학교와 겨루더라도 손색이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 광일학원 박기홍 이사장은 만나자마자 글로벌 인재육성을 강조했다. -파주여고와 광일중학교에 대한 장기계획이 있다면. ▲2008년을 광일학원 중흥의 원년으로 삼아 장기 마스터플랜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중요내용으로는 150억원의 학교기금을 마련해 현대식 학교건물 신축 및 기숙사, 다양한 복지시설 등을 설치,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손색이 없도록 해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지역주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 부분도 있는데. ▲학교 교육환경과는 상관없이 재단 내부 문제로 다소 불미스런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내부 문제가 말끔히 해소됐다. 지금부터 지역주민들의 뜻에 부응하는 학교를 만들기위해 재단이 갖고 있는 기금을 전량투자해 학교발전을 이루어 나갈 계획이다. -학교운영방침은. ▲무한경쟁시대·글로벌시대에 걸맞는 학교를 위해서는 관리자가 소신을 갖고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교장에게 학교 운영에 대한 전권을 이양, 학교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교사들의 복지문제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 박 병 립 교장 {img5,L,180} 제12대 파주여자고등학교 교장으로 취임한 박병립 교장(54)은 기존의 권위적인 교장상에서 탈피, 학생들을 위한 학교만들기에 교사들과 지혜를 모아 학교를 ‘하자!하자!’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우수학교를 만들기 위한 방안은.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사진을 확보하고 교사들이 다양한 학습연구를 통해 학생들에게 흥미진진하고 능동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매년 2월에 있었던 인사를 12월로 앞당기고 새학기를 위해 방학동안 교과과정 연구학습을 실시, 수준 높은 수업을 진행하도록해 나갈 계획이다. -면학분위기 조성은. ▲학교의 모든 계획과 환경은 학생 제일주의로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학생들의 접근성이 뛰어난 1층 교무실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도서관을 이전하는 등 모든 학교시설을 학생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재편성하기로 했다. -글로벌시대 선도하는 학교 계획은. ▲성적우수 학생 및 희망하는 학생에 대해 해외연수제도를 강화해 글로벌 인재를 키워가는데 앞장설 것이다. 이밖에도 학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명사초청강연, 유능한 교사확보, 장학제도 등을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비빔밥 논술

爭 點 討 論 시사쟁점 등 매주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심도있게 생각해보는 코너. 정보의 바다에서 알짜만을 건져 올렸죠. 어때요? 벌써 빠져들고 싶죠? 뭘 망설여요. 그럼 빠져봅시다!! <쟁 점 이 술 술~ > 명품열풍이 식을 줄 모릅니다. 이제 명품소비는 상류층만이 아니라 중산층, 저소득층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명품소비에 이토록 집착하는 걸까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우리 사회의 명품 소비 열풍에 대해 잠시 살펴볼까요. 명품이란 무엇인가요? 명품(名品)이란 단어는 원래“훌륭하기 때문에 이름이 난 물건이나 작품”을 뜻해요. 주로 예술품에 사용되었고, 상품에 대해 사용할 때에는 만든 이의 장인정신이 살아 있어 예술작품으로 대접받을 만한 경우에만 붙이는 말이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고가의 해외 유명 패션의류잡화 브랜드를 지칭하는 말로 그 의미가 변화했어요. 이같은 명품의 의미변화는 사치품, 고가품이라는 용어가 주는 거부감을 줄이고, 소비자들의 선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명품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데에 기인해요. 명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명품 차, 명품 학습지, 명품 아파트 등 명품이라는 용어는 이제 제품 홍보 차원에서 널리 사용돼요. 실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명품’은 실제로는 고가의 사치품 혹은 수입 사치품, 고급품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우리 사회의 명품열풍 현상은 어느 정도인가요? 최근 들어 거리에서 루이비통 핸드백을 든 사람이나 벤츠·BMW·렉서스 등 고급차들을 쉽게 볼 수 있어요. 백화점 1층에는 으레 수입 명품점들이 자리하고 있고요. 이는 우리 사회에서 명품이 확산된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모습들이죠. 대한주부클럽연합회의 2005년 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39.1%가 고가의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해요. 또한 주요 백화점의 2005년 7~10월 매출 현황만 보더라도 명품 매출 비중이 12%를 넘어서고 있어요. 인터넷에서도 명품 전문쇼핑몰만 2천 개가 넘는다고 해요. 그런데 특이한 것은 고급품 전문 백화점의 전체 고객 중 2,30대 소비자의 비중이 50퍼센트를 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는 미래 고객 확보라는 측면에서 명품매출이 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죠. 젊은이들의 소득은 그리 높지 않음이 분명한데도 이들은 최고의 명품 선호자들로 떠오르고 있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도 해요. 명품열풍이 불기 시작한 시기와 배경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명품을 본격적으로 선호하게 된 것은 대략 1995년 이후부터예요. 1960~80년대는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았고, 사회적으로도 소비절약운동과 저축증대를 위한 각종 캠페인이 펼쳐지던 시기라서 사치품과 수입품에 대한 반발 정서가 컸어요. 그러나 1995년 이후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무역장벽이 완화되면서 사치품과 수입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죠. 정부의 정책기조도 근검절약에서 소비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으로 바뀌면서, 잠재해 있던 외제 고가품에 대한 선호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IMF 외환위기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2000년 이후 명품에 대한 수요는 다시 급격히 늘어났어요. 명품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배경은 다양해요. 먼저 주식과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신흥부자들이 늘어나 과시적 소비가 증가한 것도 명품소비 열풍이 달아오른 원인 중 하나죠. 또한 상류층의 삶을 동경하는 일부 중산층과 유행에 민감하고 변신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명품소유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늘어난 것도 명품소비가 급증한 원인이에요. 과시적 소비란 무엇인가요? 과시적 소비란 자기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소비를 말해요. 이를 베블런 효과로 설명하곤 하죠. 베블런 효과란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말해요. 미국의 사회학자인 베블런이 <유한계급론>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 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하여 자각없이 행해진다”고 말한 데서 유래했어요. 이외에도 명품소비를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이론에 근거해 설명하기도 해요. 그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에서 안전, 소속, 존경, 자아실현의 욕구 순으로 점차 높아지는 계층의 형태로 보았어요. 이 시각에 따르면, 명품소비는 권력, 명예, 지위의 상승을 추구하는 자기 존경의 욕구와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어요. 최근 명품소비 관련 논란은 없나요? 명품에 대한 관심과 선호가 높아지면서 모조품, 일명 짝퉁도 늘어나고 있어요. 작년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빈센트 앤코’라는 가짜 명품시계를 ‘180년 전통의 명품시계’로 둔갑해 엄청난 가격으로 속여 팔아온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중고생에게까지도 짝퉁명품 열풍이 불어 짝퉁 감별사가 등장했다는 보도도 있었어요. ‘매스티지’ 전략을 펴는 브랜드들이 뜨고, 논란을 빚었던 ‘된장녀’ 신드롬도 사실은 젊은이들의 명품 소비패턴과 밀접히 맞닿아 있는 현상이었죠. 우리 사회에서 명품소비 열풍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명품소비가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옹호적 입장과 된장녀 비난여론에서 보여지듯이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난 여론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명품소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봅시다. 명제Ⅰ. 명품소비는 그릇된 욕망의 발현일 뿐이다! Yes(나쁘다)명품소비 열풍은 명품을 구입하여 차별성을 가지려는 계층과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명품 브랜드 기업이 합작하여 만들어낸 결과다. 부유층은 누구나 쉽게 살 수 없는 고가의 명품을 구입하여 사회·경제적 신분의 차이를 드러내고자 한다. 또한 부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명품을 구입함으로써 자신이 상류계층에 편입된 듯한 거짓 욕망을 실현한다. 그러나 명품을 소비한다고 해서 상류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득증대를 통해 계층상승을 꿈꾸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경제적인 여유를 고려하지 않고 명품을 구입하는 소비 행위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낳을 뿐만 아니라 과시적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의 정체성마저 위축시킬 수있다. 명품 브랜드는 마케팅에 의해 조작되고 포장된 이미지에 불과하다. 특히 중산층과 젊은 세대들은 신분상승의 욕구, 더 빛나 보이는 자신에 대한 갈망 등의 이유로 명품을 구입한다. 하지만 명품소비로 충족되지 않는 욕망을 추구하려 하면 할수록 끝없는 사치의 늪에 빠져들 뿐이다. 명제Ⅱ. 명품소비 열풍은 계층 간 위화감을 높여 사회갈등을 조장한다! 명제Ⅲ. 명품소비는 과소비를 조장하여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명제Ⅳ. 명품소비를 조장하는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No(나쁘지 않다)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소비를 통해 물질적 욕망을 충족한다. 그 가운데 명품소비는 자기 존중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매슬로우는 ‘인간은 생존, 안전의 욕구 등 저차원의 욕구가 충족되면 자기존경, 자아실현의 고차원적 욕구를 순차적으로 좇는다’고 지적했다. 생존을 위해 생활필수품을 소비하는 것만으로 인간의 욕구가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명품소비는 바로 자신이 남들과 달리 더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은 자기 존경의 욕구와 관련있다. 또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일부 명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대다수의 명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며, 자기 표출의 욕망을 충족시켜준다는 점, 브랜드의 인지도와 브랜드별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가격만큼의 가치를 보장한다. 무분별 하게 고가품을 사들이는 사치행각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구를 발현하는 차원에서의 명품 소비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생각열기> 학교 내 명품 사용 금지 루이비통, 구찌, 페라가모, 알마니, 베르사체, 프라다, 샤넬 등 이른바 명품에 대한 열풍이 뜨겁습니다. 초고가 명품시장은 불황을 모릅니다. 일부 젊은이들은 수백만원짜리 명품가방을 사기 위해 몇달동안 라면을 먹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생을 감내하기도 합니다. 명품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자 짝퉁도 덩달아 판을 칩니다. 작년에 물의를 빚었던 가짜 명품시계사건과 된장녀 논란에서보듯이, 이제 명품은 우리의 일상 깊숙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토록 명품에 열광하는 걸까요? 과열현상을 빚고 있는 명품소비는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요? 명품소비를 어떻게 보아야 할 지 함께 생각해 봅시다. /김인규 상임연구원 [ 가상사례 ] 서울 A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명품을 학교에 가지고 오는 것을 금지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학교에 붙은 공고문 입니다. 공고:학교 내 명품 소지를 금지합니다. 근래 들어 교내에서 지우개, 가방, 필통, 액세서리 등 명품들이 도난 당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도난당한 물건들은 지우개 하나에 20만원, 가방 150만원, 필통 50만원 등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학교에 가지고 온 고가의 해외 명품들입니다. 또한 학생들 사이에 값비싼 명품들을 서로 뽐내면서 친구들 간에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학교에 명품을 소지하고 오는 학생들이 늘어나 명품을 구입할 경제적 여력이 없는 학생들이 소외감과 위화감을 느끼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학생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해야 할 때입니다. 자신이 직접 일하지 않는 청소년들이 고가의 해외 명품을 소지하는 것은 결국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에 명품을 가져오는 것은 면학분위기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학생다운 모습도 아닙니다. 이에 앞으로 학교 내 명품 소지를 전면 금지할 것임을 공고합니다. A고등학교 교장 홍길동 ♣ 학생1 저는 학교 안에서 명품소지를 금지하는 것에 찬성해요. 학교에서 학생의 제일 큰 목표는 열심히 공부하는 거예요. 학생이 수 십만원에서 수백만원 하는 값비싼 명품을 학교에 가져 오는 것은 면학분위기를 흐리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서로 명품 자랑하고 또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또 명품을 부모님이 사 주었을 텐데, 명품을 구입할 집안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은 심한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인성교육과 내면적 성숙에 힘써야 할 학생들이 벌써부터 사치품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잘못된 것 같아요. ♣ 학생2 저는 생각이 달라요. 명품을 구매하고 소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로서 보장되어야 해요. 학생이라고 해서 학교에서 명품소지를 금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학교에서 명품을 소지하는 것 그 자체로 친구들끼리 싸우지는 않아요. 명품을 자기 과시의 수단으로 삼는 일부 학생들이 잘못된 것이죠. 물론 모든 학생이 명품을 구입할 경제적 여력이 넉넉한 것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가난한 학생에게 모든 기준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각자 경제적 수준에 맞게 생활하면 되는거죠. 학교에 명품을 가져오는 것을 금지한 A고등학교의 조치에 대해 여러분은 찬성하나요? 아니면 반대하나요? 자신의 생각을 말해봅시다.

<통계로 세상보기 > 자살과 매몰비용

가) 매몰비용(sunk cost)이란 쉽게 말해 이미 지출되어 되돌릴 수 없는 비용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신제품 개발을 위해 이미 1억 원의 돈을 투자했다면 이 1억 원은 매몰비용이다. 돈을 더 투자해 개발을 완료할지 아니면 중도에 포기할지는 사업가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사업가는 이를 판단함에 있어 이미 지출한 1억 원을 염두에 두어선 안 된다. 매몰비용인 1억 원이 아까워 무조건 끝 까지 밀고 나간다는 판단을 내렸을 때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1억 원은 이미 투자되었고, 앞으로 더 투자해야 할 금액이 3천만 원일 때 향후 예상되는 수익이 2천만 원이라면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 반면 향후 예상 수익이 4천만 원이라면 투자를 계속해 개발을 완료해야 한다. 총 1억3천만 원을 투자해 2천만 원의 수익만 얻든지, 4천만 원의 수익을 얻든지 손실을 보는 것은 동일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이미 들어간 비용을 제외하고 가장 유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다. 이 판단의 과정에서 이미 투자한 1억 원은 고려해선 안 된다. 현 시점에서 더 투자해야 할 금액과 수익을 비교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결정이 합리적이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은 무시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선택의 기회를 반영하는 기회비용이다. 나) 우리는 사업실패나 성적 등을 비관하여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종종 접합니다. 자살하는 사람의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이 영국 6.7명(2003년), 미국 10.9명(2002년), 독일 13명(2004년), 일본 23.7명(2003년)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보다 높은 25.2명(2004년)으로 특히 젊은 층의 사망원인으로 자살이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흔한 매몰비용의 오류 영화를 보기 위해 7천원을 지불하고 자리에 앉은 여러분을 생각해보세요. 기대와는 달리 영화가 아주 지루하고 재미없는 상황이에요. 여러분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영화를 볼 것인가요? 아니면 자리를 박차고 나올 것인가요? 자리를 박차고 나올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어떤가요? 여러분이 영화표를 구하기 힘들어 한참을 수소문하다가 암표상에게 3만원을 주고 표를 구입했다면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끝까지 영화를 볼 거예요. 그리고 판단과정에서 이미 지불한 3만원이 아깝고 자리를 지키는 것이 그나마 이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오락가락했겠죠. 남은 상영 시간이 결코 우리에게 어떠한 효용도 가져다 주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선뜻 영화관을 나올 정도로 배포가 크지 않죠.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제시문 [가]의 설명처럼 결코 합리적인 판단이라 볼 수 없어요. 이미 지불한 3만원은 영화가 아무리 재미없었다 하더라도 돌려받을 수 없는 비용이죠. 즉 매몰비용인 거예요. 하지만 극장을 나오면 남은 시간 동안 친구와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서점에서 좋은 책을 고를 수도 있어요. 즉 남은 상영시간을 기회비용으로 따져보고 다른 유익한 일을 했을때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죠. 재미없는 영화를 보느라 극장에 남아 고통스럽게 남은 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더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 거예요. 되돌릴 수 없는 매몰비용은 현 상황의 판단 과정에서 무시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그것이 손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높이는 길인 거죠.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인다’는 말처럼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이익보다 이미 잃어버린 손실을 더 애석해 하는 경향이 많아요. 때문에 종종 매몰비용의 오류를 별 생각없이 범하곤 하죠. 배가 갑자기 아파 오는데 이미 지불한 음식 값이 아까워 끝까지 먹느라 결국 배탈이 나서 치료비가 더 많이 드는 경우, 주식시장에서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본전 생각이 나서 팔지 못하고 결국 더 큰 손해를 보는 경우 등이죠. 경마장에서도 끝날 시간이 가까워올수록 사람들은 우승 가능성이 적은 말에 투자해 대박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해요. 이미 잃어버린 돈은 빨리 잊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은 것이죠. 우리 사회 자살이 늘어나는 이유는? 제시문 [나]를 보면 우리나라의 자살이 급격히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어요. 2005년의 자살자수는 1만2천명에 달해 2000년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어요. 1995년의 4천3백여명에 비해서는 세배 가까이 늘었다고 해요. 인구 10만명당 자살자수를 의미하는 자살률도 2005년 26.1명으로 1995년의 11.8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죠. 이젠 OECD 국가들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있어요. 자살률이 높은 사회로 유명한 일본을 넘어선 것이죠. 이처럼 자살률이 높아지면서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요. 우리 사회와 경제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의견도 있고,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광범위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생활고, 양극화의 심화에 따른 심리적 박탈감 등이 거론되고 있죠. 문제는 이처럼 사회적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요. 제시문 [가]를 참고로 해야 하는 만큼 경제학적 관점에서 자살현상과 자살을 선택하는 과정을 분석하라는 것이죠. 자살도 결국 비합리적 선택 경제학적으로 살펴보면 자살이란 남은 삶의 효용이 영보다 낮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에요. 즉 남은 삶이 고통스럽고 계속 살아봐야 아무런 의미나 희망이 없을 때 자살하는 것이죠. 하지만 남은 삶이 고통스러울 것이라 단정하기는 쉽지 않아요.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죠. 자살은 대개 과거의 일에 영향을 받아 미래마저 희망이 없다고 잘못 판단하는 경우일 거예요. 제시문 [나]는 사업실패나 성적비관 등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업실패나 성적비관은 이미 과거의 일이며 되돌릴 수 없는 것이에요. 매몰비용인 셈이죠. 결국 자살을 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매몰비용에 얽매여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 볼 수 있어요. 과거의 기억을 모두 지워버린다면 아마도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즉 자살은 매몰비용에 빠져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죠. 특히 젊은 층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이 1위라는 제시문 [나]의 내용은 경제학적 판단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에요. 젊은층의 자살은 노년층의 자살에 비해 보다 더 비합리적인 선택인 거죠. 아무리 힘든 상황일지라도 젊은이들에게는 더 많은 미래가 있고 그만큼 더 많은 기회비용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돌이킬 수 없는 것에 연연해하지 말고 현재를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만큼 삶의 자세에서 중요하죠. /조성진 유레카논술 책임연구원

첨삭 지도와 논술

최근의 논술 문제는 과거의 논술 문제에 비해 다양하고 정교해진 형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논제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과 논제, 그리고 제시문의 복합적인 관계를 살펴 답안을 써야 한다. 논제도 논증의 과정을 나누어 여러 단계로 제시되며, 제시문의 숫자도 크게 증가하였고 제시문 간의 관계도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학생의 답안만 보고도 어느 정도의 논리성이나 논거의 타당성을 가늠하며 첨삭이 가능했던 시대는 분명 아니다. 논술 문제에 대해 철저히 이해하고 분석해 보지 않고서는 적절한 첨삭을 해 나가기가 쉽지 않다. 문장이나 문단을 작성하는 과정에 대해 어법의 오류를 점검하거나 논리적 일관성을 따지는 정도의 첨삭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논지의 타당성이나 창의적인 논리 전개의 유무까지 따져보는 첨삭은 우선 논제의 깊이 있는 이해가 선행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역으로 논술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논술 첨삭이 가능하다는 말도 성립된다. 학생들도 논술 수업을 받고 논제 이해 능력을 키워나간다면 논술문을 첨삭할 수 있는 능력도 키울 수 있다. 그래서 학생들의 논제 이해 능력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게 되면 첨삭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첨삭 방법을 지도해 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첨삭 능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논술에 대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학생들끼리 논술문을 서로 고쳐 주는 첨삭은 우선 문장이나 문단의 개념을 분명하게 알게 해 줄 수 있다. 다른 학생의 글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길게 쓴 문장, 앞뒤 간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문장 등을 지적해 줄 수 있다. 또 소주제 문장이 분명하지 않거나 뒷받침 문장과 연결이 어색한 점 등 문단 구성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칠 계기를 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첨삭 과정을 통해 논술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심화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좋은 논술문을 쓴 친구에게 그 장점을 배우고, 또 좋지 않은 글이라도 그 글의 단점을 통해 자신의 글에서 반성할 점을 찾게 된다. 논제가 자신도 고민하고 써 보았던 문제이므로, 첨삭 과정을 거치며 결국 자신이 쓴 논술문을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끼리 첨삭 과정을 경험해 보면서 교사의 첨삭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학생이 첨삭의 경험을 거쳤기에, 교사의 지적이나 지도 조언이 어떤 맥락과 상황에서 나온 것인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리하여 이를 통해 교사와 학생 간의 의사소통의 길이 더 많이 열리게 된다. 학생들끼리 동료 첨삭을 한 후에, 첨삭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을 시키는 것도 첨삭을 통해 논술문을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모둠을 편성해 모둠끼리 논술문을 돌려 첨삭을 하고 난 후, 하나의 논술문에 대해 여러 학생이 의견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 친구의 논술문은 이런 점에서 뛰어나고 저런 점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논의를 진행하면 더 좋은 논술문이 될 수 있다’는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글을 쓴 학생은 자신이 왜 그렇게 썼는지, 상대의 의견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첨삭 내용을 논의함으로써 논술 문제에 대해 깊고 넓게 접근해 볼 수 있다. 이렇듯 학생들의 첨삭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논술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첨삭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하나의 논술 문제에 대해 한 번 쓰고 교사의 첨삭 한 번 읽어보고 정리하는 정도의 논술과는 차원이 다른 논술이 될 수 있다. 이를 학교나 학급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운영한다면 교사들이 첨삭 부담을 과중하게 느끼고 있는데, 이를 줄이게 되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게 된다. 김진익 (수성고 교사)

선진실업교육 유럽을 가다. /<5>프랑스

프랑스 교육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의무교육제이다. 중학교 과정까지가 아닌 15세까지를 의무교육으로 하고 있다. 이는 유급제가 있는 유럽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되는 학생들은 교육기회도 주지 않는다는 가혹한 처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교육제도는 에꼴 엘레망떼르(ecole elementaire)라고 불리는 5년제 초등학교부터 시작한다. 또 4년제 중학교 과정인 꼴레쥬(college)로 진학한다. 여기까지가 일반 학생들을 기준으로 한 의무교육이다. 이후 본인이 성적 등을 감안해 인문계 또는 실업·전문계 고교를 선택하게 된다. 인문계와 실업·공업계로 진로를 선택한 경우 2년제 고교 과정인 리쎄(lycee)로 진학하게 된다. 고교과정을 마친 인문계 학생들의 경우 그 유명한 프랑스 대학입학 시험인 바깔로레아(Baccalaureat)를 치르게 된다. 실업계의 경우 다소 복잡하다. 자격증 취득과 취업이 목적인 실업계와 바깔로레아를 보거나 2~4년제 과정의 전문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전문직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이는 고교 과정의 과별로 구분된다. 실업계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술자로 불리는 전기 관련, 자동차 관련, 미용과 등으로 구성되며, 전문직의 경우 실용디자인, 미술, 음악, 회계, 간호, 약학 등 말 그대로 전문 기술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각 과별, 학교별로 분류를 달리 하고 있어 절대적인 분류가 아니기 때문에 프랑스의 정서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또 실업계와 전문직은 일반 대입시험과 다른 프로페셔널 바깔로레아 시험을 본 뒤 전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프로페셔널 바깔로레아는 회계학의 통계 관련 수학시험만 치를 정도로 전문직 과목을 중심으로 과별 자격증 시험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정도다. 전문대 과정은 고교에서의 학업성취도를 인정하고 최대한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학문을 배울 준비가 돼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셈인 것이다. 이에 따라 고교과정에서의 수업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대입시험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인문계 고교는 국내 사정과 다르지 않다. 기술직의 경우 각 과별 전문적 기술교육을 중심으로 이론 위주로 진행된다. 매일 학교도 등교해야한다. 이에 반해 방학때는 의무적으로 한달이상씩을 인턴십으로 전공과와 연관된 산업체에서 실습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인턴십을 이수하지 않으면 졸업장조차 받을 수 없다. 학생때는 최소한의 실무능력만 익히고, 성인이 되기전까지는 학교 수업에 충실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학교 수업 만큼은 철저히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전문대 수준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또 전문직의 경우 일반 대학은 물론 전문대 진학도 가능하기 때문에 기술보다는 전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전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문 지식을 판단하는 프로 바깔로레아 시험을 대비한 과목별 수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문직의 존재는 프랑스가 유럽내 다른 국가보다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고 있는데 반해 매년 평균 전체 학생의 30%가량 만이 인문계로 진학하도록 하는 축이라고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중학교 과정에서 학교마다 진로상담사를 상주시켜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직업 전문가가 수시로 학교를 방문, 해당 직업에 대한 홍보를 시킴으로써 학생들의 이해와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등 학생들이 올바른 진로 선택 기회를 주는 정책도 한몫을 한다고 볼 수 있다./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파리 유일 의상디자인 전문고교 / 옥티브 퍼이에 학교 “학생들은 직업을 찾기 위해 고교에 진학하는 것이지 교양을 넓히려는 것이 아닙니다.” 프랑스 파리지역 유일의 의상디자인 전문고교인 옥타브 퍼이에(Octave Feuillet)학교. 이 학교에는 의상디자인과 외에도 조화제작, 깃털 공예, 모자, 액세서리 제작 등 언뜻 주부들의 취미생활로 비춰질만한 과들로 구성돼 있다. 파리 중심가내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에 위치한 이 학교는 가정집 현관문 크기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기자기한 학생들의 공예 작품들이 곳곳에 장식돼 있어 학교가 아닌 소품가게에 온듯한 착각이 들정도다. 특히 학교로 들어서면 로비를 지나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99여㎡ 규모의 사무실은 별도의 학생 작품 전시실로 마련, 갖가지 의상을 비롯 모자와 악세사리 등 학생들이 제작했다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의 작품들이 수북히 전시돼 있다. 전시실은 학교라기보다는 대형 쇼핑몰 의상코너에 온 듯한 착각을 들게 할 정도다. 안내를 맡은 알리시아(Alesia) 교사(48)는 “학생들은 학교 생활의 대부분을 작업장에서 보낸다”며 “이론 수업을 별도로 하기보다는 실습과 이론을 병행하며 수업을 할 경우 효과가 더욱 좋을 수 밖에 없다”며 당연스럽다는 반응이다. 또 알리시아는 “전체 학생중 50%는 전문대학 진학을, 50%는 취업을 선택하지만 전문대학 시험 준비 역시 실습을 위주로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 학교는 프랑스의 일반적인 실업·전문직 학교의 전형을 보여주며 철저한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 최고의 실무 전문가 양성 기관으로서의 제역할을 다하고 있다. /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선진실업교육 유럽을 가다 <4>스위스

교육제도는 한마디로 ‘자율속 통제’로 불리운다. 강력한 독일교육제도를 토대로 하고 있지만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 때문이다. 국정 교과서도 없고 스위스내 26개 칸톤(지방자치주·kanton)마다 각기 다른 교육 정책을 가지면서 연방정부와 교육제도 협약을 맺어 최소한의 관리는 하려는 것이 특징적인 부분이다. 스위스는 9년간 의무교육이다. 9년간의 교육비는 칸톤에서 해결해준다. 7살부터 다니기 시작하는 초등학교는 4~6년씩 칸톤별로 차이가 있다.(취리히 6년, 아르가우 5년, 바젤 4년, 베른 6년, 루체른 6년 등) 이후 학생과 학부모의 진학 의사를 중심으로 초교 성적을 감안해 김나지움(Gymnasium·인문계), 세쿤다슐레(Sekundarschule·(직업+인문)), 레알슐레(Realschule·직업학교) 등으로 진학하게 되는 시스템은 독일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초교 졸업 후 인문계와 실업계를 선택하는 과정은 독일과 달리 학생과 학부모의 의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교사는 학생·학부모와 편지는 물론 지속적인 상담을 벌이면서 최대한 희망하는 학교에 진학시킬 수 있도록 배려한다. 또 인문·실업계 진학후에도 학교간 전학이 매우 자유로워 학생들의 이동이 잦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인문계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독일보다 월등히 많아 매년 졸업생중 40%가량이 인문계를 선택하고, 60%의 학생들이 실업·공업계 직업학교를 선택한다. 또 모든 중·고교과정에서 철저한 졸업 정원제로 학생들을 관리하기 때문에 인문계 졸업이 어려운 직업학교 학생들이 매년 정원의 10%를 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직업학교를 나와도 굴뚝청소 영업은 할 수 있다. 자격이 없어도 관련 상점을 차려 운영은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장인 개념의 기술자를 인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는 독일과 같아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서 직업학교를 졸업한 뒤 협회가입 없이 영업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러한 이유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직업학교의 기술력을 그만큼 인정해 주기 때문이다. 스위스 취리히 알게마이너 공업고등학교(Allqumeine Beruffschule). 유럽내 독일어권 학교중 진학 경쟁률 최고를 자랑하는 이 학교에는 요리, 서비스, 약학 등 14개과에 각 과별로 3~4년제로 구성, 16~20세의 학생 2천여명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스위스 교육제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학생들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일주일에 하루만 등교하고, 나머지 4일은 현장에서 실습을 받는다. 그나마 학교에 등교하는 하루동안에도 실습을 통해 이론수업을 받는다. 이 하루동안의 학교 수업을 위해 이 학교에는 박사과정을 이수했거나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실습, 이론, 실무 교사가 따로 배치돼 있다. 특히 각 과별 실습장비 역시 최고 수준을 갖추고 있어, 이 학교 자체적으로 관련과에 대한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우수한 교사진과 시설을 바탕으로 교육받는 학생들은 4일간의 현장실습과정에서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낸다. 그러나 현장실습비는 1천(70만원)~2000천(140만원) 스위스 프랑으로 지극히 저렴하다. 이는 학창시설 경제적인 소득보다는 자연스럽게 독립심을 배우게 하기 위한 정책적인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인터뷰/ 알게마이너 직업학교 유르그 발서 교장 졸업후 자격증 100% 취득…최고 기술교육으로 맞춤취업 “학생의 자질향상과 사회 적응 훈련이 우리 학교의 교육이념입니다.” 스위스 취리히주 알게마이너 직업학교(Allqemeine Berufsschule) 유르그 발서 교장(61·Jurg Walser). 유르그 교장은 학교 소개를 요청하자 서슴없이 알게마이너 학교의 교육이념을 말한다. 이는 직업학교는 학생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최상의 조건을 갖춰주고, 선택한 직업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주면 제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스위스의 교육제도는 현장 적응과 학교 교육의 조화를 목표로 하고는 있지만 학교 교육역시 현장에서 막바로 활용될수 있도록 실무위주의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유르그 교장은 본인 역시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교사들 역시 박사학위 소지자이거나 현장 실무자로만 구성, 최고의 교육서비스를 자랑한다. 이는 알게마이너 학교 학생들이 졸업후 관련 자격증 취득률 100%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학교는 우수한 교육 시스템을 통해 교육받은 학생들의 실력을 믿는 만큼 취업알선에도 적극적이다. 시 취업센터와 연계는 물론 학교와 산학연을 맺은 수백여개의 기업들과 수시로 교류를 통해 학생별 맞춤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말 그대로 직업학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유르그 교장은 “우리 학교의 교육시스템은 유럽내 최고라고 자부하며, 여기서 교육받은 학생들도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한다”며 “최고의 기술은 자신을 믿는 ‘자신감’에서 나오기 때문에 학생들이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최상의 기술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쟁점토론) 선의의 거짓말은 해도 되나?

1.거짓말에도 여러 종류가 있나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다른 사람을 속이는 것이 거짓말이죠. 이러한 거짓말에도 여러 유형이 있어요. 먼저 남을 속여 자기의 이익을 얻는 사기형 거짓말이 있어요. 또한 내 이익과는 상관없이 그저 악한 마음에 남을 괴롭히고 망하게 하려는 거짓말은 악질형 거짓말이라고 해요. 위장형 거짓말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쓰는 거짓말이에요. 책임이나 잘못을 피하기 위해 하는 회피형 거짓말도 있고요. 이러한 거짓말들은 모두 내 이익을 위해 도덕적 양심을 저버리고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반면 타인의 이익을 위해 혹은 타인을 돕기 위해 하는 거짓말도 있어요. 선의의 거짓말이 그것이죠. 2.선의의 거짓말이 무엇이며, 어떤 사례가 있나요? 선의의 거짓말이란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하는 거짓말을 말해요. 외국에서는 ‘하얀 거짓말(white lie)’이라고도 불러요. 그 사례는 많아요. 예를 들어 간밤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다녀갔다고 아이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의 크리스마스 흥을 돋우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죠. 또 뚱뚱한 것이 콤플렉스인 친구에게 뚱뚱하지 않다고 말하는 거짓말도 있고요, 시한부 환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의사가 병세를 미화해 말하는 것도 선의의 거짓말에 속해요.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며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잘할 수 있겠다는 거짓말로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교육형 거짓말도 있어요. 그외 타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경우나 타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거짓말도 선의의 거짓말이지요. 3.그럼 선의의 거짓말도 나쁜가요? 대체로 악의적으로 하는 거짓말은 옳지 못한 행위이며,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혹은 선한 의도로 하는 선의의 거짓말을 인정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해요.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에서는 선의의 거짓말을 통해 지키려고 한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해요. 선의의 거짓말은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도덕적 가치가 충돌하는 딜레마적 상황이 대부분이에요. 이를테면 생명을 구하기 위한 거짓말은 비록 거짓말이지만 더 큰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구했기 때문에 괜찮다는 거죠. 하지만 반대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도덕규범을 지켜야 한다는 거죠. 다시 말해‘선의의 거짓말을 인정할 수 있나’라는 문제는‘도덕규범에 예외를 인정할 수 있나’라는 문제와 같은 맥락이에요. 4.도덕에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구요? 사람들이 도덕을 대하는 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목적론적 윤리관과 의무론적 윤리관이 그것이죠. 이 중 도덕에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 목적론적 윤리관이에요. 목적론적 윤리관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하루에 평균 3번 이상 거짓말을 한다고 해요. 왜 이렇게 거짓말을 자주 하는 걸까요? 또 우리가 흔히 말하는‘선의의 거짓말’과 ‘거짓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토론에 앞서 선의의 거짓말이란 무엇이며 어떤 사례가 있는지 살펴봅시다. 사람들은 행위의 결과가 사람에게 즐거움, 쾌락, 행복을 줄 때 선한 것이며 슬픔, 고통, 불행을 줄 때 악한 것이라고 주장해요. 이들은 사람들이 도덕을 지키는 이유가 인간답게, 양심적으로 살기 위해서라고 말하죠. 때문에 이들은 도덕 그 자체가 중요해서라기보다 인간답게 사는 목적을 위해 도덕규범을 지켜요. 인간답게 살기 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도덕은 때에 따라 변하고,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래서 목적론적 윤리관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도덕적이지 못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의도가 선하고 결과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온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요. 이들의 입장에 따르면 선한 의도로 하는 선의의 거짓말은 허용될 수 있어요. 반면 의무론적 윤리관은 도덕에 어떠한 예외도 허용하지 않죠. 5.의무론적 윤리관은 왜 도덕에 예외를 허용하지 않나요? 의무론적 윤리관은 도덕이란 선한 행위 그 자체이며 이를 의무적으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입장에 따르면 아무리 동기가 선하다고 할지라도 거짓말이라는 수단을 사용해서는 안 돼요. 이들은 도덕에 예외를 두면 결국 도덕 자체가 무너진다고 생각하죠. 이러한 입장의 대표적인 철학자는 바로 칸트예요. 그는 만약 친구를 죽이려는 암살자가 추격해 와서 집안으로 달아나지 않았냐고 물었을 경우에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도덕법칙을 어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요. 결과가 어떠할지는 아무도 미리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의무론적 윤리관을 지닌 사람 중에도 자신에게 극단적인 불이익이 돌아올 경우나 상대방에게 극단적인 불이익이 되는 경우, 약속이 사기나 폭력으로 맺어졌을 경우 등엔 예외를 허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해요. 키케로가 대표적인데요, 하지만 그러한 예외조차 가급적 허용되어선 안 되며 예외를 인정하는 경우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정당성이 있어야 해요. /제윤아 유레카논술 상임연구원 명제Ⅰ 선의의 거짓말은 타인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해도 된다) 살다보면 때로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 상황을 맞는다. 예를들어 내 친구의 행방을 알아내어 해치려는 적이 있다고 하자. 그런 적에게 우리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 만약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 친구의 생명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다른 예로 불치병에 걸린 환자에게 이를 숨기는 거짓말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불치병에 걸린 환자가 치료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치료에 매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선의의 거짓말은 타인에게 삶의 행복이나 희망을 주거나 좋은 결과를 준다. 정직함이 아무리 올바른 도덕규범이라 할지라도 때로는 그러한 정직함이 상대방에게 오해와 고통을 준다. 그럴때의 정직함은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때문에 모두가 행복해지고 좋은 결과를 주는 선의의 거짓말은 허용되어야 한다. (해선 안 된다) 선의의 거짓말의 결과가 타인에게 좋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친구를 해치려는 적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해서 그 친구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 힘들다. 오히려 거짓말이 들통났을 경우 친구뿐 아니라 자신의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어떤행위라도 그 결과는 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수많은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 선한 동기의 거짓말이라 하더라도 그 결과가 또 다른 어떤 문제를 야기할지 모르는 일이다. 또한 불치병에 걸린 환자에게 하는 의사의 거짓말은 아무리 선한 의도라고 하더라도 그 환자에게 좋은 결정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그것은 환자가 자신의 삶을 정리하며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발장>에서 신부는 장발장에게 은촛대를 줬다고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장발장에게 해가 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처럼 이후 장발장이 더 큰 것을 훔치는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의의 거짓말은 그 결과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며 그 결과가 타인에게 좋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근거 없는 결과를 가정하여 ‘거짓말 하지말라’는 도덕법칙을 어겨서는 안 된다. 명제Ⅱ 선의의 거짓말은 그 자체로 선한 행위다! (해도 된다) 선의의 거짓말은 그 자체로 선한 행위다. 타인이나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기대한 선한 의지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선한 의도가 있는 경우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천안문을 보고 싶어 하는 불치병 소녀에게 어느 대학 운동장을 꾸며 천안문 광장이라고 속여 소녀의 소원을 들어준 것은 소녀는 물론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모두에게 행복함을 전해줬다는 점에서 아름다운 거짓말이며 선한 행동이다. 물론 선한 거짓말이 나쁜결과를 가져올 때도 있다. 하지만 설령 그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선한 거짓말은 그 자체로 선한 행위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났다고해서 선한 거짓말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그런 결과를 야기한 다른 요인에 궁극적인 책임이 있는 것이다. 설사 거짓말을 했다는 윤리적 문제가 있더라도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가장 선한 행위이다. (해선 안 된다) 아무리 선한 의도로 한 거짓말이라고 하더라도 그 자체는 선한 행위가 될 수 없다. 어쨌든 그것은 남을 속이는 잘못된 수단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설사 선의의 거짓말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사람들은 흔히 좋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이 잘못되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돈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결국엔 좋은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괜찮다는 의미인가? 게다가 선의의 거짓말이 담고 있는 좋은 의도라는 것이 과연 좋은지 나쁜지를 구분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토끼전>에서 토끼는 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간을 집에 놓고 왔다고 거짓말을 한다. 토끼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때문에 토끼를 놓쳐 용왕에게 혼이난 거북이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나쁜 거짓말일 뿐이다. 첨삭 지도와 논술 / 김진익(수성고 교사) 첨자 지도에 대한 오해 ▲첨삭은 과정이지 평가가 아니다. 학생의 글을 첨삭 지도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논술 능력을 향상시켜 우리 삶의 여러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다각도로 생각해 보고, 이를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데 있다. 따라서 학생의 논술문에 대해 논의를 첨가하거나 불필요한 부분을 빼는 등의 첨삭 지도 활동은 논술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논술문을 작성해 나가는 과정의 한 부분이지 그 결과물이 아니다. 그렇지만 학생이나 교사 모두 첨삭을 해 주면 논술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께 첨삭지도한 내용으로 여백을 모두 채운 논술원고지를 받아 들고 오면서 뿌듯해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온갖 지적과 고칠 것에 대해 서술된 논술첨삭문을 받아들고서 좌절감을 느끼는 학생이 훨씬 더 많다. 교사가 논술문에 대해 하나하나 지적한 내용을 모두 읽어보기도 전에 자신의 논술능력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회의를 갖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아직 여러 면에서 미성숙한 존재인 학생들로서는 아무리 교사의 애정어린 지도가 담겨있다고 해도 잘못한 점에 대한 지적으로 가득한 논술 첨삭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첨삭은 교사와 학생 간의 글로 나누는 대화요 논술을 완성해 가는 과정의 하나로 이해하여야 한다. 교사의 일방적인 의사전달에 그치는 첨삭은 아무리 내용이 좋다고 해도 학생에겐 한 번 읽고 넣어두는 것 정도의 의미에 불과하다. 논술문제에 대한 학생의 의견이 논술문이라면, 이 견해에 대한 교사의 의견과 생각의 제시가 첨삭인 셈이다. 그러면 학생은 교사의 의견을 읽어보고 다시 한번 논술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생각을 정리해서 논술문을 재작성하는 것이다. 교사가 답변한 내용에 대해 학생이 또다시 답을 하는 과정이라고 보아야 하겠다. 이때 첨삭의 내용은 논술문이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일러주는 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의 글은 국어정서법에 비추어 보면 부족한 점이 많다. 또 비문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첨삭의 내용이 맞춤법, 표준어의 사용, 띄어쓰기, 호응 관계 등으로 한정되는 일이 생긴다. 그러나 첨삭의 궁극적 목적을 생각할 때 문장 표현의 영역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문제에 대한 학생의 생각을 담은 글의 내용이다. 학생의 입장에서도 맞춤법이나 정서법에 집착하다보면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지나치게 커지고 글쓰기를 싫어할 수도 있다. 이는 학생의 논술 수준에 따라 적절히 비중을 주는 것이 좋다. 첨삭의 궁극적 대상은 학생의 생각이고, 글에 전개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첨삭은 학생의 글을 대신 완성해 주는 것이 아니다. 첨삭을 하다보면 학생 글의 표현을 다듬거나 고치기를 권하는 수준을 넘어, 학생의 부족한 부분을 대신 완성해 주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서론부터 결론까지 학생의 글을 전부 부정하고 마치 새 글을 작성하듯 모두 고쳐주는 일도 있다. 나아가 이런 첨삭의 수고를 자랑삼아 말씀하시는 분도 계신다. 그러나 이렇게 학생의 글을 교사가 대신 완성해 준다면 학생의 역할을 없어진다. 첨삭을 통해 글의 완성도를 높이고 좋은 글을 만들어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은 학생이 해야 할 일이지 교사의 일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교사는 학생들의 글에 대해 더 나아가야 할 방향과 잘 못 가고 있는 방향을 구분해서 일러주고 점검해주는 데에 머물러야지 절대 글을 대신 완성해 주어서는 안 된다. 때로 첨삭이 학생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막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논술 능력이 좋은 학생들에겐 교사의 첨삭이 부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에겐 교사의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효과가 높다. 그러나 설명에 그쳐야 한다. 대신 써 주는 것이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다.

비빔밥 논술

잠시 초등학교 저학년 때를 떠올려 보자. 그 시절 국어 시간 혹은 바른 생활시간에 많이 공부했던 것 중 하나가 낱말 공부다. 새 낱말의 뜻을 배우며 신기해 하기도 했고 늘 쓰는 낱말인데도 막상 정확한 뜻을 말하려니 막막하기도 했을 것이다. 발음이 비슷하거나 뜻이 같은 낱말은 매번 헷갈리기도 했다. ‘발명’과 ‘발견’도 그런 낱말 가운데 하나다. 오늘 우리가 읽은 <문화의발견>은 ‘KTX에서 찜질방까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부제와 원제를 같이보면, 이책은 ‘KTX에서 찜질방에 이르는 우리 주변 여러 곳에서 발견한 문화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기 전에 이 책이 우리 생활환경의 문화를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한다는 점을 한번쯤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 이유가 궁금한 친구들도 있겠지만 함께 답을 찾아보는 재미를 위해 잠시 미뤄두기로 하자. # 문화란 무엇인가? 흔히 ‘문화’라고 하면 유명 화가의 작품이나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음악 연주를 떠올리기 쉽다. 라디오나 TV에서 흘러나오는 인기 가수의 노래나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예술과 관련한 무언가를 문화로 꼽는 셈이다. 물론 여러 예술작품도 문화에 속한다. 하지만 그것 만이 문화는 아니다. <문화의발견>은 30개의 공간을 중심으로 우리 문화를 살핀다. 그 공간들은 지하철, 버스, 노래방, 찜질방, 편의점, 집, 학교, 화장실 등 우리 일상과 매우 밀접해 있거나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곳이다. 예술과 관련된 것들만을 문화라 생각했던 독자라면 우리가 늘 접하는 여러 공간들을 ‘이동과 교통’ ‘유희와 교류’ ‘유통과 서비스’ ‘거주와 돌봄’ ‘창조와 성장’ ‘몸과 자연’이라는 여섯 부로 나누고 또 묶어서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책의 목차를 보고 어리둥절 했을 것이다. 대체 문화란 무엇일까? 그리고 책에 실린 각각의 공간에는 어떤 문화가 담겨 있는 것일까? # 공간에 주목한 이유 <문화의 발견>은 <한겨레신문>에 2005년 5월부터 약 1년 동안 격주로 연재됐던 원고를 수정하고 확장해 꾸며졌다고 한다. 신문이라는 매체의 속성에 따라 각 글들은 현재 우리 생활의 모습들을 소재로 하고 있고 그것은 읽는 이에게 생동감을 전해준다. <문화의발견>은 단 번에 명료하게 정의내리기 어려운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술술 읽히는 편이다. 아마도 거기에는 생생함이 한몫했을 것이다. 각 단원의 끝에는 ‘생각할 문제’가 실렸는데 글을 읽고 난 뒤 문제들을 풀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문제들을 보면서 글을 읽는 중에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저자인 김찬호는 문화를 이야기하면서 생활공간에 주목한 것일까? 도서평론가 이권우는 그 이유로 ‘속도’를 제시한다. 이권우는“징후로서 문화를 말하고자 하면, 그것은 벌써 사라져 버린다”고 말한다. 문화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때문에 어떤 문화에 대해 분석하고 설명하려 하면 그 문화는 처음과 다른 모습을 보이거나 아예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덧붙여 이권우는 저자가 공간에 주목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그 많은 문화현상이 덧없이 사라지거나 한물간 듯 말하는 시대에 변화 자체의 흔적마저 간직한 곳이 공간일 터이니 말이다.” 우리 주변 환경은 몇달만에 새로운 건물이 생겨나고 길이 달라지고 다리가 세워지는 등 숨 가쁘게 변한다. 이를 보면 이권우의 말은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린다. 저자의 의도는 어땠을까? 저자는 “구체적인 경험”을 읽어내고자 생활 공간에 주목했다고 답한다. 199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서 문화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다. 하지만 외국 이론을 빌어 추상 담론을 하는 데 치우친 경향이 짙었다. 저자는 문화 이론 대신 생활공간을 살피며 우리 문화의 모습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고자 한 것이다. # 변화된 삶을 담는 공간! 저자가 연구한 공간 가운데 먼저 한국고속철도, KTX를 찾아가보자. 시속 300㎞를 돌파하는 KTX 시대의 막이 오른 것은 지난2004년이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KTX를 이용하며 생활의 편리를 누리고 있다. 개통 이후 3년이 지난 2007년 4월까지 승객수는 1억 명에 이른다. KTX는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예전에는 전국이 ‘1일 생활권’이었지만 KTX 개통 이후 전국은 ‘3~4시간 생활권’이 됐다. 지역간 이동 시간이 단축되면서 그동안 서울 시민들이 독식하다시피한 여러 시설을 지역 주민들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예를들어 지방 학생이 서울 강남의 입시학원을 다니는가 하면 서울에서 열리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에 지방 사람들이 몰려들기도 한다. 또한 주말부부로 지내던 사람들이 KTX 통근 거리에 집을 마련해 평일부부로 돌아가고 있다. 대전의 경우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모여 회의하기에 좋은 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대전은 KTX를 이용하면 전국 어디에서나 부담 없이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각지에서 서울까지 오느라 시간을 허비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대전에서 여유롭게 회의를 마치고 뒤풀이까지 한다. 이동의 속도를 높인 KTX로 “일상 공간의 부피”가 늘어난 셈이다. 다음으로 노래방을 살펴보자. 어느 나라 사람이나 노래를 좋아한다. 하지만 한국인의 노래 사랑은 좀 유별난 편이다. 다른나라 사람의 경우 어렸을 적에는 노래를 많이 부르다가 어른이 되면 노래를 부르기보다 듣기를 더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한국인은 나이를 불문하고 노래를 즐겨 부른다. 그런데 사회가 점차 도시화되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줄었다. 노래방은 그 공간과 기회를 늘려주고 사람들의 억눌렸던 유희 충동을 되살려주었다. 이제 각종 모임의 마무리는 노래방에서 이뤄진다. 특히 직장인들의 회식에서 노래방은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가족들끼리 노래방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고 친구들끼리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거나 친목을 다진다. 노래방은 사람들 간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지치고 우울한 기분을 달래며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는 “순수한 놀이공간”이다. 예전에는 동네 어귀마다 ‘구멍가게’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생활 필수품이나 여러 먹거리 등을 사기도 하고 동네 사람들과 교류하며 이런저런 소식이나 소문을 접했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24시간 편의점’이란 것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2006년 전국의 편의점 수는 1만 개를 돌파했고 2007년 말에는 1만 4천 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멍가게와 달리 편의점에서는 공공요금을 수납할 수 있고 휴대전화를 충전하거나 팩스를 보낼 수 있고 책을 구입할 수 있으며 DVD를 대여할 수도 있다. 또한 편의점에서는 물건이 다 떨어져 소비자가 원하는 때에 상품을 사지 못하는 경우가 드물다. 편의점은 판매와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POS(판매 정보 통합 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본사에서 하루에 1~2번씩 각 가맹점에 물건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24시간 내내 환한 조명을 밝히는 편의점은 도심속 안전지대 역할을 맡기도 한다. 어두운 밤길을 걷다가도 밝게 빛을 내는 편의점을 보면 괜스레 불안했던 마음이 안정된다. 일본의 편의점은 ‘아이들과 여성의 110번(한국의 112번) 점포’라는 안내문을 설치하고 비상 시 사이렌을 울리도록 해 지역 치안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종업원들이 “무관심의 배려”로 손님들을 번거롭거나 귀찮게 하는 일도 없다. 이는 익명성이 짙은 현대인들의 코드와 잘맞아 떨어진다. 그 때문에 많은 이들이 편의점을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여러분 주변에는 어떤 공간이 새로 만들어졌는지 한번 둘러보면 어떨까? 더불어 그 공간을 통해 나의 생활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도 함께 생각해 보자. # 공간에 따라 변하는 삶 저자는 30개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기서는 대표적으로 3곳의 특징을 살펴봤다. KTX, 노래방, 편의점은 최근들어 새로 생겨난 것들이다. 그런데 이들 3곳은 변화된 우리의 생활태도를 반영하고 있는 동시에 기존의 우리 생활방식을 바꾸고 있기도 하다. KTX는 빠른 속도를 추구하고 속도에 중독된 우리의 모습이 반영됐다. KTX가 아닌 기존의 열차로 여행한 사람들은 열차 바깥으로 펼쳐지는 자연 경치를 한껏 느끼거나 옆사람과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고 간식거리를 나눠먹었다. 예전에는 열차에 오르는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됐다. 하지만 KTX는 외부 세계와 거의 단절됐다. KTX 노선에는 굴이 너무 많아 풍경을 감상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 KTX에는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혼자서도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영화를 볼 수도 있고 사무를 보거나 책과 신문을 읽기도 한다. 노래방은 일본의 ‘가라오케’에 뿌리를 두고 있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상업적인 판단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다. 하지만 노래방은 남다른 우리네 노래 사랑과 유희 충동이 만들어낸 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별한 노래 사랑과 유희충동이 없었더라면 노래방이 생기고 노래방 경기가 활황을 누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처럼 노래방은 노래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사랑을 반영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노래방은 노래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바꿨다. 과거에는 노래란 흥을 돋우고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에 그쳤지만 노래방이 생기면서 노래 부르는 행위 자체보다 노래 실력이 중요해졌다. 저마다 “카수왕”이 되려고 노력하게 되었고 심지어‘음치 클리닉’에 다니며 서투른 노래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현대인, 특히 도시인들은 밤늦게 까지 잠을 자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귀가 시간이 늦어서이기도 하고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을 즐기는 탓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면 출출하게 마련인데 그때만큼 편의점이 간절하게 생각나는 때도 없을 것이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올때 혹은 학원에서 늦게까지 공부를 하다 귀가할 때 편의점에 들러 허기를 채우는 친구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편의점은 우리의 소비욕을 자극하기도 하고 소비형태를 바꾸기도 한다. 깔끔하고도 가지런하게 진열된 편의점의 여러 상품들은 우리의 소비욕을 부추긴다. 언제든지 편리하게 필요한 물건을 편의점에서 살 수 있게 되면서 물건 소비양이 늘었고 인스턴트 음식의 의존도도 높아졌다. # 좋은 문화, 나쁜 문화로 나눌 수 있을까? KTX, 노래방, 편의점 등 우리 삶은 크고 작은 공간안에서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여러 공간은 우리 삶을 담는 그릇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우리 삶은 항상 변한다. 위에서 살핀 것처럼 때로는 삶의 변화가 공간을 바꾸기도 하고 공간의 변화로 우리 삶의 모습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삶과 공간이 일으키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의 문화가 생겨난다. 한번 꽃피운 문화는 열매를 맺기도 하고 낙엽이 되어 사라지거나 새로운 싹을 움트기도 한다. 그 변화 가운데는 긍정적인 것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다. KTX의 경우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한 긍정적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여행에서의 여유를 앗아갔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또한 KTX가 개통되면서 주말부부로 지냈던 사람들이 평일 부부로 돌아온 것은 좋은 일이지만 덕분에 수도권 인근지역의 원룸을 중심으로 집값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문화 중에서는 좋은 문화도 있고 나쁜 문화도 있는 것일까? 최근 노래방에서는 “노래방 도우미”라는 새로운 업종이 등장했다. 이는 노래방이 퇴폐적으로 변화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부 노래방에서는 음성적으로 도우미를 불러 흥을 돋우게 하고 술을 판매한다. 그러는 가운데 성희롱 시비가 붙기도 한다. 편의점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편리함과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정작 그곳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점원에게는 결코 즐겁기 어려운 일터다. 편의점은 소비자의 요구를 세세하게 점검하고 충족시켜야 하는 만큼 일이 많고 고되다. 하지만 비교적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고자한다. 문화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노래방이나 편의점에서 생겨나는 부정적인 모습을 떠올리면 주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문화를 두고 좋고 나쁨을 구분할 수 있다면 그 기준은 무엇일까? # 우리 문화의 현주소는? 앞서 책을 읽기 전에‘문화의 발견’이라는 책의 제목을 눈여겨보라고 권했다. 아마도 지금쯤 많은 친구들이 그 이유를 알아챘을 듯싶다. 우리는 문화를 우리 일상과는 먼 특별한 어떤 것이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다보니 우리 주변에서 숨 쉬고 있는 문화의 모습을 놓치기 일쑤다. 하지만 문화는 우리 삶과 늘 함께 한다. 어쩌면 문화는 우리 삶과 너무나 가까이 놓여 있기에 우리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문화의 발견>은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에서 문화의 모습을 발견하도록 이끈다. 그 문화의 모습은 추상적이거나 난해하지 않고 구체적이며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제 문화의 지도가 있다면 우리 문화의 위치를 제대로 짚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문화의 발견>을통해익숙한 우리 문화를 낯설게 보면서 우리 문화의 모습을 새로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다. 물론 우리 문화의 어두운 면도 함께 보게 되지만 <문화의 발견>은 그것을 밝게 만들 방법까지 발견할 힘을 길러주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문화를‘발견’하기만 할 뿐 ‘발명’할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 갈 수는 없을까? <문화의 발견>의 5부에 실린 한 단원에서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구태의연하고 건조한 졸업식에 대해 지적한다. 최근 졸업식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면서도 졸업생 수를 감안할 때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지금의 학생 수와 학교 사정 등을 고려해 졸업식을 흥겹게 만들 방법을 생각하며 문화의 ‘발명’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선진실업교육 유럽을 가다> 3.독일(2)

기술학교를 졸업하지 않으면 굴뚝청소도 할 수 없다. 집 주인이 아닌 이상 영리를 목적으로 굴뚝 청소를 할 경우 이에 해당하는 기술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할 수 없다. 특히 기술학교를 졸업한다고 해도 해당 기술협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 없다. 독일 정부가 기술학교 활성화를 위해 만든 정책이지만 100여년 전부터 직업협회 차원의 생존을 위한 지속적인 압력행사의 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독일내 장인으로 불리우는 기술자들의 위상은 누구보다 높다. 물론 보수 역시 그에 상응한다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상을 가질 수있는 근간에는 장인들의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할 수 있다. 이처럼 자심감을 갖도록 하는 직업적 기술은 학창시절에 전문가 못지 않는 수준으로 배울 수 있도록하는 것이 독일 직업교육의 맥이다. ■ 인터뷰 / 뮌헨 공립 전기·기계 직업학교 학생 요하네스 타슈너(Joannes Taschner) “인문계를 다니다 뒤늦게 직업학교로 왔지만 취업을 한 뒤 전문대학에 진학할 겁니다” 뮌헨 공립 전기기계 직업학교 3학년 요하네스 타슈너(Joannes Taschner·19)군. 시스템 전기를 전공하고 있는 타슈너군은 치의학 기계를 만드는 엔지니어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래 전공을 살리기 위해서는 대형 빌딩공사장에서 전기배선과 관련된 현장실습을 해야하지만 집근처 치의학 기계를 만드는 중소기업에서 실습을 받고 있다. 타슈너 군이 현장 실습을 통해 받는 보수는 한달 750유로(한화 97만원 가량)이다. 타슈너 군은 초교를 졸업하면서 인문계 고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적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16살이 되서야 이곳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됐다. 뒤늦게 전학을 하면서 전공 선택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타슈너 군은 전공을 다시 바꿔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 회사에 정식직원으로 근무한 뒤 전문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타슈너군은 “진학의 이유는 보다 큰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다”며 “같은 직종이라도 기술력이 달리지기 때문에 공부는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적이 좋아 6개월 조기졸업을 앞두고 있는 타슈너 군은 공식적으로는 일주일에 39시간의 학교수업을 받는다. 이중 26시간은 직업과 연관된 수업으로 현장실습 등이 일부 포함돼 있다. 특히 조기졸업을 위해 일주일에 하루만 학교에 등교하는 다른 학생과는 달리 이틀을 등교할때도 있다. 직업교육 이외의 종교와 운동 등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타슈너 군은 “16살에 직업학교에 입학해 남들보다 열심히 수업을 받아 조기 졸업을 앞두고 있다”며 “인문계를 포기했지만 치의학 기계 제작의 일인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독일에서는 실업계와 공업계를 막론하고 직업전문학교 재학생은 학교내 실습뿐 아니라 외부 현장 실습 중심으로 교육을 받는다. 특히 졸업과 동시에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 5일중 4일간을 현장에서 실습을 받으며, 단 하루만 학교에 등교한다. 일주일에 하루만 가는 학교에서도 이론 수업은 별로 없다. 철저히 실습을 위해 필요한 이론수업만 실시한다. 국민기본공통 과목에 과별 과목을 덤으로(?) 배우는 격인 국내 전문계고의 현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독일내 직업학교 학생들은 학교내 이론교육에도 교양과목은 포함되지 않는다. 직업을 얻기 위한 최소한의 이론교육만을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알아두어야 할’ 기본 지식들은 초교 시절에 모두 습득했다는 기본적인 교육관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직업을 갖기까지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개별적인 부분이 많다. 학생들의 현장 실습장소를 선택함에 있어서 학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을뿐 아니라 관여조차 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학생 본인이 찾도록 하고 있다. 취업을 하듯 기술협회에 등록된 집근처 또는 인기 있는 사업장을 골라 승낙을 받으면 인턴쉽으로 기술을 배우며, 용돈(?)을 벌수 있다. 물론 현장 실습차원이므로 전직종을 막론하고 보수는 400유로(한화 52만원)~900유로(한화 110만원)을 밑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img5,L,300} 사업장에서도 실습을 원하는 학생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 정책적으로 불이익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노동력 착취 등의 이유로 전문계 고교생들의 현장 실습을 금지하고 있는 국내 사정과는 너무나도 다른 교육정책이다. 이처럼 독일은 모든 직종에 걸쳐 적용되는 철저한 현장 실습을 중심으로 하는 직업 전문학교를 졸업하지 않으면 협회 가입을 할 수 없고, 굴뚝 청소를 비롯 막노동도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5만여명의 고교생이 있는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지역의 경우 60여개의 직업전문 학교가 있으며, 인문계 고교는 20여개에 불과한데도 인문계 학생들중 30%이상이 매년 직업전문학교로 전학을 한다. 뒤늦게라도 직업을 갖기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직업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직장을 다니며 ‘전문대학’개념의 기술전문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보다 확실한 보수와 위상확보를 위해서… /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선진실업교육 유럽을 가다 <2>독일

학교가 학생들의 진로를 결정해 준다. 물론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는 비록 초등학교 1~4, 5, 6학년까지 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 또는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교육제도이다.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이면 학교에서 학생들의 실업·기술계 또는 인문계 진학을 결정해 준다. <2>독일 초교과정이 5년제이기 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실업학교와 인문학교로 진학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성적이 우수하다면 초교 4학년을 마친 뒤 곧바로 인문 학교에 진학을 할 수도 있다. 전반적인 교육시스템을 살펴보면 그룬트슐레(GRUNDSCHULE)라고 불리는 5년제 초등학교를 마친 뒤 학생들은 실업계 학교인 하우프트슐레(Hauptschule)와 실업계와 인문계를 합친 성격의 레알슐레(Realschule) 또는 대학진학을 위한 인문계 고교인 김나지움(Gymnasium)에 진학하게 된다. 졸업후 진로를 통해 구분해 보면 하우프트슐레를 졸업한 학생은 기술 등을 배운 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하게 된다. 또 레알슐레(Realschule)의 경우 기술 위주의 교육을 받기는 하지만 교육과정상 이론을 첨부해 교육을 받게 되며 기술관련 ‘전문대학’ 진학을 전제로 공부를 하게된다.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Gymnasium)은 말그대로 대학진학을 목표로 교육을 받는다. 특이한 점은 독일의 경우 국내의 대학 졸업시 수여되는 학사학위 개념이 없어 김나지움(Gymnasium)을 선택한 학생들은 대부분이 석사 또는 박사과정까지 교육을 받게된다. 이에 따라 30살이 넘도록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다. 학업에 재능이나 취미가 없다면 선택조차 쉽지 않은 시스템인 셈이다. 이는 기술과 마찬가지로 김나지움 학생들은 평생 직업이 학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이 연구직이나 교수 등 평생교육을 필요로 하는 직업에 종사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학비는 평생 무료다. 이에 반해 기술·실업계 학교인 하우프트슐레로 진학한 학생들은 철저하게 실습위주의 교육을 받게된다. 독일 교육계 관계자들은 하우프트슐레의 장점을 이론과 실습을 겸비한 실질적인 교육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70%이상이 실습으로만 꾸며진다. 그나마 이론 교육역시 실습과 연계되는 실무교육이 고작이다.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은 그룬트슐레에서 모두 배웠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인문과 전문계 고교 학생 모두 국민 기본 공통 과목을 배워야만 하는 굴레에 갇혀있는 국내 교육과정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대신 기술·실업계 학생들의 실습교육은 현장과 다를바 없이 진행된다. 실습기자재 등 장비는 물론 교사역시 실무에 능한 사람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이로 인해 일개 기술 고교에서도 기술관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할 정도다. 또 과목별 실습이 중요한 경우 교사가 아닌 현장실무자를 교사로 초빙해 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특히 독일의 철저한 실습위주의 교육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우프트슐레 학생들은 입학 직후부터 등교하는 날보다 전공관련 현장으로 등교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주일 5일중 3~4일은 현장에서 실습을 통한 교육을 받는다. 물론 기본적인 월급은 지급된다. 말 그대로 기술은 기술 현장에서 보다 확실히 배워야 한다는 기본적인 교육이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필요로하는 한 내용의 교육만 철저하게 받으면 되는 합리적인 시스템이다. 사회에 진출한 뒤에는 미용, 목공, 엔지니어 등 개별 직업·직종별 협회에 가입하게 되며 협회차원의 구속력이 강한 관리를 받게 된다. 이는 기술직들이 장인(마스터)으로서 스스로 사회적 신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으며, 실제 기술직 종사자(장인)들이 사회적으로 높은 지휘를 인정받고 있다. 굳이 대학진학이 필요없는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한다./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사진=김시범기자 sbkim@kgib.co.kr ● 그룬트슐레(초등학교) -학교가 학생 진로 결정 -생활에 필요한 기본 교육을 이 과정에서 모두 배움 ● 하우프트슐레(실업계고) -철저한 기술 위주 교육 -70% 이상이 현장에서 실습 -졸업과 동시에 취업 ● 레알슐레(실업+인문계고) -기술과 이론 교육 병행 -기술관련 전문대학 진학 ● 김나지움(인문계고) -대학진학 목표로 공부 -평생 직업이 학업 -연구직이나 교수 등 종사 ■ 인터뷰 / 뮌헨 교육청 교육정책과 크리스안 본 호아너 직업학교 부장 {img5,L,180} “100년전 만들어진 독일의 교육제도는 정책변화 없이 그대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독일내에서도 교육시스템이 우수하다는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 교육청 교육정책과 크리스안 본 호아너(Christan Von Hoerner·60) 직업학교 부장. 뮌헨 지역내 60여개의 직업학교를 관장하는 그는 “유행에 따라 직업의 선호도가 달라진 경우는 있어도 인문계와 실업계 진학률 변화는 거의 없었다”며 독일의 교육정책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호아너 부장은 “독일내에서도 부유층이 많은 뮌헨지역의 특성을 감안해도 전체 5만여명의 학생들중 65%가 실업계 학교인 하우프트슐레에 진학해 직업전문 학교 교육을 받고 있다”며 “김나지움(인문계)에 진학한 35%의 학생중 해마다 30%가량의 학생들이 실업계로 전환을 하고 있어 실제로는 80%의 학생들이 기술·실업계 학교를 졸업하는 격이다”고 설명한다. 이는 “직업전문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높은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학생들의 실질적인 실무교육을 위해 교사들도 70%가 실업계 출신이다”며 “그럼에도 교사들을 1년에 1차례이상씩 관련 기업에서 실습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아너 부장은 “학교내에서 아무리 특별한 실무교육을 지속적으로 시킨다고 해도 부족할 뿐 아니라 이론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체 교육과정중 70%를 학생들이 현장에서 부딪히며 익힐 수 있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독일이 세계 최고의 기술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원동력은 기술중심, 현장중심의 교육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유행따라 일부 수정을 있을지 모르겠지만 교육제도 전반에 대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호아너 부장은 “학생들이 생활하면서 필요한 기초지식은 초등학교에서 모두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기술·실업 고교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교육을 중심으로 하면 된다”며 “살아가면서 필요한 교양은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배우면 되듯이 학교는 학생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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