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예매점유율 97%로 올해 최고

8월 1주차 한국영화 예매점유율이 97%로 올해 들어 최고 기록을 나타냈다. 국내 최대 영화 예매사이트인 맥스무비가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미션 임파서블3' 개봉 이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10주 연속 1위 자리를 빼앗기는 와중에 한때 점유율이 1.7%까지 내려갔던 한국영화가 7월 2주차 '한반도' 개봉 이후 상승곡선을 그렸다. 7월 2주차 66%로 올랐으며, 7월 4주차 '괴물' 개봉을 앞두고 96.96%까지 치솟았다. 8월 1주차에는 '괴물'에 이어 '플라이 대디' '스승의 은혜' 등이 가세하면서 97%까지 오른 것. 이 같은 선전을 주도한 것은 흥행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괴물'의 공이 가장 크다. 개봉 7일 만에 서울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우는 등 각종 흥행 기록을 깨뜨리고 있는 '괴물'은 개봉 2주차에도 예매점유율 71%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이문식ㆍ이준기 주연의 '플라이 대디'가 24%로 선전 중이며,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공포영화 '스승의 은혜'도 2% 점유율을 보였다. 맥스무비는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등이 겨울 성수기에 흥행 대박을 터뜨렸는데, '괴물'은 여름 성수기를 공략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할리우드 영화에 참패당했던 지난 3개월 여 기간을 만회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 가장 뜻깊다"고 밝혔다. 8월에는 '각설탕' '다세포소녀' '신데렐라' '예의 없는 것들' '아이스케키' '원탁의 천사' 등 다양한 한국영화 개봉이 기다리고 있어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지 관심을 모은다. /연합뉴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구요”… 귀신 없는 공포영화 ‘스승의 은혜’

“공포영화에는 꼭 귀신이 나와야 하나?” 공포영화는 다른 작품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독특한 장르지만 비슷비슷한 내용이 중첩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 공포영화들만 봐도,과거의 참혹한 사건이 발단이 돼 귀신이 출몰하는 듯 긴장감이 돌지만 알고 보면 살아있는 사람에 의한 복수극이었다는 식의 진행이 천편일률적이다. 또 역시 귀신이 있긴 있었다는 힌트로 반전을 주는 마무리도 공통적. 이러다보니 아무리 특수효과와 음향으로 무장해도 관객들은 식상하게 마련이다. 그런 가운데 색다른 소재를 차용한 공포영화가 있어 반갑다. 3일 개봉되는 ‘스승의 은혜’(감독 임대웅,제작 오죤필름·화인웍스)는 일단 귀신이 일체 등장하지 않는 점부터 신선하다. 또 초등학교 교사의 비인간적 처사가 학생들의 일생에 얼마나 큰 그림자를 드리우는지 공포의 소재로 삼은 점이 새롭다. 정년퇴직 후 병든 몸으로 시골에 머물고 있는 박여옥 선생(오미희)에게 16년 전 제자들이 찾아온다는 것. 박 선생에게서 받은 상처를 간직한 제자들은 겉으로는 반가움을 표하지만 문득문득 어두운 표정을 내비친다. 그리고 한명씩 박 선생으로 인한 상처를 드러내면서 모임은 이상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이 내용이 섬뜩하게 다가오는 것은 가정형편과 외모를 무시하고 무리한 체벌을 가하며 은근히 성희롱을 일삼는 영화 속 교사의 행동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진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상처를 받아 잊지 못할 선생님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8%가 ‘예’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반적으로는 아쉬움을 남긴다. 잔혹한 살해 장면,가해자가 뒤바뀌는 반전 등 공포영화들의 전형적인 장치에 욕심을 내려다보니 당초 전하려던 메시지가 중반 이후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다. 주인공들이 어린 시절 학대를 받는 장면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점도 답답함을 준다. 그 자체로 섬뜩하게 그려질 수 있었을 참신한 소재를 평범한 ‘슬래셔 무비’의 도입부로만 사용한 셈이다. 18세가.

옛날 영화 다시 보고 싶을 땐?

“휴가 때 옛날에 좋아했던 영화들 다시 보면서 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빌려주는 곳이 없네?” “방학 때 예술 영화들 보면서 영화 공부를 하고 싶은데 인터넷 다운로드는 불법이라면서?” 휴가철을 맞아 산과 바다로 떠나는 사람도 많지만 집에서 추억의 명화나 못보고 넘어갔던 예전 화제작을 찾아보고 싶다는 이들도 꽤 있다. 문제는 최근작이 아니면 구하기 어려운 현실. 언젠가부터 동네 비디오 대여점들은 폐업했거나 만화 대여점을 겸한 소규모 점포로 변해 예전 작품이나 예술영화들은 찾기가 어려워졌다. 인터넷 영화 다운로드는 엄연히 저작권법에 저촉되는 불법행위라 권할 바는 못된다. 이런 상황에서 원하는 영화를 찾아보는 방법들은 어떤 게 있는지 살펴보자. ◇인터넷 영화 다운로드=지난 한 해 인터넷 영화 파일을 내려받은 사람이 1000만명에 이른다는 조사가 있을 만큼 보편화됐지만 현재까지 영화 다운로드는 대부분,특히 한국 영화는 어떤 경로를 막론하고 불법이다. 정식으로 다운로드 판권을 판매한 영화사가 없기 때문. 외화의 경우 워너,유니버설,파라마운트 등 영화사들이 참여한 무비링크(www.movielink.com),디즈니가 손잡은 시네마나우(www.cinemanow.com) 등 미국 사이트에서 10∼30달러를 내고 다운받는 것이 유일한 정식 경로. 다만 이 경우 한글 자막은 첨부돼 있지 않다. 국내에서도 합법 다운로드 경로가 곧 생긴다. 워너브러더스홈비디오코리아(이하 WB)가 MBC 홈페이지(www.imbc.com)를 통해 오는 25일부터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 그간 WB가 DVD로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인 전 작품이 서비스된다. ‘벤허’ ‘닥터 지바고’ 등 고전 영화부터 ‘해리포터’ ‘매트릭스’ 시리즈 등 최신 영화,‘스몰빌’ ‘웨스트윙’ 등 미국 TV 시리즈까지 포함된다. 다만 영화가 6300∼1만원,TV시리즈는 에피소드당 2000원이어서 다소 비싼 편이다. ◇인터넷 영화 VOD 서비스=인터넷 VOD 서비스,즉 인터넷이 연결된 상태에서 창을 띄워 전송받는 형식은 대부분 정식 판권 계약이 이뤄진 합법 서비스다. 다만 화질이 떨어지고 끊김이 일어나는 것이 단점. 구비 편수가 많은 대표적 사이트는 네이버 VOD(vod.naver.com),다음 큐브(cuve.daum.net),곰TV(gomtv.ipop.co.kr) 정도다. 최근 영화들은 거의 올라와 있고 간혹 ‘동방불패’,로렌스 올리비에 주연의 ‘헨리 5세’ 등 고전도 찾아볼 수 있다. 이용가격은 대부분 1편에 2000원선. ◇오프라인으로 구하기=DVD 출시작이나 중고 비디오 테이프를 직접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DVD는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직접 둘러보고 고를 수 있는 오프라인 가게는 찾기 어려운 형편. 서울 혜화동의 옛 동숭시네마텍 건물에 있는 시네비디오(02-747-8383)가 거의 유일하다. 중고 비디오로라도 구하고 싶다면 인터넷에 개인이 내놓은 소장품을 사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영화마을 사이트(www.cinetown.co.kr) 게시판에 가면 이런 테이프들이 싼 가격에 많이 나와 있다.

"영화 '괴물'의 옥에 티를 아시나요?"

''괴물'도 실수한다?' 무서운 속도로 관객 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괴물'의 옥에 티가 발견됐다. 옥에 티는 극 중반에 나온다. 등장인물 간의 대화 중 "근데 이거 현상금이요, 세금 얼마나 떼죠?"라는 질문에 "그 현상금은 비과세 기타소득이라서 세금 자체가 아예 없어요"라는 답변이 그것. "현상금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답변이 나오지만 사실 현상금에는 세금이 붙는다. 현상금은 기타소득으로 원천징수 대상. 대략 20%의 세금이 부과된다. 그렇다면 치밀한 시나리오와 디테일 강한 설정으로 '봉테일'이라 불리는 봉준호 감독이 왜 이 같은 실수를 했을까. 혹시 의도된 설정은 아니었을까. 현상금을 더욱 매혹적으로 보이기 위한 거짓 설정이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의도된 것은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봉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현상금과 관련해 주변에 자문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답변을 해준 사람이 실수를 한 것. 이 때문에 봉 감독은 개봉 후에야 이 대목이 잘못됐음을 알게 됐다. '괴물'의 제작사 청어람은 "세금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실수를 한 것 같다. 그런데 그러한 설정 역시 의도된 것으로 봐주시는 관객들이 있어 새삼 놀랍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6년 상반기 한국영화 수출 급감

최근 몇 년간 한류 붐을 타고 상승곡선을 그리던 한국영화의 해외 수출이 2006년 상반기에는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일 공개한 한국영화의 해외 수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영화는 전 세계 47개국에 총 128편이 수출됐다. 계약금액은 1천741만9천274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천180만9천976달러에 비해 58.3% 감소했다. 편당 평균 수출액도 27만3천268달러였던 것이 13만6천88달러로 50.2%나 줄어들었다. 또 권역별로는 아시아 지역 수출이 전년 대비 63.5% 감소했고,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던 유럽지역의 수출실적도 40% 떨어졌다. 반면 남미 지역은 75.9% 성장세를 보였다. 영진위는 "아시아와 유럽지역의 영화 산업과 비교해 볼 때 남미지역의 영화산업은 규모가 작으므로 한국영화의 편당 수출가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도 "한국영화가 남미 지역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나라별로는 한국영화의 주된 수출시장인 일본의 수출실적 비중이 2005년 74.1%에서 올해 50.1%로 떨어졌다. 영진위는 "한국의 유명 감독이나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작품을 수백만 달러의 고가에 경쟁적으로 구입하던 일본이 한국영화 수입에 미온적인 태도로 돌아섰다"며 "이는 한국영화 수출편수의 감소, 편당 수출가의 하락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전체 수출실적의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2005년 상반기에 일본에 수출된 한국영화는 36편, 편당 수출가 86만796달러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15편 수출되고 편당 수출가도 58만1천566달러로 감소했다. 또한 아직 최종 수치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작년에 일본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30억엔, '외출'은 27억5천만엔의 수입을 올렸으나 올해는 이에 필적할 만한 작품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에서 1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작품은 '연리지'인데 수입은 4억엔에 지나지 않는다. 영진위는 "올 상반기의 수출액 감소는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국영화 일본 수출에 거품이 빠지면서 수출편수와 수출액이 현실화된 결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남미지역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지역 다변화와 함께 부가시장 개척과 기획역량 계발을 위한 영화계의 노력이 한국영화 해외 진출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재도약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세밀히 들여다보고 싶은 영화 감독들의 세계

김지운, 류승완, 변영주, 봉준호, 윤제균, 장준환, 조명남. 면밀히 들여다보고 싶은 영화감독들의 내면을 인터뷰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 책 '감독, 열정을 말하다'(수다)가 출간됐다. 전문 인터뷰어로 '우리가 이들에게 희망을 걸어도 좋은가' '7인7색' 등을 펴낸 지승호 씨가 이 시대 영화감독 7명을 만나 오간 이야기를 가감 없이 기록했다. 그들의 영화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 영화를 만들 때 밑바탕이 되는 사회관과 가치관 등이 낱낱이 기록돼 있다. 왜 하필 영화감독이었을까. 저자는 "비록 지금까지 해왔던 분야의 인터뷰가 아니어서 섭외부터 힘들었지만"이라는 전제 하에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의미 있는 감독이거나 앞날이 더 기대되는 감독들의 영화관, 사회의식 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로 인해 영화를 몇 배는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지향점을 밝혔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장화,홍련' '달콤한 인생'의 김지운 감독은 배우들과 작업의 의미를 다양하게 소개했으며, "현실을 해체하고 다시 영화적인 가공과 재구성을 통해 내가 살면서 느끼는 리얼리티를 역설적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7명의 감독 중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한 감독은 '괴물'로 새삼 주목받고 있는 봉준호 감독. 물론 인터뷰는 '괴물' 개봉 전 이루어진 것이다. 봉 감독은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냈으며,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사회 갈등의 표본이 된 평택을 방문해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말했다. '괴물'을 통해 악몽 같은 현실에서도 벌어지는 코미디 같은 상황을 꼬집어낸 이유 등이 소개돼 있다.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등으로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둔 윤제균 감독은 되레 "자본의 논리가 가면 갈수록 더 지배한다. 어차피 영화도 산업이고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검증을 받으면서 계속 작품을 할 수 있으면 좋은 데 쉬운 게 아니고, 감독의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440쪽. 1만6천 원. /연합뉴스